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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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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화천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올해 9번째

정책이슈

강원 화천군 한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14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13일 강원 화천군의 한 양돈농장에서 ASF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 8월 30일 경기 김포에서 첫 발생 이후 44일 만의 추가 발생이며, 올해 양돈농장에서 아홉번째로 확인된 발생 사례다.중수본은 ASF 발생을 확인한 뒤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현장에 보내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소독과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이번 발병으로 이 농장에서 기르던 돼지 3504마리도 살처분하기로 했다.농장 간 전파를 막기 위해 화천군과 화천군 인접 5개 시·군(강원 철원·양구·춘천, 경기 가평·포천) 소재 축산시설 종사자와 차량에 대해서는 오는 15일 오후 8시까지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아울러 화천군과 인접 5개 시·군 소재 돼지농장 233곳에 대한 소독을 진행한다.발생농장 반경 10㎞ 내 방역대에 있는 양돈농장 6곳, 발생농장과 역학관계가 있는 농장 18곳에서는 정밀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발생농장에서 돼지를 출하한 도축장을 출입한 차량이 방문한 양돈농장 490여 곳에 대해서는 임상검사를 하고, 역학 관련 축산차량 180여 대를 소독한다.중수본은 강원도와 경기도 내 모든 농장에 대해서는 도축장 출하 등 돼지를 이동시킬 때 임상·정밀검사를 하도록 했다.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ASF 발생으로 살처분되는 돼지는 전체 사육 마릿수의 0.03%인 만큼 국내 돼지고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2024.10.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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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가격 오를까...추석 앞두고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유통

추석을 앞두고 지역 곳곳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사례가 늘고 있다.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농장을 소독하고 정밀검사를 시행하는 등 방역 조치를 강화할 계획이다.31일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관계 기관, 단체 등과 회의를 열고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상황과 방역 대책을 점검했다.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발생 사례가 잇따라 보고돼서다. 지난 12일 경북 영천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사례가 나왔고 31일에는 경기 김포시의 양돈농장에서도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중수본은 김포시 양돈농장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긴급 방역 조치를 시행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하지 못하도록 김포시와 인접한 시군 소재 돼지농장 407곳에서도 소독을 진행했다.이외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농장 반경 10㎞ 내 방역대에 있는 양돈농장은 물론 발생농장과 역학 관계가 있는 양돈농장에 대해 정밀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발생농장에서 돼지를 출하한 도축장을 출입한 차량이 있는 양돈농장도 임상검사를 진행한다.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통상 가을철에 많이 발생했다”며 “올해 가을에도 추가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했다. 이어 “지자체는 추가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방역 관리에 힘써달라”고 요청했다.그러면서 “추석 명절에는 사람과 차량의 이동이 많아 바이러스가 전파될 위험이 크다”며 “오염원을 제거할 수 있도록 주요 도로 소독, 야생 멧돼지 수색·포획, 울타리 점검 등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달라”고도 당부했다.다만 농식품부는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돼지고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추가 발생 등으로 살처분하는 돼지의 수가 전체 사육 마릿수의 0.03% 수준이라서다.

2024.08.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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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인근 6개 시군 이동제한

정책이슈

경북 안동에 있는 양돈농장에서 2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이 확인돼, 긴급 방역조치에 들어갔다. 올해 경북에서 3번째로, 지난 달 영천에 이어 17일 만의 추가 발생이다.흑돼지 190여 마리를 키우고 있는 이 농가에서는 지난 달 30일부터 최근까지 10두가 폐사하자, 2일 오전 의심신고를 했고 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발생농장에 대해서는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3일 사육돼지 전부를 살처분해 매몰했다. 또, 인근 6개 시군에 이동제한조치를 내리고, 반경 10km 이내에 있는 양돈농장 15,000여 두에 대해서는 임상·정밀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이동제한은 최대 30일까지 연장된다.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도내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방지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양돈농장에서는 기본 방역수칙 준수와 축사 내외 소독을 철저히 실시하고, 고열, 식욕부진, 유산, 폐사 등 의심 증상 발생 시 즉시 해당 시군 또는 동물위생시험소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4.07.0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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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독감에 돼지 열병 ‘말썽’…설 명절 앞두고 ‘식품 물가’ 우려

정책이슈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우려에 더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말썽이다. 설 명절 3주를 앞두고 가축 질병 확산 조짐이 일면서 식품 물가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17일 ASF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경북 영덕군 소재 양돈농장에서 ASF 발생했다. 해당 양돈농장에서 돼지 폐사가 신고됐고, 중수본은 정밀검사 진행 결과 돼지 12마리가 ASF에 감염됐음을 16일 확인했다. ASF 양성 판정이 나오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은 대응에 나섰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ASF 발생이 확인된 다음 날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재난상황실에서 대응 회의를 주재했다. 한 차관은 경북도에 “관내 양돈농장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인접 시·군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방역 조치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고병원성 AI와 ASF는 모두 바이러스성 전염병은 모두 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된다. 중수본은 ASF 확산 방지를 위해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약 500마리를 모두 살처분했고, 영덕군 소재 양돈농장과 주변 도로를 소독했다. 중수본은 또 오는 18일 오후 8시까지 대구·경북 소재 양돈시설 종사자와 차량 등에 대해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내렸다. 발생 농장 반경 10㎞ 이내에 있는 양돈농장 네 곳, 발생농장과 역학적 관계가 있는 양돈농장 40여 곳에 대해서는 정밀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발생농장에서 돼지를 출하한 도축장을 출입했던 차량이 방문한 양돈농장 520여 곳에 대해서는 임상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식품 물가 상승 우려겨울철 고병원성 AI 확산 시기에 ASF 발생까지 겹치면서 소비자 물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축 질병 대부분은 확산을 막기 위해 살처분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설 명절을 앞두고 돼지고기·닭고기·달걀 등 식품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견해다.ASF 발생은 지난해 9월 25일 강원 화천군 양돈농장에서 보고된 후 처음이다. 지난 2019년 첫 발생 이후 확인된 양돈농장 ASF 발생은 모두 39건으로 늘었다. 지금껏 주로 경기·강원 등 접경지역에서 보고됐으나, 이번엔 경북 소재 양돈농장에서도 확인됐다. 이 지역에서 ASF 발생이 확인된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이 농장 인근에서 발견된 야생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기도 했다.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전국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고 있어서 식품 물가 상승은 물론 방역 인력의 업무 부담 가중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작년과 올해 겨울철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 사례는 모두 29건이다. 이달 들어선 충남·경기·경북 소재 가금농장에서 확진 사례가 나오고 있다. 농식품부는 고병원성 AI가 물가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축산물 수급 불안에 대비해 닭고기는 할당관세 물량을 도입한다. 달걀은 미국산 달걀 112만개를 시범적으로 들여오는 등의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닭고기 도매가격은 ㎏당 2763원이다. 1주 전(2797원) 수준이고 한 달 전의 2821원보다는 소폭 하락했다. 1년 전의 3106원과 비교하면 11.0% 떨어졌다. 달걀 도매가격은 특란 기준 30개에 5502원으로 1주 전(5468원), 한 달 전(5413원)과 비슷하고 1년 전(5721원)보다 다소 낮다.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에 4755원으로 1주 전 4670원과 비슷하다. 한 달 전(5085원), 1년 전(5238원)과 비교해서는 각각 6.5%, 9.2% 하락했다.

2024.01.1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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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양양 돼지농장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올해 4번째

정책이슈

강원 양양군 소재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에만 네 번째 ASF 발생이다. 12일 ASF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강원 양양군 소재 돼지농장에서 ASF가 발생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돼지 1950여마리가 사육되고 있는 이 농장에서 돼지 23마리가 폐사했고, 강원도 동물위생시험소에서 정밀검사를 한 결과 ASF로 확인됐다. 또 해당 농장 500m 이내에는 5개 농가에서 돼지 1만6305마리를 키우고 있다. 방역 범위를 발생 농가 주변 10㎞로 넓히면 사육 두수는 2만1225마리로 늘어난다.이번 ASF 발생은 지난달 5일 경기도 포천, 11일 강원도 철원, 22일 경기도 김포에 이어 20여 일 만에 발생한 올해 4번째 ASF다.당국은 발생 농장 내 사육 중인 돼지는 긴급행동지침(SOP) 등에 따라 살처분 할 계획이다. 발생농장 반경 10km 내 방역대 농장 및 발생농장과 역학 관계가 있는 농장 등에 정밀검사를 할 예정이다.중수본은 농림축산식품부·행정안전부·환경부·농림축산검역본부·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등 관련 기관과 지자체가 참석하는 점검회의를 열어 발생 상황을 진단하고 방역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중수본은 ASF 확산 방지를 위해 초동방역팀·역학조사반을 파견해 외부인·가축·차량의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살처분, 소독·역학조사 등 긴급방역을 실시 중이다.또 농장 간 전파 차단을 위해 48시간 동안 철원을 제외한 강원도의 돼지농장·도축장·사료공장 등 축산 관계시설 종사자 및 차량에 일시 이동중지명령을 내렸다.중수본은 발생 지역 오염 차단을 위해 광역방제기, 살수차 등 가용한 소독자원을 총동원해 강원도 18개 시·군 소재 돼지농장 및 주변 도로를 집중 소독하고 있다. 특히 발생 시·군의 인접 지역인 속초, 홍천, 인제, 강릉에 대해서는 소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은 중수본 점검회의에서 "야생멧돼지는 경기·강원을 넘어 충북·경북 북부에서도 지속해서 감염 개체가 확인되는 등 돼지농장으로 오염원이 유입될 우려가 큰 엄중한 상황이므로 추가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관계기관, 지자체, 돼지농장 관계자들이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2023.02.1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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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부터 실내서 마스크 안 써도 된다… 의료기관·대중교통은 유지

정책이슈

오는 30일부터 의료기관·대중교통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 2020년 10월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지 2년 3개월 만이다.한덕수 국무총리는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오는 30일부터 일부 시설 등을 제외하고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 확정한다”고 밝혔다.한 총리는 설 연휴에 이동이 늘어나고 대면 접촉이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 완화 시점을 연휴 이후로 결정했다고 밝혔다.한 총리는 “이러한 진전은 국민 여러분들의 인내와 각 단체, 의료진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국민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다만 감염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의료기관과 약국, 감염 취약시설,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는 당분간 유지된다.한 총리는 이들 지역에서도 “향후 감염 추이에 따라 권고 전환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한 총리는 “작년 설 연휴를 거치면서 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크게 증가했고,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가 더해지면 일시적으로 확진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에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이어 “마스크 착용 의무 완화로 백신 접종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며 “60세 이상 고위험군 분들과 감염 취약시설 거주 어르신들께서는 하루라도 빨리 접종 받으시길 강력히 권고드린다”고 말했다.정부는 연휴에도 안정적인 코로나19 진단과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선별진료소와 원스톱 진료기관, 당번약국, 소아·분만·투석 환자 특수병상 운영 등에 빈틈이 없게 준비하겠다고 한 총리는 밝혔다.한편 한 총리는 최근 발생하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관련 “설 연휴 기간 동안 이동 증가로 바이러스 확산 위험성이 높아지는만큼 긴장감을 갖고 철저한 대비를 해야한다"며 24시간 비상방역체계를 운영하라”고 주문했다.한 총리는 “조류인플루엔자 차단방역을 위해 가금농장 밀집단지, 철새도래지 등 고위험지역을 중심으로 집중소독을 실시하고 특히 대규모 산란계 농장에 대해서는 통제초소 운영, 전담 소독차량 배치 등 방역조치를 더욱 강화하라”고 지시했다.이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경우에도 농장 및 도축장 방역실태 점검, 야생 멧돼지 수색·포획과 함께 울타리 등 방역시설 관리도 빈틈 없이 실시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2023.01.2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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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인사이트] 中 돼지고기 수급 올 들어 안정화, 3분기 흑자 기대

차이나 포커스

(베이징=신화통신) 돼지고기 안정화를 위한 중국 정부의 조치가 최근 들어 조금씩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최근 브리핑을 통해 안정적인 돼지고기 공급을 위한 산업 발전을 촉진할 계획이라며 올 3분기 무렵에는 양돈농가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관련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중국 전역의 번식용 암퇘지 사육량은 4천185만 마리로 정상 수준인 4천100만 마리보다 2.1% 높은 수치를 유지했다.중국의 돼지 생산능력은 올해 1분기 들어 정상 구간에 진입했다. 양전하이(楊振海) 농업농촌부 축목수의국 국장은 지난해 중국 돼지 생산이 평년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올해 1분기 돼지 출하량은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밝혔다.돼지 가격은 16주 연속 하락세 끝에 3월 하순부터 반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양 국장은 1분기 돼지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며 최근 청명절(淸明節) 연휴(4월 3~5일) 돼지고기 소비 증가와 시장 통제 등 요인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돼지고기 공급과 수요가 다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양 국장은 농업농촌부가 양돈업체 좌담회, 부문 협조 회의 등을 통해 각 지역에 돼지 생산능력 조절 및 통제 방안을 이행하도록 독촉했다고 밝혔다. 핫라인도 개통해 양돈농가가 생산·판매·유통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고 소개했다.주목할 만한 점으로 농업농촌부는 모니터링 경보를 강화해 양돈농가가 합리적으로 생산을 안배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각지에 관련 부양책을 적극 실시하도록 요구해 생산능력의 과도한 하락을 방지겠다는 것이다.한편 ▷농업농촌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정부 ▷생태환경부 ▷상무부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등 여섯 개 정부 부처는 손잡고 양돈농가에 대한 ▷대출 제한 ▷대출 중단 ▷만기 전 대출금 회수 등을 금지하는 문건을 발표했다.전염병에 대한 튼튼한 대비책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계 당국은 코로나19와 동물 전염병에 대한 방역 통제를 일괄적으로 추진함과 동시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전염을 차단하기 위한 ▷모니터링 조사 ▷세척 ▷소독 등 핵심 예방 조치를 꾸준히 실시해야 한다.농가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도 이어갈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 ▷사료 ▷동물용 의약품 ▷축산물 등의 운송이 제한될 경우 관련 부서와 성(省)에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양돈농가를 도와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 및 판매 질서를 유지하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양 국장은 전문가 전망 분석을 인용해 새로 태어난 새끼 돼지 수가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고 사료 원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돼지고기 안정화에 유리한 요소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지만 불확실한 요소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시장을 흔드는 행위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2022.04.2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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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이슈] 돼지열병 재확산 조짐에 관련株 일제 상승

바이오

지난 5일 강원도 영월의 한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확진 사례가 나온 건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이다.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업종은 동물의약품 생산업체다. 돼지 호흡기질환 치료제를 생산하는 이글벳은 6일 오전 11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8.91% 오른 8560원에 거래되고 있다. 6.67% 오른 체시스는 소독제와 항생제 등을 생산하는 넬바이오텍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그다음 높은 상승률(6.64%)을 보이는 제일바이오는 효소제 등 발효에 바탕을 둔 동물의약품을 만든다. 사료 생산업체의 주가도 크게 오르고 있다. 사료가 아닌 사람이 먹고 남긴 잔반을 돼지에게 먹이는 것이 ASF 확산의 주된 이유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당국은 지난 2019년부터 잔반 급여를 금지하고 있다. 사료 생산업체인 팜스토리는 3.18% 오른 2430원에, 한일사료는 6.61% 오른 242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닭고기 생산업체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방역당국이 대규모 돼지 살처분을 단행할 경우 돼지고기 공급이 달릴 수 있어서다. 하림은 전 거래일보다 2.16% 오른 3315원에, 마니커는 전 거래일보다 1.60% 오른 716원에 거래되고 있다. 강원도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5일 영월의 한 양돈농장의 돼지 2마리가 모두 ASF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국은 이 농장에서 사육하는 돼지 401마리를 살처분하고 농장 출입을 통제했다. 감염 시 폐사율이 100%에 달하는 ASF는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감염지역 반경 10㎞ 내 농가에 이동제한조치를 내리고, 소독제를 사용해 사전 방역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국무총리 직무대행)은 “철저한 역학조사를 통해 전파원인을 신속히 밝혀내 추가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신속 대응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2021.05.0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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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선포한 CJ의 선택과 집중] 식품·물류·미디어 주력사업 집중, 인수·합병은 스톱

산업 일반

경영 패러다임 전환… 글로벌 시장 넓히기에서 기존 투자 시장 안정화 집중으로 2018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30년까지 3개 이상의 사업에서 글로벌 1등을 만들고자 하는 ‘월드베스트 CJ’ 전략을 발표했다. 2020년 매출 100조 원, 이중 해외매출 7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이전의 ‘그레이트 CJ’ 사업 비전과 이어지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CJ는 큼직한 인수·합병(M&A)을 과감하게 진행했다. 2017년 브라질 사료업체 셀렉타를 3600억원에, 2018년에는 미국 식품 업체 쉬안스컴퍼니를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인 2조원을 들여 인수했다. 베트남 민닷푸드, 러시아 라비올리, 미국 카히키, 독일 마인프로스트 등도 잇따라 사들였다. ━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재무 부담 가중 그러나 성과는 빠르게 나타나지 않았고, 재무적 부담은 가중됐다. 결국 CJ그룹은 지난해 연말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했다. 경영 패러다임을 ‘글로벌 사업 확장’에서 ‘인수·합병 지양’으로 선회한 것이다. 이에 따라 큰 규모의 투자와 인수·합병을 잠정적으로 중단한다. 선택과 집중으로 기존 주력사업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앞서 진행한 글로벌 인수·합병에 대해 안정적 다지기 단계에 돌입할 계획이다.선택과 집중에 꼽히는 자회사는 CJ그룹 내 매출이 큰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 ENM 등이다. 2019년 3분기 기준 매출을 보면 CJ제일제당은 3조4461억원, CJ대한통운은 2조6218억원, CJ ENM은 1조1531억원을 기록했다. 세 기업 모두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CJ제일제당은 슈완스컴퍼니 인수로 비용 지출이 컸고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영향으로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CJ ENM은 CJ헬로 매각으로 연결이익이 빠졌고 TV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사건에 연루돼 브랜드 신뢰성마저 떨어졌다.올해 CJ제일제당은 슈완스컴퍼니 인수·합병 효과로 글로벌 가공식품 시장 잡기에 적극 나서고, CJ ENM은 미디어 신시장 개척에 주력하면서 수익성 극대화의 돌파구를 찾을 전망이다. 택배 가격의 정상화(판가 인상) 및 수주 확대 등으로 유일하게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한 CJ대한통운은 그 흐름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한다.지난해 연말 정기 임원 인사에도 ‘효율성’이 적용됐다. 신임 임원은 총 19명으로 2018년 35명의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조직 슬림화’가 진행된 가운데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ENM의 각 사 핵심 임원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의 ‘키맨(Key man)’으로 불리는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이사, 박근희 CJ그룹 부회장이자 CJ대한통운 대표이사,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딸이자 CJ ENM 브랜드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이경후 상무다. ━ 디지털·글로벌 시장 확대 |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담당 상무 2018년 CJ오쇼핑이 CJ E&M을 합병하면서 지금의 CJ ENM이 세워졌다. 합병과 동시에 CJ ENM에는 강력한 경영진이 등장했다. 바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35)상무다. 브랜드 전략을 담당하는 임원인 그는 이재현 회장, 이미경 부회장과 함께 의결권 있는 주식을 보유한 다섯 임원 중 하나다. 명실상부 CJ ENM의 ‘경영 실세’다.이 상무 뒤에는 든든한 조력자도 있다. 허민회, 허민호 CJ ENM 대표다. 두 대표는 모두 이재현 회장 일가의 최측근으로, 소매유통·홈쇼핑 계열사이던 CJ오쇼핑과 방송·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진행하던 CJ E&M의 합병을 설계하고 주도한 핵심 경영진이다.이 상무 이력은 CJ ENM에서 발표한 2020년도 사업전략 중 ‘디지털·글로벌 시장 확대’와도 맞아 떨어진다. 이 상무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공부하고 CJ주식회사 사업팀 대리, CJ오쇼핑 상품개발·방송기획 등을 거쳐 2016년부터 CJ 미국 지역본부에서 근무했다. 미국지역본부에서 상무대우로 첫 임원이 됐고 그 후 8개월 만에 상무로 초고속 승진하면서 CJ 북미사업 전반에 걸쳐 마케팅 전략을 짰다. 이처럼 미국 시장을 경험한 이 상무는 CJ ENM 글로벌 시장 확대 방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CJ ENM의 2019년 3분기 매출은 1조1531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상승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6.3% 감소한 641억원에 그쳤다. 이는 CJ헬로를 LG유플러스에 매각하면서 CJ헬로 연결이익 167억원이 감소한 결과이기도 하다. CJ헬로 매각 후 자금운영에 숨통이 트인 CJ ENM은 수신료, 광고, 콘텐트 흥행 등 기존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넷플릭스, 티빙과 같은 디지털 사업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MCN, 티빙과 같은 콘텐트 관련 디지털 매출은 종전까지만 해도 CJ ENM 전체 매출 중 10% 중반, 많아야 10% 후반을 차지하는 작은 부분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디지털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CJ ENM은 콘텐트 판매 이익뿐 아니라 유통 수수료 매출도 별도로 얻을 수 있어 이익 레버리지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는 중국 유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한중관계 완화 분위기로 중국에 미디어가 유통되면 새로운 통로의 수출 수익도 생긴다. 사실 드라마나 영화 분야에서 지난해보다 높은 수익을 창출하기는 어렵다. 드라마는 슬롯 추가가 없고 영화는 이벤트성 콘텐트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설명했다.브랜드전략 담당을 맡고 있는 이 상무는 지난해 불거진 ‘프로듀스’ 시리즈 투표 조작 사건으로 실추된 기업 이미지 재 설정에도 힘써야 한다.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번 이익과 향후 발생할 이익 모두 K팝 발전을 위해 기금 또는 펀드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사건을 마무리 지었지만, ‘조작’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는 대중에게 쉽게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지 실추가 매출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애초에 음악 부분 매출은 CJ ENM 매출에서 3~4% 정도 수준이다. 물론 기업 성장 동력을 잃은 건 맞지만 전체 실적이 흔들릴 만큼 큰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중국 시장 진출 굳히기 |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CJ그룹 부회장) 2019년 3분기에 역대 분기별 최고 영업이익을 낸 CJ대한통운에는 2018년 삼성에서 영입한 박근희(67) 부회장이 있다. 그는 CJ그룹 전면에서 지주사를 이끄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충청북도 청원 출신인 박 부회장은 1978년 삼성SDI 공채로 입사한 일명 ‘40년지기 삼성맨’이다.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장 전무, 삼성카드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글로벌 사업 경력도 눈에 띈다.그는 2005년부터 삼성그룹 중국 본사 사장 겸 삼성전자 중국총괄 사장 등을 6년간 맡으며 삼성의 중국사업을 견인했다. 이 같은 경력이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키우고자 하는 CJ대한통운의 새 수장으로 이끈 것으로 보인다. 실제 CJ대한통운은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미국, 베트남 등에 패밀리사를 운영하고 있다.특히 중국 진출이 활발하다. CJ로킨을 비롯해 세계 3대 가전기업인 중국 TCL과 합작해 세운 CJ스피덱스 등이 대표 중국 진출 기업이다. 성과도 좋다. 중국 물류연구기관인 운연연구원에서 내놓은 ‘2019 중국계약물류 50대 기업 랭킹’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종합 8위에 해당한다. 중국 시장을 키우는데 박 대표의 중국 시장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사업부문별 매출에서도 글로벌 부문이 가장 큰 액수를 차지한다. 2019년 3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부문 1조1485억원, 택배 6643억원, CL 6403억원, 건설 1687억원 순이다.김대종 세종대 교수(경영학부)는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70%에 육박할 정도로 물류 사업이 중요한 나라다. 이중 중국은 국내 수출·수입 25%를 차지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CJ대한통운이 중국에 집중해 시장을 진출을 확대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라며 “하지만 중국이라는 한 국가에만 의존하면 안 된다. 중국 경제는 전세계 10%일뿐인데 중국만 믿었다가는 중국 경제가 흔들릴 때 함께 휘청거리기 쉽다. 페덱스와 DHL처럼 세계 전체에 물류망을 설치하고 다방면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인수·합병 효과 극대화 |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 CJ제일제당에서 단독 대표이사가 등장했다. 강신호(59) 대표다. 지난해까지 CJ제일제당은 공동대표 체제였다. 신현재 전 대표가 바이오 사업 부문 및 CJ제일제당 대표였고, 강신호 대표는 식품사업부문 대표였다. 지난 연말 인사에서 신현재 전 대표는 CJ기술원장으로 배치되고 강신호 대표는 부문 구분없이 CJ제일제당 전체 대표이사가 됐다.강 대표는 1988년 CJ제일제당으로 입사한 후 CJ주식회사 인사팀장, 사업1팀장, CJ프레시웨이 대표 등을 거치는 등 차근차근 승진 코스를 밟아왔다. 그가 맡은 기업의 실적은 눈에 띄게 올랐다.CJ프레시웨이 대표 시절, 사업구조를 개선해 영업이익을 3배 올리고 14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흑자로 전환한 바 있다. 2018년부터 맡은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로서의 평가도 좋다. 강 대표는 CJ제일제당의 ‘비비고’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는데 일조하면서 CJ제일제당을 글로벌 식문화 선도하는 기업으로 견인했다. 이 때문에 그는 ‘K푸드의 주역’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를 앞세워 세계 만두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2021년까지 비비고 만두 매출을 1조원으로 올리고 이중 70%를 해외시장에서 거두겠다는 계획이다.하지만 강 대표에게 남겨진 과제도 있다. 2조 원을 투자해서 인수·합병한 쉬안스컴퍼니의 안정적인 운영이다. 거액을 주고 인수·합병했지만 CJ제일제당의 미국 진출은 아직까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월마트, 크로거와 같은 유통 채널과 협의해 CJ제일제당 제품을 판매하고자 한다. 본격적으로 제품이 미국 물류 거점에 유통, 판매된 후에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숙제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0.02.0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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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금강산 관광사업 ‘사형선고’ 막전막후] 미국의 새 계산법 겨냥한 벼랑끝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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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협력방식 사업에 근본적 문제 제기… 금강산행 정치적 의미 놓고 해석 분분 파국 위기에 처해 있던 남북 간 금강산 관광협력 사업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결정타를 날렸다. 지난 10월 22일 금강산 일대를 돌아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그는 “금강산이 마치 북과 남의 공유물처럼, 북남관계의 상징, 축도처럼 돼있고 북남관계가 발전하지 않으면 금강산 관광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생각이고 잘못된 인식”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등 선전 매체들이 일제히 전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이런 발언은 남측 현대아산과 북측 아태평화위가 합의해 지난 1998년 11월 관광선을 첫 출항시킨 남북 협력방식의 금강산 관광에 대한 근본적 문제 제기로, 사실상 사형선고를 내린 셈이라 할 수 있다.더구나 “손쉽게 관광지나 내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금강산이 10여 년간 방치돼 흠이 남았다”는 김정은의 발언에는 50년 독점계약 방식으로 현대와 금강산 사업을 추진한 데 대한 강한 거부감이 드러난다. 김정은이 “금강산 관광지구의 부지를 망탕 떼어주고 문화관광지에 대한 관리를 외면하여 경관에 손해를 줬다”며 해당 부서인 노동당 통일전선부(대남 사업 담당)를 질책한 점에서 알 수 있듯 상황은 돌이키기 쉽지 않아 보인다. “동행한 일꾼(간부의 북한식 표현)들 모두도 한결같이 (건물을) 철거하고 우리식으로 꾸리는 것이 응당하다고 말씀을 올렸다”는 북한 보도 내용도 마찬가지다. ━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싹 들어내라” 북한 측이 “(금강산을) 새롭게 단장하고 우리 인민들을 맞이하게 될 그 날은 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 점으로 미뤄볼 때 금강산의 남측 시설 철거와 원상 회복, 북측에 의한 시설물 공사가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도 자신이 주도해온 각종 대형 건설 사업을 언급하며 튼튼한 설계역량과 강력한 건설역량을 강조했고 “우리 군대와 노동계급이 있기에 금강산에 세계적인 문화 관광지를 꾸리는 사업은 문제로도 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정은 집권 이후 건설 공사를 주도해온 돌격대와 인민군대를 총동원할 것임을 내비친 것이다.김정은의 메가톤급 발언에 통일부 등 우리 대북 주무부처는 사태 파악과 함께 북한과의 협의 추진을 언급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북한의 냉랭한 대남 태도로 남북관계의 동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금강산 관광마저 파국으로 마무리 된다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점에서다. 사업 주체인 현대아산 측은 뜻밖의 북한 발표에 당혹해 하면서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하지만 당국이나 사업자 모두 이런 상태라면 금강산 관광사업의 종료가 불가피 하다는 현실적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불똥이 개성공단 쪽으로까지 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때 ‘햇볕정책의 옥동자’로까지 불리던 두 사업이 현대아산과 북측 파트너를 매개로 한 일란성 쌍둥이 성격을 지녔다는 점에서다. ━ 개성공단으로도 불똥 튈까 우려 ‘금강산 남북협력’ 중단을 전격 선언한 김정은의 의중과 향후 경제협력·대북투자, 더 나아가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 등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우선 구체적 언급 내용에 대한 정확한 해석과 함께 발언 배경 등을 꼼꼼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김 위원장의 금강산 방문은 지난 10월 15일 백두산 방문을 기점으로 한 북부지역과 동해안 일대 현지지도의 일환이다. 현지지도는 최고지도자가 노동당과 군부·내각의 핵심 간부를 이끌고 군부대나 협동농장, 공장·기업소 등을 방문해 실태를 파악하고 격려 혹은 질책한 뒤 이런저런 지시를 내리는 현장방문 통치활동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나온 김정은의 언급은 곧바로 ‘말씀’으로 정리돼 반드시 고치거나 이행해야 할 사안으로 간주된다. 헌법이나 법률보다 김일성·김정일의 말이 더 중시되는 북한 특유의 ‘교시 정치’가 김정은 시기에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백두산에서 금강산까지 이어진 김정은의 이번 행보는 경제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민생투어’라고 할 수 있는 움직임이다. 그런데 그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백두산 삼지연 지역 시찰에서 김정은은 미국의 대북제재를 문제 삼았다. 자신이 주도한 개건(리모델링)과 뉴타운 조성 사업이 한창인 삼지연읍 건설현장에서 김정은은 “지금 나라의 형편은 적대세력들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책동으로 의연 어렵고 우리 앞에는 난관도 시련도 많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직접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북한의 경제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토로한 것이다. 그는 이어 “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 앞에 강요해온 고통은 이제 더는 고통이 아니라 그것이 그대로 우리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고 주장했다. 대북제재로 초래된 경제난과 식량난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을 미국과 이른바 적대세력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읽혀지는 발언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 누적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도발로 대북제재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자신에게 쏠리는 걸 막아보려는 뜻도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김정은이 백두산을 방문했다는 북한 관영매체들의 보도는 당초 김정은의 리더십을 부각시키려는 이미지 메이킹 차원으로 해석됐다. 그가 여동생 김여정 등을 이끌고 백마를 타고 첫눈이 내린 백두산을 올랐다는 기사와 함께 북한이 관련 영상을 공개한 때문이다. 이른바 백두혈통임을 강조하려는 듯 김정은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말에는 김씨 일가를 상징하는 커다란 별이 새겨져 있었다. 2013년 12월 고모부 장성택을 전격 처형하기 직전 백두산을 당 고위 간부들과 함께 방문하는 등 주요 계기마다 백두산을 찾았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무언가 중대 결단을 앞두고 있다는 관측도 일부 전문가와 언론 사이에서 대두했다.하지만 김정은은 곧장 평양으로 귀환하지 않았다. 양강도와 함북도를 지나 강원도(북측)를 잇는 말굽형 루트로 경제시찰 일정을 보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12년 본격적인 통치 활동에 들어간 이후 강원도 원산 지역을 자주 방문했다. 미사일 발사 등 군사훈련 참관이나 이 지역의 경제현장을 둘러보기 위한 차원이었다. 인근 함경도 지역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기도 했다. 하지만 원산 이남 지대로 내려와 휴전선과 인접해 있는 금강산 지역을 찾은 사실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단풍철을 맞아 금강산 지역을 겸사겸사 들러보려던 계획에 따라 방문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점친다.실제로 북한이 공개한 영상에는 김정은이 지팡이를 짚고 부인 이설주와 함께 금강산을 오르는 장면이 등장한다. 또 당 간부와 김여정, 현송월 선전선동부 부부장 등을 대동하고 금강산 계곡에서 단풍과 절경을 보며 웃는 표정으로 대화하는 모습도 파악된다. 이 과정에서 현대아산이 세운 복합시설인 온정각과 문화회관(서커스 공연), 선상호텔인 해금강호텔과 고성항 횟집, 펜션 등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이 공개한 영상에는 녹슨 해금강호텔 옆을 지나는 김정은의 모습이 포착된다.물론 김정은의 금강산 방문이 즉흥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은 작다는 게 정부 당국과 북한 전문가 그룹의 대체적인 견해다. 금강산 관광이 대북제재 해제의 상징적 사업이자 아이콘이 된 상황에서 최고지도자가 아무 생각 없이 덜컥 방문하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때문에 김정은의 금강산행에 고도의 정치적 의미가 깔려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9·19 평양공동선언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에 원칙적으로 의기투합했다. 지난 1월 신년사에선 금강산 관광의 재개 용의를 밝히면서 “남조선 동포를 환영할 것”이란 메시지까지 보냈다.하지만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상황은 꼬였고 6월 판문점에서의 남북한과 미국 정상 회동에도 금강산·개성은 요지부동인 상황이다. 더욱이 10월 초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북미 실무 협상마저 북한의 기대와 달리 성과 없이 조기 종결되면서 자칫 북미 대화의 모멘텀이 상실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대두하고 있다. “미국의 새로운 계산법을 기대한다”며 연말을 시한으로 제시한 김정은으로서는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자칫 스타일을 구길 수 있는 국면이다. 야심차게 신년사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언급했던 대목도 공염불로 끝날 공산이 커진 것이다. 대북제재 노선에서의 이탈과 한미 공조 틀에서의 ‘자주적’ 대북접근을 문재인 정부에 촉구하면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문제를 압박했지만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 북미, 남북 잇단 대화에도 상황 진전 없어 이런 저간의 상황 탓에 금강산의 문을 완전히 닫아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만들었을 수 있다. 일부에서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한국과 미국 측에 압박하려는 으름장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북한의 대미 협상 책임자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이번 금강산 산행에 함께 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기도 한다. 하지만 백두산에서 함경도 등으로 이어진 앞서의 일정 등을 감안하면 최선희가 대미협상 담당자 자격으로 수행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정은의 신임을 받는 핵심 간부층의 동행 및 백두산·금강산 여정으로 보는 게 더 합당하다는 얘기다.지난 2008년 관광 중단 이후 북한은 금강산 지역은 현대아산 자산을 일방적으로 몰수하거나 동결 조치했다. 이후 10년 넘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극심한 건물 노후화가 진행된 상태라 김정은이 이를 ‘기분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이라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은이 금강산 내 남측 시설물 철거를 언급하면서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 점을 들어 일각에서는 남북 간 합의를 통해 철거작업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통일부 등 정부 부처는 이번 기회를 북측과의 대화 통로 마련에 활용하겠다는 복안도 내비친다.그렇지만 북한이 자신들의 일방적인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남측과 사전에 협의를 진행한다는 건 낯선 일이다. 특히 김정은이 매우 불편한 입장을 밝히면서 조속한 철거를 지시했는데, 그 이행 과정에서 남측과 어떤 형식이던 논의를 거쳐 일을 처리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 실제로 북한은 금강산 일대의 남측 시설을 철거해 가라는 통지를 10월 25일 보내왔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통지문을 통해 ‘금강산지구에 국제관광문화지구를 새로 건설할 것이다. 합의되는 날짜에 금강산지구에 들어와 (남측) 당국과 민간기업이 설치한 시설을 철거해 가기 바란다’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또 “통지문에는 ‘실무적 문제들은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하면 됨’이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김정은의 이번 조치가 선대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금강산 관광사업 결정을 비판한 것이란 해석도 일부에선 제기한다. 김정은이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금강산이 10여 년간 방치됐다”고 언급했다는 점에서다. 김정은은 또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됐다”고 심각하게 비판했다는 게 북한 매체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김정은의 이번 언급이나 지시를 ‘김정일 비판’으로까지 해석하는 것은 지나쳐 보인다. 이어진 3대 세습 체제인 북한 권력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란 말이다. 선대 수령의 업적이나 유훈을 절대적으로 고수해야 할 상황에서 김정은이 스스로 제 발등을 찍는 일은 벌이지 않을 것이란 차원에서 봐도 마찬가지다.김정은은 이번 금강산 방문에서 관광사업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관광지구 부지를 망탕 떼여주고 문화관광지에 대한 관리를 외면하여 경관에 손해를 줬다”고 비판하면서 ‘정책지도를 맡은 당 중앙위 해당 부서’라고 책임을 분명히 했다. 금강산 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김정은에 의해 이뤄졌지만 어디까지나 담당 부서인 통일전선부의 책임으로 국한한다는 의미다. 북한의 논리대로라면 당의 간부들이 잘못된 사업방식과 판단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기망해 금강산 관광 사업을 비준 받아 진행했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란 얘기다.이럴 경우 통일전선부 책임 간부들에 대한 처벌이나 숙청이 뒤따를 가능성도 있다. 금강산 관광을 시작할 당시 통일전선부의 책임자는 김용순 통일전선부장 겸 당 대남 비서였다. 그는 북한 군부가 “군사 요새인 금강산과 장전항 지역을 남조선 관광객에게 내준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반발하는 군부를 제끼고 김정일 위원장을 설득해 사업을 관철시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물론 김용순이 이미 2003년 사망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책임자 처벌은 한계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결렬의 책임으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협상 주도권을 외무성 대미라인에 넘겨주고 퇴장했다는 점에서 통전부의 입지는 더 좁아질 수 있다.금강산 사업과 관련한 김정은의 이번 언급이나 인식을 분석해보면,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금강산을 ‘내주는’ 방식으로 남측과 관광 사업을 시작할 수 밖에 없었던 당시의 절박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김일성 주석 집권 말기인 1990년대에는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모순에다 소련과 동구권의 붕괴까지 겹쳐서, 그렇지 않아도 빈사 상태였던 산업 전반을 옥죄고 들었다. 개혁·개방을 택한 중국은 아직 북한에게 의미 있는 구원의 손길을 내밀 처지가 못됐다. 북한은 5년마다 열어야 하는 조선노동당 대회를 1980년 10월 6차 당 대회 이후 개최하지 못하는 형국(김정은 집권 이후 개최)에 처했다. 노동당이 국가경제계획을 제대로 제시하기 힘든 상황에 봉착한 때문이다. 1993년 12월 열린 당 6기 21차 전원회의에서는 제3차 7개년 계획 실패를 자인해야 하는 막다른 길까지 몰렸다.열악했던 당시 상황은 김일성 사망 이틀 전인 1994년 7월 6일 소집된 경제부문책임일꾼협의회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북한에서 ‘일꾼’은 해당 분야 간부를 의미한다. 경제 분야를 책임진 노동당과 내각의 고위 관료들이 참여한 일종의 대책회의라 할 수 있다. 이 자리에서 김일성은 “가슴이 왜 이리 답답한가. 경제가 안 풀려 요즘은 끊었던 담배까지 다시 피우게 됐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경제 각 부문이 제대로 되는 게 없다”고 말한 뒤 부총리와 장관급 간부들을 하나씩 일으켜 세워 질책했다. 그는 “동무들! 농업·경공업·무역 제일주의는 당의 결정사항 아닌가. 화학비료는 남흥화학·흥남화학을 생산 정상화하도록 만들라우”라며 다그쳤다. 또 참석 간부들에게 “경제가 엉망인데 동무들은 회의에서 아무런 문제 제시나 답변을 못하고 있다”라고 호통을 쳤다. 김일성은 끝 부분에서 “이틀 뒤 다시 회의를 소집하겠으니 부문별로 대책을 세워보고하라”고 지시했지만 심근경색으로 숨지면서 회의는 다시 열리지 못했다.이런 엉망진창 상태의 경제를 넘겨받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겐 험난한 앞날이 기다리고 있었다. 김일성의 급작스런 사망은 북한 체제가 곧 몰락할 것이란 예견이 나올 정도로 엄청난 혼란을 던졌다. ‘고장난 비행기’에 비유될 수준으로 모든 게 비정상이었고, 언제 추락하거나 불시착해도 이상하게 없을 것이란 말까지 나왔다. 여기에다 김일성 사망 이듬해부터 연이어 닥친 대홍수와 이로 인한 식량난과 경제위기에 휩쓸려 허우적거려야 했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를 포함한 고위 탈북 인사와 우리 대북 인권·지원 단체 등은 당시 200~300만 명의 주민이 굶주림으로 사망(한미 정보당국은 46만 명으로 파악)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북한 당국도 당시를 ‘고난의 행군(行軍)’이라 부를 정도다.이처럼 절박한 상황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경제 분야에서 가장 관심을 쓸 수 밖에 없던 건 역시 먹는 문제의 해결이었다. 남한과의 적십자회담이나 차관급 당국대화에서 빠지지 않는 메뉴는 대북 식량지원 문제였다. 이른바 ‘인도주의 협력’이란 이름으로 이산상봉과 식량 원조를 맞바꾸는 거래가 이뤄졌다. 김정일도 내부적인 식량 증산책을 서둘렀다. 하지만 “풀판을 고기로 바꾸자”며 토끼 기르기를 장려하고 열대 메기를 북한 전역에서 기르라고 하는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체제 명운이 걸린 절체절명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김정은이 택한 것이 금강산 관광이란 남북 경제협력 사업이었다. 북한이 금강산을 현대아산에 독점적으로 내주고, 남한 관광객들이 이곳을 방문해 산행과 온천욕·쇼핑 등을 즐긴 뒤 그 대가로 입산료를 지불하는 것이었다. 일정 기간에 걸쳐 이뤄질 관광사업 비용을 보장하기 위해 9억4200만 달러를 북한에 매월 분할해 제공하는 럼섬(lump-sim) 방식이라 북한으로선 더 매력적일 수 밖에 없었다. 1998년 6월 현대 정주영 명예회장의 소떼방북이 있었고, 같은 해 11월 첫 금강산 관광선 현대금강호가 동해항을 출항했다. 보다 많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육로를 통한 관광이 이어졌고,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 경비병의 총격으로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져 중단될 때까지 관광 사업은 진행됐다. 10년 동안 3550차례에 걸쳐 192만6665명이 관광을 다녀왔다는 게 현대아산 측의 설명이다. 하루 평균 3000~4000명이 관광을 한 셈이란 것이다.김대중 정부의 금강산 관광에 대해 보수 성향의 정당과 국민여론은 비판적인 입장을 제기해 왔다. 막대한 관광 대가가 현금으로 제공됨으로써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의 뒷돈이 됐다는 주장이다. 노무현 정부 시기 본격화한 개성공단도 120여 개 한국 업체가 북한 근로자 5만3000여 명에게 지급한 연간 8000만 달러 수준의 임금이 북한 당국에 건네짐으로써 김정은 정권만 살찌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북한 정권이나 대북정책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에도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건네진 달러가 위기에 처했던 김정일 정권에게 산소호흡기 역할을 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 됐다.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11년 12월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사망하면서 28살의 청년 지도자 김정은이 북한 최고 권력을 거머쥐게 됐다. 만신창이가 된 북한 체제를 ‘핵 보유’라는 유산과 함께 물려받았지만 녹록하지 않은 상황은 이어졌다. 정치·군사 강국을 주장하면서도 경제문제의 해법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게 김정은에겐 아킬레스건이다. 그런데도 자력갱생과 국산화 같은 현실과 동떨어진 구호에 머물며 한계를 드러내왔다.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에 치중한 ‘경제-핵 병진노선’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제를 불렀고 민생을 더 피폐하게 만들었다.이처럼 집권 이후부터 도발적 행보를 걸으며 국제사회와 한반도 주변 정세를 어지럽게 만들었던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초부터 유화 제스처를 취하면서 대화와 협상의 테이블로 나왔다. 그간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3차례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2차례 정상회담+판문점 남북미 회동) 등을 통해 비핵화와 개혁·개방 노선을 취할 수 있을 것처럼 비춰졌다. 하지만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자신의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자 거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뢰와 구애의 메시지를 보내며 대미관계 개선에 올인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형국이다.꼬인 남북관계도 좀체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하노이 북미 회담 결렬의 충격파 때문일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슨 요인이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권력 핵심부를 얼어붙게 했는지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격렬한 비방과 함께 남북 당국 대화 거부는 우리 정부 당국자들을 당혹케 하고 있고, 회담 재개를 비롯한 대북전략 수립과 추진에도 어려움을 산생하고 있다.남북관계의 대립은 당국 관계 뿐 아니라 경협이나 교류 분야에도 번졌다. 대표적으로 대북 식량지원 제안 거부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제의 무응답에 이어 최근에는 평양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 남북 대결을 무관중 경기로 치르고 실시간 중계마저도 북한 당국의 미온적 태도로 무산됐다. 남북관계의 냉각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고, 우리 국민들의 대북여론도 싸늘해졌다. 지난해 초 북한의 대남·대미 대화 기류로의 전환과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잇단 남북 정상회담 개최와 북미 정상회담 성사로 한반도에 화해와 협력의 희망이 넘쳐나던 때와 비교하면 급전직하의 상황을 맞았다고 볼 수 있다. ━ 정부 대북정책 추진에도 상당한 부담 대북 진출이나 북한·통일 관련 비지니스를 구상하며 채비를 서두르던 기업이나 기관·단체들은 당혹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남북관계의 대립 국면에서 사실상 꽁꽁 얼어붙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보다 문재인 정부 ‘희망고문’ 2~3년이 더 힘들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남북 정상회담 합의에 담긴 경협 아이템은 물론 문재인 정부가 그려온 한반도 통일경제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정은의 금강산 관광사업 완전 종료 선언이 나왔다. 금강산에서 남측이 건설한 관광 시설물을 겨냥해 ‘너절하다’며 철거를 지시한 김정은의 호기어린 목소리는 다소 성급해 보인다. 국제사회의 냉혹한 현실은 김정은의 이런 모습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관용을 베풀기 어렵다는 측면에서다. 우리 국민 여론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통령이 연일 평화경제를 통한 남북 상생을 외치고 있던 상황에서 김정은이 내놓은 금강산 관광 파기 지시는 향후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추진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영종 중앙일보 통일북한전문기자 lee.youngjong@joongang.co.kr

2019.10.2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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