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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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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한 자율주행 꿈…현대차그룹 ‘밀고’ 스타트업 ‘당긴다’

자동차

인공지능(AI)과 센서 기술의 결합으로 탄생하는 ‘자율주행’은 미래 자동차 업계의 ‘꽃’이자 ‘핵심 먹거리’로 평가받는다. 이를 증명하듯 국내 완성차업계들은 앞다퉈 자율주행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선두는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강행하는 등 미래 먹거리 선점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그룹은 미국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율주행’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모셔널의 파트너사인 앱티브의 보유 지분 일부를 매입할 방침이다. 모셔널의 전체 유상증자 규모는 6630억원으로 ▲현대차 3450억원 ▲기아 1860억원 ▲현대모비스 1320억원을 각각 분담한다.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현대차그룹은 모셔널 지분 약 66.8%를 확보할 수 있다. 모셔널은 지난 2020년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부품업체 앱티브와 함께 설립한 자율주행 합작 법인이다. 지난해 말 미국에서 우버·리프트와 함께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 5 기반 무인 로보택시 사업을 개시한 바 있다.모셔널의 수년에 걸친 기술개발과 엄격한 시험 절차를 통해 탄생한 아이오닉5 로보택시는 차량에 탑재된 센서(LiDAR, 레이더 및 카메라의 조합)를 통해 급변하는 도로 환경에서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케 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6년 미국 로보택시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이번 모셔널 유상증자는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시장을 바라보는 장기적 관점의 일환이다.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함과 동시에 앱티브가 손을 떼는 지금이 사업 확장의 적기라고 판단한 셈이다.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총 18조원을 투자, 모셔널 외에도 꾸준한 자율주행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중국 커넥티드 차량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바이두와 업무협약을 맺고 자율주행까지 협력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자율주행 분야 선두 업체 수준을 확보할 방침”이라며 “모셔널은 그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I 활용한 ‘자율주행’의 꿈, 스타트업도 돕는다다양한 스타트업도 AI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중 AI 기반 영상 인식 소프트웨어 개발사 스트라드비젼의 핵심 기술 ‘에스브이넷’(SVNet) 기술과 레이더 솔루션 스타트업 비트센싱의 ‘4D 이미징 레이더’가 자율주행 기술 관련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에스브이넷은 초경량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딥러닝 기반 비전 인식 기술 카메라다. 에스브이넷은 AI 기술을 활용해 차량의 카메라로 들어오는 영상을 분석한다. 즉 주변 차량이나 보행자와 함께 차선 및 신호등과 같은 도로 위의 환경을 인식하는 소프트웨어인 셈이다. 스트라드비젼의 에스브이넷은 객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딥러닝’을 활용해 객체 인식의 정확도를 향상했다. 비교적 계산 단계가 적은 머신러닝 대신 딥러닝을 통해 영상을 처리한 기업은 스트라드비젼이 최초다.스트라드비젼은 2019년 전 세계 딥러닝 기술 기반 스타트업 중 최초로 유럽 오토모티브 스파이스 케이퍼블리티 레벨 2(ASPICE CL2) 인증을 획득했다. 아울러 ▲프로스트 앤 설리번의 ‘2022 글로벌 기술 혁신 리더십 어워드’ ▲‘오토센스 어워드 2021-2022’ 객체 인식 부문 2년 연속 최고상 ▲‘2020 AVT ACES 자율주행 차량 혁신상’ 수상과 함께 ▲자동차 기능안전표준 ‘ISO 26262’ 인증 등 업계 전문가들을 통해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이와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트라드비젼은 자율주행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19년 중국의 장안자동차와 차량용 객체 인식 소프트웨어 첫 양산에 성공하는 등 현재까지 전 세계 13개 자동차 제조사, 50개 이상 차종에 스트라드비젼의 소프트웨어 에스브이넷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스트라드비젼은 지난해 말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기술평가 전문 기관으로부터 모의 기술성에 대한 평가로 A등급을 받아 올해 2024년 하반기에는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을 확장하는 단계를 뜻하는 시리즈 C까지의 총 누적 투자 금액은 1558억원 규모다. 국내·외 주요 투자자 및 고객사로는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LG전자 ▲미국 자율주행사 앱티브(Aptiv) 등이 있다. 해외 시장에서는 ▲장안자동차 ▲르네사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엔비디아 ▲소시오넥스트 등 글로벌 단일 칩 시스템(SoC) 제조사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스트라드비젼 관계자는 “최종 목표는 최첨단 AI 기술을 자동차에 도입해 전체 업계에 혁신을 가져오는 것”이라며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완벽하게 보장하는 AI 소프트웨어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일반 대중도 최첨단 기술의 혜택을 누리고 일상생활에서 더욱 안전한 주행 환경을 경험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 핵심 장치 중 하나인 ‘레이더’(RADAR)로 승부수를 띄운 스타트업도 있다. 레이더 솔루션 스타트업 비트센싱이다. 이들이 개발한 기술은 ‘4D 이미징 레이더’다. 자동차의 자율주행 기능을 보조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수행한다. 4D 이미징 레이더는 입체(3D)적으로 사물을 인식함과 동시에 속도와 같은 정보도 얻을 수 있어 4D(4차원)라는 이름이 붙었다.현재 자율주행차에는 주변 정보 인식을 위해 ‘라이다’(Lidar)라는 장비가 탑재된다. 라이다는 고출력 레이저 빛을 쏜 뒤 그 빛이 물체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물체 간 거리와 형태를 파악한다. 라이다는 이를 활용해 주변 지형과 물체 형상을 센티미터 단위로 파악이 가능해 자율주행 안전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다만 라이더의 경우 개당 5000만원을 호가하는 높은 가격과 날씨 영향 등으로 당장 양산차에 적용되기는 어렵다. 이로 인해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자동차에는 일반 레이더 센서나 카메라가 활용된다. 대표적인 테슬라의 자율주행(오토파일럿)이다. 테슬라도 비싼 라이다 대신 저렴한 카메라와 레이더를 이용해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했다.4D 이미징 레이더는 전자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레이더와 같다. 이에 더해 물체에 반사돼 돌아오는 전자파의 정보를 이미지로 바꿔 인식할 수 있어 단순 레이더와 비교했을 때 사물을 훨씬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 아울러 300m 거리까지 지형 지물의 높낮이 등을 인식함과 동시에 인공지능(AI)을 통해 전방의 물체가 사람인지 사물인지 등도 파악한다. 가격은 라이다의 20분의 1 수준이다. 비트센싱은 최근 3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기존 투자자인 HL만도가 후속 투자했다.신규 투자자로는 ▲한국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우리금융캐피탈 ▲라이프자산운용 ▲삼천리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총 누적 투자액은 630억원이다. 비트센싱 관계자는 “이번 투자 유치를 바탕으로 연구 개발(R&D) 역량 강화와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 함으로서 전략적인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4.07.22 07:00

5분 소요
LG이노텍, 지난해 4Q 영업익 1700억…전년比 60.4% 급감

산업 일반

#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4% 감소했다고 25일 밝혔다. 매출은 6조5477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4.4% 증가했다.연간 기준으로는 1조271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2019년부터 4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6% 늘어난 수치다. 매출은 19조589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1.1% 늘었다. 카메라·3D센싱모듈 등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사업이 실적 성장을 이끌었고, 반도체 기판 등을 공급하는 기판소재사업과 전기차 및 자율주행 부품을 판매하는 전장부품사업이 매출 확대를 뒷받침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4분기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중국의 봉쇄조치에 따른 주요 공급망의 생산차질,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TV/PC/스마트폰 등 IT수요 부진, 원달러 환율의 하락 등 여러 악재로 수익성이 둔화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그럼에도 고객사 신모델향스마트폰용 고성능 카메라모듈 공급이 증가했다”며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관련 수요가 확대되며 DC/DC 등 전기차용 파워, 조향용 모터 중심으로 공급이 늘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사업부문별로 보면 광학솔루션사업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광학솔루션사업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조63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이는 LG이노텍 전체 매출의 86%에 달하는 수치다. 고객사 신모델향 공급이 본격화하며 스마트폰용 멀티플 카메라모듈, 3D센싱모듈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기판소재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391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방산업인 TV와 PC, 스마트폰 등 IT 수요 부진과 연말 고객사 재고조정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전방산업 수요 침체 시 고객사는 기존에 확보하고 있는 재고를 우선 소진하고 새로운 부품을 주문하지 않는다. 공급사 입장에서는 주문이 줄어 부품 판매가 감소한다. 전장부품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45%, 전분기 대비 11% 증가한 421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관련 수요가 확대되며, DC/DC 등 전기차용 파워와 조향용 모터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 6분기 연속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LG이노텍은 제품/고객 구조의 정예화,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역량 강화, 플랫폼 모델(커스터마이징을 최소화하는 범용성 제품)중심의 개발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2023.01.25 16:39

2분 소요
LG이노텍, 내년 CES서 전기차·자율주행차 혁신 제품 공개

산업 일반

LG이노텍이 글로벌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3’에서 처음 오픈 부스를 마련하고 내년 1월 전기차·자율주행차 전장부품 관련 신제품을 공개한다고 15일 밝혔다. LG이노텍은 그 동안 고객사만 초청해 제품을 소개하는 비공개 전시 형태로 CES에 참가해왔다. 일반인 대상으로 부스를 꾸려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LG이노텍이 이번 전시를 통해 전기차(EV)·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provider)’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CES에서 LG이노텍은 ‘미래를 여는 혁신의 시작(LG Innotek Where Innovation Starts)’이라는 콘셉트로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첨단 운전자지원 시스템(ADAS)용 카메라모듈, 차량 실내(In-cabin)용 카메라 및 레이더(Radar)모듈, 센서 퓨전 솔루션, 라이다(LiDAR) 솔루션, 차량과 스마트폰 연결 안정성을 최적화한 5G-WiFi 콤보 모듈 등 자율주행 레벨 상향에 따라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자율주행차용 전장부품이 공개된다. DC-DC 컨버터, 충전용 통신 컨트롤러(EVCC) 등 전기차용 부품도 이번 전시회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전장부품 경량화를 위해 LG이노텍이 독자 개발한 무선 배터리 관리시스템(Wireless BMS)도 CES에서 처음 선보인다. 확장현실(XR) 구현에 필수인 3D 센싱모듈, 디스플레이 어셈블리 등 LG이노텍이 고성능 광학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메타버스 관련 신제품도 있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LG이노텍은 ‘더 편리하고 안전한 미래를 여는 혁신 기술 개발’이란 일념으로 글로벌 소재·부품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며 “차세대 혁신기술을 대중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이번 CES는 LG이노텍이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2022.12.15 13:50

2분 소요
퓨런티어, 상장 첫날 10% 강세에 유안타증권 MTS 또 먹통

증권 일반

카메라 모듈 관련 자동차 장비 전문기업인 퓨런티어가 코스닥시장 입성 첫날 강세다. 퓨런티어는 23일 오전 11시 4분 기준 시초가(3만원)보다 10.67%(3200원) 오른 3만3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공모가인 1만5000원보다 121% 높은 수준이다. 장 초반 퓨런티어는 공모가 2배에서 시초가를 형성한 뒤, 30% 상승한 3만9000원까지 올라 ‘따상’에 성공했지만 이후 하락하고 있다. 퓨런티어는 2009년 5월 설립돼 자율주행차 센싱카메라 조립과 검사 공정에 사용되는 주요 장비를 개발·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6.3% 증가한 220억5900만원, 영업이익은 9억600만원을 기록했다. 앞서 퓨런티어는 지난 7~8일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전체 신청 수량의 95.4%가 상단 가격으로 제시돼 공모 희망밴드(1만1400~1만3700원)를 초과한 1만5000원에 공모 가격이 결정됐다. 기관 의무보유확약률은 11.08%다. 지난 14~15일 진행된 일반투자자 공모 청약에서는 청약증거금 8조422억원이 몰렸다. 한편 투자자들의 주문이 몰리면서 이날 퓨런티어 상장 주관사인 유안타증권의 MTS(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와 HTS(홈트레이딩시스템)의 접속 지연으로 거래에 불편을 겪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상장날 한때 주문 폭주가 발생하면서 주문 지연이 나타났다”며 “현재 지연 현상은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홍다원 기자 hong.dawon@joongang.co.kr

2022.02.23 11:33

1분 소요
퓨런티어 공모주 청약 경쟁률 2680대 1, 이틀 간 8조원 몰려

증권 일반

코스닥 상장을 앞둔 퓨런티어가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에서 26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1500대 1이 넘는 기관투자자 청약에 이어 일반투자자 청약에서도 흥행을 이어갔다. 16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 14~15일 양일간 진행한 퓨런티어의 일반 공모 청약 경쟁률이 2680.73대 1로 집계됐다. 청약 증거금은 8조422억원이 모였다. 일반 공모 청약자에 배정되는 주식 수는 전체 공모 물량(160만주)의 25%인 40만주이지만, 최종 집계된 청약 수량은 10억7229만주에 달했다. 이에 따라 균등배정으로 1주도 받지 못하는 청약자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퓨런티어는 지난 7~8일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전체 신청 수량의 95.4%가 상단 가격으로 제시돼 공모가를 희망밴드(1만1400~1만3700원) 상단 가격을 초과한 1만5000원에 결정됐다. 퓨런티어의 공모가 기준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은 1195억원이다. 기관 의무보유확약률은 11.08%다. 오는 2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퓨런티어는 2009년 설립된 카메라 모듈 관련 자동화 장비 전문기업이다. ‘액티브 얼라인’, ‘듀얼 얼라인’ 등 자율주행차 센싱 카메라 조립과 검사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를 개발·공급한다. 고객사로는 삼성전기, 현대모비스, 앱티브(미국) 등이 있다. 최근엔 자율주행차의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가동에 필요한 핵심 장비 라이다(LiDAR) 센서 제조에 필요한 장비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라이다는 물체에 레이저를 발사한 후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으로 거리와 위치를 측정하는 기술이다. 자율주행 레벨4 적용 차량에 활용되며, 한국은 오는 2024년 레벨4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계획 중이다. 증권가에선 퓨런티어의 상장 후 주가 흐름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최재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부터 자율주행 레벨4 적용 차량 생산 및 주요 고객사들의 ADAS 및 센싱카메라 CAPA(생산설비) 증설에 나서면서 퓨런티어의 실적도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구조적 성장이 전망되는 자동차 카메라, 라이다(LiDAR) 시장에서 퓨런티어는 독점적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라며 “상장 직후 유통 가능 주식 물량도 전체의 24.5%로 적은 수준이라 투자 매력이 있다”고 짚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1@joongang.co.kr

2022.02.16 17:25

2분 소요
냉기 흐르는 2월 IPO 시장…도전장 내민 공모주 9개사 어디

증권 일반

지난 1월 증시 급락으로 주식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2월에만 총 9개 중소형 기업이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 나선다. 지난달 약세장에서도 114조원의 증거금을 끌어모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뛴 뒤 상한가)’에 성공한 케이옥션 등 양호한 기록을 낸 공모주가 다수 있는 만큼 2월 공모 청약 주자들의 성적표에도 관심이 쏠린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월 둘째 주 법인보험대리점(GA) 인카금융서비스와 화장품 원료 개발 업체 바이오에프디엔씨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일반 공모 청약에 나선다. 두 기업은 지난달 말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했다. ━ 인카금융 7~8일, 바이오에프디엔씨 9~10일 코넥스 상장사인 인카금융서비스의 일반 공모 청약은 오는 7~8일 진행된다. 2007년 설립된 인카금융서비스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 및 분석해 소비자에게 추천하는 법인보험대리점(GA)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592개 지점을 보유 중이다. 앞서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선 경쟁률이 13.69대1에 그치는 부진한 성적을 냈다. 이에 따라 최종 공모가는 희망 범위(2만3000~2만7000원)를 밑도는 1만8000원으로 정해졌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925억원 수준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코스닥으로의 이전상장 예정일은 이달 16일이다. 바이오에프디엔씨의 일반 공모 청약은 오는 9~10일 진행된다. 2005년 설립된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식물세포 기반 화장품 원료를 개발하는 회사다. 지난해 11월엔 유전자교정 전문기업 툴젠의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을 바이오 의약품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74.01대 1로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최종 공모가는 희망 범위(2만3000~2만9000원) 상단에 가까운 2만8000원으로 확정했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2445억원 수준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DB금융투자다.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이달 21일이다. ━ 퓨런티어 14~15일, 스톤브릿지 15~16일 2월 셋째 주엔 4개 기업이 일반 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첫 타자는 퓨런티어로 오는 14~15일 진행한다. 2009년 설립된 퓨런티어는 자율주행차 전장 카메라 조립 및 검사장비 전문기업이다. ‘액티브 얼라인’, ‘듀얼 얼라인’ 등 자율주행차 센싱카메라 공정장비를 개발했으며, 삼성전기와 앱티브 등에 납품 중이다. 기관 수요예측은 오는 7~8일로 예정돼있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1만1400~1만3700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908억∼1091억원 수준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와 유안타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밴처캐피탈 스톤브릿지벤처스의 일반 공모 청약은 오는 15~16일 진행된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2017년 스톤브릿지캐피탈(현 에프브이홀딩스)의 벤처캐피탈 사업 부문이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청산된 벤처펀드 운용사 중 가장 높은 수익을 낸 곳으로, 크래프톤과 직방, 펄어비스 등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9000~1만500원이다. 이달 9∼10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1890억원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KB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이 밖에도 2005년 설립된 운동 및 경기용구 제조업체 브이씨가 스톤브릿지벤처스와 같은 날(15~16일) 일반 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1만5000~1만9500원, 기관 수요예측은 이달 10~11일 이틀간 진행한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1996년 설립된 풍원정밀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의 핵심 소재인 오픈 메탈 마스크를 제조하는 업체다. 오는 17~18일 일반 공모 청약을 받는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1만3200~1만5200원이다. 최종 공모가는 10~11일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결정된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대신증권이 맡았다. ━ 비씨엔씨 21~22일, 모아데이타 25·28일 2월 넷째 주 일반 공모 청약을 받는 기업은 3곳이다. 우선 반도체 장비 부품 전문기업 비씨엔씨와 진단검사 플랫폼 업체 노을이 오는 21~22일 동시에 일반 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각각 상장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2003년 설립된 비씨엔씨는 쿼츠, 실리콘, 세라믹 등의 신소재를 활용한 반도체 장비용 부품을 자체 개발 및 생산해온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에 납품하는 한편 미국과 일본, 대만 등지로의 수출도 진행하고 있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9000~1만1500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1400억원 수준이다. 또 2015년 설립된 노을은 융복합 체외 진단 플랫폼을 주력으로 하는 연구개발업체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1만3000~1만7000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355억~1772억원 수준이다. 2월 마지막 공모 청약 주자는 모아데이터로 이달 25일과 28일 양일간 청약을 받는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하나금융투자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2만4000~2만8000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292억~1508억원 정도다. 2014년 설립된 모아데이타는 인공지능(AI) 기반 ICT 시스템 이상탐지 및 예측용 장비를 만드는 업체다.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 입성을 준비 중이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1@joongang.co.kr

2022.02.06 09:00

3분 소요
[증시이슈] 애플 주가 '날자' LG 이노텍 '뛰었다'

증권 일반

애플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자, 국내에서 LG이노텍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내년 아이폰 신제품 출시로 인한 수익성 확대가 반영됐고, 장기적으로는 애플의 신사업 확대에 따른 성장 가능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4.1% 상승한 30만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증권가에서 LG이노텍을 대표적인 ‘애플 수혜주’로 꼽자 1개월 동안 주가가 40% 상승했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과 3D 센싱모듈, 전기장치 부품, 반도체 기판 등 스마트기기의 핵심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애플은 LG이노텍의 주 고객사다. 공급망 최상단에 있는 애플이 메타버스와 자율주행차 등 신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자, LG이노텍의 고부가 부품 공급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내년 하반기 메타버스를 구현할 XR(확장현실) 헤드셋 공개를 앞두고 있고 2025년에는 애플카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출시할 XR헤드셋은 메타버스 구현의 필수인 하드웨어로, 향후 스마트폰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팀 쿡 애플 CEO는 다음 세대 아이폰으로 AR(가상현실)을 제시하며 10년 내 AR이 아이폰을 대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애플카 역시 2025년 베일을 벗을 예정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애플카에 탑재될 자율주행 시스템의 핵심 프로세서 개발을 끝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의 조율 작업도 완료돼 향후 4년 내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를 2025년에 출시할 전망이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내년 하반기 XR 기기를 출시할 가능성이 나온다”며 “현존하는 제품 대다수와 달리 애플은 공간 인식의 완성도를 높인 비행시간거리측정(ToF) 카메라를 다수 채용할 것으로 예상돼 LG이노텍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1.12.09 17:20

2분 소요
[‘보스턴다이내믹스’ 품은 현대차의 로보틱스 드라이브] 상용화 나서는 최고 기술업체 인수, 자율주행·UAM 시너지 기대

산업 일반

개인 돈 투자한 정의선의 자신감… 지배력 강화 ‘총알 확보’로 이어질까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결정하며 평가한 기업가치는 1조2000억원에 달한다. 1997년 기아자동차 인수와 비견될 만큼 큰 딜이다. 그만큼 현대차그룹의 ‘미래’에 있어 중요한 딜이란 이야기다. 매출이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한 기술기업 인수합병(M&A)으로는 전 세계에서도 역사에 남을만한 규모다.현대차그룹의 빅딜이 낳을 결과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투자 규모가 큰 만큼 우려 시선도 나오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미래 사업에 대한 철저한 구상에 따른 결정이라고 평가한다.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 인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그룹 미래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도심항공모빌리티),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며 “그 안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딜은 미래사업의 20%를 차지할 ‘로보틱스’ 분야의 동력을 마련했다는 첫 번째 의미가 있다. ━ 단숨에 ‘로보틱스’ 글로벌 키플레이어 등극 정 회장은 그 후 약 1년이 지나 자타공인 글로벌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품에 안았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그간 유튜브를 통해 압도적인 기술력을 선보였고,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졌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선보인 로봇들은 산업계 기술의 최고 정점으로 칭송받아왔다.이 회사를 품은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로봇 시장을 장밋빛으로 바라본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2017년 245억 달러 수준의 글로벌 로봇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22%를 기록해 올해 444억 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급변하는 경제·사회적 흐름에 따라 올해부터 성장폭이 한층 가팔라져 2025년까지 연평균 32%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5년에는 1772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된다는 얘기다.물론 로보틱스 사업에서 5년 안에 유의미한 이익을 남긴다는 단기적인 그림은 아니다. 현대차는 최근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로보틱스 분야에 있어 2025년까지를 ‘투자 확대를 통한 사업기반 구축’ 시기로 잡았다. 수익성 확보는 2025년 이후가 된다는 얘기다.이 계획과 현대차그룹의 로봇산업 전망을 살펴보면 로보틱스를 통해 집중할 게 어느 곳인지 나타난다. 현대차는 올해 444억 달러 규모의 로봇 시장 중 72.3%(321억 달러)가 ‘제조로봇’과 ‘물류로봇’에 집중돼 있다고 봤다. 서비스로봇 비중은 27.7%(123억 달러) 수준에 머물었다. 하지만 2025년엔 전체 시장의 46%(805억 달러)가 서비스로봇에 집중될 것이란 게 현대차의 전망이다. 이는 결국 ‘서비스 회사로 변모한다’는 현대차그룹의 방향성과 일치한다.중장기적인 계획이기 때문에 이번 인수의 효과에 대한 우려의 눈초리도 있다. 우선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에 대한 의심이다. 이 회사가 그동안 선보인 눈부신 퍼포먼스들이 어떤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사실상 매출 제로 상태로 막대한 자금을 소요하며 운영돼왔다. 지난해 매출액은 30억원, 당기순손실은 1121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3분기까지는 누적 매출액 91억원, 당기순손실 65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로봇이 보인 퍼포먼스는 놀라웠지만 운행가능한 시간은 극도로 짧았고, 가격은 비쌌기 때문에 상용화는 먼 일로 여겨진다. 여기에 이 회사가 구글과 소프트뱅크를 거쳐 온 회사란 점은 의구심을 더 키웠다.하지만 이런 시선에 대해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구글이나 소프트뱅크에 비해 제조·물류 비중이 높기 때문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활용도가 앞선 두 업체에 비해 높을 것”이라고 봤다.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이제 상용화 단계에 집중하고 있다. 마이클 패트릭 페리 보스턴다이내믹스 사업개발담당 부사장은 미국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가 발행하는 전문매체 IEEE 스펙트럼과의 최근 인터뷰에서 “2018년 이후 우리는 상업적인 조직으로 전환했다”며 ‘상업화’에 대한 의지를 천명했다.최근 이 회사가 개발하고 있는 로봇들을 보면 이런 흐름이 명확하게 나타난다.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의 극치를 보여줬던 아틀라스와 달리 이 회사의 최근 포트폴리오 ‘픽(Pick)’과 ‘핸들(Handle)’은 명확한 목표를 가진 특화 로봇이다. 지난해 선보인 픽은 물건을 집고 옮길 수 있는 물류용 로봇이며, 핸들 역시 바퀴가 달려 직접 물건을 들고 목적지까지 자율적으로 이동하는 기능에 특화돼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그간 개발한 기술력을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하는데 나서기 시작했단 얘기다.‘상용화’를 겨냥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입장에서도 세계 굴지의 완성차 회사인 현대차그룹의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대차는 완성차업계 중에서도 대량 생산과 비용 효율화 측면에선 최정상의 능력을 가졌다. 페리 부사장은 “제조·건설·물류 등 우리가 목표로 하는 많은 산업을 이해하는 파트너와 결합하면 우리의 제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로봇 양산을 시작함에 따라 현대차의 제조에 대한 전문지식이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센싱·제어·IoT·AI 기술 집약된 로보틱스 로봇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작업이나 조작을 자동적으로 하는 기계 장치’를 뜻한다. 자율주행차는 기본적으로 ‘로봇’에 가깝다. 이런 관점에서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은 뚜렷해진다.두 번째 효과는 미래사업의 80%인 자율주행, UAM 사업의 고도화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보유한 핵심 기술들을 따져보면 크게 ▶센싱(인지) ▶제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으로 나눌 수 있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다른 미래사업 포트폴리오 ‘자율주행차’와 ‘UAM’에도 해당된다. 모두 환경의 변화를 정확히 인지해, 정확한 판단을 내리고, 이에 따른 정밀한 구동으로 대응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각 분야에서 기술적 진보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체계적인 로봇 연구 시스템, 로봇 분야의 세계적인 우수 개발 인력 및 노하우 등이 현대차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사업 역량과 결합해 시너지가 극대화되고, 첨단 기술 선도 업체로의 브랜드 이미지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배경이다.물론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얼마나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느냐에 따라 시너지 효과에는 큰 차이가 생길 수 있다. 폐쇄적인 것으로 알려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문화는 현대차그룹이 기술에 대해 얼마나 접근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기 어렵게 한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술기업의 특성상 핵심인력들의 잔류가 필수이기 때문에 인수 후 통합 과정(PMI)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실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뒤에도 독자적인 경영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외신 인터뷰를 통해 나타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반응은 기대를 갖게 만든다. 페리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은) 우리와 함께 다양한 방향성을 공유하는 똑똑하고 재능 있는 로보틱스 팀을 가지고 있다”며 “자율 주행과 관련된 많은 것들이 스팟과 핸들의 자동화와 관련된 DNA를 공유한다”고 말했다.시너지는 비단 미래사업 영역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송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인지·판단·제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현대차·현대모비스에 긍정적이며, 현대글로비스에는 단기적으로 빠른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딜에서 10%의 인수자금을 낸 물류회사 현대글로비스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로 ‘물류 자동화’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 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앞서 지난 8월 국내 로봇업체 트위니와 MOU를 체결하는 등 물류 자동화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 ━ 개인 지분 투자한 오너, 경영능력 입증할까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정의선 회장의 개인 자금이 투입됐다는 점에서다. 정 회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에 자신의 사재 2400억원을 투입, 지분 20%를 가졌다. 업계에선 정 회장의 지분 매수가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평가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성공한다면 정 회장은 자신의 경영능력을 입증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회사 지배력을 갖출 ‘총알’을 확보하게 된다.일각에선 정 회장의 지분투자가 공정거래법상 ‘사업기회 유용’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경제개혁연대는 “계열회사가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지분 80% 전부를 인수하지 않고, 그 일부를 정의선 회장 개인이 인수하도록 한 것은 해당 회사 및 현대자동차그룹의 사업기회를 유용한 것으로 볼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며 이런 선택의 이유와 의사결정 과정의 적법성에 대해 질의했다. 정 회장이 투자한 지분을 계열사들이 사들였다면 미래에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지 않겠냐는 가정에서의 주장이다.다만 업계에선 이번 인수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계약 완료 후에도 20%의 지분을 갖게 되며, 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를 현대차그룹에 되팔 수 있는 ‘풋 옵션’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풋 옵션이 존재한다는 것은 소프트뱅크는 남은 지분까지 팔기를 원했다는 것이며, 이는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60%의 지분만을 원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결국 정 회장의 투자가 그룹 계열사의 추가 투자 여력을 봉쇄했다는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 셈이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2020.12.26 10:58

6분 소요
[전운 짙어진 스마트카 시장] 국내선 삼성·현대차·LG ‘新삼국지’ ... 해외선 IT·완성차 공룡 ‘춘추전국시대’

자동차

summary | 삼성이 스마트카를 내세워 자동차 사업에 사실상 다시 뛰어든다. 삼성이 영역을 넓힌 것은 I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카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삼성·현대차·LG가 상생의 경쟁구도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삼성이 스마트카를 내세워 자동차 사업에 사실상 다시 뛰어든다. 삼성은 차량에 들어가는 각종 정보기술(IT) 장비를 뜻하는 전장(電裝)사업에 초점을 맞췄지만, 궁극적으로는 스마트카 시장에 본격 도전장을 내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환위기 여파로 지난 2000년 르노자동차에 삼성자동차를 넘기며 시장에서 철수한 지 15년 만의 일이다. 삼성전자는 12월 9일 조직을 개편해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신임 사업팀장에 박종환(55) 부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반도체·스마트폰·가전으로 구성된 기존 3대 사업축에 ‘스마트카’를 더한 것이다. 전장사업팀은 반도체·디스플레이와 같은 부품사업을 관장하는 권오현(63) 삼성전자 부회장 직속으로 꾸려 무게감을 실었다. 삼성SDI도 이날 자동차용 배터리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배터리 소재센터’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삼성이 영역을 넓힌 것은 IT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카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5~6년 전만 해도 스마트카는 위성항법장치(GPS) 기술을 활용한 자동차를 의미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최근에는 첨단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시스템이 탑재되고, 고도의 센싱기술을 활용해 자율주행까지 가능한 자동차의 개념으로 바뀌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현재 35% 수준인 자동차의 전장부품 비율이 2020년 5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자율 주행 자동차’와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는 대표적인 스마트카다. 특히 자율 주행 자동차는 스마트카 관련 기술의 총아로 꼽힌다. 이 차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센서로 지형지물을 파악하고 달린다. 사람이 직접 운전할 필요가 없는 만큼 차량 주행 중 탑승자는 휴식을 취하거나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 사람이 아예 타지 않는 무인 항공기와 달리 자율 주행 자동차는 운전자가 필요없을 뿐 차량 내 탑승자가 승차하는 게 일반적이다. ‘무인차’로도 불리지만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구글은 이미 2009년부터 도로에서 자율 주행차 주행 시험을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올해 초 자율 주행차인 ‘F015’를 선보였다. ‘커넥티드 카’는 무선 인터넷을 기반으로 외부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받을 수 있는 차를 말한다. 전기와 모터로 달리는 전기차도 스마트카로 분류된다. 전기차는 그 자체가 커다란 디지털 제품이어서다.차량의 안전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는 세계 자동차·IT 업체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만일 스마트카 시스템이 다운되면 이는 그대로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외부 네트워크와 연결된 상태에서라면 해킹 등을 통해 주행 중인 차의 시동을 켜거나 끄는 일도 가능하다. 차량 제어권을 빼앗긴단 얘기다. 실제 지난 8월 테슬라의 모델S는 외부 해킹으로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상황이 발생했다.삼성은 스마트카를 미래 신수종사업으로 보고 삼성전자(시스템과 반도체)와 삼성SDI(배터리)·삼성전기(카메라 등 부품)·삼성디스플레이(디스플레이)를 통해 사업 진출을 위한 준비작업을 벌여왔다. 예컨대 센서와 같은 첨단 동작 인식 장치가 필수적인 자율주행 자동차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스마트카의 핵심 부품 사업에서 삼성은 이미 세계 톱 랭크 기업이다. 뇌에 해당하는 반도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배터리·카메라 등은 모두 삼성의 주특기다. 자동차에 응용할 수 있는 전자 기술도 많다. ━ 15년 만에 자동차 사업에 재진출 예컨대 연비 향상 보조장치에 사용하는 ‘인버터’와 전동컴프레서 등은 이미 냉장고·에어컨·세탁기 등에 적용하는 기술이다. 각종 차량 제어·관리시스템은 스마트폰에 탑재한 기술과 비슷하다. 이미 주요 계열사는 다양한 분야의 자동차 전장부품을 생산해 주요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그간 GM의 댄 애커슨 회장, 일본 도요타의 도요타 아키호 회장, 폴크스바겐의 마르틴 빈터코른 최고경영자(CEO), 포드의 앨런 멜러리 회장 등과 꾸준히 접촉을 늘려왔다”며 “자동차와 IT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면서 전장사업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은 당분간 단기에 성과를 볼 수 있는 부품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되,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자동차와 같은 분야로 영역을 점차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삼성의 전장사업팀 신설로 국내외 스마트카 시장의 경쟁구도가 더욱 복잡해졌다. 우선 국내에선 삼성·현대차·LG그룹의 ‘신(新) 삼국지’가 펼쳐진다. 외환위기 때 빅딜이 이뤄지고 난 후 처음으로 한국 대표기업 ‘빅3’가 하나의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것이다. 특히 각 그룹 오너들이 직접 진두지휘에 나선만큼 자존심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현대차는 내부적으로는 삼성에 IT전략으로 ‘맞불’을 놓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우선 현대차는 핵심 전장부품인 지능형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기로 했다. 계열사인 현대오트론이 반도체를 설계하고 외부에 생산을 맡기는 식이다.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인 반도체칩을 지금처럼 외부에서 사 와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대차가 12월 9일 공개한 프리미엄카 ‘EQ900’에는 차선이탈 방지 및 앞차와의 간격 조절 등의 기능을 갖춘 시스템이 국내 최초로 탑재됐다. 현대차는 2018년까지 스마트카, 자율주행 시스템 등 개발에 2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삼성보다 빨리 전장부품 사업에 뛰어든 LG도 만만치 않다. 스마트카는 구본준(65) LG 부회장이 10여년 전부터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전사 차원에서 집중하는 분야다. 그는 2013년 전장부품 사업을 전담하는 VC사업본부를 신설했다. 현재 LG는 구글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협력사, GM의 차세대 전기차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되며 삼성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12월 10일 증시에서 LG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6.21% 하락했다. 삼성이 이 분야에 먼저 뛰어든 LG전자를 위협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장기적으로 현대차의 입지를 잠식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 (삼성이) 엔진 등 핵심부품, 안전성과 디자인 등에서 따라오기 힘든 면이 많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도 “전장사업은 대표적인 B2B(기업간 거래)인데 (삼성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만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글로벌 IT공룡들도 스마트카 시장을 적극 두드리고 있다. 애플은 ‘프로젝트 타이탄’이란 이름의 전기차·자율주행차 개발에 한창이다. 포드 엔지니어 출신이자 아이폰 개발을 이끈 스티브 자데스키가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래 자동차에서 중요한 건 소프트웨어(SW)”라며 “이른 시일 내에 자동차에서 아이폰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구글은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완성차 업체보다 높은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160만㎞ 무사고 시험 운행에 성공했다. 구글은 차량의 실시간 위치를 15×30㎝ 오차 범위 내로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2019년 면허 없이 운전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는 중국 샤오미는 지난 7월 자동차 제어, 내비게이션, 주차 정보를 비롯한 스마트 차량 관련 특허를 제출했다.주요 해외 완성차 업체도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벤츠는 2013년 자율주행차로 신호등과 교차로, 보행자와 자전거 등 다양한 상황에서 100㎞를 달리는 데 성공했다. 아우디는 지난 1월 자율주행이 가능한 A7 모델로 시속 110㎞ 이내 속도로 차선 변경, 추월까지 자유롭게 하며 운전자 도움 없이 900㎞를 달리는 데 성공했다. 하칸 사무엘슨 볼보 CEO는 “자율주행차 사고는 볼보가 모두 책임진다”며 2017년 자율주행차 출시를 목표로 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도요타는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내년 초 미국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연구소(TRI)를 설립하고 5년간 10억 달러(약 1조1600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 국내외 업체, 자율주행차 개발에 초점 전문가들은 삼성의 진출로 스마트카 개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자동차의 패러다임이 기계에서 IT로 바뀌고 있는 만큼 독자 개발은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생존을 위한 이종(異種) 업체간 합종연횡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벤츠·BMW, 구글이 아우디와 손잡고 스마트카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 그 예다. 김정하 국민대 자동차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내 회사끼리 치열한 대결구도를 형성하기보다, 서로의 기술 개발을 자극하며 상호발전하는 경쟁구조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전자·자동차 분야만큼 상호 협력해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많지 않은데 한국은 두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미국·일본처럼 IT·완성차 업계가 경쟁 속에서도 긴밀히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손해용·김현예·김기환 중앙일보 기자 sohn.yong@joongang.co.kr☞ 스마트카(smart car) : 자동차에 정보기술(IT)을 입혀 더 안전하고, 똑똑해진 차를 뜻한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스마트카를 ‘자동차 기술에 차세대 전기전자·정보통신·기능제어 기술을 접목해 자동차 내외부 상황을 실시간 인식하는 차량’이라고 정의했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는 대표적인 스마트카다.

2015.12.1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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