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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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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家 탑골공원] “1초에 32캔씩 생산

유통

“그땐 그랬지.” 생활과 밀접한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추억 속 옛 이야기를 끄집어냅니다. 중장년층에겐 '추억 소환', 1020세대에겐 '옛 것이지만 새로운' 콘텐트를 선보입니다. 1990년대 영상과 사진을 온라인상에서 공유하며 인기를 끌던 ‘온라인 탑골공원’의 유통가 확장판이죠. 당대 스타의 광고 사진에서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들춰보겠습니다. 1초당 32캔씩 생산하는 음료가 있다. 바로 ‘칠성사이다’로, 지난해 한 해에만 250㎖ 캔 기준으로 10억 캔이 판매되고, 한해 매출액이 4000억원대를 기록한다. 1950년 출시한 해부터 지난해까지 70년 동안 누적 판매량은 305억 캔에 이른다. 국내 사이다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칠성사이다의 숨겨진 이야기를 알아본다. 올해로 71주년을 맞은 칠성사이다는 숫자 ‘7’과 인연이 깊다. 한국전쟁 발발 직전인 1950년 5월에 처음 출시한 칠성사이다는 최금덕, 박운석, 방계량, 주동익, 정선명, 김명근, 우상대 등 성씨가 서로 다른 7명이 모여 만들어서 ‘칠(7)성사이다’가 됐다. 한자로는 숫자 ‘7(七)’과 별을 뜻하는 ‘성(星)’으로 쓰였다. 애초엔 성씨를 뜻하는 ‘성(姓)’을 넣으려고 했으나, 별처럼 영원하라는 의미를 더해서 한자가 변경됐다. 그 후 칠성사이다를 만드는 회사 이름은 1950년대에 동방청량음료합명회사에서 1967년 한미식품공업, 1973년 칠성한미음료주식회사를 거쳐 현재의 롯데칠성음료까지 여러 번 바뀌었지만 제품명 ‘칠성사이다’는 71년째 변함없이 이어오고 있다. 칠성사이다가 '롯데' 제품이 된 것은 1974년부터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 경영 악화 겪은 칠성한미음료주식회사가 부도 위기까지 몰리다가 롯데제과에 인수되고 현재의 사명인 롯데칠성음료가 됐다. 현재 롯데칠성음료 지분은 롯데지주가 40여%를 보유해 최대 주주이고, 이외에 국민연금이 10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그의 형인 신동주 에스디제이 회장이 지분을 1% 미만으로 보유하고 있다. 1950년대 서로 다른 성을 지닌 당시 일곱명 대표는 모두 현재 칠성사이다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 ━ “슈슈슈비 슈비 슈바~” 1980년대부터 CM송 광고 롯데칠성음료가 처음 내세웠던 칠성사이다 브랜드 이미지는 ‘맑고 깨끗한 맛’이었다. 롯데칠성음료는 칠성사이다가 정제한 물에 화학적 색소와 인공향을 넣지 않고, 레몬과 라임에서 추출한 천연 향만을 사용해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제품임을 알리고자 했다. 이후 1980년대부터 경쾌한 리듬의 “슈슈슈비 슈비 슈바 칠성사이다~”가 불리는 CM송이 더해진 TV광고부터 무색소, 무인공향료 제품임을 알리는 캠페인성 광고가 제작됐다. 과거 칠성사이다 광고에 깨끗한 물에서 사는 물고기인 송사리와 거대한 자연 모습인 백두산 등을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2000년대부터는 ‘톡톡 쏘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더했다. 이를 위해 롯데칠성음료는 기존에 밋밋하던 브랜드 로고를 3D형태로 입체적으로 변경했다. 제품명 옆에 그려진 별 그림도 이전보다 더 많이 그려서 별이 쏟아지는 느낌이 들도록 제작했다. 2010년도에는 역동적인 이미지와 더불어 ‘답답하고 갑갑한 상황이 후련하게 풀리는 상황’이라는 통쾌한 분위기도 덧붙였다. 이 같은 이미지는 당시 온라인상에서 답답한 마음을 ‘고구마’라고 표현하고, 반대되는 상황을 ‘사이다’로 표현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시작됐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2017년 4월에 새로운 제품 ‘칠성스트롱 사이다’까지 출시했다. 기존 제품보다 탄산가스볼륨을 더 많이 넣은 제품이다. 기존 칠성사이다 제품탄산가스불륨은 3.8이고, 칠성스트롱 사이다는 5.0 수준이다. 스트롱 사이다를 마시는 순간 “캬~!”소리가 나면서 톡 쏘는 탄산이 답답한 속을 뚫어주는 듯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올해에는 ‘칼로리 부담 없는 탄산음료’라는 새 슬로건을 걸고 지난 1월 기존 제품에서 칼로리를 뺀 ‘칠성사이다 제로’를 새롭게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일반 제품들과 같은 패키지에 담기지만, 기존 초록색 페트병 뚜껑이 사용되지 않고 검정색 뚜껑이 사용된다. 소비자가 뚜껑만보고도 칼로리를 뺀 제품을 구분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집밥이 일상화되고 홈트레이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소비자가 일상생활에서 칼로리 부담 없이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탄산음료를 찾는 점에 주목해 제로 제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 지난해 5월 브랜드 모델로 가수 BTS 발탁 잇달아 새 제품을 출시하면서 광고 모델도 바뀌었다. 맑고 깨끗한 이미지를 나타낼 때는 가수 혜은이, 배우 채정안 등 여성 스타가 모델로 다수 나왔다면, 최근에는 경쾌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나타내는 남성 모델이 출연한다. 2019년에는 ‘사이다’라는 노래로 인기를 끈 가수 노라조를칠성스트롱 사이다 모델로 발탁해, 유머러스하고 개성 넘치는 광고를 선보였다. 지난해 5월부터는 가수 BTS를 모델로 세우며 비트감 있는 음악과 함께 칠성사이다 청귤, 복숭아 맛을 홍보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페트병 색상도 바꿨다. 기존 칠성사이다 브랜드 대표 색상인 초록색 페트병에서 재활용이 쉬운 투명 페트병으로 바꾼 것이다. 페트병 색이 바뀐 것은 1984년 1.5L 제품이 출시된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롯데칠성음료는 2019년 말 500㎖ 제품을 투명 페트병으로 먼저 선보이고 300㎖, 1.25L, 1.5L, 1.8L 등 모든 제품으로 확대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1.10.12 08:00

4분 소요
[유통家 탑골공원] “귀한 인삼을 얼굴에 바른다고?” 설화수가 벌써 55살

산업 일반

“그땐 그랬지.” 생활과 밀접한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추억 속 옛 이야기를 끄집어냅니다. 중장년층에겐 '추억 소환', 1020세대에겐 '옛 것이지만 새로운' 콘텐트를 선보입니다. 1990년대 영상과 사진을 온라인상에서 공유하며 인기를 끌던 ‘온라인 탑골공원’의 유통가 확장판이죠. 당대 스타의 광고 사진에서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들춰보겠습니다. 노랗고 둥근 패키지로 알려진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의 첫 모습은 지금과는 완전히 달랐다. 둥근 모습은 맞지만, 하얀 칼라에 지금보다 더욱 원형에 가까운 형태였다. 설화수의 첫 모습은 55년 전, 아모레퍼시픽 창립자인 故 서성환 회장이 처음으로 인삼 성분을 함유해 출시한 ‘ABC인삼크림’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60년대는 인삼이 몸에 좋다는 인식은 있었으나, ‘인삼을 얼굴에 바른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던 시대였다. 서 회장은 당시 화장품 사업을 시작하기 전, 사업 시찰을 위해 프랑스를 찾았다. 이때 서 회장은 프랑스에서 생산되고 있는 향수제품들이 프랑스의 소도시인 그라스에서 재배되고 있는 꽃을 주요 원료로 삼아 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됐고, 프랑스 기업처럼 자신도 한국 재배 식물을 원료로 화장품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이후 서 회장은 인삼을 원료로한 화장품을 개발에 착수, 설화수의 모태가 된 ABC인삼크림을 1966년에 선보였다. ABC인삼크림에서 한방화장품 ‘설화’ 브랜드가 나온 것은 1987년이다. ‘피부에 아름다운 눈꽃을 피운다’는 의미로 이름이 지어졌다. 지금의 이름인 ‘설화수’가 처음 선보인 건 1997년이다. 설화라는 기존 이름에 ‘빼어날 수(秀)’를 더했다. 설화수의 베스트셀러 제품 중 하나인 ‘윤조에센스’도 이때 함께 출시됐다. 또 다른 베스트셀러 제품 ‘자음생크림’은 설화수가 출범하고 3년 후인 2000년 출시됐다. ━ 백자 달항아리에서 모티브 얻은 용기 디자인 이름이 바뀌고, 제품이 늘면서 화장품 패키지도 함께 발전했다. 백자 모양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한 ABC인삼크림 패키지에서 길쭉하고 하얀 패키지의 설화로, 이어 설화수부터 현재까지는 둥글고 노란 색상의 패키지로 바뀌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설화수 용기에서 볼 수 있는 곡선 디자인은 모든 것을 포용하는 조화로움을 상징한다”며 “특히 인삼ABC크림때부터 설화수 패키지는 조선백자 중 달항아리에서 모티브를 받아 디자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시각적 측면뿐만 아니라 손에 쥐었을 때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측면까지 고려해 디자인됐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으로는 브랜드 출시 후 모델은 단 한 명이었다는 것이다. 설화수는 유명 여성 배우를 모델로 앞세운 타 브랜드와 달리, 제품만을 활용해 광고하는 ‘無 모델’로 유명하다. 유일한 주인공은 배우 송혜교.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브랜드 출범 20년이 지나 송혜교를 모델로 선정했다. 물론 설화수 브랜드의 각 제품을 일회성으로 홍보하는 앰배서더는 있었다. 2019년 설화수 중화권 앰배서더로 중국 배우 안젤라베이비를 발탁하고 올해엔 국내 앰배서더로 가수 태연을 발탁했다. ━ 중화권뿐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에도 인기 설화수는 글로벌 뷰티 브랜드이다. 특히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2011년 3월에 중국에 첫 진출해 북경의 명품 백화점 신광천지 등 주요 도시 백화점에 입점했다. 중국 언론사 인민망이 발표하는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의 명품'으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 한방화장품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중화권 외에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권에도 설화수 판매가 활발하다. 사실 첫 수출 지역도 미국이다. 1973년 아모레퍼시픽의 ‘진생삼미’가 하와이로 처음 수출됐고, 이후 설화수 브랜드가 2010년 미국시장, 2015년 캐나다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미국 세포라 매장과 온라인몰인 세포라닷컴에 입점해 판로를 확장했다. 현재 설화수는 미국에 86개 매장, 캐나다에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1.09.11 10:24

3분 소요
[유통家 탑골공원]

산업 일반

“그땐 그랬지.” 생활과 밀접한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추억 속 옛 이야기를 끄집어냅니다. 중장년층에겐 '추억 소환', 1020세대에겐 '옛 것이지만 새로운' 콘텐트를 선보입니다. 1990년대 영상과 사진을 온라인상에서 공유하며 인기를 끌던 ‘온라인 탑골공원’의 유통가 확장판이죠. 당대 스타의 광고 사진에서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들춰보겠습니다. “보고는 몰라요, 들어서도 몰라요~맛을 보고 맛을 아는 샘표 간장” 대중에게 익숙한 ‘샘표 간장’ CM송(광고방송용 노래)이 세상에 등장한지 올해로 60년이 됐다. 국내 TV 브라운관에 첫 송출된 CM송으로, 1961년 가수 김상희가 부르며 주목을 끌었다. 노래의 주인공 샘표 간장의 역사는 더 오래됐다. 샘표는 광복 이듬해인 1946년에 창립해 올해로 75주년을 맞이한 기업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맑고 깨끗한 샘물처럼 솟아오르다’라는 의미를 가진 ‘샘표’ 상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등록상표(등록번호 제362호)다. 사 먹는 간장에 익숙한 지금과 달리, 샘표 창립 당시엔 ‘장은 집에서 담그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에 샘표는 제품 광고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가장 먼저 신문에 간장 광고를 내며 ‘누구나 장을 사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을 퍼뜨렸다. 또 1958년에는 샘표 충무로 공장 옥상에 ‘샘표간장’이라는 글귀가 적힌 네온사인을 달아 ‘샘표’하면 ‘간장’을 떠올릴 수 있도록 홍보했다. 당시 6·25전쟁의 상흔이 남아, 휑하던 서울 중심가에 밤마다 밝게 빛을 내는 ‘샘표 간장’ 네온사인은 설치 자체만으로도 화제였다. 이외에도 샘표는 공장에서 만든 간장 맛에 의구심을 갖는 소비자를 설득하기 위해 직원들이 직접 간장병을 들고 시장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간장 맛을 맛보게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품을 알렸다. 1966년에는 ‘진하고 구수한 맛을 가진 간장’이라는 의미를 담은 ‘샘표 진간장’을 선보이는 등 제품 다각화에도 힘썼다. ━ 간장파동 땐 공장 문 열고 소비자 불러 모아 하지만 신문에 이어 CM송이 더해진 TV광고까지 제품 홍보를 하며 승승장구하던 샘표 간장에도 위기는 있었다. 1985년 무허가 간장업체가 불량 원료를 사용해 비위생적으로 제조한 간장을 판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이 간장 불매 운동을 하는 일명 ‘간장파동’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간장파동으로 장류업계는 물론이고 당시 간장업계 1위였던 샘표 역시 매출이 급감했다. 샘표는 처음으로 찾아온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당시 기업 대표였던 고(故) 박승복 사장이 TV광고에 출연한다. 박승복 사장은 사건의 발단이 TV 뉴스였으니, TV를 통해 진실을 알리기로 결정했다. 박 사장은 광고에 나와 “샘표 가족 여러분 안심하고 쓰십시오. 주부님들의 공장 견학을 언제라도 환영합니다”라고 외쳤다. 샘표는 공장을 소비자에게 공개해, 위생적으로 제품을 제조하고 있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공장 견학에는 작업복 차림의 박 사장이 동행해 직접 확성기를 들고 제조 공정을 설명했다. 소비자 견학 프로그램 운영 후 샘표는 제조공정이 잘 갖춰진 식품기업이라는 인식을 얻게 됐고, 간장 파동 이전보다 오히려 매출이 증가하는 성과를 얻었다. ━ 샘표 간장 뒤에 붙는 숫자? ‘간장 맛’ 의미 이후 샘표는 간장의 고급화 전략을 꾀했다. 1987년 경기도 이천에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간장 공장을 짓고, 일반 간장을 넘어선 고급 간장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1980년 후반 경제 발달로 고급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샘표는 1989년 ‘샘표 양조간장 501’을 내놨다. 기존에 판매하던 샘표 간장에 ‘501’이라는 숫자가 붙은 것이다. 이 숫자는 ‘간장맛평가지수’로 불리는 단백질발효지수인 TN(Total Nitrogen) 값으로부터 나왔다. 간장 맛의 기본을 구성하는 것이 아미노산인데, 콩 단백질이 잘 발효돼 분해되면 간장 속 아미노산 함량이 높아 더욱 깊은 맛을 낸다. 이 때문에 TN 값이 높을수록 맛 좋은 간장임을 의미한다. 기존 대부분 시판 간장의 TN값이 1.0% 수준이라면, 샘표는 이보다 높은 1.5% 간장을 출시했다. 샘표 간장에 더해진 ‘501’은 TN 1.5%를 거꾸로 표기한 것이다. 이어서 샘표는 이보다 더 수치가 높은 TN 1.7% 제품인 ‘샘표 양조간장 701’도 추가로 내놨다. 소비자는 샘표 간장 뒤에 붙은 숫자로 간장의 TN값을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샘표는 ‘회간장’ ‘계란이 맛있어지는 간장’ ‘만두가 맛있어지는 간장소스’ ‘우리아이순한간장’ 등 각양각색의 간장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 “연두해요, 연두해요~” 기존 CM송은 달랐다 샘표는 국내 최초의 CM송인 샘표간장 송 제작에 이어, 몇해 전엔 제품 ‘연두’를 출시하며 새로운 CM송을 내걸었다. “연두해요, 연두해요”로 시작하는 멜로디로, 샘표를 대표하는 새 CM송을 제작한 것이다. 지금은 익숙한 멜로디인 CM송이지만, 샘표의 새 CM송에도 비하인드 스토리는 있다. 사실 처음 기획했던 멜로디는 지금의 CM송과 완전히 달랐다. 샘표 연두의 첫 CM송은 외국 동요 ‘우리 모두 다 같이 손뼉을’이라는 곡을 개사한 형태였다. 하지만 CF 최종 심의 과정에서 광고 법규가 변경돼, 외국 동요 노래를 개사한 기존 CM송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후 샘표는 광고 일정에 맞춰 3일 만에 다시 CM송을 제작했고, 지금의 중독성 강한 “연두해요, 연두해요~” 노래가 완성됐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1.09.04 11:35

4분 소요
[유통家 탑골공원] 27년 ‘갈색병’ 카스가 투명해진 까닭은

산업 일반

“그땐 그랬지.” 생활과 밀접한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추억 속 옛 이야기를 끄집어냅니다. 중장년층에겐 '추억 소환', 1020세대에겐 '옛 것이지만 새로운' 콘텐트를 선보입니다. 1990년대 영상과 사진을 온라인상에서 공유하며 인기를 끌던 ‘온라인 탑골공원’의 유통가 확장판이죠. 당대 스타의 광고 사진에서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들춰보겠습니다. 국내 맥주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비맥주 ‘카스’가 1994년 출시 이후 27년 만에 변화를 꾀했다. 그동안 한번도 바꾸지 않았던 갈색병을 투명병으로 바꾼 것이다. 영문 제품명 ‘CASS’를 뒤집은 ‘SSAC’를 광고 카피로 내세우며, 영문 발음대로 제품을 ‘싹~’ 바꿨다. 맥주업계가 갈색병을 고수한 데는 이유가 있다. 맥주를 생산하는 데 쓰이는 홉이 장시간 빛에 노출되면 불쾌한 냄새가 발생하는 ‘일광취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빛 노출을 최소화하는 갈색병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카스는 빛에 강한 정제홉을 사용하면서 이를 해결하고, 올여름 ‘투명병 카스’로 진화했다. ━ ‘남성’ 강조하던 슬로건에서 ‘젊음’으로 변화 카스하면 떠오르는 새파란 제품 라벨지도 마찬가지다. 1994~2015년 은색 라벨지를 사용해왔던 카스는 2016년 파란색 라벨지를 도입했다. 맥주의 신선함과 청량감을 더 표현하기 위해 제품의 얼굴격인 라벨지를 교체한 것이다. 여기에 올해엔 맥주를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온도를 알려주는 ‘쿨 타이머’를 라벨지에 더했다. 적정 온도가 되면 라벨지에 하얀 눈꽃송이가 나타나고, 눈꽃송이 옆에 적힌 영문 ‘FRESH’가 하얀색에서 밝은 파란색으로 바뀐다. 눈꽃송이와 파란 FRESH가 선명하지 않다면, 카스를 마시기에 적정한 온도가 아니라는 뜻이다. 병 디자인도 조금씩 변화했다. 2017년 카스는 밋밋하던 맥주병 어깨 부분에 CASS 로고를 양각으로 새기고, 몸통 부분에 살짝 굴곡진 V자 형태를 만들었다. 광고 카피도 27년간 20여 가지가 넘는 문구를 사용하며, 다양한 고객을 겨냥했다. 1994년 ‘신선해서 맛있다’를 시작으로 1995년 ‘남자맥주’, 2010년 ‘짜릿한 이 순간’, 2012~2014년 ‘살아있는 이 순간’, 2015~2018년 ‘부딪쳐라 짜릿하게’, 2021년 ‘SSAC 바뀐 올뉴카스’ 등의 슬로건을 내걸었다. 출시 당시엔 주류 소비층이 주로 남성이었기 때문에 ‘남자’가 광고 카피에 다수 등장했지만 2000년대로 들어서면서 ‘젊음’에 집중한 광고 슬로건을 내놨다. 광고 모델로는 조인성, 이민호, 김수현, 지창욱, 이종석, 김우빈 등 당대 남자 스타 배우들을 대거 발탁했다. 올해는 이례적으로 여성 배우인 윤여정을 카스 모델로 기용했다. 최장기 모델은 배우 최민수로, 1994년부터 1997년까지 활동했다. ━ 27년 동안 유일하게 유지한 것은 ‘맥주 레시피’ 27년 동안 출시 그대로 유지한 것도 있다. 바로 맥주 레시피, ‘맛’이다. 카스는 출시 당시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톡 쏘는 맛을 구현하기 위해 라거 타입 맥주를 개발했는데 현재까지 첫 맥주 레시피를 그대로 사용해 일관된 맥주 맛을 유지하고 있다. 수입 맥주와 수제 맥주의 대중화로 맥주업계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2012년 이후 10년 동안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로 분석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개발 당시 20~30대를 주요 소비자로 설정하고 연구·개발에 착수했는데 당시 2030세대가 현재의 4050세대가 됐다”며 “카스가 20여년간 같은 맛을 유지했기 때문에 현재 20대부터 50대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국민맥주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코로나19 이후 '즐겨라'에서 '힘내라', 20대 응원 메시지 더해 지난해부터 카스는 코로나19 상황에 맞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카스는 이전까지 오프라인 행사로 열던 뮤직 페스티벌을 올해엔 온라인 뮤직 페스티벌로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8만명이 동시 접속하고, 83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20대의 ‘먹고 마시고 즐기기’는 모습을 그린 광고가 대부분이었지만 올해 8월 공개된 광고에는 치열하게 땀 흘리며 일하는 20대들이 등장한다.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20대를 위한 응원 메시지가 담겼다. 영화 ‘국제시장’ ‘해운대’를 연출한 윤제균 감독의 첫 CF 작품이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1.08.28 10:52

3분 소요
[유통家 탑골공원]“피죤으로 머리 감아도 되나요?” 78년엔 이런 질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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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지.” 생활과 밀접한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추억 속 옛 이야기를 끄집어냅니다. 중장년층에겐 '추억 소환', 1020세대에겐 '옛 것이지만 새로운' 콘텐트를 선보입니다. 1990년대 영상과 사진을 온라인상에서 공유하며 인기를 끌던 ‘온라인 탑골공원’의 유통가 확장판이죠. 당대 스타의 광고 사진에서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들춰보겠습니다. 지금은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생활용품이 과거에는 낯선 물품으로 여겨지던 것이 있다. 올해로 43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1호 섬유유연제, ‘피죤’ 이야기다. 1978년 세탁기 보급이 일반적이지 않던 시대에 섬유유연제 피죤이 처음 출시됐다. 당시 해외에서는 섬유유연제가 사용되고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빨랫비누만이 옷 세탁에 사용됐다. 그만큼 피죤은 국내 소비자에게 생소한 제품이었고, 이 때문에 당대 재미난 해프닝도 여럿 있다. 출시 당시 피죤이 소비자에게 가장 문의받았던 질문 중 하나는 “피죤으로 머리 감아도 되나요?”였다. ‘의류의 정전기를 없애 준다’는 내용의 TV 광고를 내보냈는데, 이를 본 소비자들이 ‘머리카락 정전기가 심한데 피죤으로 감으면 머리카락 정전기도 없애주냐’는 등의 문의를 해왔다. 이 소비자 문의 후 피죤 연구실 한쪽에서는 옷감 대신 가발이 등장하기도 했다. 피죤 연구원들이 소비자 문의에 답하기 위해 직접 피죤으로 머리를 감아보고, 각종 가발로 모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피죤으로 머리카락을 감아도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었다. ━ 7년간 샘플 증정하며 제품 홍보 또 섬유유연제 쓰임을 몰라, 피죤을 선물 받아도 그냥 버리거나 세탁 세제인줄 알고 빨래를 하는 사람 등이 대다수였다. 이에 피죤은 제품 샘플을 제작해 무료로 나눠주기 시작했다. 피죤은 1978년부터 84년까지 7년 동안 1톤 트럭 1200대 분량의 샘플을 나눠주며 제품을 알렸다. 요즘엔 제품 샘플을 나눠주는 ‘체험 마케팅’이 대중화됐지만, 70년대 후반에는 이 같은 제품 나눔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피죤 직원들은 당시 중·고교 가사교사와 대학 의류학과 교수들을 쫓아다녔다. 당시로선 금남의 구역이던 이화여대와 숙명여대 등 여자 대학 교정도 숱하게 찾아다녔다. 계 모임은 물론 성당·교회·반상회 등 주부들이 있는 곳 중심으로 돌아다니며 제품을 홍보했다. 샘플을 증정하고 나니 전국에서 사용법을 묻는 전화가 빗발쳤다. ‘이게 왜 필요한가’부터 ‘어떻게 사용하느냐’ ‘다른 제품과 섞어서 사용하니 문제가 생겼다’는 식의 불만 사항도 들어왔다. 또 겨울이 돼서 기온이 영하 18도 이하로 떨어지자, 얼어버린다는 제품 문제점을 알리는 소비자 반응도 있었다. 피죤은 이 같은 소비자 불만을 정리하며, 추운 겨울에도 제품이 얼지 않게 하는 등 제품 기술력을 키웠고 서비스 차원으로는 소비자를 위한 ‘3시간 애프터서비스팀’을 운영했다. 이 팀은 ‘전국 어디든 3시간 이내에 달려가 문제를 해결’하는 팀으로 출시 초기 당시 소비자층을 넓히는 데 한몫했다. ━ 김수미·박순애·신애라도 “빨래엔 피죤~” 생소한 제품인 만큼 피죤은 광고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1983년부터 TV와 라디오, 신문을 중심으로 “빨래엔 피죤~”이라는 광고 카피를 알렸다. 광고는 대부분 모델이 행복한 모습으로 활짝 웃고 있는 모습으로 연출해, 제품과 함께 부드럽고 따뜻한 섬유를 연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모델로는 당대 스타였던 김수미·신애라·이미연·박순애·김정은·수애·박주미·김혜수·진희경 등 여성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모델은 해마다 바뀌었지만 광고 로고송인 “빨래엔 피죤~”은 항상 동일하게 불렸다. 피죤 관계자는 “TV 광고마다 계속 같은 로고송을 삽입해서 ‘피죤’하면 저절로 노래가 흥얼거려지도록 하자는 취지였다”며 “우리의 의도는 적중했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이 여성 배우가 모델이었지만, 피죤에도 남성 모델이 있었다. 피죤의 첫 번째 남성 모델로는 2005년 배우 손창민이 출연했고, 2012년에 배우 김수현, 2021년에는 가수 영탁이 모델로 나왔다. 78년 출시부터 현재까지 광고 카피 “빨래엔 피죤~”은 동일하게 쓰지만 제품과 제품 포장재는 과거 것보다 진화하고 있다. 최근엔 친환경 재생 PET포장재를 도입하고, 실외건조가 아닌 실내건조를 해도 세탁물에서 냄새가 나지 않고 잘 마를 수 있는 실내 건조용 섬유유연제를 내놓으며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피죤은 2020년에 매출 1000억원대를 넘어섰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1.08.2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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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家 탑골공원] 매출 1위 ‘엄마는 외계인’…36년간 녹지 않은 ‘배스킨’

산업 일반

“그땐 그랬지.” 생활과 밀접한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추억 속 옛 이야기를 끄집어냅니다. 중장년층에겐 '추억 소환', 1020세대에겐 '옛 것이지만 새로운' 콘텐트를 선보입니다. 1990년대 영상과 사진을 온라인상에서 공유하며 인기를 끌던 ‘온라인 탑골공원’의 유통가 확장판이죠. 당대 스타의 광고 사진에서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들춰보겠습니다.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라빈스’가 지난해 4900억원 어치를 판매하며 역대 최대 연매출을 기록했다. SPC그룹 계열사인 비알코리아가 1985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 이 아이스크림 브랜드는 현재까지 36년간 녹지 않고 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배스킨라빈스의 국내 첫 매장은 1986년 8월 9일 서울 명동에 세워졌다. 31가지 아이스크림 맛을 제공하는 배스킨라빈스는 80년대 당시 초코와 바닐라 맛만 잘 알려졌던 아이스크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깼다. 이후 배스킨라빈스는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라는 광고 카피를 사용하며, 다양한 아이스크림이 있는 매장임을 홍보했다. 특히 광고에 한 여성이 나와 “체리주빌레, 치즈케이크, 망고탱고, 블루베리~~음~여기서 23번째 아이스크림이요!”라고 외치는 90년대 배스킨라빈스 광고는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광고 시리즈 중 대중적 인기를 끌기도 했다. ━ 히트 영화 제목으로 메뉴명 지어, 친숙함 ↑ 이 외에도 배스킨라빈스 옛 광고들은 재치 있는 광고 카피로 잘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2003년에 선보인 ‘케이크 팔이 소녀’ 광고가 꼽힌다. 이 광고에서는 성냥팔이 소녀를 모티프로 한 어린 소녀가 빨간 모자를 쓰고 “아이스크림 케이크 사세요~”라는 말을 하며 귀여운 미소를 머금는다. 2010년 이후부터는 아이스크림 메뉴 이름을 영상으로 풀어서 홍보하는 광고가 잇달아 등장했다. 2011년에 나온 아이스크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광고는 바람 부는 야외 언덕에서 모델들이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는 모습이 나오더니, 마지막 장면에는 글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새겨지며 어느새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아쉬운 표정을 짓는 장면이 연출된다. 아이스크림 ‘엄마는 외계인’ 광고도 마찬가지다. “엄마는 어디 있어?”라고 물어보는 아들의 말에 아빠는 하늘을 가리키며 “엄마는 저기 있어”라고 답한다. 엄마가 하늘나라로 간 상황에 슬퍼 보일 수 있지만, 두 부자 머리 위로 ‘엄마는 외계인’이라는 글귀가 적히면서 엄마를 외계인으로 생각하는 엉뚱한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모두 히트 영화 제목을 따서 지어진 메뉴다. 이때부터 배스킨라빈스는 영화 제목을 활용해서 아이스크림 이름을 만들기 시작했다. 아이스크림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 ‘아이앰샘’ ‘쉘위댄스’ 등도 같은 흐름이다. SPC관계자는 “잘 알려진 영화 제목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면서 새로운 감성을 자극하고자 했다”며 “이에 맞춰 광고 역시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영화와 같은 스토리를 구성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수십 가지 종류 중 매출 1위는 ‘엄마는 외계인’이다. 미국 배스킨라빈스에서는 ‘장화 신은 고양이(Puss In Boots)' 메뉴였지만, 한국에 상륙하면서 영화 제목을 차용해 ‘엄마는 외계인’으로 붙여졌다. ━ 의외의 수출 효자 상품, 아이스크림 케이크 국내 배스킨라빈스에서 미국 배스킨라빈스 본사로 제품을 역수출한 사례도 있다. 국내 배스킨라빈스 소속 연구진이 개발한 아이스크림 케이크 3종 ‘스트로베리 요거트 딜라이트’, ‘스트로베리 샤롯뜨’, ‘초코아모르’가 지난 2009년 이례적으로 미국 배스킨라빈스로 수출됐다. 이후 현재까지 국내 배스킨라빈스는 중동 지역과 중국 배스킨라빈스에 아이스크림 케이크을 수출하고 있다. 국내 배스킨라빈스는 지난해 12월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5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내 배스킨라빈스는 독자적으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개발해 이색 디자인 제품을 지속해서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곡선 형태와 3D입체형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을 제작했다. 이때 케이크 디자인은 인기 만화 캐릭터가 적용됐다. 뽀로로 얼굴을 그대로 형상화한 뽀로로 아이스크림 케이크와 루피 얼굴을 재현한 잔망 루피 케이크 등이 있다. SPC 관계자는 “배스킨라빈스는 아이스크림도 케이크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다”며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크리스마스 때마다 인기 메뉴로 떠올라 여름뿐만 아니라 겨울에도 아이스크림이 판매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1.08.1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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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家 탑골공원] 강부자·구봉서 최장 모델...35년간 '사나이 울린 신라면'

산업 일반

“그땐 그랬지.” 생활과 밀접한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추억 속 옛 이야기를 끄집어냅니다. 중장년층에겐 '추억 소환', 1020세대에겐 '옛 것이지만 새로운' 콘텐트를 선보입니다. 1990년대 영상과 사진을 온라인상에서 공유하며 인기를 끌던 ‘온라인 탑골공원’의 유통가 확장판이죠. 당대 스타의 광고 사진에서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들춰보겠습니다. 35년 역사를 자랑하는 농심 ‘신라면’. 1986년 첫 선을 보인 농심 신라면은 매콤한 국물을 자랑하는 국물 라면에서 사골국물을 더한 프리미엄 ‘신라면 블랙’에 이어 올여름에는 국물을 뺀 ‘신라면볶음면’까지 끊임없이 진화하는 라면으로 꼽힌다. 큼직하게 한자 매울 ‘辛(신)’자가 적힌 제품 표지는 현재 신라면의 대표 이미지가 됐지만, 출시 당시에는 이례적인 디자인으로 상표등록 과정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1980년대 당시 식품위생법은 ‘식품 상품명 표시는 한글로 해야 하고 외국어를 병기하고자 할 때는 한글 표시보다 크게 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 법 조항 개정하며 얻은 ‘辛(신)라면’ 상표권 신라면 상표 디자인의 한자 ‘辛(신)’이 문제였다. 이에 농심은 즉각적인 의미 전달과 이미지 부각을 생명으로 하는 상품명에 ‘한글보다 한자를 크게 쓸 수 없다는 규정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반론을 제기했다. 법규 때문에 제품명을 바꿔야 하는 난처한 상황이었다. 결국 당시 보건사회부는 농심의 건의를 받아들이고, 1988년 10월 법 조항을 개정했다. 이후 매울 ‘辛(신)’이 포함된 ‘신라면’은 농심 단독 상표명으로 등록됐다. 35년 동안 제품을 홍보하는 광고 카피도 변화했다. 신라면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카피인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은 제품을 출시한 1986년 광고부터 시작했다. 신라면 핵심 속성인 매운맛을 감성적이면서도 해학적으로 표현한 이 카피는 현재까지 신라면의 대표 수식어가 됐다. 강인한 사나이조차 울릴 수 있는 매운맛을 강조하는 기본 마케팅 전략이었다. 이때부터 신라면 광고 모델은 남성 모델이 주축을 이뤘다. 배우 최수종을 시작으로 최민식, 송일국, 하정우 등이 등장해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을 외쳤다. 2013년도에는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사나이’에 나온 출연자를 모델로 발탁해 군복을 입은 배우들이 신라면을 먹는 모습이 광고로 꾸며졌다. 가장 최근 신라면 모델은 올해 신제품 ‘신라면볶음면’ 광고를 촬영한 배우 조정석이다.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에서 ‘세계를 울리는 신라면’으로 광고 카피가 추가된 건 지난 2019년부터다. 당시 농심은 세계적인 축구선수 손흥민을 신라면 광고모델로 기용하면서, 손흥민 선수의 국가대표 이미지를 신라면에 더했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 신라면이 세계 100여개 국가에 수출되면서 일본, 중국의 라면 브랜드와 경쟁하는 국가대표 신라면이라는 변화한 위상을 광고 카피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가장 오랜 기간 신라면 광고에 출연한 모델은 배우 강부자와 코미디언 구봉서다. 두 사람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신라면 모델로 나오면서, 소탈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했다. 특히 코미디언 구봉서는 1970년대 함께 인기를 누리던 코미디언 곽규석과 함께 등장해 ‘형님 먼저 아우 먼저’로 유명한 농심 라면 광고에 이어 신라면 장기 모델로 활동했다. 반면 제품 광고 마지막 부분의 ‘농심 辛~라면’이라는 짧은 노래 카피는 신라면 출시 이래 현재까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35년 전 강부자와 구봉서가 부르던 CM송을 2020년대에는 손흥민이 불렀다. ━ 융프라 정상, 네팔 히말라야까지 정복 나서 신라면은 출시 첫해 석 달 동안 30억원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시작으로 이듬해인 1987년에는 180억원을 넘는 매출을 올리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 후 1991년 신라면은 국내 라면시장 1위를 차지하더니 지금까지 31년 동안 업계 1위 자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식품업계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누적 매출 10조원을 넘어섰고, 2021년 상반기까지 14조8000억원 어치가 팔렸다. 이외에도 신라면은 2017년 업계 최초로 미국 내 월마트 4000여 전 점포에 입점하는 등 해외시장 확장에도 나섰다. 신라면은 가깝게는 일본, 중국을 비롯해 유럽의 지붕인 스위스 융프라우 정상, 중동 및 아프리카, 네팔 히말라야 등반 코스, 지구 최남단 칠레 푼타아레나스까지 납품하는 등 2021년 기준 세계 100여개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해외 매출은 지속해서 늘고 있다. 지난해 신라면 해외 매출은 약 8600억원으로 집계된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1.08.0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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