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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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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이슈

어도어 측이 뉴진스가 홍콩 공연을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의 도움 없이 성공적으로 끝냈다며, 민 전 대표 없이도 뉴진스의 활동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부장판사 정회일)는 3일 오전 어도어가 뉴진스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유효확인 소송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이날 어도어 측은 “피고 측에서 민희진이 함께 하지 않으면 연예 활동을 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민희진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뉴진스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무엇보다 어도어는 우리나라 산업 1위 업계 하이브의 계열사다. 거기서 다른 프로듀서를 구해서 (뉴진스를) 지원하지 못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어도어 측은 지난달 23일 진행된 뉴진스의 홍콩 ‘컴플렉스콘’ 공연을 언급했다. 어도어 측은 “(뉴진스가) 홍콩 공연도 민희진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성공리에 마친 걸 보면 민희진 없이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피고들 스스로의 언행(민 전대표 없이는 활동할 수 없다 등의 발언)과도 모순되는 행동”이라고 새로운 주장을 제기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민희진 없이 (홍콩 공연을) 한 게 맞냐?”고 재차 확인, 어도어 측은 “우리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뉴진스 측 입장은 또 달랐다. 뉴진스 측은 “원고는 다른 프로듀서로 가능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뉴진스를 지원할 생각이었다면) 민 전 대표를 해임하기 시작 전부터, 실제 해임에 이르기까지 준비를 했어야 했다. 그 사이 시간이 약 6~7개월가량 지났는데 어떠한 대안 마련도 안돼 있 었다”고 반박했다.그러면서 “단순한 민 전 대표의 부재가 아닌, 거기에 덧붙여서 피고들과의 이해 의사소통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어도어 측은 “자꾸 민희진을 축출했다고 하는데, 민희진이 제 발로 나간 거다. (어도어는) 이사직과 프로듀서 역할을 제안했는데, 피고가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했다. 제3의 제안을 모색할 시간이 사실상 어디 있냐”고 재반박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21일 어도어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가처분 신청을 전부 인용했다. 본안 소송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임시 조치지만, 뉴진스와 어도어의 소속 계약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원은 ▲어도어가 전속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는지 ▲신뢰관계 파탄에 따른 해지사유가 존재하는지 ▲전속계약 해지 통보로 막대한 손해가 발생하는지 등 세 가지 쟁점을 중심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해임으로 프로듀싱에 공백이 발생했다는 등 뉴진스 측이 주장한 11가지의 전속계약 해지의 근거를 어느 것도 인정하지 않았다. 어도어가 정산의무 등 전속계약사의 중요한 의무를 대부분 이행, 뉴진스 멤버들이 일방적으로 전속게약 관계를 이탈하면 어도어가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뉴진스 멤버들은 즉각 반발했다. 지난달 21일 이의제기 신청서를 제출하고, 이틀 뒤 진행된 홍콩 무대에서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가처분 결정에 이의 제기가 접수되면 같은 재판부가 다시 심리를 하게 된다. 법원은 채무자의 추가 주장이나 증거 등을 검토한 뒤 기각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의 신청 심문은 9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한편 어도어가 뉴진스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 두 번째 변론기일은 6월 5일이다.일간스포츠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04.03 13:22

3분 소요
KB금융, 이사회 의장에 조화준 사외이사…2년 연속 여성 의장 선임

은행

KB금융지주는 26일 정기주주총회 종료 직후 이사회를 열고 조화준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조화준 신임 의장은 회계학 박사이자 폭넓은 경험과 식견을 겸비한 금융·재무 전문가다. KTF·BC카드 등 다양한 기업 CFO와 KT캐피탈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경영·관리 능력을 인정 받았다. 조 의장은 사외이사로서의 충실한 업무 수행 외에도 뛰어난 의사소통 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바탕으로 KB금융지주 이사회와 각 위원회의 효율적인 운영에 크게 기여해왔다.KB금융지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사회 의장에 여성을 선임하며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이사회 다양성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여성 사외이사 비율도 42.8%를 유지하며 글로벌 주요 금융사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사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CITI 53.8% ▲웰스파고 38.5% ▲BoA 35.7% 등이다.KB금융지주는 이사회의 다양성 확보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지배구조를 선진화해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흔들림없이 이행해 나갈 예정이다.이날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조화준 이사를 비롯해 여정성·최재홍·김성용 이사 등 총 4명의 중임 사외이사와 차은영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김선엽 이정회계법인 대표 등 2명의 신임 사외이사가 선임되었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새롭게 이사회에 합류했다.

2025.03.26 14:07

1분 소요
귀에 꽂으면 번역 시작...에어팟, 실시간 통역 기능 탑재

국제 이슈

애플의 자체 개발 무선 이어폰 에어팟(AirPods)에 실시간 통역 기능이 탑재될 예정이다.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하반기 예정된 에어팟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의 일부로 통역 기능이 제공되며, 아이폰 등 애플의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 19와 연동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구글 픽셀 버즈(Google Pixel Buds)와 같은 경쟁 제품도 이미 수년 전부터 비슷한 기능을 탑재했고, 애플도 2020년부터 아이폰에서 자체 통역 앱을 제공해왔다.그러나 이번에 접목되는 통역 기능은 마치 영화 '스타트렉(Star Trek)'에서 인간이 다양한 외계 종족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영어 사용자가 스페인어로 말하는 상대방의 대화를 들으면 아이폰이 이를 영어로 번역해 에어팟을 통해 전달해 주고, 동시에 영어 사용자의 말도 스페인어로 번역돼 (상대방의) 아이폰을 통해 재생되는 방식이다.이번 에어팟 업그레이드는 올해 애플이 준비 중인 대대적인 소프트웨어 대대적인 개편의 일부다.블룸버그 통신은 앞서 애플이 아이폰 등 자사 기기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 운영체제(OS)의 역대급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애플은 새로운 에어팟 기능 외에도 iOS 19에서 통역 기술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애플은 그동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에어팟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왔다. 지난해에는 2세대 에어팟 프로(AirPods Pro)에 청각 관련 기능을 추가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보청기 및 청력 테스트 기능을 탑재한 바 있다.

2025.03.14 20:03

1분 소요
“생각이 현악기 줄 풀리듯”…초기 진단 중요한 조현병 [이코노 헬스]

전문가 칼럼

조현병은 과거 ‘정신분열증’으로 불렸다. 스위스의 정신의학자 블로일러(E. Bleuler)가 1908년 만든 원어명(schizophrenia)을 그대로 옮긴 탓이다. 그리스어 어원으로 스키조(schizo-)는 ‘갈라지다’라는 뜻이고, 프렌(phren)은 ‘분열하다’라는 뜻이다. 여기에 질병을 뜻하는 어미 이아(-ia)가 붙었으니, 그야말로 ‘정신+분열+증’이다. 단어 자체만 놓고 보면 정신분열증은 원어의 충실한 번역이다. 온전하게 통합돼야 할 정신 기능이 분열된 상태로 있으면서 문제를 일으킨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하지만 번역에 충실하다고 좋은 작명은 아니다. 실제 정신분열증은 오랜 기간 대중의 오해를 샀다. ‘분열’이라는 단어가 지닌 강한 어감 탓에 이 질환을 향한 부정적 인식이 만연했다. 다중인격장애의 사례(예컨대 ‘지킬박사와 하이드’)가 정신분열증의 예시로 잘못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조현병이라고 이름지어진 것은 한참 뒤인 2011년이다.‘조현병’이라는 이름은 신경구조에 이상이 생겨 마치 현악기가 조율되지 못한 모습이라는 뜻에서 붙었다. 다만 조현병의 개념과 정의, 원인에 대해서는 제대로 합의되지 않은 듯하다. 그만큼 조현병은 이해와 진단, 처방이 어려운 질환이다. 조현병은 흔하게 발생하고 오래가는 질환이기도 하다. 평생 유병률은 100명 중 1명꼴이고, 10대 후반에서 20대 사이에 시작해 만성적 경과를 보인다.조현병 증상은 크게 양성과 음성으로 나눈다. 건강한 사람에게 나타나지 않지만, 조현병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증세를 ‘양성 증상’이라고 한다. ▲환각(hallucination) ▲망상(delusion) ▲사고 과정의 장애 등이 대표적인 양성 증상이다. 조현병으로 없어야 할 증상이 생기는 경우가 양성 증상이라면, 있어야 할 심리 기능이 사라진 것은 음성 증상이다. ▲무언어증(alogia) ▲무쾌감증(anhedonia) ▲무욕증(avolition) ▲정서적 둔마(affective flattening) 등 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조현병의 음성 증상은 양성 증상보다 치료가 어렵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고 약물을 쓰더라도 치료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 약물 치료로 양성 증상에서 벗어났다고 함부로 안심할수도 없다. 심한 급성기에서 벗어난 이후 잔류기에도 음성 증상, 인지기능의 장애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잔류 증상’이다.20대 남성 A씨가 그랬다. A씨는 군대에서 겪은 가혹행위 탓에 심한 조현병 증상을 보였다. 집 밖에는 항상 검정 자동차가 세워져 있고, 그 안에 타고 있는 남자들이 군에서 가혹행위를 했던 선임과 그 친구들이라고 생각했다.A씨의 양성 증상은 상담을 진행하면서 점차 호전됐다. 그러나 산 넘어 산이라고 했던가. 잔류기에 그에게서 음성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는 집 밖으로 나갈 의욕이 생기질 않는다고 했다. 선임이 쳐다볼까 두려워 창문에 검은색 천을 붙이거나, 밖에서 누가 쳐들어올까 방문을 닫았다. 이런 것들은 그가 방 밖을 나가지 않게 하는 장애물이었다. 가족들이 A의 생각과 마음을 읽을 수 없어 답답해한다는 이야기도 A씨는 덧붙였다.A씨는 “집 안에 틀어박혀 있으니 감정 표현도 의사소통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이전에는 (현실에) 없는 선임이 나를 괴롭혔는데, 이젠 내가 이유도 없이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조현병의 증상으로는 분열 증상도 있다. ▲생각 정리 ▲정보 학습 ▲집중력 유지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다. 과거 피해의식과 환청 등으로 고생한 40대 여성 B씨가 그랬다. B씨는 약물 치료를 겪으며 양성 증상에서 벗어났지만, 일을 다시 하기엔 여전히 무리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기억력이 좋지 못해 간단한 지시도 메모를 하지 않으면 잊어버렸고 문제 해결력이 떨어져 업무조차 수행이 어려웠다. 결국 B씨는 휴직하면서까지 치료에 전념했다.가족·지역사회 등 역할이 질환 극복에 도움 조현병은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초기 단계에서는 약물 치료만으로 조현병 증상을 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질환이 만성화할수록 치료나 완치가 어려워진다. 그나마 최근에는 항정신병 약물 중 음성 증상까지 개선할 수 있는 약제들이 많이 나왔다. 환자에게 고무적인 일이다.다만 약물치료가 능사는 아니다. 주변 환경도 조현병 치료에 대단히 중요하다. 가족이나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는, 이른바 정신사회적인 치료가 함께 이뤄지면 환자가 질환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치료 순응도’ 측면에서 보호자가 큰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 치료 순응도란 쉽게 말해 환자가 의사의 지시를 얼마나 잘 따르는지를 말한다. 복약 시간, 내원 주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조현병 증상이 있는 환자 중에서는 병식, 즉 자기 자신이 병을 앓고 있다는 인식조차 없는 환자가 있다. 자신이 환자라고 인식하더라도, 치료를 끈기가 있게 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두 경우 모두 가족이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 역할을 할 수 있다.A씨와 B씨가 상담을 꾸준히 받은 배경에도 가족이 있었다. A씨는 남편, B씨는 부모님이 이들이 치료받고, 상담을 이어가는 데 도움을 줬다. 현악기를 배우는 사람은 자신이 스스로 악기를 조율할 때까지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하듯, 질환도 자기 스스로 치료에 나설 수 있기 전까지 주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2025.03.08 09:00

4분 소요
마트 계산원만 해도 '연봉 7천만원'…대학교 발걸음 끊기나

국제 이슈

최근 미국 젋은이들 사이에선 대학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어 가며, '화이트칼라' 대신 기술직을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화제다.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포천에 따르면, 시장조사 업체 해리스 폴이 지난해 금융회사 크레딧 카르마의 의뢰를 받아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미국 젊은 층의 약 78%가 몸을 쓰는 이른바 기술직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매체는 "목수, 전기기사와 같은 기술직은 대학 학자금 대출에 시달리지 않고도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다"며 "스스로 개인사업을 운영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미국의 젊은 층은 늘어나는 학비 부담과 학자금 대출 부채 등에 허덕이는 대학 생활에는 등을 돌리고, 그 대신 시선을 직업학교로 향하고 있는 모양새다.우선 남성들의 경우 대학 학위가 없는 25~34세에서 주로 육체노동이 필요한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기 직업 상위 5가지로는 △운전·판매원 및 트럭 운전사 △건설 노동자 △화물 운송 및 일반 노동자 △판매 직군의 현장 감독관 △요리사 및 조리사가 꼽혔다.이 중 가장 선호받는 트럭 운전사는 근무 시간이 긴 대신, 연봉 6만 2000달러(약 8600만원)~10만 1000달러(약 1억 4000만원)을 번다. 건설 노동자의 경우 최대 6만 2000달러(약 9060만원), 현장 감독관은 최대 9만 4000달러(약 1억 3700만원)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반면 여성의 경우 의사소통 기술과 돌봄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직업으로는 △고객 서비스 직원 △간호 보조, 정신 건강 및 가정 건강 관리 보조 △판매 직군의 현장 감독관 △계산원으로 조사됐다.이 중 간호 보조·정신 건강 및 가정 건강 관리 보조 등 학위가 필요하지 않은 의료 산업의 경우 연봉 6만 6,000달러(약 9,400만 원)~11만 9,000달러(약 1억 7,000만 원)를 받는다. 계산원은 5만 달러(약 7,300만 원), 웨이트리스는 6만 6,000달러(약 9,650만 원)를 벌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한편 미국 국립학생정보센터는 2023년 직업 교육 중심의 커뮤니티 칼리지 등록률이 16% 증가했다고 밝혔다. 건설 관련 전공자는 23% 증가했고, 냉난방 프로그램 등록도 7% 늘었다. 2023년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직업은 풍력 터빈 기술자로, 연봉이 최대 10만 3,000달러(약 1억 5,000만 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5.03.04 20:05

2분 소요
GITEX 2024에서 주목받은 K-스타트업…”해외 시장 도전 중” [이코노 인터뷰]

스타트업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잘 모르는 글로벌 전시회가 올해 45회를 맞이한다. 매년 1월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로 전 세계 정보통신(IT) 기업과 스타트업 그리고 모빌리티 기업 등이 들썩인다. 그 열기는 매년 10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이어진다. 바로 ‘두바이 정보통신전시회’(GITEX)가 열리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 ICT 전시회로 시작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와 성과 등에서 급성장하면서 CES와 어깨를 겨루는 글로벌 전시회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몇 년 전부터 K-스타트업이 중동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GITEX가 중동 지역에 한국 기업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한국 기업의 참여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2023년 140여 개 한국 기업이 참여했고, 지난해 열린 GITEX에는 170여 개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K-스타트업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눈에 띄는 성과도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창업도약패키지 기업으로 선정된 브레인데크·모닛·디오비스튜디오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14~18일(현지시간)에 열린 GITEX 2024에 참가해 좋은 성과를 거둬 주목받고 있다. 브레인데크 감성 AI 접목한 음성 플랫폼 ‘보이셀럽’ 2월 론칭지난 1월 열린 CES 2025에서 혁신상을 받은 브레인데크는 GITEX 2024에서도 좋은 성과를 얻었다. 인공지능(AI) 음성 솔루션 스타트업 브레인데크는 GITEX에 참가해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여 현지 업계와 투자사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전시회에서 선보인 것은 장애 음성 개선 기술로 차별화된 ‘AI 보이스’ 기술인 ‘루시5’다. 사람의 음성을 학습해 감성까지 추출할 수 있는 기술로 고령층과 언어 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돕는 솔루션이다. 감성 AI를 접목한 음성 올인원 플랫폼 ‘보이셀럽’(VOICELEB)은 2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보이셀럽은 감정선을 반영한 LLM 기반의 초개인화 페르소나 음성대화를 제공해 소통의 즐거움을 높일 수 있다. 정여름 브레인데크 대표는 “보이셀럽은 향후 감성 AI 기반 초개인화 페르소나 음성 대화로 커뮤니케이션의 즐거움을 제공할 것”이라며 "감정전이 기술과 언어 장애 개선 솔루션을 통해 글로벌 선두 주자인 일레븐랩스(Elevenlabs)와 차별화된 사용자 페르소나를 제공하고,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레인데크는 GITEX 참여 이후 AI 테크 솔루션 기업과 기술제휴 및 기술 검증(Proof of Concept·PoC)을 논의하고 있다. 모닛, 인공지능 배변케어 로봇 테스트…UAE 사업자와 협업 추진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모닛도 GITEX 2024에 참여해 주목받은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2017년 박도형 대표가 창업한 모닛은 고정밀 멀티 센서를 유아나 고령자의 기저귀 겉면에 부착해 기저귀 오염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기저귀 교체 시점을 요양보호사나 보호자에게 알리는 솔루션 멕스(MONIT Elderly Care System·MECS)를 선보였다. 모닛은 글로벌 기저귀 회사와 다양한 협업을 통해 축적된 기술력과 삼성 내 R&D 프로젝트로 8년 동안 알고리즘 고도화를 진행했다. 또한 멀티센서와 패턴 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정확도를 높여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닛은 실증을 거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장기요양보험 본급여 제품으로 선정됐다. 올해 상반기부터 모닛 MECS를 85% 바우처 혜택을 받아서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GITEX 2024에 참여해 현지 기업과 투자자의 관심을 받았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본사를 둔 Stalliongates는 모닛과 중동 및 유럽 전역에 공급 계약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SSHNPO사와 아랍에미리트 지역에 조인트벤처(JV)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박도형 모닛 대표는 “모닛은 서울시 산하 서울경제진흥원(SBA)에서 진행하는 테스트베드 서울 실증사업에 주관연구기관으로 선정되어 인공지능 배변케어 로봇을 구립서초노인요양센터에서 필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아랍에미리트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현지에 있는 사업자와 공동으로 스마트 노인의학 센터(Smart Geriatrics Center) 설치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본의 ‘NEC 이노베이션 챌린지’의 헬스케어 분야에서 한국 스타트업으로는 유일하게 결선에 진출했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의 병원·요양원·헬스케어 기업들과 활발하게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디오비 스튜디오, 두바이 교육기관 대상 콘텐츠 변환 업무 수행가상인간 ‘루이’로 잘 알려진 AI 딥러닝 기반 가상인간 솔루션 스타트업 디오비 스튜디오(이하 디오비)도 GITEX 2024에서 주목받은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디오비는 버추얼 휴먼, 디에이징, 인물 복원 등 ‘가상 얼굴 및 AI크리에이티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ITEX에 참여한 이유는 아랍에미리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디오비는 창업 후 지금까지 1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을 넘어 미국·동남아·유럽 등으로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민병준 디오비 공동대표는 아랍에미리트 시장 진출에 대해 “아랍에미리트는 첨단 기술과 혁신을 추구하는 국가로 AI와 첨단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특히 해외 기술 스타트업에 풍부한 기회와 지원을 제공하고 있고, 진출 허들이 굉장히 낮다고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오비는 GITEX 참여 이후 두바이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AI를 활용한 콘텐츠 변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디오비는 제작된 콘텐츠를 다국어로 변경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또한 두바이 기업을 대상으로 AI 소프트웨어 납품을 위한 기술 검증을 현지 기업과 진행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진출이 가능했던 이유에 대해 민병준 공동대표는 “아랍에미리트 및 아랍 지역은 새로운 기술이나 콘텐츠 수용도가 높지만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접근이 중요하다”면서 “한국과 비교했을 때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와 적응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2025.02.17 09:00

4분 소요
모핀·브레인데크가 CES 혁신상을 받은 이유…한 단계 높은 기술력·공익성 돋보여[이코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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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에 걸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을 통해 선정한 스타트업 창업가와 인터뷰를 진행한다.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은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겪는 3~7년 사이의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이 사업에 선정된 스타트업 창업가의 생생한 이야기가 후배 창업가들의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다.<편집자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7일(현지 시간)부터 10일까지 열렸던 세계 최대 IT·전자 기술 박람회 ‘CES 2025’는 한국 스타트업의 위상을 알린 행사로 꼽힌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전 세계 160여 나라에서 4500여 개의 기업이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에서는 900여 개 기업과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한국의 스타트업은 CTA가 발표하는 ‘혁신상’에서 다시 한번 저력을 보여줬다. 올해 33개 분야에서 혁신상을 받은 기업은 전 세계 292개였는데, 이 중 129개 한국기업이 수상했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에 선정된 모핀과 브레인데크도 이름을 각각 올려 주목을 받았다. 두 스타트업이 CES 2025에서 혁신상을 받은 이유는 AI 기술을 가지고 기존 서비스 시장을 혁신했기 때문이다. CES에 직접 참여한 김준모 모핀 대표는 “해외 투자자들과의 미팅 약속이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CES에 직접 참여를 하지 않은 정여름 브레인데크 대표는 “미국에서 3월에 에디슨 어워즈가 열리는 데 여기에 참여하려고 한다”면서 “CES랑 에디슨 어워즈를 모두 참여하는 게 부담이라서 에디슨 어워즈를 선택했다”며 웃었다. 로보 어드바이저 불편함 AI로 해결한 ‘퀀트모.AI’모핀은 한국의 AI 핀테크 기업으로 로보 어드바이저라고 할 수 있는 ‘퀀트모.AI’라는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 대표는 “로보 어드바이저라는 말을 싫어하는 데 이 단어는 말 그대로 조언을 해준다는 것인데, 퀀트모.AI는 조언에 그치지 않는다”면서 “해외에서는 계좌를 만들면 퀀트모.AI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직접 투자를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투자 라이선스를 받으면 직접 투자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해외주식 오토트레이딩 서비스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 로보 어드바이저는 종목에 대해 리포트나 뉴스를 정리하고 투자할 종목이나 매도해야 할 종목을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그럼 증권 계좌 앱을 열고 종목을 매도하거나 매수를 투자자 혹은 사용자가 직접 하는 것이다. 단타 투자를 하는 이들에게 과거 로보 어드바이저는 사용이 불편한 것이다. 김 대표는 이런 불편을 해소하면서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성과도 좋다. 2018년 2월 창업 이후 창업초기펀드 및 핀테크혁신펀드 등의 시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한국의 일부 증권사 주식 투자 앱에는 퀀트모.AI가 적용되어 사용자들에게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2023년에는 싱가포르에 법인을 설립했다. 신한베트남증권과 베트남 시장을 대상으로 AI 오토 트레이딩 솔루션을 테스트해 좋은 성과를 내면서 해외 진출에 가속도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뷰트레이드증권과 업무협약을 맺어 뷰트레이드증권사를 통해 AI 오토 트레이딩 운용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2023년까지 기술개발(R&D)에 집중했다면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을 올리기 시작했다”면서 “아직 큰 매출은 아니지만, 올해 수십억 규모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이후 28년 동안 줄곧 금융 관련 해외 기업에서 일한 전문가다. 이후 AI를 활용해 로보 어드바이저의 단점과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창업에 도전해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다. 보이셀럽·블링스 솔루션으로 해외 시장 도전정 대표가 창업한 브레인데크는 CES 2025에서 ‘접근성 및 에이지테크’ 부분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브레인데크가 론칭한 ‘블링스’(BLINGs)라는 솔루션은 고령층과 언어 장애인의 어눌한 목소리를 AI 기술로 정상적인 목소리로 변환해 의사소통을 자유롭게 돕게 된다. 음성인식 기술은 그동안 많이 나왔지만 고령층이나 언어 장애인의 목소리를 보통 사람처럼 만드는 기술은 그다지 많지 않다. CES 2025에서 브레인데크가 AI 기술을 이용해 공익적인 솔루션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정 대표는 “현재 음성인식 기술은 97% 정도까지 인식을 잘하기 때문에 0.1% 인식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별 의미가 없다”면서 “하지만 장애인이나 고령자의 목소리를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해서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그런 노력은 별로 없었다. 브레인데크가 그 분야에 도전하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면서 웃었다.2019년 10월 브레인데크를 창업한 정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카이스트에서 공학 석사를 따고 아리랑TV에서 25년 이상 PD로 일했다. 중남미 등 해외 한류시장을 개척하는 공연을 많이 진두지휘했고 문화부장관상·대통령상 등을 수상할 정도로 능력도 인정받은 해외 전문 PD였다. 정 대표는 “PD로서가 아니라 자연인으로 서 시장을 개척하고 싶어 후에 창업에 도전했다”면서 “브로드캐스팅 콘텐츠의 시대가 지나간다고 느꼈고,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었다. 사람들에게 몰임감을 주는 AI 비즈니스를 고민했다”며 웃었다. 정 대표는 시각을 활용한 비즈니스는 범용적이라 지속성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고, 청각은 그 반대라고 여겼다. 초기에는 음악 및 아티스트의 음성분석에 집중했고 이후 음성인식 기술과 AI를 결합한 서비스에 도전했다. 디지털 휴먼의 페르소나 음성생성, 가수 故 서지원의 음성복원 및 음원제작, 그리고 SK 창업주 故 김종현 선대회장의 시계열 음성복원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AI를 활용해 음악과 보컬을 매칭하는 서비스 ‘뮤스트’를 론칭하기도 했고 현재는 음성 대화 모델 ‘루시 5.0’을 적용한 음성 생성 플랫폼 ‘보이셀럽’과 이번에 혁신상을 받은 블링스를 주축으로 하는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보이셀럽은 음성을 기반 텍스트 생성, 개인의 음성기반 다언어 생성, 음악생성, 페르소나 음성대화 등 음성기반 솔루션을 올인원한 플랫폼이다. 고객에 맞춘 특정 세계관과 특정 음색을 기반으로 하는 페르소나 음성대화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예정이다. 글로벌 캐릭터 및 콘텐츠IP를 가진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브레인데크는 감정음성 클로닝 솔루션인 루시5를 론칭한 이후 2024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Mucon 2023’, 두바이의 ‘GITEX 2024’, 싱가폴 'SWITCH 2024' 등에 참여해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만나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2021년부터 매년 수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서 비즈니스 모델의 성장 가능성도 입증하면서 후속 투자 유치 및 미국과 한국의 유명 가수 및 스포츠 스타의 IP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정 대표는 “해외 전시회에 참여했을 때 20여 곳의 해외 투자사로부터 호평을 받았다”면서 “장애음성 기술인 블링스는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주요 로컬기업과 협력을 하면서 해외에 진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2025.01.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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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잃는 병 치매…조기 검진·관리하면 진행 늦춘다 [이코노 헬스]

전문가 칼럼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병. 치매에 붙은 수식어다. 세상에 잔인하지 않은 병은 없다. 모든 병은 증세가 심해질수록 잔인해진다. 환자와 가족도 병이 악화하면 육체·심리적으로 힘들어진다. 그런데도 유독 치매를 일컬어 잔인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기억’을 잃어서다. 기억을 잃으면 사람은 삶을 유지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치매는 인지 전반에서 퇴행이 발생했을 때 붙이는 병명이다. 퇴행이 기억에 그친다면 차라리 다행이다. 치매가 오면 먼저 언어 능력에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특정 단어가 기억나지 않아 ‘이거’ ‘저거’ 등 지시사로 대상을 가리킨다. 명칭실어증(Anomic Aphasia)이다. 감정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매사 의욕을 내던 사람이 갑자기 모든 일에 의욕을 느끼지 못하거나 온화했던 사람이 갑자기 감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치매 환자는 판단력도 상실할 수 있다. 특히 시간·장소·사람을 인지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오늘이 몇 년 몇 월인지 잊고, 장을 보기 위해 집을 나섰다 길을 잃는다. 가족의 얼굴은 물론 자신의 이름도 기억에서 지워진다. 순간 기억력만 떨어지는 단순 건망증에서는 보이지 않는 ‘지남력’(指南力·Orientation) 상실이다. 거칠게 말하자면 치매로 ‘나’를 잃어가는 셈이다. 사람들이 치매를 다른 중증질환보다 두렵게 느끼는 이유다.가족에게 주어지는 부담도 사람들이 치매가 자신을 찾아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유다. 치매는 사회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을 퇴행시킨다. 치매 환자의 가족들도 치매 환자를 돌보며 부담을 느끼기 마련이다. 치매 환자는 판단력이 흐려지고 감정 조절이 어려워져 일상 행동에서 문제가 많아진다. 의사소통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니 답답함도 해소하기 어렵다.50대 A씨가 그랬다. 그는 치매 초기 증상을 겪는 모친을 봉양하다 상담실을 찾았다. 어머니께서 집안에서 물건을 잃어버리고는 매번 책임을 A씨한테 돌려서 갈등이 생긴다고 한탄했다. 자신을 골탕 먹이려고 물건을 일부러 숨겼다느니, 골탕먹는 자신을 보며 좋아한다느니, 어머니가 역정을 내면 참다못해 자기도 주체하지 못하고 버럭 화를 내게 된다고 A씨는 말했다.“옛날 엄마는 어디 가고 이렇게 변한 건지, 너무 속상해요.”치매 환자를 직접 돌보지 않아도 보호자의 역할을 한다면 부담이다. 치매 환자가 밖에 나가 길을 잃을까 걱정하거나, 경제적으로는 병원비·약값·돌봄 서비스 이용비 등은 보호자의 가계를 압박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치매를 진단받은 사람은 물론 치매 조짐만 있는 사람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40대 B씨의 사례도 마찬가지다.B씨는 평소 편두통이 심해 컴퓨터단층촬영(CT)을 찍었다. CT를 통해 치매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종합하면 대뇌 주름이 정상인보다 적어 조심해야 한다는 소견이었다. B씨는 대뇌기능검사인 간이정신상태검사(MMSE·Mini-Mental State Examination)에선 정상 점수를 받았지만, 이는 B씨가 마음을 다잡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외가 친척 중에 치매 환자들이 있어, 자기도 그들처럼 폐를 끼치게 될지 걱정스럽다는 이야기였다.“치매로 고생하시는 분들을 가까이에서 보다 보니까, 저도 저렇게 될까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약물치료·인지활동·기억력 훈련 등으로 관리아직 치매 완치법을 모른다는 점은 불행한 일이다. 하지만 다행인 점도 있다. 치매를 조기에 발견한다면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 진행을 최대한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약물 치료와 더불어 인지 활동, 기억력 훈련 등을 통해 치매를 관리한다면 일상생활에서 받는 지장을 줄일 수 있다. 치매에서 초기 검진과 예방이 중요한 이유다. 기초 지방자치단체 단위 별로 있는 치매안심센터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치매관리법을 알고 있다면 막연한 불안감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 B씨는 검진 이후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치료를 꾸준히 받는다. 생활 습관도 같이 바꾸고 있다. 평소 인스턴트 식단을 선호하던 그는 이제 채소·통곡물·육류 위주의 건강한 식단을 유지한다.B씨는 최근 새로 산 스마트 밴드도 자랑했다. 사실상 운동과 담을 쌓고 지내던 B씨가 2만보 이상 걷는 산책을 습관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마련한 방편이다. 치료와 습관 개선을 병행하며 치매 예방을 위해 노력한 결과 B씨는 정신 건강 측면에서 한층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고 있다.치매 가족도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정신적으로는 고통을 일정 부분 줄일 수 있다. A씨는 꾸준하게 상담과 치료를 받으면서 어머니와의 갈등에서 생기는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중증 치매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신체적·경제적 고통이 생길 수 있다. 환자가 치매 등급 판정을 받아 치료와 요양 측면에서 지원받더라도 부담이 되긴 매한가지다.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주민등록인구 5명 가운데 1명이 만 65세 이상 노인이다.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치매 인구도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 중 치매 유병률은 11%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100만명을 넘긴 105만명으로 추정된다. 사회 전체가 치매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하는 시점이다. 모두가 함께 치매를 예방하고 관리하며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병’을 이겨내길 소망한다.

2025.01.19 09:00

4분 소요
‘위기를 기회로’ 조원태 회장의 리더십…아시아나 인수로 경영 능력도 인정받아

산업 일반

2016년 당시 총괄부사장으로 일할 때 보여준 과감한 선택이 2020년 코로나19로 여행업계가 풍비박산이 난 위기에서 기회를 만들 수 있던 원동력이다. 팬데믹 시기 항공업계도 여객 수는 급전직하했다. 각 국가는 여행제한 및 봉쇄정책을 실시했다. 여행업계는 파산과 구조조정, 무급휴직 등으로 겨울을 보내야만 했다. 항공업계도 마찬가지다. 당시 전 세계에서 수천 대의 항공기는 멈췄고 공항은 거의 비어 있는 비상 상태였다. 2020년 4월 여객량은 전년도 대비 -93.7%를 기록했다. 민간항공업계는 사느냐 죽느냐는 상황. 이때 위기를 기회로라는 말이 어울리는 전략을 대한항공이 직접 보여줬다. 2020년 3월 “빈 여객기를 화물 운송에 활용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한 직원의 아이디어를 경영자가 채택한 것. 화물 전용 여객기와 좌석장탈 여객기 등을 적극 활용했고 대형 화물기단의 가동률을 높이며 항공화물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이게 가능했던 것은 2016년 최대 30대까지 운영하던 화물기를 절반 가까이 줄여야 한다는 회사의 전략에 당시 총괄부사장이 은 화물사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화물기단의 축소 폭을 줄이자고 설득했던 것이 빛을 발했다. 글로벌 항공사 중 팬데믹 기간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할 수 있던 원동력이다. 대한항공은 2021년 올해의 항공사상(Airline of the Year), 2022년 올해의 화물항공사상(Cargo Operator of the Year Award)에 이어 2023년 올해의 항공업계 리더십(Excellence in Leadership)을 받았다. 2016년 한 사람의 선택으로 유지한 23대의 대형 화물기단이 팬데믹 시절 위기를 극복하는 중요한 무기가 됐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것은 8년 전 선택 덕분이다. 그 선택을 한 주인공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리더로 선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다. 12월 11일 대한항공은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아시아나항공이 실시한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에서 1억3157만주(63.9%)의 신주를 인수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됐다. 2020년부터 시작된 4년간의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것이다. 한국은 이로써 단일 국적 항공사 체제로 전환됐다. 그 중심에 조 대표가 있다. 한국의 3세 경영인으로서 세계적인 항공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은행 우군으로 끌어들인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리더십은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에서도 보여줬다. 2020년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팬데믹과 겹쳐 막대한 부채로 허덕이고 있었고, HDC현대산업개발과 인수합병 논의를 했지만 무산됐다. 이에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이 대한항공에 인수 제안을 했다. 당시 조 회장은 누나인 조승연(개명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경영권 분쟁 중이었다. 조 전 부사장과 KCGI·반도건설 3자연합이 한진칼 지분 46.7%까지 확보하면서 당시 37.7%의 지분을 가진 조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발표하고 산업은행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고 경영권을 지킬 수 있었다. 팬데믹 위기를 화물 항공으로 이겨낸 후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한국 항공산업의 구조를 개편하면서 경쟁력을 키운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정상화 ▲일자리 유지·확대 ▲한국의 산업 및 물류 경쟁력 제고 ▲소비자 편익 증대 등의 의미도 있다. 대한항공 측은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에 많이 고민했으나 창업이념인 ‘수송보국’을 바탕으로 양 항공사와 관련 업체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보전하고 한국의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한 바 있다. 메가 캐리어의 탄생은 노선망이나 항공기, 공급 규모 등에서 글로벌 초대형 항공사와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평가가 많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후 해외기업결합의 승인을 받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다. 조 회장의 리더십은 소통 경영과 유연한 조직문화로 나타났다. 팬데믹 위기를 기회로 만들면서 2020년 상반기부터 시장의 예측을 뛰어넘는 영업 흑자를 기록했다. 2022년 별도기준 매출 13조4000억원, 영업이익 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도보다 2배가 늘면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짧은 시간에 대한항공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던 것은 유상증자부터 유휴자산 매각까지 회사의 자구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임금 반납 및 휴업에 동참한 임직원들 희생도 큰 역할을 했다. 이렇게 노사가 함께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던 것은 조 회장이 2017년 1월 대한항공 대표에 취임하면서 대화와 소통을 한진그룹 조직문화에 이식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당시 조 대표는 취임 당시 “대한항공 대표 사원이라는 자세로 솔선수범하겠다”면서 “직원들과 소통을 많이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조 회장은 사내 익명게시판, 현장 방문 등을 통해 현장에서 임직원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소통경영을 실천했다. 2019년 7월부터 사내 업무 시스템을 구글 클라우드 기반의 협업 솔루션인 ‘G 스위트’로 전환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으로 전환했다. 지난 9월부터 국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복장 자율화를 시행해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도 했다. 이 외에도 개인이 선호하는 근무 패턴에 맞게 점심시간을 갖는 ‘점심시간 자율 선택제’를 실시하고 있고, 개인 상황에 따른 유연근무제 등으로 근무 만족도를 높이는 회사 정책을 내놓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이러한 소통 리더십을 기반으로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 기존 권위적인 기업 문화를 줄이고 자율적인 업무를 볼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1976년 1월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나 인하대 경영학과 졸업 후 미 남가주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2003년 8월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담당으로 그룹에 합류한 후 경영기획, 자재부, 여객사업본부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6년 3월 대한항공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이후 진에어 대표이사(2016년 4월)를 거쳐 2019년 4월 대한항공 회장에 취임하면서 한진그룹 오너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2024.1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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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또는 ‘연임’ 5대은행장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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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은행권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됐다. 현재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 두 곳이 변화를 택했고, 신한은행은 기존 행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이에 하나·농협은행 등 나머지 은행장 인사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KB국민‧우리은행 ‘조직변화‧쇄신’에 방점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은행장 교체를 결정했다. KB금융 계열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이환주 현 KB라이프생명 대표를 새로운 국민은행장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 KB금융 계열사 CEO가 국민은행장 후보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이재근 국민은행장의 연임은 무산됐다. 그간 KB금융 안팎에선 이 행장의 3연임도 점쳐졌다. 하지만 KB금융은 이 같은 깜짝 인사를 냈고, 조직 안정보다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환주 후보는 1964년생으로 KB국민은행 영업기획부장, 외환사업본부장, 개인고객그룹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글로벌 사업 추진력 강화, 근본적인 내부통제 혁신 및 기업문화 쇄신, 명확한 의사소통 프로세스 정립 등을 이끌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의 소유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추후 KB국민은행은 후보자에 대한 심층 인터뷰 및 심사·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은행장 선임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차기 KB국민은행장의 임기는 2025년 1월부터 2년이다.우리은행 또한 새 행장을 맞이한다. 우리은행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 대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피의자 신분이 된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달 26일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이사회에 전달했다. 이에 우리금융은 지난달 29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개최하고,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정진완 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추천했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최근 불거진 내부통제 이슈 등을 감안해 ‘조직 쇄신’과 ‘세대 교체’에 주안점을 두고 은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해 왔다.정진완 후보는 1968년생으로 경북대 법학과를 졸업 후 1995년 입행해 종로3가지점장, 기관영업전략부장, 중소기업전략부장, 삼성동금융센터장, 테헤란로금융센터 본부장, 본점영업부 본부장을 거쳐 현재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맡고 있다.정 후보는 국내외 영업 현장을 두루 경험해 우리은행이 필요로 하는 영업력을 갖췄고, 특히 중소기업금융 분야에서 오랜 경험과 탁월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뛰어난 전략 마인드와 추진력을 보유한 인물이다. 또 형식에 얽매이기보다는 업무 효율과 진정성 있는 소통을 중시하는 실용형, 현장형 리더라는 평이다.정 후보는 “최근 일련의 금융사고로 실추된 은행 신뢰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전면적 혁신과 기업문화의 재정비에 우선적 목표를 두겠다”며 “혁신형 조직개편, 성과중심의 인사쇄신을 통해 우리은행만의 핵심 경쟁력을 제고해 신뢰받는 우리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한은행장 2년 연임…12월 중 하나‧농협은행장 윤곽은행권에 조직 쇄신을 위한 변화의 바람이 강하게 부는 가운데, 신한금융은 기존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경영능력을 인정하며 연임을 결정했다. 지난 5일 신한금융 자회사최고경영진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경위)는 회의를 열어 은행장 후보로 정 행장을 추천했다. 특히 신한금융은 정 행장에게 중장기 관점의 전략에 기반해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연임 시 1년씩 임기를 부과하는 관례를 깨고 임기 2년 연임을 추천했다. 정 행장은 고(故) 한용구 전 신한은행장이 건강상 이유로 취임 한 달 만에 물러난 뒤 갑작스레 수장을 맡게 됐음에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통 신한맨’ 정 행장의 저력은 올해 실적에서도 드러났다.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1028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또한 정상혁 은행장은 금융권 최초로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점이 높게 평가 받았다.하나·농협은행도 기존 행장의 연임 또는 새 인물 발탁을 사이에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이 행장은 하나은행의 첫 외환은행 출신 행장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화학적 결합으로 자산 관리와 글로벌, 연금사업 분야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행장은 대외 활동에 적극 나서진 않지만 ‘조용한 카리스마’를 지녔다는 후문이다. 리더의 솔선수범을 강조한 이 행장의 경영 철학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3조2922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시중은행 가운데 ‘순이익 1위’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2조7808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보다 0.5% 증가했다.반면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교체 가능성이 높다. 이석용 행장은 올해 말 2년 임기가 만료된다. 통상 은행장은 기본 2년 임기에 연인 임기 1년이 더해져 ‘2+1’년 임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농협은행은 연임 사례가 이례적이다. 게다가 올해 들어 수 차례 발생한 금융사고 또한 연임 걸림돌로 꼽힌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아 아직 발표가 나지 않은 은행들의 경우 12월 중순경 차기 행장에 대한 윤곽이 나오지 않겠느냐”면서 “내년 은행권 업황에 불확실성이 큰 만큼 인사 또한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24.12.0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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