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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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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만 5억건 넘었다…춘절(春節)의 경제학[특파원리포트]

산업 일반

이데일리 미국과 중국 특파원이 현지에서 보고 느낀 생생한 경제·산업 분야의 이야기를 격주로 연재한다. 중국의 춘절(春節·음력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월 4일 저장성 항저우,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유명 관광지 쓰후(西湖·서호) 입구에서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곡이 흘러나왔다. 가까이 가보니 긴 연휴의 끝을 아쉬워하기라도 하는 듯 몰려든 사람들이 음악과 함께 진행되는 화려한 분수 쇼를 감상하고 있었다.항저우는 최근 중국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신(新) 1선 도시로 꼽히는 곳이다. 춘절 연휴와 맞물린 영향인지 항저우 도심의 번화가는 늦은 저녁에도 수많은 인파가 오가고 있었다. 중국 수도인 베이징에서 온 기자도 놀랄 만큼 많은 사람이 큰 도로와 골목 곳곳을 가득 채웠다.중국에서 춘절 연휴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중국인들은 음력 기준 설을 사실상 새해의 시작으로 보기도 한다. 경제 측면에서는 한해의 흐름을 가늠할 시기인 만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춘절이 가지는 경제적 의미는 무엇일까.지난해보다 하루 늘어난 연휴, 모두가 ‘여행 모드’올해 중국 춘절은 1월 28일부터 2월 4일까지 8일간 지속됐다. 춘절 연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7일이었는데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음력 설 전날인 섣달 그믐부터 쉬기로 결정하면서 휴일이 하루 늘었다.중국 정부는 춘절 앞뒤로 춘절 특별 수송기간(춘윈)을 결정해 교통 대책 등을 세운다. 이번 춘윈은 1월 14일부터 2월 22일까지 40일간 이어진다. 중국의 국토 면적이 넓은 만큼 1주일 안에 고향을 다녀오기 어려운 사람들의 수요를 반영해 넉넉한 기간의 대책을 세우는 것이다.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춘윈 때 전국 지역간 이동 인원이 90억명(중복 포함)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춘윈은 84억명가량이 이동했는데 이보다도 많은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봤다.엄청난 규모의 ‘민족 대이동’이 벌어지면서 이에 따른 경제 효과도 일어난다. 중국은 정부와 관영 매체들이 춘절 연휴를 앞두고 주요 관광지와 대도시를 방문할 것을 적극 독려했다. 사람들이 춘절 기간에 단순히 고향만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여행을 하도록 하면서 서비스 산업의 발전을 노리는 것이다.중국 문화관광부는 춘절 연휴 동안 전국적으로 집계된 국내 여행 건수는 5억100만건으로 전년동기대비 5.9% 증가했다고 밝혔다. 여행 총액은 같은 기간 7.0% 증가한 6770억위안(약 13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연휴 기간 여행을 통해서만 한화로 130조원대 지출이 이뤄진 것이다.중국 여행 플랫폼인 씨에청(씨트립)에 따르면 이번 춘절 연휴 기간에 성(省)간 여행 주문은 전체 62%를 차지했다. 하나의 성 안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한 성에서 다른 성으로 좀 더 장거리 여행을 선택하는 수요자들이 늘었다는 의미다.중국이 외국인 대상 무비자 정책을 확대하면서 해외에서 중국 여행(인바운드)이 늘어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 출입국관리국은 이번 연휴 때 국경 통과는 총 1437만건이 이뤄졌는데 이중 외국인의 입·출국은 95만8000건으로 전년동기대비 22.9% 늘었다고 밝혔다.여행에 따른 부가가치 파급 효과도 이어진다. 중국 국가세무총국 자료를 보면 춘절 연휴 기간 전국 소비 관련 산업의 하루 평균 판매 수익은 지난해 춘절 연휴 때보다 0.8% 증가했다. 이중 상품과 서비스 소비는 같은기간 각각 9.9%, 12.3% 증가했다. 관광 관련 서비스 판매 수익의 경우 1년새 37.5%나 급증했다. 이중 여가·관광, 공원 서비스, 놀이공원 서비스는 각각 81.9%, 59.5%, 14.1% 늘었다.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이번 춘절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공식 등재된 후 처음 열린 것으로 ▲사찰 방문 ▲등불 축제 ▲종이 깎기 ▲옻칠 부채 등 전통 활동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렸다”고 보도했다.우리나라에서 설이나 추석 연휴가 극장가의 대목이듯 중국 또한 춘절 연휴 때 영화 시장이 활성화된다. CCTV에 따르면 이번 연휴 8일 동안 중국 박스오피스는 97억위안(약 1조9000억원)을 넘어서며 춘절 기준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네자의 바다 악마 소년’이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는 개봉 7일만에 50억위안(약 9932억원)의 박스오피스를 달성하며 최고 흥행 성공 영화로 떠오르기도 했다. 춘절 연휴 적극 홍보하는 정부·관영 매체중국이 춘절 연휴 앞뒤로 여행, 문화 등 서비스 산업의 성장을 적극 홍보하는 이유는 연초 중국 경제의 굳건함을 알리기 위한 목적도 있다. 중국 경제는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저성장에 직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00년대만 해도 10%를 웃돌았으나 2011년 이후로는 한 번도 두자릿수대를 기록한 적이 없다. 지난해에는 5%의 경제성장률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왔고 막판 4분기 반등에 힘입어 경제성장률 5% 턱걸이를 했다.올해는 미국과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정말 어려운 한 해가 예상된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이달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의 보편 관세를 매기며 무역 전쟁에 돌입했다.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서 중국이 기댈 수 있는 곳은 바로 내수 시장이다. 14억명의 인구가 창출하는 내수 시장은 외부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비 진작의 해’로 지목하고 적극적인 소비 진작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초부터 중국 내 강력한 소비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시기가 춘절 연휴인 것이다.중국은 산업 생산과 소매 판매 같은 주요 경제 지표를 집계할 때 매년 1월과 2월은 한꺼번에 묶어 발표한다. ‘1월’ 소매 판매가 전년동월대비 얼마나 증가했는지 보는 것이 아니라 ‘1~2월’ 소매판매를 전년 1~2월과 비교하는 방식이다. 이는 음력 기준인 춘절 연휴가 1월 또는 2월에 포함되는 때가 달라 통계 착시 효과를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그만큼 춘절 연휴가 연초 중국 경제에 차지하는 영향이 크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지난해 춘절 연휴가 포함된 1~2월 중국의 소매판매는 전년동기대비 5.5% 증가했다. 이후 3월부터 12월까지와 비교하면 연중 최고 증가폭이다.연초 중국의 경제 지표를 최대한 좋게 해야 연중 경제 회복도 도모할 수 있다. 최근 베이징에서 만난 한 경제 전문가는 “국내총생산(GDP)을 봐도 그렇고 중국은 전월대비 경제 지표의 흐름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전월의 기저효과를 높여놔야 이후에도 그만한 수준을 맞춰야 한다는 목표가 생기기 때문에 아무래도 연말과 연초 경제 지표에 신경 쓰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올해 중국의 1~2월 경제 지표가 나오기까지는 한달가량의 시간이 남았다. 지금 중국 경제를 섣불리 예측하기는 불가능하지만 대다수 국제기구,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중국 경제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중국의 올해 경제 향방을 미약하게나마 예측할 수 있는 시기는 연초 주요 경제 지표가 발표되는 3월이 될 것이다. 중국 당국 또한 연초 경제 흐름을 지켜본 후 3월 열리는 연중 최대 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때 주요 경제 정책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춘절 경제 효과에 대한 관심이 유독 높은 이유다. 연휴가 끝났지만, 아직 중국의 춘절은 계속되고 있다.

2025.02.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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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일반

부동산 금융비용을 상환하지 못해 경매로 넘어간 부동산이 11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부동산 상승기 시절 '영끌'로 부동산을 사들인 이들이 높아진 금리를 감당하지 못하면서다.16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 부동산(토지·건물·집합건물) 임의경매 개시결정등기 신청 건수는 12만9703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5% 증가했다. 2013년 1~11월(14만 8701건) 이후 11년 만에 최대 규모다.임의경매는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근저당권 또는 전세권 등의 담보권을 가진 채권자가 담보권을 행사해 담보의 목적물을 경매로 매각한 다음, 그 매각대금에서 다른 채권자 보다 먼저 채권을 회수하는 강제집행 절차다.유형별로 살펴보면 아파트·오피스텔 등이 포함되는 집합건물의 임의경매 증가세가 돋보인다. 올해 1~11월 집합건물 임의경매 신청 겅수는 5만185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 증가했다.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만 6094건로 가장 많았다. 전체의 33% 규모인데, 전년 동기간 대비 73% 늘어났다. 이어 부산6428건, 서울 5466건, 인천 3820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업계 한 관계자는 "높아진 금리로 인해 원리금 상황에 부담을 느껴 부동산을 매도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정부의 대출규제로 인해 거래가 끊기면서 매물이 소화되지 못하고 결국 임의경매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2024.12.16 16:41

1분 소요
기업은행, 상반기 순익 1조3942억원…전년比 0.3% ↑

은행

IBK기업은행은 2024년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0.3% 성장한 1조3942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같은기간 은행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1조2588억원을 달성했다.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전년말 대비 3.0% 증가한 240조9000억원으로, 시장점유율도 23.31%로 상승하며 중소기업금융 리딩뱅크 지위를 더욱 공고히 했다.2024년 6월말 현재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년말 대비 0.25%p 상승한 1.30%를 기록했고, 대손비용률은 전년 말 대비 0.22%p 감소한 0.46%를 기록했다.기업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역량 있는 기업을 발굴하고 키워내는 기업의 성장사다리 역할을 선도해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7.29 15:57

1분 소요
우리금융, 2분기 순익 ‘역대 최대’…밸류업 자신감 드러내

은행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우리금융그룹은 25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7554억원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수치다.특히 2분기 당기순이익은 9314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부동산 PF 등 대손비용 추가 적립에도 불구하고 시장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상회한 것이다. 우리금융은 견고한 이익창출력과 건전성, 비용관리 등을 기반으로 이같은 재무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의 주력 자회사인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1조67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한 수치다. 2분기 기준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8840억원을 기록했다.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실적은 올해 초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에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제시한 ‘2024년은 도약의 모멘텀을 확보하는 해’라는 목표를 수치로 입증한 셈”이라고 설명했다.올해 상반기 우리금융의 이자이익은 4조39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소폭 하락했다. 반면 같은기간 비이자이익이 8850억원으로 45.1% 증가하며 그룹 실전 개선을 이끌었다. 비이자이익 중 수수료이익은 25.6% 증가한 1조580억원을 기록했다. 수수료수익이 증가한 것은 특히 은행 부문 기업금융 및 글로벌IB 사업 확대와 카드·리스 부문 자회사의 영업력 신장 등의 영향이다. 그룹 대손비용은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800억원을 2분기에 추가 적립했음에도,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7757억원을 기록했다. NPL(무수익여신)비율은 그룹 0.56%, 은행 0.23%로 전년 말 대비 소폭 상승에 그치며 업계 최고 수준의 리스크관리 능력을 증명했다.그룹 보통주자본비율은 환율상승 등 어려운 대내외 금융 여건 속에서도 전분기 대비 약 10bp 상승했으며, 그룹 판매관리비용률은 39.9%로 2019년 지주 설립 후 처음으로 40%를 밑돌며 경영효율성 또한 개선됐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금융 이사회는 2분기 배당금을 주당 180원으로 결정해 주주환원에 대한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우리금융은 은행지주회사로는 처음으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계획’을 공개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의지를 재확인했다.우리금융은 중장기 밸류업 목표를 ‘보통주자본비율 기반 주주환원 역량 제고’로 설정했다. 추후 ▲지속가능 ROE 10% ▲보통주자본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 등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밸류업의 핵심인 총주주환원율은 보통주자본비율 12.5%~13.0% 구간에서는 40%까지, 13.0% 초과 시에는 50%까지 확대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특히 보통주자본비율 12.5%를 2025년까지 조기 달성해 주주환원의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은 이사회의 심도 깊은 논의와 임종룡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되었으며, 주주가치 극대화에 그룹 역량이 더욱 집중될 것으로 기대된다.우리금융은 시장과 쌍방향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경영진과 이사회의 IR 참여를 확대하고, 해외 IR에도 집중해 올해 상반기 기록한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 4.6%p 증가’ 모멘텀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또한 개인투자자 대상 소규모 기업설명회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마련했다.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업종 내 높은 수준의 ROE 시현,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M&A) 등 성장동력을 확보해 업계 최고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노력해왔다”며 “우리금융은 그간 각종 인프라 정비와 밸류업 계획 마련 등을 통해 1등 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모멘텀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 시장 기대 수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2024.07.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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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8배’ 영업이익률 배민…“한국시장 이익 더 높여라” 요구

유통

국내 1위 배달업체 배달의 민족이 자영업자 수수료 44% 인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이 20%가 넘어 적자 상태인 경쟁 배달사는 물론,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유통기업보다 높은 상태에서 유독 한국 시장에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다. 배민의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측은 글로벌 사업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낮다는 이유로 수수료 인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DH의 적자는 미국, 유럽에서 발생하는 만큼 의문이 제기된다. 자영업자과 소비자들 사이에선 “한국 시장을 호구로 보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美·歐서 적자내고 곳간은 한국에서 채웠다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피터얀 반데피트 대표는 지난 10일 오전 직원들과 미팅 자리에서 업주가 부담하는 배민1플러스 중개수수료율을 6.8%에서 9.8%(부가세 포함 10.8%)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반데피트 대표가 배민의 영업이익률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해 699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4000억원의 본사 배당을 실시했음에도 앞으로 이익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 아시아 지역 영업이익률이 6%에 불과해 전 지역 평균 영업이익률(약 7%)보다 낮은 만큼 배민의 이익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DH의 지난해 연차 보고서 등을 종합하면 현재 그룹 거래액의 56%는 배민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나오고 있는데 수익성이 독보적인 상황이다. 지난해 아시아 지역의 조정 에비타(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 규모는 아시아 지역이 3억8500만유로(5759억원)로 전년(5700만 유로) 대비 7배 가까이 급증하며 지역 1위였다. 지난해 영업이익 6698억원, 순이익 5062억원을 낸 배민 덕분에 수익성 지표가 크게 개선된 것이다. 전년 대비 65%, 83.5% 증가한 수치다.반면 유럽(1억6820만유로), 아메리카(4990만유로), 물류시설 운영 등 버티컬 사업부문(2억1790만 유로)은 줄줄이 조정 에티바 적자였다. 이런 이유로 DH는 지난해 23억 유로(3조415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 세계 75개국에 진출했지만 배달의 민족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배달의 민족이 이미 한국 주요 기업 가운데 이익률이 이미 매우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배민의 영업이익률은 20.5%로 같은기간 삼성전자(2.5%), 현대자동차(9.3%), SK텔레콤(10%) 같은 국내 대기업보다 높다. 또 동종 유통배달업계에서 신세계(10%)의 2배,쿠팡(1.9%)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단지 이익률만 높은게 아니라 영업이익 규모 면에서도 우위였다. 각종 앱 플랫폼을 운영하는 네이버(15.4%), 카카오(6.2%)는 물론이고 지난해 국내 코스피 상장사 615곳 평균 영업이익률(4.38%)의 5배다. 7000억원 벌고 ‘생존’ 외쳐그러다 보니 수수료 인상 배경을 “치열한 배달업계 경쟁에서의 생존과 위기의식”으로 설명한 배민의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서도 이익률은 물론 절대적인 이익규모도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이다.무엇보다 자영업자 수수료를 올리면 그만큼 거래마진을 보전하려는 점주들의 음식 가격이 올라 소비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생존’을 위해서라면 서비스를 무료화하거나, 중개 수수료를 인하해 점주와 소비자 수요를 더 끌어모으는 정책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업계 최다 수준인 한해 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기업이 ‘생존’ ‘위기의식’을 운운하며 자영업자 수수료를 올리는 것은 모순에 가깝다”며 “독과점적 시장 지위를 이용해 모회사 곳간을 채우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63%, 쿠팡이츠 20%, 요기요 16% 수준이다. 배민의 월간 사용자 수는 2170만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만약 같은 경쟁 배달업체의 영업이익률이 훨씬 높다면 명분이 생길 수 있지만, 쿠팡이츠나 요기요는 적자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조적이다”고 했다. 중개 수수료가 배민 매출과 이익의 핵심인만큼, 배민의 이익 규모는 지난해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배민의 수수료 인상은 정부와 자영업자, 소비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수년간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 2%대를 목표삼은 정부는 배민의 수수료 인상이 외식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배민의 매출과 이익이 크게 늘어난 2022년 7.7%, 2023년 6% 올랐다. 외식 물가는 최근에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2024.07.12 14:52

3분 소요
‘좋은 시절 다 갔다’…실적 악화에 조직개편 나선 게임사들

IT 일반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큰 위기를 맞이한 모습이다.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은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올해 초부터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섰다. 한국신용평가가 최근 발표한 ‘게임업계 실적 부진 원인과 향후 차별화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게임사들(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더블유게임즈·네오위즈·펄어비스·위메이드·컴투스)의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 2020년 3조8000억원에서 2023년 2조3000억원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사들의 실적 부진은 엔데믹전환 이후 게임 이용시간 감소 및 소비 지출 둔화, 신작 출시 공백, 인건비 등 비용 부담 상승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는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 둔화 ▲획일화된 장르와 과금구조 ▲신작 흥행부진과 출시 연기, 인건비 부담증가 등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영업이익은 감소하고 인건비는 크게 늘어2023년 기준 국내 주요 게임사의 합산 모바일게임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9.2%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야외활동 증가와 경기둔화, 숏폼 미디어 등 수동적 콘텐츠 소비유행, 모바일게임 이용자 및 유료 콘텐츠 소비감소 때문으로 분석된다.모바일 MMORPG 위주의 게임포트폴리오 역시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상위권을 점유중인 ‘리니지라이크’ 게임들은 ‘페이투윈’(Pay to Win)과 랜덤 박스시스템을 주로 쓰고 있어 많은 과금을 요구한다. 이는 신규 유저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 유저풀 감소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신작들의 부진도 게임사들의 실적 악화에 한 몫을 차지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신작 흥행 성과를 통해 빨라지고 있는 기존 게임들의 진부화를 상쇄해야했으나, 주요 게임사들의 신작 흥행부진 및 출시공백이 발생했다”고 평가했다.실제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재택근무 활성화로 인한 개발효율저하, P2E 게임 등 블록체인·메타버스 기반 게임개발로 인한 개발자원 분산 등으로 신작 공백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한 인건비도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2023년 주요 게임사들의 합산 매출은 2019년 대비 39.9% 증가한반면, 인건비는78.3% 상승했다. 아울러 인건비/매출액 비율 역시 2020년 22.6%에서 2023년 29.9%로 상승한 반면 같은기간 영업이익률은 30.6%에서 16.5%로 급감했다. 이는 온라인플랫폼 성장과 AI·클라우드 서비스발달, 디지털전환(DX) 수요로 국내외 개발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인건비 수준도 함께 상승했기 때문이다.이런 상황속에서 게임사들은 올해 초부터 조직개편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넷마블은 올해 신임 각자 대표에 김병규 부사장을 선임했다. 김병규 대표는 197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나와 삼성물산을 거쳐 지난 2015년 넷마블에 조인했고 전략기획, 법무, 정책, 해외 계열사 관리 등 넷마블컴퍼니 전반에 걸쳐 다양한 업무를 맡아온 ‘전략기획통’이다. 넷마블은 “법무 뿐만 아니라 해외 계열사 관리와 전략 기획 등에도 전문성을 가진 40대 김병규 신임 각자 대표가 넷마블의 새로운 변화와 성장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넥슨도 올해 이사회를 열고 강대현·김정욱 신임 공동 대표이사를 공식 선임했다. 기존 이정헌 대표는 같은 날 넥슨 일본법인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이하는 넥슨은 약 14년 만에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넥슨 고유의 역량 강화와 사내 문화 개편을 필두로 다음 30년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한다.강대현 대표는 2004년 넥슨에 입사해 ‘크레이지 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넥슨의 대표 타이틀들의 개발을 맡아 왔으며, 2017년부터는 넥슨의 인공지능 및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 연구 조직인 인텔리전스랩스를 이끌었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등 블록체인 기반 신규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등 게임 및 신기술 분야에 정통한 인물이다. 2020년부터는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아 넥슨의 개발 전략 수립 및 운영 전반을 맡아왔다.2013년 넥슨에 합류한 김정욱 대표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넥슨의 대내외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해왔으며 2020년부터 CCO(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를 맡아 넥슨의 경영지원 및 커뮤니케이션 부문 전반을 이끌었다. 또한 2018년 설립된 넥슨재단의 이사장을 겸임하며 넥슨컴퍼니의 사회공헌 활동을 주도하는 등 넥슨의 기업 이미지 제고 및 사회적 책임 강화에 큰 역할을 했다. 창사 첫 분사 계획 밝힌 엔씨소프트가장 큰 규모의 조직개편에 나선 곳은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박병무 공동대표 선임과 함께 창사 이래 처음으로 최근 분사 계획을 밝혔다. 엔씨는 1997년 설립 이후 창업자 김택진 대표의 단독대표 체제로 운영돼왔다. 박 대표 영입에 따라 김택진 대표와 박병무 공동대표 투톱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분사는 본사가 가진 기능과 인력을 나눠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게임업계에서는 엔씨의 결단이 빠르게 변화하는 게임 산업 트렌드와 이용자 니즈를 따라잡기에 적절한 방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지난 9일 엔씨 박병무 공동대표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NC 변화 방향성 설명회’를 통해 현재 회사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이를 해결할 전략들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상당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말로 입을 뗀 박 공동대표는 이날 각종 성장 전략과 함께 분사를 통한 조직 개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공동대표가 밝힌 분사의 골자는 ‘경영 효율화’다. 본사에 집중돼 있는 우수 인력과 기술력을 독립된 법인으로 나눠 운영함으로써 조직 전체의 경쟁력 제고를 꾀하는 방향이다. 1997년 스타트업으로 발을 뗀 엔씨는 현재 임직원 수가 5000명이 넘을 만큼 급속하게 성장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본사에 인력과 기능이 급격히 집중되다 보니 주요한 의사 결정이 둔화되거나, 아이디어가 사장되는 부작용을 낳은 것으로 추측된다.분사 소식을 접한 게임업계에서는 엔씨가 멀티 게임 제작 스튜디오 체제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멀티 스튜디오 체제는 하나의 지붕 아래 다양한 게임 제작사가 공존하는 만큼 짧은 기간 안에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는 방식이다.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유수 게임사들은 이미 멀티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게임을 제작 중이다.엔씨는 국내 주요 게임기업 중 유일하게 본사 중심의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 방식을 고수해왔다. 인하우스 방식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문화는 높은 품질의 게임 퀄리티를 보장하지만 다양한 작품을 빠르게 제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생존을 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엔씨 입장에서 멀티 스튜디오 체제는 하나의 적절한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4.05.25 07:00

5분 소요
기대 이하 실적에 ‘뚝뚝’…에코프로 3형제 반등 언제쯤 [이코노 株인공]

증권 일반

매주 수요일 아침, 빠르게 변하는 주식 시장에서 주목할 종목을 짚어 드립니다. 한 주 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주식을 ‘이코노 주(株)인공’으로 선정합니다. 주가가 급등락했던 원인과 배경, 앞으로의 전망까지 집중 해부합니다. 에코프로그룹이 올해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리튬 가격 하락으로 실적 직격탄을 맞자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여기에 다수의 증권사에서 목표가를 낮추며 개인 투자자들이 당분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에코프로그룹 계열 삼형제(#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머티)는 일제히 암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에코프로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206억원, 영업손실 29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6% 반토막 났고, 영업손익은 182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은 같은기간 매출액 9705억원, 영업이익 67억원으로 각각 51.7%, 93.8%씩 급감했다. 전구체를 생산 기업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코프로머티)도 매출액이 79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6.3% 감소했고, 순손실은 8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에코프로는 지난 3일 개최한 컨퍼런스콜에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2분기까지 실적의 부진한 걸음이 지속될 것”이라며 “전방시장 수요 둔화로 인한 물량 감소로 인해 고정비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제품·고객·영업 등 각 부문에 걸쳐 사업 전략도 재검토한다. 단기적으로는 ‘원가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향후 2년 내 30% 원가 절감 방안을 추진 중이다.에코프로그룹이 전반적인 실적 부진을 보이자 시장에서는 투심이 식은 상태다. 에코프로의 주가는 최근 액면분할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지난달 4월 25일 액면분할 직후 11만5400원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10만5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2차전지 대장주격으로 꼽히는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전일 기준 22만3000원으로 연초 고점(32만2300원) 대비 10만원 가량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11월 17일 증시에 입성한 에코프로머티는 지난 1월 11일 23만100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조정을 겪으면서 10만8000원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2Q 실적 전망도 암울...증권가 목표가 일제히 '뚝'증권가에서는 특히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보수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하면서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다. 삼성증권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올해 2분기 매출은 8253억원, 영업손실은 100억원 규모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23만원에서 20만원으로 낮췄다.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했다.장정훈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은 예상치보다 높았으나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 환입액을 제하면 시장 예상치 대비 하락했다”며 “전방 수요둔화로 인해 양극재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5% 감소한 데다 판가도 13%가량 빠졌다”면서 “영업이익 흑자 전환은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증가 요인에도 불구하고 충당금 환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판가 하락세가 3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유럽 전기차 시장 수요 부진과 일부 완성차 업체 및 전동공구 업체들의 재고환경을 감안하면 당분간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키움증권은 에코프로비엠 목표주가를 27만원에서 26만원으로 하향하며 2분기 영업손실 114억원을 제시, 적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의견은 중립을 뜻하는 ‘마켓퍼폼’(시장수익률)보다는 높지만 ‘매수’보다는 낮은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을 유지했다.권준수 연구원은 “2분기에도 전방 수요둔화 및 리튬가격 하락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양극재 판매량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한화투자증권 기존 목표가 33만원에서 26만원으로 내리고 다올투자증권은 목표 주가 25만원과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2024.05.08 07:01

3분 소요
은행 과점 균열내는 ‘메기’는...‘4호 인뱅’에도 관심↑

은행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은 오랜기간 ‘잔잔한 어항’ 속에 살았다. 5대 은행은 국내 은행의 총자산 중 70%를 차지하며 안정적으로 영업을 해왔다. 순이익 순위 또한 은행들의 순서가 바뀌긴 해도, 상위 5곳의 위치가 공고히 유지됐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면서 기존 은행들의 과점체계에 균열이 생길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잔잔한 어항에 던져진 ‘메기’ 역할을 해 과점체계가 붕괴되고, 기존 은행들 또한 경쟁이 붙을 것이란 기대다. 이에 더해 금융당국은 은행권 과점을 깨기 위해 추가적으로 신규 은행 인가를 내주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5대 은행, 자산 점유율 70%…순익 상위권 지위 공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9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총자산 중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70.4%로 절반을 훌쩍 넘는다. 해당 집계는 은행계정 기준으로, 산업은행은 제외한 수치다.같은 기간 부산·대구·경남·전북·제주 등 지방은행이 국내 은행 총자산 중 차지하는 비중은 8%에 그친다. 업력이 길지 않은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3%에 불과하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를 의미한다.은행권 내 과점체계는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다. 실제 국내 은행산업은 지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거치며 각 은행의 구조조정 및 폐쇄, 인수·합병 등을 통해 재편됐다. 국내 시중은행은 1997년 외환위기(IMF) 직전엔 26개였다. 이후 합병 등을 통해 은행 개수는 줄어 들었고, 자산규모가 큰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과점구조가 고착화됐다.한국은행은 지난 2020년 발간한 ‘우리나라 은행산업의 미래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은 점을 꼬집었다.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은 “자산규모가 큰 대형은행 위주로 집중화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과점구조가 고착화 되어 있는 상태”라면서 “미국, 일본 등 주요국에 비해서도 CR 기준 집중도가 높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CR은 해당 산업의 생산물 중 상위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당시 한국은행은 예수금 기준 은행산업 집중도 수치를 파악했으며, 은행업 내 상위 5곳의 CR을 나라별로 살펴보면 ▲한국 81.4% ▲일본 56.8% ▲미국 56.1%다. 과점체계 속에서 국내 상위권 은행은 많은 돈을 벌어 들였다. 2023년 상위권 은행 5곳의 순이익은 ▲국민은행 3조2615억원 ▲신한은행 3조677억원 ▲하나은행 3조4766억원 ▲우리은행 2조5159억원 ▲농협은행 1조7805억원 등이다.인터넷전문銀 등장 속 과점체계 균열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은 기존 은행의 공고한 과점체계에 점차 금을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범 당시엔 ‘미꾸라지’였던 인터넷전문은행이 ‘메기’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7년 4월 케이뱅크가 처음 출범했으며, 2017년 7월 카카오뱅크, 2021년 10월 토스뱅크가 탄생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3사 가운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 지난해 순이익은 35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4.9% 증가했다. 이처럼 카카오뱅크는 지방은행 수준의 이익체력을 보이며 덩치를 키웠다. 지난해 부산은행은 3791억원, 대구은행은 363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내놓은 서비스 또한 혁신을 불러 일으켰다. 토스뱅크발 ‘환전수수료 무료’ 경쟁이 은행권 내 화두다. 토스뱅크는 지난 1월 국내 금융사 최초로 살 때도, 팔 때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외환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같은 혁신 서비스는 기존 은행들을 움직였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전 세계 30종 통화를 구매할 때 환전 수수료가 없는 ‘쏠(SOL) 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국민은행 또한 오는 4월 KB국민카드와 무료 환전 혜택을 확대한 체크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인터넷전문은행들은 ‘대출 갈아타기’에서도 승기를 잡았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 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갈아타기 실적은 5722억원이다. 같은기간 5대은행의 주담대 갈아타기 실적은 3212억원이다. 인뱅이 메기 됐다…‘막내 인뱅’ 도전장 어디인터넷전문은행(인뱅)이 ‘은행 과점 해소’라는 세간의 기대감을 일부 충족시킨 덕에, 추후 ‘4호 인뱅’ 탄생도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제4 인터넷전문은행’의 신규 인가를 위한 기준 마련을 검토 중이다. 새로운 은행을 허가해 은행권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현재 ‘4호 인뱅’ 인가를 받으려 나선 곳은 U뱅크와 소소뱅크, KCD뱅크 등 3개 컨소시엄이다. 이들 3곳의 컨소시엄이 예비인가를 통과하려면, 자본금 기준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다.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은 250억원의 최소 자본금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에 따른 과점해소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거란 시각도 있다. 신규 은행 허가가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낮추는 정책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강원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국내은행의 시장집중도와 순이자마진(NIM)의 관계’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원은 시장집중도와 NIM 사이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NIM은 은행의 수익성 지표다. 해당 수치가 높을수록 은행의 이자 수익성이 좋다는 의미인 동시에 금융소비자들은 높은 이자에 부담을 느낀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새로 진입하는 은행은 규모의 한계로 대형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정책 목표가 과당 경쟁을 부추겨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위협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4.03.19 08:00

4분 소요
‘1002대→597대’ GV70 판매량도 뚝…완성차 시장서 ‘디젤 엔진’ 저문다

산업 일반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디젤 차량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움직임에 완성차업체들이 친환경차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어서다. 이 가운데 올해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 디젤 승용차 대수가 2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1~9월) 국내 완성차 5개 업체(현대차·기아·한국GM·르노코리아자동차·KG모빌리티)의 디젤 승용차 판매대수는 총 7만6367대다. 이는 지난해 동기 9만7235대에 비해 21.5% 줄어든 수치다. 특히 대형 SUV에서 판매량 감소 폭이 컸다. 대형 SUV인 현대차의 팰리세이드와 기아 모하비의 올해 판매대수는 각각 1만1693대, 4162대로 지난해에 비해 50% 가까이 줄었다. 제네시스의 디젤 SUV 판매도 비슷한 감소세를 보였다. GV80 디젤 판매량은 1756대로 전년 동기 2775대 대비 53.5% 감소했다. GV70 역시 597대가 팔리며 지난해 같은기간 1002대에 비해 40.4% 줄었다.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 확산이 디젤차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업계 역시 디젤차 판매를 줄이고 친환경차로의 전환을 앞당기는 분위기다. 현대차는 최근 중형 SUV 산테페의 5세대 모델을 출시하면서 디젤 모델을 없앴고 제네시스 G70과 G80의 2.2L 디젤 모델도 판매가 중단했다. 기아는 지난달 카니발을 출시하며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했다.

2023.11.12 16:13

1분 소요
진흥기업, 건설업 위기에도 ‘탄탄대로’…매각 속도 붙나 [이코노 리포트]

산업 일반

진흥기업이 건설경기 악화 속에서도 호실적을 바탕으로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매각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효성중공업이 지속적으로 진흥기업에 대한 매각 작업을 추진해온데다 실적과 재무안전성 모두 우수한 만큼 시장에서 적기라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다만 건설업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 효성중공업이 당분간은 신중론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진흥기업에 대해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검토를 진행 중이다.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지만 진흥기업이 워크아웃을 마친 지난 2018년부터 시장에서 매각설이 꾸준히 거론됐던 만큼 매각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당장 진흥기업의 상황만 놓고 보면 매각설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진흥기업은 지난 2018년 워크아웃 절차를 마친 이후 관급공사를 중심으로 수주 물량을 따오며 꾸준한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주택 부문에서도 효성중공업의 ‘해링턴플레이스’를 통해 고급화를 꾀하며 재개발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진흥기업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매출도 2823억원에서 3249억원으로 15%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불확실성 확대로 원재료값이 치솟는 상황에서도 수익성 보존에 성공하며 성장을 이어간 것이다. 실제 같은기간 진흥기업의 매출원가는 2502억원에서 2899억원으로 늘었으나 매출 증가폭이 이를 상쇄해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재무건전성 역시 업계 평균 이상을 유지하며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진흥기업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95.6%로 지난해 말 101% 대비 5.4%p 하락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지난 10년간 가장 낮은 부채비율이다. 차입금 비율도 양호한 수준으로 상반기 기준 6.6%를 기록했다. 통상 시장에서 30% 이하를 적정 비율로 본다는 점을 감안하면 진흥기업의 외부 자본에 대한 의존도는 낮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건설업을 비롯한 경기 전반이 위축되고 있는 만큼 진흥기업 매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중소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건설사 인수에 대한 위험부담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매각하는 입장에서도 제값을 받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효성중공업이 진흥기업 매각에 신중한 것도 이같은 배경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초부터 중소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는 업체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75위인 대우산업개발은 지난달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시공능력평가 113위인 신일도 지난 5월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바 있다. 진흥기업 역시 수주잔고가 매년 줄어드는 추세로 올해 상반기 기준 3조원(2조8930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한편 진흥기업은 지난달 27일 매각설과 관련해 최대주주인 효성중공업이 다양한 전략적 검토를 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공시한 바 있다. 효성중공업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진흥기업을 981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진흥기업에 대한 효성중공업의 지분은 48.19%다.

2023.10.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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