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343

외신 “잇따른 韓스타 죽음, 압박 심한 분위기 탓” 비판

정책이슈

배우 고(故) 김새론의 갑작스러운 부고에 외신도 주목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서 가장 찬사를 받는 젊은 배우 중 한 명이었던 김새론은 2022년 음주 운전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대중의 비판에 직면한 이후 어떤 작품에도 출연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의 죽음은, 호황기를 맞고 있지만 압박이 심한 한국 연예산업에 닥친 최근의 비극”이라며 “(한국의 연예산업이) 급성장하는 스타들의 정신건강에 타격을 주는 것으로 비판 받아왔다”고 분석했다.CNN 또한 “최근 몇 년간 젊은 K팝 아이돌과 K드라마 배우들의 잇따른 사망 소식은 한국 연예계의 정신건강 문제와 극심한 압박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면서 배우 송재림, 그룹 아스트로 문빈, 가수 겸 배우 설리, 그룹 샤이니 종현의 선례를 언급했다.이어 “연예 기획사들은 상담 서비스 제공 및 유연한 일정 조정 등 정신건강 지원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극심한 경쟁 환경, 대중의 끊임없는 감시, 외모 및 행동에 대한 완벽함을 요구하는 문화가 여전히 연예인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조명했다.BBC 역시 “한국 연예계는 오랫동안 치열한 경쟁과 강도 높은 압박으로 인해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져왔다”며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젊은 K팝 스타와 배우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며 연예계의 정신적 부담이 조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한편 고김새론은 지난 16일 오후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향년 25세.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타살 흔적이 없는 점 등을 토대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김새론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19일 오전 6시 20분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된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이주인 일간스포츠 기자

2025.02.18 15:11

2분 소요
“루이비통부터 구찌·HMG가 운영하는 미술관”…아트와 협업하는 기업들

산업 일반

단순히 상품을 찍어 내기만 하면 팔리던 때는 지났다. 상품 하나에도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시대. 아트와의 콜라보레이션(협업)을 통해 장인 정신과 브랜드의 가치관과 역사를 녹여내는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 겔랑, 미우미우 등 명품 브랜드들은 지난 10월 아트바젤 파리를 통해 특별한 전시를 선보였다. 먼저 루이비통은 그랑팔레에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와의 협업 부스를 마련해 물고기 형상 조각을 포함한 특별 전시를 선보였다. 이 전시에서 루이비통은 프랭크 게리의 시그니처 디자인을 더한 ‘루이비통 바이 프랭크 게리 컬렉션’ 백을 공개했다. 겔랑은 백남준, 박서도, 이배 등의 한국 작가를 소개하는 ‘굿모닝 코리아’ 전시와 함께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인 이우환 화백과 협업한 전세계 21병 한정판 향수 ‘르 플라콘 콰드리로브 파 이우환’을 공개했다. 구찌 역시 지난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이하 LACMA)에서 열린 ‘2024년 아트+필름 갈라’를 공식 후원했다. 구찌는 무려 13년간 LACMA를 공식 후원하며 예술과 영화의 업적을 기리는데 지속적으로 힘을 보태왔다. 이렇듯 최근 명품 브랜드들은 후원을 넘어 미술관을 직접 운영하며 아트와의 연계를 이어가고 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2014년 약 1억 4300만 달러를 들여 파리 외곽에 루이비통 파운데이션 미술관을 건설했다. 에르메스, 구찌도 중요 거점 도시에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에 갤러리 공간을 함께 마련하는 등 아트와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기업들도 아트와의 협업에 너도 나도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유니레버(Unilever)와 테이트 모던의 콜라보가 대표적인 예다. 유니레버는 런던을 대표하는 미술관 테이트 모던에 60억원을 후원했다. 명품 브랜드가 아닌 생필품 기업인 유니레버의 미술관 스폰서십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후원이었다. 테이트 모던은 유니레버의 지원을 받아 미술관 입구에 거대한 설치 작품을 전시하는 특별전시 ‘더 유니레버 시리즈’를 진행해 왔다. ‘유니레버 시리즈’는 새 전시가 열릴 때마다 흥행에 대성공했고, 유니레버는 뮤지엄 마케팅의 성공적인 선례를 남겼다. 그 바통을 이어받아 2015년부터 현대자동차가 ‘현대 커미션’이라는 새로운 타이틀로 현재까지 장기 파트너십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매년 한 명의 동시대 미술 작가를 선정해 대규모 설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올해는 아홉 번째 작가로 이미래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한화그룹 역시 여의도 63빌딩(현 63스퀘어)에 퐁피두센터 서울 분관을 유치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장 미셸 빌모트(Jean Michel Wilmotte)의 디자인으로 완성될 퐁피두센터 서울은 새로운 문화 랜드마크가 될 채비를 마친 상태다. HMG 그룹에서 주최하고 있는 화제의 ‘불멸의 화가, 반 고흐’ 전시도 빼놓을 수 없다. 네델란드 크뢸러뮐러 미술관 소장의 원화 70여 점을 그대로 옮겨와 연대기 순으로 소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반 고흐 전시다. 이에 ‘불멸의 화가, 반 고흐’는 오픈런 열풍까지 일으키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한모 HMG 그룹 회장은 아트, 라이프스타일, 콘텐츠에 대한 이해 없이는 하우징 사업을 선도해 나갈 수 없다는 기업 비전과 철학 하에 대규모 반 고흐 전시를 성사시켰다. 김 회장은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사랑받는 화가 중 한 명인 빈센트 반 고흐의 진품 원화를 소개할 수 있어 큰 영광”이라며 “일상 속 찰나지만 예술이 주는 감동과 공감을 통해 오늘을 위로 받고 또 내일을 맞이할 힘을 얻으실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전시의 개막식에는 정치, 경제, 예술, 종교, 문화계를 망라하는 주요 인사들을 비롯해 하정우, 고소영, 최지우, 김미숙 등 유명 연예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고급 수입차 브랜드 ‘렉서스’와 명품 브랜드 ‘피아제’도 공식 후원사로서 참여했다. 기업과 아트의 협업 스펙트럼이 점점 확장됨에 따라 아트가 소수만 즐기는 비주류가 아닌 아닌 대중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아트의 문화적, 상업적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024.12.30 18:22

3분 소요
전국 도배 고수들 꺾은 명장…“해외로 K-인테리어 전파하고파”[대한민국 명장]

유통

그들은 남들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묵묵히 한 자리에서 15년 이상 일했다. 분야도 다양하다. 한복생산부터 제빵·금형·석공예·용접 등 한국 사회가 움직이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이지만 흔히 말하는 3D 업종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들은 일이 어려워도 편법 대신 원칙에 충실하면서 자신의 맡은 바를 끝까지 해낸 장인들이다. 그들에게 한국 사회는 ‘대한민국 명장’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기꺼이 부여했다. 는 창간 40주년을 맞이해 꽃보다 아름다운 명장의 인생사를 담은 ‘대한민국 명장’ 시리즈를 시작한다. 대한민국 명장은 고용노동부가 고시한 38개 분야 92개 직종에서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이들 중에서 대통령 명의로 선정된 기능인을 말한다. 지금까지 712명이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됐다. 주(住)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세 가지 요소 중 하나다. 이중에서도 주거의 주춧돌이 되는 도배는 실내 건축의 첫 단추이자 공간의 성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벽을 보호하기도 하고, 방습·방풍·방음 등의 기능도 수행한다. 도배를 단순히 벽지를 붙이는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많지만, 실제로는 계획 단계부터 세심한 준비와 숙련된 기술이 요구되는 고도의 작업이다. 국내 도배 산업을 이끌어 온 한 사람이 있다. 평생 도배공으로 살아온 ‘도배 명장’ 신호현씨는 48년 경력을 지닌 ‘도배의 신’으로 불린다. 60대인 그는 도배에만 50여 년의 시간을 쏟아부었다. 그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선정하는 대한민국 명장 실내 건축 분야에 지난 2015년 이름을 올리며 ‘도배 명장 1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한 분야에서 한 우물만 파며 성공을 이룬 그는 도배에 대한 자부심도 확고했다. 명장으로서 그는 이제 도배 인재 양성을 사명으로 여기고 대한민국 도배 기술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나누고자 한다.방황하던 청년, 우연히 마주한 도배신 명장이 도배의 길에 들어선 것은 16세 때인 1976년. 학교를 그만두고 방황 중이었던 그는 우연히 도배를 접했고 이후 술값을 벌고자 이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게 됐다. “팔자인 것 같아요. 도배를 시작하고 나니 당구나 볼링치는 것도 재미없고, 도배에 빠져들게 됐죠. 마음이 차분해진달까. 수양하는 느낌도 들고, 절제도 되고. 유흥비, 용돈을 벌 겸해서 현장에 가기 시작했죠. 열여섯에 배워서 열일곱에 대장이 됐어요. 할아버지뻘 되는 분들에게 작업 지시를 하고, 제가 생각해도 당찼어요.”손재주가 좋았던 신 명장은 고향인 광주에서 금세 일인자의 자리에 올랐다. 1등이 되기까지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하루 일을 끝내고도 현장에 남아 시공법이나 벽지에 대한 연구를 하며 도배에 대한 열정을 이어갔다. “혼자서 천장 10~20m를 도배했어요. 원래 서너 명이 붙는 작업인데, 혼자서 벽지를 발랐죠. 체력이나 손 감각이 겸비돼야 해요. 실력이 좋아지기 위해 별 노력을 다했어요. 혼자서 2~3일간 내 체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가장 높고 긴 천장을 어떻게 바를 수 있는지, 혹한의 추위를 견뎌보는 등 테스트했죠. 남들이 보면 미쳤다고 했을 거예요.” 이후 3~4년간 전국을 돌며 실력자들과 대결을 펼쳤다. 이를 ‘타짜 도배’라고 한다. 배낭 하나만 메고 전국을 돌며 신 명장은 전국구 도배 명인이 됐다.“전국을 돌아다니며 도배 고수를 깼어요. 지역이 대전이면 대전에 가서 이곳에서 제일 도배 잘하는 분을 찾아 그분의 현장에 가서 시합을 요청하는 거죠. 어린애가 오니까 ‘저리 가라’고 내쫓기도 했어요. 몇 날 며칠을 빈정대면 응해주더라고요. 결국 제가 다 이겼어요. 기술 세계에서는 기술이 최고면 ‘어른’인 거예요. 대결을 통해 이론과 기술을 습득하고, 또 이동하고, 그렇게 기술을 쌓아갔습니다.”도배 훈련을 독하게 하고, 전국을 다니며 대결을 펼친 신 명장이다. 어렸던 그에게 도배는 어떤 존재였을까.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있었지만, 일종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한 수양의 수단이기도 했다.“어떤 일에 있어서 지는 걸 싫어하고,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근성이 있어요. 하지만 어린 나이에 울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학교에서 사고를 치고 결국 안 다니게 됐고, 이러한 상황을 반전시키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죠. 도배를 하지 않았다면 거칠게 살다가 문제를 크게 일으켰을 것 같기도 해요. 근데 이게 도배로 순화가 되더라고요.”열정으로 이룬 명장의 자리 도배 외길을 걸어온 신 명장은 2015년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되면서 그 이력에 정점을 찍었다. 대한민국 명장은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15년 이상 산업현장에서 관련 직종에 종사한 최고의 숙련 기술을 보유한 기술자에게 수여되며, 실내 건축 분야에서 도배사로서 이 상을 거머쥔 건 신 명장이 최초다. 신 명장이 명장의 자리에 오르기 전까지 도배 분야에서 명장제도는 전무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신 명장 외에 도배 분야의 명장은 탄생하지 않고 있다.“실내 건축 인테리어가 국내에 도입된 지 50~60년이에요. 그런데도 이전엔 명장 제도가 없었죠. 그래서 직접 노동부에 베이커리, 미용 분야는 명장이 있는데 실내 건축 쪽엔 왜 없냐고 지속적으로 건의하기도 했어요. 결국 실내 건축 분야의 종목이 만들어졌어요. 명장이 되는 과정은 정말 어려워요. 수백 명이 지원했고, 이들이 6개월 동안 서바이벌 게임을 거쳐야 하죠. 서류·자격증·사회봉사·기술 수준·수상 이력·사회 기여도 등 모든 걸 합산해요. ‘기술이 좋다’는 수준으로는 안 돼요. 어디서도 보지 못한 신기를 보여줘야 해요. 세 명이 최종까지 올라갔는데, 일용직 도배사인 제가 된 거죠. 직업적 열정을 높이 봐준 것 같아요.” 명장이 되고 나서 느끼는 책임감이나 부담감도 있었을 것이다. 신 명장에게 명장이 되고 난 이후에 달라진 점이 있는지 물었다.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어요. 사람들이 명장이라 하면 거리감을 두려고 해요. 너무 어려워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관계성이 어려워지더라고요. 가까이 있던 사람들도 떠나기도 하고요. 수준이 너무 높아진 거죠. 좋은 점은 아무래도 국가가 인정했기 때문에 사람들도 인정을 할 수밖에 없죠.”신 명장의 이력은 명장의 수식어에 걸맞게 화려하다. 1977년 국회의사당 도배를 맡은 데 이어 청와대 영빈관·삼청각·국립박물관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뿐만 아니라 기업 총수 및 연예인들의 집을 수없이 작업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자택을 시공할 때의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유명인들의 자택을 시공하게 되면서 입소문을 탔어요. 일반 고객들과 도배 콘셉트가 조금 다르긴 하죠. 침실은 어둡게 하고, 단조롭지 않아요. 요즘은 많이들 차분하게 하죠. 정주영 회장 자택을 작업할 땐 ‘좋은 벽지를 쓰지 말라’고 했어요. 워낙 검소한 분이잖아요. 아파트 현장에서 남은 벽지 재고를 발라달라고 하셨죠. 회장님이 마음에 든다고 하셨어요. 물론 기업 총수들마다 성향은 다 달라요. 고급스럽게 하거나 아주 싸게 서민적으로 해달라는 분도 있고요.”“도배 문화 발전에 앞장…인식 바꾸고파”구로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은 그가 운영하는 회사의 사무실이기도 하다. 전국 도배시공연합체 ‘도배의 민족’을 운영하는 동시에 그가 도배에 사용해온 도구들이 사무실을 가득 채우고 있다. 롤러·칼·망치·붓 등 100가지가 넘는 공구들 모두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현장에 있다고 해서 무조건 거칠고 지저분한 공구를 사용하는 건 아니에요. 공구에 공예적 요소를 가미해서 제가 직접 만들고 있어요. 예쁘게 만들면 일도 허투루 하지 않을 것 아니에요?(웃음) 같이 일하는 직원들에게도 복장에 신경 쓰라고 해요. 너무 지저분하게 다니지 말라고요. 외적인 것뿐만 아니라 내적으로도 교양을 쌓으면 좋죠. 도배사들에 대한 편견이나 인식이 변화하길 바랍니다.”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배 명장이지만 그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을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콘텐츠를 늘 공부하고, 받아들이고 훈련한다. 그는 이제 국내의 도배 문화의 정착과 도배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준비 중이다. “명장이 되고 나서는 현실에 안주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너무 힘들게 달려왔으니까 명장이 되고 난 후에는 안주형으로 돌아서 버린 거죠. 저는 명장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했어요. 또 명장이 되고 난 이후에도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더라고요. 낙후된 도배 산업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이제 시작이고, 또 고생 시작인 거죠.”신 명장은 현재 국내 도배 산업의 기반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역사에 비해 도배 산업이 낙후되어 있고, 인식 또한 저평가된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까지 도배 기술 서적 5권을 집필, 출간해 시공법 매뉴얼화에 나섰다. “후배들에게 제 기술을 전수하고 떠나고 싶어요. 후학들은 선진화된 도배를 했으면 좋겠죠. 그래서 제가 기초 디딤돌은 만들어놓고 가야 하지 않나 싶어요. 도배는 정직하고, 노력한 만큼 얻어요. 고전적인 기술로는 이 바닥에서 경쟁력이 뒤떨어져요. 기술을 발전시켜야 나아갈 수 있죠. 도배하면서 습득한 기술을 글로 정리해 체계화한 게 제가 출판한 책들이에요. 중구난방인 시공법을 매뉴얼화해서 선진 기술이 정착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또 후에는 도배 박물관을 짓는 게 신 명장의 꿈이다. 이미 30년 전부터 개설 계획을 세우며 자료도 대거 수집한 상태다. “제 오랜 꿈인 도배 박물관을 준비 중이에요. 과거에 사용했던 벽지와 갖가지 공구 등 600여 점을 보관하고 있죠. 지방이나 제주도에 가면 다양한 분야의 박물관이 있잖아요. 학술의 시작은 박물관에서부터잖아요. 도배 학술의 기본이 있어야 되겠다 싶어 생각하게 된 거죠. 이때까지 돈 벌어서 이곳에 다 투자했어요.”해외 진출도 계획 중이다. 앞서 아르헨티나와 미국·프랑스에 있는 한국문화원의 도배를 직접 담당했고 태국·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에는 도배 공법을 전수하기도 했다.“현재 모 기업과 MOU 체결 단계까지 간 상태예요. K-푸드, K-팝이 유행인 것처럼 해외에서도 K-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요. 산업 연수생들을 우리나라로 들여서 명장인 제가 교육하고, 그들이 돌아가서 K-인테리어를 전파하고. 또 우리나라 청년들이 해외에 나가서 도배일을 할 수 있도록 서포트하려고 해요. 후배들이 제 기술을 잘 배워서 제2·3의 명장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24.12.15 10:00

7분 소요
불법과 예술의 경계에 선 ‘타투’[백세희의 컬처&로(LAW)]

전문가 칼럼

요즘 문신(타투)한 사람을 찾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거리나 식당 등에서도 흔히 볼 수 있고, 온라인에서도 연예인이 타투를 했느니 지웠느니 말도 많다. ‘반영구 눈썹’도 문신 시술의 일종이므로 여기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갑자기 주변인 상당수가 문신 경험자가 된다. 이런저런 사회적 편견이 아직 남아 있긴 하지만, 문신은 예전처럼 무조건 '불량함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젠 온몸에 문신이 있어도 보충역이 아닌 현역으로 입대한다. 2021년 2월 1일부터 시행된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은 문신에 대한 4급 기준을 없애고 현역 판정을 한다. 나아가 문신은 예술로 인정돼 세계적인 박람회가 종종 열린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문신 시술 행위는 「의료법」 등 실정법 위반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의료인이 아닌 시술인의 문신 시술 행위는 형사처벌을 받는 범죄라는 것을. 하지만 법 어디에도 명시적으로 ‘문신은 불법이다’라고 쓰여 있지는 않다. 그럼 왜 불법이 될까? 문신 시술을 하는 사람, 즉 타투이스트(문신사)는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전단과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제1호가 금지하는 ‘의사가 아니면서 의료행위를 업(業)으로 하는 것’에 해당할 수 있다. 타투이스트가 처벌을 받을지 아닌지는 결국 ‘의료행위’가 무엇인지에 대한 법률해석을 통해 결정된다. 문신 시술은 의료행위일까? 우리 법원은 반영구 눈썹 시술을 포함한 문신 행위 일체를 「의료법」상의 의료행위로 본다. 대표적으로 대법원의 한 판결(1992. 5. 22. 선고 91도3219)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는 눈썹 등 부위의 피부에 자동문신용 기계로 색소를 주입해 문신을 한 행위가 신체 등에 대한 위험성이 없어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고등법원)을 법리오해 등의 이유로 파기한 판결이다. 바늘로 몸에 상처를 내 그 속에 색소를 주입하는 시술이 작업자에 따라 진피를 건드릴 수 있고, 문신용 침을 매개로 질병이 전염될 우려도 있는 만큼 의료행위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위 법리는 현재까지도 확고하게 굳어있다. 문신 시술 행위를 「의료법」 위반으로 보는 해석과 근거 법률 조항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위헌 논의가 있었다. 헌법재판소는 수차례에 걸쳐 의료인이 아닌 자의 문신 시술 처벌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가장 최근의 합헌 판단은 2022년 3월 31일에 이뤄졌다.위 판결에서 헌법재판소는 ‘의료행위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가 아니라 하더라도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까지 포함한다’는 전제 아래, ‘문신 시술은 바늘을 이용해 피부의 완전성을 침해하는 방식이다. 이때 색소를 주입함은 물론, 감염과 염료 주입으로 인한 부작용 등 위험을 수반하므로 의료법 등이 정하는 의료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른바 ‘반영구 화장’의 경우라고 해서 위험이 줄어든다고 볼 수도 없다고 설시했다. 나아가 문신 시술을 위한 별도의 자격제도를 마련할지는 여러 가지 사회적‧경제적 사정을 참작해 입법부가 결정할 사항이므로, 그에 대한 별도의 입법이 없다는 사실이 곧 위헌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헌재 2022. 3. 31. 2017헌마1343 등 참조). 제도와 동떨어져 커져만 가는 문신 시장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신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의사 아닌 타투이스트의 시술이 정말 불법이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성황이다. 각종 협회의 존재만 해도 그렇다. 한국반영구화장협회, 대한반영구화장협회, ㈔대한문신사중앙회, ㈔한국패션타투협회 등등 여러 업체가 협회라는 이름으로 사업자등록을 하거나 사단법인화한 것을 보면 일반인들로선 당연히 문신이 제도권 내에 들어온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때로 이런 혼란은 정부가 나서서 초래하기도 했다. 조금 지난 얘기긴 하지만, 2015년 고용노동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신직업 추진 현황 및 육성계획’을 발표하면서 17개의 신직업 중 타투이스트(문신사)를 포함하기도 했다. 2019년 10월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보건복지부는 2020년 말까지 반영구 시술을 미용업소에서도 가능케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위 계획은 결국엔 무산되고 말았지만, 정부 관계자의 발표 그 자체만으로도 대중을 혼란에 빠뜨리기에는 충분했다.대중의 혼란을 종식하기 위해 국회의원들은 17대 국회부터 관련 법안을 꾸준히 발의하고 있지만 번번이 폐기되는 상황이다. 헌법재판소가 말한 대로 결국 문신을 허용할지는 입법부인 국회가 칼자루를 쥐고 있는 셈인데, 왜 이렇게 매번 실패하는 것일까?문신 합법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의료계의 반발이다. 국회에서 「문신사법」 제정안이 발의됐을 당시, 대한의사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비의료인의 문신 행위는 명백한 무면허 의료행위로,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피부과학회와 대한피부과의사회 등도 같은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일반인들은 문신의 아름다운 면만 보지만, 실제로 부작용으로 고통받다 찾아오는 환자들을 다수 접하는 의사들로서는 눈에 보이는 위험을 묵과할 수 없다는 배경이 깔려있다.확고해 보이던 법률해석, 균열의 시작?문신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계속 불법으로 남아 있을까?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오랜 기간 확고해 보였던 법률해석에 서서히 균열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소개한 2022년 3월의 헌법재판소 판단에서는 9인의 재판관 중 4인이 반대의견을 개진했다. 문신 시술에 대한 처벌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위헌 판단을 위한 정족수에 미치지 못해 결국 합헌으로 최종 판결이 이뤄졌지만, 재판관 9명 중 절반에 가까운 4인의 반대의견은 달라진 법률해석의 가능성을 보였다.국가인권위원회 역시 문신사에 대한 처벌을 인권적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문신사들이 제기한 진정사건에 대해 인권위 소관이 아님을 밝히며 각하하면서도 “직업의 자유, 예술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 인권적 관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기존의 판례를 변경하기도 했다. 2020년 9월 16일 일본 최고재판소(우리나라 대법원과 같은 역할)는 문신사의 문신 시술 행위가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무죄를 선고한 2심을 그대로 확정시킨 것이다. 최고재판소는 ‘문신 시술은 의학을 넘어 미술 지식 및 기능을 필요로 하지만 의사면허 취득 과정에 그런 지식과 기능을 습득하는 것은 예정돼 있지 않다’며 ‘오랜 세월에 걸쳐 의사면허를 갖고 있지 않은 문신사가 문신을 해왔는데, 의사만이 독점적으로 문신을 하는 상황은 상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단을 했다. 이웃나라 일본 최고재판소의 위 판례 변경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변화한 법감정...문신의 미래는문신은 예술일까? 종교의식, 주술, 신분의 상징 등을 표현하기 위해 시작됐다는 문신의 기원은 회화나 조각, 무용, 음악의 시작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상대방을 위협하는 기능이 강조돼 법의 제재를 받게 됐다. 문신에 대한 사람들의 감정이 변한 것이다. 이런 감정은 시간이 흐르며 다시 바뀌게 마련이다. 사회 구성원의 변화한 감정에 법률적인 의미가 부여되면, 우리는 이를 ‘법감정’이라 부른다. 부부 사이의 강압적인 성관계를 강간으로 보는 대법원 판례 변경(예전에는 부부 사이에는 강간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해석했다), 양심적 병역 거부 사유의 확대 추세, 처벌받아야 할 음란한 작품인지를 판단하는 기준 등등 법원의 해석에 의한 법리 변화의 바탕에는 법감정의 변화가 있다. 법감정은 시대에 따라 계속 변한다. 따라서 법리도 마땅히 변화된 법감정에 따라 발전할 것이다. 의료행위 개념도 그렇지 않을까? 문신 행위에 대한 우리의 법감정이 이미 변했다고 볼 수 있을까. 반대로 대중에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시술 부작용을 생각한다면 문신 합법화는 시기상조일까. 깊게 생각해 볼 문제다.백세희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변호사

2024.11.16 10:01

5분 소요
배우 최강희 “나만의 길 찾았다”…연기 중단 후 알바로 월 160만원 벌어

정책이슈

배우 최강희(47)가 연기 활동을 잠시 멈추고 식당 설거지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신을 되돌아본 경험을 털어놓았다. 최강희는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세바시 강연’에 출연해 연예계 생활의 무게와 외로움, 그리고 본인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솔직히 고백했다.최강희는 "연예인으로서의 삶이 무겁고 행복하지 않았다. 또, 오해나 억울한 일을 겪을 때 자신을 지켜낼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며 연기 활동을 잠시 중단한 이유를 밝혔다. 그녀는 25년 동안 연기 외에 다른 경험이 부족하다는 두려움에 아르바이트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친구가 운영하는 고깃집에서 설거지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친한 동료 연예인들의 집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하며 스스로를 다잡았다.한 달에 약 160만원의 수입으로 기본 생활비와 공과금을 해결할 수 있었고, 일부는 작가 및 편집 학원 수강에 사용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갔다고 한다. 최강희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여러 길을 두고 고민했었다”고 밝혔다.또한, 3년간의 공백 동안 깨달은 점으로 “사람들은 나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꼽으며, 그동안 자신이 타인의 시선으로 인해 힘들어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이제는 “주관을 가지고 나만의 길을 가겠다”고 결심하며 새롭게 다짐했다.최강희는 1995년 KBS 드라마 ‘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해, 영화 ‘여고괴담’, ‘달콤, 살벌한 연인’, ‘쩨쩨한 로맨스’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최근 유튜브 채널 ‘나도최강희’를 개설해 팬들과 소통 중이며, KBS2 ‘영화가 좋다’의 MC로 복귀하여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4.11.07 21:08

2분 소요
“수도 없이 실패했지만 ‘인생네컷’으로 인생의 성공 스토리 쓰고 있다” [이코노 인터뷰]

스타트업

앞으로 10회에 걸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2024년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을 통해 선정한 스타트업의 창업가 인터뷰를 진행한다.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은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겪는 3~7년 사이의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이 사업에 선정된 스타트업 창업가의 생생한 이야기가 후배 창업가들의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다. 그의 전공은 ‘자동화공학’, 쉽게 말하면 공장의 자동화 등을 추진하는 ‘스마트팩토리’ 관련 학문을 배운다. 하지만 그는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중간에 학교를 그만뒀다. 그리고 사업에 도전했다. 도전한 사업은 수도 없이 많다. 카드 발급 관련 텔레마케터부터 자판기 사업,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는 녹차 진액 자판기 사업 그리고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보급 등 다양한 사업에 도전했다. 심지어 군부대에 라면 자판기를 보급하는 사업까지 도전했다. “수도 없이 망해봤다”는 그의 말처럼 20여 개의 사업에 도전했지만 성공을 맛보지 못했다. 아내와 주변 지인들은 “직장을 구해봐라”라는 조언을 많이 했지만 사업을 통한 자아실현의 꿈이 더 컸다. 스티커 사진기 앞에 늘어선 젊은이들 보고 사업 도전그의 인생을 펴게 한 것은 2017년 초반 울산 젊음의 거리에 있던 스티커 사진기다. ‘인생네컷’이라는 브랜드가 붙어 있는 사진기 앞에 젊은이들이 길게 줄을 선 것을 봤다. 그 사업을 하던 이에게 “서울·경기 총판을 해보겠다”고 설득해서 서울 이태원이나 홍대 같은 곳에 인생네컷 스티커 사진기를 설치했다. 4개월 만에 수십 개의 스티커 사진기를 설치했다. 그리고 4개월 후 인생네컷 브랜드를 인수했다. 2018년 1월 40년 지기 친구의 성과 그의 성을 따서 만든 ‘엘케이벤처스’(LK Ventures)라는 이름의 기업을 창업했다. 인생네컷을 통해 성공한 창업가라는 스토리를 쓰고 있는 이호익 대표가 주인공이다. 이 대표는 “이 사업을 알게 되고 8개월 만에 브랜드를 인수했다”면서 “40여 곳이 넘는 스티커 사진 업체가 있지만, 우리가 항상 ‘최초’라는 기록을 만들면서 성장하고 있다”며 웃었다. 수많은 사업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던 경험 때문인지, 그는 처음부터 사업을 크게 확장하지 않았다. 차근차근 한 단계씩 성장하는 게 그의 사업 지론이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엘케이벤처스를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 기업으로 선정한 것은 최초라는 기록을 쓸 수 있는 기술력과 미래 성장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스티커 사진 사업은 2000년대 초 젊은이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스티커 사진의 유행이 끝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경남 지역에서 조그맣게 시작했던 인생네컷은 이 대표를 통해 스티커 사진의 대명사가 됐다. 이 대표는 스티커 사진의 부활을 “아날로그에 대한 추억을 맛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인생네컷의 성공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매장형 스티커 사진’이 인생네컷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이다. 이 대표는 “더운 날씨에 길거리에서 스티커 사진을 찍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고, 날씨에 상관없이 스티커 사진을 찍으려면 매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매장은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었다. 젊은이들이 언제든 들어와서 잡담하고 외모를 꾸밀 수 있게 매장에 거울을 설치했고 헤어드라이어기와 고데기를 비치했다. 그렇게 인생네컷 매장은 젊은이들이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입소문이 났다. IPO에 도전…중국·중남미 등으로 진출 계획도인생네컷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하기 시작했다. 창업 1년 만에 기업부설연구소를 열었고,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 해외 첫 매장을 만들었다. 창업 2년 만에 벤처기업 등록을 했고 2022년에는 스티커 사진 업체 중 처음으로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였다. NCT 등의 가수들 지식재산권(IP)를 스티커 사진 프레임에 적용했고, 자서전 프레임·파파라치 프레임 등 사용자들의 눈길을 끄는 각양각색의 유료 프레임을 개발했다. 출판사 열린책들, 신세계백화점, 그룹 NCT 등과 협업해 팝업 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연예인과 협업하고 다양한 프레임을 만들고, 이를 통해 해외에 진출하는 도전 등이 모두 가능한 것은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우리만의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며 웃었다. 스티커 사진에 기술력을 더했기에 업계에서 ‘최초’라는 기록을 연달아 쓸 수 있던 요인이다. 엘케이벤처스 창업 이후 6년 동안 인생네컷은 급속한 성장을 이뤄냈다. 임직원은 100여명이 넘고, 2023년 10월에는 해외 가맹점 100호점을 돌파했다. 국내외 매장이 650여 개나 되고, 해외 진출 국가는 26개국이다. 이미 진출한 중국시장에서 높은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남미와 중동 등에 진출할 계획이다. 인생네컷 매장 방문자는 국내외 통틀어 매월 평균 190만명을 넘는다. 지난해 225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3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내년 혹은 내후년에는 상장(IPO)을 계획하고 있다. 인생네컷은 국내외에서 한국 스티커 사진의 대명사처럼 인정받고 있다. 창업 후 지금까지 투자를 유치한 금액이 20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은 매년 성장을 이뤄냈기에 투자 유치가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창업 이후 우리 임직원들과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면서 “세상에 정말 재미있는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인생네컷은 내년에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한다. 커뮤니티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고, 그런 도전을 자신 있게 할 수 있다면 그때 성공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는 계속 도전할 것이다”며 웃었다.

2024.10.28 10:00

4분 소요
“‘아날로그’에 ‘테크’ 더했더니 ‘업계 최초’ 됐다” [CEO의 방]

CEO

‘CEO의 방’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EO가 머무는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언제나 최적을, 최선을 선택해야 하는 CEO들에게 집무실은 업무를 보는 곳을 넘어 다양한 영감을 얻고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창의적인 공간입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탄생하는 공간, ‘CEO의 방’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공의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험상궂은 얼굴에 커다란 덩치는 마치 건달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계속 보고 있자니 ‘귀엽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의 방 한편에 전시되어 있는 김원근 작가의 ‘챔피언’이라는 제목의 조각 캐릭터다. 지인이 선물했다는 그 캐릭터는 그를 닮은 듯, 닮지 않은 듯하다. 그 캐릭터를 유심히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 방의 주인공이 뿜어내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험악하게 보이는 조각 캐릭터에서도 나오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 캐릭터 바로 옆에는 1977년에 니콘에서 제작한 필름 카메라가 놓여 있다. 그가 태어난 해에 출시된 카메라다. 그의 형이 골동품상을 뒤져서 찾아낸 것이라고 한다. 그 사진기는 여전히 작동한다. 언젠가는 그 카메라로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서 필름은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일하는 책상 뒤편 책장에는 무선조종 비행기가 무심하게 놓여 있다. 이 외에도 그의 방 곳곳에 재미있는 소품들이 많다. 유명했던 미국 드라마 ‘전격 Z작전’에 나온 캐릭터들과 ‘키트’라는 이름의 차 미니어처가 눈길을 끈다. 기업의 서포터인 ‘라포’(Rappo)를 위한 스티커 등도 눈길을 끈다. 기업 대표의 방이라기보다 재미있는 물건들이 보관된 공간처럼 느껴진다. 이 방의 주인공인 이호익 엘케이벤처스 대표는 “이 방에 있는 것들은 언젠가는 도전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예를 들면 무선조종 비행기나 카메라 촬영 등의 취미를 만들고 싶다”며 웃었다. 이 대표의 방은 다양한 볼거리가 많은 ‘인생네컷’의 스티커 사진기 같은 느낌이다. 인생네컷을 운영하는 기업의 대표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한쪽 벽에는 이 대표가 주인공인 인생네컷 사진이 많다. 임직원이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함께 촬영한 인생네컷에는 임직원과 허물없이 지내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인생네컷에서 발견한 이 대표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이 대표가 “우리는 스티커 사진 업계에서 최초라는 기록을 많이 쓰고 있는데,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재밌어하는 문화가 있어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생네컷은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스티커 사진을 2010년대 후반 부활하게 한 주인공이다. 인생네컷은 스티커 사진의 대명사가 됐다. 인생네컷은 아날로그에 테크를 더하면서 업계 ‘최초’라는 기록을 연달아 쓰고 있다. 다양한 유료 프레임 개발, 연예인과의 지식재산권(IP) 계약, 애플리케이션 출시 등은 기존 업계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최초의 행보다. 특히 26개국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수출한 것도 인생네컷이 최초다. 그렇게 인생네컷의 행보는 ‘업계 최초’라는 기록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2024.10.28 09:00

2분 소요
BTS 지민 돈도 안 갚았나...이진호, 불법 도박 자진 고백

정책이슈

“죄송합니다. 저의 잘못된 판단에서 비롯된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방송인 이진호가 불법 도박으로 인해 채무를 얻게 됐다고 고백했다. “2020년 우연한 기회로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됐고, 감당하기 힘든 빚을 떠안게 됐다”며 “지인들의 따끔한 충고와 제가 사랑하는 이 일을 다시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도박에서 손을 땔 수 있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금전적 도움을 받은 상태였다”고 후회했다.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진호로 인해 금전 피해를 본 연예인 명단에는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도 있으며, 거액을 빌리고 아직 갚지 않은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지민 소속사 빅히트뮤직 관계자는 "지민이 차용증을 쓰고 (돈을) 빌려준 게 전부"라고 말했다.이진호는 “매월 꾸준히 돈을 갚아 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이 빚은 꼭 제 힘으로 다 변제할 생각이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올 때면 채무와 관련한 전화일까 심장이 뛰었고, 이 일이 언제 세상에 알려질까 하는 두려움에 하루하루가 매를 맞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또 “방송에 나오는 유명인으로서 본분을 잊고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망쳐버린 지난 날이 진심으로 후회스럽다”며 “다른 이의 모범이 되는 좋은 사람이 되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누군가에게 손가락질은 받는 사람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며 살겠다”며 호소했다.이어 “경찰 조사 역시 성실히 받고 제가 한 잘못의 대가를 치르겠다”고 덧붙였다.한편, 이진호는 오는 15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코미디 리벤지’에 출연한다. 이하는 이진호가 자신의 SNS에 올린 입장문 전문이다.안녕하세요, 이진호입니다.죄송합니다. 저의 잘못된 판단에서 비롯된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기 위해 이 글을 씁니다.저는 2020년 우연한 기회로 인터넷 불법도박사이트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됐고, 감당하기 힘든 빚을 떠안게 됐습니다. 지인들의 따끔한 충고와 제가 사랑하는 이 일을 다시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도박에서 손을 땔 수 있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금전적 도움을 받은 상태였습니다.매월 꾸준히 돈을 갚아 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이 빚은 꼭 제 힘으로 다 변제할 생각입니다. 금전적인 손해도 손해지만, 무엇보다 저를 믿고 돈을 빌려주신 분들께 너무 죄송했습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올 때면 채무와 관련한 전화일까 심장이 뛰었고, 이 일이 언제 세상에 알려질까 하는 두려움에 하루하루가 매를 맞는 것 같았습니다.차라리 모든 걸 고백하고 벌을 받고 나면 적어도 이런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제가 일을 해야 조금이나마 빚을 변제해 나갈 수 있었기에 그런 마음 역시 혼자만의 욕심이지 않을까.. 선뜻 선택을 내리지 못했습니다.너무나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방송에 나오는 유명인으로서 본분을 잊고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망쳐버린 지난 날이 진심으로 후회스럽습니다. 다른 이의 모범이 되는 좋은 사람이 되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누군가에게 손가락질은 받는 사람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며 살겠습니다.마지막으로, 저에게 남겨진 채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변제해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그것을 숨기기에 급급했던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들께도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드립니다. 경찰 조사 역시 성실히 받고 제가 한 잘못의 대가를 치르겠습니다.진심으로 죄송합니다.

2024.10.14 13:30

3분 소요
‘딥페이크 범죄’ 취약한 韓…‘외설 이미지 합성’ 스노우, 반쪽 대응 [정두용의 인사이트]

IT 일반

이데일리TV 생방송 코너 ‘이데일리 인사이트’에서 다룬 내용을 다시 글로 풀어 전달합니다. 경제·산업계 소식에 인사이트 한 스푼을 얹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사안을 다룹니다. Q. ‘딥페이크 성 착취물’에 대한 피해가 확산하면서 최근 세간에서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편의성 증대와 같은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반대급부로 새로운 형태의 피해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먼저 딥페이크 성 착취물 무엇인지부터 설명해 주시죠.A. 딥페이크는 AI 기술 중 하나인 ‘딥 러닝’(deep learning)과 가짜를 의미하는 ‘페이크’(fake)의 합성어입니다. 인공지능 이미지 편집 기술을 활용해 사실과 다른 영상이나 사진을 만드는 걸 의미하는데요. 기술 자체만 보면 영화나 예술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고, 돌아가신 분과 대화를 나누는 식의 영상을 만들어 유족의 심리 치료 등에도 쓰일 수 있어 긍정적인 면도 존재합니다.문제는 이 기술을 성 착취물 제작이나 사기 등에 범죄에 이용되고 있다는 점인데요. 음란물에 연예인의 얼굴을 덧씌우거나 지인의 모습을 반영하는 식으로 악용되고 있어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성 착취물 제작뿐만 아니라 유명인을 사칭해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정치적 목적으로 왜곡된 정보를 유통하는 데에도 쓰이고 있어 피해가 점차 커지고 있는 모습입니다.Q. 딥페이크란 기술 자체가 문제라기 보단 이를 악용하면서 피해가 나타난다고 이해할 수 있겠네요. 이 딥페이크 성 착취물 피해에 한국인이 유독 많이 노출돼 있다고요?A. 세계에 유포된 딥페이크 성 착취물로 피해를 본 이들의 절반 이상이 한국인이라는 조사가 있는데요. 미국의 사이버보안 업체 ‘시큐리티 히어로’가 발표한 ‘2023 딥페이크 현황’ 보고서에는 지난해 7월부터 8월까지 딥페이크 성 착취물 사이트 10곳과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의 딥페이크 채널 85개에 올라온 영상물 9만5820건을 분석한 결과가 담겼습니다.조사 결과에 따르면 딥페이크 성 착취물에 등장하는 개인 중 53%가 한국인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인 딥페이크 피해자 대부분은 가수와 배우 등 연예인으로 조사됐고요. 시큐리티 히어로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딥페이크 성 착취물에서 가장 많이 표적이 되는 나라”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더 큰 문제는 딥페이크 성범죄에 특히 미성년자가 표적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딥페이크 범죄 사건 관련 피해자 60%는 미성년자로 나타났는데요. 2021년부터 3년간 경찰에 신고된 딥페이크 등 허위 영상물 사건 피해자 527명 중 무려 315명이 10대로 집계됐습니다.딥페이크 성 착취물을 제작하거나 배포한 피의자 역시 대다수가 10대로 나타났는데요. 올해 1월 1일부터 9월 25일까지 전국 경찰에 접수된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사건은 총 812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기간 딥페이크 성범죄로 검거된 피의자는 총 387명이었고, 이 중 324명 10대였는데요. 비중으로 보면 무려 83.7%가 10대입니다. 이 중에는 10세 이상 14세 미만, 그러니까 ‘촉법소년’도 66명이나 됐습니다. Q. 피해가 정말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는데, 당국 차원의 대응은 없습니까?A. 피해가 확산하자 국회가 움직였습니다. 지난 9월 26일 이른바 ‘딥페이크 성범죄 방지법’으로 불리는 ‘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는데요. 딥페이크 성 착취물을 제작·배포한 이는 물론 이를 이용해 협박·강요한 자도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됐습니다.여기에 더해 딥페이크 성 착취물을 시청한 이도 처벌 대상으로 올랐는데요. 구체적으로 불법 딥페이크 촬영물 편집·배포에 대한 처벌 법정형이 기존 ‘불법 촬영물’과 같도록 기준이 상향됐고요. 딥페이크 성 착취물을 소지·구입·저장·시청하면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도록 규정이 마련됐습니다.이와 함께 검찰과 경찰의 딥페이크 성 착취물 근절 활동도 진행되고 있는데요. 검찰과 경찰의 디지털 성범죄 대응을 위한 핫라인이 개설됐고, 전담 검사의 수를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섰습니다. 경찰은 지난 8월 28일을 기점으로 시·도경찰청 사이버 성폭력수사팀을 중심으로 딥페이크 성범죄 집중 단속을 전개하고 있기도 합니다.Q. 이런 상황에서 대중적인 국내 사진 앱에서 AI가 외설적 이미지를 합성하는 오류를 일으켜 논란이 되고 있다고요?A.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운영하는 카메라·사진 보정 앱에서 연달아 AI 합성 이미지가 외설적으로 바뀌는 사고가 났습니다. 스노우와 소다란 앱에서 원본 사진에 외설적 이미지를 덧씌우는 오류를 일으킨 건데요. 문제가 나타난 두 서비스 모두 유료란 점에서 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스노우는 앱 마켓인 구글 플레이에서만 다운로드 수 1억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사진 앱입니다. 소다 앱도 1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대중적인 앱이죠. 여성을 중심으로 대중적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두 앱에서 AI 합성을 통해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결과물이 나온 셈입니다.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피해의 정도가 꽤 심각한데요. 저희 매체에 온 제보 내용을 종합하면,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두 명입니다.먼저 스노우 앱을 통해 피해를 본 사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스노우 앱에는 유료 서비스인 ‘AI 헤어샵’ 기능이 있는데요. 사진을 넣으면 머리 모양을 다양하게 바꿔주는 서비스입니다. 스노우 앱 피해자는 이 기능을 사용하던 중 충격적인 결과물을 받았습니다. 다양한 스타일 중 단발 컷 사진에서 상반신 모두가 나체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소다 앱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타났는데요. 이 피해자는 소다 앱 내 유료 서비스인 ‘AI 배경 편집’ 기능을 사용하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증명사진 아래 배경에 가슴을 양손으로 움켜쥐는 듯한 모습이 합성된 걸 보고 ‘결과물이 유출되지 않을까’란 걱정에 밤잠을 설쳤다고 합니다.AI 기능을 통해 나온 결과물이라고 할지라도, 편집 과정을 소비자가 직접 수행하는 구조라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요. 본인의 얼굴이 나온 사진을 직접 넣어 결과물을 받는 유료 서비스에서 이런 오류가 나타나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에 대한 비판이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자문을 구한 전문가는 이를 두고 “회사의 기술적 미흡이란 일종의 폭력에 노출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Q. 대중적인 앱이고, 유료 서비스인데 외설적 이미지가 도출돼 문제가 더 커 보이네요. 왜 이런 오류가 나타난 거죠?A. 스노우가 운영하는 두 앱에서 나타난 AI 외설적 이미지 합성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기 위해선, 이런 오류를 일으킨 핵심 기술인 생성형 AI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생성형 AI는 말 그대로 글이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인공지능을 뜻합니다. 사용자의 질문에 유려한 문장으로 답변하는 오픈AI의 챗GPT가 대표적인 생성형 AI 서비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이번에 오류가 나타난 스노우와 소다 앱 서비스에도 이런 생성형 AI 기술이 접목돼 있는데요. 원하는 이미지를 문장으로 입력하면 이를 생성해 주는 AI 모델이 적용돼 있습니다. 스노우가 사용하고 있는 AI가 사용자의 의도와 달리 외설적 이미지를 원본에 덧씌운 게 이번 오류의 핵심 원인입니다.생성형 AI의 결과물은 통상 학습 데이터의 양과 질에 따라 결정됩니다. AI에 무엇을 학습시켰는지에 따라 생성되는 글이나 이미지가 달라지는 구조인 거죠. 그래서 스노우 AI가 외설적 이미지를 생성해 내자, 회사가 ‘AI 학습 데이터에 선정적인 이미지를 넣었다’라는 식의 의혹이 나오기도 했습니다.회사는 AI가 부적절한 이미지를 생성해 내 소비자가 피해를 겪었다는 점에선 고개를 숙였지만, AI 학습 데이터에 의도적으로 선정적인 이미지를 넣었다는 의혹은 전면 부인했습니다. 스노우가 문제를 일으킨 된 두 앱에 적용한 AI는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이란 이미지 생성형 AI 모델인데요. 영국 기업 ‘스테이블AI’에서 개발해 오픈소스(Open Source·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에 필요한 소스 코드나 설계도를 누구나 접근해서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로 배포한 모델입니다. 스노우는 자체 개발한 모델이 아니라서 ‘AI 학습 데이터 선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스노우는 ‘스테이블 디퓨전’에 선정적 이미지가 학습돼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는데요. 부적절한 결과물이 생성될 수 있다는 점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회사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필터 기술을 자체 개발해 서비스에 적용했는데요. 스테이블 디퓨전에 입력하는 문구를 적절히 걸러 안전한 이미지를 만드는 기능을 서비스 밑단에 깐 구조입니다. 이 필터 기능이 미흡하게 작동했고, 이에 따라 부적절한 이미지가 생성돼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Q. 회사가 의도하지 않았다곤 하더라도 유료 서비스에서 심각한 오류가 나타난 거잖아요. 정신적인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가 있는 만큼 빠른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A. 두 피해자 모두 본인 얼굴에 외설적 이미지가 덧씌워진 사진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점에 큰 우려를 나타냈는데요. 다행히 스노우가 운영하는 두 앱에서 AI 기능을 통해 생성된 이미지는 만들어지는 동시에 서버에서 삭제된다고 합니다. 외부로 사진이 유출될 가능성이 없도록 서비스를 운영 중이라는 게 스노우 측 설명인데요.회사는 사안을 인지한 후 피해자와 보상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 사안을 단독으로 보도한 후 5일 만에 스노우·소다 앱에 각각 사과문을 게재하기도 했고요.재발 방지책도 마련했습니다. AI 이미지 생성 기능을 더욱 안전하게 마련하기 위해서 필터 기능을 고도화한 버전을 최근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Q. 필터 기술 고도화로 이런 오류를 막을 수 있나요?A. 스노우가 내놓은 재발 방지안에는 필터 기술 고도화가 주된 내용으로 언급돼 있습니다. 그래서 ‘근본적 원인 해결’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는데요.외설적 이미지 생성을 원천적으로 막으려면, 오류가 나타난 AI를 뜯어서 학습된 데이터에서 선정적 이미지를 배제하는 등 수정 작업이 이뤄져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스노우가 두 앱에 사용 중인 모델은 영국 기업이 개발한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합니다. AI 모델 수정 권한이 스노우에 없다는 의미인데요.스노우에 적용된 AI 모델을 향후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킬지 전혀 관여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필터 기술 고도화만으로는 부적절한 이미지 생성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입니다.물론 회사는 이번 문제가 발생한 후 기존에 사용하던 ‘스테이블 디퓨전’ 모델을 교체하긴 했습니다. 스테이블 디퓨전의 다양한 버전 중 보수적인 엔진을 사용하기로 한 건데요. 그러나 스테이블 디퓨전 학습 데이터에 선정적 이미지가 포함된 구조라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다만 스노우 AI가 외설적 이미지를 합성한 건 세간에서 문제로 떠오른 ‘딥페이크 성 착취물’과는 연관이 없습니다. 성 착취물 제작을 의도하고 개발된 딥페이크 생성형 AI와는 서비스 성격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죠.스노우에서 외설적 이미지가 합성된 건 생성형 AI의 한계로 꼽히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그러니까 ‘환각 현상’으로 인한 사고에 더 가깝습니다. 다만 학습 데이터에 선정적 이미지가 완전히 배제됐더라면 AI 환각 현상이 나타났더라도 이번과 같은 사고가 나질 않았으리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기도 한데요. 스노우가 내놓은 ‘필터 기능’ 고도화 중심의 재발 방지책이 반쪽 대응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Q. 딥페이크 성 착취물에 대한 피해가 세계적으로 확산하자, 글로벌 빅테크에선 학습 데이터를 수정하고 있다고요?A. 딥페이크 성 착취물의 피해가 세계적으로 확산하자 주요 국가 정부는 수사를 확대하고 규제를 마련하고 있는데요. 이에 이미지 생성형 AI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들도 환각 현상에 따른 이용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개발자의 의도와 별개로 생성되는 선정적 이미지 생성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겠단 취지인 거죠.마이크로소프트(MS)·오픈AI·어도비·앤트로픽·코히어 등은 지난 9월 1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의 중재로 발표한 서약에서 ‘AI 모델에 학습된 데이터에서 나체 이미지를 제거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메타·틱톡·범블·디스코드 등도 이미지 기반 성적 학대를 방지하기 위한 자발적 원칙을 별도의 서약으로 발표했죠.한국 카메라 앱 서비스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스노우는 이런 대응 자체가 불가능한데요. 자체 AI를 통해 서비스를 구축한 게 아닌 외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노우·소다 앱에 적용된 AI 모델을 개발한 스테이블AI는 지금까지 ‘나체 이미지 삭제’ 조치를 발표한 바 없습니다.Q. 스노우 사진 앱에서 나타난 오류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도 다뤄진다고요?A. 김창욱 스노우 대표가 직접 국회 국감장에 출석하는데요. 이해민 의원(조국혁신당)이 김창욱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한 건이 의결되면서 관련 내용이 국정감사장에서도 다뤄질 예정입니다.김창욱 대표는 구체적으로 오는 10월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진행하는 국정감사에 출석하는데요. 이해민 의원은 김창욱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한 배경에 ‘딥페이크’를 적어냈습니다. 최근 벌어진 AI 합성 오류와 후속 대처 등에 대해서 질문과 답변이 오갈 것으로 보입니다.더욱 안전한 AI 엔진으로 교체하고 필터 기술을 손봤다곤 하지만 ‘근본적인 대응’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김창욱 대표가 국감장에서 이번 오류에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딥페이크 성 착취물에 대한 국내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적인 사진 앱의 유료 서비스에서도 이와 유사한 피해가 나타난 만큼 더욱 치밀한 후속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본문과 방송 내용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2024.10.03 06:00

9분 소요
“한예슬 라방 뜬다”...‘탈TV’ 속도 내는 홈쇼핑사

유통

TV홈쇼핑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 인터넷의 발달과 스마트폰 보급 활성화 등으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다. 이커머스 성장과 TV 시청 수요 감소 등으로 지난해 TV홈쇼핑의 방송 취급고(판매액)는 최근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위기를 직감한 TV홈쇼핑업체들은 최근 ‘탈TV’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TV’홈쇼핑 맞아?...방송 판매액 절반 미만국내 TV홈쇼핑 시장이 역대급 불황을 맞았다. 성장은 고사하고 연간 20조원 수준의 시장 규모를 유지하는 것도 버거운 상황이다. TV홈쇼핑의 근간인 TV방송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어서다.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 7개 법인(GS샵·CJ온스타일·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NS홈쇼핑·홈앤쇼핑·공영쇼핑)의 전체 판매액은 20조22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1조7776억원) 대비 7.1% 감소한 수치다.해당 수치는 최근 5년(2019~2023년) 내 최저 기록이다. TV홈쇼핑 7개 법인의 전체 판매액은 2019년 20조4423원을 기록한 뒤 2020년 21조6313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이후 2021년 21조9771억원, 2022년 21조7776억원으로 등락을 반복해 왔다.TV홈쇼핑 전체 판매액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줄어든 방송 판매액이 꼽힌다. TV홈쇼핑 7개 법인의 지난해 방송 판매액은 9조414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10조56억원) 대비 5.9%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TV홈쇼핑 7개 법인의 방송 판매액 역시 최근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TV방송을 보고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전체 판매액은 TV홈쇼핑사의 모든 플랫폼에서 판매된 상품가 총액을 뜻한다. 방송 판매액은 인터넷, 모바일 등을 제외한 TV홈쇼핑사의 방송(TV홈쇼핑·데이터홈쇼핑) 판매 상품 총액을 의미한다.홈쇼핑업계 관계자는 “TV 시청 수요가 줄어들고 스마트폰을 통해 쇼핑하는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이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TV로 쇼핑을 하는 것이 익숙한 기존 소비자들이 모바일로 유입될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 이전부터 계속 요구됐다”고 말했다. TV로 성장한 홈쇼핑...이제 TV와 거리두기TV방송 영향력 약화로 조급해진 국내 TV홈쇼핑업계는 ‘탈 TV, 모바일 역량 강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진행돼 왔지만 올해 유독 TV홈쇼핑사들의 모바일 경쟁력 강화 움직임이 거세다.올해 국내 TV홈쇼핑업계에서 모바일 역량 강화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CJ온스타일이다. 앞서 지난 3월 이 회사는 ‘2024년을 모바일 확장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튜브부터 짧은 영상까지 모바일 라이브 전략을 강화해 ‘영상으로 쇼핑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모바일 앱 홈 화면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을 개편했다. 지난 5월에는 자사 앱 최상단에 짧은 영상탭도 신설했다. CJ온스타일의 이런 모바일 강화 전략은 이미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회사의 올해 상반기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성장률은 81%다.CJ온스타일은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지난달부터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라이브 방송도 시작했다. 라이브 방송 출연진은 배우 한예슬(패션), 가수 소유(뷰티), 배우 겸 모델 안재현(리빙), 가수 선예(프리미엄 유아동) 등이다.초반이지만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이다. 지난 10일 오후 9시부터 10시까지 1시간 동안 진행된 한예슬의 라이브 방송은 최고 시청자 수가 35만명에 달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관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다”며 “그동안 세일즈 위주의 방송이었다면 이제 시청자들과 더욱 소통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현대홈쇼핑은 업계 최초로 해외 명품 직영 매장에서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 카드를 꺼내들었다. 기존 라이브 방송의 고정관념을 깨고 공간적 제약이나 상품 라인업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이다. 이를 통해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모바일 쇼핑 플랫폼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롯데홈쇼핑은 신규 비전인 멀티채널 상품 프로바이더를 실현하기 위해 모바일 채널 경쟁력을 강화 중이다. 이 일환으로 모바일 생방송 ‘엘라이브’를 통해 색다른 콘셉트의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가 개설한 유튜브 채널인 내내스튜디오를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영상 속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도 취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롯데그룹 계열사 협업 및 현장 생방송 강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GS샵은 모바일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짧은 영상 콘텐츠 강화 등에 힘쓰고 있다. 이달 초에는 TV와 모바일을 통합하는 모바일 앱 개편도 단행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고객별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김요한 GS리테일 홈쇼핑DX부문장은 “업계 최고 수준의 AI 역량을 토대로 고객 한 분 한 분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그동안 홈쇼핑으로 물건을 사려면 고객은 집 안에 묶여 있어야 했다”며 “스마트폰으로 쇼핑하는 문화가 자리 잡은 상황에서 이는 매우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바일 커머스는 재미도 있고 다양한 상품에 대한 정보도 쉽게 얻을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 훨씬 편하다. 소비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2024.09.21 09:00

4분 소요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MAGAZINE

MAGAZINE

1781호 (2025.4.7~13)

이코노북 커버 이미지

1781호

Klout

Kl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