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家 탑골공원] 매출 1위 ‘엄마는 외계인’…36년간 녹지 않은 ‘배스킨’
1985년 미국서 건너온 배스킨라빈스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는 카피로 인기몰이
미국 이어 중동·중국에 아이스크림 케이크 수출도
“그땐 그랬지.” 생활과 밀접한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추억 속 옛 이야기를 끄집어냅니다. 중장년층에겐 '추억 소환', 1020세대에겐 '옛 것이지만 새로운' 콘텐트를 선보입니다. 1990년대 영상과 사진을 온라인상에서 공유하며 인기를 끌던 ‘온라인 탑골공원’의 유통가 확장판이죠. 당대 스타의 광고 사진에서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들춰보겠습니다.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라빈스’가 지난해 4900억원 어치를 판매하며 역대 최대 연매출을 기록했다. SPC그룹 계열사인 비알코리아가 1985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 이 아이스크림 브랜드는 현재까지 36년간 녹지 않고 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배스킨라빈스의 국내 첫 매장은 1986년 8월 9일 서울 명동에 세워졌다. 31가지 아이스크림 맛을 제공하는 배스킨라빈스는 80년대 당시 초코와 바닐라 맛만 잘 알려졌던 아이스크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깼다.
이후 배스킨라빈스는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라는 광고 카피를 사용하며, 다양한 아이스크림이 있는 매장임을 홍보했다. 특히 광고에 한 여성이 나와 “체리주빌레, 치즈케이크, 망고탱고, 블루베리~~음~여기서 23번째 아이스크림이요!”라고 외치는 90년대 배스킨라빈스 광고는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광고 시리즈 중 대중적 인기를 끌기도 했다.
히트 영화 제목으로 메뉴명 지어, 친숙함 ↑
이 외에도 배스킨라빈스 옛 광고들은 재치 있는 광고 카피로 잘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2003년에 선보인 ‘케이크 팔이 소녀’ 광고가 꼽힌다. 이 광고에서는 성냥팔이 소녀를 모티프로 한 어린 소녀가 빨간 모자를 쓰고 “아이스크림 케이크 사세요~”라는 말을 하며 귀여운 미소를 머금는다.
2010년 이후부터는 아이스크림 메뉴 이름을 영상으로 풀어서 홍보하는 광고가 잇달아 등장했다. 2011년에 나온 아이스크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광고는 바람 부는 야외 언덕에서 모델들이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는 모습이 나오더니, 마지막 장면에는 글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새겨지며 어느새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아쉬운 표정을 짓는 장면이 연출된다.
아이스크림 ‘엄마는 외계인’ 광고도 마찬가지다. “엄마는 어디 있어?”라고 물어보는 아들의 말에 아빠는 하늘을 가리키며 “엄마는 저기 있어”라고 답한다. 엄마가 하늘나라로 간 상황에 슬퍼 보일 수 있지만, 두 부자 머리 위로 ‘엄마는 외계인’이라는 글귀가 적히면서 엄마를 외계인으로 생각하는 엉뚱한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모두 히트 영화 제목을 따서 지어진 메뉴다. 이때부터 배스킨라빈스는 영화 제목을 활용해서 아이스크림 이름을 만들기 시작했다. 아이스크림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 ‘아이앰샘’ ‘쉘위댄스’ 등도 같은 흐름이다. SPC관계자는 “잘 알려진 영화 제목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면서 새로운 감성을 자극하고자 했다”며 “이에 맞춰 광고 역시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영화와 같은 스토리를 구성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수십 가지 종류 중 매출 1위는 ‘엄마는 외계인’이다. 미국 배스킨라빈스에서는 ‘장화 신은 고양이(Puss In Boots)' 메뉴였지만, 한국에 상륙하면서 영화 제목을 차용해 ‘엄마는 외계인’으로 붙여졌다.
의외의 수출 효자 상품, 아이스크림 케이크
이후 현재까지 국내 배스킨라빈스는 중동 지역과 중국 배스킨라빈스에 아이스크림 케이크을 수출하고 있다. 국내 배스킨라빈스는 지난해 12월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5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내 배스킨라빈스는 독자적으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개발해 이색 디자인 제품을 지속해서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곡선 형태와 3D입체형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을 제작했다. 이때 케이크 디자인은 인기 만화 캐릭터가 적용됐다. 뽀로로 얼굴을 그대로 형상화한 뽀로로 아이스크림 케이크와 루피 얼굴을 재현한 잔망 루피 케이크 등이 있다.
SPC 관계자는 “배스킨라빈스는 아이스크림도 케이크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다”며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크리스마스 때마다 인기 메뉴로 떠올라 여름뿐만 아니라 겨울에도 아이스크림이 판매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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