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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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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업으로 '월 1,000만 원'…의료인도 '투잡' 뛰는 정체는

정책이슈

본업 외 부업으로 활동하며 월 1,000만 원 이상의 부수입을 올린 'N잡러'들이 연일 화제다.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본업 외에 부업으로 활동하는 '보험설계사'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이들이 보험설계사를 선택한 이유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아서'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부업으로 활동하는 설계사를 위촉하는 회사는 롯데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 등이 있다.롯데손보는 2023년 12월 모바일 영업지원 플랫폼 ‘원더’를 출시한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1년간 위촉한 N잡러 설계사인 ‘스마트 플래너’는 3천여명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손보의 전속설계사가 5,081명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숫자다.특히 최적화된 플랫폼 '원더'를 활용해 보험설계사 자격 취득부터 상품계약 수익 창출까지 전 과정을 스마트폰으로 수행하는 점이 돋보인다.지난해 3월 N잡러를 겨냥한 비대면 영업 플랫폼인 메리츠파트너스를 출시한 메리츠화재는 후발주자지만, 지난해 12월까지 위촉한 설계사는 4544명에 달해 롯데손보를 추월했다.위촉된 파트너스 설계사 가운데 지난해 12월 기준 활발히 활동한 설계사는 약 1,200명으로 전체의 27% 가량 된다. 4명 중 1명은 본업 외 추가소득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회사 측은 메리츠 파트너스로 활동 중인 이들은 한 달 평균 148만원(작년 11월 기준)의 가외수입을 챙겼고, 일부는 월 1,000만원 이상의 부수입을 올렸다고 밝혔다.한편 메리츠 화재가 지난해 11월 메리츠 파트너스 99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251명 중 절반 이상인 52%가 다른 부업이 아닌 보험설계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아서’라고 응답했다.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대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부터 피부관리실 사장님 등 자영업자, 의사와 같은 전문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파트너들이 메리츠화재에서 N잡러로 뛰고 있다"면서 "모든 게 낯선 N잡러로서 쉽게 보험설계사로 활동이 가능하도록 1대1 멘토가 배정된다는 점이 차별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2025.02.02 17:55

2분 소요
전문직 재무설계사 전성시대…서울 넘어 전라‧제주 ‘전국’으로

보험

만학으로 전문직 대열에 합류한 대구의 김태우 세무사. 그에게 합격의 기쁨은 잠시였다.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합격이 되다 보니 뒤쳐진 느낌도 들고, 거래처 뚫기도 쉽지 않았다. 그런 그가 현재 남들이 부러워하는 지방은행 VIP센터의 자산가 상담을 총괄하는 자리까지 올랐다. 메트라이프생명 T&I와 손잡은 것이 한발 앞선 성장 동력이 됐다. 메트라이프 그룹의 컨설팅 노하우와 교육이 든든한 밑거름이었다. 금융서비스 확장은 물론 본업에서도 능률이 쑥쑥 올라갔다. 선윤정 노무사 역시 본업과 보험전문가로서 ‘동반성장’의 결실을 거둔 대표적 인물이다. 전문직 보험설계사에 도전 후 2년 만에 직원 수는 두 배 이상 늘었고, 노무업계에서 선망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메트라이프생명의 중앙5본부(T&I본부)는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변호사·세무사·회계사·노무사 등 전문직이 가장 일하고 싶은 곳으로 꼽는 금융기관이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어’ 하는 성공 사례들이 눈앞에서 속속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메트라이프생명의 T&I본부는 ‘스타’ 전문직 군단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서울대 법대 출신의 법무법인 창천의 대표변호사로 ‘상속·증여’ 부문에서 널리 알려진 김종훈 변호사, SBS ‘동상이몽2’로 대중에게 친숙한 문재완 세무사, 세무·재무 자문 및 가업승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회계법인 베율의 김홍권 회계사 등 각계를 대표하는 전문직 ‘스타플레이어’들이 대거 포진돼있다. ━ 법률·세무와 보험 상담…본업 및 서비스 확장 ‘전문가냐, AI냐.’ 현재 금융시장은 양극화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 기업들이 맞춤형 비교 등을 내세워 간단한 보험 상품 시장을 잠식해가면서, 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VIP 시장은 세무·회계·법률 자문 등 종합 컨설팅을 제공하는 전문성이 부각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산가 및 법인을 위한 고가의 금융시장은 전문적인 지식 및 정책의 변화를 읽고 앞서 나아갈 수 있는 금융 전문가들만 생존할 수 있는 시장으로 변모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보험사를 비롯한 금융기관들이 전문직과 손잡는 사례는 이미 오래된 얘기다. 하지만 전문직 조직은 메트라이프생명 T&I본부가 보험업계의 거의 유일한 성공 사례다. 심지어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도 전문직 설계사 지점을 열었다 고배를 마셨다. 전문직과 보험의 결합이라는 출발은 같았지만, 근본적 역할부터 메트라이프생명 T&I는 달랐다. 여종주 메트라이프생명 중앙5본부장은 “다른 보험사에선 전문직의 역할이 설계사를 지원하는 역할이지만, T&I본부에서는 전문가들이 직접 보험 판매 및 상담을 병행하는 것이 차별점이다”고 설명했다. T&I는 기술(Technic)과 지식(Intelligence)의 약자다. 고객들에게 전문성에 기반을 둔 컨설팅 기술과 보험에 대한 지식을 접목한 포괄적인 재무 설계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현장 전문가들의 세무·법률 컨설팅을 받으면서 관련된 금융서비스까지 제안받을 수 있다. 보험 영업에 도전하는 전문가들에게는 본업 성장과 더불어 부가적 소득 확대의 기회까지 동시에 제공된다. 실제 T&I에서 보험설계를 접목한 이후 본업 소득이 평균 120~13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관련 소득도 본업의 60~70% 육박하거나, 보험을 포함한 총소득이 800% 이상 성장한 경우도 있다. 현재 T&I본부는 세무사·회계사를 비롯해 변호사·변리사·노무사·감정평가사 등이 전체의 재무설계사(FSR)의 90% 이상으로, 뛰어난 노하우를 지닌 보험설계사와 팀을 이뤄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 T&I의 차별성은 우선 전문직 눈높이에 맞춘 교육이 으뜸으로 꼽힌다. 기존의 보험설계사 중심의 영업 방식과 차별화되는 ‘보험 영업과 전문 지식을 결합한 세일즈 콘셉트’를 개발해 ‘아카데미’를 통해 교육한다. 전문직 아카데미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FSC(Financial Sales Campus)는 보험 영업 사원과 은행·증권 등의 금융회사, 전문직 등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강의 콘텐츠로 만족도가 매우 높다. 급변하는 이슈와 금융환경을 고려한 전문적인 재무 설계를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는 자체 ‘연구·개발(R&D)센터’도 메트라이프생명 T&I의 남다른 자부심이 담겨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의 보험 본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교육은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 T&I본부 관계자는 “전문직이라고 보험을 다른 관점에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보험 본래의 기능으로 제대로 판매하기 위해서 조직을 이룬 것”이라고 강조했다. ━ 3년 연속 ‘챔피언’ T&I 확대…지역 부지점장 ‘발굴’ 2017년 8월 27명으로 출범한 메트라이프생명 T&I조직의 설계사 수는 현재 300명에 달한다. 실적도 눈부시다. 3년 연속 지점 ‘챔피언’을 차지하며 높은 보험시장에 대한 이해와 적응력을 인정 받았다. 지난 2월에는 지점에서 본부로 승격됐다. 2022년 메트라이프생명 T&I본부는 본격적인 지방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각지에 분점을 가진 4개의 지점(블랑, 블루, 그린, 블랙)이 출범했다. 서울을 기점으로 부산, 대구, 대전, 세종, 천안, 제주 지역 등으로 확대 중이다. 여종주 본부장은 “메트라이프생명 T&I는 강남을 중심으로 한 서울에선 전문직 사이에 ‘대세’로 받아들여진다”며 “2~3년 안에 제주에서도 고액 금융거래는 전문직 보험설계사를 통한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벌써부터 청신호도 속속 포착되고 있다. 최근 전주의 한 노무사 출신 FSR이 월 4000만원 상당의 고액 보험 계약을 하는 성과를 냈다. 통상 지방에선 100만원 이상 계약도 드문 실정에서 깜짝 놀랄 성과가 나온 것. 굳이 서울을 가지 않아도 선진적 금융서비스를 받고 싶었던 전주 지역 자산가의 니즈를 읽어내고, 지역 특색에 맞게 제안한 덕분이었다. 지방에서 서울 중심의 교육과 시스템에 대한 갈망이 상당함을 잘 보여준 사례였다. 메트라이프생명 T&I본부는 앞으로 정부 정책과 경제적 상황을 종합 분석해, 지역 실정에 특화한 영업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특정 지역에 머무르다 보면, 전국 상황과 비교한 해당 지역의 리스크는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를테면 제주도는 중국 자본이 빠지면서 건설 경기가 최악으로 치달았다. 하지만 타 지역과 달리 관광객이 늘어나서 요식업의 매출은 올라가는 상황. 이 때문에 세금 문제로 법인 전환을 희망하는 요식업체가 증가할 것을 선제적으로 진단, 영업 전략을 제시해준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지방에 선진 금융교육과 시스템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메트라이프생명 T&I의 전국 분점은 지방 전문직들의 성장을 돕는 큰 혜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메트라이프생명 T&I는 고객 만족도가 높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지표가 13회차 확정 유지율이다. T&I조직은 2월 오픈한 블랙지점을 제외하고 T&I 블랑, 블루, 그랑지점의 올 3월 기준 13회차 확정 유지율이 98.2%를 기록했다. 생명보험사 평균 유지율이 80% 수준인 것에 비하면 단연 돋보이는 성과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13차 유지율은 완전 판매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전문 분야의 컨설팅과 더불어 금융서비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보험 영업의 질도 함께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배현정 기자 bae.hyunjung@joongang.co.kr

2022.03.06 09:00

5분 소요
'BOSS' 열풍…메트라이프생명, 국내 최초 '법인 특화 컨설팅 플랫폼' 지원

보험

개인을 대상으로 재무컨설팅과 연계한 보험 상품 판매에 주력했던 보험설계사들의 역할이 최근 확대되는 추세다. 개인이 아닌 법인을 대상으로 법무, 세무, 노무 컨설팅을 제공하면서 법인 운영과 함께 임원들의 퇴직금 마련까지 돕는 등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국내 보험사들이 법인 영업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메트라이프생명의 행보는 업계에 이목을 끌 만하다. 강점인 설계사 조직의 전문성을 기르고 법인 영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성공하는 등 보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서다. ━ 법인 지식없어도… 'BOSS 하나면 끝' #.울산에서 철골제작업체 A를 운영하는 B대표(개인사업자)는 철강 구조물 및 설비 제작으로 사업 영역을 꾸준히 확장하며 안정적인 운영을 해왔다. 하지만 A업체의 생산제작 능력은 우수했지만 재무제표 등 협력업체의 등록 요건을 갖추지 못해 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B대표는 법인 전환을 고려했지만 그동안 제조와 영업에만 전념한 나머지 법인 시스템, 설립과정에 대한 지식이 전무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메트라이프생명이 올 1월 선보인 'BOSS(Business Owner Support Solution)플랫폼'에는 재무, 세무, 노무, 부동산, 퇴직플랜 등 전문가 그룹이 개발한 분야별 법인 컨설팅 자료가 담겨있다. 메트라이프생명 소속 재무설계사가 법인 및 사업자를 대상으로 종합 자산관리 컨설팅에 나서려 한다면 이 플랫폼에 접속해 다양한 정보를 활용하면 된다. A회사의 법인 전환에 착수한 메트라이프생명 울산지점의 한 부지점장은 'BOSS' 도움을 받은 케이스다. 이 부지점장은 법인 전환의 필요성과 혜택, 전환 방법, 그리고 법인 전환에 따른 노무규정 정비 등에 대한 자료를 'BOSS'에서 받아 B대표에게 체계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BOSS플랫폼을 통해 해당 사업 영역에 대한 정보를 사전 숙지할 수 있었고, B대표가 고민할 만한 재무, 노무, 가업승계 등에 대한 해법도 준비할 수 있었다"며 "후속 상담과 구체적인 실행에 필요한 자료도 정리돼 있어 법인 컨설팅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B대표는 울산지점의 도움으로 법인등기 시 주주 구성과 정관 작성, 노무체계 형성 등 회사 관리기준 구축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법인 자금 활용 방안으로 임직원 퇴직금 마련을 위한 보험 상품에 가입, 울산지점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 이처럼 메트라이프생명이 업계 최초로 선보인 법인 컨설팅 지원 플랫폼 'BOSS'는 크게 산업 분야별 이슈와 현안을 소개하는 28종의 ‘마켓 텍스트북’과 법인, 의사, 부동산 자산가 등 업종별로 심층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분야별 심화 과정, 그리고 세일즈 콘셉트 및 보조 자료로 구성된다. 재무설계사들은 'BOSS'를 통해 각 산업 영역과 법인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 컨설팅과 영업에 활용할 수 있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법인 특화된 컨설팅 지원 플랫폼은 업계에서 BOSS가 유일하다"며 "메트라이프생명 전속 설계사뿐 아니라 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를 비롯한 협약 GA채널 설계사들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자산관리계 어벤져스 '노블리치센터' BOSS플랫폼의 방대한 자료는 메트라이프생명만의 VIP전담 자산관리 조직인 노블리치센터 소속 전문가 그룹이 제공한다. 세무사, 감정평가사,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등 각 분야 전문가로 이뤄진 노블리치센터는 2013년 기존 FP센터를 개편해 만든 조직이다. 법인 및 고액자산가를 위한 자산 관리 컨설팅을 제공한다. 이들의 풍부한 컨설팅 경험과 전문성이 곧 'BOSS'의 힘인 셈이다. 노블리치센터의 대표적인 법인 컨설팅 주제는 법인 전환과 기업 세무, CEO 자산 관리, 가업 승계 등이다. 예를 들어 현재 개인사업자인 고객이 법인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면 상담을 통해 그에 필요한 행정 절차 및 정관, 노무체계 정비 등 일련의 준비사항에 대해 맞춤형 해법을 제안한다. 재무설계사는 고객이 노블리치센터의 컨설팅을 받고 솔루션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한다. 이를 토대로 일선에서 만나는 다양한 고객의 사례에 대한 일차적인 상담이 가능해진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노블리치센터는 재무설계사들을 위해 세무, 부동산, 펀드투자 등 시의성 있는 영업 자료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며 "현재 법인 이외에 부동산 자산가, 의사 과정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으며 향후 전문직 종사자, 고소득 자영업자 관련 콘텐츠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08.26 17:34

3분 소요
'MDRT' 회원수 업계 1위, 메트라이프 '알짜 설계사 조직' 어떻게 탄생했나

보험

최근 보험업계는 온라인(비대면) 채널 성장세가 가파르지만 직접 고객을 만나 계약을 체결하는 보험설계사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생명보험사들이 거둔 초회보험료(약 7조6800억원) 중 대면채널 비중(약 7조5800억원)만 90% 이상을 차지했다. 보험설계사로 대표되는 대면채널은 여전히 보험산업의 핵심이다. 특히 설계사수가 영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요즘, 보험사나 법인보험대리점(GA)은 보험설계사 리쿠르팅에 열을 올린다. 보험설계사를 1만명 이상 보유하고 있는 생보업계 빅3(삼성·한화·교보)와 GA업계 상위권사들의 영업실적이 좋은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적은 설계사수를 오히려 강점으로 승화시킨 사례도 존재한다. 지난 1989년 한국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생보사인 메트라이프생명은 대형사 대비 적은 수의 설계사로 수십년째 알짜 실적을 내며 업계 강자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고능률 설계사 육성이 영업 측면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메트라이프는 보험 명예의 전당으로 꼽히는 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100만 달러 원탁회의) 회원 수 업계 1위다. ━ 변액·종신보험 ‘강자’… 비결은 똑똑한 설계사 메트라이프생명은 올 1분기 70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는 지난해 동기 104억원 대비 700%가량 증가한 수치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해까지 22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메트라이프생명의 영업이익률은 6.98%로 빅3 생보사(1~4%)보다 높다. 정예 설계사들을 앞세운 영업 효율화 전략이 수십년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고능률 설계사 조직을 육성해 변액보험이나 종신보험 등 고수익 상품을 판매하는 식이다. 특히 변액보험 부문에서는 업계 최상위권 경쟁력을 갖췄다. 지난 2003년 한국 최초의 ‘변액유니버설보험’을 출시했던 메트라이프생명은 이후 변액보험 수익률과 순자산 규모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랭크되며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달러종신보험 상품 등을 판매해 인기를 끌며 보장성보험 판매 강자로서도 입지를 다져왔다. 변액보험이나 종신보험은 대표적인 고수익 상품군으로 보험설계사의 판매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복잡한 설계 내용을 고객에게 알기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회사 성장을 견인한 변액보험 판매를 위해 공인자격증은 물론, 금융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전문적 지식을 갖춘 설계사가 필요했다”며 “이에 설계사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과 환경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계사 육성 배경을 설명했다. 불완전판매 문제로 보험업은 늘 부정적인 이미지가 씌워져 있다. 이에 대부분의 보험사는 자체 설계사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이런 부분을 타개하려 노력 중이다. 그중에서도 메트라이프생명은 설계사 교육 및 양성 프로그램에 보다 힘을 준 케이스다. 특히 설계사의 선발부터, 교육, 영업관리 등 육성시스템을 단계화한 ‘석세스휠(Success Wheel)’은 메트라이프생명만의 차별화된 조직관리 시스템이다. 석세스휠을 통해 메트라이프생명은 개인 설계사는 물론 팀, 지점, 본부에 이르기까지 모든 조직의 성장을 체계적으로 돕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신입 설계사들을 위해 기초과정부터 영업 역량 강화 및 상품에 대한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중급교육과정, 법인시장 전문가, 재무설계 전문가, 은퇴설계 전문가, 헬스케어 전문가, 부동산 전문가 등 시장 별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전문가 양성 특화과정을 제공한다. 메트라이프생명 측은 “이 과정들이 꾸준히 선순환되면 설계사와 조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메트라이프생명 설계사 조직의 또 다른 특징은 세무사, 변호사 등 전문직 출신의 설계사들의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세무사를 비롯해 변호사·회계사·세무사·변리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로 구성된 ‘T&I’지점을 비롯하여, 총 설계사의 약 10%정도가 직접 재무설계사로 활동하는 전문직 종사자이다. 일반 설계사들은 별도의 조직인 ‘노블리치센터’를 통해 법인 및 고액자산가 고객에게 세무, 부동산, 투자, 은퇴, 보험 맞춤 자산관리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메트라이프생명은 전문직 설계사 수를 늘리는 동시에 법인 컨설팅도 강화하고 있다. 컨설팅 강화를 위해서는 올 초 법인·전문직 종사자 등의 고객을 위한 재무컨설팅 지원 플랫폼 ‘BOSS’를 오픈하기도 했다. ━ 전속설계사 적극적 지원으로 ‘MDRT’ 최다 배출 메트라이프생명 설계사 조직의 우수성은 MDRT 회원 수가 잘 보여준다. MDRT는 1927년 미국 멤피스에서 시작된 보험·재정 전문가들의 모임으로 전 세계 72개국, 6만6000여명의 회원이 모인 전세계적인 전문가 단체다. 특히 MDRT 회원자격은 탁월한 실적과 영업건전성을 갖춘 설계사에게만 주어지는 국제 표준 인증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바로 이 인증을 받은 설계사를 무려 636명 보유했다. 국내 보험사 중 1위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미국 본사 차원에서 MDRT협회 미국 본부와 후원 계약을 체결해 교육 프로그램과 영업 및 마케팅 역량 개발을 위한 정보를 공유받고 있다. 또 전세계 MDRT회원들의 성공 사례 공유와 멘토링 프로그램 운영, MDRT 등록비 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MDRT 달성을 장려한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설계사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과 환경에 대한 투자로 메트라이프생명만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고 발전시켜올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설계사 조직 경쟁력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08.15 09:55

4분 소요
[거세지는 특수고용직 처우 개선 논란] 각양각색 신분 탓에 십인십색 목소리

정책이슈

산재·고용보험 가입 의무화, 노동3권 보장이 쟁점...근로지성 인정 범위 두고도 이견 노동 시장의 주체는 크게 둘로 나뉜다. 고용하는 사람과 고용되는 사람, 고용주와 근로자다. 그런데 이 둘에 속하지 않는,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이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수고용직)’다. 보험설계사, 택배기사, 골프장 캐디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의 근로 환경과 조건은 비정규직에 가깝다. 이와 달리 법적 지위나 신분은 1인 사업자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들을 ‘근로자’로 인정하고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와 국회도 나서기 시작했다. 경영계는 물론 반대 방침이다. 일부 특수고용직도 반대 목소리를 낸다. 이들의 애매한 신분과 처우만큼 논란의 실타래도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다.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되는 택배기사(지입차주·대리점주 제외)의 노조 설립이 허용됐다. 고용노동부는 11월 3일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관련 판례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전국택배연대노조가 설립신고 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해 노조 설립 신고증을 교부했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택배기사가 지정된 구역에서 사측이 정한 배송 절차와 요금에 따라 지정된 화물을 배송하는 등 업무 내용이 사측에 따라 지정되는 점을 고려해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택배기사가 사측이 작성한 매뉴얼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근무시간이 정해져 택배회사 또는 대리점으로부터 업무 내용·수행과 관련해 지휘·감독을 받는 점, 사용자 허가 없이 유사 배송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택배기사뿐 아니다. 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화물차 운전자 등 이른바 특수고용직의 고용·산재보험 가입과 노조 설립 논의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가시적인 변화가 나온 건 지난 10월 17일 고용부가 특수고용직 종사자의 노동3권을 위해 법률을 제·개정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안을 수용하면서다.앞서 2007년 국가인권위원회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수고용노동자) 보호 방안에 대한 의견 표명’에서 ‘특수고용노동자 보호에 관한 법률 조속한 제정, 휴일·휴가 보장, 노동3권 보장, 4대 보험 보장’ 등을 권고한 바 있다. 고용부는 이를 일부 받아들여 올해 하반기 특수고용직 실태조사를 하고, 노사정 및 민간전문가 간 사회적 논의를 통해 법률 제·개정을 추진하겠다고 인권위에 회신했다.고용부의 인권위 권고안 수용은 문재인 대통령의 노동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용부는 그동안 인권위의 권고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지난 2월 “특수고용직의 노동3권을 보장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밝히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정부 출범 이후 특수고용직에 대한 산재 및 고용보험 적용 확대를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명시하고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특수고용직에 대한 노동3권 보장 및 사회보험 적용 확대를 위한 법안 등이 다수 발의돼 논의가 활발할 전망이다. ━ 고용부, 택배기사 노조 설립 허용 특수고용직은 일반 노동자처럼 사업주에게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수입을 얻지만, 법적 지위는 자영업자로 분류되는 직종을 말한다. 근로자와 유사하게 일하지만, 형식상으로는 ‘회사-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이 아니라 ‘사업자-사업자’ 사이의 용역·도급·위탁·위임계약 등을 한다. 예를 들어 보험설계사가 특정 회사와 위탁계약을 하고 상품을 판매하면서 출·퇴근 등에 구속을 받지 않고 자영업자처럼 일하는 식이다. 계약 형태와 업무수행의 내용과 방법을 스스로 자유롭게 결정하고 일한 만큼 소득을 번다는 점, 회사의 지시와 감독이 없다는 점에서 노동법상의 ‘근로자’와는 구별된다.계약의 특성 때문에 특수고용직은 정해진 보수를 받기보다는 실적과 연동해 수당이나 보수를 받는 업종이 많다. 골프장 경기보조원과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인터넷 설치기사, 화물차 운전자, 택배·퀵서비스 기사, 대리운전 기사 등이 대표적이다. 1990년대 특수고용직으로 언급된 직종은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레미콘 기사, 골프장 캐디 등 4개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 들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산재보험 규정상으로도 위 4개 직종 외에 택배기사와 퀵서비스 기사가 공식적인 특수고용직에 포함됐다. 이 밖에 대리운전사, 야쿠르트 아줌마 같은 각종 상품 외판원, 애니메이터 등과 같은 전문직 프리랜서 등으로 특수고용직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특수고용직의 확산 이유는 비정규직 증가 배경과 비슷하다. 경제 환경의 변화에 따른 비정규직이나 1인 사업자 아웃소싱 같은 비전형적 고용 형태의 확산과 기업의 경영 전략 측면이다. 시장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기업들은 정규 고용을 비정규 고용으로 대체하거나, 고용 관계 자체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생긴다. 직·간접적으로 비정규직을 고용하거나, 특수고용직처럼 기존 고용을 일종의 하도급계약으로 전환해 인건비에서 사업비로 지출항목의 변경을 시도하는 것이다. 인권위의 ‘민간부문 비정규직 인권상황 실태조사’ 보고서는 “오늘날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기업들이 경직성 인건비를 사업비로 전환해 기업 지출의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커다란 흐름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근 플랫폼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모바일을 통해 노동력 거래가 이뤄지고 그 결과에 따라 대가가 지급되는 또 다른 형태의 특수고용직도 등장하는 추세다. ━ 통계청 49만 명 vs 인권위 229만 명 특수고용직 종사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규모는 파악이 어렵다. 특수고용직의 정의 자체가 다소 애매한 탓에 어느 직종까지 포함시키느냐에 따라 추정치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특수고용직 종사자는 49만3000명이다. 2002년 이후 규모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2002년 77만2000명에서 2003년 60만 명으로 떨어졌고, 2012년부터는 2015년에는 5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이와 달리 인권위는 임금노동자 외에 자영업자로 구분돼 있는 특수고용직 종사자까지 포함, 2014년 기준 국내 특수고용직 종사자가 229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당시 기준 전체 취업자 가운데 8.9%가 특수고용직으로 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정의와 기준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은 특수고용직을 둘러싼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이기도 하다. 특히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이들이 회사의 지휘나 감독을 받는 등 현실적으로는 근로자와 유사하게 일을 하면서도 형식상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았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과 노조법 등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특수고용직은 근로시간 규제가 없고, 휴게·휴가도 보장되지 않는다. 1년 이상 근무하면 받아야 할 퇴직금도 없다. 대통령령으로 정한 9개 직종(보험설계사, 학습지교사, 골프장 캐디, 레미콘 기사, 택배기사, 퀵서비스 기사, 대출모집인, 신용카드회원 모집인, 대리운전 기사)을 제외하고는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 이들도 최근 고용부가 택배기사 노조를 허용하기 전까지 노동조합 결성이나 단체교섭 요구, 쟁의행위 같은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했다.특수고용직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핵심은 특수고용직을 자영업자가 아닌 근로자로 보고 노동권을 부여할 것인가다. 국제노동기구(ILO) 역시 2006년 권고를 통해 “고용관계의 원칙은 ‘사실 우선의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며 “고용관계의 존재에 대한 판단은 노동의 수행, 노동자에 대한 보수의 지급과 관련된 사실에 따라 이뤄져야 하고, 사실과 상반되는 계약형태, 당사자 간 합의된 바와 상관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법원 판례도 이 기준에 따라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는 추세다. 2006년 이전까지는 판단 기준을 사용자의 ‘구체적·개별적 지휘·감독’이라고 규정했으나, 이후로는 ‘상당한’ 지휘감독으로 넓혔다.그러나 일각에서는 제도적 차원에서는 특수고용직이 여전히 권익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산재·고용보험 가입 의무화와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인정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 특수고용직 문제는 1990년대 후반 처음 불거진 후 20년 간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이 정부와 국회에서 논의돼왔다. 하지만 2008년 4개 특수고용직에 산재보험 가입을 허용하고 이후 2012년 2개, 지난해 3개 직종을 추가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변화가 없었다. 그나마 특수고용노동자 자신이 보험료 절반을 부담해야 하고, 본인이 원치 않을 경우엔 보험에 들지 않을 수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는다. 고용부가 2015년 특수고용직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채 업종별 표준계약서를 보급하는 데 그쳤다. 국회에서도 다양한 법안이 발의 및 폐기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결실을 맺지 못한 상황이 이어졌다.문제는 특수고용직이라도 직종별로 업무환경과 수입 등이 천차만별이라 일부는 근로자에 가깝고 일부는 자영업자에 가깝다는 데 있다. 직종이 워낙 다양하고 같은 직종 안에서도 의견이 엇갈려 일률적 기준을 적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직종별로 근로자성 인정 여부나 범위의 문제를 두고 첨예한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입법 과정에서 혼란이 예상된다. 이승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수고용직 전반을 보호하는 입법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들 가운데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될 수 있는 사람도 많은데, 직종 전체를 특수고용노동자로 규정하면 ‘2등 노동자’를 만들 수도 있어 법률 제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수고용직의 근로자화를 반대하는 입장의 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특수형태종사자 내에 상당히 다양한 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특수고용직 종사자를 세분화해 그들 중 보호 필요성이 있는 그룹과 없는 그룹 등으로 나누어서 접근을 달리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고 주장했다. ━ 특수고용직 종사자가 산재보험 기피하기도 방법적인 측면에서는 한 기준을 정해 포함되는 특수고용직 종사자에게 일괄적으로 새 규정을 적용할 것인지, 아니면 일단 일부 직종에만 적용한 후 점차 그 범위를 확대시킬 것인지도 대해서도 주장이 엇갈린다. 고용·산재보험 가입과 노조설립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특수고용직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특별법을 제정할지, 기존 근로기준법이나 노조법을 개정해 근로자 개념에 특수고용직을 포함시킬지를 두고도 이견이 있다.특수고용직 종사자 사이에서도 직종과 조건에 따라 입장이 크게 갈린다. 대표적 특수고용직인 보험설계사의 경우 보험인 권리연대노조 등은 지속적으로 노동3권 보장을 촉구해왔지만, 영업성과가 좋은 설계사들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보험설계사들은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소득의 3.3%만 사업소득세로 내면 된다. 그러나 근로자로 인정되면 소득 수준에 따라 6~40%의 근로소득세율을 적용 받는다. 보험 업계는 보험설계사의 4대 보험 가입을 의무화할 경우 보험사의 추가 부담액이 연간 6037억원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부담 때문에 정부 방안이 오히려 해고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게 특수고용직의 근로자화를 반대하는 측의 주장이다.이런 측면에서 특수고용직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이후 정책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고민거리다. 가령 문제로 지적되는 저조한 산재보험 가입률이 원인은 특수고용직 당사자에게도 책임이 있다. 보험료의 절반을 본인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소득 감소를 우려해 산재보험 가입을 기피한다는 것이다. 산재보험료를 ‘세금’으로 인식하고, 직종 특성에 맞춰 보장성이 높은 민간 상해보험을 선호하는 측면도 있다. 2013년 노사정위원회의 ‘비전형근로자 보호방안연구위원회’에서도 “고용보험 역시 이미 자영업자로서 자율적인 가입 자격을 부여했는데도 수요가 낮은 상황에서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현실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다. 김창호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제3의 객관적인 기관을 선정해 4대 보험에 대한 정확한 설명과 함께 당사자의 분명한 수요를 확인한 후 4대 보험 확장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7.11.11 06:21

7분 소요
[보험업계, VIP 잡기 경쟁] 고액 자산가 겨냥한 VIP 보험 상품 봇물

보험

상속세 마련 위한 정기보험 상품 선보여... VVIP 위한 종신보험 상품도 나와 ‘종신보험의 대안’이라는 정기보험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한 번 사는 인생, 하고 싶은 것 하고 살자’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라이프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다. 종신보험은 정해진 기한 없이 죽을 때까지 보장한다. 그래서 일생 한 번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그만큼 납입 기간이 길고 보험료가 높아 유지가 쉽지 않다. 이와 달리 정기보험은 보장을 원하는 기간을 정해 보장받는 상품이다. 종신보험 대비 보험료가 8분의 1 수준으로 낮다. 다만 보장 기간이 지난 후 사망하면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 VVIP 전용 상품 상속세 마련 유리 정기보험은 아직까지 낮은 인지도와 종신보험의 탄탄한 아성에 밀려 가입률이 저조한 편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정기보험 신계약 건수는 최근 3년 연속 전체 생명보험의 약 3%대에 머물러 있다. 종신보험과 비교해봐도 지난해 국내 정기보험 신계약 건수는 총 25만건으로, 종신보험(206만건)의 12% 수준이다.이런 가운데 정기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곳은 온라인 보험업계다. 사업비와 보험설계사 수수료가 낮아 대면 채널에서 적극적으로 판매하지 않는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전업 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을 중심으로 삼성·한화·신한·미래에셋·하나생명 등 10여 곳의 생보사가 온라인 정기보험을 판매 중이다. 온라인 보험은 소비자가 직접 가입하는 형태로 설계사 수수료나 점포 임대료 등 중간 유통 비용이 없어 보험료가 낮다. 일부 상품은 비흡연자 할인과 건강체 할인제도를 갖춰 고객의 건강 상태에 따라 보험료를 추가로 할인해준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이 국내 최초로 ‘슈퍼건강체’의 개념을 도입한 ‘라이프플래닛e정기보험’이 대표적이다. 가입자의 건강상태를 표준체(흡연체), 비흡연체, 건강체, 슈퍼건강체로 분류한 후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평생 비흡연자, BMI, 콜레스테롤·혈당 수치 등 슈퍼 건강체의 기준을 충족하는 고객은 최대 41%까지 보험료를 할인받는다.보험료가 저렴한 것만을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 경영인과 전문직 종사자 등 고액 자산가를 위한 VIP 정기보험도 내놓고 있다. 경영자가 갑자기 사망할 경우 기업 승계 시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상품이다. 한화생명이 지난해 내놓은 상속재원 마련에 적합한 ‘경영인 정기보험’은 통상 은퇴가 늦고 경제 활동 기간이 긴 가입자 특성을 고려해 가입 연령은 최대 75세, 보장 기간은 90세까지 잡고 있다.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도 VIP 정기보험을 판매 중이다.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종신보험’도 아니다. 대표 상품은 올 초 교보생명이 VIP 수준을 넘어 ‘VVIP’ 전용으로 내놓은 ‘교보노블리에종신보험’이다. 최저 가입금액이 10억원 이상으로 가입 즉시부터 사망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가입연령도 71세(일시납부는 82세)까지 높여 가입 기회를 확대했다. 고객의 연령과 자산 상태 등을 고려해 장기간의 상속·증여 플랜을 짤 수 있도록 납입 기간을 일시 납부를 포함해 3년 납 혹은 80세 납까지 다양화했다. 유가족이 보험금을 받게 되면 상속세 재원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 상속세는 누진 세율이 적용되는 특성상 재산이 많을수록 세 부담이 커져 금융 자산이 부족한 유가족은 재원 마련에 적잖은 부담이 있었다. 따라서 종신보험에 가입해 놓으면 상속 재산을 처분하지 않고 보험금으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덕분에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이 상품은 최초 가입시 사망 보험금이 그대로 유지되는 기본형과 가입 후 매년 5%씩 증액돼 20년 후에는 보험금이 2배까지 늘어나는 ‘체증형’으로 구성돼 있다. 보험 기간 동안 보유 자산의 증가가 예상된다면 사망 보험금이 점차 증가하는 체증형 가입을 통해 자산 증가에 따른 상속세 증가에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 계약 승계 제도를 통해 세대간 효율적인 자산 이전도 가능하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보험금이나 해약환급금을 재원으로 배우자나 자녀에게 좀 더 저렴한 보험료로 계약 승계가 가능하다. 유가족이 신규로 보험에 가입하는 것보다 보험 승계를 통한 가입이 보험료 측면에서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 고액의 적립금은 중도 인출을 통해 자녀의 독립 자금 등으로, 연금 전환시에는 노후 자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함께 제공되는 프리미어헬스케어서비스도 업그레이드됐다. 가입자 편의를 위해 건강 증진 서비스를 모바일로 제공한다. 차량 에스코트 서비스는 입·퇴원뿐만 아니라 병원 간 이송까지 추가했다. 윤영규 교보생명 상품개발팀장은 “금융 상품을 통한 절세와 세대 간 자산 이전에 관심이 많은 부유층 고객의 요구를 반영했다”며 “상속 재산의 처분 없이 보험금으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수 있어 고액 자산가에게 유용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교보생명이 이러한 VIP 전용 상품을 내놓은 계기는 수 년간 ‘교보 노블리에 소사이어티’를 운영하면서다. 교보 노블리에 소사이어티는 VIP 고객이 경영노하우를 함께 나누고 인맥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은행·증권사 등이 운영하는 기존 VIP 프로그램과 달리 가업 승계나 가문 재산 관리뿐만 아니라 인문학과 인간 관계 등 장기적 관점에서 고객에게 다가가고 있다. ━ VIP 고객 인맥 쌓기로 상품 업그레이드 2012년 문을 연 이래 경영 관련 분야에서부터 인문학, 건강 관리, 인간 관계 등 교양 분야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VIP 고객의 주요 관심사와 요구를 잘 접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까지 최고경영자(CEO), 전문직 종사자 등 300여 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지난해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공병호 박사, 한상만 한국소비자학회 회장,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 서희태 밀레니엄 심포니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 등이 강연자로 참여했다. 글로벌 경쟁력과 리더십, 고전에서 얻는 경영 인사이트, 금융환경 변화와 자산관리 방안, 클래식 음악 감상의 세계, 마음을 사로잡는 소통의 법칙, 스트레스 해소법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VIP 고객을 매년 선발해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기수 간 인맥을 넓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고객과 회사가 함께 ‘윈윈’하는 프로그램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2017.04.16 11:49

4분 소요
[푸르덴셜생명 세일즈 매니저 4인의 평생 직장론] 정년 없는 평생 전문직에 도전하라

산업 일반

올해 96세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철학과)가 얼마전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행복론을 공개한 게 큰 화제가 됐다. 김 교수는 건강한 삶의 비결 중 첫째로 ‘일’을 꼽았다. ‘죽을 때까지 열심히 일하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노교수의 생기 넘치는 말에 많은 시청자가 공감했다. 정정한 백수(白壽, 99세)가 드물지 않은 100세 시대다. 반면 너무 일찍 백수(白手)가 되는 이들도 흔하다. 불황과 고용 불안의 장기화 탓에 일자리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이런 분위기에서 보험설계사는 최근 주목 받는 직종 중 하나다. 일단 성과만큼 보수를 받으면서 정년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외국계 보험사를 중심으로 고학력 남성 설계사의 유입이 늘면서 이미지도 ‘보험 아줌마’에서 ‘재무컨설턴트’로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보험설계사는 교사·교수와 함께 ‘일·가정 양립 수준’이 가장 높은 직군으로 선정됐다. 실제로도 그럴까? 보험 업계에서 설계사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푸르덴셜생명 세일즈 매니저(설계사 교육과 관리를 담당하는 직군) 4명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세일즈 매니저가 된 연유가 궁금하다.김은정(43세) : 원래 푸르덴셜 고객이었다. 대기업 섬유사업부에 15년간 일하다 나를 담당했던 라이프 플래너(보험설계사)의 권유로 세일즈 매니저 모집에 응했다. 이전 직장이 늘 바쁘고 출장도 많은 곳이라, 아이 둘을 키우는 워킹맘으로서 굉장히 힘들었다. 여러 면에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최우성(39세) : 세무사로 일했다. 2008년쯤 금융 컨설팅을 하다 보험 영역이 아직 블루오션이라는 생각이 들어 뛰어들었다.김준일(35세) : 첫 직장에 입사한 뒤 6개월 만에 방향을 틀었다. 그 후 라이프 플래너로 시작해 10년 동안 일하고 있으니 돌아보면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김범년(37세) : IT 대기업 연구원이었다. 그러나 회사에서 성공하기엔 유리천장이 너무 높다는 걸 일찍 깨달았다. 퇴사한 연구원 선배가 프랜차이즈로 성공하는 걸 보고 ‘결국 내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영업 마인드를 배우는 게 중요하겠다 싶었고, 여러 외국계 보험회사를 돌아본 뒤 푸르덴셜에 정착했다.다들 이력이 특이하다. 이전과 가장 달라진 점은?김은정 : 초기에는 너무 바빴지만, 자리를 잡고 나니 삶의 질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높아졌다. 수입이 훨씬 많아졌고, 무엇보다 아이들을 위해 언제든지 시간을 낼 수 있게 됐다.최우성 : 개인적으로 금융 전문직의 경험을 살려 블루오션을 찾았다는 게 가장 큰 성과다. 세무사 출신 라이프 플래너로 일하며 노하우를 쌓고 MDRT(백만달러원탁회의)를 거쳐 COT(MDRT의 3배 실적)까지 달성하고 나니 확신이 생겼다. 지금은 세일즈 매니저로서 금융권 출신 라이프 플래너와 팀을 이루고 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즐거움이 무엇보다 크다.라이프 플래너나 세일즈 매니저는 엄밀히 말해 개인사업자다.김준일 : 어떤 회사에서 일하든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마찬가지다. 일반 기업보다 큰 불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내가 일하고, 내가 책임지면 되는 것이니 마음이 편하다. 노동 강도가 센 편이지만 그 정도 난관은 어느 직업에나 있다고 생각한다. 친구·고객, 심지어 친누나에게도 이 직업을 추천했다. 모두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김범년 : 라이프 플래너와 세일즈 매니저는 상대적으로 실패 부담은 적은 사업이다. 일단 자본이 필요 없고, 회사에서 교육을 책임지기 때문에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나도 그런 지원을 통해 라이프 플래너로 성공할 수 있었고, 세일즈 매니저가 된 후에는 그렇게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혼자 모든 걸 해결해야 하는 다른 사업과는 차이가 있다.세일즈 매니저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김범년 : 세일즈 매니저는 프로듀서다. 여러 사람의 다양성과 다름을 이해하고, 배우면서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그걸 잘 하면 어벤저스처럼 막강한 팀이 된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때는 만족감이 상당하다.최우성 : 라이프 플래너가 1인 플레이어라면, 세일즈 매니저는 팀을 구성해 좀 더 큰 규모의 비즈니스를 책임지고 이끌어야 한다. 당연히 경험의 폭도 더 크다. 성과를 내면 사내에서 얼마든지 임원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일반 직장이라면 사실 성과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지 않나?김은정 : 유연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직업은 흔치 않다. 대화가 생활이 되고,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사고를 하다 보니 아이들에게도 더 좋은 엄마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많은 라이프 플래너를 교육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어려움은 없나?김범년 : 아무래도 팀원들과 동고동락하다 보니 여러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가끔 실적이 저조해 마음 고생을 하는 팀원이 생기면 함께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 문제를 잘 해결해가고 있다.최우성 : 항상 위기가 찾아오게 마련이다. 자격증이 있는 세무사처럼 소위 ‘돌아갈 곳’이 있는 전문직 출신들에겐 그 위기를 잘 넘기는 인내심이 필수적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 연차가 쌓일수록 전문성과 능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걸 이해시키기 위해 많이 노력하는 편이다.세일즈 매니저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김준일 : 고민하고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했으면 한다. 개인적인 나의 목표는 푸르덴셜생명의 사장이 되는 것이다. 모든 매니저의 꿈일 테지만 실제로 여기는 그게 가능한 공간이다. 사내 정치에 목을 맬 필요도 없고, 오로지 성과로 나를 입증하면 된다.김은정 : 보험업 경력이 없어도 괜찮다. 사내 교육만으로도 충분하고, 나도 그렇게 시작해 꽤 인정받는 위치까지 왔다. 특히 여성은 장점이 많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함은 이 일의 필수요건 중 하나다. 일하는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분명한 장점이다. 평범한 아줌마 대신 커리어 우먼에 도전해보길 권한다.김범년 : 공무원을 제외하고 정년을 제대로 보장해주는 회사가 별로 없다. 그 전에 은퇴 압박도 많이 받을 거다. 세일즈 매니저는 정년 없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은퇴 후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꼭 나중에 이 일을 하지 않더라도 라이프 플래너와 함께 자신만의 사업을 해본 경험은 큰 자산이 될 것으로 믿는다.워킹맘, 대기업 연구원, 세무사 등으로 일하다 라이프 플래너, 세일즈 매니저로 변신한 4인방은 이 일이 평생 직업으로 손색없는 선택이라고 입을 모았다. 푸르덴셜생명은 1993년부터 세일즈 매니저 모집 프로그램을 통해 보험업 무경력자를 세일즈 매니저로 선발해 육성해왔고, 나름의 성공 노하우를 축적했다. 4인방 중 김은정 세일즈 매니저는 보험업 경력 없이 세일즈 매니저에 도전해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푸르덴셜생명은 현재 2년 이상의 직장 경력(4년제 대학 졸업)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세일즈 매니저 특별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9월 말까지 지원할 수 있다.”

2015.07.0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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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도 자라 이 아비처럼 살아라!”

산업 일반

직업과 취업지도 분야 권위자로 인정 받고 있는 김준성 연세대 직업평론가가 ‘한국인의 직업 대물림 행태 분석’이라는 논문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소재도 참신하지만,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코노미스트가 미리 소개한다. 인천에서 중화요릿집 태화원을 운영하는 손덕준 사장,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현명농장 이명자씨, 토종벌 박사 김대립씨, 청주에서 전통 엿을 파는 윤일식씨, 김세윤 우보한의원 원장, 함께하는교회 방인석 목사,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이들의 공통점은? 쉽게 답이 떠오르지 않으면, 힌트가 더 있다. 축구선수 차두리, 가수 이루, 영화배우 최민수, 탤런트 송일국. 그렇다. 모두 부모의 직업을 대물림한 사람이다. 한국에서 ‘직업의 대물림’은 아직 낯설다. 기업이나 성공한 음식점을 자녀가 이어받는 ‘가업 잇기’나 연예인 2세 이야기는 종종 알려지지만, 부모와 자녀가 직업이 같은 ‘직업의 대물림’은 지금도 언론 매체에 보도될 만큼 보편적인 일은 아니다.직업 대물림의 7가지 형태사실 ‘너희는 이 아비처럼 살지 마라’ ‘난 아버지처럼 살기 싫어요’는 오랜 세월 우리 사회를 관통해 온 의식이었다. 하지만, 김준성 연세대 직업평론가는 “직업 대물림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가 ‘한국인의 직업 대물림 행태 분석’이라는 논문을 집필한 이유다.김 평론가에 따르면 연예계, 특수 기능직, 성공한 자영업 분야에 머물던 직업 대물림이 스포츠계·전문직·문화예술계·학계·제조업 분야 등으로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그는 “전후 세대 부모들의 직업관, 갈수록 치열해지는 직업환경, 탈권위적인 가족 문화, 사농공상 의식의 변화 등이 직업 대물림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고 있다”고 분석했다.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직업 대물림은 어떤 형태로 나타날까? 김 평론가는 크게 기획 교육형, 일시 전수(傳授)형, 비(非)전수형, 평생 전수형, 상속형, 매니지먼트형, 콘텐트 수정형으로 나눈다. 기획 교육은 부모가 자녀의 가업 승계, 직업 잇기를 기획해 진행하는 구조다. 이 경우 자녀는 부모의 직업과 연관된 교육을 어려서부터 받으며 역량을 키워간다. 기업 오너가 자녀에게 경영학 공부를 시키고, 회사에 취직시켜 경영을 가르치는 것이 전형적인 기획 교육 방식의 직업 대물림이다. 종교 권력의 세습이라는 지탄이 존재하지만, 종교계에서도 이런 기획 교육 사례가 많다. 스포츠계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 스타 차범근 수원삼성 감독과 현재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차두리 선수의 예는 기획 교육을 통한 직업 대물림의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일시 전수는 부모가 자녀에게 직업 노하우를 일시에 가르쳐 주는 방식이다. 연예계에 특히 많다. 장성한 자녀가 연예계 데뷔를 희망하는 경우, 연예인 부모는 자녀의 데뷔 전후로, 자신의 노하우를 일시에 전수해 준다. 배우 2세들이 “연기에 대해 부모님께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말하는 것이 그런 경우다.반면, 비 전수 방식은 직업은 대물림됐지만, 노하우를 가족 간에 주고 받은 경험이 없는 경우다. 김준성 평론가는 “부모가 일찍 작고해 자녀에게 직업을 권유하거나 여러 이유로 노하우를 전수할 가능성이 없는 상태에서 직업이 대물림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는 직업 적성인자가 유전됐거나, 자녀 스스로 부모의 직을 이어받겠다는 의지의 산물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평생 전수는 ‘가업 잇기’나 ‘직능 전수’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부모가 직업에 필요한 기술과 노하우를 평생에 걸쳐 전수하는 구조다. 쉬운 예로 ‘며느리도 몰라’라는 광고 문구로 잘 알려진 신당동 마복림 할머니 떡볶이집을 들 수 있다. 충북 제천에서 전통 빗자루 제조 기술을 이어가고 있는 이연수씨, 1998년 대한민국 도자기 공예 부문에서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옹기명장으로 인정받은 황충길 전통예산옹기 대표 등도 평생 전수를 통해 직업을 대물림 받은 사례다. 김 평론가는 “평생 전수는 오랜 시간에 걸쳐 한 단계씩 세밀하게 노하우가 전수되는 방식”이라며 “일본 시니세(老鋪·오랜 가업) 문화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상속형은 말 그대로 기업을 통째로 물려주는 식이다. 재계에서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후손이 경영권을 물려받는 구조다. 이 경우 직업 기술력의 전수에 소홀한 측면이 존재하기 때문에 기획 교육이나 평생 전수 방식이 접목되는 경우가 많다. 노하우가 이어지는 사회매니지먼트형은 요즘 부각되는 직업 대물림 구조다. 특정 직업을 가진 부모가 관련 분야에 진출한 자녀의 매니저 역할을 담당하면서 노하우 전수, 지도·컨설팅까지 해주는 방식이다. 탤런트 겸 가수 장나라씨와 그의 부친 주호성씨가 대표적인 예다. 1988년 백상연기상을 수상한 바 있는 주호성씨는 딸이 연예계에 데뷔한 후, 매니저 역할로 돌아선다. 다른 연예인 가족과 차별되는 방식이다. 김 평론가는 “연예계뿐 아니라, 최근에는 골프·축구 등 스포츠계에도 매니지먼트형의 직업 대물림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콘텐트 수정형은 부모의 직업을 대물림하되, 일하는 내용을 수정하는 형태를 말한다. 강원도 정선군 낙동리에서 제일농장을 운영하는 전영석·염영주 부부가 그런 예다. 올해 서른두 살 동갑내기인 부부는 부모가 농사를 짓던 땅에 고랭지채소·더덕·오갈피 등 대체 작목을 재배하고, 1200여 평 규모의 축사와 퇴비공장을 운영한다. 김 평론가는 “새로운 방식과 도전을 통해 성공적인 가업 잇기를 하고 있는 전형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김 평론가는 “직업 대물림은 노하우가 끊어지는 사회에서 이어지는 사회로 가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며 “이는 권력과 부가 세습되는 것과는 다른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정 정치인이 자신의 권력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자질도 없는 자녀를 정치계에 입문시키거나, 대학교수가 불공정한 절차를 통해 자녀를 교수직에 앉히는 직업 대물림(김 평론가는 대학사회에 이 같은 경우가 상당수 존재한다고 밝혔다)이 아니라,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는 부모가 갈고닦은 노하우를 자녀에게 전수함으로써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직업 대물림이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많은 부모가 경제적으로 불안정하고, 발전 가능성이 없고, 일이 힘들고, 소득이 낮고, 사회적 대우가 낮다는 이유로 자신의 직업을 자녀에게 권유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직업 빅뱅이 일어날 겁니다. ‘사’자 들어가는 직업보다, 정밀한 기능 능력과 노하우를 보유한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가 될 거예요. 오랜 세월 취업 상담을 해 온 결과, 부모와 자식 간에 직업 적성인자가 유사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객관적으로 자녀를 판단하고, 직업을 대물림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변호사라면 로스쿨에 진학시켜 자격증을 따게 하고, 이후 본인이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체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자식에게 전수하는 겁니다. 보험설계사도 마찬가지고, 의사·교사·기능직·언론인·화가·작가·경찰·요리사도 마찬가집니다. 직업 대물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면, 획일적인 교육 행태와 입시 경쟁을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정부 입장에서도 청년 취업난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 디자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2009.02.1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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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의 경제학

산업 일반

봉제공장에서 근무하는 기혼 여성 근로자가 옷을 가봉하기 위해 자로 밑작업을 하고 있다. ‘주부 경제력’ 입체분석… GDP의 22% 차지, 보험·유통 등은 기혼 여성 천국 기혼 여성, ‘아줌마’ 사원들이 사회 곳곳에서 뛰고 있다. 중소기업 생산직 현장은 물론, 유통업·음식점·도소매판매점 등은 이미 기혼 여성들이 없으면 가동이 되지 않을 정도로 기혼 여성 사원들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보험설계사 같은 특정 분야는 기혼 여성들이 대부분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혼 여성 노동력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적지 않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추정치 약 5백22조원 가운데 22%(약 1백15조원)는 아줌마의 힘으로 이뤄낸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황수경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취업자 수 약 2천2백만명 가운데 42%가 여성이고, 이 중 약 80%가 기혼 여성”이라며 “여성의 임금이 남성의 65% 수준임을 감안할 때 국내총생산의 약 22%는 기혼 여성들이 만들어낸다고 추정해도 틀리지 않다”고 말했다. 기혼 여성들의 경제활동은 특히 최근 10년간 엄청나게 활발해졌다. 40·50대 기혼 여성 중에서 취업을 원하는 노동력은 이미 다 노동시장으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전문가 지적이 있을 정도다. 소프트한 여성 일거리 급증 기혼 여성의 활발한 경제활동 진출은 통계에서도 잘 나타난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전체 여성 중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비율)은 1992년 47.1%에서 2002년 49.8%로 증가했다. 증가율로만 보면 크지 않아 보이지만, 속내용을 들여다보면 큰 변화를 읽을 수 있다. 92년 전체 여성 1천6백57만명 중 경제활동인구는 7백80만명(47.1%)이며, 이 중 취업자 수는 7백64만명이고, 실업자 수는 16만명이다. 그런데 2002년의 경우 전체 여성 1천9백4만명 중 경제활동인구는 9백48만명(49.8%)이고, 취업자는 9백24만명, 실업자 수는 24만명이다. 따라서 10년 동안 늘어난 여성 취업자 수는 1백60만명이나 된다. 반면 같은 기간 중 여성 실업자 수는 사실상 제자리걸음(8만명 증가)을 했다. 이 기간 중 일어난 신규 여성취업은 대부분 30대 말, 40·50대 기혼 여성의 재취업이란 전문가 진단이다. 또한 이 기간 중에 기혼 여성들이 중소기업·유통업 분야로 특히 빠르게 진출했는데, 이는 서비스와 단순직에 종사하는 여성취업자 수가 93년 3백37만명에서 2001년 4백53만명으로 1백16만명이나 급증한 데서도 알 수 있다. 90년대 이후 기혼 여성의 경제활동이 급증한 이유는 뭘까? 황수경 박사는 “이 시기에 한국 사회의 인구 구성이 점차 고령화되면서 남성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저렴한 기혼 여성 노동력이 노동시장으로 빠르게 편입됐고, 또한 경제발전에 따라 소프트한 기혼 여성용 일거리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다 보니 이젠 기혼 여성 노동력이 이미 국내 노동시장에서 중요한 요소로 부각됐다고 덧붙인다. 사장·수위 빼면 몽땅 아줌마 실제로 기혼 여성들의 취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웬만한 업종들은 아줌마 차지가 됐고, 그들이 없으면 돌아가질 않는다. 박노섭 중소기업진흥공단 실장은 “잡화·봉제·가죽·종이·식품 같은 전국 중소기업의 생산직은 물론이고, 이젠 기존 남성들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볼트나 너트 생산현장이나 도금 분야까지 나이든 기혼 여성들이 파고들어 가는 현상까지 일어났다”고 말한다. 그는 “요즘 지방공장 어디를 가봐도 사장·수위·공장장·기술자 등 남자 4명을 빼면 아줌마 직원들만 있는 이색 풍경을 흔하게 볼 수 있다”면서 “이는 90년대 중반부터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같은 유통 할인점의 경우 점포당 약 4백명이 근무하는데, 이 중 파트타임사원, 협력업체사원 등 주부사원이 40∼50%를 차지하고 있다. 주부가 없으면 할인점이 돌아가지 않는다. 보험업계도 마찬가지. 삼성생명의 보험설계사 수는 현재 약 2만9천3백명인데, 기혼 여성의 비중이 95.3%나 된다. 20년간 지방 중소기업을 돌며 지원업무를 한 경험이 있는 박노섭 실장은 “국내 중소기업에서 기혼 여성 생산인력이 빠진다면 대부분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까지 진단한다. 특히 지방에서 기혼 여성들이 공장으로 달려가는 건 농업소득의 약세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박실장은 “기혼 여성이 중소기업 생산직으로 근무하며 한달에 1백만원 정도 벌 경우 농업소득보다 많은 게 농촌의 현실”이라고 말한다. 이같은 ‘아줌마 취업’ 현상의 장래는 어떤 것일까? 또 문제점은 없을까? 김종숙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여성취업률은 대개 M자형 쌍봉구조를 이루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20대 때는 취업률이 높지만 출산과 육아 때문에 사표를 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 다음 아이들을 초등학생 정도까지 키워놓을 무렵인 30대 말∼40대 초반이 되면 다시 취업률이 높아지는 게 바로 쌍봉구조다. 선진국 되면 역U자형 예상 “나이든 기혼 여성의 재취업 이유는 가계지출과 밀접합니다. 40대 초반이 되면 교육비·주택비 등으로 돈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직장을 10년 이상 안 다니다 다시 다니려면 하향 취업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김종숙 박사의 진단이다. 따라서 40대에 재취업을 하려면 임금수준이 낮은 단순노무직·서비스직·생산직·판매직에 만족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학력이 낮은 기혼 여성들의 경우 이같은 저임금 업종에 만족하며 현재 재취업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전망이다. 그렇지만 학력이 높은 30대 초반의 기혼 여성들(평균 학력 초대졸)은 현재의 재취업 업종과 임금 수준에 만족을 못한다. 따라서 이들은 재취업보다는 ‘취업 포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황인영 아줌마닷컴(www.azoomma. com) 대표는 고학력 30대 전업주부들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은 현실적으로 찾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이들 30대 초반 미취업 기혼 여성의 경우 M자형 쌍봉구조 취업 패턴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이는 10년 정도 지나면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아줌마 인력난’을 겪을 수 있다는 말과 같다. 이와 관련 김영옥 여성부 장관정책보좌관은 “정부도 이같은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현재 참여정부는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같은 선진국을 벤처마킹해서 공공 부문 서비스 인력으로 전문직 기혼 여성들을 많이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한다. 여름철에 살모넬라균 때문에 음식점 위생단속을 정부에서 일회성으로 진행하곤 하지만 흐지부지되는 게 관례다. 그러나 선진국처럼 전문지식을 갖춘 기혼 여성들을 활용해 상시단속으로 전환하면 기혼 여성 고용을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김보좌관은 또한 전국 50여개 여성인력개발센터를 통해 기혼 여성 재취업을 위한 다양한 직업훈련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소개한다. 한국 경제가 선진화될수록 기혼 여성의 취업 패턴도 급격히 달라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정진화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은 여성들의 취업률 패턴 그래프가 M자형이지만, 선진국으로 다가갈수록 역U자형 그래프를 그릴 것”으로 내다본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로 접어들면 여자들도 남자들과 똑같이 20대에 취업을 한 다음, 중간에 경력단절 없이 계속 일을 하다가 60세 정도 되면 은퇴하는 것이 보편화된다는 얘기다.

2004.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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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의 힘 “한국 경제 우리가 이끈다”

산업 일반

수원 YMCA 여성인력개발센터 체험학습교사 과정을 이수 중인 아줌마들이 힘찬 포즈로 를 표현하고 있다. 조영순 설계사의 하루일과..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식구들 출근 준비를 도와주고 오전 7시 50분께 사무실로 나온다. 출근 직후 옷매무새를 고치고 화장을 한다.(위) 오전 9시에 시작하는 아침조회를 통해 새로운 보험상품 정보를 듣고 영업전략도 준비한다. 오전 10시 반이면 서울 장한평 자동차부품상가에 도착해 고객상담을 시작한다.(위) 오후 6시 자가용 오피러스를 타고 퇴근한다. 퇴근시간은 보험설계사 생활 시작 뒤 16년 동안 지켜왔다. -기혼 여성, ‘아줌마’ 사원들이 곳곳에서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70, 80년대에 시작된 야쿠르트 아줌마, 화장품 외판원, 보험 설계사 뿐만 아니다. 학습지 교사, 제조업체 생산 현장, 백화점 판매사원 등 경제 현장에는 어김없이 주부사원들이 있다. 현장 근무를 꺼리는 미혼 여성과 달리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 아줌마 사원을 반기는 기업도 많다. 기혼 여성 경제활동이 국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나 된다. 국가 발전을 위해서도 기혼 여성들의 활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일하는 아줌마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기혼 여성을 현장에 더 많이 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 안녕하세요. 조영순입니다.” 조영순 설계사는 프로급 커리어우먼답게 모르는 사람을 만나도 일단 인사부터 건넨다. 기자가 찾아간 지난 1월28일 이른 아침에도 마찬가지. 인사부터 시원시원하다. 서울 강북구 마아동 신일고 근처 동부화재 종암영업소에서 근무하는 그는 이 회사가 자랑하는 영업 인재 중 하나다. 그는 발군의 실적을 자랑한다. 그가 관리하는 1천2백명의 고객을 상대로 거둬들이는 손해보험 수입료는 연간 18억원이 넘는다. 사내 8천여명의 여성 설계사들 중에서 단연 톱이다. ‘일하는 아줌마’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실적이 톱인 만큼 그의 시간은 곧 돈이다. 하루를 분(分) 단위로 쪼개 사용한다. 하루 일과는 새벽부터 시작된다. “매일 새벽 4시 반이면 일어나 아이들과 남편(㈜대명특수벨트 김희수 상무)의 출근 준비를 도와줍니다. 집(서울 도봉구 쌍문동 소재)을 나와 회사에 도착하는 시간은 매일 아침 7시 50분께지요.” 전담 여자 운전기사가 이른 아침이면 조영순 설계사를 출근시키기 위해 차를 몰고 쌍문동 집으로 찾아간다. 출근 뒤 곧바로 영업 준비를 한다. “수첩에 기재된 스케줄대로 오늘의 방문 거래처를 꼼꼼히 시간별로 체크한 다음 9시 반이면 실질적인 일터인 서울 장안동 장한평 중고차매매센터 일대로 향합니다.” 도착하면 대개 오전 10시 반. 장한평 자동차부품상가가 그의 진짜 일터다. 그의 고객들은 대부분 이 상가에 밀집해 있다. 기자와 동행한 이날도 그는 어김없이 고객관리 차원에서 상가 내 ㈜협성부품상사부터 들렀다. 이곳 이기영 사장이 “최근 중국여행을 다녀왔다”고 운을 떼자 조영순 설계사는 “미리 알았으면 위안화라도 조금 챙겨드리는 건데”라며 친근감 있게 대화를 풀어나갔다. 이때부터 오후 4시까지 고객상담이 정신없이 이어진다. “하루에 보통 20∼30명의 고객을 만납니다. 잠깐 동안 고객들이 근무하는 점포를 찾아가지요. 이 중 40%는 잠재고객이고요. 일이 있든 없든 일단 들러 보험정보도 드리고, 만기 재계약이나 사고처리도 제가 직접 해드립니다.” 오후 4시까지는 모든 업무 처리를 끝낸다. 고객은 수없이 많지만 고객들과 같이 점심이나 저녁을 들면서 보험영업을 하는 일은 없다. 16년간 이 영업을 하면서 지켜온 철칙이다. 경조사를 챙기는 일도 반드시 낮에 한다. 그는 “오늘도 고객들 경조사에 가봐야 한다”며 발길을 서두른다. 고객 경조사에 내는 부조금도 만만치 않다. 보통 한번에 30만원이다. 고객이 점포를 이전할 때는 1백만원도 척척 낸다. 수입의 60%는 이같은 고객마케팅 비용으로 나간다. 억대가 넘는다. 40%가 진짜 그의 수입이다. 물론 이 40%만 해도 연간 억대가 넘긴 하지만…. 참고로 동부화재 설계사들 수입은 평균 월 3백만∼4백만원선이다. 그는 서른살로 접어들던 88년 손해보험설계사가 됐다. “장래에 풍요롭게 살고 아이들을 잘 키우려면 아무래도 돈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지요. 그렇지만 돈보다는 성취감을 느끼며 살고 싶었습니다. 그것도 전문직업을 갖고서 말입니다.” 요즘도 이런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한다. 지금은 자리를 잡았지만 초창기에는 마음 고생도 많이 했다. 교장선생님 출신인 시아버지와 남편이 “애들도 아직 어린데 왜 일부러 힘들게 나가서 고생하느냐”고 적극적으로 말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굽히지 않았다. 식구들도 결국 그를 도와줬다. 시계바늘이 저녁을 향해 달려가자, 그는 퇴근정리를 서두른다. 퇴근시간은 ‘칼’이다. 오후 4시면 차를 돌려 사무실로 향한다. 귀사 시간은 대개 오후 5시께. 사무실에서는 고용한 여직원 2명과 함께 매일 들어오는 신규 장기보험계약 2∼3건을 처리하고, 기존계약에 대한 중간점검도 잊지 않는다. 오후 6시께 퇴근 준비를 하며 차에 오른다. 귀가하면 1시간 정도 도인체조를 하며 몸을 풀고 내일을 준비한다. 조용순 설계사는 초창기 때에 비하면 기혼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많이 늘었지만 주위 기혼 여성들을 돌아보면 아직도 60%는 직업 없이 사는 현실이 아쉽다고 말한다. 실제 90년대 이후 아줌마, 즉 기혼 여성들의 취업은 급격히 늘었다. 90년대 들어 판매·유통·중소기업 등 다양한 분야로 기혼 여성들이 엄청나게 많이 진출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그래서 90년대를 ‘아줌마들의 전성시대’로 부르기도 한다. 기혼 여성의 사회 진출을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육아 문제다. 90년대 이후 탁아시설이 대폭 늘어나는 등 사회적인 해결책도 모색되고 있지만, 기업과 가족 등의 협조가 아직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기혼 여성 스스로 자신감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조영순 설계사는 “어떤 일을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진실되고 성실하고 신용을 지키면서 일을 해 나가면, 나이든 기혼 여성들도 어떤 분야에서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영순 설계사는 동네 주부들을 자신의 ‘직장 후배 설계사’로 많이 키웠다. 수십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는 현재 8명의 ‘직장 후배 동네 주부들’과 함께 근무하고 있다. 그는 “보험사업이 남들에게 권할 만한 보람찬 직업인데도 사회적으로 인식이 낮다”며 “우리나라 전체 보험설계사들이 힘을 합쳐 이같은 편견을 불식시켜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4.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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