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부터 구찌·HMG가 운영하는 미술관”…아트와 협업하는 기업들
겔랑·미우미우 등 지난 10월, 아트바젤 파리서 전시
현대차, 장기 파트너십 후원까지...대규모 설치 작품도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단순히 상품을 찍어 내기만 하면 팔리던 때는 지났다. 상품 하나에도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시대. 아트와의 콜라보레이션(협업)을 통해 장인 정신과 브랜드의 가치관과 역사를 녹여내는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 겔랑, 미우미우 등 명품 브랜드들은 지난 10월 아트바젤 파리를 통해 특별한 전시를 선보였다.
먼저 루이비통은 그랑팔레에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와의 협업 부스를 마련해 물고기 형상 조각을 포함한 특별 전시를 선보였다. 이 전시에서 루이비통은 프랭크 게리의 시그니처 디자인을 더한 ‘루이비통 바이 프랭크 게리 컬렉션’ 백을 공개했다.
겔랑은 백남준, 박서도, 이배 등의 한국 작가를 소개하는 ‘굿모닝 코리아’ 전시와 함께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인 이우환 화백과 협업한 전세계 21병 한정판 향수 ‘르 플라콘 콰드리로브 파 이우환’을 공개했다.
구찌 역시 지난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이하 LACMA)에서 열린 ‘2024년 아트+필름 갈라’를 공식 후원했다. 구찌는 무려 13년간 LACMA를 공식 후원하며 예술과 영화의 업적을 기리는데 지속적으로 힘을 보태왔다.
이렇듯 최근 명품 브랜드들은 후원을 넘어 미술관을 직접 운영하며 아트와의 연계를 이어가고 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2014년 약 1억 4300만 달러를 들여 파리 외곽에 루이비통 파운데이션 미술관을 건설했다. 에르메스, 구찌도 중요 거점 도시에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에 갤러리 공간을 함께 마련하는 등 아트와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기업들도 아트와의 협업에 너도 나도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유니레버(Unilever)와 테이트 모던의 콜라보가 대표적인 예다. 유니레버는 런던을 대표하는 미술관 테이트 모던에 60억원을 후원했다. 명품 브랜드가 아닌 생필품 기업인 유니레버의 미술관 스폰서십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후원이었다.
테이트 모던은 유니레버의 지원을 받아 미술관 입구에 거대한 설치 작품을 전시하는 특별전시 ‘더 유니레버 시리즈’를 진행해 왔다. ‘유니레버 시리즈’는 새 전시가 열릴 때마다 흥행에 대성공했고, 유니레버는 뮤지엄 마케팅의 성공적인 선례를 남겼다.
그 바통을 이어받아 2015년부터 현대자동차가 ‘현대 커미션’이라는 새로운 타이틀로 현재까지 장기 파트너십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매년 한 명의 동시대 미술 작가를 선정해 대규모 설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올해는 아홉 번째 작가로 이미래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한화그룹 역시 여의도 63빌딩(현 63스퀘어)에 퐁피두센터 서울 분관을 유치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장 미셸 빌모트(Jean Michel Wilmotte)의 디자인으로 완성될 퐁피두센터 서울은 새로운 문화 랜드마크가 될 채비를 마친 상태다.
HMG 그룹에서 주최하고 있는 화제의 ‘불멸의 화가, 반 고흐’ 전시도 빼놓을 수 없다. 네델란드 크뢸러뮐러 미술관 소장의 원화 70여 점을 그대로 옮겨와 연대기 순으로 소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반 고흐 전시다. 이에 ‘불멸의 화가, 반 고흐’는 오픈런 열풍까지 일으키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한모 HMG 그룹 회장은 아트, 라이프스타일, 콘텐츠에 대한 이해 없이는 하우징 사업을 선도해 나갈 수 없다는 기업 비전과 철학 하에 대규모 반 고흐 전시를 성사시켰다.
김 회장은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사랑받는 화가 중 한 명인 빈센트 반 고흐의 진품 원화를 소개할 수 있어 큰 영광”이라며 “일상 속 찰나지만 예술이 주는 감동과 공감을 통해 오늘을 위로 받고 또 내일을 맞이할 힘을 얻으실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전시의 개막식에는 정치, 경제, 예술, 종교, 문화계를 망라하는 주요 인사들을 비롯해 하정우, 고소영, 최지우, 김미숙 등 유명 연예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고급 수입차 브랜드 ‘렉서스’와 명품 브랜드 ‘피아제’도 공식 후원사로서 참여했다.
기업과 아트의 협업 스펙트럼이 점점 확장됨에 따라 아트가 소수만 즐기는 비주류가 아닌 아닌 대중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아트의 문화적, 상업적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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