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33

롯데, ‘서울모빌리티쇼’ 최초 참여

유통

롯데가 이달 4일부터 13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한다. 롯데 화학군(롯데케미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인프라셀), 롯데이노베이트,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이 참여해 친환경 에너지, 자율주행 등 그룹 모빌리티 사업을 종합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롯데가 모빌리티쇼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올해로 30주년을 맞는 서울모빌리티쇼는 세계자동차공업협회(OICA)가 공인한 국내 유일 국제 모터쇼다. 전동화와 자율주행 확산 추세에 맞춰 2021년 ‘모터쇼’에서 ‘모빌리티쇼’로 이름을 바꿨다. 올해는 ‘공간을 넘어, 기술을 넘어’(Mobility Everywhere)를 주제로 12개국 451개사가 참여해 각 사의 모빌리티 제품과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롯데는 ‘엘 모빌리티 파노라마’(L.Mobility Panorama) 주제로 롯데가 그리는 친환경 에너지 기반 미래 모빌리티 밸류체인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전시장을 구성한다. 롯데 전시관은 배터리 핵심 소재 및 모빌리티 내외장재 실물과 이브이시스(EVSIS) 전기차 충전기를 전시한 모빌리티 기술존, 배송로봇과 미래 모빌리티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는 자율주행존, 수소를 통해 전기 에너지 제조과정을 소개하는 수소 밸류체인존 등 3개존으로 나뉜다. 특히 수소 밸류체인존에서는 그룹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수소 비즈니스를 이해하기 쉽게 생산부터 충전, 활용까지 전 과정을 그래픽과 모형, 영상 등 다양한 연출을 통해 보여줄 예정이다.롯데이노베이트는 전시장 외부에서 자율주행셔틀 탑승 체험을 제공한다. 탑승 체험은 킨텍스 제1전시장과 주차장이 있는 제2전시장 간 왕복구간에서 운영된다. 행사 기간 별도 예약 없이 자유롭게 탑승이 가능하다. 이번에 운영하는 자율주행차는 운전석이 없는 셔틀형태인 B형 자율주행차로 지난해 10월 B형 최초로 시속 40km 운행 허가를 취득했다.롯데는 서울모빌리티쇼를 찾는 관객을 위해 4미터 크기 초대형 벨리곰 포토존도 마련한다. 포토존에서 사진 촬영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업로드하면 벨리곰 풍선을 현장에서 증정한다.롯데 관계자는 “그룹의 신성장 동력 중 하나인 모빌리티 사업을 종합적으로 소개하고자 처음으로 서울모빌리티쇼에 참여한다”며 “전지소재, 전기차 충전, 수소 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 기반 사업이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5.04.01 10:03

2분 소요
세단보단 SUV 디젤보단 친환경 [SUV 전성시대①]

산업 일반

완성차 시장의 트렌드가 세단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디젤 SUV에서 친환경 SUV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전체 완성차 판매 중 60%가 SUV일 정도로 레저라는 제한된 수요에서 벗어나 대중이 선호하는 차종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특히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대표되는 미래차 시장에서도 SUV가 주류로 자리매김하면서 향후에도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국내에서 팔린 레저용 차량(RV) 포함해 SUV 대수는 모두 61만8384대로 집계됐다.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8%로 세단 34% 등 다른 차종을 크게 앞섰다. 2017년 40% 정도였던 SUV 판매 비중은 2018년 43%, 2019년 46%, 2020년 49%, 2021년 54%로 매년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추세가 4분기까지 이어질 경우 올해 SUV 판매 비중이 60%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세부적으로 봐도 3분기 판매 상위 20개 모델에서도 SUV가 세단보다 많았다. 현대차 세단 그랜저가 5만441대로 1위였지만 20위 가운데 SUV 모델은 13개에 달했다. 기아 쏘렌토, 카니발, 스포티지가 나란히 2, 3, 5위였고 현대차 팰리세이드, 캐스퍼, 아이오닉5가 이름을 올렸다. 르노코리아차 QM6, 쌍용차 렉스턴스포츠도 포함됐다. 특히 쏘렌토는 1위 그랜저와 21대 차이였다. ━ SUV 중심의 시장구조 개편 업계에서는 이처럼 SUV가 대세로 자리 잡은 것에 대해 제조사의 전략과 소비자 선호가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완성차 업체와 SUV에 대한 높은 수요가 맞아 떨어지면서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실제 소비자들은 지난 3년여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팬데믹 사태를 겪으면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다양한 곳을 여행할 수 있는 ‘차박’에 주목했다. 그 결과 차박에 적합한 SUV 선호도 역시 비례해 증가했고 완성차 업체들도 SUV에 힘을 실으며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최근 완성차업체들은 국산, 수입에 상관 없이 차종별 구성비율 개선을 목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SUV 신차를 집중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여기에 기술 발달로 SUV 상품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뀐 점도 판매량 증가에 한몫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높은 수요를 보이는 SUV에 집중적으로 연구개발(R&D)에 나서면서 세단 못지않은 상품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과거에는 객실 역할을 하는 차체와 엔진 등 파워트레인이 위치한 프레임이 분리된 ‘보디 온 프레임’이 SUV의 대세를 이루면서 모노코크 방식의 세단보다 승차감과 공간 확보 측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또 SUV에 탑재되는 파워트레인 대부분이 디젤이다 보니 진동과 소음 억제에도 한계가 명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부분의 SUV가 모노코크 방식으로 제작되는 데다 파워트레인 역시 디젤 대신 가솔린 기반의 터보와 하이브리드가 잇따라 채택되면서 소음·진동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과거 SUV 수요와 현재의 SUV 수요가 완전히 다르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레저라는 하나의 목적에 국한됐다면 최근에는 차 구매에 있어 SUV를 최우선 순위에 두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SUV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받아왔던 승차감과 소음, 진동 등 기술이 좋아지면서 크게 개선됐다”며 “덕분에 높은 전고에서 오는 안정감과 실용성 등 기존의 장점이 더욱 부각되며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친환경 확대=SUV 판매 증가 친환경 차량 보급이 확대될수록 SUV 판매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탑재 등을 고려했을 때 전고가 낮은 세단 보다는 SUV가 더 적합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국내 SUV 시장에서 1위자리를 지키고 있는 기아 쏘렌토의 경우 전체 판매 차량 중 74%가 하이브리드일 정도로 친환경 파워트레인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기차 역시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등 주력 모델이 SUV로 출시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자율주행이 발달할수록 차량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지 여부가 상품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간이 좁은 세단 보다는 SUV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교수는 “차박을 비롯한 레저 수요 영향도 있지만 최근에는 하이브리드와 같은 디젤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파워트레인이 나오면서 SUV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돼 미래에는 오히려 특별한 목적을 갖고 세단을 구매하는 날이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업계 관계자도 “배터리 탑재에 따른 디자인 변화와 소비자들의 선호 등 친환경차 시장에서는 SUV가 주류로 자리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완성차 업체들 역시 이를 인지하고 최근 전기 SUV를 잇따라 출시하는 등 수요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2022.11.30 17:11

3분 소요
[투데이 포커스] 中, AI 응용 확대로 실물경제 뒷받침할 것

차이나 포커스

(중국 상하이=신화통신) 최근 수년간 중국은 실물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응용을 확대하고 있다.상하이 둥하이(東海)대교의 맨 오른쪽 차선에는 컨테이너 트럭 몇 대가 서로 같은 거리를 유지하며 고속주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해당 트럭들은 자율주행차로 왕복 72km 거리를 운행하며 물류 순환로, 고속도로, 부두 등을 오간다.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상하이에서 '2022 세계인공지능대회(WAIC)'가 열렸다. 이번 WAIC에는 둥하이대교에서 운영되는 무인주행 트럭과 같은 솔루션 제공업체가 집중적으로 참가했다.왕루이(王瑞) 상하이자동차(上海汽車·SAIC) 유다오즈투(友道智途) CEO는 2019년 회사와 감독관리 부서가 공동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난관을 돌파했고 그해 세계 최초로 5G+L4 스마트 트럭을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혁신적인 프로젝트는 WAIC에서 공개됐다.2018년 상하이에서 개최된 WAIC는 지난 4번의 행사를 통해 산업 혁신 발전을 추진할 수 있는 교통·제조·의료·금융 등 총 30개의 분야를 발표했다.타거즈싱(踏歌智行)의 5G를 베이스로 하는 극한 환경에서의 광산구역 내 무인 운송 핵심 기술 연구 및 응용은 두 달 전 베이징 국가AI혁신응용 선도구역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해당 기술은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안후이(安徽)·장시(江西) 등 지역의 일부 광산구역에서 에너지 및 광산물 채굴에 응용되고 있다. 노천광산 지역에서 해당 모델을 사용하면 전체 비용을 약 15% 감축하고 운송 효율을 20% 높일 수 있다.한편, 중국에는 5G 기지국 196만 개 이상이 개통돼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디지털 응용이 소비 영역에서 생산 영역으로 끊임없이 확장되면서 AI 장면 개발에 초석을 제공했다고 평가된다.올해 WAIC에 참가한 중국 최고의 인공지능(AI) 및 음성 기술 회사인 아이플라이텍(iFLYTEK)은 2017년 아이플라이택의 오픈 플랫폼에는 63개 플랫폼만 존재했으나 지난달 24일 기준 498개 플랫폼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창장(長江)삼각주 지역에 이미 77만개 이상의 개발자 팀이 모였고 총 응용 수는 36만5천 개를 넘어 AI 산업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구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번 WAIC에서는 ▷자율주행 ▷공업생산 ▷특수구조 ▷의료 진단 및 수술 등 분야에서 스마트 솔루션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산업발전에 발맞춰 AI 관련 신뢰성 연구 및 표준체계 마련도 추진될 예정이다.지난 1일 WAIC에서 발표된 '신뢰할 수 있는 AI 산업 생태계 발전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AI 발전 추세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중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 경제체들이 모두 AI 감독관리 입법화 및 법 집행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은 AI의 안정성과 프라이버시 보호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중국정보통신연구원이 관련 산학연과 공동으로 발표했으며 중국에서 신뢰할 수 있는 AI 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뢰할 수 있는 AI 윤리 및 법률 연구도 한층 더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드웨어·기술·응용 등 방면의 발전뿐만 아니라 안정성·프라이버시·형평성 등도 고려해 ▷기초 하드웨어 ▷기술 플랫폼 ▷제품 설비 ▷응용 장면 등을 포괄하는 다원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보고서는 중국의 신뢰할 수 있는 AI 비전이 ▷산업적 공감대 형성 ▷이념 안착 ▷기술 배치 최적화 ▷다원적 주체 발전 강화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2.09.05 09:47

3분 소요
자율주행차로 이호테우 해변까지…라이드플럭스, 자율주행 모빌리티 10월 출시

IT 일반

자율주행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가 오는 10월 제주에서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3일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 수요응답형 자율주행 서비스와 최장거리 자율주행 유상 운송 서비스를 시행했으며, 올해부터 자율주행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 서비스는 제주공항 인근 순환 셔틀, 중문관광단지 라스트마일 서비스, 제주공항과 호텔을 오가는 캐리어 배송 서비스 등으로 구성됐다. 제주공항 인근 순환 셔틀은 제주공항과 이호테우 해변, 도두봉, 무지개해안도로, 용두암 등 총 16km 코스를 자율주행 차량으로 가는 서비스다. 운전자 없이도 주변 관광지를 들를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중문관광단지에서는 대중교통과 기존 자율주행 서비스를 연계한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출시한다. 버스정류장에서 목적지까지 최대 2km를 자율주행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제주 관광객이나 지역 주민이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뒤 자율주행 차량에 탑승해 호텔이나 집 앞까지 편하게 도착하는 식이다. 라이드플럭스는 캐리어 배송 서비스와 교통취약지역 버스노선 보완 서비스, 서귀포 혁신도시 모빌리티 서비스 등도 오는 2023년에 도입할 예정이다. 라이드플럭스 관계자는 "제주형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해 제주를 방문하는 사람 누구나 자율주행 기술을 경험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제주도 내 이동 수요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서비스를 만들었기 때문에 렌터카 사고나 교통약자의 이동 등 제주의 교통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선모은 기자 seon.moeun@joongang.co.kr

2022.06.03 15:29

1분 소요
한컴, 우주 시대에 도전…한컴인스페이스 국내 최초 민간 관측 위성 발사

CEO

# 2019년 8월 즈음. 한글과컴퓨터그룹의 임원이 대전에 있는 한 스타트업을 찾았다. 당시 한컴은 드론 사업을 확장하려던 참이었다. 한컴이 찾은 스타트업은 드론의 자동 이착륙과 무선충전 및 데이터 수집 등의 기술을 통합한 드론 무인 자동화 시스템 ‘드론셋’을 개발한 곳이다. 한컴그룹 관계자는 스타트업 대표로부터 발표를 듣고, 드론이 아닌 위성에 특화된 스타트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관계자는 급하게 한컴그룹 관계자에게 전화를 했다. “아무래도 직접 설명을 들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스타트업 대표에게 한컴 본사가 있는 경기도 판교 사옥에 와서 다시 한번 발표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스타트업 대표는 경기도 판교에 있는 한컴 사옥을 찾았다. 그 장소에 한컴그룹의 2세 경영자인 김연수 부사장이 있었다. 이 만남이 있은 후 1개월 만에 한컴그룹은 위성 관련 스타트업 인수를 발표했다. 2012년 설립된 위성 관련 스타트업 인스페이스였다. 한컴의 인수 발표와 함께 ‘한컴인스페이스’라는 사명으로 바뀌었다. 한컴을 우주 시대에 발을 디디게 한 주인공은 인스페이스의 창업자인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다. 최 대표는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미팅 후 1개월 만에 한컴과 손을 잡을 정도로 빠르게 인수합병이 빠르게 진행됐다”면서 웃었다. 한컴이 인수합병을 서두른 이유는 인스페이스의 기술력도 있지만, 당시 우주 관련 대기업이 인수를 위한 실사를 할 정도로 관련 분야에서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그때 우리 임직원들도 대기업보다 한컴과 손을 잡는 게 좋다는 의견이 높았다”면서 “한컴은 소프트웨어 기업이기 때문에 인스페이스와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한컴과 손을 잡은 이유를 말했다. 한컴인스페이스는 국내에서 우주 관련 스타트업 M&A 1호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후 한화 등 대기업에서 관련 스타트업 인수 소식이 이어졌다. 자연스럽게 우주항공 분야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한컴인스페이스도 이 흐름 때문에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한컴인스페이스는 또 하나의 기록을 예고하고 있다. 바로 최초의 민간 지구관측 위성 발사라는 타이틀이다. 한컴인스페이스는 세종1호라는 이름이 붙은 지구관측 위성을 6월 1일 지구 궤도에 올릴 예정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설립한 스페이스X의 팰콘9 발사체를 이용해 지구 궤도에 올리게 된다. ━ 소형위성 세종1호, 스페이스X 팰콘9으로 발사 예정 세종1호는 가로 20㎝, 세로 10㎝, 높이 30㎝, 무게 10.8㎏의 초소형 인공위성이다. 관측 폭은 20㎞, 해상도는 5m 크기까지 관측하게 된다. 최 대표는 “세종1호 발사 후 6개월마다 소형 위성을 계속 발사할 예정”이라며 “3년 내 5개 소형 위성을 테스트해보고 이후 50여 개의 군집 위성을 궤도에 올릴 것”이라는 청사진을 내비쳤다. 한국의 위성 산업은 그동안 정부 주도로 진행됐다. 1992년 8월 우리별 1호를 시작으로 30여 개 가까운 위성을 발사했고, 예산이 잡혀있는 계획된 위성까지 합하면 100여 개가 넘는 위성을 발사하게 된다. 민간 기업에서 관측용 위성 발사를 하지 못했던 이유는 위성 제조 기술이 부족했고, 위성 발사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로 대표되는 재활용 발사체의 개발과 소형 위성의 시대가 열리면서 민간 기업에서도 소형 위성 발사가 가능해졌다. 최 대표는 이를 “뉴스페이스의 시대가 열렸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세종1호 제조와 발사 비용에 대해서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못하는데, 재활용 발사체 덕분에 발사 비용이 과거의 10분의 1로 줄었다”고 대답했다. 한컴이 드론 관련 사업 확장이라는 목표 대신 인스페이스가 추진하고 있는 위성 사업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기술력 때문이다. 한컴인스페이스가 위성 지상국 분야에서 유명한 기업이라고 하는데, 어떤 분야인지 설명해달라. 지상국은 위성을 관제하고 위성이 보내온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한컴인스페이스는 국립환경과학원이 띄운 환경위성 GK-2B, 기상청의 천리안 위성 등의 지상국을 운영했다. 이외에도 군이나 정보기관 등의 운영하는 위성이 보내온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07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일할 때 아리랑 위성 2호의 위성영상 융합기술을 개발해 미국 마르퀴즈사가 발행하는 ‘세계공학인명사전’ 10주년 기념판에 오르기도 했다. 인공지능 기반의 위성 영상분석 능력이 뛰어나다고 하던데. 지구 궤도를 움직이는 인공위성은 보통 초속 7㎞ 속도로 움직이면서 영상을 촬영을 한다. 초속 7㎞라고 하면 속도를 느끼기 어려운데, 총알 속도가 0.7㎞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영상이나 이미지를 촬영해서 지상국으로 데이터를 보내면 당연히 왜곡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렇게 왜곡된 이미지나 영상에서 원하는 것만 골라내서 손실된 데이터를 복구하는 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이다. 위성을 직접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나라가 전 세계에서 5~6개국에 불과하다는데. 그럼 위성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국가도 소수인가? 물론이다. 가장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나라가 이스라엘이다. 잘 알겠지만 항상 전쟁의 위험이 많기 때문에 위성 데이터 분석 능력이 필요하다. 전 세계 경찰이라는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 등의 일부 선진국만 이런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점에서 위성을 통한 감시와 이를 통한 분석을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각 나라마다 고유한 위성 영상 분석 기술이 있다. ━ NASA와 함께 달의 어두운 부분 분석 프로젝트 진행 한컴인스페이스가 쏘아 올릴 세종1호부터 5호는 농산물 작황이나 생산량을 예측하는 데 사용된다. 또한 해안환경 변화나 산림자원 보호, 재난 관리 등에도 활용된다. 한컴인스페이스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와 협업을 했다는 점이다. NASA는 한컴인스페이스와 3년 동안 달 궤도선에 탑재하는 섀도캠을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한미 정부가 합의한 프로젝트에 한국의 스타트업이 참여를 한 것이다. 최 대표는 “섀도캠은 달의 어두운 부분을 촬영하는 탑재체인데, 위성이 찍은 영상을 분석하는 프로젝트”라며 “영상을 분석해서 바다가 있는지, 물이 있는지를 알아내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NASA와 함께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자랑거리인데,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아서 서운하다”며 웃었다. 위성 산업은 방위 산업과 연결되어 있다. 일반인들이 한컴인스페이스를 잘 모르는 이유다. 최 대표는 인스페이스를 창업한 후 엑시트에 성공할 때까지 한 번도 투자를 받지 못했다. 우주 산업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스페이스가 생존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이 B2G(Businessto Government)였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정부 기관 용역을 했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이다. 최 대표는 “월급을 주기 위해 용역에 매달렸다”고 표현할 정도다. 한컴인스페이스 매출액의 80~90%는 여전히 이름을 밝히기 어려운 정부 기관에서 나오고 있다. 최 대표는 “B2G의 단점은 단발성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지상국을 만들어서 운영을 하는 것도 프로젝트가 끝나면 지속하기 어렵다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다행히도 한컴에 인수되면서 사업 영역의 확장이 가능해졌다. 최 대표는 요즘 드론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위성은 넓은 지역 촬영이 가능하지만, 지상의 세부적인 내용을 촬영하는 것은 어렵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게 드론이다. 위성 영상 분석 기술을 드론에 접목하게 되면 우주와 지상을 연결하는 세밀한 영상 데이터를 얻고 분석할 수 있게 된다. 그 첫 도전은 소방서에 개발 완료한 드론자동화 시스템인 드론셋을 설치해 운영하는 것이다. 대전 유성소방서 옥상에 테스트를 위해 드론셋이 설치되어 있다. 테스트 결과가 좋으면 소방서 등 재난 관련 부처에 드론셋을 설치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에는 드론 관련 R&D에 집중했고, 올해부터 드론 분야에서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 대표는 한컴인스페이스의 올해 매출 목표를 150억원 정도로 잡고 있다. 최 대표는 “한컴인스페이스 전체 임원이 80여 명 정도인데, 이중 R&D 인력이 80%를 차지한다”면서 “비즈니스 성과를 높이기 위해 서비스나 영업 등의 인력을 충원해 R&D 인력을 50% 정도로 줄이는 체질 개선을 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한컴인스페이스가 자랑하는 영상 분석 기술은 위성과 드론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차로 대표되는 모빌리티 시장에도 꼭 필요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한컴그룹에도 모빌리티 시장을 공략하는 계열사가 있다는 점도 한컴인스페이스의 향후 도전을 예상하게 한다. ━ 위성 영상 분석 기술, 모빌리티 분야에도 적용 가능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묻는 질문에 그는 “모빌리티는 모든 영역이 다 연결된다. 현재 한컴인스페이스가 주도적으로 ETRI 기술을 도입하고 로봇, 광학영상센서 전문기업 등과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위성과 드론 사업에 집중할 것이다. 향후 어떻게 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어쩌면 지난해 최 대표 주도로 대전에서 처음 시작한 ‘M(Mobility)·A(AI)·R(Robotics)·S(Space) 포럼’은 한컴인스페이스가 지향하는 바를 잘 보여준다. 최 대표는 원래 수학자를 꿈꿨다. 숭실대에서 수학을 전공한 후 수학을 좀더 폭넓게 이용하는 전공을 찾아 카이스트 응용수학과에 지원했을 정도다. 그가 우주에 빠져든 것은 우연이었고, 그 우연이 현재를 만들었다. 석사 과정을 밟고 있을 때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센터에서 수학 전공자를 찾는다기에 지원했던 게 인연이 됐다. 그곳에서 우리별1호와 우리별 2호 개발 관리를 경험했다. 위성에서 촬영한 영상 분석의 알고리즘을 짜고 코딩을 직접 하면서 이 분야의 매력을 알게 됐다. 사고로 병원에 있을 때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위성 영상 분석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면서 우주 산업의 본거지로 꼽히는 항우연에 합류했다. 남들은 모두 부러워하는 항우연에서 몇 년 일하다, 39살에 직접 인스페이스를 창업하고 독립을 했다. “안정적인 직장에 안주하면 도전하기 힘들 것 같았다”라는 게 이유였다. 그는 ”나이 마흔이 되면 독립을 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창업에 도전했다”면서 “우주 산업은 진입 장벽이 높다는 점도 도전해볼만한 분야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우주의 매력이 뭔가”라는 질문에 그는 “우주 산업 기술은 현재의 기술이 아니라, 없는 기술을 연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슴을 뛰게 한다”고 말했다. “탐험의 욕구는 인간의 본성이다. 우리는 나그네로 시작했으며 나그네로 남아 있다. 인류는 우주의 해안에서 충분히 긴 시간을 꾸물대며 꿈을 키워 왔다. 이제야 비로소 별들을 향해 돛을 올릴 준비가 끝난 셈이다.”(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중에서) 최영진 기자 choi.youngjin@joongang.co.kr

2022.02.20 11:00

7분 소요
일론 머스크

산업 일반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미국 고객을 대상으로 완전자율주행(FSD) 프리미엄 패키지 가격을 인상할 전망이다. 테슬라 FSD는 ‘오토파일럿(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 기능에 더해 차선변경과 신호등 인식 등 보다 향상된 기능을 제공하는 옵션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8일(현지시각)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테슬라 FSD 가격이 오는 17일부터 1만2000달러(약 1445만원)로 오른다”고 전했다. 이어 “(FSD 가격 인상은) 미국에 해당되는 것이고, FSD의 제품 코드가 풀리는 대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FSD 프리미엄 패키지 가격은 점차 오르고 있다. 이번 인상이 실현되면 현재 미국 내 FSD 가격인 1만 달러(약 1445만원)보다 2000달러(약 240만원) 더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지난 2019년에는 약 5000달러(약 600만원)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테슬라는 FSD 월 구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월 구독료는 199달러(약 24만원)다. 한 SNS 이용자가 월 구독 비용은 똑같냐고 질문하자 머스크는 “FSD 소프트웨어 생산 코드 공개일이 가까워질수록 월 구독료도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에 한정됐다고는 해도 가격 인상 소식에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도 베타 서비스를 하지 않는 이상 FSD를 당장 살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지금은 900만원(국내 가격)도 아깝다”, “가격이 더 오를까봐 미리 샀다” 등 목소리가 나온다. ━ 운전자 개입없는 완전 자율주행차 테슬라, 현실가능성은? 한편 오토파일럿, FSD 기능을 탑재한 테슬라는 자율주행 시장 선두두자로 꼽힌다. FSD 기능을 통해 테슬라는 최종적으로 운전자가 스스로 운전대 위에 손을 올려놓지 않고도 장애물을 피하면서 도로를 탐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완전‘ 자율주행차 양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에 따르면, 자율주행 레벨은 0~5 단계로 나뉜다. 레벨2 까지는 운전자가 핸들 조정하는 단계지만 레벨3부터는 자동차가 스스로 방향을 바꾸고 앞차와의 간격을 조정하는 자율주행에 가까운 단계로 평가된다. 국내외 관련 업체가 구현한 자율주행 기술은 대다수 레벨2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레벨 4 이상이 돼야 완전 자율주행차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기술 수준이 레벨2를 넘어섰다고 암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매체 CNBC는 “테슬라는 지난 2016년부터 자율주행 차량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고, 머스크는 2017년 말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러나 아직은 핸즈프리(운전자 개입 없이)로 운전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수빈 기자 im.subin@joongang.co.kr

2022.01.09 18:30

2분 소요
[증시이슈] ‘애플·자율주행 수혜주’ LG이노텍, 두 달 새 74% 올랐다

IT 일반

LG이노텍 주가가 두 달 새 74.02% 올랐다. 15일에도 전날보다 9.59%(2만9000원) 오른 33만150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를 끌어올리는 힘은 실적이다. LG이노텍은 올해 처음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내놓은 전망치는 1조2745억원이다. 지난해엔 6810억원이었다. 전망치가 맞는다면, 증가율은 87.2%에 이른다. 아이폰 덕을 톡톡히 봤다. 아이폰12·13이 연달아 흥행해서다. 지난해 10월 나온 아이폰12는 출시한 지 7개월 만에 1억대가 팔렸다. 아이폰13 판매량도 그에 못지않다. 아이폰 카메라모듈은 만드는 LG이노텍으로선 호재다. 다음 해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메타버스·자율주행 수혜를 받을 것으로 시장에선 본다. 메타버스 내 가상공간을 실제와 가깝게 만들려면 전용 카메라가 필요한데, LG이노텍에서 관련 기술을 갖고 있다. 또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레이더·라이다·모터센서 등 전장부품도 이 업체에서 만들고 있다. 유우형·박주영 KB증권 연구원은 “2022년부터 LG이노텍 사업구조는 아이폰 부품 중심에서 메타버스·자율주행차로 확장이 예상된다”며 “향후 3년간 분기 평균 영입이익이 3000억~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2021.12.15 16:44

1분 소요
[타다금지법, 자율주행택시도 막나] 운송·대여 구분에 무색해진 자율주행차법

IT 일반

차량 대여로 유상운송 불가능케 수정… “시대에 뒤떨어지는 법안” 지적 국토교통부가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시행령 마련을 놓고 골머리를 앓게 됐다. 타다금지법이 지난해 4월 국토교통부가 공포한 자율주행차법(자율주행차 상용화 촉진 및 운행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과 배치돼서다. 예컨대 타다가 렌터카가 아닌 자율주행차를 대여해 차량 호출 서비스에 나설 경우 타다금지법에선 불법이지만, 자율주행차법에선 합법이 된다.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대여와 운송을 법으로 구분할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있는데도 정작 한국은 새로운 규제로 발전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모빌리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하 여객사업법) 제34조 제2항’을 수정해 대여와 운송을 구분했다. 기존 제34조 제2항은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사업용 자동차를 임차한 자에게 운전자를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면서도 단서(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서 ‘승차 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차 임차’는 임차한 자에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게 했다. 타다는 제34조 제2항 단서에 담긴 운전자 알선 허용을 활용해, 쏘카로부터 차량을 대여하고 기사를 알선해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를 운영했다.그러나 국토교통부는 타다금지법 입법을 추진, 11인승 이상 15인승 승합차를 통한 영업을 ‘대여시간이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반납 장소를 공항이나 항만’으로 제한했다. 여객사업법에서 택시 등 여객자동차운송사업과 렌터카 등 자동차대여사업을 명확히 구분했는데, 렌터카를 대여해 운송사업을 해선 안된다는 논리가 적용됐다. 지난 2월 19일 법원은 타다를 ‘초단기 렌터카 서비스’라고 규정, 실시간 호출로 승합차 렌트와 운전기사 알선이 동시에 이뤄지는 사업 특성상 현행법이 금지한 유상 승객 운송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그러나 이번 입법으로 무색해졌다. ━ 타다금지법 내 합법·불법, 자율주행차에선 무색 문제는 자율주행차법이다. 여객사업법에서 택시와 타다, 합법과 불법을 가르는 기준인 ‘기사를 포함한 차량 운송이냐’ 혹은 ‘기사가 없는 차량 대여냐’가 자율주행차에서는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자율주행차는 운전자가 핸들과 가속페달, 브레이크 등을 조작하지 않아도 정밀한 지도, 위성항법시스템(GPS) 등 차량의 각종 센서로 상황을 파악해 스스로 목적지까지 찾아가는 자동차”라면서 “차량 대여만으로 유상운송이 가능해진다는 뜻인데 국토교통부는 자율주행차법을 제정하면서도 한쪽에서는 대여를 막는 법을 입법했다”고 지적했다.국토교통부 내부에서 각 부처 간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실제 국토교통부 첨단자동차기술과는 타다금지법이 국회 문턱을 넘기 한달 전인 지난 2월 초 자율주행차를 유상운송에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여객자동차법 규제특례를 적용했다. 자율주행차에 운전 기능이 내장된 만큼 대여를 통한 유상운송 허용특례를 적용한 것이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도시교통과는 지난해 7월 택시제도 개편 방안을 낼 때부터 대여를 통한 유상운송을 막아 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토교통부는 타다를 허용하는 유권해석을 내리기도 했던 것으로 안다”면서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타다금지법 시행령은 안갯속이다. 국토교통부는 당장 자율주행차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검토에 급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다금지법과 배치되는 자율주행차법을 올해 5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토교통부 첨단자동차기술과가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여객 유상운송을 하위법령으로 입법예고해 타다금지법 시행령의 확정은 더욱 어려워졌다. 모빌리티업계 한 관계자는 “국토교통부가 상용화가 목전인 자율주행기술 3등급을 자율주행차로 보는 만큼 자율주행차를 대여해 유상운송하는 택시가 나올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자율주행 등급은 총 6단계(0~5)로 나뉜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의 자율주행 기능 분류 기준 0~2 등급은 사람이 주체가 돼 운전하지만 3등급부터는 자동차가 운전의 주체가 된다. 3등급은 자율주행을 하다 필요시에 운전자가 개입하는 ‘부분 자율주행’, 4등급은 일부 상황을 제외한 대부분의 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고도 자율주행’이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3등급을 지정된 조건에서 운전자 없이도 운전이 가능한 상태로 보고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 및 유상운송 특례를 적용한다.지난 3월 3일 카카오모빌리티가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를 받은 것도 타다금지법 시행령 추진을 더욱 어렵게 할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타다금지법 직접 적용을 받는 대상이지만, 이르면 3월 중순부터 “레벨4(4등급)에 해당하는 자율주행차 기술 테스트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 임시운행은 모빌리티 서비스로 바로 접목될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차를 활용해 호출-탑승-이동-하차-결제까지 이뤄지는 자율주행 기반 택시 서비스를 실생활에 접목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나타났다. ━ 운송 대여 구분 무의미, “여객사업법 재개정” 목소리 일각에선 국토교통부가 여객사업법을 재차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자율주행차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미국 애리조나주는 운전자가 없는 완전자율주행차 호출 서비스의 상용화를 허용한 상태다. 이에 구글 웨이모 2018년부터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웨이모 원’이라는 로보택시(Robo Taxi·자율주행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한쪽에서는 완전자율주행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하고 한쪽에서는 운송과 대여를 나눠 자율주행차 기반 호출 서비스를 막고 있다”면서 “양 법안이 배치되고 있어 재개정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국토교통부의 이 같은 추진 법안 간 배치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미래자동차 산업 발전전략’과도 어긋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10월 미래자동차 산업 발전전략을 내고 2024년까지 완전자율주행을 위한 제도를 도입해 자율주행 택시와 같은 서비스 확산을 목표로 정했다. 국토교통부가 기사가 포함되지 않은 유상운송 서비스를 막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자율주행차와 같은 혁신 기술에 대해선 유상운송이 가능하다는 특례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2020.03.22 16:12

4분 소요
[자율주행 어디까지 왔나] 레벨 4단계 상용화 앞두고 합종연횡 줄 이어

IT 일반

거액 투자한 동맹 연이어 등장… 한국의 자율주행 준비도는 세계 13위 그쳐 자율주행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완성차 회사와 자율주행 기술 기업 등의 합종연횡이 줄을 잇고 있다.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완성차와 부품사,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의 협업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투자 단위가 달라졌다. 그만큼 자율주행 시대가 가까워졌다는 방증이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IHS에 따르면 세계 자율주행차는 2021년 5만1000대에서 2040년 3370만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현재 자율주행 기술도 6단계 중 4~5단계에 근접해 있다. 현대차그룹도 거액을 들여 자율주행 기술 유력 기업인 앱티브와 조인트벤처를 세우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국내 제도와 인프라는 자율주행 시대와 거리가 멀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의 단계를 레벨 0~5의 6단계로 구분한다. 현재 양산차에 탑재된 기술은 레벨 3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레벨 2 수준은 이미 상용화됐다. 현재 완성차 업계에서 내놓은 자율주행차는 레이더와 카메라 센서를 이용해 차선과 주변의 차 등을 인식하고 정해진 속도 범위에서 자동으로 운행할 수 있다. 신호가 없는 고속도로 등에서는 사실상 조작 없이 운전이 가능한 수준이다. 신호를 인식하고 주체적으로 차선을 바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간을 인식해 자동으로 주차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 현재 레벨 3 상용화 단계 레벨 2와 레벨 3 모두 부분적 자율주행이다.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긴 어렵지만 통상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목적지까지 운전자의 개입 없이 운행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러야 레벨 3로 볼 수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차 양산에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아우디가 플래그십 세단인 신형 A8에 양산차 첫 라이다 센서를 장착해 한 단계 진보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미 연구개발 중인 차량으로 레벨 3 수준의 기술을 입증한 사례는 많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2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서울에서 평창까지 190km 구간을 운전자의 개입 없이 주행하는 장면을 시연했다.자동차 업계에서는 2020~2021년쯤이면 레벨 3 단계에 근접한 자율주행차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마커스 쉐퍼 메르세데스-벤츠 승용개발총괄 이사는 올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수개월 후 출시 예정인 신형 S클래스에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현대차도 2020년 3단계 자율주행차 양산을 목표로 잡고 있다.세간의 관심은 운전자 없이 주행 가능한 레벨 4~5의 자율주행 기술이다. 자율주행이 운전자의 편의 외에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려면 운전자가 필요 없는 4단계 이상의 자율주행 수준에 다다라야 한다. 그래야 로보택시로 모빌리티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바꿔놓는 것은 물론, 교통체증을 줄이고 차량의 소유 개념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 안드레아스 헤르만 장크트갈렌대학교 고객통찰력연구소 소장은 저서 에서 “자율주행 기술은 발명되면서부터 독립형 제품이었던 자동차의 본질을 바꿀 혁신적 기술”이라며 “기업은 우리가 파는 상품이 무엇인지를 다시 정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자율주행은 자동차의 본질 바꿀 혁명 현재 여러 나라에서 레벨 4~5 단계의 자율주행차를 시험 운행하고 있다. 내비건트 리서치 평가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은 구글의 관계사 웨이모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공공이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자율주행차 승객 시범 서비스(Autonomous Vehicle Passenger Service Pilot)’라 불리는 테스트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비상상황에 대응할 운전자가 탑승하지만 실제 승객을 실어나르는 시험까지 실시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경기도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의뢰해 자율주행 셔틀을 개발하고 2017년 11월 시험 운행에 성공했다. 다만 아직 정해진 코스만을 주행하는 수준이다.자율주행 기술은 레벨 4~5 단계를 앞두고 주춤하고 있다.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 센서로 주변을 인지해 컴퓨터가 어떻게 행동할지를 판단하는 자율주행차 방식은 지난 10년간 큰 틀에서 변한 게 없기 때문이다. 웨이모는 구글에서 분사하기 이전인 2009년부터 운전자가 위급상황에만 개입하는 형태로 자율주행 테스트를 실시했는데, 지금도 비슷한 방식으로 실험을 하고 있다.기술의 발달은 주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 업체들의 기술력 격차는 지도와 주행 데이터를 축적하고 인공지능(AI)의 판단능력을 고도화해 지연을 최소화하는 데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렇지만 최근 자동차 업체들이 자율주행 기술 업체와 맺은 대규모 계약을 보면 4~5단계의 자율주행 상용화가 먼 미래가 아님을 유추할 수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2000년대 후반부터 자율주행 기술에 관심을 갖고 약한 고리의 기술 협업과 제휴를 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수조원대 금액을 투자해 강한 결속력을 보이는 동맹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회사의 명운을 걸 만큼 큰 규모의 투자를 실시하는 것은 4~5단계 자율주행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현대차그룹이 최근 발표한 미국 자율주행 기술 업체 앱티브와의 조인트벤처(JV) 설립(2020년 예정)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몇년간 오로라 메타웨이브 등 자율주행 관련 기술 업체에 투자해왔지만 이번 JV 설립은 무게가 다르다. 투자 규모만 봐도 차이가 크다. 현대차그룹은 앱티브와 50대 50의 합작법인을 세우기 위해 총 20억 달러(약 2조4000억원)를 출자했다. 현금출자액만 16억 달러(약 1조9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6월 오로라에 투자할 당시 금액은 약 300억원에 불과했다. 앱티브와의 조인트벤처에 투자한 금액은 현대차 시가총액(약 27조6000억원)의 11분의 1 수준이다.투자 금액의 차이는 투자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 오로라에 투자한 기업은 현대차그룹뿐만이 아니다. 유통공룡 아마존을 비롯해 독일 폴크스바겐, 중국 바이톤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미국 FCA(피아트크라이슬러)가 투자하기도 했다. 이들의 투자는 사실상 다리만 걸친 형태다. 이와 달리 앱티브와 설립하는 JV는 현대차그룹과 앱티브가 절반씩의 지분을 갖고 앞으로 개발하는 기술을 독점적으로 공동 소유한다. 앱티브는 현금 출자는 하지 않지만 기업가치의 큰 축을 차지하는 자율주행 관련 핵심 기술과 700명의 연구인력, 4곳의 기술센터 등을 조인트벤처로 이관한다. 앱티브의 자회사인 오토마티카(ottomatika)와 뉴토노미(nutonomy)의 지분도 조인트벤처가 갖는다.앱티브와의 JV 설립으로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로드맵 자체가 달라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JV 설립을 발표한 후 “2022년 말 쯤, 자율주행 시범 운영을 시작하고, 2024년에 (자율주행차를) 본격 양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그의 예상보다 1년 이상 앞당긴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완전자율주행차를 2025~2026년에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완성차 회사의 자율주행 회사 투자는 이뿐만 아니다. GM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자회사인 크루즈가 대표적인 사례다. GM은 2016년 자율주행 기술 개발 스타트업이었던 크루즈오토메이션을 인수한 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기술을 축적했다. 내비건트 리서치 평가에서 지난해 순수자율주행 기술력 2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가 더욱 주목받는 것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주도로 조성한 비전펀드와 일본 자동차 브랜드 혼다도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는 22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고, 혼다는 12년간 27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자율주행 시스템이 유기적이어야 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어느 한 회사가 모두 맡기는 어렵다”며 “특히 AI와 정밀지도 매핑 등은 특히 자동차 업체가 경험하지 못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GM은 자회사를 대상으로 선제적 구조조정을 하는 동시에 크루즈오토메이션을 인수하는 결단을 보여줬는데, 현대차는 오히려 투자가 늦은 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 자회사 구조조정 하면서 자율주행 투자 늘리는 GM 포드와 폴크스바겐도 자율주행 연구기업인 아르고AI에 투자하며 끈끈한 동맹 관계를 맺었다. 폴크스바겐은 최근 포드가 2017년 인수한 아르고AI에 26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포드와 폴크스바겐은 아르고AI을 사이좋게 나눠가지게 됐다.도요타와 우버의 협력관계도 주목할 만하다. 도요타는 지난 4월 덴소·소프트뱅크와 함께 우버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이와 별도로 지난해 8월, 5억 달러를 별도로 투자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와 도요타는 우버와 별도로 공고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모빌리티 전문 조인트벤처 ‘모네 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완성차 업체들은 인텔과 웨이모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인텔은 2017년 17조원을 들여 카메라 센서 부문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가진 모빌아이를 인수했다. 모빌아이는 현재 글로벌 자율주행 관련 부품 시장에서 핵심 중 하나인 카메라 센서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카메라 센서 부문에서 모빌아이의 경쟁력과 인텔의 데이터 처리 능력의 시너지 효과가 최대 강점이다. 다만 인텔이 자동차 업계의 투자를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자율주행 기술력 1위인 웨이모도 마찬가지다. 웨이모는 현재 FCA, 재규어랜드로버, 르노-닛산 등 다양한 완성차 업체와 제휴하고 있지만 연결고리는 그리 탄탄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하는 협업은 더욱 거세지고 광범위해질 전망이다. 단지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레벨 4~5의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면 자동차를 이용하는 개념 자체가 달라진다. 2019 CES에서 아우디는 디즈니와 협업으로 눈길을 끌었다. 아우디는 디즈니와 만든 가상현실(VR) 콘텐트 ‘마블 어벤져스:로켓 레스큐 런’를 공개하고 전시 차량에 탑승한 승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운전자가 없는 시대에 자동차에서의 즐길거리를 개발하는 것까지 자율주행 시대의 연구 분야인 것이다. ━ 도로교통법에 발 묶인 한국 자율주행 다가오는 자율주행 시대의 주도권을 어느 기업이 쥘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실제 자율주행이 이뤄지려면 기술뿐 아니라 제도와 인프라, 법적 정비가 필요한 만큼 각국 정부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하다.현대차와 앱티브는 JV의 본사를 미국 보스턴에 두기로 했다. 연구개발을 위한 인프라와 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사실상 현대차그룹의 투자금액이 미국으로 향하는 셈이기 때문에 한국의 자율주행산업 생태계를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결정이지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자율주행 테스트에 제약이 많아 연구개발이 어렵고 AI 등을 연구할 전문 인력도 부족해 현대차가 미국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KPMG가 자율주행차 도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세계 25개국을 대상으로 평가한 자율주행차준비지수(AVRI)에서 우리나라는 올해 1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0위에서 3계단 떨어졌다.AVRI는 자율주행 트럭과 버스 등 공공영역을 포함해 자율주행차 도입과 운용을 위한 사회와 인프라의 준비 상태를 점수로 평가한 것이다. 정책과 입법, 기술과 혁신, 기반 설비와 소비자 수용성 등 4가지 항목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한국은 4세대(G) 통신망 보급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화성에 지은 자율주행 시험도시 K-City 등이 좋은 평가를 받으며 기반 설비 분야 전체 4위에 올랐지만 정책과 입법에서 16위, 소비자 수용성에서는 19위로 하위권에 속했다. 국내에서는 도로교통법에 따라 모든 차량 운전자가 조향장치와 제동장치 등을 정확하게 조작해야 하고 운전자가 컴퓨터 등을 사용하는 행위도 금지돼 있다. KPMG 관계자는 “한국은 자율주행 최전선에 있는 국가들과 달리 레벨 3 단계의 자율주행 파일럿 운전만 허용하는 규정이 기술 개발의 걸림돌”이라며 “지수 상위 국가들에 비해 입법 과정도 느리다”고 지적했다.전문가들은 15일 발표 예정인 정부의 미래차 관련 육성정책을 지렛대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 자율주행산업 경쟁력을 갉아먹은 측면이 있고 정부 부처 간 역할이 나뉘어져 있어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며 “자율주행 시대를 꿰뚫어보고 산업을 키울 수 있는 정책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소프트웨어에 운전면허 주려는 네덜란드 자동차 업계에선 올해 AVIR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네덜란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주목 받는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해 3월 자율주행차 소유주를 위한 운전면허 발급 방침을 발표했다. 인간이 아니라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를 대상으로 새로운 운전면허 시험을 개발하겠다는 것으로 네덜란드 기업인 로봇튜너(robotTunner)는 이미 2개의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대가 도래할 경우 표준화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는 셈이다.이번 평가에서 2위에 오른 싱가포르는 자율주행 전기버스를 비롯해 택시 등 공공 교통수단을 자율주행화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2020년까지 대학 캠퍼스를 비롯해 몇 개 지역에 자율주행 미니버스를 정식으로 도입할 목표를 잡았다. 싱가포르 정부는 자율주행 도입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부처 내 단일 조직을 설립하는 등 국가 차원의 강력한 추진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3위 노르웨이는 일부 도시에서 소규모 자율버스 서비스를 이미 상용화했다. 34개 사업자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노르웨이는 자율주행차로 적절한 플랫폼인 전기자동차(EV) 보급률이 높아 소비자 수용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2019.10.12 15:02

8분 소요
[전기차 무선충전 시대 열리나] 도로 달리며 충전하는 기술 상용화 눈앞

자동차

독일·일본 완성차 업체 치열한 무선충전 표준 경쟁... 카이스트는 다이내믹 무선충전 시범 운행 무선이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이끌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가 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이유로 첫손에 꼽는 ‘전기차 충전의 어려움’을 선(線) 없는 무선충전으로 해소할 수 있어서다. 무선충전이 상용화하면 전기차 충전은 주차면 바닥에 있는 충전 패드를 통해 이뤄지고, 충전은 차량을 주차면에 대는 것으로 완료할 수 있게 된다. 전기차에 충전케이블을 연결해 30분 넘는 시간 동안 급속충전이 끝나길 기다려야 하는 불편과 충전케이블을 꽂아둔 채 자리를 비워야 해 느끼는 불안도 무선충전에선 없다. 최근에는 도로와 차량 사이에서 전기차 무선충전을 진행, 차량이 달리는 동시에 충전이 되는 ‘다이내믹 무선충전’ 기술까지 개발하고 있다. ━ 전기차 무선충전 시장 연평균 118% 성장 전망 시장조사업체 ‘와테크 에이전시(WhaTech Agency)’는 지난 2월 ‘전기차 무선충전 시장 전망’ 보고서를 내고 전기차 무선충전이 본격적으로 상용화하는 2020년을 기점으로 전기차 무선충전 시장 규모가 2025년 4억700만 달러로 연평균 118%씩 급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선충전의 편리함 덕에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고 다시 전기차 무선충전 시장이 커지는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역시 전기차 무선충전 상용화 시기에 전기차 시장 확대를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 4월 전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가 올해 200만대로 성장하고, 2025년 연간 1100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전기차 무선충전은 전기에너지를 전자기파로 변환해 차량에 보내면 차량이 전자기파를 받아 충전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전자기파 송수신 방법은 크게 ‘자기유도 방식’과 ‘자기공명 방식’으로 나뉜다. 송신부 코일(주차면)에서 자기장을 발생시켜 수신부 코일(차량)에 전기가 유도되는 원리를 이용하는 자기유도 방식이 주로 쓰이고 있다. 송·수신 공명기 간 자기공명 현상을 이용해 에너지를 보내는 자기공명 방식에 비해 에너지 전달 효율이 높고 주차면 바닥과 차량에 송·수신 코일을 설치하는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자기유도 방식에 기반을 둔 3.3㎾·6.6㎾급(완속) 전기차 무선충전은 현재 국제표준 제정을 지나 상용화 단계에 왔다. 6.6㎾급 전력으로 현대자동차 전기차 아이오닉(28㎾)을 무선충전할 경우 약 4시간이 소요된다.전기차는 그동안 충전의 어려움 탓에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발전해왔다. 문제는 배터리 용량이 늘면 차량 가격이 오르고 다시 배터리 충전의 어려움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전기차는 높은 효율과 친환경성에도 소비자가 선뜻 지갑을 열지 않았다. 전기 에너지를 전자기파 형태로 변환해 전선 없이 에너지를 전달, 충전하는 전기차 무선충전이 상용화하면 수시로 충전할 수 있어 배터리 용량을 키우지 않아도 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무선충전 기술을 통해 전기차 충전 편의성이 증대하면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 배터리 용량을 늘릴 필요가 없고 그에 따라 차량 가격도 낮아져 판매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무선충전을 전기차 판매를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무선충전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상용화에선 독일 완성차 업체가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BMW는 지난해 7월 이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인 530e 모델에 무선충전 옵션을 적용해 전기차 배터리 무선충전 장비를 제공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주차면에 무선충전 패드를 깔고 전기차가 무선충전 패드 범위 안에 들어오면 무선충전이 이뤄지는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에 나섰다.이에 맞서 도요타·닛산·혼다 등 일본 완성차 업체는 자기장 기반의 무선충전 기술을 개발하는 미국 업체 와이트리시티와 손잡고 전기차 무선충전 국제표준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도요타와 와이트리시티는 국제전기표준(IEC) TC69 WG7 61980로 등록된 전기차 무선충전 국제표준을 주도하고 있다. 국제표준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독일 완성차 업체가 퀄컴과 전기차 무선충전 상용화에 쓴 기술은 참고 자료로 등록된 데 그쳤다. 김제우 카이스트 와이파워 대표이사는 “현재 IEC 61980은 국제표준 초안 단계이며 2020년 국제표준 제정을 목표로 기술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일본 완성차 업체는 자사가 추진하는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세우고 표준 적용 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전기차 무선충전 기술 개발이 늦은 국내 완성차 업체 현대차는 지난해 4월 와이트리시티의 무선충전 기술을 공유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하고 무선충전 기술 효율성을 높이는 이른바 ‘저주파 안테나 기반 무선충전 위치정렬’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무선충전 이전 차량에 부착된 수신 측 충전패드와 무선충전 인프라에 설치된 송신 측 충전패드 간에 정확한 위치정렬을 이끌어 무선충전의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렬이 정확히 이루어져야만 무선충전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데 착안, 무선충전 시설과 전기차 사이의 거리 및 틀어짐 정도를 판별해 무선충전 시설 위치에 정확히 주차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IEC 61980 국제표준 제정 과정에 함께 논의되고 있고 와이트리시티 기술이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인 만큼 현대차 기술과 상호보완 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 ‘다이내믹 무선충전’ 진화하는 전기차 무선충전 주행 중인 차량과 도로 사이에서 무선충전이 이뤄지는 ‘다이내믹 무선충전’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특히 차량과 충전 매개체 사이에 거리가 멀어져도 충전이 가능한 자기공명 방식의 무선충전 기술이 곧 개발돼 배터리 방전 걱정 없이 운전할 수 있는 기술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현재 상용화가 진행 중인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의 90%는 송신부 코일에서 자기장을 발생시켜 수신부 코일에 전기가 유도되는 원리를 이용해 전력을 전달하는 자기유도 방식이다. 자기공명은 송수신기가 동일한 공명 주파수를 이용해 무선으로 전력을 전송하는 방식이다. 자기유도에 비해 전송효율이 낮지만, 에너지 전송 거리가 길다는 장점이 있다. 자기공명에 기반해 다이내믹 무선충전 국제표준을 주도하고 있는 카이스트는 현재 다이내믹 무선충전 시범운행 단계에 접어들었다.특히 전기차 무선충전은 전기차 시장 확대의 촉매 역할을 넘어 완전자율주행차로 가기 위한 필수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사람의 조작 없이 도로를 달리고 서며, 장애물을 피하는 자율주행 단계에서 완전자율주행은 스스로 충전하고 달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형준 경북테크노파크 무선전력전송기술센터 선임연구원은 “자율주행차는 스스로 달리기 전에 스스로 충전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이 당장은 전기차 충전 편의를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완전자율주행차를 위한 기술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9.04.27 17:04

4분 소요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MAGAZINE

MAGAZINE

1781호 (2025.4.7~13)

이코노북 커버 이미지

1781호

Klout

Kl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