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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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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R&D도 압도적 1등…LG 사상 첫 10조 돌파

산업 일반

다사다난(多事多難). 2022년을 가장 잘 표현한 사자성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풍토병(엔데믹)화로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침체를 막기 위해 풀었던 막대한 자금이 살인적인 물가상승(인플레이션)으로 돌아왔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물류비용과 원자잿값의 폭등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국내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주요 4대 그룹 역시 직격타를 맞았다.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둔화됐고, 재고자산과 부채가 크게 증가하며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하지만 이러한 와중에도 4대 그룹은 연구개발(R&D)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미래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올해 역시 경기침체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4대 그룹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다시금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국내 4대그룹이 지난해 연구개발(R&D) 비용을 일제히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4대그룹 R&D 지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 삼성은 맏형으로서 저력을 보여줬고 전장과 배터리 등 체질개선을 꾀하고 있는 LG 역시 10조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현대차와 SK도 R&D에 5조원 이상 지출하며 기술 확보에 집중했다. 4대 그룹이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미래 먹거리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국내 4대 그룹에 속한 55개사(비금융 상장사 기준)가 지난해 R&D에 지출한 비용은 총 51조5557억원으로 전년(45조2005억원) 대비 14.1% 증가했다. 사업보고서상 R&D 비용은 기업이 연구개발을 위해 투자한 돈으로 국고보조금이 포함돼 있다. 55개사 중 사업보고서상 R&D비용을 명시하지 않은 9개 업체(호텔신라, 제일기획, SK가스, SK렌터카, SK디앤디, SK리츠, 이노션, 지투알, LG헬로비전)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4대 그룹 중 삼성 R&D비중 54%4대 그룹 중 R&D에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한 곳은 삼성으로 지난해에만 27조5597억원을 연구개발에 사용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 늘어난 수치로 4대 그룹 전체로 보면 53.5%에 달한다. 즉 삼성의 R&D 규모가 SK와 현대차, LG의 연구개발비를 합한 것 보다 많다는 얘기다. 삼성의 R&D 비용은 대부분 삼성전자에서 지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R&D 비용으로 전년 보다 10.3% 많은 24조9292억원을 집행하며 ‘기술 초격차’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이 지난 2019년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 선언 이후 천문학적인 투자와 지속적인 R&D를 통해 미세공정 분야에서 매년 기술 초격차를 실현 중이다. 삼성전자가 실적 성장이 꺾인 올해에도 투자 규모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점을 감안하면 R&D 지출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외에는 삼성SDI가 1조764억원을 R&D에 투자하며 뒤를 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22.7% 증가한 것으로 최근 격화되고 있는 자동차 배터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차량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삼성전기 역시 5771억원을 R&D에 지출했다. 삼성 그룹 내에서 증가폭이 두드러진 곳은 삼성물산(3836억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2682억원)로 전년 대비 각각 93.4%, 191.8% 급증했다. LG, 전장 등 미래사업 투자 가속삼성 다음으로 R&D 지출 규모가 큰 곳은 LG그룹으로 지난해에만 10조2265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4% 증가한 수치이며 4대그룹 전체로 보면 19.8%에 해당된다. 삼성 외에 10조원 이상을 R&D에 투자한 곳은 LG그룹이 유일하다. LG가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전장사업과 자동차 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는 만큼 R&D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LG그룹에서 R&D에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한 계열사는 LG전자로 4조37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 대비 13% 늘어난 수치다. LG전자는 지난 2021년 모바일 사업 철수 이후 회사 내 새로운 기둥으로 자리 잡은 전장사업에 아낌없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장사업을 맡고 있는 자동차부품솔루션(VS) 사업본부가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LG전자 다음으로 R&D 투자 규모가 큰 곳은 LG디스플레이다. 비록 지난해 적자전환 하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LG디스플레이지만 규모의 경제 실현과 기술력 확보가 중요한 디스플레이 산업 특성상 R&D 규모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R&D 규모는 2조4316억원으로 전년(2조1277억원) 대비 14.3% 증가했다. 이밖에 LG화학(1조7800억원·28%↑), LG에너지솔루션(8761억원·34%↑), LG이노텍(7530억원·33.4%↑)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기아·모비스가 연구개발 주도현대차그룹은 자동차 계열사들이 그룹 R&D를 주도했다. 자동차 시장의 경우 최근 전동화가 빠르게 이뤄짐에 따라 글로벌 제조사들의 R&D 투자가 두드러지는 분야 중 하나다. 현대차그룹 역시 정의선 회장 주도 하에 북미와 유럽 등 핵심 지역에서 기술력을 인정 받으며 메이저(Major·주류) 완성차업체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총 7조5004억원의 돈을 R&D에 투입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4대 그룹 전체로 보면 14.5%에 해당하는 수치다.현대차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순으로 R&D 규모가 컸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각각 3조3406억원, 2조1630억원을 R&D 비용으로 지출했다. 이는 전년 대비 7.8%, 15.6% 증가한 수치다. 현대모비스도 같은 기간 1조1693억원에서 1조3727억원으로 17.4% 늘었다. 이들 3사의 R&D 규모(6조8763억원)가 그룹 전체 연구개발 비용 중 91.6%에 해당되는 셈이다. 이밖에 현대제철(2456억원·19.6%↑)과 현대건설(1368억원·9.4%↑), 현대로템(1126억원·8.8%↑)순으로 R&D 지출이 많았다.SK는 4대 그룹 중 상장 계열사가 가장 많지만 R&D 투자 규모는 가장 작았다. R&D에 ‘조 단위’ 투자를 집행하는 계열사가 SK하이닉스 외에는 전무하다 보니 R&D 규모에서 다른 그룹 대비 열세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SK그룹이 지난해 R&D에 지출한 비용은 총 6조2291억원으로 전년(5조2282억원) 대비 19.1% 증가했다. 이는 4대 그룹 전체에서 12.1%에 해당되는 수치다. SK하이닉스, 실적 부진에도 기술 초격차SK그룹의 R&D 비용 중 대부분은 SK하이닉스가 지출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 초격차를 위해선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이후 D램과 낸드플래시의 선단공정 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R&D 지출 규모는 4조9053억원으로 전년(4조448억원) 대비 21.3% 증가했다. 이는 SK그룹 전체 R&D 비용 중 78.7%를 차지한다.SK하이닉스 다음으로 R&D 지출이 많은 계열사는 SK이노베이션으로 지난해 4179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 대비 14.8% 늘어난 수치로 비상장 자회사인 SK온(2346억원)의 R&D 비용과 합하면 6500억원이 넘는다. 이외에 SK텔레콤(3744억원·0.2%↑)과 SK바이오팜(1230억원·7.1%↑), SK바이오사이언스(1130억원·13.5%↑) 순으로 R&D 지출이 많았다.한편 4대그룹은 R&D만큼 시설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대규모 설비투자가 동반되는 분야를 중심으로 천문학적인 돈이 투입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대그룹 계열사들이 유형자산을 취득하기 위해 사용한 돈은 지난해 말 기준 총 138조4650억원으로 전년(107조7887억원) 대비 28.5% 증가했다. 이 영향으로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123조761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21조5352억원) 보다 확대됐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이면 해당 법인이 그만큼의 금액을 투자활동을 위해 사용했다고 볼 수 있다.

2023.04.17 07:00

6분 소요
숱한 위기 극복하고 K-반도체 중심에 서다

산업 일반

이코노미스트 데이터랩(Data Lab)은 지난 2월 '111클럽' 기획을 발표한 바 있다. 데이터랩의 두 번째 기획은 국내 매출 상위 2000대 상장사 중 올해 기준으로 60년 전통을 가진 기업 177곳 중 (2021년 기준) 연 매출 5000억원, 영업이익 5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상위 10%의 기업을 선정하는 것이다. 총 46곳의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변화와 도전을 멈추지 않은 한국경제의 주역들이다. 이코노미스트 데이터랩은 이 기업을 '장수(長壽) 기업' 대신 '장신(長新)' 기업이라 이름 붙였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장신(長新) 기업에 포함됐다.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함께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이끌며 한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전신인 현대전자부터 SK 품에 안기기까지 위기와 극복을 반복하는 등 다사다난했지만 현재는 K-반도체 중심에서 한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D램 중심의 사업구조 덕분에 호황기에는 연간 1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실제 SK하이닉스는 2021년에 영업이익 12조1833억원을 기록해 전년(4조5458억원)과 비교하면 168%가 급증했다. 매출은 41조5573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6.1% 증가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19)이 절정을 맞으며 비대면 서비스 수요 역시 최고조에 달했고 아마존과 페이스북 등 빅테크 업체들이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를 대대적으로 사들인 게 호재로 작용했다.반도체 가능성 알아본 현대전자SK하이닉스의 실질적인 전신은 지난 1983년 출범한 현대전자다. 법적인 모태는 지난 1949년 설립된 국도건설이지만 현재의 전자업을 영위한 시점이 현대전자가 출범한 이후기 때문이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는 1981년 12월 그룹 종합기획실에 별도의 신규사업팀을 만들고 전자사업 기초조사에 착수했다. 정 창업주는 2년 후 1983년 1월 전자사업팀을 공식 발족시키고 이천군 부발면에 있는 국도건설 소유 부지를 공장부지로 선정한 뒤 국도건설의 상호를 현대전자산업으로 변경했다. 현대전자는 사업 초기 여타 전자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가전을 취급하는 종합 가전회사였다. 하지만 가전시장의 경우 삼성전자와 금성사(現 LG전자), 대우전자 등 쟁쟁한 업체들이 이미 선점한 상황이었고, 정 창업주 역시 반도체 등 차별화된 사업 모델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것으로 판단된다.이에 현대전자는 컴퓨터와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1985년부터 메모리 양산 체제에 들어가는 등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이때 진출한 현대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현재 SK하이닉스의 기반이 됐다.현대전자의 이같은 전략은 초기에는 제대로 먹혀들며 승승장구했지만,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다. 1998년 정부의 ‘빅 딜’ 정책 일환으로 LG반도체를 합병했으나 사업 전반이 흔들리며 현대그룹에 부담을 가중시켰다.이 여파로 현대전자는 지난 2001년 하이닉스 반도체로 사명을 바꿨고, 메모리 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를 모두 분사시켰다. 이때 현대그룹에서도 분리되며 최대주주가 한국외환은행으로 바뀌었다. 하이닉스는 독립한 이후 10년 이상 부침을 겪었다. 계속되는 유동성 위기와 신규 투자 부족으로 점차 경쟁력을 잃었고, 업계에서 금기로 통하는 반도체 생산 기계 재사용이라는 도박수까지 두며 암흑기를 보냈다. 다만 반도체 생산 기계 재사용은 각고의 노력 끝에 성과를 낼 수 있었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SK 등에 업고 비상위기와 극복을 반복하던 SK하이닉스가 본격적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012년 하이닉스를 인수한 SK그룹의 역할이 컸다. 실제 SK하이닉스의 지난 10년은 과거의 10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사실상 D램만으로 회사를 지탱했던 과거와 달리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낸드플래시는 물론 반도체 설계와 위탁생산(파운드리) 등 종합반도체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위용에서 잘 드러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용인일반산업단지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고당·죽능리 일원 415만㎡에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SK하이닉스는 이곳에 약 1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SK하이닉스 외에도 50여 개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입주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외에도 인텔의 낸드사업부를 인수해 솔리다임을 설립했고, 국내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키파운드리를 인수하면서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D램 중심의 메모리 업체가 아닌 ‘종합반도체’ 기업으로서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공고히 하는데 훌륭한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 10월 인텔 낸드사업부를 90억 달러(약 10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8개국에서 승인 절차를 받아왔다. 우선적으로 인텔에 70억 달러를 지불하고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사업과 중국 다롄 공장 자산을 확보한 뒤 오는 2025년 3월 20억 달러를 지급해 낸드 웨이퍼 설계·생산 관련 IP, 다롄 공장 운영 인력 등을 넘겨받을 예정이다. 지난 2021년에는 LG반도체 계열 미국 파운드리 업체 '키파운드리'를 5800억 원에 인수했다.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사업 확대를 공언한 지 5개월 만의 일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솔리다임은 기존 SK하이닉스의 낸드사업과 시너지를 통해 세계 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키파운드리 역시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연계를 통해 회사의 파운드리 생산능력(CAPA, 캐파)을 2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현재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키파운드리의 8인치 파운드리 캐파는 각각 월 10만장, 9만장 규모다.

2023.03.27 08:00

4분 소요
내일이 더 기대되는 SK하이닉스, 종합반도체 기업으로 ‘우뚝’

산업 일반

SK하이닉스가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111 클럽’에 9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SK하이닉스는 업황 악화로 적자를 기록했던 2012년을 제외하고는 111클럽 기준을 무난히 통과했다. D램 호황기였던 2018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20조8438억 원)을 달성했고, 2021년에 최대 매출(42조9978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가 부활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2012년 하이닉스를 인수한 SK그룹의 역할이 컸다. 실제 SK하이닉스의 지난 10년은 과거의 10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사실상 D램만으로 회사를 지탱했던 과거와 달리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낸드플래시는 물론 반도체 설계와 위탁생산(파운드리) 등 종합반도체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위용에서 잘 드러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용인일반산업단지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고당·죽능리 일원 415만㎡에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SK하이닉스는 이 곳에 약 1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SK하이닉스 외에도 50여개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입주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외에도 인텔의 낸드사업부를 인수해 설립한 솔리다임, 키파운드리 인수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D램 중심의 메모리 업체가 아닌 ‘종합반도체’ 기업으로서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공고히 하는데 훌륭한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솔리다임은 기존 SK하이닉스의 낸드사업과 시너지를 통해 세계 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키파운드리 역시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연계를 통해 회사의 파운드리 생산능력(CAPA, 캐파)을 2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현재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키파운드리의 8인치 파운드리 캐파는 각각 월 10만장, 9만장 규모다.이코노미스트 데이터랩은 10년 동안 매년 전체 상장사를 대상으로 개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1조원이 넘는 곳을 1차로 선정했다. 이 중 년도 연말(12월 말) 시가총액이 1조원이 넘는 기업을 추려냈다. 마지막으로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매년 고용 인원이 1000명 넘는 곳을 대상으로 111클럽 가입 기업을 최종 선정했다. 다만 한국가스공사와 같은 정부 지분이 높은 공기업과 은행 등 2021년 기준 상장하지 않은 곳은 조사에서 제외했다.

2023.02.20 08:30

2분 소요
삼성전자‧포스코홀딩스‧기업은행‧현대모비스…내실 챙기고 미래가치 인정 받았다

산업 일반

이코노미스트 데이터랩(Data lab) 조사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10년간 연간 영업이익(별도기준) 1조원, 시가총액(시총) 1조원, 정규직 고용인원 1000명을 유지한 기업은 삼성전자‧포스코홀딩스‧기업은행‧현대모비스 4곳으로 집계됐다. 이른바 ‘111클럽’으로 불리는 이 기업들이 우리나라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SK하이닉스‧LG화학‧SK텔레콤이 10년 중 9차례, 기아‧삼성화재‧KT&G가 8번, 현대자동차가 7번씩 111클럽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네이버‧SK이노베이션‧현대제철이 5차례, 롯데케미칼‧삼성생명(4회), 에쓰오일‧케이티(KT)‧SK(3회), 미래에셋증권‧대한항공‧롯데쇼핑(2회), 금호석유화학(1회) 등이 111클럽에 포함됐다. 10년간 단 한 번이라도 111클럽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총 34곳으로 집계됐다. 대개 기업을 분석할 때 영업이익은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영업이익은 매출총액에서 매출원가와 판매비, 일반관리비를 뺀 것을 말하는 데, 기업의 주된 영업활동으로 발생한 이익으로 볼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월 말 기준 71개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회사는 2738곳에 달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과 그 계열사 2700여 곳 가운데, 2021년 기준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이상 벌어들인 기업은 50여 개에 불과했다. 영업활동으로만 연간 1조원을 버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짐작할 수 있다. 영업이익이 기업의 현재 가치를 나타낸다면 시총은 주식 투자자가 생각하는 기업의 ‘미래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2023년 1월 말 기준 시총 1조원을 넘긴 기업은 246곳이었다. ‘111클럽’은 영업이익과 시총뿐 아니라 고용창출 효과를 나타내는 ‘정규직 1000명 이상 고용’ 조건까지 충족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해당 기업들의 사회적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다. 2012~2021년, 10년 연속 111클럽에 이름을 올린 4개 기업에서 낸 법인세 규모는 69조1961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53조1514억원을 냈고 포스코홀딩스(6조8435억원), 현대모비스(5조1585억원), 기업은행(4조415억원) 순으로 법인세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연속 111클럽 단 4곳 대표기업은 단연 삼성전자가 거론된다. 2021년 기준 시총은 약 467조원, 영업이익은 31조9931억원을 기록했다. 시총 기준 2~9위 기업의 시총 총합이 322조원에 불과했다. 당시 2위인 SK하이닉스 시총은 95조원, 네이버(3위)는 62조원, LG화학(43조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비교해도 삼성전자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엿볼 수 있다. 2021년 기준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199조7447억원, 2~9위 기업의 매출액 총합은 230조5489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31조9931억원, 2~9위 기업의 영업이익 총합은 약 41조원이었다. 삼성전자 한 곳의 실적이 상위 10대 기업을 합친 것과 비슷한 셈이다. 고용면에서도 삼성전자가 11만3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기아(3만5000명), SK하이닉스(3만명)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10년 연속 111클럽에 이름을 올린 기업 중 포스코홀딩스가 선두를 지킨 가운데 기업은행‧현대모비스가 순위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홀딩스는 2012년 기준 영업이익이 2조 7895억원으로 2조원 수준이었는데, 2018년 3조8093억원을 기록했고 2021년에는 6조6495억원을 벌어들이며 실적에서 앞서나갔다. 현대모비스와 기업은행의 초반 경쟁에서 현대모비스가 우세했지만 2017년 이후 기업은행의 영업이익이 대폭 늘면서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는 기업은행 영업이익이 2조7241억원, 현대모비스는 1조3583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시총 부문에서는 현대모비스가 다른 두 기업을 압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기준 현대모비스 시총은 24조688억원, 포스코홀딩스는 23조9327억원, 기업은행은 7조6662억원으로 조사됐다. 실적과는 별개로 주식 투자자들이 현대모비스의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구조 해소 문제가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재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지 못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 출자 고리를 유지하고 있다. 기아가 17.42%,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7.19%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의선 회장의 지분율은 0.32%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차그룹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선 현대모비스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정의선 회장이 현대모비스 주식을 더 많이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당수 주식 투자자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현대모비스의 미래가치를 높게 본다는 것이다. 적자 내던 하이닉스, SK 인수 후 '훨훨'SK하이닉스‧LG화학‧SK텔레콤도 10년 중 9차례나 111클럽 조건을 충족한 핵심 기업으로 거론된다. 이들 기업 모두 10년 연속 시가총액과 고용인원 부문에서 조건을 채웠지만, 특정 연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돌았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2012년 당시 영업손실이 6162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하이닉스의 최대주주가 국민연금공단에서 SK텔레콤으로 바뀌면서 SK하이닉스가 됐다. 이후 반도체 산업이 살아나고 SK하이닉스가 체질 개선에 성공하면서 SK의 핵심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2021년기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12조1833억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 기준 26조1353억원이던 시총은 2021년 95조3683억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4월 공정위가 발표한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자산 기준 SK그룹이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3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는데, SK하이닉스 덕분이다. SK그룹 자산은 291조9690억원으로 현대차그룹(257조8450억원)을 넘어섰다. 2004년 재계 5위에서 2005년 3위가 된 지 17년 만에 2위로 올라선 것이다. SK가 재계 순위에서 현대차를 제친 것은 18년 만이다. 당시 SK그룹은 1년 전보다 자산이 52조4390억원 늘었는데, 이 가운데 20조9000억원은 반도체가 이끌었다. SK는 반도체 매출 증가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에 힘입어 규모를 키웠다. LG화학의 선전도 눈에 띈다. LG화학은 2012~2021년 가운데 2019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돌면서 111클럽 10년 연속 가입 기록을 쓰지 못했다. 당시 LG화학의 영업이익은 6241억원이었다. 하지만 2020년 9월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을 물적분할하고도 2년 연속 111클럽 조건을 충족했다는 점에서 LG화학의 저력을 엿볼 수 있다. LG화학은 2021년 매출액 20조4710억원, 영업이익은 3조191억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SK텔레콤은 2019년 95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11클럽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10년 동안 8번 111클럽에 이름을 올린 기업으로는 기아‧삼성화재‧KT&G가 있었다. 이들 기업 모두 영업이익 1조원 조건을 채우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5번 이상 111클럽에 이름을 올린 기업을 보면 현대차그룹의 성적이 좋았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가운데 현대자동차를 포함해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4개 기업이 5번 이상 111클럽 명단에 포함됐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이 명단에 포함됐다. 삼성그룹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화재가 5회 이상 111클럽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2012~2021년 111클럽에 이름을 올린 기업 중 고용인원 부문만 비교하면 1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순위가 완전히 뒤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영업이익 기준 2위인 SK하이닉스는 고용인원 3만135명으로 기아(3만5501)에 미치지 못했다. HMM의 경우 당시 매출액 13조6645억원, 영업이익은 7조3568억원을 기록했지만, 고용인원은 1678명에 불과했다. 이 밖에 에쓰오일은 3154명, 미래에셋증권은 3809명, 네이버는 4678명을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111클럽에 한 번이라도 포함된 기업 중 고용 인원 1만 명을 유지했던 기업은 18곳으로 파악됐다. ▶현대자동차(7만32명, 2019년) ▶LG전자(3만9745명, 2020년) ▶기아(3만 5675명, 2019년) ▶LG디스플레이(3만3335명, 2017년) ▶KT(3만2186명, 2012년) ▶SK하이닉스(3만135명, 2021년) ▶롯데쇼핑(2만6943명, 2013년) ▶한국조선해양(2만6255명, 2012년) 순으로 2만 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2023.0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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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69주년 맞은 SK그룹, 최종현·최태원 부자 경영철학 빛나

산업 일반

“우리는 사회에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 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이었다.”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내세운 경영철학의 일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러한 ‘사회적 가치 추구’ 철학을 물려받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SK그룹이 8일 창립 69주년을 맞은 가운데, 최종현 선대회장과 아들인 최태원 회장의 기업가 정신에도 관심이 몰린다. 최종현 선대회장과 아들인 최태원 회장의 경영방식은 그 결이 비슷하다. 기업의 이익실현 및 성장뿐 아니라 국가경쟁력 제고,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한다는 점에서다. ━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앞장선 최종현·최태원 부자 최종현 선대회장은 유전개발과 이동통신사업 등을 앞세워 산업보국을 실현했다는 평을 받는다. 1980년 정부로부터 대한석유공사(유공)를 인수한 최 선대회장은 석유화학과 필름·원사·섬유 등을 일괄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추진하면서 국내 중화학 산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이동통신사업으로도 눈을 돌렸으며,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민영화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통신 산업에 진출했다. 통신 기술 고도화에 집중해 1996년 1월 세계 최초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디지털 이동전화를 상용화하면서 세계 이동통신시장에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최태원 회장은 BBC(배터리(Battery)·바이오(Bio)·반도체(Chip))를 중심으로 국가경쟁력을 키웠다. SK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5년간 글로벌 시장 투자금 48조원 중 80%인 38조원은 BBC 분야에 투자됐다. 전기차 배터리 투자금이 19조원으로 가장 많았고, 반도체는 17조원, 바이오는 2조원으로 전체 글로벌 투자금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BBC에 대한 최 회장의 의지는 강하다. 최 회장은 채권단 관리 시절 생존이 불확실하던 하이닉스를 인수한 뒤 과감한 투자로 인수 직후 적자기업을 흑자로 전환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17년 낸드 전문기업인 키옥시아에 4조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하고, 2020년 인텔 낸드사업부를 약 10조3000억원에 인수하면서 SK를 메모리 반도체 분야 글로벌 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시켰다. 또 미국에 1조2000억원 규모 반도체 연구개발(R&D)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회사 사피온과 AI솔루션 개발 전문기업 가우스랩스를 설립하면서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 회장은 전기차 배터리와 바이오 분야에도 집중하면서 미래 성장 동력원을 만들고 있다. SK는 미국 조지아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2곳을 보유한 데 이어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와 합작해 테네시와 켄터키에 공장 3곳을 추가할 예정이다. 오는 2025년 공장이 완공되면 SK의 배터리 생산 규모는 150.5GWh(기가와트시)가 된다. SK는 바이오 분야에서도 뇌전증 치료 신약 개발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 개발에 주력하면서 K-바이오의 중심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지난 2019년에는 한국과 미국, 유럽 등으로 분산됐던 의약품 생산기업을 통합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SK팜테코를 설립한 뒤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 SK, 사회적 가치를 최우선에 두다 최 선대회장이 초점을 맞춘 또 다른 활동은 인재양성과 숲 가꾸기다. 선대회장은 1974년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세워 인재 양성에 나섰다. 선발된 장학생들에게는 해외대학 등록금과 5년간 생활비를 지원했다. 안정적인 장학사업 재원 마련을 위해 나무 심기도 시작했다. 충남 천안시 광덕산, 충북 인등산, 영동 시항산 등지에 황무지를 사들여 임야를 조성했다. 이러한 조림지들은 장학사업을 위한 재원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제거 및 산소 생산이라는 차원에서 녹색 공헌 사업으로 꼽힌다. 최 회장은 선대회장의 사회적 가치 추구 철학을 ESG 경영으로 이어가고 있다. 최 회장의 주문에 따라 SK㈜ 등 8개 관계사는 지난 2020년 국내 기업 최초로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한다는 RE100에 가입했다. 또 SK 최고경영진은 지난해 7월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 2050년 이전까지 넷제로(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제로화하는 것)를 조기에 달성하자고 공동 결의했다. SK에 따르면, 탄소감축량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SK만의 독자 조직인 탄소감축인증센터도 구축했다. SK 관계사들은 다양한 ESG 경영을 펼치고 있다. SK㈜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 에너지 관련 관계사들과 수소 사업 전담 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한 뒤 그룹 내 에너지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 생산부터 유통·공급에 이르는 밸류 체인 구축에 나섰다. SK는 오는 2025년까지 총 18조원을 투입해 글로벌 1위 수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SK건설은 지난해 23년 만에 사명을 SK에코플랜트로 변경하고, 친환경 기업으로의 변신을 예고했다. 2020년 9월 폐기물 처리업체 EMC홀딩스를 약 1조원에 인수한 데 이어 수소연료전지와 해상풍력 등 친환경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룹 내 친환경 사업 분야 R&D 인력과 역량을 결집해 그린 비즈니스 신기술 개발을 전달할 연구시설인 ‘SK그린테크노캠퍼스’(가칭) 조성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경기 부천대장신도시 내 약 9만9000㎡(3만여 평)에 들어설 인 연구시설에는 SK이노베이션 등 7개 관계사의 친환경 기술 연구개발 인력 등 3000여 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임수빈 기자 im.subin@joongang.co.kr

2022.04.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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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간 폭풍성장 SK하이닉스, 미래 10년은 글로벌 돌격

IT 일반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시작은 글로벌 마인드다.” SK그룹 편입 후 10년간 폭풍 성장한 SK하이닉스의 다음 목표는 글로벌 경쟁력 확대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앞으로 10년의 경영환경은 과거와는 상상 이상으로 다르며 그간 알고 있던 경쟁 법칙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10년간 사업을 안정화하고 수익성을 확대하며 메모리반도체 2위 업체에 올랐다면, 미래 10년은 글로벌 ICT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 'SK ICT연합군' 글로벌 시장 돌격 이를 위해 SK하이닉스가 택한 전략은 ‘SK ICT 연합군’이다. SK스퀘어, SK텔레콤과 함께 손잡고 3사의 사업 경쟁력을 융합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타깃은 글로벌 시장이다. 이들은 먼저 SK텔레콤이 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사피온’의 해외진출을 위해 공동투자한다. 3사는 1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마련해 반도체, AI, 메타버스 등에 함께 투자한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지난 1월 CES 2022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구상을 밝히며 'SK ICT' 출범을 선언했다. 반도체, 통신, 투자 등 그간 흩어져있던 각각의 사업영역을 융합해 새로운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사피온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협업의 첫 결과물이다. 사피온은 SK텔레콤이 개발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다. 3사 공동 투자를 통해 미국법인 ‘사피온’을 설립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SK텔레콤이 사피온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자율주행 전용 사피온 등 AI 반도체 제품군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기술과 AI 반도체의 시너지를 도모한다. 사피온 미국 법인은 주로 미국에 거점을 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삼아 AI 반도체 사업을 확장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맡는다. 미국 내 풍부한 반도체 개발 인력을 확보하고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함이다. ━ SK하이닉스, '인사이드 아메리카' 전략으로 미주 사업 강화 SK하이닉스는 미국 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부터 '인사이드 아메리카(Inside America)' 전략을 본격적으로 실행한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이석희 최고경영자(CEO)를 수장을 세운 미주사업 조직을 신설했다. SK하이닉스는 R&D 역량 강화를 위해 미주 R&D센터도 건립한다. 기존 사업은 물론 AI, 자율주행차용 반도체, 차세대 메모리 등으로 대표되는 미래 기술개발에 대한 기초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마무리해 낸드플래시 글로벌 경쟁력도 확보한 상태다. SK ICT가 출범하면서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투자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그룹은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을 인적 분할해 통신사업에 기반을 둔 사업회사와 중간지주인 투자회사(SK스퀘어)로 쪼갰다. SK하이닉스는 투자회사인 SK스퀘어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SK의 손자회사로 그간 M&A 등 외형 확대에 제약이 있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손자회사는 인수합병 시 대상기업 지분을 100% 보유해야하기 때문이다. 합작투자 설립 시에도 역시 지분 100% 보유가 필요해 사업 확장에 제한이 컸다. 하지만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가 모회사가 되면서 이 같은 규제에서 벗어나게 됐다. 박 부회장은 “올해 SK ICT 연합이 서로 힘을 모아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도약하고 혁신하는 한 해를 만들 것”이라며 “글로벌 반도체‧ICT 산업을 이끈다는 자부심을 갖고 대한민국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총 13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올해 투자규모는 작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투자액은 대부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미주 조직 신설에 투입된다. SK하이닉스는 경기 용인시 원삼면 일대에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신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투자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 될지는 미지수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120조원을 투자해 새 공장을 짓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을 확정했다. 지난해까지 토지 보상을 마무리하고 올해 초부터 산업단지 조성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주민 설득과 인허가가 지연되면서 착공이 또다시 밀렸다. 신공장이 올해도 첫 삽을 뜨지 못하면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했던 SK하이닉스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토지 매입 작업이 지연되면서 다른 대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10년 도약을 위한 인재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00명 가까운 인원을 신규 채용한 데 이어 올해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설비 투자 등을 고려해 채용 규모를 한층 늘릴 방침이다. 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훌륭한 기술 인재에게 정년이 없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기술 인재 확보를 위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2.02.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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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승부수' 하이닉스…10년 만에 시총 6배, 글로벌 기업 성장

산업 일반

10년 전 적자에 허덕이던 반도체 회사가 글로벌 반도체 매출 3위 기업으로 거듭났다. 2012년 2월 14일, SK텔레콤에 인수된 SK하이닉스 얘기다. 연간 적자 2000억원을 내던 하이닉스는 인수 다음 해부터 흑자로 돌아섰고, 지난해 삼성전자와 인텔에 이어 글로벌 반도체 매출 3위 기업에 올라섰다. SK가 3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10년 만에 시가총액은 6배나 뛰었다. 2012년 2월 14일 16조3140원이던 시가총액은 10년 뒤 같은 날 96조 4603억원을 기록했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의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현대차그룹을 넘어 대기업집단 순위 2위로 올라섰다. ━ SK 역사 바꾼 '빅딜'...내수기업에서 글로벌 그룹으로 변신 성공 하이닉스 인수는 SK그룹의 역사를 바꾼 빅딜로 꼽힌다. 수익 대부분을 수출에서 거두는 SK하이닉스가 편입되면서 SK그룹은 내수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체질개선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통신)·SK이노베이션(석유화학)과 함께 SK의 3대 주력사로서 그룹의 실적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기준 SK하이닉스는 그룹 매출의 28%를 책임지는 핵심동력으로 거듭났다. SK하이닉스는 SK에 인수된 뒤 빠르게 성장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을 보면 SK하이닉스의 성장세를 실감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2012년 매출 10조1600억원에 영업손실 227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3년 매출 14조 1600억원, 영업이익 3조3700억원으로 흑자전환했고, 지난해 매출 42조9978억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연간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반도체 시장이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을 뛰어넘는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12조4103억원이었다. 하이닉스 인수는 최태원 SK회장의 ‘뚝심’ 있는 도전의 성과로 꼽힌다. 10년 전 SK그룹 내부에서 인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 SK는 반도체 분야의 전문성이 부족했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이유였다. 또한 당시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았고, 하이닉스반도체 성장 가능성에도 물음표가 붙었다. 2008년부터 적자에 시달렸던 하이닉스반도체의 재무상황 때문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데, SK 안팎에서 부담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최 회장과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당시 SK텔레콤 사업개발부문장)이 앞장서 인수를 강행했다. 최 회장은 내수에 치중된 SK그룹의 체질을 글로벌 그룹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지가 컸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인수와 관련해 "SK그룹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했고 도전을 할 때라고 생각했다"며 "(그룹 내에) 반도체 산업에 대해 아는 이가 적었고, 과거 반도체 시장의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많은 기업이 도산하면서 하이닉스 인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누군가 나서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포브스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이어 "하이닉스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2011년 들어 반도체 시장의 경쟁자가 줄었고 하이닉스의 기술력은 여전히 좋아 인수를 결정했다"고 인수 이유를 설명했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 인수 이후에도 과감한 투자를 이어갔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는 약 53조원을 SK하이닉스에 투자했다. 2015년과 2018년, 2021년 각 3년마다 M14·M15·M16 공장을 신규 준공했고 2017년 도시바 메모리(현 키옥시아)에 투자하면서 낸드플래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총 13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해 인텔 낸드사업부와 키파운드리를 품으며 D램에 치중됐던 매출을 낸드플래시와 파운드리사업으로 확대했다. 반도체 사업 수직계열화에도 나섰다. SK그룹은 하이닉스 인수 이후 반도체 소재 사업을 확대하며 반도체 사업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SK머티리얼즈와 SK실트론 지분을 인수하면서 반도체 핵심 소재를 내재화하고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했다. 두 기업을 인수하는 데 투자한 금액만 1조1000억원이다. 매년 조 단위의 연구·개발(R&D)을 통해 삼성전자 등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따라잡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업계 최초로 차세대 메모리반도체인 DDR5, HBM3 등을 개발하며 기술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 SK 'ICT연합'으로 시너지 극대화…글로벌 경쟁력 확대한다 올해는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SK의 ‘ICT 연합’을 통해 인공지능(AI), 메타버스, 첨단 반도체 기업 인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매출 42조 9978억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올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 규모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매입과 글로벌 인프라 투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한 SK하이닉스는 올해 ‘인사이드 아메리카’를 사업 전략으로 세우고 그룹 차원에서 미주 조직을 신설하는 등 미국 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내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 착공 역시 준비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뿐 아니라 파운드리 역량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키파운드리를 인수하며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배로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올해 반도체 시장이 개선되면 SK하이닉스 매출이 5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2.02.15 10:00

3분 소요
엔비디아-ARM '79조 빅딜' 무산…삼성 100조 실탄 어디로?

IT 일반

'세기의 빅딜'이라 불렸던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무산됐다. 인수 금액만 660억 달러(한화 79조원)로, 반도체 업계 인수·합병(M&A) 최대 규모였다. 주요 규제 당국이 모두 M&A 승인을 내지 않았고 전 세계 경쟁 기업들 역시 적극적으로 반대에 나선 영향이다. 각국 정부가 반도체를 국가 안보로 여기기 시작했고, 공급망을 둔 패권전쟁이 거세지면서 그동안 대형 M&A로 몸집을 키워오던 반도체 업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를 두고 앞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빅딜이 성사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3년 내 대형 M&A'를 공표한 삼성전자의 실탄이 어디로 향할지도 불투명해졌다. 지난 8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엔비디아가 영국 ARM을 인수하려는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규제 당국이 모두 반대 의사를 표시한 영향이다.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 역시 이들의 M&A에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지난해 8월 미국 아마존과 테슬라, 한국 삼성이 미국 경쟁당국에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대한 반대 의사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GPU(그래픽 처리장치) 절대강자인 엔비디아와 CPU(중앙처리장치)와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설계를 꽉 잡고 있는 ARM이 합쳐질 경우 이들의 힘이 더 막강해지기 때문이다. ARM은 컴퓨터의 두뇌인 CPU와 스마트폰의 두뇌인 AP의 설계도를 그리는 기업이다. 이 분야에선 ARM을 따라잡을 기업이 없다. 특히 AP시장 설계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다. 퀄컴, 삼성전자, 애플 등 다른 반도체 기업들도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각자의 반도체 칩을 다시 설계하고 만들어낸다. 이런 상황에서 퀄컴, 삼성전자 등이 엔비디아의 ARM인수를 반대한 표면적인 이유는 엔비디아가 ARM과 경쟁사들의 거래를 막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엔비디아의 기술독점과 시장 지배력 강화 우려다. 엔비디아는 GPU 세계 1위 기업이자 AI 반도체인 NPU 시장에서도 가장 앞서고 있다. 전 세계 반도체 기업 중 TSMC에 이어 시가총액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엔비디아가 ARM을 흡수할 경우 CPU와 AP 설계능력까지 보유하게 되면서 반도체 시장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다. ━ 규제당국 승인 장벽 높아져…삼성 M&A 불확실성 커지나 이번 딜이 각국 규제당국의 반대로 무산된 만큼 반도체 업계의 M&A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도체업계 ‘빅딜’에서 M&A에 성공한 사례는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가 거의 유일하다. SK하이닉스 역시 최종 승인까지 14개월이 걸렸다. 중국의 승인이 늦어지면서 최종 인수 실패에 대한 우려도 나왔었다. SK하이닉스 인수는 성공했지만 중국 사모펀드의 매그나칩 인수와 대만 글로벌웨이퍼스의 독일 실트로닉스 인수는 각각 미국과 독일의 정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의 향후 M&A로 눈길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향후 3년 내에 반도체 부문에서 대규모 인수합병에 나선다고 밝혔다. 올해는 삼성의 M&A가 결정되기까지 앞으로 최대 2년이 남았다. 특히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라는 목표를 내건 만큼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분야의 글로벌 회사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M&A 실탄으로 쓰일 수 있는 삼성전자의 순현금은 100조원대로 충분하다. 하지만 시장 독과점 우려로 각국 정부가 M&A를 승인하지 않는 사례가 늘면서 삼성전자의 M&A 계획도 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하만 인수 이후 멈춘 삼성의 대형 M&A가 불투명해졌다”며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이슈가 불거지기 전인 3년 전부터 꾸준히 반도체 M&A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계속 늦어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2.02.10 07:01

3분 소요
삼성·SK·LG 채용문 열리는데…3년 간 18만개 일자리 창출 지키나?

산업 일반

주요 기업들의 신입 및 경력사원 채용문이 이달부터 열린다.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채용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5대그룹 중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이 공채 채용 문을 닫으면서 올해 삼성만 정기 공채를 유지한다. 다른 그룹은 수시채용을 진행하는데, 정부와 약속한 청년 고용 확대가 어느 정도로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9월 KT를 시작으로 삼성(9월14일), LG(10월21일), SK(10월25일), 포스코(11월10일), 현대차(11월22일) 등 6개 기업은 향후 3년간 총 17만9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을 위한 교육훈련 기회를 제공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주요 계열사들은 3월 중순 상반기 3급(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한다. 채용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예년대로라면 3월 말까지 지원서를 받고 4∼5월 중 필기시험인 직무적성검사(GSAT), 5∼6월 면접을 거쳐 7월 중 최종 합격자가 발표된다. 삼성은 지난해 8월 향후 3년간 4만 명을 직접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1만여 명을 첨단산업 위주로 고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시스템반도체와 바이오 분야에서 채용 규모가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또한 현재 반도체 부문 경력 사원을 뽑고 있다. 업계에선 전체 경력직 채용 규모도 내년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분야 인력 채용 늘어나 SK하이닉스도 신입 및 경력 채용에 들어간다. 이번에 모집하는 인원은 수백 명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수시 채용으로 전환한 뒤 해마다 연간 1000여 명을 채용해왔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과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설립한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 이천 M16팹 본격 가동 등 반도체 투자 계획에 따라 예년보다 채용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SK는 그룹 차원에서 청년 일자리를 늘린다. SK그룹은 지난해 10월 연간 6000여 명 수준으로 계획했던 신규 채용 규모를 9000여 명으로 확대해 3년간 2만 70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이달 또는 3월 중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할 예정이다. LG그룹이 2020년 하반기부터 계열사 조직별 수시 채용으로 전환한 가운데 주요 계열사들은 대학교 학사 일정에 맞춰 신입 채용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석·박사, LG이노텍 등은 대졸 신입 사원 채용을 진행 중이다. LG전자가 지난해 휴대폰 사업을 철수하고 LX그룹이 계열분리돼 LG그룹에서 독립했지만 그룹 차원에서의 채용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LG그룹은 올해부터 약 1만명씩 3년간 3만여 명을 고용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도 향후 3년간 3만 명을 직접 채용하고, 1만 6천여 개 일자리는 인재 육성과 창업 지원 등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요 기업의 인재 채용이 확대되면서 채용 시장은 점차 회복하고 있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에는 채용시장이 얼어붙었으나, 지난해부터는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의 세 자릿수 채용 규모가 2019년 23.3%에서 2020년 11.8%로 11.5%p 급감했다. 2021년에는 7.4%로 감소했지만 전년 대비 4.4%p 줄어들어 감소폭이 둔화했다. 대규모 채용은 줄었지만 기업 채용공고는 증가했다는 통계도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 채용공고는 174만 115건으로, 2020년(109만 7천396건)보다 58.6% 증가했다. 제조·화학 채용 공고가 전체의 27%로 가장 많았고 의료·제약·복지(14%), IT·웹·통신(1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아울러 대기업들이 수시 채용으로 전환함에 따라 경력직 수요가 더욱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2.02.06 14:23

3분 소요
SK하이닉스, 낸드 출하 2배 성장 예고...매출 50조 시대 열까

산업 일반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겨울에 대한 우려를 딛고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 규모를 더 늘린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매입과 인프라 투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하반기부터 반도체 공급망 이슈가 점진적으로 해소되고 메모리 제품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반도체 시장이 개선되면 SK하이닉스 매출이 5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인수한 인텔 낸드사업부 매출이 올해부터 반영되기 때문이다. ━ 내년 D램 10% 후반·낸드 30% 성장 전망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42조9978억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연간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반도체 시장이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을 뛰어넘는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47.6% 증가한 12조4103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29%에 달했다. 데이터센터 증설로 인한 서버향 제품 수요가 급증하며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 업계 최초로 개발한 DDR5, HBM3 등 차세대 고부가가치 제품에서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해 응용처를 확대한 것도 실적 개선 요인이었다. 올해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D램 출하량이 전년 대비 10% 후반 가량 증가하고, 낸드플래시 시장 수요 증가율은 약 30%로 전망했다. 이에 맞춰 회사는 D램 사업에서 재고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고 수익성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낸드사업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통한 규모의 성장을 지속해서 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 연말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1단계 절차를 마무리하며 출범한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의 SSD 사업이 포트폴리오에 추가되면서 낸드 판매량은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솔리다임의 매출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SK하이닉스의 연결 매출로 반영된다. SK하이닉스측은 28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의 포트폴리오가 많이 겹치지 않아 합병 과정에서의 손실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 합산 수준 이상의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모리반도체뿐 아니라 파운드리 역량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키파운드리를 인수하며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배로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 2019년 확정한 용인 공장, 첫 삽도 못 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총 13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올해 투자규모는 작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매입과 미국 연구개발(R&D) 센터 건립 등에 주로 투입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120조원을 투자해 새 공장을 짓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을 확정했다. 지난해까지 토지 보상을 마무리하고 올해 초부터 산업단지 조성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주민 설득과 인허가가 지연되면서 착공이 또다시 밀렸다. 신공장이 올해도 첫 삽을 뜨지 못하면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했던 SK하이닉스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토지 매입 작업이 지연되면서 다른 대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은 "경기 이천 M16 공장이 계획보다 빨리 램프업(양산 전 생산 확대)되고 있어 추가적인 공간에 대한 니즈가 분명히 있다"며 "용인에 첫 팹이 들어오는 시기에 상당한 차질이 있다고 생각하면 다른 공간 확보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그런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2.01.2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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