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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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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 맛집”...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오픈

유통

이마트가 서울 강동구 고덕비즈밸리에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을 개점하며 한층 진화한 미래형 리테일 매장을 17일 선보였다.‘푸드마켓’은 이마트가 지난해 12월 대구 수성점에서 처음 도입한 ‘식료품 특화 매장’이다. 약 5개월간의 파일럿 테스트를 거친 후 5년 만에 서울에서 선보이는 이마트 신규 점포인 고덕점에서 본격적으로 확대 운영한다.‘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은 급변하는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 이마트의 본업 경쟁력인 ‘그로서리 상품 개발 및 기획 노하우’를 집약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넥스트 이마트’ 모델이다.이를 위해 필수 장보기 상품은 최저가 수준으로 제공해 고객의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고, 건강·이색·프리미엄 식재료를 강화해 미식의 깊이를 더했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유통 트렌드를 면밀히 연구하고 신규 점포의 상권과 입지를 분석해 수성점의 ‘푸드마켓’ 모델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것이다.대표적으로 저속노화와 웰니스에 관심이 높아지는 트렌드를 반영해 수입 과일과 유러피안 채소를 모은 ‘글로벌 가든’과 웰빙 간식용 컵과일과 스틱채소를 신규 개발해 ‘프레쉬스낵’존을 선보인다.이외에도 돈육과 연어 특화 매장인 ‘K-흑돼지’존, ‘연어의 모든 것(All that Salmon)’존, 델리 코너인 ‘테이스티 픽’(Tasty Pick)존, 베이커리 매장 ‘밀&베이커리’(Mill & Bakery), 수입 젤리와 비스킷을 모은 ‘스위트 스트리트’(Sweet Street), 치즈 전문 코너 ‘치즈 플리즈’(Cheeeese Please) 등 이색 가공식품과 프리미엄 식료품도 풍성하게 준비했다.

2025.04.17 13:48

2분 소요
‘억대 연봉, 나만 못 받나’...6배 늘어난 기업들 정체는

산업 일반

지난해 매출 100대 기업에서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는 기업 수가 절반을 넘은 것으로 나타나 화제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연결기준 매출 100대 비금융 상장사의 사업보고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은 기업은 총 55개사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대기업 절반 이상은 직원들이 평균 1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는다는 의미다. '1억원 클럽' 가입 대기업 수가 고물가 여파로 5년 새 6배 넘게 증가함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는 '1억원 클럽'에 가입한 매출 100대 기업은 2019년 9개사, 2020년 12개사, 2021년 23개사, 2022년 35개사, 2023년 48개사, 지난해 55개사로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현대글로비스(1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억1천800만원), 삼성전기(1억300만원), KT&G(1억700만원) 등 7개사가 새롭게 이름을 올리며 5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해 그 수가 6.1배 증가했다. 특히 매출 '톱10' 기업은 모두 1억원 클럽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1억3천만원의 직원 평균 연봉을 기록했고, 현대차 1억2천400만원, ㈜SK 1억1천600만원, 기아 1억3천600만원, LG전자 1억1천700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1억5천800만원), 포스코홀딩스(1억4천800만원), HD현대(1억5천900만원), SK하이닉스(1억1천700만원), 현대모비스(1억3천500만원)도 직원 연간 보수가 1억원을 웃돌았다. 기업 형태별로는 지주회사의 직원 평균 연봉이 자회사보다 높았다. 지주회사는 자회사보다 임직원 수가 적고, 임원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정유·가스 등 에너지 기업이 매출 100대 기업 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직원 연봉을 기록했다. 에쓰오일(1억5천400만원), SK이노베이션(1억5천800만원), E1(1억2천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이마트(5천100만원), 롯데쇼핑(5천250만원) 등 유통·식품기업들은 이들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낮은 연봉을 기록했다.

2025.03.31 08:03

2분 소요
‘비식품 OUT·신선식품 IN’…마트 3사, 식료품 특화에 올인하는 이유

유통

대형마트가 생존 전략을 바꿨다. 비식품 비중을 과감히 줄이고 신선식품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주요 3사는 각기 다른 식료품 특화 매장을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섰고 신선식품 배송 경쟁에도 뛰어들면서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다만 신선식품 중심 전략의 지속 가능한 수익성 확보가 향후 과제로 떠오른다.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0.8% 줄어 오프라인 유통업 중 유일한 역성장을 기록했다. 백화점이 1.4%, 편의점이 4.3%,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4.6% 각각 성장한 것과 대조적이다.이에 대형마트들은 비식품을 과감히 줄이는 대신 각 사가 가장 강점을 가진 식료품 분야에 사실상 올인(All in)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지난해 대형마트에서 가전, 의류·잡화, 생활용품 등을 포함한 비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7.9% 감소했지만, 식품 매출은 2.3% 늘며 전체 실적을 떠받쳤다. 대형마트 매출에서 식품 비중 또한 2021년 65.7%에서 지난해 68.4%까지 꾸준히 늘어났다. “비식품 확 줄여!”…신선식품 코너에 사활 건다이처럼 대형마트 3사가 식료품 중심 특화 전략을 추진함에 따라 고객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이마트는 신선식품에 특화된 중소형 매장 ‘이마트 푸드마켓’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았다. 지난해 12월 대구 수성구에 이마트 사상 첫 푸드마켓 매장이 개점했다.푸드마켓은 영업면적의 약 4분의 3을 신선·가공식품으로 채우고 비식품 면적을 최소화한 형식이다. 푸드마켓을 위해 이마트는 주요 신선식품의 연간 대량계약으로 매입단가를 낮추고, 판촉행사 비용을 가격 인하에 재투자하는 등 유통 구조를 뜯어고쳤다.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 수성점은 개점 이후 3개월간 인근 기존점보다 고객 수가 30% 이상 늘며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올 상반기 중에는 서울 강동구 고덕에 푸드마켓 2호점 개장을 예고했다.롯데마트는 프리미엄 신선 콘셉트 매장 ‘그랑그로서리’로 변신을 꾀했다. 지난해 말 서울 은평점이 그랑그로서리 1호점으로 리뉴얼되면서 매장의 90%를 식료품으로 채웠다. 이어 SSM인 롯데슈퍼 도곡점도 그랑그로서리 컨셉으로 재단장했고, 앞서 1월에는 서울 천호점을 신규 개장했다. 롯데마트가 새 점포를 선보인 것은 6년 만이다.올 상반기에는 지난 2021년 실적 악화로 폐점했던 경기 구리점을 식료품 전문점으로 다시 열 계획도 밝혔다.나아가 롯데마트는 해외 시장에서도 그로서리 전문 매장을 특화하고 있다. 그로서리 전문 매장이라는 포맷에 현지 쇼핑 문화를 적절히 접목한 리뉴얼 매장을 중심으로 우수한 실적을 거두며, 지난해 롯데마트의 해외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3%, 영업이익은 19.6%나 늘었다. 특히 롯데마트는 한국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현지에 호텔 출신 셰프들로 구성된 ‘푸드이노베이션 랩’을 운영하며 한국식 조리법을 적용한 간편식을 판매 중이다. 실제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즉석 조리 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25% 이상 증가하는 등 성과를 냈다.홈플러스는 지난 2022년 2월 업계 최초로 초대형 식품 전문 매장 ‘메가 푸드 마켓’을 선보였다. 이후 기존 점포들을 순차적으로 리뉴얼해 현재 전국 33개 점포, 즉 전체의 약 4분의 1을 메가 푸드 마켓으로 운영 중이다.메가 푸드 마켓은 앞서 2월 기준 누적 고객 수 1억2000만명을 돌파하며 홈플러스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리뉴얼한 점포들의 매출은 최대 84% 증가했고 식품 매출도 최대 31% 상승하는 등, 침체됐던 홈플러스에 모처럼 활력을 불어넣었다. 온라인 이커머스에 대항해 신선식품 배송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각각 SSG닷컴과 롯데온 등 자체 이커머스 채널과 연계해 새벽배송·당일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중이다. 홈플러스는 밤 10시 이전에 주문하면 1시간 내외로 배달해주는 ‘즉시배송’ 서비스(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선보이고, 당일배송 마감 시간을 밤 7시까지 연장한 ‘홈플러스 세븐오더’로 새벽배송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대형마트 ‘신선식품 승부수’, 관건은 ‘지속 가능성’이처럼 신선식품이 오프라인 마트들의 핵심 차별화 요소로 부상한 이유는 분명하다. 여전히 소비자들이 과일이나 채소, 고기 등 식선식품은 직접 눈으로 보고 골라야 품질을 신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또한 식탁 물가 상승으로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소비자들이 싱싱한 식재료를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수요가 커진 점도 한몫한다.이에 과거 대형마트들은 의류·가전 등 비식품을 망라한 ‘만물상’ 전략을 취했지만, 이제는 온라인에 가격경쟁력을 빼앗긴 비식품을 과감히 덜어내고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식료품 부문에 집중해 고객을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다만, 일각에서는 지속 가능한 수익성 확보를 과제로 꼽고 있다. 신선식품 특화 전략이 초기엔 고객 유입과 매출 상승을 이끌고 있지만, 낮은 마진과 높은 운영비용을 어떻게 상쇄할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유통업계 관계자는 “결국 규모의 경제와 효율화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온·오프라인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재고와 물류 효율을 높이고, 체험형 등 차별화된 고객 경험으로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는 마트들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03.29 09:00

4분 소요
성장세 한풀 꺾였는데...유통업계, 건기식 시장 왜 노리나

유통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의 정체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는 반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진다. 다양한 연령층이 활용하는 유통망인 균일가 생활용품점과 편의점이 건기식 취급을 본격화하면서다. 기존 건기식 제조사 역시 관련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추세다.건기식 시장 문 두드리는 기업들요즘 건기식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다이소다. 다이소 운영사 아성다이소는 지난달 말부터 200여개 점포에서 루테인·오메가3·비타민 등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건기식 30여종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다이소는 대웅제약·일양약품·종근당건강 등의 제약사와 협업했다.특히 다이소는 기존 가격 정책인 ‘최고 판매 가격 5000원’을 고수하며 ‘가성비 건기식’이라는 틈새 시장을 공략해 폭발적인 소비자 반응을 이끌었다. 이곳에서 유통되는 건기식의 가격은 3000원, 5000원이다. 가격 상한선으로 인해 제품 성분·함량이 일반 제품보다 부족하지만 일부 제품의 초도 물량은 순식간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였다.물론 부침도 있었다. 다이소의 가성비 건기식이 시장에 나온 뒤 대한약사회와의 갈등이 불거졌고, 이 과정에서 일양약품이 납품 중단을 결정했다. 다른 제약사도 다이소 납품을 중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실태 조사에 나서면서 상황이 수습되는 모양새다. 현재는 다이소와 또 다른 제약사들이 납품을 위한 협의 중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두바이초콜릿, 수건케이크 등 소비 트렌드를 발 빠르게 추적해 선보이는 편의점도 최근 건기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편의점 업계에서 가장 먼저 건기식 도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말 특화 점포로 오픈한 명동역점에서 피로회복·면역케어·다이어트 등 건기식을 포함해 30여종의 관련 상품을 판매하며 건기식 실수요 모니터링에 나선 바 있다.CU는 올해 상반기 중 직영점을 중심으로 건기식 테스트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주요 제약사들과 차별화 제품 출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CU는 상품 라인업을 확정한 뒤 내년 상반기 전국 가맹점을 대상으로 관련 상품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편의점 업계의 건기식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CU 외에도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와 코리아세븐의 세븐일레븐 등이 건기식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건기식을 직접 만드는 제조사도 관련 시장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휴온스그룹과 한독, 신신제약 등은 사업부 분리·합병, 법인 목적 변경 등을 통해 건기식 사업 진출 및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hy(옛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자사 대표 상품인 윌의 개선 제품인 윌 작약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2000년 출시돼 2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윌의 첫 번째 건기식이자, 국내 최초 위 건강 이중제형(알약+액상) 제품이다. hy는 최근 리뉴얼한 건기식 브랜드 ‘브이푸드’를 앞세워 월간 정기 배송형 서비스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성장 둔화·경쟁 치열...그래도 도전하는 이유현재 건기식 시장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성장세가 한풀 꺾였고, 일부 기업은 자체브랜드(PB) 상품 판매 중단 등 사업 재검토에 나설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현재 건기식 PB 사업을 재검토 중인 대표적인 기업은 이마트, 컬리 등이다. 이마트는 현재 건기식 자체브랜드(PB)인 바이오퍼블릭, 이펙트의 재고물량만 소진 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부분의 재고가 소진된 상태”라며 “리뉴얼 후 재출시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컬리도 약 2년간 운영하던 건기식 자체브랜드(PB) 엔도스의 제품 판매를 지난해 하반기 중단했다. 회사의 목표치를 충족하지 못한 탓이다. 현재 컬리는 관련 상품 재판매 계획이 없는 상태다.이런 상황임에도 올해 다시 기업들이 건기식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는 건기식 시장이 오는 2030년 25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지속됨에 따라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한국이 본격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는 것도 기대 요인 중 하나다.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건기식 섭취 경험률은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건기식 섭취 경험률(건기식협회 집계 기준)은 2022년 75%, 2023년 76.2%, 2024년 77.8%로 꾸준히 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이 소폭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관련 기업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전히 건기식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신규 플레이어의 진입으로 경쟁은 더 치열해지겠지만, 저속 노화 등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올해도 높아지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2025.03.22 09:00

3분 소요
‘10분이면 요리 뚝딱’...밀키트의 진화

유통

밀키트 시장이 급성장하며 5년 새 10배 넘게 확대됐다. 집밥 열풍과 캠핑 트렌드, 그리고 대형마트·편의점 등 유통 채널 확장이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하지만 엔데믹 전환 이후 외식 수요 증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대로 고물가를 기회로 잡아 밀키트가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도 여전하다.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2018년 350억원 수준에서 2021년 3000억원대를 돌파했다. 지난 2023년에는 4000억원대에 육박했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전체 즉석식품류 가운데 밀키트 판매액은 2020년 0.03%에 불과했지만, 2022년 4.27%로 크게 늘어났다. 밀키트(MealKits)란 손질된 식재료와 양념을 한 팩에 담아 제공하는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의 한 형태다. 소비자는 레시피에 따라 간단한 조리만 하면 완성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안성맞춤인 셈이다. 특히 맞벌이 부부와 1인 가구 증가,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집밥 선호 증가가 시장 성장을 견인해 왔다.구체적으로 밀키트 시장 성장을 이끈 주요 흐름으로 ‘홈밥’(집밥) 열풍과 ‘캠핑’ 트렌드를 꼽을 수 있다.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맛과 양에 대한 요구도 높아졌다. 실제로 외식 물가의 고공행진으로 푸짐한 양을 내세운 대용량 밀키트 시리즈가 인기를 끌었다. 밀키트 업계 1위 프레시지의 ‘더큰 햄가득 부대전골’의 경우 “재료가 풍성하고 외식보다 합리적”이라는 호평 등과 함께 작년에만 43만개의 판매고를 올렸다.또 야외에서도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 제품들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캠핑족들은 별도의 재료 준비 없이 현지에서 간편하게 조리가 가능한 밀키트를 선호해서다. 실제 밀키트 업체들은 이를 겨냥해 직화 조리가 가능한 용기를 담은 전골류·바비큐용 밀키트 출시도 활발히 했다. 프리미엄부터 편의점까지…진화하는 밀키트 시장이제 밀키트 업계는 간편함을 넘어서 ‘미식’(美食)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유명 셰프나 맛집과 협업한 프리미엄 밀키트가 최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프레시지는 지난 11일 ‘중식 여신’으로 활약 중인 박은영 셰프와 지식재산권(IP)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7월에는 최현석 셰프와, 이어 11월에는 중식 요리사 여경래 셰프와 IP 계약을 맺은 데 이은 행보다.프레시지 관계자는 “유명 셰프들과 지속적으로 간편식 개발을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미식 경험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밀키트 시장 확대는 유통 채널의 확장도 한몫했다. 밀키트 시장 초창기에는 새벽배송 등 소수의 온라인몰 위주로 판매되었지만, 이제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도 밀키트 코너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이마트 ‘피코크’, 롯데마트 ‘요리하다’ 등 자체(PB) 브랜드가 국내 밀키트 브랜드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18년 36% 수준이었으나 2022년에는 59.2%로 다수를 차지하게 됐다.편의점 채널의 밀키트도 눈길을 끈다. 지난 2023년 CU는 ‘편키트랩’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1인용 밀키트를 선보인 바 있다. 이런 편의점 밀키트는 기존의 2~3인분 밀키트와 달리 1인분 용량으로 제공돼, 혼자서도 간편하게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격도 2만원에 가까운 최근의 밀키트와 다르게 1만원 이하로 부담이 적은 게 강점이다.물론 밀키트 시장이 지금까지처럼 고속 성장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엔데믹 전환 이후 소비자들이 다시 외식으로 눈을 돌리고, 물가 상승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등 여러 부침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들은 수익성 문제로 밀키트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7월 프리미엄 밀키트 브랜드 ‘쿡킷’(COOKIT)의 전용 앱과 온라인몰을 운영 5년 만에 접었다. 현재는 온라인몰 CJ더마켓에서도 더 이상 쿡킷 상품이 유통되지 않고 있다. 선두 업체로 꼽히는 프레시지마저 할인 경쟁 여파로 수년간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다.하지만 고물가 시대인 만큼 밀키트 시장의 존재감은 여전히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밀키트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밀키트 시장을 코로나19 시기하고만 비교하기 때문에 성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밀키트 수요는 꾸준하며, 특히 지난해부터 외식물가 급증으로 밀키트에 대한 인식 또한 더욱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빠르고 간편한 밀키트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다시 장을 보고 요리를 하는 과거로 회귀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며 “업체들도 소비자 타깃·음식 취향·트렌드 등에 부합하는 다양한 밀키트를 선보이도록 힘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25.03.16 08:00

3분 소요
“제2의 티메프 사태 될라”...변해야 사는 홈플러스

유통

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로 인한 후폭풍이 거세다. 회사를 믿고 제품을 공급하던 주요 협력사들이 대금 지연 우려 등을 이유로 납품 중단에 나서면서다. 홈플러스 측은 상거래 채권 지급 재개 등으로 정상적인 영업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협력사는 여전히 납품 재개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납품 중단·다시 재개...어수선한 홈플러스홈플러스는 이마트와 함께 국내 대형마트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우량 기업이다. 지난 2015년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승계 차입금 1조2000억원을 포함 총 7조원대 규모의 인수합병(M&A)에 나서며 주목을 받았다.하지만 최근 홈플러스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급성장 등 소비 트렌드 변화로 대형마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줄어든 탓이다. 이 영향으로 홈플러스는 2021 회계연도(당월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부터 2023 회계연도까지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이커머스 중심인 시장 트렌드를 고려할 때 2024 회계연도에도 홈플러스가 적자를 피하지 못했을 것으로 예상한다.계속되는 적자 속 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를 바라보는 안팎의 시선은 차갑다. 홈플러스 출신의 한 관계자는 “MBK 인수 직후 직원들에게 격려금 성격의 돈이 지급되기도 했는데, 결국 홈플러스 돈으로 지급된 것”이라며 “내부 직원들도 그렇고 재무적인 부분이 이렇게 나빠질 줄은 몰랐다”고 안타까워했다.협력사들도 홈플러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좋지 않다.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밟으면서도 정상영업을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대금 지연 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협력사들이 서울회생법원의 홈플러스 회생절차 개시 승인 이틀 뒤(6일)부터 납품 중단을 결정한 이유다.홈플러스는 법원 허가를 통해 ‘상거래 채권 지급’이 재개된 만큼 대금 지연 우려가 전혀 없다고 주장한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가용 현금 잔고는 3090억원이다. 특히 이달에는 약 3000억원의 순현금 유입이 예상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를 합산하면 총 가용 자금은 6000억원을 웃돈다.홈플러스는 이를 근거로 납품 중단을 결정했던 협력사와 협의를 이어왔다. 회사는 곧 상품 공급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일시 지급 중단됐던 상거래 채권의 3분의 1 이상이 지급 완료됐고, 계속해서 순차적으로 지급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홈플러스는 협력사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세 지급 계획을 수립한 뒤 각 협력사에 전달하기도 했다.이 같은 홈플러스의 노력에 힘입어 주요 협력사 대다수가 납품 재개를 결정한 상황이다. 지난 11일 기준 납품 재개를 결정한 주요 협력사는 ▲삼성전자 ▲CJ제일제당 ▲롯데웰푸드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남양유업 ▲동서식품 ▲샘표 ▲정식품 ▲팔도 등이다. 이미 무너진 신뢰...대대적 변화 필요업계에서는 홈플러스 협력사의 납품 재개 소식에도 안심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시장의 신뢰도가 훼손된 상황이라서다. 언제든 홈플러스의 유동성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만연하다는 얘기다.홈플러스와 납품 재개 여부를 협상 중인 한 협력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내부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당장 홈플러스가 직면한 문제는 차질 없이 납품 대금 등 상거래 채권을 지급하는 것이다. 회사가 매달 납품 대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결제액은 3000억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달 수천억원에 달하는 결제액을 확보하려면 적극적인 영업활동이 필요하다. 이에 홈플러스는 오는 19일까지 인기 상품 위주로 파격가를 제공하는 ‘앵콜! 홈플런 is BACK’을 진행한다.협력사들 사이에서는 홈플러스의 기존 시스템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와 협력사의 협의가 일차적으로 이뤄졌더라도 향후 대금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또다시 납품 중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불러온 티메프(티몬·위메프) 사례로 이미 한차례 학습했기 때문에 협력사들이 홈플러스에 선입금, 정산주기 단축 등 기존과 다른 방식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홈플러스의 정산주기가 국내 대형마트 중 가장 긴 것은 사실이다.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의 정산주기는 평균 25일 내외다. 롯데마트는 20~30일 정도 소요된다. 반면 홈플러스는 45~60일 정도의 정산주기를 갖는다.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회생절차로 인한 기업 이미지 타격은 없을 수 없다”며 “이로 인해 기업뿐 아니라 소비자들도 홈플러스를 기피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2025.03.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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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계열사, 호실적 행진… 정용진표 ‘오프라인 혁신’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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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의 이마트 핵심 계열사들이 지난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며 그룹 전체 실적이 턴어라운드(실적 호전)했다. 특히 신세계프라퍼티·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트레이더스)·SCK컴퍼니(스타벅스 코리아)·PK리테일홀딩스 등이 호실적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각 사의 성공 요인으로 오프라인 공간 혁신부터 변화한 소비 트렌드 대응, 해외 시장 개척까지 다각적인 전략이 꼽힌다. 회장 취임 1년을 맞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혁신 리더십 아래, 이 계열사들이 성장하며 앞으로도 효자 노릇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잘하는 것' 오프라인 집중한 이마트신세계그룹의 부동산 개발사인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해 가장 훌륭한 성장을 기록한 계열사다. 지난해 신세계프라퍼티의 매출은 전년 대비 24.9% 증가한 370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0억원에서 773억원으로 383.1%나 급증했다.이마트 사업부에서 트레이더스는 지난해 경기 불황 속에서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해 트레이더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5.2% 증가한 약 3조549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924억원으로 무려 59% 급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인 이마트의 매출이 3.5% 감소하고 영업손실을 낸 것과 대비되는 호실적이다. 점포당 매출도 트레이더스는 1613억원으로, 884억원 수준인 이마트보다 훨씬 높았다.국내에서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SCK컴퍼니의 작년 매출은 3조1001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하며 처음으로 연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공격적인 출점 전략으로 지난해에만 116개 신규 매장을 열어 국내 스타벅스 매장은 2000개를 넘어섰다. 매장 확대와 함께 운영 효율화에 집중한 결과, 작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510억원 늘어난 1908억원을 기록했다.신세계그룹의 미국 법인 PK리테일홀딩스 역시 돋보이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PK리테일홀딩스는 이마트가 2018년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로, 미국 서부에서 프리미엄 식품 유통체인을 운영하는 굿푸드홀딩스를 산하에 두고 있다. 작년 PK리테일홀딩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11.3% 증가한 2조2146억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100.9% 늘어난 420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이런 계열사들의 성공에는 이마트의 오프라인 집중 전략이 있다. 정 회장이 회장 승진 이후 이른바 ‘잘하는 것’에 더욱 집중하자는 뚝심이 시장에서 유효하게 먹힌 것이다. 실제로 정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경기가 안 좋고 시장 상황이 혼란스러울수록 우리의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경쟁자가 넘볼 수 없는 압도적인 지배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신세계프라퍼티가 운영하는 스타필드 하남·고양 등 복합쇼핑몰은 쇼핑과 여가를 결합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며, 온라인 쇼핑 확산 시대에도 꾸준한 고객 유입을 유지했다.트레이더스의 성장도 마찬가지다. 물가 상승 속 소비자들은 저렴한 단가로 대량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고, 이에 따라 작년 트레이더스 고객 수는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SCK컴퍼니의 경우 MZ세대 취향을 반영한 ▲신메뉴 출시 ▲충성 고객을 위한 리워드 프로그램 강화 ▲드라이브스루 확장 등이 성장을 견인했다. 미국의 ‘브리스톨 팜스’, ‘뉴시즌스 마켓’ 등 프리미엄 식료품 체인은 건강 소비 트렌드를 타고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온·오프라인 시너지…정용진의 ‘신세계 유니버스’호실적을 거둔 이마트 주요 계열사들은 향후에도 각자의 강점을 살려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오프라인 유통 부문에서는 스타필드로 대표되는 ‘리테일테인먼트’(Retail+Entertainment) 전략이 꾸준히 강화될 예정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경기 화성에 추진 중인 대규모 ‘화성 국제테마파크’ 개발을 2026년 착공, 2029년 1차 개장 목표로 진행하고 있어, 향후에는 쇼핑몰을 넘어 테마파크까지 아우르는 초대형 복합 리조트 사업으로 영역을 넓힌다. 이마트 역시 기존 대형마트 매장을 미래형 체험 매장으로 리뉴얼하는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는 지난해 죽전점 등을 스타필드 콘셉트의 복합매장으로 새롭게 탈바꿈해, 상품 판매뿐 아니라 가족 단위 고객이 머물며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시켰다.트레이더스는 올해 수도권에만 신규 점포를 3곳 출점하고, 온라인 장보기와 연계한 서비스(당일 배송 확대 등)를 강화하여 창고형 할인점 시장에서 코스트코를 능가하는 성장을 노릴 계획이다. SCK컴퍼니는 올해는 100곳 이상의 스타벅스 점포를 새로 여는 동시에, 본격적인 배달 서비스 확장이나 굿즈(기념품) 마케팅 등으로 고객 경험을 다각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올해는 그간 부진했다고 평가받은 SSG닷컴, 지마켓 등 온라인 부문 또한 수익성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높인다. 물류 인프라 협업과 데이터 활용을 통해 빠르고 정확한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점유율을 만회하는 것이 목표다. 이처럼 오프라인의 강점을 극대화하면서 온라인에서 효율을 추구하는 ‘투트랙 전략’은 정 회장이 그리는 ‘신세계 유니버스’ 청사진의 핵심인 셈이다.

2025.03.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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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신세계' 밑그림 그린 정용진...변화는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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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이마트가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는 이마트 계열사인 신세계건설의 실적 부진이 주원인이었지만 본업인 유통업에서의 위기감은 고조됐다. 당시 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에게는 결단이 필요했다. 전략회의를 열어 “나부터 바꾸겠다”며 신세계의 조직, 시스템, 업무 방식까지 싹 다 바꿀 것을 지시한 배경이다. 지난해 3월, 18년 만에 그룹 회장 자리에 공식 취임한 정용진 회장은 이미 지난 2023년부터 대대적인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주요 계열사 대표를 대거 물갈이하는 등 이미 ‘뉴 신세계’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상필벌 인사 원칙을 지난해에도 꾸준히 유지하며 변화와 혁신의 동력으로 삼았다. 취임 1년이 지난 현재, 정 회장의 전방위적인 빅스텝은 이마트 재도약을 위한 발판이 되는 데 성공했을까. 과감한 인사...수치로 증명됐다정용진 회장은 지난해 3월 8일 그룹 수장에 오른 이후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부회장 시절에도 여러 사업을 개시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활발한 소통 활동을 해온 그지만 회장 취임 후 보여준 1년은 보다 ‘집중적’이고 ‘효율적’이다. 그룹의 명운이 걸린 1년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정 회장은 이 시간을 결코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우선 수치가 ‘정 회장의 1년'이 긍정적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간 연결기준 29조209억원의 순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5%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471억원으로 전년보다 940억원 개선됐다. 퇴직충당부채와 희망퇴직보상금 등 일회성 비용 2132억원을 감안하면 실질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072억원 증가한 2603억원이다. 2023년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창립 이후 첫 적자를 낸 이마트가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낸 셈이다. 이 밖에 이마트의 주요 자회사들인 SSG닷컴과 SCK컴퍼니(스타벅스),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등도 실적 반등을 이뤄냈다. 사상 첫 적자의 주범이었던 신세계건설도 전년 180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영업손익을 538억원 개선하며 손실 규모를 축소하는 데 성공했다. 정 회장은 취임 후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사람부터 바꿨다. 실적 부진의 원인이었던 신세계건설의 대표를 경질한 데 이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에서 부진하던 SSG닷컴과 G마켓 수장을 나란히 교체했다. 지난해 인사 때는 ‘내 사람'이었던 임원들을 과감히 내치는 모습을 보여줘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그룹들이 성과주의에 기반한 인사제도를 도입해 경쟁심을 고취시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세계는 그동안 그런 부분이 다소 약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아마 혁신 인사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정 회장이 크게 깨우친 것 같다”고 했다. 이처럼 철저한 성과주의에 기반한 수시 인사제도는 그룹 내 임직원들에게 긴장감을 조성하게 했고 이마트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또한 정 회장은 부진한 사업들의 정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적자로 전환된 스무디킹코리아 사업 정리를 결정했고(올해 10월 사업 철수) 2016년 인수했던 ‘제주소주’는 더 이상의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오비맥주에 매각했다. 신세계L&B의 주류 매장들도 정리를 시작했다. 신세계건설은 상장폐지를 단행하면서 추가적인 재무 리스크를 덜어냈다.두 가지 핵심 축, 그리고 얻은 성과정 회장이 취임 후 지난 1년간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한 핵심 과제는 두 가지다. 신세계 이커머스(전자상거래)의 지속 가능한 성장 시스템 구축과 바로 본업인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다.올해 이마트의 이커머스 사업군에서는 두 가지의 큰 변화가 있었다. 먼저 지난해 6월 CJ그룹과 물류협력 MOU를 체결하며 물류 경쟁력을 강화했다. CJ그룹은 국내 최대 물류 인프라를 보유한 CJ대한통운을 보유 중이다. 현재 G마켓과 SSG닷컴을 운영 중인 이마트는 CJ와의 제휴를 통해 강력한 우군을 얻게 된 셈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와 G마켓의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지난 2021년 3조4400억원을 들여 이베이코리아(G마켓)를 인수했지만 쿠팡 등에 밀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지 못해왔다. 이에 새로운 돌파구로 글로벌 이커머스 회사로 성장한 알리익스프레스와 손을 잡은 것이다. 합작법인 발표 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등을 지낸 정형권 G마켓 대표는 “G마켓의 상품 신뢰도 및 서비스 체계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알리바바의 상품을 통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선도하는 플레이어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하며 성공을 자신했다. 이처럼 정 회장은 지난 1년간 물류 경쟁력 강화와 함께 가격 경쟁력을 갖춘 알리익스프레스와의 합작을 통해 단숨에 이커머스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본업인 오프라인 사업은 이마트를 넘어 신세계그룹의 자존심이다. 최근 유통업 무게의 추가 온라인으로 많이 넘어간 추세지만 여전히 오프라인은 중요한 사업군이다. 국내 오프라인 사업의 또 다른 축이었던 롯데그룹이 최근 부진을 거듭하며 성장 동력의 추를 인도 등 해외에서 찾고 있는 것과 달리 정 회장은 여전히 국내 오프라인 사업에서 승부를 보려한다. 스타필드와 이마트의 결합인 ‘스타필드 마켓’과 창고형 할인점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점포 확장, 차별화된 푸드점포인 ‘이마트 푸드마켓’ 등은 정 회장의 전략을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여기에 더해 정 회장은 경기도 화성시에 여의도 1.4배 규모의 대형 테마파크인 ‘스타베이 시티’ 개발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곳은 국내 최초 파라마운트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미래형 혁신 관광 도시가 될 전망이다.오프라인 미래 어둡지만…차별화가 관건그렇다면 향후 이마트의 오프라인 사업 전망은 어떨까. 온라인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고, 오프라인의 경우 대형마트보다는 백화점·복합쇼핑몰·편의점·균일가 생활용품점 등으로 소비가 몰리고 있다. 실제로 대형마트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을 신청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정 회장의 광폭행보에도 올해가 이마트 같은 오프라인 사업군에게 쉽지 않은 한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앞으로 온라인이 전체 소매 규모인 600조원 중 70~80%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에게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은 만남의 장소 또는 가족의 놀이 장소 정도로 여겨지고 있으며, 실제 물건 구매는 온라인 채널을 통해 진행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오프라인 유통사는 결국 사람들을 온라인 밖으로 끌어와야 한다”며 “사람들이 만나는 장소를 제공하고 가족들이 와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이마트 등 오프라인 대형마트가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해법은 ‘빠른 배송’과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맞물린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요구를 맞추지 못한 것이 대형마트 경쟁력 약화의 근본적 원인”이라며 “예컨대 온라인 수요 증가에도 즐길거리, 먹거리가 있는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은 선방하고 있고, 온라인보다 저렴한 다이소 역시 잘 되고 있는데 마트는 이런 요소가 없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연간 주요 유통업체 매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채널(대형마트·백화점·편의점 등) 중 대형마트만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이 기간 백화점과 편의점의 연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4%, 4.3% 증가했다. 그러면서 “체험형 매장을 늘리거나 온라인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빠른 배송과 신선식품을 핵심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마트가 강화하고 있는 신선식품 할인 등에 앞으로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신선식품에 대한 투자가 수반돼야 하며, 이 부문에서 결국 승부가 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여기에 최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가 이마트 등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교수는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돌입으로 인해 시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영향으로 쿠팡 등 이커머스 플랫폼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대형마트 이용객은 대형마트만 이용하기 때문에 이마트 또는 롯데가 이득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한편 이마트를 넘어 신세계그룹이 미국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낼지도 관심사다. 정 회장이 지난 1월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이후 주요 인사만 참석할 수 있는 한 사교 행사에서 트럼프 주니어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등 트럼프 가문과의 남다른 인연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당시 트럼프 취임식 참석을 앞두고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와) 원래 친한 사이였다”며 “둘이 같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5.03.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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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 연회비 올린대”...韓 마트에 기회 될까[코스트코 전성시대]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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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오는 5월 국내 멤버십(연회비) 인상을 예고하면서 국내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경기 불황 장기화 및 고물가 부담에 대용량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다. 국내 창고형 할인점은 코스트코와 달리 연회비를 의무적으로 받지 않는다. 코스트코 연회비 인상 시 가장 수혜가 기대되는 곳은 이마트다. 최근 국내 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중 가장 적극적으로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서다.연회비 올리는 코스트코...트레이더스 힘주는 이마트코스트코 한국법인(코스트코코리아)은 지난 2월 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연회비 인상 소식을 알렸다. 오는 5월 1일부로 연회비를 최대 15% 이상 인상한다는 내용이다. 2017년 6월 이후 약 7년 만의 연회비 인상이다. 여론이 좋지 않은 분위기다. 코스트코코리아의 실적이 성장세임에도 8% 내외인 미국·캐나다보다 국내 인상률이 더 높아서다.업계에서는 코스트코의 연회비 인상이 국내 기업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물가가 지속됨에 따라 가성비가 우수한 창고형 할인점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국내 업체의 경우 코스트코처럼 회원제를 강제하지 않고 있으며, 마트와의 통합 매입 등으로 신선식품 경쟁력을 끌어올려 최근 소비자 반응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국내 마트 3사 중 현재 창고형 할인점을 운영하는 곳은 이마트와 롯데마트다. 홈플러스는 지난 2018년 창고형 할인점을 도입했지만, 2022년부터 신석식품 등 먹거리에 주력하는 메가푸드마켓 전환으로 전략을 바꿨다.국내 마트 중 창고형 할인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이마트다. 이는 점포 현황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트레이더스 점포 수는 2015년 10개에서 지난해 22개로 2배 이상 늘었다. 최근 몇 년 간 흐름만 놓고 보면 이마트가 트레이더스를 늘리고 일반 대형마트(할인점)는 줄이는 모양새다. 이마트에 따르면 2021년 138개였던 할인점 수는 2월 말 현재 132개로 6개 줄었다. 같은 기간 트레이더스는 20개에서 23개로 3개 늘었다.이마트는 올해도 트레이더스 경쟁력 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앞서 지난 2월 14일에는 거주인구 120만명이 넘는 서울 강서 지역에 마곡점을 오픈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인천 지역에 24번째 점포인 구월점의 문을 열 계획이다.롯데마트의 경우 창고형 할인점인 맥스(전신 빅마켓)가 있다. 현재 영등포점을 비롯해 금천점·송천점·상무점·목포점·창원중앙점까지 총 6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는 공격적인 점포 확장보다 자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롯데마트 관계자는 “가성비를 갖춘 맥스 전용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지속 출시하고, 직소싱 상품을 확대해 그로서리(식료품) 중심의 창고형 할인점으로 고객에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강세·소비위축에도 창고형 성장세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창고형 할인점을 눈여겨보는 이유는 두 가지로 풀이된다. 온라인 쇼핑 강세와 경기 불황 장기화에 따른 내수 시장 침체 관련 대응이다.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오프라인 마트로 향하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예전 같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의 지난해 오프라인 매출 비중은 49.4%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온라인 매출 비중은 50.6%로 나타났다. 지난 2023년에는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온라인을 앞섰지만, 해를 넘기면서 상황이 뒤바뀐 것이다. 특히 지난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대형마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1.9%에 머물렀다. 이는 전년(13.5%)과 비교해 1.6%포인트(P) 줄어든 것이다.설상가상으로 경기 불황 장기화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좀처럼 열지 않는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전국 소매판매액지수(대형마트·백화점·전문소매점 등의 판매액)는 전년 대비 2.2% 줄었다. 이는 지난 2022년부터 3년 연속 하락세다. 이런 흐름은 내수 부진의 골이 깊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기업의 창고형 할인점은 긍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트레이더스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3조54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5.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할인점 매출은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맥스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5% 증가했다. 전용 PB 상품(대용량)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 것이 효과를 본 것이다. 일례로 맥스 1A 신선한 우유 2.3L는 타사 대비 20% 이상 저렴한 4000원대 가격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 제품은 가공식품 전체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고객 반응을 얻었다.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은 일반 할인점보다 창고형에서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대용량 구매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경우 두 가족이 함께 구매해 나누는 문화가 형성된 것 등을 보면 당분간 긍정적인 분위기가 계속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25.03.0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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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갱신율 90%'…한국인의 못 말리는 코스트코 사랑 [코스트코 전성시대]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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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경기 불황 속에서도 코스트코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하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연회비 인상이 예고됐음에도 충성 고객층이 두터워 큰 문제없이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특히 코스트코의 높은 브랜드 신뢰도와 차별화된 전략은 여전히 강력한 무기로 평가된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2024년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기준 코스트코 한국법인(코스트코코리아)의 매출은 전년 대비 7.62% 증가한 6조530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85% 늘어난 2186억원을 달성했다.이는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의 매출 수준이다. 홈플러스의 2023년 회계연도(2023년 3월~2024년 2월) 총매출이 6조9315억원이었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영업이익이 최근 3년(2021~202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코스트코와 사정이 다른 상황이다. 코스트코, 싸게만 팔아서 떴을까?이 같은 코스트코코리아의 지속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을 꼽을 수 있다. 미국·캐나다·멕시코·일본 등 전 세계 14개국에 매장을 운영하는 코스트코는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대량 판매’ 전략을 활용한다. 제품을 대규모로 매입한 후 낮은 가격에 제공하는 방식이다.이를 실현하기 위해 매장당 취급하는 상품 종류를 약 4000개로 제한하는데, 이는 일반 대형마트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상품 수를 줄여 대량 판매 효과가 극대화되는 구조다. 제품 마진 또한 최소화하는데, 코스트코의 상품 마진율은 15.1%로, 이마트의 26.9%와 비교해 확연히 낮다.하지만 코스트코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가격 때문만은 아니다. 일반적인 대형마트와 달리 코스트코는 연회비를 내야만 이용할 수 있는 회원제 시스템을 운영한다. 초창기에는 회원제 시스템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낯설게 다가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회원 전용 고품질 상품’이라는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인식되며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했다. 실제 코스트코코리아의 회원 갱신율은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또한 차별화된 쇼핑 경험도 강점이다. 코스트코는 해외 직구가 활성화되기 이전부터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대량으로 직수입해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했다. 국내에서는 2010년대 들어서 ‘커클랜드 시그니춰’(Kirkland Signature)라는 자체 브랜드를 적극 내세우며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강화했다.10년 넘게 코스트코 회원인 주부 이모(39)씨는 “코스트코에서 파는 물건은 항상 퀄리티가 보장돼 있다. 제품 품질 문제로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다”며 “다른 마트와 다르게 코스트코는 오직 여기서만 파는 제품들이 있어서 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국내 시장 공략을 위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쳐온 것도 차별 포인트다. 해외 코스트코 매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한국식 즉석식품 코너를 운영하고, 한국인의 식문화에 맞춘 상품 구성을 선보인다. 예를 들어 미국 등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대용량 김치, 구운 재래김, 냉동 삼겹살 등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한국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반영해 한국 브랜드의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도 적극 취급하고 있다.아울러 최근 몇 년간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면서 오프라인 중심의 코스트코 역시 변화를 시도했다. 코스트코는 2022년 말 모바일 앱을 리뉴얼하면서, 본격적으로 온라인몰 서비스를 강화했다. PC에서만 가능하던 온라인 쇼핑을 모바일 앱으로도 가능하게 했다. 여기에 매일 오후 5시까지 주문을 완료하면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도착하는 ‘얼리 모닝 딜리버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난해 9월부터는 일부 점포에 한해 당일 배송 서비스까지 확대했다.실제 코스트코 앱 주문을 자주 이용하는 직장인 정모(45) 씨는 “예전에는 일부러 시간을 내서 코스트코에 가야 했는데, 이제는 앱으로 쉽게 주문할 수 있어서 훨씬 편리하다”며 “익일 아침 배송 서비스도 있으니, 요즘에는 쿠팡이나 컬리처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회비 인상?…물가도 올라요”코스트코는 오는 5월부터 멤버십 요금을 9년 만에 인상할 계획이다. 골드스타 회원권은 3만85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11.7%, 비즈니스 회원권은 3만3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15.2% 오른다. 이그제큐티브 회원권 회비는 기존 8만원에서 8만6000원으로 7.5% 인상된다.소비자들 반응은 엇갈린다. 너무 많이 올랐다는 부정적인 반응과 함께 여전히 코스트코가 제공하는 가치가 연회비 인상분을 충분히 상쇄할 만큼 크다고 보는 소비자도 많다.직장인 김모(31) 씨는 “주변에서 ‘가격이 안 오른 곳이 없다’라는 말이 매일 나오는 상황이라 (연회비 인상 후에도) 체감적으로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일각에서는 멤버십 인상이 국내 할인점 시장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쟁사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트레이더스), 롯데마트 맥스 등이 코스트코의 빈틈을 공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대형마트 관계자는 “특히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경우 점포 수를 20개 이상 늘리면서, 코스트코의 빈틈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코스트코는 오랜 기간 쌓아온 브랜드 신뢰도와 두터운 충성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어 쉽게 시장 점유율을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03.01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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