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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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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웨이브 2025' 초호화 라인업에 이어 中 무형문화재 작가들과 협업 공개

정책이슈

5월 3일 개최되는 'Trend Wave Festival 2025(이하 '트렌드웨이브 2025')'가 중국 무형문화재 작가들과의 협업 소식을 알리며 '트렌드웨이브 2025'를 문화 교류의 장으로 만들 것이라 예고했다.3만 2천 명의 트렌드 서퍼와 함께 K-CULTURE를 즐길 수 있는 초대형 축제이자 K-POP 아티스트와 댄스 퍼포먼스팀의 막강한 라인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트렌드웨이브 2025'가 색다른 협업 소식을 전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중국의 대국 장인 칭호가 따르는 공예 미술가 차오아이친이다. 차오아이친은 평생을 백자에 문화적 메시지를 담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풍화신(風火神)의 딸'이라 불리는 도자기 대가로 알려져 있다. 차오아이친이 ‘트렌드웨이브 2025’와 협업하는 찻잔은 소수만 제작되는 데다가 오프라인에서만 판매되던 것으로, 실제로는 1,800위안(한화 약 36만 원) 정도이다. 차오아이친은 이번 협업에 대해 "젊은이들이 전통 문양과 현대 미니멀리즘 미학을 결합한 찻잔을 들 때, 진정한 문화적 가치는 보이는 것이 아닌 문명의 전통이 담고 있는 온도라는 것을 그들이 알 수 있게 하고 싶다."라고 답했다. 현대 예술가 쩡용(회화·영화·음악 크로스오버 창작자) 또한 '트렌드웨이브 2025' 협업 소식을 알렸다. 화가이자 음악가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쩡용은 '끌레르몽 페랑 단편 영화제', '템페레 국제 단편 영화제' 등 유명 영화제에 초청된 독립 영화감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梦剧院 Dream Theater>가 그려진 후드티 역시 '트렌드웨이브 2025'와 의 협업으로 제작됐다. 그는 "인천은 아시아 문화의 교차점으로서 다양한 문화적 교류와 대화가 이루어지는 최고의 무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내 작품과 한국 K-POP 창작자들이 영감을 주고받아 예술이 미술관을 넘어 거리로 나가 더 활기찬 풍경을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두 예술가가 '트렌드웨이브 2025'와 협업한 찻잔과 후드티는 '트렌드웨이브 2025'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협업이 한·중 젊은이들 간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잇고, 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되는 바이다.두 예술가와의 협업 공개로 기대감을 끌어모으고 있는 '트렌드웨이브 2025'는 국내외 컬쳐링 파트너사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며, 다양한 협업을 통해 K-TREND를 알리고 인천을 문화 교류의 장으로 만들 것이라 알렸다.'트렌드웨이브 2025'는 오는 5월 3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화려하게 개최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추후 공식 소셜 미디어 및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25.03.31 11:56

2분 소요
이재명 “아직도 초부자감세 미련 있나”…세제개편 토론 제안

정책이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상속세·근로소득세 등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국민의힘에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여당을 겨냥해 “초부자 감세에 아직도 미련을 갖고 있나”라며 “초부자 감세를 할 여력이 있다면, 근로소득세가 억울하게 늘어난 것부터 정상화하자”면서 이같이 밝혔다.최근 이 대표는 근로소득세 완화와 함께 상속세 일괄공제와 배우자 공제를 합쳐 공제금액을 현재 10억원에서 18억원으로 올리는 방식의 상속세 완화를 추진하자고 주장했다.이 대표는 그러면서도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를 강조해온 국민의힘을 겨냥해 “소수 초부자를 위한 특권 감세는 안 된다”며 “시가 60억원 이상을 상속받는 초부자들의 상속세를 왜 10%포인트나 깎아주자는 것이냐. 1000억원 자산가의 상속세를 왜 100억원이나 깎아줘야 하느냐”고 비판한 바 있다.국세청 출신인 민주당 임광현 의원도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미 가업상속 공제를 600억원까지 (한도를) 올려놨다. 세상에 개인 세금을 600억원이나 공제해주는 법이 어디 있나”라고 비판했다.이어 “국민의힘은 그런데도 상속세 최고세율을 또 깎고, 최대 주주 할증은 아예 폐지하고, 가업상속 공제는 1200억원까지 올리자고 한다”며 “일반인과 하등 관련이 없는 초부자 상속세 감세 3종 세트”라고 지적했다.임 의원은 “반면 일반인들에게 중요한 배우자 공제와 일괄공제는 28년 동안 5억원에 머물러 있다. 지금은 보통 가족, 중산층의 집 한 채를 지키는 상속세가 필요한 때”라며 공제금액을 18억원까지 올리는 민주당 안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임 의원은 그러면서 “기재위원도 지내서 세제에 밝으신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께 상속세 토론회를 제안한다. 답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이 대표도 임 의원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뒤에서 거짓말하지 말고 정말 떳떳하고 당당하다면 공개토론을 합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2025.02.23 14:57

2분 소요
트럼프 2기 맞은 ‘메타’의 변신은 무죄? 유죄? [한세희 테크&라이프]

산업 일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월 20일(현지시간) 취임한다. 2020년 재선 실패 후 4년의 시간을 지나 권토중래한 트럼프에게 빅테크 기업들은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실리콘밸리는 대체로 친민주당 진보 성향이다. 최근 몇 번의 대선에서도 이들의 정치자금 기부의 90%는 민주당에게 갔다. 하지만 이번에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아마존과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은 CEO가 대선 승리 축하 메시지를 올리고 취임식에 거액을 기부하는 등 유화적 모습을 보이려 애쓰고 있다. 누가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의 마러라고 저택에 가 함께 식사를 하는지에 언론의 관심이 쏠린다. 저커버그, 트럼프와 악연 끊을까?트럼프에 대한 태도를 가장 극적으로 바꾼 빅테크 경영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이다. 메타는 2020년 의사당 난동 사건 등의 문제로 트럼프의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한 악연이 있다. 트럼프는 메타가 페이스북에서 바이든 대통령 아들의 비리 의혹에 관한 뉴스를 차단하는 등 자신을 방해해 지난 대선에 패배했다며 “2024년 대선에서 그가 불법을 저지르면 남은 인생을 감옥에서 보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재임 중 틱톡 제재를 추진했으나, 같은 정책을 이어간 바이든 시기에는 “틱톡 규제가 페이스북을 돕는다”며 유화적 의견을 내기도 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현 X), 유튜브 등 주요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은 코로나19 팬데믹 때 백신 회의론 등 코로나19 관련 콘텐츠를 적극 규제했다. 페이스북은 가짜뉴스와 혐오 표현을 단속하고 정치적 내용을 담은 게시물의 노출을 줄이는 정책을 폈고, 이 과정에서 공화당 등 보수 진영으로부터 콘텐트를 검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주요 소셜 미디어의 콘텐트 관리 정책은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 국가의 중요한 정치적 논란으로 떠올랐다. 저커버그는 지난 번과 달리 이번 대선에선 선거 관련 기부를 하지 않았다. 또 트럼프 당선 후 2번에 걸쳐 마러라고에서 트펌프와 만나는 등 밀접하게 소통했다. 그리고 1월 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메타가 운영하는 소셜 미디어의 콘텐트 관리 정책을 대대적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개편안은 ▲외부 기관과 제휴해 진행하던 팩트 체크를 종료하고, ▲성 정체성이나 젠더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한 표현 수위 규제를 낮추며, ▲정치 관련 게시물의 노출을 다시 확대한다 등의 내용을 담았다. 2016년 트럼프 대선 당선과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자리잡은 소셜 미디어 콘텐트 관리 원칙을 대부분 뒤집었다. 이와 함께 메타는 인종이나 성적 지향, 나이 등에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에게 포용적 기회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폐기하고, 공화당 출신 조엘 카플란을 글로벌 정책 담당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트럼프 열렬 지지자인 데이나 화이트 UFC CEO도 메타의 새 이사회 멤버로 영입했다. 팩트 체크 폐지 논란 저커버그는 정책 변경을 설명하는 동영상에 직접 등장해 그간 팩트 체크 프로그램이 ‘편향적(biased)’이었다고 말했다. 또 가짜 뉴스 확산 방지 활동으로 사용자가 ‘검열(censor)’ 당한 경우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편향’이나 ‘검열’ 같은 표현을 직접 사용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공화당 등 보수 진영이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비판하며 사용한 키워드이다. 공개 반성문인 셈이다. 그간 팩트 체크는 잘못된 정보를 담은 게시물을 메타와 계약한 외부 전문 기관이나 언론사가 찾아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노출을 감소시키며, 게시물을 공유하려는 사람에겐 팩트 체크 기관의 문서로 안내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메타는 앞으로 사용자들이 문제 소지가 있는 게시물에 직접 의견을 적는 크라우드 소싱 방식의 ‘커뮤니티 노트’를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X에서 쓰이는 방법이다. 또 메타는 혐오 표현을 걸러내기 위해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하였다.메타의 정책 변경은 반발을 샀다. 팩트 체크 폐지로 가짜 뉴스가 최소한의 안전 장치도 없이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 표현도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메타의 팩트 체크 폐지를 비난했다. 하지만 최근 수년 간 소셜 미디어의 콘텐트 관리 방식이 성공적이었는지는 논란이다. 팩트 체크의 효과는 좋게 보아도 제한적이었다. 합리적 판단 기준을 제시해 가짜 뉴스를 막고 편향과 양극화를 줄인다는 취지였지만, 이미 의견이 갈린 사안에 대해서 사람들은 추가 정보가 제시된다 하여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이런 결론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도 다수 있다. AI를 활용한 콘텐트 관리는 오류가 많아 무해한 게시물이 삭제되고 계정이 정지되는 일이 종종 있었다. 혐오 표현에 대한 엄격한 규제는 성 정체성 등 사회적 토론 대상이 되는 주제들에 대한 대화를 가로막는 측면이 있었다. 메타의 변화는 권력 앞에 약해지는 모습으로 비출 수도 있으나, 큰 문화적 흐름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저커버그는 정책 변경 발표 후 보수 성향 인기 팟캐스트에 나와 “팬데믹 때 바이든 행정부가 백신을 희화화하는 밈까지 삭제하라 요구하고, 우리 직원들에 전화해 언성을 높이는 일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잘못된 표현의 확산을 막자는 좋은 의도의 행위는 결국 표현 행위를 가로막거나 누군가의 입맛에 맞는 표현만 활성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메타가 비겁한지 민감한지는 시간을 두고 판단해야 할 듯하다. 다만, 비즈니스란 이런 물줄기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이기도 하다.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이 같은 정책 변화를 발표한 메타는 “유럽연합(EU)이 각종 규제로 콘텐트 표현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하소연도 잊지 않았다. 미국 빅테크에게 강경한 규제를 밀어붙이는 EU에 대한 민원을 트럼프 정부에 넣은 것이다.

2025.01.19 07:00

4분 소요
저커버그

국제 이슈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인 메타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아마존이 다양성을 장려하는 정책을 폐기했다.곧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환심을 사려는 메타 최고경영자(CED) 마크 저커버그의 행보가 두드러진다는 평가다.이런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치적, 문화적 견해에 부응한 것으로, 미국 기업들이 앞다퉈 내놓고 있는 친(親)트럼프 행보의 연장선에 있다.11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을 운영하는 메타는 전날 직원에게 보낸 내부 메모에서 고용, 훈련, 공급업체 선정 등에 적용해왔던 회사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메타는 "미국에서 DEI를 둘러싼 법률 및 정책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직원들을 계속 찾겠지만 다양성 기조에 맞춘 후보군 속에서 선발하는 기존의 방식은 폐지하겠다고 설명했다.아마존도 지난달 직원에게 보낸 메모에서 다양성 확보와 관련한 구시대적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있다면서 2024년말을 완료 목표 시점으로 거론했다.미국 기업들은 2020년 흑인 남성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한 후 인종차별 철폐 운동이 확산하자 DEI 정책을 잇달아 도입했다.그러나 DEI 정책이 오히려 차별적이라고 반발하던 미 보수진영은 재작년 연방대법원이 소수인종 우대 입학 정책이 위헌이라고 결정한 후에는 기업을 대상으로 DEI 철폐 압박을 강도 높게 가했다.여기에 DEI 정책에 반대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맥도날드, 월마트 등이 줄줄이 DEI 정책을 폐기했다. 메타의 다양성 정책 폐기는 페이스북 등 자사 소셜미디어(SNS)에서 가짜뉴스를 판별하고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제3자 팩트체크'를 폐지한 지 3일 만에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팩트체크 폐지 역시 'SNS에서 자체 콘텐츠 검열 기능을 없애야 한다'는 트럼프 당선인 측 요구에 부응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다.저커버그 CEO는 이밖에도 수년간 갈등 관계였던 트럼프 당선인의 환심을 사려는 듯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트럼프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데이나 화이트 UFC CEO를 이사로 영입했고, 유명 공화당 인사인 조엘 카플란을 글로벌 정책 책임자로 승진시키기도 했다.저커버그는 전날 공개된 유명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에 남성적인 에너지가 더 필요하다'는 주장도 했다.그는 "저는 남성적인 에너지가 좋다고 생각하고, 분명히 사회에는 그것이 충분하지만 기업 문화는 그것으로부터 정말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는 "저는 그것(남성적 에너지와 여성적 에너지)이 모두 좋다고 생각하지만 기업 문화가 다소 중성적인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공격성을 좀 더 높이 평가하는 문화가 좋다고 강조했다.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코로나19 관련 콘텐츠를 관리하는 방법을 논의하면서 메타 직원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저주를 퍼부었다면서 비난하기도 했다.저커버그는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에 대해서는 "낙관적"이라면서 "나는 그가 미국이 승리하기를 원할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인터넷매체 세마포르는 저커버그가 전날 트럼프 당선인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당선인을 만났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저커버그는 미국 대선이 끝난 후인 작년 11월 27일에도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 승리를 축하하면서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2025.01.12 15:00

3분 소요
‘성전환’ 머스크 딸, 트럼프 당선에 “미국 떠나겠다”

국제 이슈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에 큰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달리 그의 트랜스젠더(성전환) 딸은 미국에선 더는 미래가 없다며 외국으로 떠날 가능성을 시사했다.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머스크의 딸 비비언 제나 윌슨은 전날 소셜미디어(SNS) ‘스레드’에 “한동안 이런 생각을 해왔지만, 어제는 나에게 확신을 줬다”며 “나의 미래가 미국에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윌슨은 “그(트럼프)가 4년만 재임하더라도, 반 트랜스 규제가 마술처럼 일어나지 않더라도, 이것(트랜스젠더 규제)에 기꺼이 투표한 사람들은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성전환 호르몬 요법이나 수술 등 ‘성 정체성 확인 치료’를 제한하고,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 스포츠팀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하는 등 성소수자에 적대적인 입장을 취했다.윌슨이 미국을 떠날 뜻을 언급한 것도 향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언제든지 성소수자 위협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으로 보인다.윌슨은 머스크가 2000년 결혼해 8년 뒤 이혼한 작가 저스틴 윌슨과 사이에서 얻은 자녀 5명 중 하나다. 그는 성을 바꾸는 과정에서 아버지 머스크와 갈등을 빚었다.머스크는 올해 7월 한 인터뷰에서 딸의 성 정체성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딸이 ‘워크’(woke·정치적 올바름) 사상에 의해 “살해됐다(killed)”고 주장했다. 그는 주변에 속아 딸의 성 정체성 확인 치료를 허락했다고도 주장했다.이에 윌슨은 머스크가 여성적 특성을 보인다는 이유로 어린 시절 자신을 괴롭히고, 목소리를 달리 내라고 하는 등 남성적으로 보일 것을 강요했다고 공개 비판했다. 또 머스크를 “매우 차갑고, 쉽게 화를 내며, 무심하고 자기애가 강한” 사람으로 묘사했다.윌슨은 아버지의 성을 버리고 현재의 이름으로 개명했다. 그는 개명 사유로 아버지와의 불화를 들었다.

2024.11.08 18:42

2분 소요
테일러 스위프트는 어떻게 위대한 브랜드가 됐나[허태윤의 브랜드 스토리]

전문가 칼럼

지난 9월 초,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열린 트럼프와 민주당의 새로운 구원투수 카멀라 해리스 간 TV토론의 결과만큼이나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것은 세계적인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해리스 지지 선언이었다. 스위프트는 대선 토론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나는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카멀라 해리스’와 ‘팀 월즈’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공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의 팔로워 수는 2억8000만명이다. 해당 게시물은 24시간도 되지 않아 980만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실제로 젊은 유권자들의 문화 아이콘인 그의 지지 선언으로 박빙의 승부를 예상하는 미국 대선판은 크게 움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지난해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53%가 스위프트의 팬일 만큼 인기가 높다. 특히 중도적 표심을 가진 사람들 중 스위프트의 이번 발언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측되는 사람들이 3분의 1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미국의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거대한 문화 권력을 가늠할 수 있다.21세기의 시대정신 지닌 스위프트가수로서의 그의 인기는 전대미문의 기록으로 대변된다. 우선 최근 내놓은 정규 11집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TTPD)’ 음반의 수록곡은 빌보드 1위부터 14위까지 모두 휩쓴 바 있다. 이는 빌보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그의 공연, 에라스투어(Eras Tour)의 티켓 판매는 공연 역사상 최고인 10억 달러(1조3000억원, 23년 12월 기준) 기록을 세웠다. 이 공연은 올해 말까지 계속 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경우, 티켓 판매 수익은 적어도 2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공연 중에는 관객들의 환호와 춤 때문에 지진급의 진동이 발생해 화제가 될 정도다. 스코틀랜드 공연 시 영국지질조사국은 공연장에서 6km 이상 떨어진 연구소에서 진동을 감지해 지진으로 착각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 그는 투어공연이 열리는 도시의 경제 지표를 바꿀 정도의 경제 효과를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은 그의 공연으로 이 지역의 여행과 관광이 활성화됐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른바 스위프트가 만드는 경제효과를 말하는 ‘스위프트노믹스’는 이제 세계 경제 학자와 문화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스위프트는 이처럼 음악 산업을 넘어 거대한 이 시대 문화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가 70년대의 비틀즈, 80년대의 마이클 잭슨, 90년대의 마돈나를 뛰어넘는 21세기의 시대정신이라고 예찬한다. 그가 21세기의 아이콘 브랜드가 된 비결은 무엇일까?가사와 팬덤에 대한 진정성스위프트가 만든 곡 대부분은 자신이 직접 체험한 이야기나 사회적 체험을 시적인 가사로 풀어낸 경우가 많다. 자신과 사귀었던 남자친구들과의 경험담, 당시 겪었던 절망과 희망을 스위프트만의 시적 감성으로 거침없이 솔직하게 노래한다. 이처럼 개인적 경험이 담긴 가사는 팬들에게 그의 개인적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생각을 불러 일으킨다. 팬들과의 관계 맺기에 있어서도 스위프트의 진정성은 빛을 발한다. 그는 앨범 발매 전, 소수의 평범한 팬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 ‘시크릿 세션’이라는 행사를 연다. 여기서 아직 발매되지 않은 곡들을 들려주는 작은 콘서트를 열고, 자신이 직접 만든 쿠키까지 대접하는 등 지금까지 어떤 스타들도 시도하지 않았던 소소하지만, 매우 의미 있는 이벤트를 연다. 스위프트 자신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꾸준히 지켜봤던 팬들을 초청하고 그들의 근황과 이름을 기억함은 물론, 한사람 한사람과 같이 사진을 찍는다. 이를 통해 팬들은 '자신이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을 넘어 그녀와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까지 받을 수 있다. 이스터 에그의 여왕-스토리텔링의 천재두 번째 브랜딩 비결은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이다. 스위프트의 스토리텔링의 비결은 팬덤과의 감성적 연결이다. 앞서 언급한 진정성 있는 가사 내용은 물론이고, 뮤직비디오, 공연 등의 모든 시각적 영상은 상징과 은유로 가득차 있다. 영어 표현에서 콘텐츠에 의미와 상징을 숨겨놓고 이용자가 찾는 재미를 주는 방식을 부활절 계란에 빗대어 ‘이스터 에그’라고 한다. 그래서 그를 ‘이스터 에그’의 여왕이라고도 부른다. 그의 음반과 공연에는 가사의 의미는 물론 공연과 음반 출시에 모티브가 된 서사가 담겨있고 팬들은 이를 찾아내는 데 재미를 느낀다. 결국 이러한 장치를 통해 팬들과 대화형 경험을 나누고 팬들이 더 깊이 서사에 빠져들도록 하는 것이다.이같은 스토리텔링의 힘은 스위프트의 글쓰기 능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의 서사와 노랫말은 하버드대를 비롯한 미국의 대학들이 관련 강좌로도 개발할 정도로 학문적 가치를 평가 받고 있다. 세 번째는 공정성(fairness)에 대한 스위프트의 철학다. 이는 일종의 브랜드 이념이다. 2014년 스위프트는 미국의 음원사이트 스포티파이가 아티스트에 정당한 수익을 배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의 모든 곡들을 서비스하지 못하게 했다. 또한 애플뮤직이 초기 가입자에게 3개월간 무료 음원서비스를 실시하자, 이에 대해 “애플에게 아이폰을 무료로 달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애플도 창작자들에게 3개월간 무급으로 일하라고 하지말라”는 메시지로 애플을 무릎꿇게 했다. 그의 이 두 가지 에피소드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끌려 다니던 창작자들을 보호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됐고 결국 스위프트는 그해 세계 최대 규모 시사주간지인 '타임지' 표지인물이 됐다. 자신의 마스터 녹음 소유권을 놓고 전 음반소속사인 빅머신(Big Machine)과 공개적으로 분쟁을 벌인 것 또한 스위프트의 철학을 엿볼수 있는 사례다. 정작 그가 노래했음에도 마스터녹음의 소유권이 초기 계약에 의해 소속사에 귀속되는 불공정으로 스위프트는 자기 곡들에 대한 수익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또 이 사건의 배경에는 가짜뉴스를 만들어 그를 곤궁에 빠뜨렸던 가수 ‘칸니에 웨스트’를 지지했던 ‘스쿠터 브라운’이 빅머신 음반사를 인수했기 때문도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위프트는 1집 ‘Fearless’에서 4집 ’1989’까지의 모든 곡을 다시 녹음하는 기염을(?) 토했다. '테일러스 버젼'이라는 타이틀을 달아 ‘빅머신’이 가지고 있던 음반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 밖에도 스위프트는 LGBTQ(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퀴어의 약자)같은 소수의 권리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거나 인종차별에 저항하고, 남성 중심의 문화 속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는 문화적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등 불공정에 항거하는 본인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사실 그를 아이콘으로 만든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천재적 음악성과 뛰어난 외모다. 그러나 이러한 음악성과 출중한 외모를 가진 가수들은 이전에도 많았다. 브랜드로서 그녀가 과거의 시대정신을 대변했던 스타들과 가장 큰 차별화 되는 점은 누구보다 관객에 대한 진정성을 가진 가수라는 것이다. 더불어 그는 공감을 만드는 천재적 스토리텔러, 그리고 일관된 브랜드 이념의 실천자다. 이렇게 보면 결국 위대한 가수와 위대한 브랜드는 다르지 않다.허태윤 칼럼니스트(한신대학교 교수)

2024.10.05 10:01

5분 소요
‘유튜버 김계란’이 만든 걸밴드는 어떻게 성공했나[허태윤의 브랜드 스토리]

전문가 칼럼

여성으로 구성된 걸그룹이 록(rock)을 연주하는 밴드를 만들었다면 이 자체가 뉴스가 될 수 있다. 데뷔한 지 1년이 채 안 된 걸그룹이 록을 바탕으로 심상치 않은 기록까지 만들고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이 걸그룹의 미니 1집 타이틀 곡 ‘고민중독’은 한때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고, 주요 온라인 음원차트 상위권에 붙박이처럼 이름이 걸려 있다. 특히 대학축제는 아이돌 그룹의 인기를 가늠하는 곳이다. 이 그룹은 올 봄 무려 12개 국내 대학 축제 무대에 초대를 받아 인기를 입증했다. 걸그룹 밴드 ‘QWER’의 이야기다. ‘QWER’은 쵸단(리더, 서브보컬), 마젠타(베이스), 히나(기타, 키보드), 시연(메인보컬, 세컨드기타) 등 4명으로 이뤄진 걸그룹 밴드다. ‘아재’들의 시선에서 보면, 수도 없이 명멸하는 아이돌 그룹의 시대에 걸그룹 하나 쯤이 뭔 대수냐고 할지 모르겠다. 결성 과정이 드라마…매우 특별한 브랜딩 전략하지만 일본 걸그룹 NMB48 출신 보컬 시연을 제외한 멤버 3명이 인기 유튜브 크리에이터, 트위치 스트리머, 그리고 틱톡커인 이 팀은 출발부터 지금까지와의 아이돌 그룹과는 달랐다. 유튜브 자체 프로그램인 ‘최애의 아이들’을 통해 프로젝트 밴드를 만드는 과정이 공유됐고, 자신들의 연습 과정과 뮤지션으로서의 성장 과정을 가감없이 보여줬다. 자연스럽게 이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본 구독자와 팔로워들은 남다른 애정을 보내고 있다. 사실 이런 시도는 인지도가 없었던 BTS가 데뷔 초기 연습과정을 오랫동안 사회관계서비스망(SNS)에 공유하면서 성공한 바 있다. 50만~60만명의 유튜브 구독자와 400만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틱톡커 출신인 이들에게는 이런 시도가 너무 자연스럽다. 그리고 이 시도는 성공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QWER’이란 걸그룹 밴드의 브랜딩도 매우 특별하다. 우선 이 밴드의 브랜딩이 특별한 이유는 성장 서사에 있다. 이 프로젝트의 기획자이자 매니저를 맡고 있는 운동 유튜버 김계란의 유튜브 채널 ‘최애의 아이돌’은 이 과정을 고스란히 담았다팀의 결성 과정은 국내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 일본 만화 ‘드래곤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팀 리더 쵸단은 어렸을 때부터 드럼을 쳤고 실용음악과에 진학하는 등 음악적 재능을 가진 멤버다. 이에 이 그룹은 쵸단을 중심으로 팀을 꾸리기 시작했다. 쵸단과 친분이 있고 가끔 베이스를 치는 모습을 유튜브에 올렸던 마젠타가 두 번째 멤버가 됐다. 사실 마젠타는 구독자 52만명의 유튜버이자, 트위치의 스트리머였지만 베이스 기타를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은 ‘음악 초보자’였다. 세 번째 멤버는 무려 41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틱톡커 히나다. 하지만 히나는 외부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아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그녀는 실용음악과를 목표로 여러 악기를 다룬 경험이 있었지만 본격적인 밴드 활동 이력은 없었다. 이제 메인보컬을 구해야 했다. 김계란은 일본으로 날아갔다. 일본 아이돌 NMB48 출신의 시연을 만났다. 드라마처럼 타이밍이 맞았다. 마침 시연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고 마침 밴드에 꼭 필요한 목소리를 갖고 있었다. 멤버 구성 자체가 영화 시나리오 같은 전개다. 그렇게 4명의 완성체가 모인다. 이들은 걸그룹 밴드로 무대에 서겠다는 열망이 가득했지만, 록 마니아들은 예쁘장한 얼굴과 SNS상의 인지도를 무기로 록음악에 도전하는 이들을 일제히 비난했다. 이에 이들은 손가락에 봉와직염이 걸릴 정도로 밤낮없이 열심히 연습했고 그 과정을 고스란히 유튜브 채널에 담았다. 그리고 고려대 축제인 ‘입실렌티’ 라이브 공연을 통해 실력적으로 매우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며 대중의 인정을 받는 데도 성공한 분위기다. 일본 감성 장착 후 젊은 세대 공략두 번째 특별함은 QWER이 지향하는 브랜드 이념이다. QWER이란 그룹명은 컴퓨터 키보드 최상단 4개의 배열순이다. 또한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스킬 배치 순서이기도 하다. 이들의 데뷔 무대가 지난해 말 한국에서 열렸던 LOL 월드컵인 롤드컵 결승 전야제였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심지어 데뷔곡의 타이틀은 ‘디스코드’다. 디스코드는 온라인 게이머들이 많이 이용하는 메신저의 이름이다. 또한 QWER의 음악은 ‘J록’(J Rock) 등 일본 감성을 추구한다. 그들의 데뷔 앨범 수록곡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J록 스타일을 표방한다. 이는 이 그룹의 결성 과정의 서사가 여고생들이 록밴드를 결성하는 내용의 일본 애니메이션 ‘봇치 더 락’에서 모티브를 따왔기 때문이다.멤버들 역시도 일본 애니메이션의 팬들이다. 일본 출신인 보컬 시연은 물론이고, 리더인 드러머 쵸단은 일본 만화 ‘진격의 거인’에 나오는 용어인 일본식 독음 단쵸(団長)를 거꾸로 발음한 것을 이름으로 지었다.이들은 Z세대에게 일종의 하위 문화로 치부되던 일본 감성을 양지로 끌어내면서 일본 애니메이션 세대들의 환호를 받았다.QWER의 성공은 브랜딩 전략 측면에서 연예 기획사들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철저한 오디션을 거쳐 선발하고 세상과 단절된 채 수년에 걸쳐 훈련받으며, SNS와 공중파 음악채널를 통해 브랜딩되던 전통적인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된 것이다. QWER은 칼군무 없이도 SNS를 통해 검증된 재능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그들이 추구하는 ‘덕후 문화’를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사례다. 문화브랜딩의 저자인 더글라스 홀트(Douglas Holt)는 소셜미디어 시대의 특성을 ‘하위 문화(sub-culture)의 전성시대’라고 규정했다. 소셜미디어는 과거 지리적으로 흩어져 있던 소수의 하위 문화를 하나로 묶고 그들을 군집 문화(crowd culture)로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 일본 애니메이션 감성과 ‘ J록’, 게임이라는 하위 문화를 표방한 QWER의 성공은 소셜미디어 시대 엔터산업의 브랜딩 모델을 새롭게 쓰고 있다.허태윤 칼럼니스트(한신대 교수)

2024.07.27 10:00

4분 소요
인수인 듯 인수 아닌 듯…빅테크의 ‘AI 스타트업’ 확보 전쟁 [한세희 테크&라이프]

전문가 칼럼

6월 말 ‘전자상거래 거인’ 아마존이 주목받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어뎁트’의 창업자와 핵심 인력을 영입했다.어뎁트는 사무실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모델과 에이전트를 개발한다는 목표로 설립된 회사다. AI가 사람들이 컴퓨터로 수행하는 업무와 과제 해결 과정을 학습해 현장에서 필요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한다. “이 제품에 대한 월간 매출 보고서를 작성하라”거나 “청사진에서 이 두 지점 사이에 계단을 그려 줘” 같은 일을 시킬 수 있다. 텍스트 생성을 넘어 업무를 실제로 수행하며 짐을 덜어주는 AI를 개발한다는 것이다.이 회사는 구글에서 AI 모델 개발에 주요 역할을 하고 오픈AI에서 엔지니어링 부사장을 지낸 데이비드 루안이 창업해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초거대언어모델(LLM) 발달의 기폭제가 된 ‘트랜스포머’ 모델을 공개하는 논문에 저자로 이름을 올린 니키 파르마와 아시시 바스와니 등 구글의 핵심 인력도 함께 창업했다.2022년 창업해 1년여 만에 주요 벤처투자사로부터 3억5000만 달러(약 48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신생 기업)으로 부상했다.AI 스타트업 핵심 인력만 ‘쏙’하지만 4800억원의 돈도 세상을 바꿀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기엔 부족했던 것일까? 어뎁트는 실질적으로 아마존에 흡수되는 선택을 했다. 창업자와 공동창업자 등 핵심 인력이 아마존에 들어가 새로 생기는 ‘인공일반지능 자율성’(AGI Autonomy) 팀에서 일하기로 했다. 아마존의 AI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힘을 보태는 것이다. 또 아마존은 어뎁트의 기술 일부를 라이선스로 쓰기로 했다. 어뎁트는 20여 명의 직원이 남아 별개 회사로 독립적으로 운영된다.인수 절차를 밟지는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아마존이 인수한 셈이다. 빅테크가 유망한 스타트업의 핵심 인력과 기술은 가져가지만 정작 회사는 남겨 놓는 기묘한 방식의 협업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낯설지 않다.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출신으로 2022년 생성형 AI 스타트업 인플렉션AI를 창업한 무스타파 슐레이만 역시 지난 3월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소비자 AI 사업을 담당하는 ‘MS AI’ 조직을 이끌며 코파일럿 등 AI 연구개발을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 공동창업자와 연구진 등 핵심 인력도 대부분 마이크로소프트로 이동했다.인플렉션AI는 남은 인력으로 기업 대상 AI 모델을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하며 ‘인플렉션-2.5’ 등 자사 모델을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에서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모델의 라이선스 비용 형식으로 6억5000만 달러(약 9000억원)를 지불하고, 인플렉션AI는 이 돈을 투자사에 돌려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링크드인 창업자 리드 호프먼의 벤처투자사 그레이록 등과 함께 이 회사에 15억 달러(약 2조770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AI에 도전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이는 생성형 AI의 개발과 사업화에 드는 비용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치솟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초거대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운영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반도체·컴퓨팅 비용·전력 등이 소모된다. AI 학습에 가장 많이 쓰이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칩은 값이 천정부지로 올랐지만,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다. 결국 이미 수만 개 이상의 칩을 확보했고, 계속 사들일 여력이 있으며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과 사용자 데이터도 풍부한 빅테크를 후발 주자가 따라가긴 어렵다는 얘기다.어뎁트나 인플렉션AI같이 슈퍼스타 연구자가 창업해 적지 않은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미지 생성 AI 모델 ‘스테빌리티 디퓨전’으로 주목받은 스테빌리티AI도 자금난이 악화하면서 경영진이 물갈이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메타 등 소수 빅테크나 오픈AI·앤스로픽 같은 일부 AI 선도 기업에 AI 분야 주도권이 더욱 집중되리라는 우려도 커진다. 스타트업의 혁신 시도가 줄어들어 시장에 긴장감도 떨어질 것이다. 자금·인프라·데이터의 열세를 딛고 멀리서 추격해야 하는 한국 입장에서도 답답한 일이다.반독점 규제 피해 우수 스타트업 확보한편 빅테크 입장에서 이 같은 기묘한 행보는 독점과 반경쟁 행위에 대한 규제를 피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그간 빅테크는 ‘될성부른’ 스타트업을 초기에 인수해 필요한 기술을 흡수하거나 시장을 선점하고, 때로는 경쟁의 싹을 자르곤 했다. 페이스북이 직원 수십 명 규모이던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거액에 인수해 세계 소셜미디어와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장악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오로지 인재 영입을 위해 회사를 사들이고 인수한 회사의 서비스는 닫는 ‘재능 인수’(acqu-hire)도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스타트업 창업자가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되니 창업을 활성화하는 효과도 있었다.하지만 빅테크가 성장하며 플랫폼을 독과점하는 문제가 발생하자 미국과 유럽의 반독점 규제 기관들은 그간 특별히 감독하지 않던 소규모 인수합병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에 이어 AI 주도권까지 내어주게 생긴 유럽의 몽니(?)가 만만찮다. 이제 빅테크의 스타트업 인수는 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 쉽지 않은 일이 돼 버렸다.하지만 정부에 정책이 있다면, 기업엔 대책이 있는 법.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이 인플렉션AI와 어뎁트를 흡수하는 방식은 정부 규제를 피해서 앞선 기술과 우수 인력을 가진 스타트업을 손에 넣는 새로운 방법을 자본이 개발했음을 보여준다.정부 역시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플렉션AI의 거래가 정부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닌지 조사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또 FTC는 연초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픈AI 투자’와 ‘아마존의 앤스로픽 투자’에 문제가 없는지 조사를 개시한 바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픈AI 투자가 AI 분야의 경쟁을 저해하는지 조사했다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판정을 내린 바 있으나, 최근 새로운 관점에서 재조사에 착수할 의사를 밝혔다.AI는 세계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은 빅테크들에도, 이들을 통제해야 하면서 AI 기술도 확보해야 하는 국가들에 사활적 이해가 달린 일이 됐다. 물론 우리로선 이렇게 꼭 확보하고 싶은 기술이나 인력이 있기만이라도 하면 좋아할 일이다.

2024.07.13 11:00

4분 소요
기업은행, MZ세대 자산관리 전문가 ‘Young Star PB’ 5명 선발

은행

IBK기업은행은 27일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제3기 Young Star PB’ 임명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Young Star PB’는 자산관리를 이끌어갈 차세대 대표 PB 양성을 위해 2022년부터 매년 우수한 역량을 가진 직원을 소수정예로 선발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3기는 MZ세대 자산관리 전문 인력 중 치열한 경쟁을 통해 5명이 최종 선발됐다.‘Young Star PB’에 선발된 직원들은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자산관리 전문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홍보활동, 선배 PB로서의 멘토링, 언론기고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할 예정이다.기업은행 관계자는 “자산관리 부문은 빅테크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은행 본연의 전문성과 대면 채널을 활용해 우위를 지킬 수 있는 핵심 사업”이라며 “앞으로도 인력 육성에 힘을 쏟아 IBK의 자산관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4.06.27 14:16

1분 소요
‘슈퍼 팬덤’과 ‘콘텐츠 IP’의 성공 방정식 [스페셜리스트 뷰]

IT 일반

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을 것이다. 공연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10대 소녀들의 모습, 공항에 모여 입국하거나 출국하는 연예인들을 기다리며 플래카드를 들고 그들의 이름을 연호하는 국내외의 다양한 사람들. 이처럼 팬 혹은 팬덤은 특정한 이미지를 갖고 미디어에 재현되며 스테레오타입화돼 왔다. 그러나 기실 팬은 그 안에 다양한 정체성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열광하는 팬 대상 또한 다양하다. 예를 들어 나이키와 애플 스토어 앞에 줄을 선 많은 고객 또한 그 브랜드의 팬일 수 있다. 축구를 좋아해 그들의 경기를 직관하기 위해 해외 원정에 따라가는 관람객들, 자신이 태어난 연고지의 야구팀을 응원하는 사람, 특정 캐릭터의 팝업 스토어에 줄을 선 소비자들, 모두 다른 팬 대상을 가졌지만 그들은 엄연히 팬이고 이들은 자신들의 팬 대상에 굳건한 애정을 갖고 그들을 지지한다. 이 때문에 점차 모든 것이 브랜딩 되는 콘텐츠 산업 안에서 팬덤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들은 열정적 애정을 기반으로 브랜드에 충성하며, 더 나아가 다른 고객을 영업하기까지 한다. 이로 인해 자신의 브랜드에 충성스러운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이용자의 팬덤화는 필수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콘텐츠 산업은 코로나19 상황을 거치면서 충성도 높은 이용자들의 확장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꾸준히 진행했다. 이는 단순히 콘텐츠 제작사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넷플릭스·디즈니 플러스·웨이브와 같은 국내외 OTT는 콘텐츠 유통에 있어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하고, 더 많은 이용자가 채널을 구독하게 하기 위해 이러한 자신들의 브랜드 특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팬덤을 생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여기서 콘텐츠 IP와 팬덤 간의 상관관계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지식재산기본법 제3조에 따르면 지식재산이란(Intellectual Property) ‘인간의 창조적 활동 또는 경험 등에 의해 창출되거나 발견된 지식·정보·기술·사상이나 감정의 표현, 영업이나 물건의 표시, 생물의 품종이나 유전 자원, 그 밖의 무형적인 것으로서 재산적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것’으로 정의된다. 다시 말해 인간의 창조적 활동 중에서도 재산적 가치가 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파생된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은 기술 환경의 변화에 따라 좀 더 유연한 정의를 갖게 되는데,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반으로 해 다양한 플랫폼과 부가 사업에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일련의 콘텐츠 지식 재산권 묶음을 가리킨다. IP는 이제 하나의 콘텐츠를 변형하고, 수정하고, 가공해 다양한 플랫폼에서 2차적으로 활용되는 현상을 모두 지칭하게 된 것이다. 현재 콘텐츠 IP에 주목하는 것은 무엇보다 변형된 콘텐츠가 자유롭게 유통돼 광범위하게 대중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형태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변형되거나 확장된 콘텐츠는 다차원적인 세계관을 구성하게 되고, 이를 통해 막대한 산업적 가치를 생산하게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무엇보다 멀티 플랫폼화 돼가고 있는 콘텐츠 유통 방식은 결과적으로 초기 투자에 있어 리스크를 줄이고 일정 팬덤을 유지할 수 있는 콘텐츠 IP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지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는 원천 콘텐츠 이용자, 더 구체적으로는 콘텐츠 IP에 대한 팬덤 형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앞서 밝혔듯이, 콘텐츠 IP가 가진 다양한 가치 중 하나가 2차적 확장이 일어났을 때의 리스크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인데, 팬덤이 형성된 IP일수록 2차 콘텐츠의 성공 가능성 또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팬이라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들을 하나로 묶거나 연대할 수 있게 만드는 팬 대상은 과연 무엇으로 이뤄져 있는가에 대한 고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K-콘텐츠의 경우 팬, 팬덤과 팬 문화 연구는 엔터테인먼트사를 중심으로, 무엇보다 K-팝 중심으로 연구돼 온 역사를 갖는다. 이는 팬이나 팬덤이 특정 장르(특히 K-POP)와 인물 중심(특히 아이돌)으로 분석돼 온 경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아이돌 팬덤이 갖는 산업적인 규모 및 미디어-확장적인 특성으로 팬덤이라는 이용자 집단은 아이돌과 배우와 같은 특정 팬덤의 문화를 대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는 한계가 존재한다.그러나 최근 뮤지컬, 영화와 방송, 시리즈 등과 같은 다양한 장르에서도 팬덤을 생성하는 콘텐츠 이용자들의 IP 이용 확장성에 대한 고찰이 심도 있게 이뤄지고 있다. 뮤지컬 관객문화의 경우 이용자들끼리 콘텐츠의 직접 공유가 불가하기 때문에 팬들의 2차 생산자적인 성격을 콘텐츠 생산과정과 유통에서 적극적으로 가져와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회전문 관객(반복 관람)에 대한 소비 형태가 고착되면서 이에 따른 산업적 차원의 마케팅도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영화, 방송(시리즈+드라마, 예능) 같은 경우에도 반복 관람, 스핀오프 제작 등과 같은 팬덤 위주의 소비 형태가 최근 가시화되면서 적극적으로 세계관 IP 발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IP 사례가 바로 ‘좋아하면 울리는’이다. 우리에겐 넷플릭스 시리즈로 알려진 이 작품은 천계영의 웹툰이 원작이며, 넷플릭스가 투자해 시즌2까지 영상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동시에 이 작품은 웨이브가 예능으로까지 IP 확장을 지속했는데 웹툰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을 그대로 가져와 연애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으로 개발하여 성공을 거뒀다.결론적으로 많은 콘텐츠들이 시청자와 관람객들을 팬덤화하고, 이를 통해 산업적인 이윤을 얻고자 한다. 그렇다면 슈퍼 IP만큼이나 슈퍼 팬덤에 대한 고려도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과연 슈퍼 팬덤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팬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이전까지 팬덤 내부에서만 활성화되고, 서브컬처라 호명되며 비가시화돼 있었던 팬 콘텐츠가 단순히 팬덤 내부뿐만 아니라 대중문화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은 전까지 소수의 문화로만 여겨졌던 팬 콘텐츠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된 비즈니스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처럼 팬덤 경제는 콘텐츠 IP 확장 전략에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다. 콘텐츠 IP 순환을 팬들이 자발적으로 수행하는‘슈퍼 팬덤’의 활성화 과정을 분석하는 일은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 IP 확장에서 리스크를 줄이고 산업적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팬덤의 경제적 가치이혜인은 ‘2022 엔터, 르네상스의 시작 :K-pop 산업 재도약’이라는 보고서에서 엔터테인먼트사가 가진 자산 중 하나를 ‘팬덤’으로 상정하고 이를 경제적으로 분석한다. 팬덤은 헨리 젠킨스(Henry Jenkins)이 언급했듯, 원작을 밀렵해 2차 콘텐츠를 생산하고, 서브컬쳐를 활성화하는‘텍스트 생산 가능자’로서의 정체성에 주목했다. 이러한 관점은 직접적인 문화생산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 강조하기보다 문화 매개자, 즉 팬들을 생산자와 이용자를 이어주는 매개로 보는 것에 가깝다. 역사적으로 팬덤은 자신이 소비하는 콘텐츠와 관련된 ‘연관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데 적극적이었고, 현재 미디어 환경 변화로 인해 이들의 생산성은 더욱 심화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팬덤을 경제학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이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실제로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보는 관점이다. 다시 말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숨겨진 ‘무형자산’으로서의 ‘팬덤’을 보는 관점이 팬덤을 경제적으로 분석하는 주요한 축이다. 팬덤은 문화적으로 2차 콘텐츠를 자발적으로 생산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자신의 팬 대상을 확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마케터의 역할을 지속해서 수행해 왔다. 그러나 이에 대한 경제적 보상은, (자발적으로 구하지 않는 이상) 제공되지 않는다. 미디어를 통해 팬들은 팬 대상에 대한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소비하고, 심지어 유료화하기도 한다. 엔터테인먼트사는 이러한 팬덤의 파생 콘텐츠를 무임으로 얻고 있는 상태다. 동시에 이러한 팬 콘텐츠는 간접적으로 팬 대상 확산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직접적인 경제적 이윤을 계산하기 쉽지 않다. 현재 많은 엔터테인먼트사가 팬들이 실황 공연을 촬영하고 편집해 소셜 미디어에 게재하는 것을 암묵적으로 허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은 팬들이 직접 찍은 사진이나 영상이 팬덤 확산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되며, 또 다른 경제적 가치, 즉 바이럴을 생산하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콘텐츠산업에서 이용자의 팬덤화, 혹은‘팬덤 전환’콘텐츠 이용자들이 단순한 이용에서 벗어나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의 팬이 되면 그들에게는 콘텐츠를 지속해서 이용하고자 다양한 형태의 팬 수행을 실천하게 된다. 특히 2차 콘텐츠를 자발적으로 생산하는 ‘생산자적 팬덤’의 경우 팬덤의 소속감을 통해 연대하고 커뮤니티를 생산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팬 커뮤니티를 통해 기존 이용자의 이탈을 막고 신규 이용자 영입을 가능하게 한다.동시에 팬 커뮤니티의 확장을 통해 생산된 팬 콘텐츠가 콘텐츠 산업 일부 생태계 요소로 편입될 경우, 소비 영역의 확대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생태계 순환은 팬덤이 자발적으로 수행하고, 순환 에너지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생산되는 콘텐츠가 실질적인 ‘산업적 요소’가 된다는 점에서 실제 경제적 가치를 생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이 때문에 콘텐츠 이용자를 ‘팬덤’으로 전환하려는 다양한 전략들이 산업적으로 필요하게 됐다. 슈퍼 팬덤이란 조 프라이드와 아론 글레이저(Zoe Fraade-Blanar&Aaron M. Glazer)가 2017년 출간한 ‘슈퍼 팬덤:소비자는 어떻게 팬이 되는가’에서 탄생한 용어다. 여기서 두 저자는 “성공적인 팬덤이란 팬 대상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갖는 최소 필요 인원과 그러한 정서를 표현하기 위한 의사소통 플랫폼의 이용 기회가 포함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는 콘텐츠 IP의 생애주기를 확장하고, IP 확장에 있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이용자의 팬덤 전환을 위해 슈퍼 팬덤의 공식화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콘텐츠 IP 확장에 있어 슈퍼 팬덤의 생성 조건과 환경을 구체화하면 콘텐츠 IP의 팬 커뮤니티가 생성할 수 있는 환경인가, 팬덤이 콘텐츠 IP를 통해 친밀성과 유대감을 생성해 낼 수 있는가, 팬덤이 관련 콘텐츠를 지속해서 이용해 서브 텍스트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가이다. 이러한 팬덤화 과정을 콘텐츠 IP에 적용해 팬덤 생성 환경을 부여한다면, 콘텐츠 IP의 확장 가능성과 이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팬덤화 가능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가 원천 콘텐츠 IP만을 이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단순 이용자에게 후속 콘텐츠 제공과 커뮤니케이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공간, 즉 플랫폼을 제공한다면 이용자들을 슈퍼 팬덤으로 전환하고 그들이 자체 콘텐츠를 생산해 내며 지속적인 소비를 촉진하도록 장려할 수도 있다. 이처럼 단순 이용자·소비자의 슈퍼 팬덤화의 성공적인 사례는 ‘트와일라잇’(2005), ‘애프터’ (2013) 등을 통해서도 분석이 가능하다. 트와일라잇의 경우 팬덤의 2차 텍스트 생산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됐고 그중에서도 트와일라잇의 주인공들을 세계관만 옮겨 만들어낸 팬픽션의 인기 또한 대중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팬픽션 중의 하나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2015)라는 독자적인 텍스트로 대중적 인기를 구가하게 됐다. 두 소설은 주인공을 공유하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를 세계관을 옮겨 만들어낸 것으로, 팬덤이 가지고 있는 생산자적 특성과 함께 이러한 팬덤 제작 콘텐츠가 어떤 방식으로 또다시 콘텐츠 산업 안으로 들어와 주류화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수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그룹 원디렉션(One direction)의 멤버인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를 주인공으로 한 팬픽션 ‘애프터’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영화 ‘애프터’(2021)는 영상화에 해리 스타일스의 캐릭터를 염두에 두고 캐스팅을 진행했으며 주인공 역의 남자배우는 해리 스타일스와 동일하게 타투를 한 채 애프터에서‘해리 스타일스’를 연기한다. 콘텐츠 장르별 이용자의 팬덤화 가능성K-팝과는 달리 현재 콘텐츠 IP 확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영화, 드라마, 시리즈, 예능과 같은 방송-영상 산업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 큰 폭의 몰입을 제공하는 콘텐츠다. 깊고 빠르게 몰입한 이용자들은 팬덤으로 전환되더라도 드라마가 끝나거나 시리즈 제공이 끊기게 되면 다시 빠르게 해체되는 수순을 겪는다. 팬덤의 대상이 되는 콘텐츠가 지속해서 팬들이 소비(이용)할 만한 또 다른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고, 생산되더라도 간극이 상대적으로 길며, 팬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과 사교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팬덤이 생성되기 힘든(혹은 생성되더라도 빠르게 해체되는) 맥락이 존재한다. 동시에 콘텐츠 장르 특성상 IP는 팬덤의 대상이 분산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콘텐츠 IP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장르마다 팬덤과 팬 대상의 상호작용성을 높이고 친밀성을 확산시킬 수 있는 전략들을 개별적으로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팬덤의 구성요소, 혹은 생성 환경에 대한 맥락들을 충분히 이해했다면 이를 콘텐츠 산업별로 팬덤화에 적용할 수 있는 전략들을 개별적으로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파라텍스트(Paratext)는 ‘시나 소설 등 주된 텍스트를 둘러싼 자료’를 총칭하는 용어다. 파라텍스트의 경우 저자나 편집자 등 생산자가 제공하는, 텍스트 수용 방식과 해석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것들을 의미한다. 이러한 텍스트의 지속적 제공은 팬들에게 원본 텍스트의 서사를 재구성해서 다른 관점에서 서사를 해석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팬들이 지속해서 원 텍스트에 접근하고 이를 확산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 팬덤의 형성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법의학 팬덤(forensic fandom)이라는 용어가 있다. 미들버리 대학의 미디어 연구자인 미텔은 팬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어디서든 즐길 수 있고 분석할 수 있는 장기적인 관여를 ‘법의학 팬덤’이라는 용어를 이용해 설명했다. 특히 현재의 콘텐츠 기획자들은 이러한 법의학 팬덤의 수가 늘어나길 간절히 바란다. 그들은 하나의 콘텐츠를 제작함는 데 이야기의 복잡성과 함께 팬들이 함께 적극적으로 파헤칠 수 있는 방식, 즉 적극적인 관여의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의 성공에는 넓게 확산하는 것(보다 많은 수용자들을 확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야기 내부의 깊이에 대한 대화나 확장, 그것으로부터 나온 잔여 가치들을 팬들이 비교하고 해석을 교환하면서 관여의 깊이를 더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러한 콘텐츠들은 하나의 시리즈나 에피소드들이 결말을 향해가는 핵심적인 수수께끼에 대한 실마리를 던져주는 단서를 갖고 있는 경우들이 많고, 열성적인 팬들 사이의 논쟁을 촉발하는 기능을 한다. 예를 들어 시즌 내내 시청자들에게 ‘남편 찾기’라는 미션을 수행하게 만든 ‘응답하라’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수용자들은 팬덤 내부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남편 후보자들을 라인업하고, 다양한 증거물을 수집하면서 결과적으로 누가 남편일 것인지에 대한 합리적인 추론을 내놓는다. 이러한 서사구조와 홍보 전략은 열정적인 팬들로 하여금 자신이 향유하는 시리즈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안내하도록 온라인 레퍼런스를 직접 만들게 한다. 다시 말해 팬이 팬덤 자체를 스스로 확장하는 것이다. 미텔은 법의학적 팬덤이 ‘팬들에게 말할 거리를 주고’, ‘그들이 다른 잠재 수용자들의 귀를 기울이게 만들면서’ 작동하게 된다고 분석한다. 동시에 마블 유니버스와 같은 복잡한 이야기의 세계관은 팬들이 새로운 진실과 시리즈의 이해를 위해 지난 에피소드들을 다시 보면서 콘텐츠를 반복 시청하게 만든다. 팬들은 세계관을 만들어낸 창작자보다 콘텐츠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도 있다. ‘왕좌의 게임’과 같은 시리즈물에 대한 팬들의 가이드라인이나 해석은 시즌 중간에 이 콘텐츠를 향유하기 시작한 팬들에게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한국 대중음악에 확산한 세계관 전략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고찰할 수 있다. 앨범이 연속으로 발매되면서 다양한 해석의 장치들을 팬들에게 제공하고 팬들이 스스로 앨범의 컨셉이나 스토리텔링을 스스로 생산하게 만드는 건 이제 더 이상 새롭거나 신기한 일이 아니다. 팬들이 생산자가 제공한 콘텐츠를 이용해 콘텐츠 자체를 맥락화하고, 실마리를 통해 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마케팅 전략이 되어가고 있다. 슈퍼 팬덤은 과연 모든 해답을 갖고 있는가?콘텐츠 IP의 확장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학계뿐만 아니라 산업에서도 원천 IP의 팬 기반 이용자 확장에 대한 논의들이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마케팅의 측면에서 원천 IP가 다양한 경로로 확장될 때 충성도가 높은 이용자들이 그 확장경로를 따라 콘텐츠의 소비 또한 진행될 것이라 예상하기 쉽다. 그러나 팬 기대는 생산자와 기획자가 예상하는 것과 다를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원천 IP의 팬덤 형성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 할지라도, 같은 장르에서의 전이나 콘텐츠 접근성이 좋은 장르의 전이는 팬덤의 충성도와 함께 성장할 가능성이 높지만, 타 미디어 전환은 기존 코어 팬덤의 반발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모든 이용자를 반드시 ‘슈퍼 팬덤’화 할 수는 없다. 이용자들을 단순히 팬덤으로 생산해 내는 방식, 특히 그들의 애정과 열정을 경제적 착취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지속하게 되면 이용자와 팬덤 양측 모두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슈퍼 팬덤의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애정의 대상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팬들과 함께 ‘공생’하는 방법을 생산자 입장에서 학습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각 장르뿐만 아니라 IP 확장이 가능한 미디어 융합과 팬덤 확장 가능성을 산업적 측면에서 다양하게 고려할 수 있어야만 팬과 팬 대상의 공생이 가능한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다. 장민지 박사는_경남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다.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영상커뮤니케이션 학과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본부에서 선임연구원을 지냈다. 2015년 박사논문 ‘유동하는 세계에서 거주하는 삶 : 20~30대 여성청년 이주민들의 집의 의미와 장소화 과정’으로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 학회 학술상, 2016년 ‘비인간 캐릭터에 대한 대중의 환상’으로 한국방송 작가협회 한국방송평론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콘텐츠와 이용자, 글로벌 플랫폼과 팬덤, 젠더와의 연관성을 탐구하고 덕질하는 연구자다.

2024.02.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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