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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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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틈 없는데”...조선업계 노조, 3~5시간 공동 파업 돌입

산업 일반

조선업계가 잠시 멈춘다. 국내 주요 조선사 노조가 일제히 부분 파업을 진행함에 따라서다. 수년 만에 ‘슈퍼사이클’ 본궤도에 조선업계에겐 직격탄이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 및 납기 지연 등의 우려로 업계 전반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28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은 이날 ‘2024년 조선노연 1차 공동 경고 파업파업’에 나선다. 조선노연에는 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국내 주요 조선사 노조가 포함돼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 HD현대삼호 노조는 오후 1시 30분부터 5시까지 3시간 30분 파업을 진행한다. HD현대미포 노조는 쟁의권(파업권)을 확보하지 못한 까닭에 오후 12시 20분 쟁위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조합원 결의대회를 갖는다.HD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정액인상(호봉승급분 제외) ▲근속수당 지급 ▲정년 연장 ▲성과급 산출 기준 변경 ▲임금피크제 폐기 등을 요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전날까지 본교섭을 약 20차례 진행한 바 있다. 그럼에도 큰 성과는 없었다. 한화오션 노조(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도 함께한다. 한화오션 전 조합원은 이날 오후 4시간 가량 부분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한화오션 노조는 지난 7월 15일 거제사업장에서 7시간 파업을 벌인 바 있다.한화오션 노사 갈등의 중심에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지급 문제가 있다. RSU는 중장기 성과평가를 바탕으로 주식 또는 현금을 임원에게 지급하는 제도다. 한화오션 노조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할 당시 RSU 300% 지급을 약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78.6%의 동의를 얻어 파업을 결의한 상태다. 다만 이번 파업에는 별도 참여하지 않는다. 천막농성을 통해 현장 투쟁을 진행할 방침이다.문제는 파업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조선노연은 이번 파업 이후에도 임단협 교섭에서 별다른 진척이 없을 경우 파업을 이어갈 방침이다.조선노연은 이번 파업 이후 사측에서 별다른 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오는 9월 4일 울산에서, 9월 9일 거제에서 금속노조·조선노연 공동투쟁을 전개한다.조선노연은 “추석 전까지 교섭에 진전이 없을 경우 내달 4일 대표자 회의를 통해 추석 이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며 “이 모든 책임은 사측에 있음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말한다”고 전했다.파업 장기화 전망에...선박납기 지연 우려도조선 업계는 당장의 부분 파업이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파업의 장기화다. 조선사 노조들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조선소 가동률 저하’ 및 ‘선박 납기 지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뜩이나 일감이 많이 쌓인 상황에서 인력 이탈은 조선사에 직격탄으로 작용한다.실제로 한화오션은 HMM이 발주한 선박 6척 중 4척의 납기일을 지키지 못했다. HD현대미포도 올해 상반기 컨테이너선 7척 납기를 3~5개월 늦춰 인도한 바 있다. 일감은 많이 쌓여있는 반면, 일을 할 인력이 부족한 탓이다. 조선업계 초호황으로 3~4년 치의 일감을 확보한 조선 3사의 평균 가동률은 100%에 육박한다. 다만 업계의 우려대로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조선사 실적 개선에도 악영향이 미칠 가능성도 존재한다.올해 상반기 조선사 가동률 평균은 105.2%다.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의 각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동률은 ▲삼성중공업 112% ▲한화오션 100.7% ▲HD현대중공업 93.9% ▲HD현대삼호 118.2% ▲HD현대미포 101.4% 등이다. 조선업체들의 수주 잔고도 넉넉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한국조선해양 743만8600만 달러(102조원) ▲삼성중공업 329억 달러(45조원) ▲한화오션 318억 달러(43조7000억원) 규모의 생산 물량이 대기 중이다. 최소 3~4년치 일감이 쌓여있는 셈이다.업계 관계자는 “노조 파업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조선소 가동률은 떨어져 선박 납기 지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결국 국내 조선사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모처럼 찾아온 호황기인 만큼 노사간 합의점을 빠르게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4.08.28 14:29

3분 소요
‘가동률 65.7%’ 악몽 되살아나나...HD현대重, 파업 전야에 노심초사

산업 일반

울산에 긴장감이 맴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 난항으로 파업안을 가결했다.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HD현대미포 등 7개 조선업 노조도 오는 8월 동반 파업을 예고한 만큼, 역대급 호황기 속 노사 간 불편한 동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2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노조는 최근 진행된 조합원 투표를 통해 파업안을 가결했다. 이번 파업 찬반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7560명 중 5195명(68.72%)이 참여했다. 이 중 491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조합원 대비 65% 수치다. 투표자 대비 찬성률은 94.7%다. 반대는 259명(4.99%), 무효는 17명(0.33%)으로 집계됐다. 조합원 찬반투표가 가결되면서 중앙노동위원회에 눈길이 쏠린다. 오는 8월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 간 입장차를 확인한 뒤 쟁의조정 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권을 확보할 수 있는 까닭이다.HD현대중공업 노조는 여름 하계휴가(오는 29일부터 8월 8일까지) 이후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돌입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노사는 지난달 4일 임단협 상견례를 실시했다. 이후 최근까지 10여 차례 교섭을 이어왔으나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다.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정년연장 65세(임금피크제 폐지) ▲근속 수당 지급 ▲신규채용 ▲명절귀향비 200만원 증액 ▲성과금 산출기준 변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HD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이어진 조선업 불황으로 근로자의 삶의 질은 낮아질 대로 낮아졌다”며 “사측은 근로자의 마음을 이번 투표를 통해 잘 알게 됐을 것이다. 이 의미를 잘 살펴 책임 있는 답변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노조 파업 돌입 시 ‘가동률’ 저하 우려도업계는 실제총 파업이 이뤄진다 해도 조선소 전체가 셧다운 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 파업으로 일부 공정이 지연될 경우 문제가 달라진다. 가뜩이나 인력난으로 허덕이는 조선업계다. 이번 파업으로 인해 인력이 대거 이탈할 경우 일부 공정에서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다른 공정의 지연까지 연쇄 작용할 수 있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HD현대중공업 조선 부문의 가동률은 65.7%였다. 2022년 4월 27일은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전면 파업을 강행한 시점이다. 당시 노조는 지지부진한 교섭을 이유로 전면 파업을 시작했다. 이후 5월 10일 HD현대중공업의 잠정 합의안이 나왔다. 다만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같은 달 27일이 돼서야 3사 임단협 잠정안 투표가 모두 가결되며 일단락 됐다.HD현대중공업이 노사갈등으로 진통을 겪는 동안 ▲현대미포조선(88.4%) ▲현대삼호중공업(95.8%) ▲삼성중공업(조선 부문·87%) ▲한화오션의 전신 대우조선해양(94.6%) ▲케이조선 (82.42%) 등은 준수한 가동률을 보였다. HD현대중공업의 가동률은 이들보다 약 20~30% 낮았다.가동률은 생산 가능량 대비 실제 생산량 비율을 뜻한다. 가동률이 높을수록 조선소가 활발히 돌아간 셈이다. 가동률은 ▲생산 계획 수립 ▲비용 절감 ▲생산 라인 효율화 등 다양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데, 조선소의 경우 가동률은 경제성 및 효율성을 검증하는 주요 지표로 작용한다. 높은 가동률은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까닭이다. 가동률의 중요성이 큰 만큼 HD현대중공업에겐 이번 파업만큼은 피하고 싶은 숙제다. 지난 2022년 65.7% 수준에 그쳤던 가동률을 올해 88%까지 끌어올린 HD현대중공업의 입장에서 가동률 저하는 뼈아프다.더 큰 문제는 납기일 준수다. 통상 선박 건조 계약 시 조선소 귀책사유로 납기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조선소는 발주사에 ‘지체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지체보상금은 계약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최소 수백억원부터 수천억원까지 호가한다.납기일 미준수는 ‘신뢰도’도 하락으로도 이어진다. 납기 지연에 따른 배상금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한 번 떨어진 신뢰도는 쉽게 회복하기 어렵다. 또 한 차례 납기를 맞추지 못할 경우 남은 납품 물량 일정까지 연달아 밀린다. 이는 선주 측과의 관계 악화로도 이어질 위험이 있다.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소의 가동률 저하는 납기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동률 저하에는 기계 설비 고장, 인력난 등 여러 원인이 존재하는데 노조 파업도 그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선박 생산에는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납기 지연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신뢰도 측면에서 매우 부정적”이라며 “수주잔고를 넉넉히 쌓아둔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노조와 적극적으로 교섭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협상 타결을 위해 HD현대중공업에게 남은 시간은 약 한 달 남짓이다. 중노위 쟁의 조정 신청 결과 및 여름 하계휴가 등을 고려했을 때 늦어도 8월 중순까지는 임단협을 매듭지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 경기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아직 교섭이 10여 차례밖에 진행되지 않은 시점에 파업을 준비하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성실하게 교섭에 임해 조속히 해결 방안을 찾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HD현대중공업의 교섭 재개와 별개로 조선업 공동 파업도 예고됐다. 앞서 전국 8개 주요 조선사 노조 모임인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은 오는 8월 24일 4시간 부분파업 참여의사를 밝혔다. 공동 파업에는 ▲HD현대중공업 ▲HD현대삼오 ▲HD현대미포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HJ중공업 등 국내 8개 조선사가 참여한다.

2024.07.26 16:54

4분 소요
겨우 숨돌린 조선업계, 눈앞에 놓인 ‘노조 리스크’에 다시 ‘살얼음판’

산업 일반

올해 1분기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가 13년 만에 동반 흑자 기록을 전망할 만큼 ‘슈퍼 사이클’ 본궤도에 안착했으나, ‘노사 갈등’이라는 난관에 봉착했다. 역대급 호황을 맞이한 만큼 여러 쟁점에 대한 노조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조선업계의 고심은 짙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조선 3사의 영업이익은 HD한국조선해양 1602억원, 삼성중공업 779억원, 한화오션 529억원 등이다. 세 기업 모두 흑자를 낸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다만, 조선 업계 전반에 부는 훈풍에도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았다. 노사 갈등이다. 이미 3년치 수주 물량이 쌓여있는 만큼 원활한 노사 협상은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HD현대그룹의 조선 3사(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가 풀어야 할 노사 갈등은 ‘타임오프제’다. 해당 문제로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은 시작부터 꼬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간 임단협 상견례는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 지부(이하 HD현대중공업 노조)와 사측의 ‘타임오프제’에 대한 입장 차로 연기됐다. 당초 이들은 지난 28일 임단협 교섭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타임오프제 관련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임단협 상견례를 오는 6월 4일로 미뤘다. 타임오프제는 노조 전임자의 ‘노조 활동’(노사 교섭 및 사내 노동자 고충 처리 등)을 근무 시간으로 인정해 회사가 급여를 주는 제도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9년 말 노사정 합의로 도입돼 지난 2010년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4조 등에 따르면 타임오프제 한도는 10개 구간으로 규정하는데, 조합원 규모에 비례한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5000명~9999명 구간에 해당해 2만2000시간 이내로 타임오프제 사용이 가능하다. 노조 전임자의 경우 1인당 연간 2000시간을 면제받는다. HD현대중공업 노조의 적용 인원은 2만2000시간을 2000시간으로 나눈 11명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고용노동부 근로 감독에서 법적 기준인 11명에서 무려 29명을 초과한 40명의 노조 전임자를 둔 것이 적발돼 시정명령을 받았다. 고용부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시 HD현대중공업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이에 회사는 지난 5월 9일 타임오프제에서 허용하는 한도를 초과하는 29명의 노조 전임자들의 현장 복귀를 명령했다. 노조가 이에 응하지 않자 회사 측은 타임오프제 이슈 해결이 선행돼야 원활한 상견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임단협 상견례는 타임오프제 문제로 무산된 것이 아닌 연기된 것이며, 원활한 교섭 진행을 위해서는 관련 법령에서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교섭 위원 운영기준에 대한 노사 합의가 필요하다”며 “빠른 시일 내 상견례를 개최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한화오션 노사는 30일 상견례를 갖고 올해 임단협을 시작했다. 이번 임단협은 대우조선해양에서 한화오션으로 새롭게 출범한 이후 처음 진행하는 것이다. 한화오션 노사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두고 입장 차를 드러내고 있다. RSU는 중장기 성과평가를 통해 주식 또는 현금을 임원에게 지급하는 제도다. 지난해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당시 마련한 ‘경영 목표’를 달성할 경우 RSU 300% 지급을 약속했다. 노사는 이 ‘경영 목표 달성’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경영 목표 달성이 단순 ‘선언적 의미’라 주장한 반면, 사측은 RSU 지급은 성과와 연관된 ‘성과급 개념’이라고 선을 그었다.이에 한화오션 노조는 “한화가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할 때 전체 구성원들에게 RSU 300% 지급 등을 약속했으나,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니 300%를 지급할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며 비판했다. 사측은 지난해까지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하반기 기준 경영 목표 미달성으로 인해 지급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체적인 경영 목표액에 대해선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잇따른 잡음이 들리는 HD현대와 한화오션과 달리 삼성중공업은 아직 잠잠하다. 현재까지 사측의 요구안을 전달받지 못한 상황인 탓이다. 다만 삼성중공업은 창립 50년 만에 현장직 노조가 탄생한 만큼 노사관계 변화가 예상돼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제 막 슈퍼사이클이 시작된 국내 조선업이 자칫 노조리스크로 곤욕을 치를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노사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노조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생산 중단으로 건조에 큰 차질이 생긴다. 수주 물량이 많이 쌓인 현 조선업계로서는 매출 등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4.05.30 18:22

3분 소요
12월 말까지 끝낸다...글로벌 톱10 항공사 출범 ‘초읽기’

산업 일반

“2024년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큰 과제를 완수하는 해가 될 것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을 연내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조원태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전혀 근거 없는 얘기가 아니다. 2020년 11월 시작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이 올들어 9부 능선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합 작업의 가장 큰 고비로 여겨졌던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기업결합을 사실상 허락했기 때문이다.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9부 능선 넘었다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올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필수로 받아야 하는 기업결합 심사 국가의 수는 1곳이다. 필수 심사 국가 14곳 중 13곳이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현재 대한항공이 승인받은 13개 국가는 ▲한국 ▲EU ▲일본 ▲중국 ▲대만 ▲튀르키예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호주 ▲필리핀 ▲영국 등이다. 필수 승인 국가 중 최종 판단을 하지 못한 국가는 미국뿐이다.앞서 지난 2021년 1월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따른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14개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한 바 있다. 대부분 조건 없이 기업결합을 승인하거나 심사·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를 종료했다.가장 최근인 2월 13일.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연합 경쟁당국인 유럽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 지난해 두 항공사의 합병에 제동을 걸었던 EC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유럽 4개(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등) 노선 슬롯 반납 등을 제시한 대한항공의 제안을 결국 받아들였다.시장에서는 EC의 이번 결정으로 “사실상 기업결합 심사가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에서 가장 큰 난관으로 여겨졌던 게 EC다. EC는 지난 2021년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인수합병을 반대한 바 있다. EC의 이같은 결정으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통합은 물거품 됐다.EC의 조건부 승인으로 대한항공이 넘어야 할 산은 딱 하나 남았다. 미국 법무부만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끝이다. 지난 2020년 11월 이후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 작업이 마무리되는 것이다.대한항공은 1조 5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로 올라설 계획이다. 이미 7000억원을 계약금 및 운영 지원금 형태로 아시아나항공에 지급한 상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2월 중으로 유상증자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주요사항 보고서(유상증자 계획 변경)를 통해 ‘EC가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함에 따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 대금 납일일이 기존 2024년 3월 31일에서 같은 해 12월 20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2023년 11월 2일 당사와 인수인 사이에 체결한 본건 거래 합의서에 따라 거래종결 기한을 연장한다”고 설명했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기존 2024년 4월 22일에서 2025년 1월 14일로 변경됐다. 버릴 건 버렸다...포기 모르는 조원태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수 있었던 배경으로 조원태 회장의 결단력을 꼽는다.대한항공은 해외 국가들의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알짜 사업 및 노선을 포기했다. 대표적으로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 슬롯(7개) 및 인천~런던 노선 운수권 반납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로마 및 파리 등 유럽 4개 노선 운수권 반납 등이다.이를 두고 실익 없는 기업결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이 이런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통합 항공사 출범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조원태 회장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좀처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조원태 회장은 지난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례 총회가 열린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블룸버그TV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조원태 회장은 “우리는 여기(아시아나항공 인수)에 100%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면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반드시 성사시킬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양사의 합병이 여전히 더 큰 이득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될 경우 글로벌 톱 10 항공사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두 항공사의 합산 매출액은 20조원을 넘어선다.대한항공은 조원태 회장의 주도하에 조속히 통합 작업을 완수할 계획이다. 기업결합 관련 작업 외에도 통합 항공사 출범을 위한 추가 작업 등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그룹 광고 계열사 이노션과 통합 항공사 관련 글로벌 캠페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항공업계 관계자는 “조건부라고 하지만 유럽 경쟁 당국이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작업에 청신호가 켜졌다”면서 “합산 매출 20조원이 넘는 초대형 항공사의 탄생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4.03.01 13:00

3분 소요
군함 수주 ‘대격돌’…“구도는 단순해 보이나 속내는 복잡하다”

산업 일반

“구도는 단순해 보이나 속내는 복잡하다.”한화오션의 승리로 끝난 울산급 배치Ⅲ 5·6번함 건조 수주전에 대한 조선업계 관계자의 진단이다. 방위사업청(방사청)이 지난 7월 한화오션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수주전이 마무리되는 분위기였는데, HD현대중공업이 법적 다툼에 나서면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수주전의 성패를 가른 보안 사고 감점 규정이 지속되면, 내년 입찰 예정인 7조8000억원 규모의 군함 수주전에서도 고배를 마실 확률이 높다. 향후 몇 년간 군함 수주전에 발을 내밀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매각 실패 후 극적으로 한화그룹에 합류한 한화오션은 이번 수주를 발판 삼아 군함 시장에서의 위상을 되찾아야 하는 처지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지난 8월 14일 서울중앙지법에 방사청을 상대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확인 등을 위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방사청이 울산급 배치Ⅲ 5·6번함 건조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을 선정한 것과 관련해 보안 사고 감점 규정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다. 현대중공업 측은 “(울산급 배치Ⅲ) 1번함(충남함)을 성공적으로 건조했을 뿐 아니라 기술 점수에서도 경쟁사(한화오션)를 크게 앞섰음에도 보안 사고 감점으로 수주에 실패했다”고 주장한다.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에 “기술 경쟁에 근간을 둔 보안 사고 감점 규정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했으나, 방사청은 “제안서 평가 결과 이상 없음”이라고 답했다. 이에 방사청을 상대로 법적 다툼에 나선 것이다. HD현대중공업 측은 보안 사고 감정 규정 개정을 문제 삼고 있다.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2014년 9월 보안 사고 감점이 신설됐는데, 2018년 3월 국민권익위원회 등은 방사청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감점 기준이 지나치게 큰 비중을 차지해 기술 중심의 제안서 평가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권고를 수용한 방사청은 2019년 9월 ‘무기 체계 제안서 평가 업무 지침’을 개정했다. 당시 개정으로 보안 사고 감점 규정이 다소 완화됐는데, 2021년을 기점으로 보안 사고 감정 규정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개정이 되풀이됐다는 게 HD현대중공업 측의 논리다. HD현대중공업은 자사 직원이 보안 사고로 기소된 이후 방사청 보안 사고 감정 규정도 강화됐다고 판단한다. 방사청은 2021년 3월 보안 사고 발생 시 인(人)‧건(件)당 0.1점을 추가 감점한다는 조항을 신설했으며, 2021년 12월에는 ‘기소 후 1년간’ 적용되던 보안 사고 감점을 ‘기소 후 3년간’으로 연장했다. 2022년 12월에는 2021년 12월 31일 이전 기소된 경우 ‘기소 후 3년간’이란 규정을 ‘형 확정 후 3년간’으로 수정했고,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에만 소급 적용됐다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 측은 “현재 보안 사고에 대한 항소심 중이라 ‘형 확정 후 3년간’이란 규정을 적용하면, 보안 사고 감점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주장한다.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개념 설계 도면 등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해 1심에서 전원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중 1명에 대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HD현대중공업 측의 주장과 반대로 “보안 사고 감점 규정 완화로 HD현대중공업이 특혜를 본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KDDX 사업에 대해 수사 중인데, 보안 사고 감점 규정 완화가 주요 쟁점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방사청이 KDDX 기본 설계 입찰 공고가 나기 몇 달 전인 2019년 9월에 보안 사고 감점 규정이 완화돼 HD현대중공업이 특혜를 봤다고 의심하고 있다. 방사청은 보안 사고 감점 규정 개정과 관련해 “당시 정부와 국회 등의 개선 요구로 개정이 이뤄졌을 뿐,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한 개정은 아니다”고 항변하고 있다. 군함 수주에 ‘목매는’ 이유 조선업계 등에선 “HD현대중공업이 사업자를 선정하는 이른바 ‘갑 중의 갑’인 방사청을 상대로 법적 다툼을 불사하는 것은 향후 예정된 대규모 군함 수주전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이 단순히 한화오션의 울산급 배치Ⅲ 5·6번함 수주에 대해 딴지를 걸기 위해 방사청을 상대로 법적 다툼에 나서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수주전 성패를 가른 1.8점의 보안 감점이 이어지면 내년 예정된 7조8000억원 규모 KDDX 사업은 물론, 앞으로 몇 년 동안 군함 수주전에 발을 들이지 못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1.8점의 보안 사고 감점이 해소되지 않으면 향후 수주전에서도 승산이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한화오션 역시 절박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른바 ‘수상함 명가’라는 위상이 무색할 정도로 그간 군함 수주전에서 실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 입장에선 이번 울산급 배치Ⅲ 5·6번함 수주를 발판 삼아 향후 대규모 수주를 따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한화오션 측은 HD현대중공업의 가처분 신청 제기에 대해 “이번 방사청의 평가 결과는 평가 규정에 따라 합리적이고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이기에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릴 것”이란 입장이다. 또한 “법적 소송으로 계약이 늦어질 경우 차세대 호위함 전력화 일정의 차질과 국방 전력의 약화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2023.08.2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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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B 없다”…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3분기 마무리 가닥

재테크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동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합병이 장기화되면서 ‘무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KDB산업은행이 합병 무산에 대비하는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산업은행 측은 올 3분기 중 합병을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쳐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당초 예측과 달리 미국과 EU의 부정적 견해로 인해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총 14개국에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양국이 독점 심화가 우려된다며 사실상 합병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중 한 곳에서라도 승인을 받지 못하면 합병은 불가하다. 독과점 우려…슬롯 반환 요구까지 첩첩산중지난 2020년 11월부터 약 3년간 진행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 승인만을 앞두며 끝이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예상외로 합병 심사가 길어지면서 주관사인 KDB산업은행에 책임의 화살이 향하고 있다. 기업결합심사 승인은 양대 국적항공사 통합의 선결조건이다. 현재는 주요 14개국 합병 심사 중 11개국의 기업결합심사를 마쳤고 EU와 미국, 그리고 일본 세 곳이 남았다. 당초 8월로 예상됐던 EU의 심사 결과 발표도 한 차례 뒤로 미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면서 또 다른 암초에 부딪혔다. EU 지행위원회는 지난달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합병 심사 중단 및 기한 연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항공업계에선 최소 2개월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한다. 아직 심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은 세 국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인한 항공업계 노선 독과점을 우려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몇몇 국가들은 노선 운수권이나 슬롯 이전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합병을 승인한 영국의 경우에도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히스로 공항 17개 슬롯 중 7개 슬롯을 영국 항공사인 버진애틀랜틱에 넘기는 조건으로 승인 결정을 내렸다. EU 역시 영국처럼 다른 국가들에 자국의 항공사 노선을 반납하라는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지연되면서 인수로 인한 기대 효과를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팬데믹을 계기로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강화된 점이 변수”라며 “여기에 물류대란을 겪은 이후로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화물 영업의 통합에도 민감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해외 경쟁당국이 대한항공의 경쟁력 강화를 견제하는 한편 최대한 자국 항공사에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매각 불발 시 산업은행 책임 면하기 어려워합병이 무산되면 빅딜을 주도한 산업은행은 큰 후폭풍에 휩싸이게 된다. 이미 천문학적인 금액을 유동성 위기를 겪은 양사에 투입했는데 자금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에 매각하고 국민 세금을 회수해야 하는데 매각이 불발되면 책임론을 피할 수 없다. 앞서 산업은행은 HD현대그룹과 대우조선해양 합병 무산 전례로 질책을 받은 바 있어 그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해 약 3조6000억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합병 절차가 장기화되면서 신규 투자나 재무구조 개선이 어려운 아시아나항공에 ‘버티기 용’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양 사의 합병이 불발되면 산업은행은 공적자금 회수가 어려워진다. 만약 합병이 성사되지 않으면 산업은행은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도 산은의 출혈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아시아나항공이 산업은행에 낸 이자 비용만 1700억원에 이른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92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축소했다. 부채비율 역시 2013%로 전 분기(1780%)보다 악화됐다. 합병에 성공하더라도 슬롯 반환 등을 요구하고 있어 항공업계에서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항공사의 핵심 자산인 슬롯을 반납하게 되면 주요 시간대 공항을 이용할 권리가 사라지게 된다. 다른 그룹 계열사 합병을 모색하는 등 플랜B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그러나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플랜B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경한 입장을 표했다. 산업은행은 이전에도 빅딜을 주도했다가 EU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HD현대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으로 조선업계 양강 체계를 만들고자 했지만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매각에 실패했다. 당시에도 산업은행은 플랜B를 준비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들었다. 이번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도 당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무산 위기설’이 나오는 상황이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는 “합병이 불발되면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 위한 또 다른 인수자를 찾아야 하는데 현재로선 대한항공 이외에 마땅한 곳을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의 시그널들을 보면 유럽 당국이 합병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미경을 대고 깐깐하게 확인하고 슬롯 반납 등의 제약 조건들을 내거는 식으로 올 하반기에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2023.07.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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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항공업 하반기 신용등급 청신호

증권 일반

올해 하반기 조선업과 항공업의 신용등급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상반기 정기평가를 마친 뒤 발간한 보고서에서 평가 결과와 등급 하향 모멘텀(동력)의 약화 등을 감안해 조선업과 항공업의 하반기 등급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한기평의 하반기 산업별 전망에서 ‘긍정적’을 받은 산업은 조선업과 항공업이 유일하다. 3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기평은 지난 6월 30일 발간한 ‘2023년 주요 산업별 정기평가 결과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조선업과 항공업의 등급전망을 기존 ‘중립적(상)’에서 ‘긍정적(하)’로 상향했다. 조선업의 사업환경 하반기 전망은 기존의 ‘중립적(하)’를 유지했고, 항공업 전망은 기존 ‘비우호적(상)’에서 ‘중립적(하)’로 올렸다. 하반기 조선업계 업황 밝은 이유는이번 정기평가 결과 조선업계 주요 기업들의 신용등급과 전망은 상향 조정됐다. 한기평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삼성중공업(BBB,긍정적), HD현대중공업(A-,긍정적), 현대삼호중공업(BBB+,긍정적)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한화오션(舊대우조선해양)은 기존 ‘BBB-,긍정적 검토’에서 ‘BBB,안정적’으로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조선업계는 2021년 선가 상승 추세가 가파르게 시작되면서 조선사들의 실적이 순차적으로 호전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2022년 하반기 조선사 중 가장 먼저 실적 개션을 이뤘고 이어 삼성중공업이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의 인수로 재무안정성이 개선됐으나 실적 회복은 늦어지고 있다. 한기평은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2024년으로 갈수록 조선업계의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고선가(高船價) 물량의 건조 비중이 높아지면서 본격적인 매출 증가로 수익성 제고 추세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한기평은 “조선사들은 2021~2022년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건조량 확대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와 잔고 내 저선가(低船價) 물량 축소에 힘입어 본원적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제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만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으로 인한 추가적인 원가 상승 위험, 조선업계 인력공급 부족으로 인한 공정 부하 등이 수익성 개선을 제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올해 하반기 조선업계 수주 여건은 양호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1년 이후 국내 조선사들의 주력 선종인 LNG선과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발주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기평에 따르면 현재 주요 조선사들은 3년치 이상의 수주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LNG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선가는 선가 인상 전인 2020년 말 대비 약 40% 올랐다.한기평은 “전방 해운업황 저하로 2023년 발주량은 전년대비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국내 조선사들이 집중하고 있는 LNG선과 친환경선박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고 국내외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잔고 확충으로 시장 전반의 공급이 제한되고 있어 당분간 적정 선가 하에 양호한 수주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여객 부문 실적 호조 이어질 것”한기평은 지난 4월 정기평가에서 대한항공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BBB+, 안정적’에서 ‘BBB+,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리오프닝 이후에도 실적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추후 신용등급이 ‘A’ 등급으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대한항공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과도기의 업황 및 매크로(거시경제) 변수 등락에도 실적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2022년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53.2% 늘어난 13조400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두 배 이상 늘어난 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1분기에도 별도기준 매출 3조60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 대를 기록했다. 한기평은 대한항공의 국제여객 수입이 크게 늘어 실적 호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의 2022년 4분기 국제여객 운송량은 2019년의 60% 수준이지만, 국제여객 운송단가는 2019년 대비 50% 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22년 4분기 여객부문 매출은 2019년의 90% 수준까지 회복했다.대한항공은 하반기에도 여객 부문 실적을 바탕으로 견조한 이익창출력을 유지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억제됐던 여행수요를 기반으로 국제여객 시장이 회복세를 보여서다. 한기평은 “단체관광 재개 지연 등으로 중국노선은 회복이 더딘 상황이나 대한항공이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미주노선은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최근 고가 프리미엄 좌석에 대한 선호 확대가 대한항공의 여객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중장거리 노선의 신규 항공기 공급은 상대적으로 제한될 전망이고, 화물부문 이익은 축소될 전망이다. 한기평은 “중장거리 노선에 주로 투입되는 대형 기재의 잔고 비중이 작아 대한항공이 경쟁력을 갖춘 중장거리 노선의 신규 공급은 상대적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물부문의 경우 “화물부문 이익은 팬데믹 기간보다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우수한 화물기재 경쟁력과 화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리오프닝 기간 화물부문 실적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2023.07.03 17:43

4분 소요
“대한민국 최초‧최대”…수상함 명가 재건 알린 한화오션

산업 일반

국내 함정 건조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한화오션이 부산에서 ‘수상함 명가’의 재건을 알렸다. 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3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 참가해 최신예 함정 기술을 대거 선보인 것이다. 노르웨이 해군 군수지원함 수주, 영국 해군의 첫 해외 발주 군함 수주, 대한민국 최초 해외 잠수함 수출 등 군함 시장에서 ‘최초‧최대’ 수식어가 따라다닌 과거의 영광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오션은 이날 열린 MADEX에서 차세대 호위함 세 번째 단계인 배치-3(Batch-III)을 전시했다. 한화오션의 함정에는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복합 센서 마스트와 전투 체계가 탑재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최첨단 추진 체계와 한화시스템의 최신예 전투 체계도 확인할 수 있다. 한화 방산 기업의 기술력을 등에 업은 한화오션의 경쟁력을 조망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화오션은 배치-3 사업과 관련해 5‧6번 함 수주전에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화오션은 차세대 호위함 발주의 두 번째 단계인 배치-2 사업에서 호위함 8척 중 4척을 수주한 바 있다. 한화오션이 전시한 한국형 구축함 역시 눈길을 끌었다. 한화오션은 한국형 구축함 개념 설계를 개발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내년에 진행될 예정인 상세 설계 및 함 건조 사업 수주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포부다. 한화오션은 현재 HD현대중공업이 한국형 구축함 기본 설계를 수행 중인 것과 관련해 “2018년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에서 수행한 개념 설계 결과가 HD현대중공업에서 발견돼 논란이 됐다”며 “2022년 11월 사실로 판명돼 HD현대중공업 직원 다수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화오션은 자체적인 기술 개발 및 연구 활동과 더불어 감사원에 해당 사안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40년 쌓은 특수선 기술력 한화오션은 이날 MADEX에서 40년 이상 쌓아온 독보적인 특수선 건조 경험도 선보였다. 한화오션의 특수선 역사는 1983년 12월에 인도된 초계함(PCC) ‘안양함’부터 시작됐다. 동해급 초계함의 4번 함인 안양함을 건조하는 것으로 특수선 시장에 처음 진입한 한화오션은 이후 1500톤급 프리깃함(FF), 해양경비함, 초계함(Patrol Boat) 등을 건조하면서 특수선 분야에서 입지를 다졌다. 올해 5월 기준 약 100척의 수상함 및 잠수함을 성공적으로 건조했다. 한화오션 측은 “수상함 분야의 노하우는 최고 수준”이라며 “지금까지 한국형 구축함 사업(KDX 사업)에서 3000톤급 KDX-I 3척, 4000톤급 KDX-II 3척, 7600톤급 KDX-III 1척의 구축함을 비롯해 40척 이상의 수상함을 건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HD현대중공업의 경우 KDX-I 사업은 참여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화오션은 또한 꾸준한 투자와 경험으로 축적된 수상함 설계 역량을 집결해 한국형 차세대 스마트 구축함(KDDX-S) 개념 설계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KDDX-S는 2019년 한화오션에서 건조 가능성 검토를 수행한 차세대 스마트 구축함이다. 함정 분야 관련 기술력을 축적해온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어떤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오션 측은 “현재도 동남아, 중남미를 비롯한 전 세계 각국에서 각종 군함과 잠수함 건조 요청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 조선업계 최다 실적으로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 역량,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글로벌 방산업계 해양 분야 최강자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2023.06.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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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부분 파업에…기아 “전 차종 부분적 생산 차질”

산업 일반

기아 노동조합이 전국금속노동조합 총파업에 참여하면서 기아 전 사업장에서 부분적인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금속노조는 노조 탄압 중단, 근로 시간 확대 입법 예고안 철회 등을 요구하며 31일 전체 조합원의 주야 4시간 이상 파업에 돌입했다. 다만 이번 파업에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노조 등은 참여하지 않아 과거만큼 생산 차질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란 진단이다. 기아는 금속노조 지침 등에 따른 부분 파업으로 전 차종의 부분적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생산 중단 시간은 이날 1조와 2조 등이 각각 4시간으로, 생산 재개 예정 일자는 6월 1일이다. 기아는 “생산 중단 일자는 현재 예정된 사항만 기재했다”며 “향후 당사 내부 상황 등에 의해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현대자동차그룹 소속인 현대제철 역시 이날 생산 중단을 공시했다. 울산공장 협력사 지회의 근로 거부로 울산 1공장 강관 및 경량화 제품 제조에서 일시적인 차질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생산 중단 시간은 이날 오후 3시 10분부터 오후 5시 10분까지 2시간, 같은 날 저녁 7시 50분부터 밤 9시 50분까지 2시간 등 총 4시간이다.

2023.05.3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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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간판 뗀 한화오션...주가 순항할까 [이코노 株인공]

증권 일반

매주 월요일 아침, 빠르게 변하는 주식 시장에서 주목할 종목을 짚어 드립니다. 한 주 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주식을 ‘이코노 주(株)인공’으로 선정합니다. 주가가 급등락했던 원인과 배경, 앞으로의 전망까지 집중 해부합니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대우’ 간판을 내리고 재도약에 나섰다. 증권가에선 한화의 인수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올려잡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5월 22일~26일) 코스피는 전주(2537.79)보다 21.02포인트(0.83%) 상승한 2558.81에 마감했다. 한 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4991억원 어치 순매수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8543억원, 5440억원 순매도했다.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번주(5월 29~2일) 코스피는 2490~2620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이번주 국내 증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종목은 한화오션이다. 지난주 새 이름으로 출범한 한화오션은 올해 들어 53.21%(9950원) 올랐고, 최근 3개월 사이에는 14.34%(3650원) 상승했다. 지난 24일엔 52주 신고가(3만1050원)를 경신하기도 했다.한화오션의 주가 상승 배경엔 대주주 교체로 인한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오전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한 정관 개정과 9명의 신임 이사 선임 등의 모든 의안을 의결했다.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5개 계열사들이 약 2조원의 유상증자 자금을 출자해 한화오션의 주식 49.3%를 확보해 대주주가 됐다. 한화오션의 초대 대표이사에는 권혁웅 부회장이 선임됐다. 사업 안정화 예상에 신용도 상향신용평가사에선 한화그룹의 재무적 지원 가능성과 안정적인 수주잔고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한화오션의 신용도를 상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BBB-/안정적’에서 ‘BBB-/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현재 신용등급인 ‘BBB-’에서 ‘BBB’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향후 한화 그룹의 재무적 지원 가능성이 제고될 전망”이라며 “수주잔고의 양적, 질적 향상을 바탕으로 수익성 및 현금창출능력의 개선이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해 등급 전망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현재 시장점유율 7.9%로 글로벌 2위 수준의 시장 지위를 확보한 상태다. 한화오션의 2023년 3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28조200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2023년 1분기 매출 대비 약 4.9배에 달하는 제작량이다.박 연구원은 “고부가가치 선박 및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보유 중인 우수한 건조역량 및 수주경쟁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조선업 발주 환경 개선으로 신규 수주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향후에도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업가치 극대화 전망에 목표주가도 ↑증권가는 기대감을 반영해 한화오션의 목표 주가를 올려잡고 있다. 하이투자증권(3만2000원→3만4000원), SK증권(1만9000원→3만4000원) 등이다. 하이투자증권과 SK증권은 한화오션이 이사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해운업과 용선사업 목적을 추가하면서 기업가치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했다.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이 건조한 LNG 운반선을 활용한 용선사업 등 사업분야 확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며 “조선사업을 넘어 그룹사가 전개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에 회사를 활용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은 그룹사와 회사의 LNG, 수소암모니아, 해상풍력 사업에서의 시너지를 통한 선박 및 해양플랜트 수주가 기대된다”며 “그리고 한화그룹의 방산업체와의 시너지를 통한 특수선의 수주를 기대해본다”고 밝혔다.한화오션은 지속적인 적자로 고전해왔으나 올해는 흑자 전환이 유력해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전망치)는 442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한화오션은 ▲2021년 1조7547억원 ▲2022년 1조613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3.05.2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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