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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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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다 던져봤나" 데스밸리 창업가들에게 던지는 쓴 소리[이코노 인터뷰]

증권 일반

경기도 용인시에는 약 3630평 규모의 세계 최초 디지털 엑스레이 칩 생산 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의료영상 기술 기업 나녹스(NANOX)가 한국에 설립한 시설이다. 이스라엘 기업은 어떻게 한국에 생산공장을 짓게 됐을까. 그 출발점에는 나녹스를 미국 나스닥 상장사로 키운 이스라엘의 대표 벤처캐피탈(VC) 요즈마그룹(이하 요즈마)이 있다. 요즈마는 히브리어로 ‘시작’을 의미한다. 요즈마는 이름의 뜻대로 설립 후 수많은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시작을 함께했고, 그 중 20개 이상의 기업을 나스닥 시장에 상장시켰다. 그리고 2015년에는 한국에 진출했다. 요즈마는 한국 법인 요즈마그룹코리아를 설립하고, 국내의 우수한 아이디어와 기술들을 연계해 사업화하고 투자를 진행 중이다. 요즈마그룹코리아의 중심엔 이동준 대표가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019년 회사의 CSO전략 총괄 부사장으로 합류해 투자 및 사업개발 전반을 이끌어왔고 지난 2021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이 대표의 합류로 당시 200억원 수준이던 회사의 운용자산은 최근 3700억원 규모까지 커졌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요즈마그룹코리아 본사에서 이 대표를 만나 요즈마그룹코리아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들어봤다. 이스라엘 벤처캐피탈은 왜 한국에 왔나이스라엘은 7000여개의 스타트업과 100여개의 유니콘 기업이 있는 대표적 스타트업 강국이다. 요즈마는 이스라엘이 스타트업 강국으로 성장해온 여정을 함께해왔다. 요즈마는 1993년 이스라엘 정부와 민간이 공동출자해 요즈마펀드로 출범했고, 1998년 민영화가 되면서 지금의 요즈마그룹이 됐다. 지난 2015년 요즈마는 첫 해외 법인으로 한국을 택했다. 자원은 부족한데 기술력과 창의성은 뛰어난 국가라는 공통점에서 한국을 눈여겨본 결과다. 한국의 유망한 기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이스라엘의 기술을 한국 제조업에 접목하기에 요즈마의 경험과 전략이 먹힐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요즈마그룹코리아는 제조업이 발달한 한국과 스타트업이 발달한 이스라엘의 강점을 모아 시너지 효과를 냈다. 이스라엘 혁신 기술을 국내 제조기업과 연계해 함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으로 탄생한 대표적 시설이 나녹스의 용인 공장이다. 요즈마그룹코리아는 나녹스가 한국을 제조 허브로 선택하도록 했고, 나녹스는 용인시에 3600평 부지를 매입해 공장을 설립했다. 이동준 요즈마그룹코리아 대표는 “해외 진출을 고려할 당시 미국은 제품을 제조하기엔 비용이 많이 들고, 중국은 제품 카피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국내 스타트업 업계 현황과 미래는국내 스타트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투자 혹한기를 겪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규제까지 더해져 사업을 운영에 많은 제약이 따르고 있다. 이 대표는 지금의 고비를 넘기 위해선 창업자의 철학과 스탠스(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냉정히 말하자면 다 내던질 정도의 자신감이 없다는 창업을 하지 않는 게 나은 시기“라며 ”사업에 대한 창업자의 확신이 필요하다. 내 돈 안 들이고 투자금만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는 있지만 이게 좋은 자세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현실에 공감했다. 그는 “매출이 이미 있는 중소기업의 경우 자산유동화, 매출채권유동화, 신용대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스타트업은 한계가 있다”며 “스타트업도 투자 이외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 차원에서 창업을 원하는 이들의 부담을 덜어줄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규제 완화도 좋지만 중간 자금 조달 역할을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할 것 같다. 주변에서도 창업을 했다가 망한 이들은 결국 신용불량자가 되기도 했다”며 “이스라엘이나 외국의 경우 개인 횡령 이슈가 없다면 1년 내에 빚을 탕감해준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한다. 한때 바이오나 헬스케어가 중심에 있었고, 최근엔 ESG, 메타버스, 인공지능 등이 새로운 테마로 떠올랐다. 이 대표는 “바이오는 거품 가라앉은 시기”라며 “최근엔 메타버스와 AI 분야를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AI가 트리거가 돼서 성장하는 사업이 있을 것이란 의미다. 요즈마그룹코리아는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 중이다. ▲인공지능(AI) 솔루션 공급업체 ‘플래테인’, ▲클린테크 기술기업 ‘에어로베이션’, ▲초고속 배터리 충전 기술 개발 기업 ‘스토어닷’ ▲의료기기 전문기업 ‘알파타우’ ▲인공지능(AI) 기반 심장진단 영상 혁신기업 ‘울트라사이트’ ▲증강현실(AR) 기술 기업 ‘에브리사이트’ 등 이스라엘의 유망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사업영역 분리로 몸집 키운다최근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요즈마그룹코리아는 전통적인 벤처캐피탈업 외에도 AC(액셀러레이터), 프리IPO, 메자닌, 그로스딜 등 모든 투자 영역에서 활동 중인데, 각 사업 영역의 분리를 시작한 것이다. 요즈마그룹코리아는 스스로 지주사 역할을 맡고 계열사들이 각각의 영역에서 투자 관련 사업들을 영위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이 대표는 “요즈마그룹코리아는 단순히 VC가 아니다. 우린 투자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VC와 PE(프라이빗 에쿼티)의 투자 인사이트는 완전히 결이 다르다. 이런 영역들이 다 한 바구니에 있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우리도 이를 분리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며 “VC 업무를 위해 요즈마인베스트먼트 법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투자가 주업이지만 이외에도 투자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사업화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원천기술을 이전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거나 해외 진출을 컨설팅하기도 한다. 스타트업의 초기 투자부터 후속 투자, 사업화, 글로벌 진출, 기업공개까지 성장에 필요한 모든 일을 돕는 것이다.즉 투자 영역에 있는 다양한 버티컬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주요 사업전략이다. 요즈마그룹코리아는 이스라엘 혁신 기술과 한국 선도 산업 생태계를 연결하기 위해 컨설팅 회사인 요즈마이노베이션센터(YIC)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한국과 이스라엘을 잇는 ‘한-이 컨퍼런스’ 사단법인을 만들어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며 “양국의 관계를 저 긴밀히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장기적 목표 “글로벌 대표 기업으로의 도약”요즈마그룹코리아의 장기적인 목표는 이스라엘 VC에서 나아가 글로벌 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스라엘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투자 관련 사업 영위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존의 색을 차차 줄여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그래서 그로스 영역 사업을 분리할 때는 ‘요즈마’라는 이름 대신 사용할 새로운 법인명을 검토 중이다. 이 대표는 “요즈마그룹코리아는 VC에서 투자 영역을 넓히는 변곡점에 있다”며 “색이 짙으면 왜 이스라엘 기업이 아닌 곳에 투자하냐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요즈마그룹코리아의 성공을 위해선 경영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경영자로서의 포지션일 뿐 ‘투자의 귀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투자를 할 때 내가 줄 수 있는 인풋은 심사역들의 판단에 합리적 의심을 주고, 투자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주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이 대표는 경영자로서 자신이 가진 책임감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투자의 앵글보다 더 큰 틀에서 경영자로서의 위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내가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요즈마그룹코리아는 투자 이외에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 각각의 사업 영역이 분사가 잘 되면 아름다운 그림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3.07.31 08:00

5분 소요
월드클래스기업協, 이스라엘 요즈마그룹과 협력…“해외 진출 적극 추진"

산업 일반

국내 유망 기업이 속한 월드클래스기업협회가 이스라엘 요즈마그룹과 손잡고 국내 기업의 이스라엘 진출을 추진한다. 사업협력과 기술 이전 등 신성장 동력을 마련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도모하겠단 것이다.월드클래스기업협회는 지난 2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위치한 EY이스라엘에서 요즈마그룹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월드클래스기업협회는 정부의 ‘월드클래스프로젝트’ 사업에 선정된 300여개 중소·중견 기업들이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만든 단체로 정기적으로 해외 유망기업과 연구소를 방문해 글로벌 진출 등을 논의해왔다. 올해는 #동진쎄미켐과 #한국콜마, #네패스, #비츠로셀, 신영, 유니테크, #대성하이텍 등 20여 개 기업이 이스라엘 혁신기업 탐방 방문단으로 참여했다. 방문단은 지난 3월 31일부터 7일간 이스라엘에서 니르 바르카트 경제장관을 접견했다. 또 연간 기술이전 파생매출 300억달러 규모의 세계 3대 기초과학연구센터 ‘와이즈만 연구소’와 ‘요즈마 이노베이션센터’를 방문했다. 이들은 인공지능(AI), 전기차, 반도체, 스마트팩토리, 항공우주, 바이오헬스케어, 첨단소재 등 여러 유망 산업 분야 내 글로벌 벤처 기업들과 만났다. 방문단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나스닥 상장사인 ‘알파타우’를 비롯해 혁신 기술을 가진 기업을 두루 탐방하고 해당 기업 창업자 및 CEO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외에도 심초음파기술기업 ‘울트라사이트’, 항공우주 및 국방기술기업 ‘엘빗시스템즈’, 초고속 충전 배터리 기술 기업 ‘스토어닷’, 탄소포집 기술기업 ‘에어로베이션’ 등 기업을 탐방했다.이스라엘은 연구소와 방위산업, 대학이 창업 기반이 되는 혁신기술들을 공급하면서 창업을 지원하는 등 창업을 독려하는 문화를 갖추고 있다. 이스라엘의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현재는 약 400개 글로벌기업의 R&D 센터가 이스라엘에 진출해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M&A를 주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투자회수(엑시트)와 재창업의 선순환 구조가 활성화된 시장으로도 알려져있다.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나스닥 상장사를 배출했다. 다만 내수시장과 제조업 기반이 취약해 대기업이 나오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이갈 에를리히 요즈마그룹 회장은 “요즈마 이노베이션센터를 통해 이스라엘의 유망 스타트업과 한국의 첨단 제조 기업을 연결하는 등 양국 간 협력 강화를 위해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준혁 월드클래스기업협회 회장은 “월드클래스기업협회 소속 기업들은 그동안 성장 잠재력과 혁신성으로 대한민국 산업의 허리를 강화하고 질 좋은 일자리를 공급해 왔다”며 “이스라엘의 혁신기술과 유망기업을 직접 보고 상호 협력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2023.04.06 16:38

2분 소요
"5분 충전해 160km 주행"... 폴스타, 스토어닷에 전략적 투자

산업 일반

폴스타(Polestar)는 이스라엘 초고속 배터리 충전 기술 개발 기업 스토어닷(StoreDot)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폴스타가 진행하는 첫 번째 기업 대상 금융 투자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스토어닷은 실리콘을 입힌 전기차용 초고속 배터리 충전 기술 개발 기업이다. 2024년까지 5분 충전으로 160km 주행 가능한 전기차용 배터리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토어닷의 진보된 배터리 기술은 전기 모빌리티의 발전을 위해 혁신적인 파트너와 협업한다는 폴스타의 전략과도 일치한다. 폴스타는 전략적 협업의 일환으로 개념증명(PoC) 차량에 스토어닷의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인 테스트에는 보다 빠른 충전과 순환을 가능하게 하는 스토어닷의 폴스타 맞춤형 차량용 셀 기술이 포함된다. 폴스타 CEO 토마스 잉엔라트(Thomas Ingenlath)는 "폴스타는 자동차 산업을 위한 새로운 배터리 기술 개발을 지원하며, 성능과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로서 유용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며 "충전과 주행거리는 내연기관 자동차 사용자가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부분이다. 스토어닷의 초고속 배터리 충전 기술은 이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2026년까지는 초고속 배터리 충전 기술이 접목된 폴스타 차량을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토어닷 CEO 도론 마이어스도르프(Doron Myersdorf) 박사는 "폴스타는 혁신적인 브랜드이자 전기차 대중화라는 주요 역할을 통해 깨끗하고 배출가스 없는 세상으로의 전진을 돕는 기업이다. 폴스타와 투자자이자 협력사로서 계약을 체결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우리는 초고속 배터리 충전 기술이 폴스타의 미래 고객을 위해 충전과 주행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알고 있으며, 향후에도 폴스타와 함께 협업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지완 기자 lee.jiwan1@joongang.co.kr

2022.05.25 15:37

2분 소요
5분 충전에 161㎞ 주행…볼보, ‘꿈의 배터리’에 전략적 투자

IT 일반

이스라엘의 배터리 스타트업 스토어닷이 볼보자동차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스토어닷은 2024년 양산을 목표로 5분 충전으로 100마일(약 161㎞)을 달리는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 벤처캐피털 요즈마그룹코리아를 비롯, 다수의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투자받았다. 스토어닷은 20일 볼보자동차 테크펀드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배터리 기술 연구를 함께하기로 했다. 도론 마이어스도프 스토어닷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운전자가 충전 시간 때문에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2024년까지 ‘100in5’ 달성하는 데 필요한 로드맵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스토어닷은 2024년 ‘100in5’을 달성하고, 2032년까지는 ‘100 in 2’를 달성하겠다는 로드맵을 지난 3월 밝혔다. 스토어닷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서 실전 테스트를 할 수 있도록 ‘100in5'’ 셀을 이미 출하하고 있다. 볼보자동차는 2025년부터 세계 판매량의 절반을 순수 전기차로 구성하고,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만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알렉산더 페트로프스키 볼보자동차 테크펀드 CEO는 “스토어닷에 대한 투자는 ‘탄소 제로 모빌리티’에 대한 우리의 노력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스토어닷은 요즈마그룹코리아를 비롯해 영국 BP벤처스, 독일 다임러, 일본 TDK 등으로부터 투자받았다. 또 최근엔 베트남 대표 전기차 제조사인 빈패스트와 인도의 대표 전기차 제조사 올라 일렉트릭으로부터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 역시 시리즈D 라운드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2022.04.21 14:55

1분 소요
“일본 갈 뻔했던 반도체 공장, 요즈마가 용인으로 끌고 왔죠”

CEO

2021년 10월 이스라엘 의료기기 스타트업 ‘나녹스(Nanox)’가 경기도 용인시에서 반도체 공장 준공을 앞두고 공개기념식을 열었다. 차세대 엑스레이기기에 들어갈 전용 반도체를 만드는 시설이다. 나녹스가 이 공장에 들인 돈만 4000만 달러(약 475억원)다. 2020년 8월 미국 나스닥에 입성해 탄탄한 자금력을 갖춘 회사 입장에서도 제법 큰 투자규모였다. 이 공장의 원래 행선지는 일본이었다. 나녹스의 원천기술을 일본기업 소니로부터 받았고, 기기에 들어갈 다른 부품도 일본 업체가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장의 국적을 바꾼 건 이스라엘 벤처캐피탈(VC) 요즈마그룹이었다. 아시아사업을 총괄하는 요즈마그룹코리아에서 나녹스에 한국행을 권했다. 한국법인이 SK텔레콤과 함께 나녹스에 투자한 인연이 있었고, 한국이 반도체 강국이란 점도 내세웠다. 당시 한국법인 측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파트너사가 있다는 점부터 한국과 이스라엘의 비슷한 과거사까지 어필해 공장을 용인에 지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스타트업 크려면 제조 인프라도 필요…한국이 적격 요즈마그룹은 무엇보다 일본보다 한국에 공장을 짓는 게 나녹스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이스라엘엔 연구실 기업이 많지만, 사업을 키울 만한 생산 기반이 많지 않다. 한국의 탄탄한 제조기업들이 이 약점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을 거라고 봤다. 요즈마그룹은 그런 판단력을 갖춘 회사다. 1993년 설립 이후 20여개의 기업을 입성 과정이 가시밭길 같은 나스닥에 들여보냈다. 글로벌 투자업계에선 ‘나스닥 상장 전문 VC’로 꼽힌다. 가 최근 요즈마그룹코리아의 새 수장으로 취임한 이동준 국내부문 대표를 만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스라엘 출신의 VC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발전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가늠하고 있는지 묻기 위해서다. 요즈마는 글로벌 VC지만 낯설어하는 독자도 있다. 회사소개를 요약해 달라. 요즈마그룹은 1993년 이스라엘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만든 펀드가 시작이었다. 정부가 40%, 민간이 60%를 투자해 이스라엘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설립 후 15년간 수백 개 기업에 투자했다. 이후 1998년 민영화했고, 2015년엔 한국에 첫 해외법인을 세웠다. 왜 한국에 처음으로 법인을 세웠나. 이원재 법인장(현 해외부문 대표)의 역할이 컸다. 현지 히브리대 경제학과를 나와서 이스라엘 총리 아시아경제자문관 등을 지냈다. 그때 만났던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그룹 회장과 마음이 맞았던 것 같다. 이원재 법인장이 회장에게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가능성을 잘 어필했다. 지금과 비교하면 당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풍부하지 않았다. 어떤 가능성을 어필했던 건가.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당시 한국에선 기술기업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2011년 나왔던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김기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에서 만든 ‘웨이즈’와 성능이 거의 같았다. 그런데 웨이즈는 구글에 9억6600만 달러(1조1461억원)에, 김기사는 카카오에 650억원에 팔렸다. 해외 네트워크가 있는 벤처캐피탈이 있었다면 김기사도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을 거다. 요즈마의 한국법인이 지금 하는 역할이 이런 거다. 글로벌 네트워크가 탄탄하면 이점이 확실히 많겠다. 이스라엘의 나녹스가 한국에 제조시설을 세운 것처럼 말이다. 요즈마가 해외 매각·상장 전문 VC가 된 이유가 있다. 스타트업이 크려면 배후에 부품 공급업체·조립업체도 있어야 하는데, 이스라엘엔 기술기업이 개발한 상품을 만들어줄 제조 인프라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다. 이스라엘 기업을 한국에 연결하는 건 나녹스가 첫 사례인가. 2019년에도 있었다. 이스라엘의 기초과학연구소인 ‘와이즈만연구소’와 한국 바이오기업 ‘바이오리더스’ 간 합작법인을 만들도록 주선했다. 합작법인에선 와이즈만연구소가 가진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항암치료제를 개발한다. 현재 임상시험 진입 단계에 있다. ━ 2022년 한-이스라엘 기술이전센터 개소 예정 한국 VC는 스타트업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손을 떼는 경우가 많은데, 요즈마는 경영에 제법 관여하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 벤처캐피탈은 비교적 작은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놓고, 전략 컨설턴트를 고용해서 기업에 파견 보내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선 이런 방식을 반기지 않는다. 자칫 경영 개입처럼 보일 수 있어서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해당 기업에 경영에 왈가왈부하겠다는 게 아니다. 다만 기업과 함께 성장할 방안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사업화 지원’이라고 부르고 있다. 사업화 지원? 낯선 개념이다. 자세히 설명해 달라. 해외 네트워크와 연결하는 게 핵심이다. 나녹스처럼 해외(한국) 생산시설과 연결할 수 있고, 바이오리더스처럼 해외 원천기술을 이전받는 형태일 수도 있다. 이렇게 촘촘하게 연결할 때 기업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 다른 국내 벤처캐피탈은 추구하기 어려운 요즈마그룹코리아만의 강점이다. 사업화까지 돕자면 필요한 인력이 더 많겠다. 한국법인에서 32명이 일하고 있다. 2022년 1월이면 누적 운용규모가 4000억원이 되는데, 비슷한 규모의 다른 VC보다 두 배가량 인원이 많다. ‘왜 이렇게 사람이 많으냐’고 업계에선 놀라더라. 재무 검토나 투자 관련한 지원 인력 말고도 사업 개발하고 컨설팅해주는 인력이 있어서 그렇다. 중견기업연합회와도 협력한다고 했다. 2021년 4월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중견기업 성장펀드(‘요즈마-ATU Game Changer 1호’)를 만들었다. 연 매출 5000억~1조원 사이인 중견기업들은 투자 수익보다도 새로운 성장 동력에 관심이 많다. 그걸 초기 기술기업에서 찾으려고 한다. 이런 전략적인 목적에서 출자한 기업이 많다. 2022년 초엔 아예 한국-이스라엘 기술이전센터를 만들어서 대응하려고 한다. 기술이전센터는 어떤 역할을 맡게 되나. 한국 중견기업이 신사업이나 새 기술을 찾을 때 이스라엘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취지다. 한국 중견기업은 2세 오너가 회사를 물려받을 때 해외 기술기업에 관심을 특히 많이 가진다. 새로운 사업으로 본인의 경영 능력을 증명해야 하니 더 그렇다. 몸집이 작은 이스라엘 스타트업은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양쪽을 연결해보자는 거다. VC치고 벌이는 일이 많다. 본연의 업무인 투자 실적은 어땠나. 우리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투자한 기업의 가치를 더 끌어올리자는 거다. 누적 운용규모 약 4000억원에서 절반을 2021년 한 해 동안 투자하는 데 썼다. 그만큼 투자 규모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또 투자한 곳 중 2022년에만 4곳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려고 한다. ━ “투자기업 네 곳 2022년 나스닥 상장 기대” 나스닥 입성을 꿈꾸는 한국 스타트업도 많다. 나스닥 입성을 돕는 건 우리가 잘하는 일이지만, 꼭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 요즈마는비즈니스 모델이 글로벌하게 커질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해왔다. 차세대 엑스레이기기를 만드는 나녹스만 해도 어느 나라에서나 잘 팔릴 게 뻔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뉴욕증시 입성을 노렸던 거다. 상장이 중요하다기보단 상장을 통해서 어떤 비즈니스를 펼치고 싶은지가 더 중요한 이슈다. 국내 기업 가운데 가능성 있는 곳이 있다면. 우리가 투자한 기업 중에선 두나무가 눈에 띈다. 한국에서 사업을 하곤 있지만, 사업성 자체가 글로벌하게 주목받을 만하다. 상장을 앞둔 4곳 중 배터리기업도 있다고 들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스토어닷(Store Dot)이다.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5분 안에 완전히 충전되는 배터리다. 현재는 아무리 빨라도 1시간 가까이 걸린다. 지난 9월엔 테슬라가 쓰는 4680 원통형 셀을 10분 만에 완충하는 시제품을 발표했다. 요즈마는 물론 영국 BP와 독일 다임러, 일본 TDK 등이 투자했다. 한국 배터리 제조사에서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 이제 막 생태계에 발을 디딘 초기 스타트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한다고 들었다. 소니스트가 좋은 예다. 호흡기질환 재활운동을 돕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2019년 경북테크노파크 중소벤처기업 성장촉진프로그램을 통해서 보육한 기업이다. 지금은 프랑스 금연치료 기업인 ‘크윗(Kwit)’과 연결해 글로벌 진출을 돕고 있다. 2015년 처음 법인을 만들었을 때도 경기도 판교에 창업보육기관인 요즈마 캠퍼스를 가장 먼저 만들었다. 상장 직전인 기업부터 초기 스타트업에까지 모두 투자한다.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고 싶다. 실제로 1억원 미만인 시드 투자부터 상장 전 투자(프리IPO), 그리고 메자닌(상장사 채권 투자)까지 집행해왔다. 투자받는 기업 입장에서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후속 투자까지 꾸준히 지원받을 수 있는 셈이다. 사업화 지원을 한다는 점과 함께 한국법인을 소개할 때 빼놓지 않고 강조하는 점이다. 모든 단계의 투자를 다 하려면 고충은 없나. 단계마다 기업을 바라보는 인사이트가 다르다. 초기 스타트업을 심사하는 자리에 액셀러레이터 팀이 아니라 벤처투자 팀을 들여보내 봤는데, 대부분 반려하더라. 한 회사로 다 같이 가면 인력 구성이나 사업 전략이 분산되는 상황이 올 것 같다. 그래서 2022년에는 각 사업 부문을 계열사로 나누려고 한다. 여러 단계의 투자를 해봤고 운용규모도 충분히 키웠기 때문에 나눌 때가 됐다고 본다. ━ “벤처투자에도 싸움의 기술 필요해” 변화를 앞둔 시점이 2021년 11월 대표가 됐다. 국내부문을 맡았다. 2019년 최고전략부시장(CSO)로 합류했을 때부터 투자와 사업개발을 담당해 왔다. 이전까진 스타트업 생태계와 큰 인연이 없었다. 졸업한 뒤 대기업 전략팀에 있었다. 전략적인 목적으로 기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합병하는 일을 했다. 그 뒤에는 다수의 중소기업에서 전문경영인을 했었다. 그때 대기업에서 지닌 경영 관리 기법이나 전략을 이식했다면 더 큰 성과를 냈을 텐데 하고 안타까웠던 적이 많았다. 기억에 남는 기업이 있나. 협력업체 중에 하나가 워크아웃(기업 채권단이 합의해 금융부채를 조정한 뒤 기업을 정상화하는 제도) 상태였다. 그런데 채권단에 있는 시중은행 한 곳이 추가 대출을 다 막았다. 쉽게 말하면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일단 자기 빚부터 갚으라는 거다. 그러면 방법이 있나. 그때는 대환(기존 대출을 다른 대출로 전환)해야 하는데 이번엔 담당 회계법인에서 안 된다고 하더라. 알고 보니 문턱이 높은 1금융권에서만 대환해줄 곳을 찾고 있더라. 결국 상호금융기관을 찾아가 해결했다. 상대적으로 여신심사 기준이 유연해서 가능한 일이었다. 기업에서 일반적으론 상호금융권을 찾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일종의 싸움의 기술인 거다. 사업화 지원까지 도맡는 요즈마에서도 그런 싸움의 기술이 유용했을 것 같다. 성공할 것 같은 스타트업에 미리 돈을 대는 게 역할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길과 기술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가령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필요해 보였는데도 담당 임원이 없던 스타트업이 있었는데, ‘CFO를 영입하는 게 우리의 투자조건’이라고 제안한 적도 있었다. 최근 주목하는 투자처가 있나. 메타버스와 ESG(환경·사회·거버넌스)를 지켜보고 있다. 당장 어떤 기업을 눈여겨보고 있다 말하긴 빠른 것 같다. 다만 수익성 외에도 우리의 정체성에 맞는 투자를 하려고 한다. 한국과 이스라엘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리고 우리가 투자했을 때 가치를 키워줄 수 있는 기업을 찾으려고 한다. 이스라엘과 한국의 협업으로 순항 중인 나녹스 같은 기업이 또 나올 수 있을까. 이미 진행하고 있다. 스토어닷이 그중 하나다. 생산을 한국에서 하려고 한다. 지금 양극재·음극재 등 배터리 부품을 만드는 업체를 찾고 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2022.01.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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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에 투자 | 삼성전자] 해외 스타트업 발굴 한국에 들여와 키워

산업 일반

지난해 8월 나온 삼성페이는 출시 6개월 만인 지난 2월 가입자 수가 한국과 미국을 합쳐 500만 명을 넘었다. 5월엔 국내 누적 결제금액만 1조원을 넘었다. 삼성페이의 인기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만 지원하는 다른 회사의 결제시스템과 달리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방식도 지원하기 때문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2월 MST 기술을 가진 미국 루프페이를 인수했기에 가능했다. 루프페이 인수는 삼성전자가 2013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만든 글로벌혁신센터(GIC)의 작품이다. GIC는 루프페이를 발굴·투자해 MST 기술 개발을 도왔다.자체 연구·개발(R&D)로 경쟁력을 키우던 삼성전자가 몇 년 전부터 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벤처 기업을 지원한 후 지분을 확보하거나 인수해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엔 반도체·스마트폰 등 유망할 걸로 예측되는 기술을 개발하면 됐지만 지금은 미래 유망 사업이 어떤 것인지도 예측이 어렵다”며 “세계에 숨어있는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살피며 이들을 유망한 기업으로 키워내는 게 새로운 먹거리 창출 사업”이라고 말했다.삼성전자의 기업 육성을 주도하는 건 GIC와 2012년에 역시 실리콘밸리에 만든 전략혁신센터(SSIC)다. GIC는 루프페이를 인수하기 전인 2014년 8월 ‘스마트싱스’를 인수해 삼성전자 스마트 홈 시스템의 핵심 기술인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의 기반을 마련했다. GIC가 소프트웨어에 특화됐다면 SSIC는 하드웨어가 주전공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 중이다. 헬스케어·클라우드·인공지능 등 신기술도 눈여겨보고 있다. 손영권 SSIC 사장은 지난 1월 언론 인터뷰에서 “삼성이 지금까지 한국의 것을 국제적으로 키웠다면, 이제는 국제적인 것을 한국으로 들여와 키워야 한다”며 “삼성은 대기업이 아닌 벤처기업처럼 새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빠른 추격자’가 아닌 ‘시장 선도자’로 나아가겠다는 말이다.미국 이외 다른 해외 국가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등에 세운 스타트업 육성기관인 엑셀러레이터를 지난해 이스라엘 야쿰 지역의 R&D 센터에도 설립했다. 실리콘벨리의 스타트업은 이미 몸값이 비싼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동의 IT 강국인 이스라엘에는 눈에 띄는 아이디어와 탁월한 기술이 있음에도 몸값이 싼 기업이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스라엘 경제지 글로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의료용 센서를 만드는 ‘얼리센스’, 2분 만에 스마트폰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스토어닷’, 4D 비디오를 제작할 수 있는 ‘MV 4D’ 등 이스라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글로브는 ‘삼성전자는 이스라엘 스타트업계에서 큰 손이자 파트너’라며 ‘특히 헬스케어와 보안 분야 스타트업 인수에 적극적’이라고 전했다.지난해 8월부터는 사내 인력을 활용한 스타트업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C랩’은 직원들이 내부 인터넷망에 제안한 사업·기술·제품 아이디어를 키워내는 사내 기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유망한 기업은 잘 키워낸 뒤 분사까지 한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기업만 9개며 올해도 6월 1일에 5개 기업이 분사했다. C랩에 선발된 임직원은 1년 간 현업에서 벗어나 해당 프로젝트 팀원을 구성부터 예산 활용, 일정 관리까지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루프페이·스마트싱스 등의 성공으로 앞으로 스타트업과 연계한 기술을 제품에 적용하는 사례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2016.06.04 12:19

3분 소요
2015 IT 트렌드 8 - 점점 더 늘어나는 ‘우버’식 영업

산업 일반

IT업계는 호기심 많은 유치원생처럼 눈을 반짝이는 사람들에게 놀라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내놓는다. 그중 일부는 전자상거래처럼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한다. 수백만 달러를 들여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만 하고 사업모델로는 이어지지 못한 아이디어도 있었다. 2015년은 초기 인터넷 브라우저 넷스케이프가 기업공개를 단행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맞아 올해 주목할 만한 IT업계 트렌드 8가지를 선정했다.1 누구나 ‘~업계의 우버’최근 가장 주목 받는 업체는 우버다. 우버는 개인 이동수단을 바꿔놓으면서 전 세계에서 관심과 경계를 한 몸에 받는다. 기업가치는 410억 달러(약 45조1000억원)에 달한다. 스타트업이라면 누구나 우버의 후광을 조금이라도 입으려 한다. 헤어 디자이너와 고객을 연결하는 애플리케이션 업체 글램스쿼드(GlamSquad)는 자사를 ‘여성 헤어스타일의 우버’라고 규정한다. 블룸댓은 화초 업계의 우버, 그린팰은 잔디 관리 업계의 우버다. 문제는 우버의 궁극적 목적이 세상 만물의 우버가 되려는 데 있다. 도서판매 업체에서 만물상으로 발전한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우버 역시 택시에서 시작해 헤어디자인, 화초, 잔디 관리, 광대 등 ‘우버화’가 될 법한 모든 분야를 집어삼킬 심산이다. 그러고도 남을 업체다. 이 분야에서 어떤 기업이 과거 드럭스토어닷컴이나 펫츠닷컴처럼 스러져갈지 지켜보자.2 이젠 모두가 소프트웨어 회사2011년 투자자 마크 안드레센은 ‘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삼키는가’라는 칼럼으로 CEO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요지는 TV·제약·금융 등 과거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업계를 이젠 소프트웨어가 대체하거나 혁신한다는 얘기다. 최근 들어 이 주장은 대체로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때 부정하던 CEO들도 입장을 바꾸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어찌됐든 소프트웨어 업체라고 선언하는 회사가 많아졌다. 아니면 세일즈포스닷 컴 CEO 마크 베니오프가 지난 가을 했던 표현이 더 적절해 보인다. “만약 여러분의 기업이 지금까지 소프트웨어 업체가 아니었다면, 이젠 그렇다.” 심지어 걸스카웃조차 무릎을 꿇었다. 방문 판매를 원칙으로 하던 쿠키 판매를 온라인으로도 허용했다. 아직도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쿠키를 파는 아이들이 있다면, 그 아이들의 장래 희망은 전화 교환원 일지도 모르겠다.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다. 2015년 이후로 소프트웨어는 여러 산업 분야를 가차없이 휩쓸 것이다. 북한이 미국 컴퓨터를 모조리 파괴하지 않는 한 말이다. 그렇게 되면 모든 업체는 다시 수동식 기계를 돌리는 옛 방식으로 되돌아가리라.3 생각의 속도로 움직이는 사업이 문구는 빌 게이츠가 1999년 저술한 책 에서 나왔다. 마치 10년 전 ‘혁신가의 딜레마’처럼 최근엔 이 문구가 업계를 막론하고 자주 입에 오르내린다. ‘생각의 속도로 움직이는 사업’이란 고도로 조직된 네트워크와 초고속 의사결정을 결합한 모델이다. 그다지 좋은 생각 같진 않다.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중구난방인지 생각해 보라. 그 모든 생각을 즉시 실행하는 기업은 자기 생각을 즉각 트위터에 올렸다가 구설수에 오르는 유명 인사 꼴을 면치 못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대신 달라이 라마를 따라도 좋겠다. ‘명상의 속도로 움직이는 사업’은 어떤가? 4 더욱 커지는 휴대전화구글의 넥서스6는 휴대전화지만 무전기만큼이나 크다. 외투 안주머니에 넣으면 마치 방탄복을 입은 듯한 모양새가 된다. 휴대전화 크기는 좀 더 빠른 속도로 거대 해진다. “평균 화면 크기가 3인치(약 7.6cm)에서 4인치로 늘어 나는 데 5년이 걸렸다. 앞으로 5인치가 되기까지는 2년이면 충분하다”고 휴대전화 7000종을 분석한 알렉스 배레도는 말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젊은 세대는 인터넷 검색, 페이스북, 영화 감상 등 과거 노트북으로 하던 일을 거의 대부분 휴대전화로 처리한다. 그러니 긴급 상황에 처했을 때 전화 걸기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라면 더 큰 화면을 원할 만도 하다. 오래 지속될 트렌드는 아니다. 휴대전화가 노트북처럼 커지진 않을 것이다. 몇몇 젊은 천재는 셔츠 주머니에 휴대전화를 넣고 다니는 모습이 다시 멋져 보이게 만들 새 기술을 내놓을 것이다. 마치 과거엔 그런 적 없었다는 듯이 말이다. 그러면 우리는 다시 손바닥 만한 휴대전화로 되돌아갈 것이다. 5 케이블TV 시대의 종언지난해 HBO와 CBS는 스트리밍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올해엔 다른 방송사도 뒤따를 것이다. 케이블 방송 업체들은 높은 수신료보다 낮은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의 원성을 산다. 역사상 다른 어느 업계에서도 볼 수 없었던 수준이다. 아무도 케이블 방송 대기업 컴캐스트의 몰락을 아쉬워 하지 않을 것이다. 6 시가총액 첫 1조 달러 기업의 탄생애플의 시가총액은 7000억 달러였다. 1조 달러까지 아직 3000억 달러가 남았다. 애플이 아마존과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을 합친 만큼 성장해야 도달 가능한 액수다. 만약 주가가 계속 상승하고 애플 CEO 팀 쿡이 사업을 망치지 않는다면 머지 않아 고지에 오를 듯하다. US스틸은 1901년 사상 첫 100만 달러 기업이 됐다. 114년 만에 그 다음 단계가 도래 할 수 있을까? 7 변함없는 비트코인의 잠재력2014년엔 비트코인 투자가 시궁창에 돈을 쏟아붓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1월 940달러였던 비트코인 가치가 12월에 330달러까지 추락했다. 투자 수단으로서는 명이 다했을지 모르지만 거의 모든 벤처투자자들은 최근 금융 분야 스타트업이 가장 촉망 받는 투자처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비트코인을 가능케 한 기술의 잠재력이 그 가장 큰 이유다. 은행과 신용카드 업계는 머지 않아 케이블 방송 업체처럼 신기술의 풍파에 휩쓸릴지 모른다. 8 낚시성 기사의 종말뭐라고? 제멋대로 순위를 정해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으려는 기사가 사라진단 말인가? 그럴 리가.

2015.01.24 18:22

4분 소요
2015년 IT업계 트렌드 8

산업 일반

IT업계는 호기심 많은 유치원생처럼 눈을 반짝이는 사람들에게 놀라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내놓는다. 그중 일부는 전자상거래처럼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한다. 수백만 달러를 들여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만 하고 사업 모델로는 이어지지 못한 아이디어도 있었다. 2015년은 초기 인터넷 브라우저 넷스케이프가 기업공개를 단행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맞아 올해 주목할 만한 IT업계 트렌드 8가지를 선정했다.1. ‘OO업계의 우버’(빈 칸에는 광대부터 유채꽃 농가까지 어떤 직업이든 넣으면 된다.)최근 가장 주목 받는 업체는 우버다. 우버는 개인 이동수단을 바꿔놓으면서 전 세계에서 관심과 경계를 한 몸에 받는다. 기업가치는 410억 달러(약 45조1000억원)에 달한다. 스타트업이라면 누구나 우버의 후광을 조금이라도 입으려 한다. 헤어 디자이너와 고객을 연결하는 어플리케이션 업체 글램스쿼드(GlamSquad)는 자사를 ‘여성 헤어스타일의 우버’라고 규정한다. 블룸댓은 화초 업계의 우버, 그린팰은 잔디 관리 업계의 우버다.문제는 우버의 궁극적 목적이 세상 만물의 우버가 되려는 데 있다. 도서판매 업체에서 만물상으로 발전한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우버 역시 택시에서 시작해 헤어디자인, 화초, 잔디 관리, 광대 등 ‘우버화’가 될 법한 모든 분야를 집어삼킬 심산이다. 그러고도 남을 업체다. 이 분야에서 어떤 기업이 과거 드럭스토어닷컴이나 펫츠닷컴처럼 스러져갈지 지켜보자.2. 이젠 모두가 소프트웨어 업체다2011년 투자자 마크 안드레센은 ‘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삼키는가’라는 칼럼으로 CEO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요지는 TV, 제약, 금융 등 과거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업계를 이젠 소프트웨어가 대체하거나 혁신한다는 얘기다.최근 들어 이 주장은 대체로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때 부정하던 CEO들도 입장을 바꾸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어찌 됐든 소프트웨어 업체라고 선언하는 회사가 많아졌다. 아니면 세일즈포스닷컴 CEO 마크 베니오프가 지난가을 했던 표현이 더 적절해 보인다. “만약 여러분의 기업이 지금까지 소프트웨어 업체가 아니었다면, 이젠 그렇다.”심지어 걸스카웃조차 무릎을 꿇었다. 방문 판매를 원칙으로 하던 쿠키 판매를 온라인으로도 허용했다. 아직도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쿠키를 파는 아이들이 있다면, 그 아이들의 장래 희망은 전화 교환원일지도 모르겠다.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다. 2015년 이후로 소프트웨어는 여러 산업 분야를 가차없이 휩쓸 것이다. 북한이 미국 컴퓨터를 모조리 파괴하지 않는 한 말이다. 그렇게 되면 모든 업체는 다시 수동식 기계를 돌리는 옛 방식으로 되돌아가리라.3. 생각의 속도로 움직이는 사업이 문구는 빌 게이츠가 1999년 저술한 책 ‘빌게이츠@생각의 속도(Bill Gates Business@at the speed of thought)’에서 나왔다. 마치 10년 전 ‘혁신가의 딜레마’처럼 최근엔 이 문구가 업계를 막론하고 자주 입에 오르내린다. ‘생각의 속도로 움직이는 사업’이란 고도로 조직된 네트워크와 초고속 의사결정을 결합한 모델이다. 그다지 좋은 생각 같진 않다.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중구난방인지 생각해 보라. 그 모든 생각을 즉시 실행하는 기업은 자기 생각을 즉각 트위터에 올렸다가 구설수에 오르는 유명인사 꼴을 면치 못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대신 달라이 라마를 따라도 좋겠다. ‘명상의 속도로 움직이는 사업’은 어떤가?4. 안 그래도 큰 전화기가 더 커진다구글의 넥서스6는 휴대전화지만 무전기만큼이나 크다. 외투 안주머니에 넣으면 마치 방탄복을 입은 듯한 모양새가 된다. 휴대전화 크기는 보다 빠른 속도로 거대해진다. “평균 화면 크기가 3인치(약 7.6cm)에서 4인치로 늘어나는 데 5년이 걸렸다. 앞으로 5인치가 되기까지는 2년이면 충분하다”고 휴대전화 7000종을 분석한 알렉스 배레도는 말했다.이런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젊은 세대는 인터넷 검색, 페이스북, 영화 감상 등 과거 노트북으로 하던 일을 거의 대부분 휴대전화로 처리한다. 그러니 긴급 상황에 처했을 때 전화 걸기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라면 더 큰 화면을 원할 만도 하다.오래 지속될 트렌드는 아니다. 휴대전화가 노트북처럼 커지진 않을 것이다. 몇몇 젊은 천재는 셔츠 주머니에 휴대전화를 넣고 다니는 모습이 다시 멋져 보이게 만들 새 기술을 내놓을 것이다. 마치 과거엔 그런 적 없었다는듯이 말이다. 그러면 우리는 다시 손바닥만한 휴대전화로 되돌아갈 것이다.5. 케이블TV는 끝났다지난해 HBO와 CBS는 스트리밍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올해엔 다른 방송사도 뒤따를 것이다. 케이블 방송 업체들은 높은 수신료보다 낮은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의 원성을 산다. 역사상 다른 어느 업계에서도 볼 수 없었던 수준이다. 아무도 케이블 방송 대기업 컴캐스트의 몰락을 아쉬워하지 않을 것이다.6. 첫 1조 달러 기업이 탄생할 것이다애플의 시가총액은 7000억 달러였다. 1조 달러까지 아직 3000억 달러가 남았다. 애플이 아마존과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을 합친 만큼 성장해야 도달 가능한 액수다. 만약 주가가 계속 상승하고 애플 CEO 팀 쿡이 사업을 망치지 않는다면 머지 않아 고지에 오를 듯하다. US스틸은 1901년 사상 첫 100만 달러 기업이 됐다. 114년만에 그 다음 단계가 도래할 수 있을까?7. 비트코인은 끝났다, 비트코인이여 영원하라2014년엔 비트코인 투자가 시궁창에 돈을 쏟아붓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1월 940달러였던 비트코인 가치가 12월에 330달러까지 추락했다. 투자 수단으로서는 명이 다했을지 모르지만 거의 모든 벤처투자자들은 최근 금융 분야 스타트업이 가장 촉망 받는 투자처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비트코인을 가능케 한 기술의 잠재력이 그 가장 큰 이유다. 은행과 신용카드 업계는 머지 않아 케이블 방송 업체처럼 신기술의 풍파에 휩쓸릴지 모른다.8. 낚시성 기사는 죽었다뭐라고? 제멋대로 순위를 정해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으려는 기사가 사라진단 말인가? 그럴 리가.- 번역 이기준

2015.01.1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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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탈출구”

산업 일반

실리콘밸리 벤처 캐피털리스트(VC) 대다수가 파산 직전 기업들에 발목이 잡혀 있다. 하지만 꾀있는 VC들은뿌리치고 빠져 나오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조사방법: 미다스 리스트는 미국에서 벤처자본으로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안겨준 VC부터 물색한다. 그 뒤 VC가 투자한 기업의 주식거래 첫날 시가총액이나 인수시 매입가격에 가장 큰 가중치를 두고 순위 결정 과정으로 들어간다. 조사대상 업체들은 상장기업 혹은 1995년 6월 이후 인수된 기업으로 정보기술(IT)이나 생명공학 업체여야 한다. 리스트 작성에 참여한 사람들: 편집- 케리 A. 돌런, 마이클 K. 오자니언, 통계- 미첼 랜드, 칼 수비크, 기자- 앨리야 스턴스테인, 아트 디렉터- 앤턴 클러스너, 아트- 데이비드 레이다, 사진검색- 브라이언 마커스. 2년 전 인도 출신 실리콘밸리 VC인 비노드 코슬라는 포브스가 선정한 첫번째 미다스 리스트에서 1위로 선정됐다. 그가 투자한 광네트워킹업체 세렌트를 70억 달러 상당의 시스코 시스템스 주식과 맞바꿨기 때문이다. 당시 거래는 매우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그런 종류의 거래는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그렇다면 지난해 테크놀러지 부문에서 가장 눈에 띈 거래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텔랩스가 데이터 네트워킹 장비 제조업체 오큘라를 3억5,500만 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올해 리스트를 보면 유동성 확보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벤처 이코노믹스의 제시 레이어스에 따르면 VC가 투자한 9,900개 기업이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 기업 가운데 대부분은 계속 어려움에 허덕이게 될 것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기업은 22개뿐이었다. VC가 투자한 기업들 가운데 지난해 매각된 214개의 평균 매각 가격은 1,900만 달러였다.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 출범에 평균 1,6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짭짤한 재미를 본 셈이다. 노련한 VC들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시장을 꿰뚫어 보는 눈이 있을 뿐 아니라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에 탈출구를 찾아내곤 한다. 베서머 벤처 파트너스에서 근무한 바 있는 롭 소니는 지난해 오큘라를 텔렙스에, 파이러스를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에 각각 매각했다. 이는 보기 드문 성과로 총 매각대금은 1억7,500만 달러였다. 스토리지 솔루션 업체인 파이러스는 각기 다른 장비로부터 일정 데이터 용량을 끌어들여 하나의 스토리지 풀까지 형성한다. 파이러스의 기술은 저비용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선의 바람과 맞아 떨어졌다. 소니는 투자금 1,000만 달러의 세 배를 거둬들였다. 4년 전 돌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공동 창업자 데이비드 차오는 보안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리코스에 100만 달러를 투자했다. 2000년 말 리코스는 더 많은 자금을 필요로 했다. 당시 외부 투자자들은 리코스의 가치를 깎으려 들었지만 차오는 깎지 말고 1,000만 달러만 더 투자하라고 촉구했다. 2002년 1월 투자는 마무리됐다. 그로부터 6개월 뒤 리코스는 현금 1억3,500만 달러에 시만텍으로 넘어갔다. 실리콘밸리가 불경기로 허덕이는 상황에서 날린 공전의 히트였던 셈이다. 테크놀러지 부문 미 벤처투자자 ‘톱 50’ 1. 비노드 코슬라 VC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앤드 바이어스. 48세. 투자자들이 코슬라의 말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귀 기울이는 이유가 있다. 테크놀러지 부문이 침체돼 있을 때도 승승장구했기 때문. 1000만 달러도 너무 많다며 적은 초기 투자로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인도의 영웅인 그는 실리콘밸리의 유명 인사들을 많이 배출한 인도공과대학 출신. 인도 각 지방을 네트워크로 연결, 인도 경제 활성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2002년 시냅틱스를 상장. 투자 성공 기업: 세렌트, 주니퍼. 최근 투자 기업: 코비오, 인피네라. 2. 프로모드 헤이크 VC 노웨스트 벤처 파트너스. 54세. 통신 및 기업 소프트웨어 선호. 신규 투자 시점은 기업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외국에서 기술개발에 나설 때라고. 세렌트 이사 출신. 지난해 10월 RF 마이크로 디바이시스에 리소넥스트 매각. 3. L. 존 도어 VC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앤드 바이어스. 51세. 인텔 영업사원 출신으로 현재 실리콘밸리의 조니 애플시드 소속. 아마존, 핸드스프링, 구글, 굿 테크놀로지의 이사. 투자 실패 기업: 익사이트앳홈, 웹MD, 홈스토어닷컴. 4.로렌스 선시니 변호사 윌슨 선시니 굿리치 앤드 로사티. 61세. 하이테크 관련 소송의 1인자. 픽사와 시게이트가 주요 기업고객. 협상으로 넷스케이프를 AOL에 매각. 회사자금으로 주니퍼, 넷플릭스, 커머스원 인수에 나서기도. 5. 텐치 콕스 VC 수터 힐 벤처스. 45세. 알테온 웹시스템스와 앳모바일닷컴 매각. 올해 어밴트 매각으로 다시 각광. 네트워킹 스위치, 디지털 선물 카드, 건강과학 부문에 관심. 상장기업 매매 저울질. 6. 롭 소니 VC 지난 1월 보스턴 소재 베서머 벤처 파트너스 퇴사. 34세. VC로서는 늦은 1997년 출발했지만 빠르게 성장. 지난해 최대 히트작인 오큘라와 파이러스 매각으로 호평. 알티가, 캐슬 네트워크스, 파워텔도 처리. 7. 데이비드 스트롬 VC 그레일록. 54세. 소프트웨어 전문 베테랑 VC로 포르테(선 마이크로시스템스가 인수)와 키바(넷스케이프에서 인수) 투자에 성공. 더블클릭과 레가토의 이사. 8. 에이브램 밀러 앤젤투자자 에이브램 밀러. 57세. 지금은 사라진 키부와 페츠닷컴의 고문 역임. 인텔의 사업개발 책임자로 재직시 앳홈, 코배드, CMGI에 투자했다 파산 직전 간신히 빠져나옴. 9. 제프리 양 VC 레드포인트 벤처스. 42세. 레드포인트 창업 파트너. 관심 기업: 티보, 라이브플래닛 등 첨단 디지털 미디어 기업. 비관심 기업: 익사이트, 애스크지브스. 주요 매수 기업: 애자일 네트워크스, 크레센도, 넷코어 시스템스. 10. 피터 모리스 VC 뉴 엔터프라이즈 어소시에이츠. 46세. 35억 달러에 알테온을 노텔로 넘기면서 입지 확보. 광대역 사업 전망에 대해 확신하며 시스코를 적대시. 보건의료 부문에 분산 투자. 11. 제임스 박스데일 VC 제너럴 애틀랜틱 파트너스. 60세. 페덱스, 넷스케이프 등 신겚?경제를 넘나듦. 2001년 하반기 닷컴 위기 당시 자신의 VC 회사를 닫고 지난해 제너럴 애틀랜틱 파트너스로 옮김. · 12. 제임스 웨이 VC 월드뷰 테크놀로지 파트너스. 35세. IBM의 코딩 전문가 출신. 투자대상 업체들이 아시아에서 제조업 및 기술 제휴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움. 월드뷰 공동 창업자. 사이래스, 엔비디아, 트리톤 등 칩 ·통신업체 선호. 13. 조지 스틸 2세 VC 노웨스트 벤처 파트너스. 44세. 피플소프트에 투자한 단 한 사람의 벤처 투자자. 과거 급성장세를 보인 코리오, 시비욘드, 네트로에도 투자. 14. 토드 대그리스 VC 배터리 벤처스. 43세. 올해 토드 대그리스에서 몇몇 파트너가 해고됐지만 그는 여전히 건재. 발빠르게 매수한 기업: Q테라, 레드스톤, 리버델타. 15. 크리스토퍼 셰피 VC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 38세. 라이트스피드 창업 파트너로 앞서 와이스 페크 앤드 그리어에서 근무. 라이트로직, 라이트스피드 인터내셔널, 라이트웨이브 마이크로시스템스, 브로케이드, 테라이온, 시에나 매매를 성사시킴. 16. 로버트 케이글 VC 벤치마크 캐피털. 47세. 초기 e베이에 투자. 아리바, E론, 시놉시스, 그리고 일반 소매업체 잠바 주스에도 투자. 17. 데이비드 앤더슨 VC 수터 힐 벤처스. 59세. 많은 닷컴 기업이 탄생하기 전인 1971년 수터 힐에서 벤처투자 시작. 팜 매각으로 명성. 퀀텀, 리니어 테크놀로지에도 투자. 18. 윌리엄 사보이 VC 벌컨 벤처스. 38세. 폴 앨런의 운영. 초기 광대역 통신에 많이 투자. 주변에선 너무 이르지 않느냐는 우려도. 투자 기업: 차터 커뮤니케이션스, 메트리컴, 웹TV, 티켓마스터. 19. 제임스 W. 브라이어 VC 액셀 파트너스. 41세. 하이페리온에 대한 투자는 성공했지만 레드백, 파운드리 네트워크스, 라이트스팬 등 상장기업 거래는 대부분 부진. 월마트닷컴을 10억 달러에 월마트로 넘긴 것은 성공작. 20. 로저 에번스 VC 그레일록. 57세. 기업가 출신으로 통신 부문에서 진가 발휘. 어센드(루슨트가 인수), 알곤(지멘스에서 인수), 저콤(인텔에서 인수) 매매에서 성공. 실패작: 노스포인트 커뮤니케이션스. 21. 토머스 H. 브레트 VC 멘로 벤처스. 62세. 시놉틱스 커뮤니케이션스 등에 시의적절히 투자한 휴렛패커드의 엔지니어 출신. 시놉틱스를 인수한 노텔은 최근 일이 잘 안 풀리고 있다. 22. 데이비드 스프렝 VC 크레센도 벤처스. 41세. 스프렝이 초기 보여준 실력을 다시 발휘할 수 있기를…. 코사인, 오프링크, 터트 시스템스도 한때는 그럴 듯하게 보였다. 23. 게리 리셸 VC 모비우스 벤처 캐피털. 46세. 소프트뱅크에서 분사. 지오시티스, 퓨마 테크놀로지, UT스타컴에 투자. 조자, 어번 미디어 투자는 실패. 2003년은 폭락의 해가 될 것이라고. 24. 로버트 대볼리 VC 시그마 파트너스. 54세. 과거 히트작 ICG, ISS 그룹, 비녜트, 웹메서즈에 투자한 베테랑 테크놀로지 전문 투자자. 현재 ISS말고 모두 손실 기록. 25. 앤서니 선 VC 벤록 어소시에이츠. 50세. 지금은 VC가 스스로 거듭나야 할 때라고. 그런 생각으로 라이테라, 스트라타컴, 램프 네트워크스도 거듭나게 만듦. 통신, 보안 소프트웨어, 의료 장비 부문에 전망이 있다고. 26. 키스 기슬린 VC 스프라우트 그룹. 49세. CSFB의 벤처 자회사 스프라우트에 18년 전 입사. 360네트워크스 거래 첫날 실적으로 미다스 순위에 오름. 27. 모턴 메이어슨 VC 2M 컴퍼니스. 64세. EDS의 사장, 페롯 시스템스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과거 인기 높았던 랜트, 사이언트, 텔리전트에 투자. 28. 폴 J. 페리 VC 매트릭스 파트너스. 64세. 30년 간 투자업에 종사. 미 매사추세츠주(州) 보스턴에 매트릭스 설립. 소너스, 시커모어, 테너의 이사도 겸임. 29. 세스 니먼 VC 크로스포인트 벤처 파트너스. 48세. 크로스포인트는 투자자들에게 신규 투자자금 10억 달러를 반환한 최초 기업들 가운데 하나. 투자는 나머지 자금으로. 30. 에드워드 앤더슨 VC 노스 브리지 벤처 파트너스. 53세. 보스턴 출신의 자제력이 강한 VC로 시커모어, 소너스, 애로포인트, 캐디아에 투자. 31. 앤드루 래츨레프 VC 벤치마크 캐피털. 44세. C포트, 샤스타, 에피그램 매각. 유망 투자 분야로 와이파이(Wi-Fi)를 꼽지만 테크놀로지의 ‘파도’는 비켜가고 싶다고. 32. 마이클 모리츠 VC 세쿼이어 캐피털. 48세. 언론인에서 투자자로 변신. 주로 전자상거래 분야에 투자. 야후와 페이팔에서는 짭짤한 재미를 봤지만 웹밴, 플래닛RX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33. 딕슨 돌 VC 돌 캐피털 매니지먼트. 60세. 1996년 돌 캐피털 매니지먼트 설립. 유한책임 파트너(LP)들은 지금까지 이어진 성과에 만족. 인터냅, 앳모션, 어바웃닷컴, 파운드리 네트워크스에 투자. 34. 케빈 콤프턴 VC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앤드 바이어스. 44세. 수익은 많이 내지만 경력은 많지 않다. ONI 시스템스의 IPO를 단행한 뒤 시에나에 매각, LP들에게 3억8000만 달러 분배. 시트릭스 시스템스, 액티브 소프트웨어, 코세어에 자문과 자금 제공. 브로드밴드 오피스 때문에 고배를 들기도. 새너이저 샤크스 공동 소유. 35. 로저 맥너미 VC 실버 레이크 파트너스. 46세. VC들에게 차입매수(LBO) 건을 소개하는 기업 운명. 금융공학보다 기술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하다고. 가트너의 영업 방향전환에 참여. 올해 시게이트 IPO를 단행하고 데이텍은 매각. 36. 대니얼 노바 VC 하일랜드 캐피털 파트너스. 41세. 미 동부 연안 출신이지만 닷컴 출범에 나몰라라할만큼 보수적인 인물은 아니다. 애스크지브스, e토이스, 맵퀘스트, 라이코스에 투자. 37. 로버트 건더슨 2세 변호사 건더슨 데트머. 51세. 아리바, 비녜트처럼 한때 잘 나갔던 기업들이 주고객. 38. 제프리 크리스찬 헤드헌터 크리스찬 앤드 팀버스. 47세. 미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를 근거지로 활동하면서 헤드헌팅에 관한 책도 저술. 휴렛패커드의 CEO 교체 등 여러 차례 성공. 앳홈, 헬시온의 경우 실패. 39. 제이 호그 VC 테크놀로지 크로스오버 벤처스. 44세. 투자업계에 뛰어든 시기는 늦은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지난해 앨티리스와 넷플릭스의 IPO에 한몫. 익스피디아 PIPE에서는 성공을 거뒀지만 파이어폰드, i빌리지, 홈스토어닷컴에서는 실패. 40. 윌리엄 영거 VC 수터 힐 벤처스. 53세. 초기 셀레리텍, COR 세러퓨틱스, 포르테, 오아시스 헬스케어에 거금 투자. 41. 피에르 레이먼드 VC 세쿼이어 캐피털. 72세. 페어차일드로 고전. 지난해 플럼트리 소프트웨어 IPO 단행. 42. 티모시 배로스 VC 매트릭스 파트너스. 45세. 통신주 급락 이후 시커모어 네트워크스 같은 걸음마 단계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별로 탐탁치 않게 여겨짐. 43. 앤드루 버핼런 VC 매트릭스 파트너스. 46세. 통신주가 절정일 때 제때 투자. 폰닷컴(지금의 오픈웨이브), 알테온에 대한 투자가 가장 성공적. 44. 마크 스티븐스 VC 세쿼이어 캐피털. 42세. 엔비디아, 애스펙트 디벨로프먼트, 테라이온에서는 그렇고 그런 실적을 거뒀지만 픽셀워크스에서 대박. 가정용 무선 네트워킹 분야에 관심. 45. 케네스 J. 버니그 헤드헌터 디바인 앤드 버니그에서 임원 헤드헌팅 담당. 59세.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기업에 임원들 소개. 그 덕에 브로케이드, 인터우븐 등은 용케 살아남을 수 있었다. 46. 데이비드 F. 마쿼트 VC 오거스트 캐피털. 54세. 마이크로소프트,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시게이트 초기 시절 그들 기업의 열렬한 팬이자 이사. 몽상가 기질이 다분. 47. 마이클 메이플스 앤젤투자자 60세. 마이크로소프트 사장 역임. 현재 미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자신의 목장에서 한가로이 사냥. J. D. 에드워즈, 넷IQ, 렉스마크에 자문. 48. 더글러스 리온 VC 세쿼이어 캐피털. 45세. 인터내셔널 네트워크 서비시스를 수십억 달러에 매각, VA 소프트웨어와 사이언트에서 비롯된 손실 만회. 49. 윌리엄 포드 VC 제너럴 애틀랜틱 파트너스. 41세. CEO 연봉을 둘러싼 소동 이후 임금조정위원회의 대개혁 와중에도 살아남은 e트레이드의 이사 출신. 50. 프랭크 본설 VC 뉴 엔터프라이즈 어소시에이츠. 65세. 1978년 NEA 공동 설립. 과거 코비스, 시냅틱 제약 등에 투자. 현재는 코디온, 야포 네트워크스에 투자중.

2003.07.2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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