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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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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80% 할인”…무신사, ‘무진장 24 겨울 블랙프라이데이’ 시작

유통

무신사가 연중 최대 규모 할인 행사 ‘무진장 24 겨울 블랙프라이데이(이하 무진장 겨울 블프)’를 오는 24일부터 시작한다. 무진장은 지난 2022년부터 매년 여름과 겨울 시즌 연 2회 진행되는 무신사의 시그니처 세일 행사다. 연중 가장 많은 참여 브랜드와 최대 혜택을 선보여 패션 업계 대표적인 할인 행사로 자리매김했다.올해 3주년을 맞은 이번 무진장 겨울 블프는 총 4000여 개 입점 브랜드와 함께 약 40만 개의 상품을 최대 80% 할인가에 선보인다. 3천여 브랜드가 참여한 지난해 겨울 블프 행사보다 규모가 더욱 확대됐다.△시그니처 특가 △타임 특가 △하루 특가 △카테고리 데이 등 테마별로 매일 새로운 특가 상품을 제안한다. 시그니처 특가는 시즌과 관계없이 고객들이 많이 찾는 캐리오버 상품과 인기 상품으로 구성한 기획 패키지 등을 초특가에 선보이는 세일이다. 0시(자정), 10시, 15시, 19시 등 시간대별로 공개되는 타임특가는 파격적인 할인 상품을 한정 수량 판매한다.할인 혜택과 더불어 3주년을 기념하는 고객 이벤트도 마련했다. 매일 자정마다 선착순 5만 명에게 10만원 이상 구매시 7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장바구니 쿠폰을 증정한다. 또한 300억원, 600억원, 900억원 등 총 11회차에 걸쳐 구간별 목표 판매액을 달성할 때마다 선착순 3000명에게 30% 할인 쿠폰을 증정한다.무진장 3주년을 기념해 특별 편성된 라이브 커머스 ‘무진장 라이브’는 역대급 브랜드 라인업을 선보인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살로몬을 비롯하여, 올해 무신사 고객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락피쉬웨더웨어 △디스이즈네버댓 △마뗑킴 △스탠드오일 등 총 24개 브랜드의 무진장 라이브가 예정됐다. 이번 무진장 라이브를 통해 신규 입점하는 라이징 브랜드 ‘카키포인트’의 방송은 이지수 브랜드 디렉터가 함께해 주목할 만하다.행사 시작에 앞서 오늘(22일) 저녁 7시부터 24일 저녁 7시까지 무진장 24 겨울 블프 티징 이벤트를 진행한다. 티징 이벤트에는 무진장 기간 사용할 수 있는 최대 90% 할인 쿠폰을 랜덤으로 증정한다.무신사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공간에서도 무진장 혜택을 먼저 만날 수 있다. 먼저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무신사 스퀘어 성수 4’에서 ‘무진장 아울렛 팝업 IN 성수’ 팝업을 진행한다. 팝업에는 엘무드, 코드그라피, 슬로우애시드 등 28개 패션 브랜드가 참여해 총 1만5000여 개 상품을 최대 85% 할인된 가격으로 제안한다. 무진장 아울렛 팝업은 이달 22일부터 24일,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사흘씩 2회차에 걸쳐 진행된다.무신사 오프라인 스토어에서는 무진장 특별 팝업을 선보인다. △노스페이스(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 △인사일런스(무신사 스토어 홍대) △스니커즈 기획전(무신사 스토어 대구) 팝업을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 발매 당시 품절을 기록할만큼 높은 반응을 얻은 아식스 ‘젤-카야노 14 무신사 에디션’ 재발매, 숍인숍 브랜드별 사은품 이벤트 등을 선보인다.또한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22일부터 내달 4일까지 250여 가지 이상의 상품을 최대 80% 할인가에 판매한다. 무신사 앱 회원 인증 시 구매 금액대별로 최대 12%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6가지 인기 상품으로 구성된 20만원 상당의 ‘무진장 슈퍼박스’를 4만9900원에 판매한다

2024.11.22 09:15

3분 소요
“2030 러닝족 급증”…달리기 열풍에 운동화 판매 ‘불티’

유통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 10년 차 직장인 이모씨는 올해 여름부터 달리기(러닝)를 하고 있다. 이씨는 러닝을 통해 건강한 삶을 누리는 것은 물론 러닝 크루에 가입해 친목 활동도 할 수 있다며 흡족해했다. 이씨는 “이제 날도 선선해져서 집 근처 공원에 나가 뛰기 좋다”며 “공원에 뛰는 사람이 많아 러닝 열풍이 부는 걸 체감한다”고 말했다. 이씨와 같이 달리기를 즐기는 ‘러닝족’이 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러닝은 골프, 테니스 등이 유행한 것처럼 최근 새로운 운동 트렌드로 자리 잡은 분위기다. 이로 인해 관련 의류나 용품 매장은 늘어나는 소비자들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러닝화 판매량 ‘쑥’러닝족 덕분에 미소짓는 곳은 신발 제조사들이다. 시장 조사 기관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국내 운동화시장 규모는 2021년 2조7761억원, 2022년 3조1289억원, 2023년 3조415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성장률은 더 가팔라져 연간 기준 4조원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패션업계에서는 이 중 러닝화 비중이 1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러닝화의 인기는 패션업계의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패션플랫폼 무신사는 지난 7월부터 최근 3개월간 러닝화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그재그 또한 최근 한달(9월 23일~10월 6일) 2주간 러닝화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52%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9월 러닝화가 포함된 ‘스포츠 슈즈’ 장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5% 대폭 성장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20%, 현대백화점 76% 등으로 스포츠 슈즈 매출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3사는 러닝족 잡기에 분주하다. 스포츠 패션 트렌드가 골프, 테니스에서 러닝으로 넘어갔다는 판단에서다. 러닝에 특화된 운동 패션 브랜드 매장을 잇달아 리뉴얼 및 확장하고 러닝복과 러닝화 등을 다양하게 선보이는 기획전을 마련해 소비자의 발길을 유인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선현우 패션담당은 “올해 러닝 의류와 슈즈를 중심으로 스포츠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인기 상품은 물론 체험·경험적 요소를 채운 매장을 계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달라진 러닝화 트렌드러닝복과 러닝 용품을 일상복에 매치하는 ‘러닝코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단순히 운동복을 넘어 전문화된 러닝웨어과 러닝기어를 패션 아이템으로 소화해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어 ‘러닝코어룩’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스포츠 브랜드들의 인기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편한 아웃도어 패션이 일상복으로 유행한 데다 러닝족이 늘어나면서 스포츠 브랜드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스포츠웨어 브랜드 중 전통 강자였던 나이키와 아디다스뿐만 아니라 뉴발란스, 아식스, 호카, 온 등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운동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기능성뿐만 아니라 브랜드만의 고유한 디자인을 앞세워 러닝족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패션을 강조한 ‘뉴발란스’, ‘아식스’가 국내 러닝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랜드월드에서 전개하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의 러닝화 상품군 매출은 지난해 기준 출시 연도 대비 약 60배 상승했다. 올해 1월~9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뉴발란스는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고, 러닝화 상품군은 2배 이상 성장했다. 일본 브랜드 아식스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3% 늘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6% 증가했다.신진 브랜드 성장도 눈에 띈다. 스위스 스포츠웨어 브랜드 ‘온’(On)은 전 세계적인 러닝 붐에 힘입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9% 증가한 5억6000만 달러(한화 7728억 원)를 기록했다.글로벌 러닝 전문 브랜드 ‘호카’(HOKA)를 공식 수입·판매하는 조이웍스의 지난해 매출은 433억원으로 전년 대비 74.1% 성장했다. 호카는 올해에만 김포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롯데몰 수원 등 두 곳에 점포를 냈다.패션업계 관계자는 “러닝은 고가의 장비나 수강료가 필요한 골프, 테니스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해 인기”라며 “러닝을 취미로 삼는 고객들이 늘면서 러닝화 시장 또한 세분화돼 제품이 다양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2024.10.16 16:16

3분 소요
‘Z세대 소통’에 진심인 LG전자, 이번엔 ‘런닝’ 주목

산업 일반

LG전자가 Z세대(199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와의 소통 범위를 넓히고 있다.23일 LG전자에 따르면 고객 경험 공간 ‘그라운드220’이 최근 ‘업그레이드 위크’(Upgrade Week) 테마로 ‘달리기’를 선정해 새롭게 단장됐다. Z세대 사이에서 주목받는 ‘러닝’(Running)을 접목한 다양한 체험 행사를 선보여 ‘젊은 세대’(YG·Young Generation) 고객과 더 가깝게 소통한다는 취지다. LG전자는 이 공간을 통해 ‘나만의 방식으로 달리며 더욱 성장하는 나를 발견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그라운드220은 지난해 말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에 문을 연 공간이다. LG전자 제품을 체험하고 제품과 연계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회사는 주기적으로 새로운 테마에 맞춰 공간 콘셉트와 체험 행사를 바꾸며 다양한 일상을 제안하는 식으로 이 공간을 활용 중이다.LG전자는 이번 그라운드220 업그레이드 위크 테마로 달리기를 선정했다. 아식스(ASICS)·디랙스(DRAX) 등 스포츠 브랜드와 협업해 방문객의 발을 분석하고 올바른 러닝 방법을 알려주는 식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각자의 러닝 아이템 커스터마이징 제작도 체험 가능하다.LG전자는 그라운드220 밖에서의 활동도 지원한다. 초보 러너들을 위한 원데이 러닝 클래스와 고강도 마라톤 훈련이 포함된 러닝 크루를 운영 중이다. 유명 러닝 인플루언서 및 스포츠 브랜드들과 협업한 오프라인 러닝 행사를 개최하며 Z세대 고객들과의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달리기’ 외에도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두뇌 게임을 좋아하는 고객들을 위한 콘솔 및 터치 게임 프로그램 ‘브레인 러너’ ▲손이 빠른 고객들을 위한 타이핑 게임 프로그램 ‘핑거 러너’ 등 달리기와 친숙해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그라운드220에선 그간 ▲일상의 충전을 돕고 힐링 시켜주는 ‘마인드피스 위크’(Mindpeace Week) ▲다양한 AI 툴을 활용해 글쓰기·작곡 등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크리에이티브 위크’(Creative Week) 등 테마별로 재즈 페스타·DJ 파티·토크 콘서트를 비롯한 여러 체험 이벤트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LG전자 측은 “미래 고객인 YG를 이해하고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창구에서 2030 고객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홈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 ‘라이프집’(Lifezip)이 대표적이다.라이프집은 지난 8월 29일 기준 공식 홈페이지 회원 수 26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5월 1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올해 1월 회원 수가 약 5만 명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4배 이상 증가를 이룬 셈이다.20대 회원들의 성장세가 특히 뚜렷하다. 총 26만 회원 중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6%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월평균 증가율은 약 27%로, 10대부터 50대까지 전체 연령대 중 가장 가파르다. 전체 회원의 월평균 증가율(약 21%)과 비교해도 훨씬 높다. LG전자의 ‘YG와의 소통 노력’이 성과로 나타난 셈이다.회사 측은 “YG 고객들의 관심사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공감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며 “라이프집은 ‘우리는 집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지’라는 메시지 아래, 집에서 경험하는 활동의 범위를 요리·디저트·뷰티 등 일상적인 것에서 나아가 홈캠핑·가드닝·아트·인테리어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LG전자는 라이프집 외에도 ▲재미 ▲그로로 ▲스탠바이미 등 총 8개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 중이다. 지난 6월 총회원 수 50만명을 돌파했다. LG전자는 또 2021년부터 Z세대로 구성된 ‘LG크루’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6명에서 올해 20명으로 규모를 늘렸음에도 경쟁률은 작년 20:1에서 올해 27대 1로 높아졌다. LG크루 20명이 다섯 개 팀으로 나눠 LG전자 CX센터 연구원과 함께 고객 커뮤니케이션·제품 및 서비스, 공간 등 다양한 영역의 고객 경험 발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YG의 주 소통 채널인 SNS를 활용한 마케팅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LG전자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3만명 이상 늘었다. Z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빠니보틀’, ‘잇섭’, ‘엔조이커플’ 등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한 콘텐츠들이 방문자들을 불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아이돌 그룹 엔믹스의 ‘K판 입덕투어’는 4회 만에 최대 조회수 83만회, 총조회수 200만회를 돌파했다. 아이코닉토크 역시 유명 유튜버 ‘충주맨’, ‘궤도’, 방송인 김동현 등이 잇달아 출연하며 3회 만에 총조회수 168만회를 기록했다.ESG 경영 활동에 Z세대의 시각을 더하고 미래 ESG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ESG 대학생 아카데미’도 10년째 지속하고 있다. 해마다 지원자가 늘어 올해는 경쟁률 22대 1을 기록했다. 앞으로 사회·경제적 주체가 될 미래 인재들이 몸담게 될 기업에서 지구와 환경을 위한 실질적인 활동을 미리 경험할 좋은 기회라는 인식이 퍼지면서다.LG전자는 올해 5월부터 알고리즘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긍정 콘텐츠를 확산하는 글로벌 캠페인 ‘소셜 미디어, 미소로 채우다’(Optimism your feed)를 전개하며 낙관적인 태도로 더 나은 삶을 경험하자는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지난 5월 유튜브·틱톡 등 SNS 채널에 공개된 이후 약 두 달 만인 7월 말 조회수 18억 뷰를 돌파하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중이다.

2024.09.23 15:08

4분 소요
‘세실리에 반센’ 국내 첫 상륙…신세계인터내셔날, 팝업스토어 오픈

유통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달 6일 서울 압구정 도산공원 인근에 덴마크 디자이너 브랜드 세실리에 반센(CECILIE BAHNSEN)의 국내 첫 공식 팝업스토어를 오픈한다고 5일 밝혔다. 도산 팝업 스토어는 8월 14일까지 한 달간 운영되며, 이어 8월 16일부터 10월 1일까지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분더샵 더 스테이지에서 2차 팝업 스토어를 운영할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체 디지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세실리에 반센은 동명의 디자이너가 2015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자신의 이름을 따 론칭한 럭셔리 브랜드다. 퍼프 소매와 깃털, 리본, 러플, 오간자 등을 활용한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디테일로 단숨에 이름을 떨쳤으며, 매 시즌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해 컬렉션을 발표하며 전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세실리에 반센은 여성들이 옷을 입었을 때 편안함을 느끼는 동시에 강하고 독립적인 여성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프랑스 패션의 전통과 스칸디나비아의 실용적인 디자인을 접목시켰으며, 낭만적인 무드에 볼륨감 있는 실루엣, 정교한 자수가 특징이다.지난해에는 스포츠 브랜드 아식스(ASICS)와 협업해 한정으로 출시한 스니커즈가 큰 화제를 모으며 전세계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이 제품은 아식스의 클래식 모델인 젤 카야노14에 세실리에 반센 특유의 플로럴 장식과 자수 디테일을 가미한 상품으로, 출시 직후 품절되며 리셀가가 정가의 5배 넘게 형성되기도 했다.이후 한정판 스니커즈를 구하지 못한 고객들 사이에서 아식스 젤 카야노 본품을 구입해 레이스와 꽃 장식, 진주 등으로 직접 꾸미는 현상이 시작됐고, 이에 전세계적으로 ‘신꾸(신발꾸미기)’ 신드롬이 불게 됐다.국내에 처음으로 오픈하는 세실리에 반센의 공식 팝업스토어에서는 아식스와의 세 번째 콜라보레이션 슈즈를 비롯해 브랜드의 프리폴(Pre-Fall) 컬렉션 제품들이 판매될 예정이다.세실리에 반센의 매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퍼프 소매 블라우스와 구조적인 실루엣의 페플럼 탑(허리 아랫부분이 퍼지는 주름 장식 상의), 국내외 유명 연예인들이 즐겨 입는 풍성한 벌룬 드레스를 다양한 스타일로 만나볼 수 있다. 간절기에 활용하기 좋은 코트와 재킷, 고품질의 스웨터, 데님, 슈즈 등의 액세서리도 함께 선보인다.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세실리에 반센 X 아식스 젤 퀀텀 360 8’은 두 차례에 걸쳐 드롭 형식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디자이너의 여성적인 미학을 적용한 독특한 샌들 형태로 선보이며, 벨크로와 스트랩, 꽃 장식, 투 톤 메쉬 소재가 포인트다. 전세계 어디에서도 만나볼 수 없는 국내 팝업스토어만을 위한 한정판 색상의 제품도 특별 출시된다.세실리에 반센 팝업스토어를 방문해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디자이너의 상징적인 소재인 오간자 원단으로 특별 제작된 한정판 패브릭백을 증정할 계획이다.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이번 팝업스토어는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예술적 가치와 브랜드의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국내 첫 공간으로 꾸몄다”면서 “매장 운영 기간 동안 다양한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국내 소비자들과 접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4.07.0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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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 아닌 ‘송태섭’…슬램덩크에 숨겨진 마케팅 비밀 [허태윤 브랜드 스토리]

전문가 칼럼

애니메이션 왕국 일본이 ‘더퍼스트 슬램덩크’로 오랜만에 자존심을 세웠다. 일본을 비롯해 한국, 아시아 전역이 26년 만에 ‘슬램덩크’ 신드롬에 빠졌다.1990년대 초부터 7년간 일본의 만화잡지 ‘소년점프’에 연재돼 당시 일본은 물론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권 10대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던 만화 ‘슬램덩크’가 최근에는 애니메이션 극장판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개봉해 일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한국, 대만, 홍콩, 마카오 동아시아에 다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늦게 개봉한 중국에서도 흥행 성적이 심상치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이었던 ‘너의 이름은’의 매출을 이미 넘어섰고 관람객도 300만명을 넘어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최고 기록인 367만명을 갈아 치우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수입사는 이 기세를 몰아 오는 4월 관객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아이맥스(IMAX) 영화로도 개봉할 예정이다. 하나의 콘텐츠 소스로 다양한 분야에서 지적재산권(IP)을 이용한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는 원 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Use) 효과도 주목할만하다. 관련 굿즈를 판매하는 여의도 ‘더 현대’에 팝업스토어가 열리자, 덕후들이 몰려 때아닌 ‘오픈런’이 일어나기도 했다. 앞줄에 서기 위해 영하 17도의 밤에 인근에 노숙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후문도 있다.주요 소비층으로 성장한 옛 슬램덩크 마니아 이 영화의 성공에는 일본에서의 색다른 사전 마케팅 힘이 크다. 호기심과 기대감을 증폭시킨 세밀한 예고 영상 발표, 스포츠화 브랜드와의 협업이 상업적으로도 완벽하게 조화된 포스터로 공개되는 등 참고할 대목이 많다. 일본에서 이 영화가 마케팅을 시작한 것은 1년 전으로, 웹사이트를 만들어 티저 마케팅을 시작했다. 개봉 5개월 전인 7월 7일 7시에 포스터를 공개했다. 주인공 송태섭(원작명 미야기 료타)의 등번호 7번을 의미하는 날과 시간을 공개 날짜로 정했다. 이날 예고 영상을 발표하면서 스토리의 중심이 강백호(원작명 사쿠라기 하나미치)에서 송태섭으로 옮겨간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다. 이날 농구장 나무 플로어 소재 위에 주인공 5명 이미지가 공개됐는데, 공개한 방식도 특이했다. 스포츠화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포스터를 공개한 것이다. 포스터는 영화 속 농구화를 간접광고(PPL) 한 아식스, 컨버스, 나이키의 일본 시부야, 하라주쿠 플래그십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제한적으로 공개했다. 이때 한 매장에 하나의 캐릭터 포스터만을 설치해 모든 캐릭터를 보려면 모든 매장을 둘러보도록 기획했다. 일종의 게임 속 임무 수행 방식을 빌려 매장의 내장객을 늘리고, 관객들의 본편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이처럼 이번 영화의 성공은 철저히 계획된 마케팅 전략의 결과로 보인다. 90년대 일본은 물론 동아시아권 국가에 농구 붐을 일으켰던 연재만화 ‘슬램덩크’를 읽고 자란 세대들이 30~40대로 성장하자 이들의 구매력에 주목한 것이다. 당시 일본에서 이 만화책은 1억2000만권이 팔렸고, 한국에서도 1450만권이 팔렸다. 이런 현상은 중국, 대만, 홍콩 등 동아시아 전역으로 번졌다. 마치 포켓몬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라난 MZ세대들의 어린 시절 추억을 소환하고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포켓몬 빵에 열광하게 만들었던 마케팅 흐름과 이어진다. 미완성 이야기, 현대적 공감으로 채워 연재 중 절정에서 끝난 원작이 완결구조가 아니라 미완성이라는 점도 힘이 됐다. 심리학에서 ‘자이가르닉 효과’ 혹은 ‘미완성 효과’로 불리는 이러한 심리로 인해 영화의 개봉 소식과 함께 당시 팬들의 답답함과 기대감이 관객을 불러 모은 것이다. 거기에 현시대의 뛰어난 컴퓨터그래픽 기술이 더해지면서 옛 만화 슬램덩크의 추억을 간직한 30~40대뿐 아니라 20대, 심지어 10대 자녀들과 같이 보는 가족 애니메이션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만화의 원작자이자 이번 영화를 연출한 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은 105개의 에피소드로 만들어진 긴 원작 중 영상으로 만들어진 적이 없는 마지막 에피소드인 북산고와 산왕공고의 시합을 영화의 소재로 선택했다. 강백호, 서태웅 등 다른 주인공에 가려져 아무도 주목하지 못했던 북산고의 단신 포인트 가드 ‘미야기 료타(송태섭)’를 이야기의 중심에 세운다. 단신의 핸디캡과 원작에 나오지 않았던 슬픈 가족사를 가진 송태섭의 이야기는 기존의 독자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제공해 흥미를 자극하고, 원작의 긴 에피소드를 모르는 10~20대도 쉽게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는 또 다른 완결 구조의 서사를 제공한다. 90년대 영웅 서사는 강백호와 같은 완전한 강자가 그 중심에 있었지만 오늘의 영웅 서사는 신체적, 정신적 결점을 가진 주인공이 그 어려움을 이겨내는 언더독의 이야기가 훨씬 힘이 있다는 것을 감독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영화 하이라이트는 주인공 송태섭이 번번이 실패했던 산왕공고의 압박 프레스 수비를 뚫고 빠져나와 역전에 성공하는 장면이다. 죽은 형에 대한 그리움도 사실 농구를 통해 넘지 못한 형의 존재감에 대한 콤플렉스였다. 어쩌면 이 시대 청춘 모두는 각자가 마음 속에서 산왕전을 치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모두 앞에는 넘지 못하는 콤플렉스 장벽이 가로 놓여 있기도 하다. 이 영화의 미덕이자 가장 큰 성공의 비결은 바로 이 시대 청춘이 마음속에서 치르고 있는 산왕전에서 자신을 가로막고 있는 압박 수비와 콤플렉스를 뚫고 멋지게 슬램덩크를 성공시키는 꿈을 심어준 것이다.※필자는 칼럼니스트이자 한신대 IT 영상콘텐츠학과 교수. 광고회사와 공기업, 플랫폼과 스타트업 등에서 다양한 분야의 브랜딩과 마케팅을 경험했다. 금년 10월, 열리는 애드아시아 사무총장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2023.02.25 10:00

4분 소요
“달려보니 알겠더라”…‘현역 러너’가 만드는 ‘아식스다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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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순위, 겉모습 등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모두 부차적인 것에 불과하다. 나와 같은 러너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하나의 결승점을 내 다리로 확실히 완주해가는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중에서-) 본인을 작가이자 ‘러너(달리는 사람)’라고 정의한 무라카미 작가처럼 아식스코리아에서 마케팅부를 총괄하고 있는 김정 상무도 일 만큼이나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의 인생에서 ‘달리는 일’은 마케팅만큼이나 핵심적인 행위다. 틈나는 대로 러닝을 즐긴다는 그는 “장소와 시간에 대한 제약이 적으면서 스트레스와 고민을 잊게 하고, 뛰고 났을 때 해냈다는 성취감도 크다”는 것이 달리기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러너’인 그와 대표 러닝화 브랜드인 ‘아식스’의 만남은 어찌보면 운명이다. 그는 한 명의 고객이기도 하고 마케터다. 10년 넘게 아식스코리아의 마케팅팀을 이끌어 오면서 현재는 마케팅부 총괄 상무로 재임 중이다. 주업무는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포지셔닝 강화. 누구보다 고객의 입장에 서서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는 것 뿐 아니라 색다른 경험을 통해 고객의 마음을 파고드는 게 그가 가진 강점이다. 아식스 마케팅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카테고리를 통한 타겟팅을 명확하게 하는 거다. 아식스 안에 러닝 브랜드만 있는 게 아니라 러닝, CPS, 스포츠 등 카테고리가 나눠져 있는데 각 카테고리의 가치를 올리면서 고객들에게 로열티를 주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예를들면 러닝에선 아식스만의 기술력을 강화하고 CPS 부문에선 엠버서더 활동을 통해 테니스와 배구 등과 같은 종목들의 위상을 함께 올려주는 식이다.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어떤 것들이 있나.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라는 아식스의 창업철학이다. 핵심은 성능이 좋은 신발에 고객중심 서비스를 더하면서 그들이 운동하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운동을 통해 몸도 좋아지지만 무엇보다 정신이 건강해진다고 생각한다. 아식스를 잘 모르는 소비자들에게도 러닝, 운동의 매력을 전파하고 싶다. 마케팅 관점에서 아식스 제품의 뛰어난 경쟁력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혁신을 통한 기술력이다. 본사에 있는 스포츠공학 연구소는 1985년 설립돼 아식스의 모든 기술력이 집약된 곳이다. 이곳에서 선수들이 육상대회, 올림픽 등에 나갈 때 자신의 발에 맞게 선수화를 맞춘다. 선수들 관련 데이터가 40년 가까이 쭉 쌓여있다. 제품에 대한 개발과 소재 개발도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는 게 아식스만의 큰 차별점이다. 기억에 남는 마케팅 성공 사례와 소비자 반응이 있다면. 지난해 1차로 진행하고 최근 2차 콜라보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앤더슨벨과의 만남이다. 아식스가 타 브랜드와 협업을 한다는 것 자체도 신선했는데 더현대서울에 1000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인 것을 보고 모두가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아식스가 이런것도 해?”라는 반응이 많았는데 모르는 것을 알게되는 것이 새 고객들을 얻는 원동력인 것 같다. 3차는 10월에 계획하고 있다. 김설아 기자 seolah@edaily.co.kr

2022.06.18 18:00

2분 소요
‘13만9000원→100만원’ 앤더슨벨 2차도 완판…‘아식스’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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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28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서울의 ‘앤더슨벨 팝업스토어’. 전날 오후부터 10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면서 오픈런 대란을 일으켰다. 아식스와 하이컨템포러리 브랜드 앤더슨벨의 두 번째 협업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3월 첫 협업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던 1차에 이어 이날 열린 2차 한정판매도 순식간에 완판됐다. 대리구매 업자·단순 리셀러들을 거르기 위해 ‘앤더슨벨 제품 착용’이라는 드레스코드 조건을 달았음에도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하루 전날 열린 온라인 라플 응모에는 무려 12만명이 몰려들었다. 현재 1차 협업 상품인 ‘젤1090 스니커즈’의 리셀 플랫폼 가격은 100만원대. 발매가 13만9000원의 약 10배 가격으로 치솟았다. 아식스가 ‘핫’해지고 있다. 한때 기능성에만 집중한 특정 분야의 전문가, 혹은 트렌드에 민감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신는 브랜드로 여겨졌다면 최근 이미지는 180도 달라졌다는 평가다. 기존 소비층을 넘어 운동화를 패션 아이템으로 구매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0년대생)에게도 인기를 얻는 이른바 ‘잇 아이템’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 기리보이, 키르시와 협업…브랜드 가치에 디자인 접목 업계에 따르면 아식스는 최근 유명 디자이너와의 협업, 한정판 마케팅 등을 통해 MZ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독특한 점은 아식스가 수십 년간 이어온 브랜드 역사와 가치를 함께 유지하면서 새롭고 트렌디한 미적 감각과 발전된 기술력을 접목했다는 것이다. 변화의 초석은 2년 전부터 시작됐다. 2020년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키코 코스타디노브를 스포츠 스타일 부문의 디렉터로 영입하면서다. 이후 유명 스트리트 브랜드 대가 ‘어웨이크 뉴욕’ 디자이너인 안젤로 바크와 협업을 진행하는 등 패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기 위한 노력이 잇따랐다. 국내 힙합 또는 스트리트 패션 레이블과 협업하면서 소비자와의 접점 포인트를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힙합 아티스트 기리보이와 협업해 ‘젤-1130’ 신제품 캠페인을 진행하고 패션 브랜드 키르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베스트셀링 트레일 런닝화 젤-벤쳐를 내놓기도 했다. 젤-벤쳐는 출시 3일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 ‘디지털‧개인화‧지속가능성’…3개 테마와 만드는 미래 아식스의 이 같은 변화는 2020년 선포한 비전 2030과도 깊은 연관성이 있다. 당시 아식스는 ▲디지털 ▲개인화 ▲지속가능성이라는 세 개 테마를 모든 사업 영역에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진화하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개인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디지털 중심의 체질 개선은 그 첫 번째다. 아식스는 세계적인 변화 흐름에 발맞춰 변화를 이끌 타깃층으로 ‘모바일’과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에 주목했다. 온라인에서의 경험이 중요한 이들과의 만남 창구를 확대하기 위해 온라인과 모바일 커머스 문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일환으로 자사 공식 웹사이트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것은 물론 회원 등급별 혜택, 포인트 제도, 세일 쿠폰 등 국내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 맞춰 멤버십 프로그램 강화에 나섰다. 판매 채널 역시 젊은 층을 겨냥했다. MZ세대가 즐겨 찾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국내 편집숍 ‘슬로우스테디클럽’ 등에 입점하면서 MZ세대와의 접근성을 개선했다. 그 결과 회계연도 기준 2020년 5%에 불과했던 이커머스 판매 비율이 2021년 12%로 2.4배 증가했다. 지속가능성은 아식스가 만들어갈 중요한 미래 자산이다. 패션 산업의 글로벌 협약체인 ‘패션 팩트’에 동참 중인 아식스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위해 2030년까지 자사와 공급망 전체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3%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제품의 제조 과정에서 새로운 소재 활용을 줄이는 순환 구조를 통해서다. 또한 2030년까지 전 의류와 신발에 100% 재활용이 가능한 폴리에스테르 사용과 전반적인 사업 시설에 재생 전기 사용 등 다양한 친환경 프로젝트를 실행할 예정이다. 아식스 관계자는 “스포츠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노력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써 제공할 수 있는 소비자 경험과 사회 기여도를 넓혀가면서 브랜드 가치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아식스코리아는 이 같은 전략을 이어나가 소비자에게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가고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seolah@edaily.co.kr

2022.06.18 13:00

3분 소요
‘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도 신었다…DNA부터 다른 ‘아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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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마라토너’로 알려진 에티오피아의 아베베 비킬라 선수. 그리고 한국이 배출한 ‘마라톤 영웅’ 이자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황영조, 이봉주 선수. 세계적인 러너인 이들에겐 공통점이 하나 있다. 경기 도중 착용한 신발 브랜드가 모두 같다는 것. 바로 ‘러닝화 부문’에서 독보적 위치를 자랑하고 있는 아식스다. 아식스는 뉴욕 마라톤 참가자의 30%가 착용할 정도로 러너들이 사랑하는 브랜드다. 최근엔 20~30대를 중심으로 ‘러닝 크루’(달리기 팀) 문화가 확산하면서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유수의 신발 브랜드에서 너도나도 ‘러닝화’를 내놓았지만 소위 좀 뛴다 하는 러너들에게 ‘러닝화=아식스’를 마치 불문율과도 같은 공식으로 여겼기 때문. 이유는 간단하다. 70년 넘도록 이어져 온 아식스만의 기술력, 그리고 진심을 담아낸 마케팅이다. ━ 뼛속 깊은 ‘기술 개발’ 본성…러닝 크루들의 선택으로 아식스의 출발은 1949년 2차 세계대전 이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니츠카 기하치로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뛰어놀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신발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시작은 본인의 이름을 딴 ‘오니츠카 타이거’라는 브랜드였다. 이후 1977년 GTO, 제랭크와의 합병을 통해 아식스로 브랜드명을 바꾸면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초석을 다졌다. 아식스는 건강에 집중한 브랜드 철학을 사명에 그대로 담아낸 이름이다. 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육체에서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Anima Sana in Corpore Sano’의 앞글자에서 따왔다. 이름처럼 전 세계적으로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라이프 스타일을 촉진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식스의 목표다. 이를 위해 고집스럽게 지켜온 것은 ‘기술력’이다. 아식스는 설립 당시부터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기술 도입을 위한 꾸준한 투자를 이어왔다. 1977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기술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부서를 만들었다. 1985년에는 아식스 스포츠 과학 연구소를 설립해 운동과 행동에 대한 분석과 새로운 소재 개발을 이어가면서 혁신을 이끌고 있다. 아식스만의 기술력이 녹아든 제품들은 해를 거듭하면서 발전을 이뤄왔다. 지난해 4월 출시된 ‘메타스피드’는 그중에서도 가장 최신 기술이 집약된 시그니처 제품이다. 이 제품은 스포츠 브랜드 최초로 엘리트 선수들이 구사하는 주법에 맞춰 러너들이 최상의 기록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등 세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탄생됐다. 실제 아식스 스포츠 공학 연구소의 초기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메타스피드 기술은 러너가 마라톤 완주까지 딛는 걸음 수를 1.2%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프로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기술력을 보다 넓은 소비자층으로 확대하면서 최적화된 제품 구매를 돕고 있다는 평가다. ━ “일반 러너부터 선수단까지”…진심은 통한다 아식스의 또 다른 노력은 진심 마케팅이다. 브랜드 가치인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원하기 위해 러닝 브랜드로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러닝 클래스’와 행사들을 진행해오고 있다. 대표적인 클래스로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료 러닝 프로그램 ‘아식스 러닝 클럽’이 있다. 이 클래스의 차별점은 코치진이 국가대표 육상선수로 구성된 전문적인 클래스라는 것. 전문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일반 러너들에게 선보이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러닝 클래스 외에도 마라톤 대회를 앞둔 참가자들이 훈련을 통해 목표 기록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키야노 아카데미 역시 러너들이 자신의 실력을 향상할 수 있는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일반 러너 지원을 통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면 후원 사각지대에 있던 중고등부 및 실업연맹 등 육상 단체를 약 20년 전부터 후원해 오면서 국내 스포츠 인재 육성에 힘을 보태왔다. 아식스가 오래전부터 후원 선수들을 본사 스포츠 공학 연구소로 초대해 3D 발 계측기를 이용한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선수들의 발에 딱 맞는 수제 경기화를 제공해 온 일화는 유명하다. 마라톤, 러닝 및 경보 등 육상 종목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가 바로 러닝화인 만큼 아식스의 후원은 더 의미 있다고 평가 받는다. 후원 활동만 놓고 봐도 아식스의 기업 가치가 드러난다. 많은 스포츠 브랜드가 유망한 팀과 선수를 발굴해 지원하고 있지만, 아식스는 종목 특성상 대중적이지 않은 육상과 테니스, 배구 등의 종목을 오랜 기간 지원하면서 비인기 종목 활성화와 스포츠 종목 다양화를 이끌어왔다. 업계에선 아식스가 걸어온 70년 행보가 스포츠 선진화를 이끄는 것은 물론 국내 스포츠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하고 있다. 단순히 스포츠용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일반 러너들이 러닝에 흥미를 느끼고 더 건강하게 달릴 수 있도록 돕는 것. 오랜 기간 소외된 선수들을 후원하면서 건강한 스포츠 문화 발전에 브랜드 철학을 녹여내온 점이 그것이다. 러닝화의 대표 주자를 넘어 세계 러너들의 발이 되어 준 스포츠사의 새로운 해석이 바로 지금의 아식스다. 김설아 기자 seolah@edaily.co.kr

2022.06.18 09:00

3분 소요
나이키는 해외 근로자 착취하는 ‘초자본주의’ 기업?

산업 일반

인종차별 저항의 상징인 미식축구 선수 캐퍼닉이 광고에 나오면서 해외 공장의 열악한 근로조건 다시 도마에 올라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쿼터백이었던 콜린 캐퍼닉은 미국 스포츠계를 휩쓴 ‘무릎꿇기’ 논란의 중심 인물이었다. 그는 2016년 8월 그린베이 패커스와의 경기에 앞서 국가를 제창할 때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는 대신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자신만의 제스처였다. 당시 미국 전역에서 경찰 총격에 의한 흑인 사망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그의 행동에 동참하는 선수가 늘었지만 캐퍼닉에 대한 여론은 지지와 비난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스포츠팬은 자신의 나라와 국가(國歌)에 자부심을 표하지 않는 선수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캐퍼닉을 맹비난하며, 애국심 없는 선수를 스카웃하지도 출전시키지도 말라고 구단주를 압박했다.이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스포츠계, 보수와 진보 진영 사이의 갈등을 촉발했던 캐퍼닉을 최근 나이키가 광고모델로 기용하면서 다시 파문이 일었다. 캐퍼닉은 나이키의 슬로건 ‘저스트 두 잇(Just Do It, ‘하면 된다’는 뜻)’ 캠페인 30주년을 기념하는 광고모델로 선정됐다. 그러자 캐퍼닉을 비난하던 보수층의 반발이 나이키로 방향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나이키 신발을 불 태우기까지 하며 불매운동을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퍼닉이 등장하는 광고를 두고 “시청률이 떨어지는 NFL처럼 나이키는 (소비자의) 분노와 불매운동으로 완전히 죽어간다”고 비난했다. 그 여파로 나이키 주가도 일시적으로 상당한 폭으로 떨어졌다.나이키가 해외에 생산 기지를 뒀기 때문에 이 광고에 국제사회의 관심도 매우 크다. 그러면서 초점은 자연스럽게 캐퍼닉에서 나이키 공장의 현황으로 옮겨졌다. 사회운동가들과 네티즌 다수가 나이키 제품을 만드는 근로자가 감내해야 하는 저임금과 긴 근무시간, 열악한 근로조건을 지적하고 나서면서 나이키의 브랜드 이미지로 불똥이 튀었다.미국의 유명한 정치 논평가이자 사회운동가인 로사 클레멘테는 최근 뉴욕타임스 신문에 이렇게 말했다. “운동가와 지도자도 가끔 실수한다. 하지만 캐퍼닉은 근로자를 착취하고 노조를 파괴하는 기업과 같은 편에 서는 실수를 범했다. 나이키는 그냥 자본주의 업체가 아니라 ‘초자본주의’ 기업이다.”캐퍼닉이 등장하는 나이키 광고엔 ‘뭔가를 믿어라. 설령 모든 것을 희생한다 할지라도(Believe in something. Even if it means sacrificing everything)’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 메시지를 풍자한 인터넷 밈도 등장했다. 광고에서 캐퍼닉의 얼굴이 나이키 공장으로 보이는 곳에서 일하는 젊은 여성의 사진으로 바뀌고, 똑같은 광고 문구에다 그 아래 ‘Just do it, for $0.23 per hour(하면 된다, 시급 0.23달러에)’라고 적혔다.물론 나이키 상품을 제조하는 근로자가 받는 임금은 작업장과 국가에 따라 다르다. 나이키는 공장 근로자의 평균 급여가 얼마인지 밝혀달라는 뉴스위크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글로벌 섬유·의류제조업계의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단체 ‘깨끗한 옷 운동(Clean Clothes Campaign: CCC)’이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는 현재 나이키 수익 중 공장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1990년대보다 더 적다고 주장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제조 비용 중 근로자의 호주머니에 들어가는 돈의 비율은 1990년대 초보다 30%나 적다. 구체적으로 말해 나이키 신발의 경우 1995년 4%에서 지난해 2.5%로 떨어졌다.”CCC에 따르면 중국의 임금이 전반적으로 올라가면서 나이키는 상품 제조의 많은 부분을 인도네시아·캄보디아·베트남으로 이전했다. 이 동남아 3개국의 의류 근로자 평균 임금은 ‘생활임금(living wage, 물가상승률과 가계소득·지출을 고려한 실제 생활이 가능한 최소 수준의 임금)’보다 45~65%나 낮다고 CCC는 지적했다.나이키는 산하의 모든 공장이 현지의 ‘최저임금(minimum wage)’ 또는 ‘적정임금(prevailing wage)’을 지급하도록 의무화한다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여기엔 초과근무에 따르는 보상 등 합법적인 수당이 포함된다. 나이키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우린 정부와 제조업체, 비정부기구, 브랜드, 노조, 근로자와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변화를 위해 대화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계 근로·빈곤 계층의 삶을 개선하고자 영국에서 설립된 비영리단체 ‘윤리적 무역 이니셔티브(ETI)’의 마틴 버틀은 나이키 공장이 근로자를 “빈곤의 악순환이라는 덫에서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든다”고 비난했다.영국 신문 가디언의 지난해 6월 기사는 캄보디아에서 나이키와 퓨마, 아식스, VF 코퍼레이션(노스페이스·팀벌랜드·반스 등 소유)에 납품하는 공장 4곳의 근로자 500명 이상이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인해 입원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브랜드도 그런 사고가 발생한 적 있다고 인정했다. 입원한 근로자 대다수는 고온과 오랜 근무시간으로 인해 실신했다. 노조 대표단과 근로자들은 가디언에 직원 다수가 하루 10시간 주 6일씩 일했고, 공장 내부의 기온이 가끔씩 30℃ 후반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관련된 공장 중 어느 곳도 현지의 ‘생활임금’(월 400달러 미만으로 추산된다)에 해당하는 급여를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나이키 등의 스포츠웨어 업체는 세계 일류 의류 제조사 다수가 견지하는 정상적인 관행을 따르며, 의류 산업은 아시아 지역에서 상당한 경제성장을 견인한다고 말했다. 아시아 17개국 섬유봉제업 노조와 비정부기구들의 연합 단체인 ‘아시아최저임금연대(Asia Floor Wage Alliance)’는 “아시아의 의류 산업은 남녀 수백만 명에게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제공하며 이 지역의 경제성장에 지대한 역할을 하지만 이 같은 급속한 성장엔 반드시 대가가 따르고, 그 대가는 근로자가 지불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의 모든 의류 산업 근로자는 자신과 가족에 필요한 주택과 식량, 교육, 의료 등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할 수 있도록 임금을 더 받아야 한다. 그러나 한 나라에서 근로자가 임금과 근로조건을 개선하려고 투쟁하면 기업은 임금과 근로조건이 더 낮은 다른 나라로 공장을 이전하는 경우가 많다.”- 제이슨 레몬 뉴스위크 기자

2018.09.26 18:12

4분 소요
정영재·김원의 스포츠 & 비즈(5)

전문가 칼럼

왜 한국에는 나이키(미국)·아디다스(독일)·아식스·데상트(이상 일본) 같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가 없을까. 스포츠&비즈는 이 문제를 파고들었다. 많은 전문가들과 업계 사람들을 만났다. 전망은 ‘잔뜩 흐리지만 갤 수도 있음’ 으로 나왔다. 지난 6월 국산 스포츠 브랜드 ‘EXR’이 시장에서 철수했다. 젊은 층을 겨냥해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던 브랜드였기에 시장의 충격은 컸다.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다른 스포츠 브랜드들의 매출도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인 아디다스코리아는 2014년(8101억원)보다 2015년 매출(8974억원)이 늘었다. 이탈리아 브랜드였다가 한국에 팔린 휠라도 매출이 소폭 증가했다. 왜 어떤 브랜드는 되고 어떤 브랜드는 안 되는 것일까. 그보다 왜 한국에는 나이키·아디다스같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가 없을까? ━ 매출이 하락세니 마케팅도 위축돼 부산의 향토기업 화승이 만든 토종 브랜드 ‘르까프’가 30주년을 맞았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탄생한 르까프는 국가대표 선수를 후원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국내의 대표적인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했다. 올해 르까프는 지난 30년간 출시된 제품과 역사를 담은 ‘히스토리 마케팅’을 전개하고, 여성 스포츠 전문 ‘팜므(FEMME)’ 라인을 출시해 더욱 감각적인 브랜드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녹록하지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화승의 매출액은 2363억원이었다. 데상트코리아(6490억원)의 절반도 안 된다. 더구나 올해 2월 개성공단이 폐쇄되는 바람에 큰 타격을 입었고, 국내 생산공장이 베트남으로 이전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도 만들 수 없다.화승의 제품 생산을 책임지고 있는 강석권 이사는 “미즈노·아식스·데상트 같은 브랜드에는 일본인의 DNA인 장인정신과 오타쿠 기질이 녹아 있다. 일본 소비자들도 이를 알고 기다려 준다. 그러나 우리는 시장이 절대적으로 협소하고, 소비자들의 기호도 자주 바뀐다. 외형이 축소되니 마케팅과 제품 개발도 위축되는 악순환 구조에 빠져버렸다”고 분석했다.지난해 아디다스는 국내에서 9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렸다. 휠라는 8157억원이다. 나이키코리아는 2012년 유한회사로 바뀐 뒤 공시를 하지 않아 정확한 매출액은 알 수 없다. 전문가들은 2013년을 기점으로 아디다스가 국내 시장에서만큼은 나이키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고 본다. 휠라는 윤윤수 회장이 인수한 뒤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다. 2014년 7975억원이었던 매출이 2015년에는 8157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토종 브랜드의 자존심이었던 프로스펙스는 하향세다. 프로스펙스와 스케쳐스 등을 생산하는 LS네트웍스의 매출은 2014년 8457억원에서 2015년 6912억원으로 떨어졌다.김도균 경희대 교수는 현장 실무 경험을 갖춘 스포츠 마케팅 학자다. 그는 1992∼98년 나이키코리아 마케팅 팀장을 맡아 ‘나이키 3대3 길거리농구’를 빅히트시켰다. 그는 한국에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가 나오지 않는 이유를 명쾌하게 짚었다.첫째가 ‘스토리 부재’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남다른 창립 스토리를 갖고 있다. 나이키 창립자인 빌 바우어만과 필 나이트는 미국 오리건 대학 육상팀 감독과 선수로 인연을 맺었다. 둘은 선수들에게 고품질의 육상화를 공급하자는 목표를 세우고 1964년 나이키의 전신인 ‘블루 리본 스포츠’를 설립했다.독일의 루디 다슬러와 아디 다슬러 형제는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부터 신발을 만들기 시작해 각각 푸마와 아디다스라는 브랜드의 창립자가 됐다. 최근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언더 아머도 메릴랜드 대학 미식축구 선수였던 케빈 플랭크가 ‘몸에 달라붙지 않는 스포츠 언더웨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언더 셔츠를 개발한 게 시초였다. ━ 글로벌 브랜드엔 절박함·스토리 있어 이처럼 세계적인 브랜드들은 단순히 돈을 벌려고, 혹은 남이 하니까 따라 한 게 아니라, 자신의 오랜 경험상 ‘이런 게 꼭 필요하다’는 절박함과 사명감에서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 절박함 속에서 남들이 안 가는 틈새시장을 발견했고, 그것이 시대 흐름과 맞아떨어져 성장에 날개를 달았다. 우리 브랜드에는 그런 절박함과 스토리가 잘 보이지 않는다.남윤주 블랙야크 홍보팀장의 말도 김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아웃도어는 DNA가 중요하다. 창립자로부터 시작해 오랜 세월 다져온 지지 기반이 DNA다. 블랙야크는 수십 년 동안 산악회와 산 사람들과 어울리며 그들 사이에서 암묵적인 ‘동지 의식’을 형성해 왔다. 아웃도어 시장이 커지고 돈이 된다 싶으니까 대기업에서 치고 들어왔다. 하지만 그들은 상황이 조금만 어려워지면 빠져나간다. 장수 브랜드에는 오너나 설립자의 기질과 고집이 녹아 있다.”김 교수가 두 번째로 지적한 건 토종 업체가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할 기회를 놓쳤다는 점이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자국에서 열린 메가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1964년 도쿄 올림픽 때 미즈노와 아식스가 도약의 발판을 놓았고, 72년 뮌헨 올림픽 때는 아디다스가, 84년 LA와 96년 애틀란타 올림픽을 통해서는 나이키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중국 당국이 리닝(LiNing) 브랜드를 키우려고 노골적으로 움직였다. 체조 스타인 리닝은 올림픽 개회식 때 스타디움에서 줄을 타고 날아와 성화에 점화하는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고 이는 전 세계에 방영됐다.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공식 스폰서 나이키를 제쳐두고 방송 관계자와 자원봉사자들에게 리닝 유니폼을 입혔다.이에 반해 우리는 세계 4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치렀다고 자랑하면서도 그 이벤트를 통해 스포츠 브랜드를 키우지 못했다. 프로스펙스가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 공식 스폰서였다.이후 국내에서 나이키를 누르고 운동화 매출 1위로 올라서기도 했지만 곧 나이키에 따라잡혔고, 해외 진출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1997년 IMF 금융위기로 국내 기업들은 손발이 묶였고, 반면 한국 축구대표팀 스폰서가 된 나이키는 2002 한·일 월드컵 광풍을 타고 시장을 평정했다.2014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공식 유니폼 스폰서는 중국의 361°였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도 우리 선수단은 미국 브랜드인 노스페이스 단복을 입게 된다. 김도균 교수는 “스포츠는 퍼포먼스가 중요하다. 보다 빨리, 멀리 뛰고 기록을 내는데 필요한 기능이 있다. 아웃도어는 ‘서바이벌’이 콘셉트다. 고산에서 얼어죽지 않기 위해 특수 원단을 사용하고 방수·방풍 등 각종 기능을 넣는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아웃도어 제품인 노스페이스를 입는다는 건 뭔가 맞지 않다”고 일갈했다. ━ 남들이 좋다 하면 우루루 따라가 세 번째는 마케팅 전략의 부재다. 김도균 교수는 ”브랜드가 성공하려면 적합성·차별성·일관성이라는 마케팅의 3대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 브랜드는 세 가지 모두에서 세계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글로벌 브랜드도 자신들이 모든 종목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기반으로 조금씩 영역을 넓혀 나간다. 나이키가 육상과 농구에 포커스를 맞추고, 아디다스가 축구를 파고드는 데는 이유가 있다.반면, 우리나라 브랜드들은 좀 된다, 소비자들이 몰린다 싶으면 우루루 따라가는 경향이 짙다. ‘우리가 왜 이 종목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지, 왜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화승의 강석권 이사도 이를 인정했다. “언더 아머가 성공한 건 아이템을 단순화하고, 정밀한 타겟층을 설정했기 때문이다. 아식스가 러닝 쪽에 집중하듯이 우리도 한 카테고리에 집중했어야 했다. 그런데 우리는 소비자 기호를 쫒아가면서 너무 많은 걸 벌려놓았다.”김 교수는 “양식이 한식을 이길 수 없다. 아무리 이태리·프랑스의 고급 음식이 들어와도 우리 입맛을 바꾸지는 못한다. 스포츠도 그렇다. 스포츠 자체가 이미 우리 것이 아니다. 국산 브랜드의 적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태권도복은 우리 제품을 입는 게 자연스럽고, 양궁은 ‘윈앤윈’이라는 국산 활이 세계를 석권했다. 태권도는 우리가 종주국이고, 양궁도 우리가 가장 잘 하기 때문에 적합성이 충족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글로벌 브랜드가 급성장한 데는 세계 최고 스타를 활용한 인도스먼트(endorsement·후원계약을 통한 선수보증 광고) 전략도 큰 몫을 했다. 나이키는 지구상에서 가장 농구를 잘 하고, 화려하게 하는 조던에게 나이키 농구화를 신겼다. 조던의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면서 소비자들은 ‘저 농구화를 신으면 나도 조던처럼 멋진 플레이를 할 수 있겠지’ 라는 상상을 하게 되었다. 아디다스가 리오넬 메시(축구)를, 푸마가 우사인 볼트(육상)를 활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언더 아머는 나이키가 버렸던 스테판 커리(농구)를 비롯해 클레이턴 커쇼(야구), 조던 스피스(골프)라는 ‘3대 빅 샷’을 한꺼번에 후원하고 광고에 활용함으로써 나이키를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했다.그런데 국내 브랜드들은 성공적인 인도스먼트를 내놓은 적이 별로 없다. 프로스펙스가 2012년에 ‘김연아 워킹화’를 출시해 그 해 100만 족 이상을 팔았다. 그런데 이는 김연아의 지명도를 활용한 스타 마케팅이라고 봐야지 엄밀한 의미에서 인도스먼트라고 하기는 어렵다.그나마 요즘은 스포츠 제품 광고에서도 스포츠 스타가 잘 보이지 않는다. 프로스펙스 모델은 탤런트 김희애, 르까프 모델도 탤런트 이서진이다. 휠라 홍보전략팀 김민정 차장은 “김연아·박지성 같은 특급 스타가 잘 보이지 않는다. 연 매출 5000억원 이상의 브랜드를 끌고 가려면 ‘얼굴 마담’이 있어야 하는데 스포츠 쪽에서 찾기 어려우니까 연예인으로 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배드민턴·자전거 같은 틈새시장 노려야 문제점은 어느 정도 짚었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남들이 잘 한 걸 배우면 되고,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걸 키우면 된다. 이진영 아디다스코리아 부장은 “아디다스의 선전은 소비자의 트렌드 변화를 읽고 기민하게 대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에슬레저(스포츠와 레저의 결합) 바람이 불면서 스포츠 웨어와 일상복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아디다스는 이 트렌드를 잘 파고들었다. 또한 걷기·마라톤·축구·농구 대회 등 소비자 참여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이를 통해 아디다스 제품뿐만 아니라 스포츠 활동의 즐거움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고 설명했다.프로스펙스의 손호용 홍보팀장도 같은 맥락의 얘기를 했다. “후발업체로서 급성장하고 있는 뉴발란스나 데상트에서 보듯 고객의 니즈를 빨리 읽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강한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프로스펙스는 워킹화를 업그레이드 할 예정이다. 또 운동역학 같은 R&D 영역에 중장기적으로 집중 투자해야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다.”우리 것을 키우는 데 시간이 걸린다면 남의 것을 사오는 방법도 있다. 휠라는 전세계 70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지난해 로열티로만 500억원 이상을 벌었다. 휠라 김민정 차장은 “휠라를 인수한 뒤 R&D에 역량을 집중해 기술력을 강화했다. 또 국가별 체형이나 취향에 맞게 디자인이나 아이템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현지화 전략이 먹혀들었다”고 말했다.아웃도어 브랜드인 블랙야크의 약진도 지켜볼 만하다. 블랙야크는 지난 2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 최대 스포츠 박람회인 이스포(ISPO 2016)에서 글로벌 부문의 황금상을 비롯해 총 11관왕을 차지했다. 블랙야크의 11개 부문 수상은 46년째를 맞은 이스포 역사상 단일 기업 최다 수상 기록이다. 국내 매출도 이미 5000억원을 넘어섰다.남윤주 블랙야크 홍보팀장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 시장은 한국 브랜드를 대놓고 무시했지만 이번 수상을 계기로 그런 시선이 바뀌었다. 꾸준한 기술 개발과 현지화 전략의 승리”라며 “친환경 소재, 스마트 제품이라는 명확한 방향을 설정해 달려나갈 것이다. 유럽에 불고 있는 K 컬처 바람과 맞물려 마케팅을 강화한다면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김도균 교수는 “나이키ㆍ아디다스가 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 동호인이 두텁게 형성된 배드민턴, 절대강자가 없는 자전거 등에 눈길을 줄 필요가 있다. 이너 웨어 시장을 선점한 언더 아머처럼 스포츠 양말·헤어밴드·헬멧 등 구체적인 아이템을 정해서 지혜롭게 파고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정부도 스포츠 용품 시장의 잠재력에 눈을 떴다. 김용섭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산업과장은 “스포츠산업과 신설 3년 만에 예산을 1000억원 이상 확보했다. 스포츠 동호회 활성화가 용품 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스포츠 강국에서 스포츠 선진국으로!’ 최근 체육계 큰 변화의 흐름이다. 스포츠 선진국이 되려면 ‘삼성 스마트폰’처럼 이름만 대면 전 세계 사람들이 ‘엄지척’ 할 수 있는 스포츠 브랜드가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정영재 선임기자·김원 기자

2016.06.2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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