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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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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BRL 시대 열렸다”…빅4 회계법인 시장 선점 경쟁 치열해져

증권 일반

'XBRL'(extensible business reporting language, 국제표준 전산언어) 시대가 개막했다. 올해 3분기부터 재무제표 XBRL 제도가 확대 적용되면서 국내 4대 회계법인(삼일·삼정·한영·안진)간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실적이 좋지 않은 4대 회계법인은 새로운 탈출구를 찾아 나섰지만 일각에서는 과열 경쟁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회계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들은 금융당국이 주도하고 있는 ‘XBRL 재무공시 단계적 선진화 방안’에 따라 올해 3분기 실적 보고서부터 재무제표 본문에 XBRL을 의무 적용하고 있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비금융 상장사 157곳은 내년 3월 발표하는 2023년도 사업보고서엔 주석까지 XBRL을 적용해야 한다. 자산규모 50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들과 금융업 상장사의 경우 2024년 이후 적용 대상이다. XBRL은 기업의 공시 정보에 태그를 붙여 표준화 문서를 작성하는 공시 전산언어다. 다양한 업종의 회사들이 동일한 기준에 맞춰 데이터를 정리하기 때문에 일괄 비교가 가능해진다. 데이터 작성 단계에서 재무제표 전체, 개별 계정과목 및 수치에 표준화된 식별코드가 부여된다. 하나의 형식에 맞춰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바뀌게 된다. 국내 공시가 영어로 변환돼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투명한 정보공개가 이뤄진다.XBRL이 도입되면 공시가 일률화될 수 있고 글로벌스탠더드에 부합해 통계화도 가능해진다. 회계 투명성이 높아지고 기업의 가치가 제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XBRL 도입으로 기업들은 계열사나 사업 부문간 연결제무제표 작성 시 속도와 신뢰도가 향상될 수 있다”며 “데이터의 수집, 분류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실적 부진 빅4…XBRL 탈출구 될까지난해 국내 4대 회계법인의 실적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인건비 등 비용이 치솟으며 빅4 회계법인의 영업이익이 3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금융감독원의 국내 회계법인 2022사업연도 사업보고서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대 회계법인의 매출액은 2조82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반면 4대 법인의 영업이익은 344억원으로 전기보다 62.9% 감소했다. 매출액은 늘었지만 인건비가 2021년 3조 3082억원에서 2022년 3조7116억원으로 12% 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이다. 국내 회계 업계는 새로운 수익창출원이 될 XBRL의 도입을 반기는 분위기다. 국내 4대 회계법인은 XBRL 관련 전문 인력을 충원하고 전담 팀을 꾸리는 등 조직을 확장하고 있다.삼일회계법인은 업무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된 XBRL 전문 조직을 구성했다. 올해 초 XBRL 센터를 신설한 삼일은 XBRL 설계 및 공시 전 과정에 대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금융감독원의 비금융업 주석 표준화 프로젝트 및 SEC 상장사에 대한 XBRL 공시 프로젝트 경험 바탕으로 XBRL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삼정KPMG는 지난해 8월 금감원의 XBRL 확대 도입을 앞두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삼정은 매핑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XBRL 매핑툴 ‘XBRL 파인더’를 개발했다. 삼정KPMG가 개발한 'XBRL 파인더'는 국문 및 영문으로 IFRS 및 DART의 표준 항목을 자유롭게 검색할 수 있다. 간단한 동작으로 해당 항목을 다른 산출물에 재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은 상장 기업과 금융회사의 재무 공시 선진화를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올해 4월 ‘XBRL 센터’를 출범했다. 안진은 4대 회계법인 중 유일하게 국내 주요 XBRL 택소노미 프로젝트인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프로젝트를 모두 수행했다. 2017년 미국 증시에 상장된 국내 기업의 XBRL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XBRL 관련 인력을 집중 육성 및 관리하고 있다. EY한영 회계법인도 감사 부문 내 회계·재무자문서비스본부에 스마트 XBRL 서비스 전담팀을 꾸렸다. 전담팀은 회계사 40여 명과 재무 프로세스 및 시스템 컨설턴트 20여명으로 구성됐다. 전담팀은 XBRL 주석 데이터의 공시, 관련 프로세스 및 시스템 고도화, XBRL 공시를 위한 내부통제 설계 및 운영을 포함하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요 고객은 KT, 대우건설, HL만도, 농심 등이다.일각에선 회계 업계의 XBRL 시장 선점 경쟁에 대한 과열 우려가 나온다. 회계법인들은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자문료 할인 등 가격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다른 회계법인 관계자는 “XBRL 도입으로 인해 회계법인 업계는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기업들은 전문성 있는 곳보단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계법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최근 업계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설명했다.

2023.12.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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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골드만삭스·베인…촘촘한 ‘연’으로 얽힌 PEF 인맥도

증권 일반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이끄는 이들은 촘촘한 인맥으로 연결돼 있다. 하버드, 와튼스쿨, 서울대 등 세계 유수의 대학으로 얽힌 학연부터 글로벌 투자은행(IB)·컨설팅업체는 물론 국내 대형 로펌과 회계법인에서 업무와 경험을 쌓은 이들이 대다수다. 같은 회사에서 한솥밥을 먹다가도 독립해 새 회사를 차리는 경우도 많다. ‘자본시장의 꽃’으로 불리는 사모펀드업계를 두고 사실상 ‘한 다리 건너면 모두가 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PEF업계에서 눈에 띄는 학맥은 단연 하버드비즈니스스쿨(HBS)다. 국내 1세대 사모펀드 를 이끄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등이 HBS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임유철 H&Q코리아 대표,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은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석사를 받았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를 통틀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를 이끄는 김병주 회장은 1963년생으로 10대 시절 혼자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포드칼리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이후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수료한 뒤 1986년 미국 골드만삭스, 1997년 살로몬스미스바니, 1999년 칼라일그룹 등을 거쳐 2005년 MBK파트너스를 설립했다. 박영택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회장과 송경섭 SV인베스트먼트 부사장, 이정우 베인캐피탈 한국 대표 등은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 출신이다. 김수민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파트너스 대표, 송상현 오션프론트파트너스 대표 등은 컬럼비아대에서 MBA를 마쳤다. 학부로 내려가면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이 압도적이다. 송인준 IMM 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김수민 대표, 임유철 대표 등이 서울대 학부를 졸업했다. 특히 IMM의 경우 송인준·지성배 대표와 김영호 IMM PE 대표 등 서울대 경영학과 선후배 셋이 모여 만든 IMM파트너스로 출발했을 정도다. 고려대 출신 대표 리더는 스틱인베스트먼트 창립자인 도용환 회장, 임석정 SJL파트너스 회장 등이 있다. 큐캐피탈파트너스 모회사인 큐로그룹의 김동준 부회장 등은 연세대 경제학과 출신 PEF 대표로 이름을 알렸다. 글로벌 PEF 출신, 한국에서 뿌리 내리다골드만삭스는 ‘국내 사모펀드의 사관학교’로 불릴 정도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안상균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대표, 김수민 UCK파트너스 대표, 이상호 글랜우드PE 대표 등이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또 TPG(텍사스퍼시픽그룹)의 이승준 전무, UCK파트너스의 신선화 파트너도 이곳 출신이다. 또다른 글로벌 IB인 모건스탠리에선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이정우 베인캐피탈 한국 대표 등이 여기서 업력을 쌓았다. 미국의 ‘빅3’ 컨설팅업체(맥킨지·베인앤컴퍼니·보스턴컨설팅그룹(BCG)) 중에선 베인앤컴퍼니 이름이 눈에 띈다. 중견 PE인 프랙시스캐피탈의 라민상, 이관훈, 윤준식 공동 대표는 베인앤컴퍼니에서 합을 맞추던 세 명이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박찬우 IMM크레딧솔루션 대표, 이진하 MBK파트너스 부사장 등도 베인앤컴퍼니 출신이다. 곽승웅 UCK파트너스 파트너 역시 김수민 대표와 베인앤컴퍼니 인연으로 UCK파트너스에 합류했다. 맥킨지 출신으로는 임형석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한국 부회장, 안상균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대표 등이 있다. 토종 사모펀드 중에선 스틱인베스트먼트 출신이 다수 포진해 있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정한설 캑터스PE 대표, 김웅 TS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이다. 이들은 모두 스틱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 운용역으로 경험을 쌓은 뒤 독립해 PE와 벤처캐피탈(VC)을 설립했다. 회계사나 변호사에서 IB업계로 뛰어든 이들도 적지 않다. 송인준 IMM PE 대표와 김동준 큐로그룹 부회장 등은 각각 딜로이트안진, 삼일PwC 등 국내 빅4 회계법인을 첫 직장으로 삼았다.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와 김광일 MBK파트너스 대표 등은 김앤장 출신이다. 기업인의 종착지는 사모펀드?대기업에서 경영 전략을 세우다 직접 운용사를 세운 인물도 많다. 삼성전자 출신 사모펀드 리더로는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이 대표적이다. 메모리반도체 16메가 디램 세계 첫 개발을 비롯해 삼성의 ‘반도체 신화’를 이끌다 참여정부 시절 제49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진 회장은 2006년 스카이레이크인베를 창립했다. 김재욱 BNW인베스트먼트 회장과 박영택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회장 등도 삼성전자 출신이다. 유종훈 큐캐피탈파트너스 회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현대자동차 국제금융부장, 현대증권(현 KB증권) M&A본부장 등을 역임하다 1999년 큐캐피탈파트너스를 설립했다. 10년동안 큐캐피탈을 이끌던 유 회장은 2009년 서울대 경제학과 후배인 유은상 당시 대표에게 대표직을 넘겨줬다. 2014년 유 대표는 큐캐피탈을 떠나 YJA인베스트먼트를 세웠다.

2023.05.22 09:18

3분 소요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 최초 ‘XBRL센터’ 출범

증권 일반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은 상장 기업 및 금융회사의 재무 공시 선진화를 본격 지원하기 위해 국내 회계법인 최초로 ‘XBRL센터’를 출범한다고 5일 밝혔다. 재무정보 국제표준 보고방식인 XBRL(eXtensible Business Reporting Language)은 기업의 재무정보를 데이터로 저장·공유·분석이 용이하도록 차세대 언어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다. 선진화된 기업 재무정보 인프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히 도입돼 활용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23년부터 금융당국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주석을 포함한 재무제표 전반에 대한 XBRL 공시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회계업계는 관련 전문가 자문 서비스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러한 정책 변화에 발맞춰 딜로이트 안진은 빅4 회계법인 최초로 ‘딜로이트 안진 XBRL센터’를 설립했다. 이 센터는 한국 상장사 및 국내 주요기업들의 XBRL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30여명의 기업 재무정보 전문가로 구성됐다. 센터는 기업의 성공적인 XBRL 공시 체계 구축을 전방위로 지원하기 위해 국제회계기준(IFRS)에 부합하는 택소노미(Taxonomy·분류체계)의 선정, 기업의 고유 택소노미 신설, XBRL 기준의 구조화, 재무제표 항목 간의 검증, 전자공시 시스템 내 XBRL 편집기 작성 지원, 연간 유지보수 등 XBRL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또한 센터 설립과 동시에 XBRL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금융감독원에 XBRL 시범가동을 신청한 2조 이상 상장사에 대한 교육은 물론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XBRL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한국공인회계사회, 한국XBRL본부와 협업해 각종 교육지원사업은 물론 새로운 전자공시시스템의 안정화와 XBRL 적용 및 활용에 대한 기업과 재무정보 이용자들의 저변 확대를 위한 활동에도 집중할 계획이다.이형남 딜로이트 안진 XBRL센터장은 “딜로이트 안진 XBRL센터 오픈을 시작으로 기업의 XBRL 기반의 공시 안정화와 한국 기업의 재무정보 이용자들의 저변 확대를 위해 선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내 XBRL 전문인력과 딜로이트 글로벌 네트워크와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국내·외 전자공시 자문시장을 선도하는 ‘XBRL 자문 리딩 펌’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2023.04.05 14:42

2분 소요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 회계법인 임직원 무죄 판결에 "유감"

보험

교보생명이 어피니티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 관계자들의 형사재판 무죄 판결과 관련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보생명은 다수의 공모정황과 증거가 있었음에도 이번 재판에서 무죄 판결이 나온 것에 대해 유감스럽지만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재판 결과가 어피니티와 안진이 공모해 산출한 풋옵션(주식을 특정 가격에 되팔 권리) 행사 가격(주당 41만원)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서울고법 형사1-1부(이승련 엄상필 심담 부장판사)는 3일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딜로이트안진 임원 2명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재판부는 "회계사의 가치 평가 업무에서 어떤 의견을 평가자와 의뢰자 중 누가 먼저 제안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회계사의 전문 판단을 거쳤는지가 중요하다"며 "(가격 결정이) 안진의 전문가적 판단 없이 어피너티 컨소시엄의 일방적 지시로 이뤄졌다고 보기에는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함께 기소된 딜로이트안진 직원 1명과 어피너티 임직원 2명도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이번 재판은 어피니티 임원과 안진 소속 회계사들이 교보생명의 풋옵션 행사가격 평가 과정에서 허위보고, 부정청탁 등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를 발견한 검찰의 기소로 이뤄졌다. 교보생명 측은 “이번 형사재판이 회계사법 위반 여부에 국한된 만큼 어피니티와 안진 관계자들이 무죄 선고를 받았더라도, 풋옵션 행사가격의 정당성까지 인정받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어피니티와 신창재 회장의 풋옵션 분쟁은 2018년말 어피니티가 보유하고 있는 교보생명 지분 24%를 당초 매입가격(주당 24만5000원, 총1조2000억)의 두 배 가까운 41만원에 신 회장에게 '되사가'라며 풋옵션을 행사한데서 시작됐다. 당시 교보생명의 IPO 공모 예정가는 주당 18만~21만원(크레디스위스)에서 24만~28만원(NH투자증권) 수준이었는데 어피니티는 이 보다 두 배나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이다. 신 회장은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다고 판단해 풋옵션에 응하지 않고 있다. 어피니티가 국제중재 소송을 걸었지만 중재재판부는 “신 회장이 41만원에 되사줄 의무가 없다”며 풋옵션 가격이 무효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그러자 어피니티는 2차 국제중재를 걸었다. 신 회장측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치평가를 받아 적정한 풋옵션 가격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교보생명은 IPO를 통해 시장에서 합당한 가치 평가를 받은 후 적정 풋옵션 가격을 산정하고 상호간에 원만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어피니티 측의 법적분쟁 유발로 가장 객관적인 풋옵션 가격을 평가받을 수 있는 IPO 기회가 지연된 만큼 이제라도 주요 주주의 역할에 맞게 적극 협조해 주기를 바란다”며 “회사는 이번 판결과 무관하게 금융지주사 전환, IPO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2023.02.03 13:33

2분 소요
“공인회계사회 ‘부실 제재’ 조사해달라”…교보생명, 금융위에 진정서 제출

보험

교보생명이 한국공인회계사회의 부실 제재를 조사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교보생명은 풋옵션 가치를 부풀린 혐의를 받는 안진회계법인에 대한 한공회의 ‘깜깜이 제재’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현재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회계법인들에 대해 한공회가 부실한 제재를 진행했다며 이를 다시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금융위에 제출했다. 금융위는 이번주까지 한공회 종합감사를 실시한다. 한공회는 금융위를 주무관청으로 하는 비영리법인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2월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명과 교보생명 재무적투자자(FI)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 2명을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안진 회계사들이 산정한 교보생명 풋옵션 가치가 부풀려졌다는 이유에서다. 교보생명은 어피니티 측이 안진 측과 짜고 풋옵션 가치를 고의로 부풀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교보생명은 당시 검찰의 기소 직후 ‘안진회계사들이 독립성과 신의성실원칙을 준수해야 하는 회계사회 회칙과 윤리규정 등을 위반했다’며 징계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한공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한공회는 ‘법원 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 민원을 접수, 처리할 수 없다’며 소송이 종료된 후 증빙자료를 첨부해 다시 민원을 제기하라고 통보했다. 이후 한공회는 이후 자료 요청이나 추가 검토 없이 지난해 9월 ‘조치 없음’으로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생명은 같은해 11월 한공회에 조사를 성실히 해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다시 제출했지만 이때도 12월의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재조사를 거부당했다. 한공회 심의위원은 재판에 출석해 안진 회계사들과 어피니티 관계자들 사이에 주고받은 문서가 244건 이상 있음에도 이를 ‘공모행위가 아닌 통상적 업무 협의’라고 해석하며 부당한 제재를 내릴 이유가 없었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안진 측과 어피니티 측이 주고받은 이메일에는 이번 분쟁이 결국 소송으로 갈 확률이 높아 가능한 유리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결과 값을 높이자고 공모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어피니티와 안진 측은 이메일 뿐 아니라 1~3차 보고서 초안은 물론 바탕이 되는 엑셀 파일까지 공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어피니티가 안진 측에 이메일을 보내 가치평가방법 등의 수정을 지시했고, 그 결과 교보생명 1주당 풋옵션 행사가격은 시장가치 대비 두 배 이상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한공회 심의위원은 재판에서 어피니티와 안진의 공모정황이 담긴 이메일 증거자료를 본적이 있냐는 물음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교보생명은 안진 회계사들이 풋옵션 산정 과정에서 명백한 부정을 저질렀지만 한공회가 이를 묵인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지난 23일 어피니티 측 주요 임직원과 안진 회계사의 ‘공인회계사법 위반’ 관련 2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1심과 같은 최고 1년 6개월의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본질은 공인회계사법이라는 행정법 위반이 아닌 총 1조원대 이익을 노린 대형 경제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이 크다고 봤다. 2심 판결 선고기일은 내년 2월 1일로 예정됐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2022.11.30 11:39

2분 소요
검찰, 교보-어피니티·안진 공판 2심서 1년6개월 구형…“1조 이익 노린 경제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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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풋옵션(주식을 특정 가격에 팔 권리) 가치 평가 과정에서 행사가격을 부풀리기 위해 부적절한 공모 혐의를 받는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와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들에게 검찰이 2심에서 1심과 같은 최고 1년 6개월의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본질은 공인회계사법이라는 행정법 위반이 아닌 총 1조원대 이익을 노린 대형 경제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이 크다고 봤다. 23일 서울고등법원 제1-1형사부는 어피니티컨소시엄 주요 임직원과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의 '공인회계사법 위반' 관련 2심 결심 공판을 열었다. 이번 공판에서 검찰 측은 피고인들의 불법적인 공모 정황이 명백한 만큼 1심과 같은 최고 징역 1년 6개월과 1억원 이상의 추징금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앞서 1심 결심 공판에서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2인에 대해 각각 징역 1년 6개월,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1억2670만원을 구형했다.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 2인과 계산업무를 수행한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1인에게는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 검찰 "행사가격 부풀리기, 1조원 경제 범죄" 주장 이날 공판은 4차 공판에 이어 변호인단의 프레젠테이션, 검찰 구형,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 순으로 진행됐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본질을 어피니티가 교보생명 지분 24%에 투자하고, 투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허위의 가치평가를 통해 투자손실을 8000억원대 투자이익으로 둔갑시켜려다 실패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 특히 외형상으로는 공인회계사법이라는 행정법규 위반으로 기소돼 유무죄가 다퉈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총 1조원의 경제적 이익을 노린 대형 경제 범죄라고 짚었다. 앞선 네 차례 2심 공판에서 검찰은 어피니티와 안진 회계사들의 공인회계사법 위반 정황이 담긴 244건의 이메일 증거를 제시했다. 해당 이메일에는 어피니티와 안진이 결국 소송으로 갈 확률이 높으니 가능한 유리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결과 값을 높이자고 공모한 내용이 명시돼 있다. 특히 어피니티는 안진 측에 이메일을 보내 가치평가방법 등의 수정을 지시했고, 이들은 모든 단계 과정마다 필요한 자료 정보, 수시 산정한 결과값까지 완벽하게 공유했다. 그 결과 교보생명 1주당 풋옵션 행사가격은 시장가치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40만9000원으로 높아졌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어피니티는 안진 회계사에 평가방법에 따른 풋옵션 가격을 적어주면 내부적으로 논의해 결정하겠다는 등 가치평가를 주도하기도 했다. 반면 안진 회계사들은 어피니티 측에 시나리오별 풋옵션 계산 결과를 컨펌해주면 그대로 보고서를 작성하겠다며 고객에 유리한 결과 값을 만들기 위한 단순 계산기 역할에 집중했다. 검찰은 "어피니티컨소시엄이 보유한 지분 24% 가운데 재무적투자자 누구도 과반수를 차지하는 곳이 없었다”며 “재무적 투자자들은 풋옵션을 행사했을 때 투자금 회수가능금액을 미리 산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풋옵션 가격 최종 결정 이메일은 반드시 필요한 수순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회계사회 부실 징계 문제, 1심 재판부 판결 파기해야” 주장 이날 검찰은 지난 9월 검찰의 증인 신문 과정에서 드러난 회계사들의 일탈 행위를 징계해야 하는 공인회계사회에서 제대로 된 심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회계사회는 안진 회계사들과 어피니티 관계자들 사이에 원하는 풋옵션 가치 결과값을 위해 주고받은 문서가 240건 이상 있음에도 이를 공모행위가 아닌 통상적 업무 협의로 판단하며 ‘조치없음’ 의견을 냈다. 이달 말로 예정된 금융위원회의 공인회계사회 대상 종합감사에서도 회계사회의 안진 소속 회계사 부실 징계 배경과 관련된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아울러 검사 측은 “신창재 회장과 어피니티와의 중재판정부 결과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형사사건 절차의 기소 여부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겠다고 기재했다”며 “하지만 1심 판결부는 이를 마치 회계사법 위반에 대해 실체 판단이 이뤄진 것처럼 인용하고 있다. 이 부분은 반드시 시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 검찰은 1심 무죄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회계사회 '조치없음' 결론 판단에 객관성 문제가 드러난 만큼 1심 재판부 판결의 파기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평가결과를 최대치까지 부풀리지 않았다거나 평가방법·인자·최종 가격 등에 대해 평가자와 의뢰인 간 논의는 많을수록 좋다는 1심 재판부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끝으로 “최근 들어 합리적인 가치평가를 요구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며 “지난 기일에서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옛말이 있다’는 말을 했다. 재판부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어피니티 측 변호인은 최종변론에서 “이 사건의 본질은 신창재 회장이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관련 민사책임을 면탈하기 위해 형사절차를 악용했다는 점”이라며 “관련 중재 판정 및 여러 법원의 판단이 모두 검사의 주장과 상반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검사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 2인과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인에 대한 2심 판결 선고기일은 내년 2월 1일로 예정됐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2022.11.2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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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어피니티 4차 공판…“짜고친 풋옵션 평가에 깜깜이 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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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이 신창재 회장과 어피니티컨소시엄 간 풋옵션 분쟁과 관련, 안진회계법인이 고객의 부정 청탁으로 가치평가를 하고 대가를 챙긴 것을 넘어 감시자인 회계사회의 원칙을 무시한 징계가 맞물린 결과라고 주장했다. 28일 열린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어피니티 주요 임직원과 안진회계법인 회계사들에 대한 항소심 4차 공판에서는 검찰과 피고인 변호인단의 프레젠테이션 절차가 진행됐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들의 회계사법 위반 혐의 정황이 담긴 244건의 이메일 증거를 토대로 이들의 혐의점을 자세히 짚은 후 1심 판결의 오류를 지적했다. 이메일 증거자료에는 어피니티와 안진이 결국 소송으로 갈 확률이 높으니 가능한 유리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결과 값을 높이자고 상호 합의한 내용이 담겼다. 어피니티는 안진에 이메일을 보내 가치평가방법 등의 수정을 지시했고, 그 결과 교보생명 1주당 풋옵션 행사가격은 시장가치 대비 두 배 이상 높아졌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검찰 측은 "이 사건은 현재 물가와 금리가 치솟아서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데 1년 전 가격으로 자신의 집을 매수해달라는 것과 같다"며 "이메일 증거를 보면 안진 회계사들이 얼마나 계산기처럼 답변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종 풋옵션 가격 결정 과정에서도 어피니티는 안진 회계사에 평가방법 별 풋옵션 가격을 적어주면 내부적으로 논의해 결정하겠다는 등 가치평가를 주도한 점도 드러났다. 교보생명은 특히 어피니티 측이 '내부적으로 논의해 결정하겠다'며 이메일을 보내고, 이에 안진 회계사들은 어피니티 측에 '컨펌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전문가로서 가치평가 업무를 수행한 것이 아닌 고객 지시에 따라 단순 계산기 역할만 했다고 주장했다. 회계법인이 제공하는 유가증권, 유형자산, 무형자산 등에 대한 '가치평가 서비스 수행기준'에 따르면 가치추정업무는 가치평가서비스와 가치산정서비스로 나뉜다. 검찰은 “해당 수행기준의 상호 이해 대상은 용역 범위가 어떻게 되며, 그 가치평가 용역을 통해서 어떤 보고서가 산출되는지 등에 관한 것”이라며 “이해 기준에는 끊임없이 주고받은 이메일과 평가방법과 인자, 최종 단가를 협의하라는 내용은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교보생명은 공인회계사회가 진행한 안진 회계사들에 대한 징계 역시, 원칙을 무시한 '제 식구 감싸기'라고 비판했다. 앞서 회계사회는 안진 회계사들과 어피니티 관계자들 사이에 주고받은 문서가 200건 이상 있음에도 이를 공모행위가 아니라 통상적 업무 협의로 판단했다. 검찰은 지난 14일 3차 공판에서 진행된 증인신문에서 공모 정황이 담긴 이메일 증거자료를 제시하며 회계사회 판단을 주도한 한 심의위원에 조사 공정성에 대해 물었지만 그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답변을 회피한 바 있다. 1심 무죄 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회계사회의 '조치 없음' 결론 도출 과정에 문제가 발견된 만큼 향후 재판부 판단 변화 가능성도 제기됐다. 검찰은 "투자자들과 회계사들 간의 업무 협의에 대해 통상적인 업무 협의로 볼 수 있다며 ‘조치 없음’을 내린 한공회 판단이나 이를 그대로 원용한 1심 판결 모두 잘못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 2인과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인에 대한 5차 공판기일은 오는 11월 23일로 예정됐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2022.09.2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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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안진-어피니티 공모 있었지만 회계사회 윤리위가 '반쪽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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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에 대한 아무런 징계조치가 내려지지 않은 한국공인회계사회 윤리조사심의위원회 판단이 처음부터 안진 측의 제한된 정보 제공으로 제대로 된 징계 결과가 나오기 어려웠던 점이 증인 신문 과정에서 확인됐다. 또한 그동안 교보생명 측의 협조적이지 못한 자료 제공으로 가치평가 수행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안진회계법인의 주장을 뒤집는 증언도 나왔다. ━ 회계사회 無징계 추궁한 검찰…"양측이 사전에 합의" 14일 열린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어피니티 주요 임직원과 안진회계법인 회계사들에 대한 항소심 3차 공판에서는 앞서 검찰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이화여자대학교 A교수와 교보생명 직원 B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A교수는 회계사회 윤리조사심의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참여해온 인물이다. 교보생명 직원 B씨는 피평가기관 자격으로 안진에 자료 제공 등의 역할을 했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 측은 회계사회 윤리조사심의위에서 안진 회계사에 대한 아무런 징계가 이뤄지지 않은 배경에 주목했다. 회계사회는 앞서 안진 회계사들과 어피니티 관계자들 사이에 주고받은 문서가 200건 이상 있음에도 이를 공모행위가 아니라 통상적 업무 협의로 판단했다. 특히 이날 공판에서 검찰 측은 회계사회 윤리조사심의위 조사 결과가 처음부터 반쪽짜리 제한된 정보 제공으로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지 못했던 점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 측은 앞서 제시한 이메일 증거자료를 다시 한번 제시하며 가치평가 보고서 작성 초기에 어피니티와 안진회계법인 관계자 등 피고인들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도출하자고 상호 합의한 내용을 공개했다. 검찰 측에 따르면 양측이 주고 받은 이메일 등은 무려 244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논의 끝에 결국 소송으로 갈 확률이 높으니 가능한 유리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결과값을 높이자고 합의한 내용을 이메일에 명시했다. 아울러 각종 평가방법 시나리오에 따른 교보생명 가치평가 금액을 넣는 이메일을 보내 면서 빈칸을 채워달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 측의 해당 이메일들을 본적이 있느냐는 2~3번의 질의에 A교수는 "일관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또한 A교수는 "유사 거래 비교법과 유사 기업 비교법 두가지를 사용 할 때 유사거래에서는 과거 오래된 예전 거래를 제외해달라는 어피니티 측의 요청이 있었고, 유사 기업 비교법에서는 규모가 작은 기업들을 제외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비록 어피니티가 요청해서 안진회계법인이 받아들여지는 것 같은 모양새가 됐지만 윤리조사 심의위원회 위원들의 입장은 부당하게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고 진술했다. ━ 교보 직원 "미제공 자료, 안진 측서 추가요청 없었어" 그동안 안진회계법인이 교보생명 측에 요청한 자료의 상당 부분을 제공받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한 정면 반박 증언도 나왔다. 이날 공판에서 확인된 A교수의 질문에 대한 교보생명의 답변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요청받은 자료 51건 중 9건을 제외한 42건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제출 자료의 경우 부합자료가 없거나 산출하기 어려워 제출 못했다고 답변했다. 실제 자료 제공을 담당한 교보생명 직원의 증인 심문에서도 B씨는 "자료제공에 대해 최대한 협조하라는 지시가 있었고, 데이터룸은 굉장히 실무적인 사안이라 거기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며 "제공하지 못한 9개 정보 제공에 대한 안진이나 어피니티 측의 추가요청도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자료 제공이 어려웠던 EV(내재가치) 보고서나 미래에 대한 가치 추정과 관련된 기초 데이터는 아예 자료가 없거나 아니면 업계 관례상 외부에 공개가 불가능해서 자료 제공이 안 됐던 것이지, 가치 평가를 방해하기 위한 사안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현재 안진 소속 회계사와 어피티니 관계자 등 5명은 풋옵션 행사 가격 산정 업무 과정에서 부적절하게 공모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가치평가 업무의 독립성을 준수해야 할 회계사가 사모펀드의 부정 청탁을 받아 허위로 가치평가보고서를 작성하고 금품을 부당하게 수수한 것은 명백한 회계사법 위반으로 죄질이 무겁다고 보고 있다. 특히 어피니티의 지시에 따라 평가인자 등을 수정할 때마다 안진 회계사는 결과값을 송부했고, 그 결과 1주당 풋옵션 행사가격이 20만원 대에서 40만원 이상으로 높아졌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이들에 대판 재판은 회계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이 나온 삼덕회계법인 회계사 사건과도 연관이 깊다. 삼덕 소속 회계사는 지난 4월 징역 4개월에, 1년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두 사건이 풋옵션 행사 시점과 제시된 주식 가치 등에서 거의 동일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번 공판에서 안진 측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제공해 원하는 결과를 얻어온 점이 확인됐다"며 "어피니티와 안진 관계자들의 위법행위가 명백한 만큼 항소심에서 적절한 결론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어피니티 관계자 2인과 안진 소속 회계사 3인에 대한 4차 공판기일은 오는 28일 열린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2022.09.1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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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가치평가 허위보고서 만든 삼덕 회계사, 1심서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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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가치평가 보고서를 베껴 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덕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A씨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단독부는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형사3단독부는 “피고인은 청탁을 받고 위임인이 제공한 가치평가 결과를 자신이 공정하게 수행한 업무인 것처럼 포장했다”며 “업무 및 자료 수집 기간, 범위 등 여러 요인을 살필 때 작성 주체는 피고인이 아니라고 봐야 하며 허위 기재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의 심각성은 매우 크다”면서 “피고인은 직업윤리를 저버려 공인회계사와 가치평가의 신뢰를 훼손했고, 보고서가 경제적 이해관계에 미칠 심대한 영향을 짐작하고도 부정한 방법으로 개입해 죄질이 나쁘다”라고 지적했다. 삼덕회계법인에서 일하는 A씨는 안진회계법인이 수행한 교보생명 가치평가 보고서를 어펄마캐피털로부터 전달받아 자신이 직접 작성한 것처럼 꾸민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가치평가가 공인회계사만이 수행할 수 있는 직무에 해당하지 않고 결과값이 같았을 뿐이라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으나, 1심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형사3단독부는 “가치평가는 직무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옳다”라고 판시했다. 또 가치평가가 전문성을 갖춘 공인회계사의 경험과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이 요구되는 것이라고 봤다. 특히 “제공받은 결과값이 과거 10년간 생명보험회사의 주가 추이에서 크게 벗어났음을 물론 타회계법인의 가치평가 결과와 현저한 차이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러한 점을 종합해보면 피고인 스스로도 제공받은 가치평가 결과의 허위성을 인식하면서도 위임인의 이익을 위해 애써 무시했다고 봄이 상식에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그동안 범죄 이력이 없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한 바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1심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독립성과 공정성을 지키지 않은 회계법인의 위법행위가 근절되고 사모펀드와 회계법인 간 부적절한 관행에 경종을 울리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열린 안진회계법인 회계사와 어피니티컨소시엄 임원의 공인회계사법 위반 재판은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고 검찰은 항소한 상태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2.04.2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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