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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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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실험에서 분석까지...국민대 공동기기원, 실험동물센터 오픈

산업 일반

국민대학교(총장 정승렬) 산학협력단 공동기기원은 지난 8월 22일 산학협력관 5층 504호에 실험동물센터를 개소하고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개소식은 서준경 공동기기원 부장의 사회와 김대정 공동기기원장의 개회사, 김형진 교학부총장과 이인형 산학협력단장의 축사, 운영책임자인 바이오의약전공 허균 교수의 실험동물센터 설립 경과보고, 현판 제막식, 기념사진 촬영 및 시설 참관 순으로 진행됐다.이날 개소식에는 김형진 교학부총장, 손진식 기획부총장(대학혁신추진단장), 정재일 기획처장, 이기인 관리처장, 이인형 산학협력단장, 김대정 공동기기원장, 바이오의약전공 허균·김현정 교수, 조준 대학혁신추진단 실장, 최윤희 연구기획팀 부장 등이 참석해 실험동물센터의 향후 운영 및 지원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다.국민대는 지난해부터 교육부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생명과학 및 바이오의약 분야의 실험연구 기반 조성을 위해 실험동물센터 설치를 계획해 왔으며,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록을 완료했다. 사육실, 전실, 처치실, 동물기기실, 세척실로 구성된 실험동물센터의 설치로 국민대는 대학 내 생명과학 및 바이오의약 연구자들에게 실험동물 사육에서부터 관찰, 분석까지 일괄 지원할 수 있는 최첨단 장비와 연구시설을 갖추게 됐다.국민대는 앞으로 연구자들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동물실험 지원을 위해 실험실 사용 지원, 사육관리, 검역, 입문 교육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며, 동물실험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12일부터 21일까지 3명의 현직 전문가를 초청해 ‘실험동물센터 장비 세미나’를 개최하고, 실험동물의 사육·관찰·분석에 활용되는 주요 장비인 실험동물용 형광이미지 분석기, 동결절편기, 생화학 분석기 등에 대한 기능 및 활용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김대정 국민대 공동기기원장은 “실험동물연구센터는 생명과학 및 바이오의약 연구에 필수적인 연구시설로 대학 내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실험동물의 윤리적이고 과학적인 관리와 더불어 혁신적인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갈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4.09.09 15:31

2분 소요
대구은행, 오늘부터 iM뱅크로 새 출발

은행

DGB금융그룹은 5일 대구 수성동 본점에서 시중금융그룹으로의 새출발에 발맞춰 ‘그룹 NEW CI 선포식’과 주력 계열사인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 및 사명 변경에 따른 ‘본점 간판 제막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과 새로운 사명을 공식적으로 공표하고 이를 적용한 간판을 대외적으로 처음 알리는 자리로, 지역민 및 임직원을 비롯해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김철호 금감원 대구경북지원장, 박윤경 대구상의회장 등의 내외빈 300여 명이 참석했다. 황병우 회장은 “전국구 시중은행으로 재탄생한 iM뱅크는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첫 사례로, 사랑과 지지를 보내주신 고객 여러분과 이 자리를 빛내주신 내외빈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디지털 접근성, 비용 효율성과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장점과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를 갖춘 지역은행의 장점을 발휘해 대구에 본점을 둔 가장 지역적인 전국은행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업고객을 위한 관계형 금융 확대 및 전국 점포망 구축, 개인고객을 위한 디지털을 통한 편리한 상품 공급과 포용금융 확대, 핀테크사와의 개방적 협업을 통한 동반 성장, 지역사회와의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금융 추진 등 시중은행 전환을 맞는 포부를 밝혔다.내빈으로 참석한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지역과 함께 성장해온 대구은행의 지역은행 최초 시중은행 전환을 축하한다”면서 “전국 은행으로서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TK신공항과 달빛철도 건설 등 지역의 대형 프로젝트가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변함없는 지원을 당부드린다”라고 했다. 이날 처음 공개된 NEW CI는 시중금융그룹의 위상에 걸맞은 신뢰와 안정감을 전달함과 동시에 지난 57년간 지속가능경영과 따뜻한 금융을 실천해온 DGB를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개발됐다. 반세기를 이어온 기존 심볼을 재해석해 DGB의 헤리티지를 계승하고, 그룹 브랜드 아이덴티티인 ‘Boundless(경계가 없는)’와 ‘Go Beyond’를 반영해 변화와 혁신의 의지를 담았다. 또한 전 계열사의 iM 브랜드 일체화를 통해 전국의 고객과 함께할 새로운 금융그룹의 미래와 희망을 시각화했다. CI의 좌측 직사각형은 소문자 ‘i’를 연상시키며 ‘나’에게 맞춰진 똑똑한 금융이라는 의미를 담았고, 중간에는 ‘M’의 포개짐을 형상화하며 따뜻한 관계형 금융이라는 의미를 강조했다. 또한 푸르른 ‘새싹’의 이미지, 미래의 희망을 상징하는 ‘파랑새의 날개짓’ 이미지를 중의적으로 담아 새로움과 미래, 창의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이날 행사에서는 시중은행 전환에 따른 더욱 적극적인 ESG 경영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기부플랫폼 ‘체리’와 함께 현장 기부를 진행했다. 블록체인기술로 투명한 기부를 가능하게 한 기부플랫폼 ‘(주)체리’와 협력해 iM뱅크 앱 내 ‘기부하기’ 기능을 신설했으며, 누구나 손쉽게 나눔 기부를 진행할 수 있다. 새롭게 태어나는 iM뱅크의 사명 변경 및 CI 발표 행사에 참석한 임직원들의 현장 기부액에 더해 은행의 최초 창립 연도인 1967년의 의미를 되새기며 총 1,967만 원을 기부했다. 이날 모금액은 자립 청소년 지원을 위한 사단법인 ‘야나’에 전액 기부될 예정이며, 야나 홍보대사인 배우 신애라가 시중은행 전환 축하 영상 메시지로 화답해 눈길을 끌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마지막 순서로 ‘전국 고객의 빛이 되어줄 하이브리드 뱅크’의 의미를 담고자 수성동 본점 전체에 미디어 파사드 영상과 스카이빔 쇼를 진행해 새로운 iM의 출발을 축하하는 선포식으로 행사를 마무리 지었다. 한편, 핵심 계열사인 iM뱅크는 지난 5월 16일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받았으며, 5월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상호 변경을 위한 정관 개정을 결의했다. 비은행 계열사 역시 같은 날 정관 변경 시행해 5일부터 공식적으로 새로운 상호 및 CI를 적용하게 된다.

2024.06.05 19:22

3분 소요
KB손보, 2022한국서비스대상 ‘명예의 전당 헌정비’ 제막식 진행 ​

보험

KB손해보험은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KB손해보험 본사에서 지난 7월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하는 2022 한국서비스대상에서 ‘명예의 전당’ 헌정기업으로 선정된 것을 기념해 ‘명예의 전당 헌정비’ 제막식을 진행했다. ​이날 제막식 행사는 KB손해보험 대표이사 김기환 사장과 한국표준협회 강명수 회장, KB손해보험 고객패널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명예의 전당 헌정비’는 KB손해보험 본사 출입구 앞에 설치됐으며, 수원과 사천에 위치한 인재니움 연수원과 전국 7개 고객센터에 추가 설치될 예정이다. KB손해보험은 2015년부터 지난 해까지 7년 연속 한국서비스대상 종합대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7월 전문위원의 엄격한 현장심사를 거쳐 서비스 품질 경영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인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영예를 안았다. KB손해보험은 고객중심 경영을 바탕으로 혁신적이고 실질적인 디지털화를 추진해 왔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KB손해보험은 ‘보험 그 이상의 보험’이라는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 역량을 기반으로 최상의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객 중심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여 사회 구성원 모두와 ‘상생’을 추구하고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는 ‘나눔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KB손해보험 대표이사 김기환 사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언제나 변함없이 KB손해보험을 아껴 주시는 고객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KB손해보험은 ‘고객 최우선’ 이라는 신념 아래,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고객 관점의 지속적인 업무 개선활동을 통해 최고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에게 가장 신뢰받는 보험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2022.10.26 14:23

1분 소요
[신화] (차이나 트렌드) 5800:1의 경쟁률을 뚫은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빙둔둔'

차이나 포커스

(베이징=신화통신) 가오원청 기자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판다 마스코트 '빙둔둔(氷墩墩)'이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빙둔둔은 전 세계에서 제출된 5천800개가 넘는 디자인안 중에서 최종 선정된 캐릭터로 현재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알리는 홍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베이징 동계올림픽 기념품 판매점은 빙둔둔 관련 제품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은 물론이며 외국 선수와 올림픽 팬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모나코 왕자 알버트 2세 역시 아이들을 위해 빙둔둔 클레이 인형 2개를 가지고 고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소셜미디어를 통해 빙둔둔을 자랑하는 외국 선수들도 많았다. 미국 스노보더 매디 마스트로(Maddie Mastro)는 빙둔둔이 등장하는 숏비디오를 올려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팬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일본 니혼TV 아나운서 츠지오카 기도우(辻岡義堂)도 빙둔둔 배지 수집에 열렬한 모습을 보여 '기도우 둔둔'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츠지오카는 "빙둔둔을 일본으로 갖고 와 달라는 메시지를 수없이 받고 있다"며 "빙둔둔을 최대한 많이 구매해 옷 대신 빙둔둔으로 가방을 채울 것"이라며 빙둔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판다는 중국을 상징하는 동물"이라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공식 마스코트로 판다 캐릭터를 선정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2008 베이징 올림픽' 마스코트 푸와(福娃·복덩이 인형) 중 하나인 징징(晶晶) 역시 판다였다고 전했다.징징과 달리 빙둔둔은 과학적으로 디자인됐다는 설명이다. 빙둔둔의 온몸을 감싸는 얼음 옷은 우주인의 우주복처럼 생겼다. 이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미래를 위한 신기술을 포용한다'는 뜻을 갖는다. 또 빙둔둔 얼굴 주변의 채색 줄은 올림픽 빙설 스포츠 트랙에 사용되는 최첨단 기술을 의미한다.토마스 바흐(Thomas Bach) IOC 위원장은 2019년 마스코트 제막식에서 "빙둔둔은 중국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멋진 홍보대사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그리고 올해 빙둔둔은 이러한 기대에 부응했다. 크리스토프 두비(Christoph Dubi) IOC 수석국장은 최근 빙둔둔에 대해 "활기차고 재미와 위트까지 겸했으며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 찼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2022.02.13 13:48

2분 소요
'이건희 1주기' 유족들만 참석 …이재용, 추도식 후 삼성인력개발원서 제막식 참석

산업 일반

삼성그룹이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1주기 추도식을 열었다. 25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열린 추도식에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 유족들만 참석했다. 추도식은 유족들의 뜻에 따라 대규모 행사 대신 소탈하게 진행됐다. 삼성그룹 사장단이나 임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10시부터 진행된 추도식 이후 이재용 부회장은 용인시 소재 삼성인력개발원 창조관에 설치된 故 이 회장의 흉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삼성인력개발원에 흉상을 설치한 이유는 생전에 ‘인재제일’ 철학을 바탕으로 창의적 핵심인재를 양성하는 데 힘쓴 故 이 회장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다. 제막식에는 이 부회장 이외에 사장단 5명도 참석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25일 78세를 일기로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2014년 5월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 치료를 받은 지 6년 5개월 만이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추도식에서 "故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은 삶 그 자체였고, 한계에 굴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으로 가능성을 키워 오늘의 삼성을 일구셨다"며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함)를 언급하며 "국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1.10.2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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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사업 노리는 기업들은 지금] 자본금 늘리고 태스크포스 만들어 ‘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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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 김정은 위원장 서울 답방 예고… 비핵화 협상 진전 없으면 용두사미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월 9일까지 이틀 동안 중국을 방문했다. 집권 후 4번째 방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공식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의 베이징 방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북중 정상회담이 열린 당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잘 진행되고 있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지만, 북한에 대해서는 관망 모드였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 장소 후보지가 언급되고, 북중 정상회담 한 달여 후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전례 등을 감안하면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해빙 무드는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26일 북한 개성시 판문역에서는 남북 동해선·경의선 철도 착공식이 열렸다. 이번 착공식은 2008년 11월 남측 화물열차가 북측 철도 구간인 판문역을 마지막으로 달린 지 10년 만에 재개된 남북 철도연결 사업이다. 이번 사업을 두고 남북 양측의 기대가 크다. 동해선은 부산에서 출발해 북한을 거쳐 유럽까지 이어지는 철도다. 현재 강릉~제진 104㎞ 구간이 단절돼 연결 작업이 필요하다. 경의선은 2004년 서울~신의주 구간이 연결됐으나 시설 개량 등 현대화 사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남북 철도 현대화 사업이 마무리되면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또는 중국횡단철도(TCR), 몽골횡단철도(TMR) 등을 통해 유럽까지 사람과 물자가 오갈 수 있다. 철도 연결은 남북 경제 교류의 시발점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보고서에 따르면 남북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최소 1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올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예고돼 있어 남북경협에도 긍정적 요인이 많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고 자본금을 늘리는 등 남북경협 준비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현대아산, 자금조달 위해 500억원 유상증자 납북경협을 가장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기업은 현대그룹이다. 현대그룹에서 남북경협 사업을 맡고 있는 현대아산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해 말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남북경협이 재개될 경우 금강산 관광 등에 투자할 자금으로 보인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해 세 차례 북한을 방문해 남북경협 사업 추진을 위한 물밑 작업을 벌였다. 지난해 11월 18일에는 북한에서 4년 만에 금강산 관광 기념식을 열고 대북사업 재개 의지를 밝혔다. 현 회장은 ‘남북경협통’으로 불리는 배국환 전 기획재정부 차관을 현대아산의 새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했다. 배 사장은 기획예산처 국장 시절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포스코도 남북경협의 수혜자를 자처하는 기업이다. 지난 7월 취임한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의 협력 대상에 북한을 포함시켰다. 최 회장의 구상하는 대북사업의 핵심은 북한의 광물자원이다. 광물자원공사가 발간한 북한광물자원통계에 따르면 북한의 석탄 매장량은 약 205억t, 철광석 59억t, 마그네사이트 60억t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 회장은 “마그네사이트, 천연 흑연 등 포스코가 개발하는 제품 원료의 상당량이 북한에 매장돼 있다”며 “북한의 철강과 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는 KT가 가장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남북협력사업개발TF를 구성해 대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KT는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의 통신 지원을 맡았고, 지난 2005년 KT 개성지사를 열며 개성공단에 통신서비스도 제공한 경험이 있다. 이미 개성공단 내 남북 간 광케이블 등 통신 인프라와 함께 북한 당국으로부터 50년 간 임차한 1만㎡ 규모의 통신국사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지난해 7월 남북협력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무선통신을 중심으로 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롯데그룹도 지난해 북한,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 3성(지린·랴오닝·헤이룽장성) 등 북방지역을 연구하고 협력하는 사업을 담당할 ‘북방 TF’를 구성했다. 금융권은 북한의 금융·경제 현황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북한동북아연구센터를, IBK경제연구소는 북한경제연구센터를 신설했다. 신한금융지주도 북한시장 동향과 신규 사업 진출 가능성을 점쳐보기 위해 관련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난 2004년부터 개성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우리은행도 남북 경협 준비에 한창이다.삼성·현대차·LG·SK 등 주요 그룹도 계열사별로 북한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지만 아직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남북경협은 북한 비핵화의 진전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남북 철도 착공식에서 “국제적인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실질적인 착공과 준공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남북의 철도 착공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과 2002년에도 있었다. 그러니까 이번이 세 번째다.남북의 철도·도로 연결 사업은 2000년 6.15 공동선언 후 본격 논의됐지만 미국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는 등 북미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미완으로 종결됐다. 2002년에도 경의선·동해선 철도 도로 연결 착공식을 했고, 실제 공사를 거쳐 2007년 경의선·동해선에서 남북 열차 시험 운행까지 했다. 그러나 2008년 말까지 1년 간 화물열차가 남측 도라산역과 북측 판문역을 매일 운행한 것을 끝으로 관련 사업은 중단됐다.결국 남북 철도·도로 연결 공사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전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앞으로 일정은 불투명하다. 착공식을 했지만 정밀 조사와 설계 수립까지 1~2년가량이 걸린다. 천문학적인 투자비용 마련도 과제다. 업계에 따르면 남북철도 연결 비용이 최대 3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북한의 철도 환경에 대한 정확한 조사나 자료 등이 없어 비용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 두 번의 철도·도로 연결 사업은 흐지부지 끝나 이렇다 보니 사업이 제대로 진전이 되지 않는다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북한금융연구센터를 만든 금융연구원은 이미 한 차례 TF를 해체한 바 있다.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통일 대박” 발언을 하자 통일금융 연구를 위한 ‘통일금융연구센터’를 세웠지만 1년 만에 흐지부지됐다. 금융위원회가 발족한 통일금융 태스크포스(TF)도 3개월 간의 조사 후 해체됐다.

2019.01.1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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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태 美 저지시티 시의원

산업 일반

한인 출신 아메리칸드림의 선두주자인 마이클 윤은 내년에 한인 최초로 저지시티 시장에 도전한다. 맨해튼의 마천루 숲이 시원하게 바라다 보이는 저지시티 하얏트리젠시 호텔 2층 커피숍. 풍채 좋은 신사가 반갑게 기자를 맞았다. 뉴욕을 방문하는 한국의 인사들이라면 인접한 저지시티의 명사인 그를 한 번쯤은 만나보고 간다는 재미 실업가 마이클 윤(윤여태, 61)이었다. 그는 뉴저지 주 제2의 도시인 저지시티의 현역 시의원이다. 2013년 7월, 그는 한인 유권자가 단 6명에 불과하고 지난 100년 간 아이리쉬계 후보가 독점한 선거구에서 첫 아시안 시의원으로 승리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지난 9월, 세계 37개국에서 발행되는 포브스의 경영진과 편집장들이 참가하는 ‘포브스 글로벌 파트너스 서밋’에 참석하기 위해 저지시티를 방문한 기자 역시 아메리칸드림의 실제 주인공인 그를 만나지 않고 간다는 것이 좀이 쑤셨다.확실히, 그는 뭔가 달라도 달랐다. 자유로운 미국식 스타일이려니 예상하고 별생각 없이 평상복을 입고 나선 기자와 달리 윤 의원은 정장에 나비넥타이 차림으로 약속장소에 나타났다. 알고 보니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시의원 후보 시절부터 나비넥타이를 맨 덕분에 주민들로부터 ‘나비넥타이 의원’으로까지 불리고 있단다. 이민자들의 나라인 미국에서 인종과 국적을 초월해 누구든지 진심으로 대하는 성실성이 지금의 그를 만든 듯했다.윤 의원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대구 태생이다. 1979년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 1981년부터 저지시티 센트럴애비뉴에서 ‘가든스테이트뉴스’라는 서점을 운영하면서 차근차근 부를 쌓아왔다. 타고난 성실성과 친화력, 이를 바탕으로 한 단단한 신용과 재테크 실력을 무기로 아메리칸드림을 일군 그는 1994년부터 2001년까지 상공인단체인 허드슨실업인협회 회장을 맡아 활약했다. 1993년부터 2001년까지 저지시티 부시장으로 일하는 동안 발로 뛰며 노력한 덕분에 다민족 공동체 성격이 강한 저지시티 주민들로부터 신망을 얻었다고 했다. 저지시티 시의원으로 활동하면서는 주민의 삶의 질 개선과 한인들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지켜가며 저지시티의 명사로 성장한 그는 2012년에는 국민훈장모란장을 받았다. ━ 최고 풍광 좋은 곳에 6·25 참전공원 조성 윤 의원이 기자를 인근의 한국전 참전비 공원으로 안내했다. 미국의 중산층 거주지답게 깔끔한 주도로의 맨 끝에 아름다운 공원이 있었다. 허드슨 강의 넓고 시원한 풍광 뒤로 맨해튼의 빌딩숲과 자유의 여신상이 보였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감탄사를 연발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 실제 저지시티 참전비가 있는 공원은 전 세계에 있는 250여 개 참전비 경관 중 최고의 풍광을 자랑한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땅에 있는 참전비이기도 하다.공원은 중앙에 미군 병사가 부상당한 한국 병사를 부축하는 형태의 4미터 높이 동상이 있고, 3기의 추모비를 중심으로 34개의 화강암 석판이 원형으로 병풍처럼 둘러싼 형태였다. 석판에는 치열한 전장터뿐만 아니라 한강변의 빌딩숲 등 한국의 최근 발전상까지 선명하게 담아 교육장소로도 손색이 없었다. 게다가 안쪽의 한반도 지도 석판에는 동해(East Sea)라는 글씨와 독도의 섬 모양이 또렷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공원 부지를 마련하고 참전조형물을 만드는데 크게 공헌한 윤 의원은 “한반도 지도에 동해와 독도가 새겨진 유일한 참전비”라고 설명했다.한국전 정전 62주년이었던 지난 7월 27일, 이곳에서 제2의 참전 기념비 제막식이 개최됐다. 사연이 있었다. 참전 기념비는 애초 한인들이 주도해 기금을 모금, 2002년에 50만 달러를 들여 조성됐다. 윤 의원은 “그때 예산이 부족해 10여 개의 석판이 빈 공간으로 남아있었는데, 지난해 이곳을 방문한 김문수 당시 경기도지사의 도움으로 의정부시와 의정부 예술의 전당이 10만 달러의 지원금을 보내왔다”며 특히 의정부시(시장 안병용)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당시 지원금으로 한국전쟁 당시와 오늘의 번영된 한국을 묘사하는 이미지를 새기는 석판작업을 완료해 제2의 제막식 행사를 성대히 마쳤다고 했다.이야기를 듣는 동안 허드슨 강이 석양빛에 물들었다. 자리를 옮겨 이어진 만찬 자리에서 윤 의원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정책을 많이 내놓아 지역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는 활약상을 들려주었다. 특히 서민주택 확충과 치안 강화, 지역 환경 개선 등에 많은 성과를 냈다고 했다. 그는 “시의회 모든 회의가 TV로 생중계돼 의정 활동이 그대로 주민들에게 공개되기 때문에 절대 허투루 일할 수 없다”며 “그동안 열심히 한 덕분인지 주민을 위해 할 말은 하는 의원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 내년 선거에 저지시티 시장 유력후보로 꼽혀 실제 윤 의원은 올해 허드슨카운티의 영향력 있는 정치인 25인에 선정됐다. 저지시티의 저명한 정치평론가들로부터 차기 시장후보 1위로 지목 받기도 했다. 저지시티 시장은 주지사, 주상원의장 등과 함께 뉴저지 주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가장 높은 직책이다. 윤 의원이 내년에 당선된다면 미국의 한인 출신 시장으로는 4번째가 된다. 그것도 세계의 경제수도라는 뉴욕 인근인 뉴저지 주 ‘정치 1번지’의 시장이라는 영향력까지 갖게 된다.윤 의원은 “미국사회에서의 정치력 확대는 동포사회의 발전뿐만 아니라 미국의 혈맹인 한국의 발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꼭 시장에 당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내년 6월까지 1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확보하겠다. 선거운동에 집중하기 위해 35년을 운영해 온 ‘저지가든뉴스’ 서점 문도 닫았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윤 의원은 최근에는 뉴욕한인방송 ‘K-라디오’ 제작과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지난 5월 20일 지휘자 금난새 씨 등 각계인사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한 AM1660 K-라디오는 뉴욕과 뉴저지, 코네티컷, 메릴랜드, 로드아일랜드, 버지니아 등 6개주를 커버하며 뉴욕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소통의 창구가 되고 있다.윤 의원의 40년 지기라는 이석찬 K-라디오 이사장이 차로 2시간을 달려와 만찬장에 도착했다. 그는 “마이클 윤은 대단한 사람”이라며 “내년에 반드시 당선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한인 이민 120년 역사상 최초로 한인이 미국 대도시 시장으로 선출되는 그들의 꿈이 이뤄질 수 있을까. 마이클 윤이 또 한 번 ‘미러클 윤’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글 사진 저지시티(미국)=나권일 포브스코리아 편집장

2015.10.2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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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으로 사라진 국경

산업 일반

인도와 방글라데시가 오랜 영토 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6월 6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를 방문해 셰이크 하시나 총리와 월경지협정(LBA)에 서명했다. 이 협정으로 현재 나라 없는 수만 명이 앞으로 두 나라 중 원하는 쪽에서 국적을 얻을 수 있다.이 역사적인 협정에 따르면 양국은 월경지 150곳을 교환하고 그곳 주민은 원하는 나라를 선택할 수 있다. 월경지(enclave)란 한 나라에 속하면서 본토와 격리돼 다른 나라에 둘러싸여 있는 지역을 말한다. 약 4000㎞ 국경선을 따라 형성된 월경지는 식민 시절부터 존재했으며 양국 사이의 끊임없는 분쟁이 씨앗이었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현재 그곳에 사는 주민은 국적이 없으며, 사실상 공공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다. 그런 상황에서 거주하는 주민이 약 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BBC 방송에 따르면 인도 쪽의 월경지 50곳 이상에는 방글라데시인 수천 명이, 방글라데사 국경 안의 월경지 약 100곳에는 인도인이 살고 있다. 이번에 체결된 협정에 따라 인도의 아삼·트리푸라·메갈라야·서벵골주의 월경지와 방글라데시의 랑푸르구·쿠치베하르 지역의 월경지가 맞교환된다.인도가 방글라데시에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은 인도양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모디 총리는 이번 협정을 베를린 장벽 제거에 견주며 “인도-방글라데시 관계의 분수령”이라고 말했다. 방글라데시의 아불 하산 마무드 알리 외무장관은 이번 협정을 두고 “남아시아의 두 이웃나라 사이에 세워진 역사적 이정표”라고 불렀다.1947년 파키스탄이 인도에서 분리독립한 뒤 1971년에는 ‘동파키스탄’이던 방글라데시가 다시 분리 독립했다. 1974년 인디라 간디 당시 인도 총리와 셰이크 무지부르 라만 당시 방글라데시 총리가 경계가 불분명한 양국 국경 지역을 상호 교환해 정리하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지만, 이듬해 라만 총리가 암살되면서 국경이 모호해진 뒤 최근까지 갈등을 겪어왔다.인도와 방글라데시는 이번 모디 총리 방문을 계기로 경제협력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와 인도 동부 4개 도시를 육로로 잇는 새 버스 노선 출범식에도 참석했다. 인도의 릴라이언스 그룹과 아다니 그룹은 4600㎿ 규모의 화력발전소 건설 등 전력 부문에 모두 50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하는 협정을 방글라데시 국영 전기공사와 체결했다. 인도 정부는 또 방글라데시에 20억 달러 규모의 차관을 제공키로 하고, 무역과 안보 협력 증진을 위해 22개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모디 총리의 방문 전 날 아티우르 라만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장은 인도 기업인들에게 방글라데시의 저비용 제조업 기반을 활용하라고 촉구했다.

2015.06.15 09:55

2분 소요
8년 법정 공방 끝에 되찾은 가보

산업 일반

많은 사람이 가족의 역사를 기념할 만한 뭔가를 갖고 있다. 혈통에 관해 말해주는 사진이나 그림 등이다. 아카데미상을 받은 영국 배우 헬렌 미렌은 부모로부터 오래된 편지 뭉치를 물려받았다. 그녀의 할아버지가 러시아에서 살던 시절 그 여자 형제들로부터 받은 편지였다. 영화 ‘우먼 인 골드(Woman in Gold)’에서 미렌이 연기한 마리아 알트만은 가족 대다수를 홀로코스트로 잃었다. 하지만 “우리 할아버지 대의 가족은 역사에 희생되지 않았다”고 미렌은 말했다.“그들은 러시아 혁명과 제2차 세계대전에서 살아남았다. 기적이었다. 스탈린 시절에 살아남은 건 더더욱 큰 기적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조국과 역사를 송두리째 빼앗겼다.”미렌은 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뒤 “가느다란 필체의 러시아어로 쓰인” 그 편지들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프라임 서스펙트’(영국 TV 드라마 시리즈)에 출연할 때 촬영장에서 러시아어에 능통한 한 영국인 스태프가 번역해줄 때까지 거기 무슨 내용이 쓰여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마치 오랫동안 내려져 있던 무대의 막이 오르는 것 같았다. 고모할머니들의 이름과 그들이 어떤 성격이었는지, 증조모가 어디 묻혔는지도 알게 됐다…” 소련이 붕괴한 뒤 미렌은 언니와 함께 러시아로 가서 할아버지가 여자 형제들에게 보낸 편지들을 찾아내고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친척들을 만났다. “처음엔 친척들이 우리를 수상하게 여기는 듯했다”고 뉴욕에서 미렌이 말했다(그녀는 현재 브로드웨이 연극 ‘오디언스’에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역으로 출연 중이다). “‘영국에서 온 이 이상한 사람들의 정체가 뭘까? 그들의 말대로 우리 친척이 맞을까?’”알트만의 경우는 문제가 좀 더 복잡했다. 그녀 집안의 가보인 회화 작품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은 나치가 오스트리아에서 약탈해간 미술품 중 하나였다. 1907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가 알트만의 숙모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를 모델로 그린 작품이다.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는 1925년 뇌막염으로 사망하기 전 이 작품을 오스트리아 국립미술관에 기증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 유언을 바탕으로 이 작품을 소유하게 된 오스트리아 정부는 그림을 유족에게 돌려줄 의사가 없었다(하지만 결국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가 사망한 후 그림의 소유권은 작품 제작을 의뢰한 그녀의 남편에게 있었기 때문에 그녀의 유언은 효력이 없다는 판결이 내려졌다).“이 그림은 오스트리아 정부에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지녔었다”고 미렌은 말했다. “그것은 비엔나에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중요한 수단이 됐다. 사람들은 비엔나에 가면 비엔나 커피를 마시고, 오페라를 구경하고, 클림트가 그린 이 그림을 보러 갔다.” 영화에서 한 변호사는 “냉장고 자석으로 만들어질 만큼 세계적으로 알려진 그림을 오스트리아 정부가 내놓을 것 같으냐?”고 말했다.1990년대 말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한 알트만은 변호사 랜디 쇤베르크(‘그린 랜턴’의 라이언 레이놀즈)를 고용해 그림을 되찾기 위한 법정 소송을 시작했다. 쇤베르크는 알트만과 가장 친한 친구의 아들로 그 집안 역시 비엔나와 연관이 있었다. 작곡가였던 그의 할아버지 아르놀트 쇤베르크는 나치가 그의 음악을 ‘퇴폐(degenerate)’ 음악으로 규정한 뒤 미국으로 도망쳤다. 랜디는 어린 시절 비엔나에 갔을 때 그 그림을 봤지만 거기에 얽힌 역사는 전혀 몰랐다.쇤베르크는 이 소송(오스트리아 대 알트만)을 계기로 미술품 반환 소송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소송이 진행된 8년 동안 알트만과 절친한 사이가 됐다. “그 8년 동안 내게 큰 변화가 있었다”고 쇤베르크는 말했다. “난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우리 가족의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영화에서 이런 자각은 그가 한 홀로코스트 추모비 제막식에 참석했을 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트레블링카 수용소에서 희생된 증조부의 이름을 발견하고 흐느끼는 장면에서 절정에 이른다.“한 비평가는 라이언 레이놀즈가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을 언급하면서 ‘웨인스타인식(Weinsteined)’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쇤베르크는 말했다. ‘우먼 인 골드’를 제작한 웨인스타인 컴퍼니를 지칭하는 말이다. “하지만 그 장면은 내가 시나리오 작가 알렉스 카예 캠벨에게 이야기한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 난 그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했을 때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그래서 사람들 뒤편에 서서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우먼 인 골드’는 영화의 바탕이 된 실제 이야기와 구세계(알트만은 결코 그곳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쇤베르크와 함께 다시 그곳을 방문해야 했다), 그리고 알트만이 로스앤젤레스에서 영위한 현대적 삶(그녀는 2011년 9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절제된(때로는 약간 경직된) 분위기로 묘사됐다.“이 영화는 여러 면에서 20세기를 대표하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고 사이먼 커티스 감독(‘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이 말했다. “알트만과 이 그림 모두 비엔나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도시였을 때, 20세기 가장 위대한 사고의 중심지였을 때 그곳에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커티스 감독은 빌리 와일더 감독이 젊은 시절 비엔나에서 기자로 일하던 때 극작가 아르투어 슈니츨러와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를 같은 날 오전 중에 인터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 일은 당시 비엔나가 얼마나 특별한 곳이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예술과 지적 창조성의 중심이라는 명성이 무색해진 비엔나를 보여주는 장면들이 이 영화의 백미다. 나이 든 알트만이 어린 시절 살던 집을 찾아가는데 지금은 상점으로 변했다. 그곳에서 그녀는 자신의 결혼식 날 밤 가족의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린다. 심지어 젊은 시절 자신(‘오펀 블랙’의 타티아나 마슬라니)과 손님들 옆에서 춤까지 춘다. “유대인이 지은 그 집들은 아주 우아했다”고 미렌은 말했다. “유대인은 비엔나 문화의 일부였다. 그들은 집을 짓고 산업을 일으키고 그림을 주문하고 은 제품을 만들었다. 알트만의 집안은 기막힌 도자기들을 소장하고 있었다. 유대인은 비엔나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었다. 하지만 그들은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쫓겨 칫솔로 바닥을 닦는 신세가 됐다.”오스트리아 정부는 알트만이 죽기를 기다리며 법정 공방을 8년이나 질질 끌었다. 하지만 알트만은 미국 연방 제9순회항소법원에서 결국 승소했다. 쇤베르크의 대법원 변론은 이 사건의 클라이맥스였다. 실제 변론 장면이 영화 속 재현보다 더 감동적이었다. 고등법원 법정에 서는 것은 모든 미국 변호사들의 원대한 꿈(또는 악몽)이다. “대법관 9명 중 1명이라도 우리 편을 들어줘서 9 대 0으로 지지 않기만을 바랐다”고 쇤베르크는 회상했다. 그는 대법원에서 변론을 시작할 때 데이비드 사우터 대법관의 질문을 받고 몹시 당황했다.“사우터는 아주 명석한 사람인데 뉴잉글랜드 사투리를 썼다”고 쇤베르크는 말했다. “그가 아주 긴 질문(oyez.org에서 들을 수 있다)을 시작했는데 내게는 그저 ‘다-다-다-다’ 하는 소리로만 들렸다. 그가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난 ‘존경하는 대법관님, 죄송하지만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그 말밖에 할 말이 없었다. 방청석에서 한숨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나머지 대법관들은 모두 미소를 지었다. 마치 ‘우리도 이해하지 못했다네. 자네가 물어봐 줘서 다행이야! 저 사람은 늘 저렇다니까!’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 일은 그 중요한 순간에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효과를 냈다. 사우터 대법관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질문을 다시 해줬고 나머지 변론은 꿈처럼 잘 풀렸다.” 하지만 영화에 진정한 긴장감을 더해주는 대목은 알트만의 애매한 반응이다. 그녀는 작품에 대해 마땅한 권리를 주장하고 싶어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그냥 있던 대로 내버려두고 싶어 했다. “그녀는 긴 소송 기간 중에 ‘난 너무 늙어서 이 일을 계속할 수가 없다. 너무 힘들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미렌이 말했다. “알트만과 쇤베르크는 번갈아 가며 서로에게 용기를 북돋워준 듯하다. 한쪽이 용기를 잃으면 다른 한쪽이 ‘힘내, 우린 할 수 있어’라고 말하면서 말이다.”미렌은 자기 집안의 유산에 대해 “과거가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영국에 온 뒤로 러시아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우리에게 러시아어를 가르칠 생각이 없었고 우리가 러시아에 조상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도 원치 않았다. 아버지는 그저 ‘지금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현재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라’고 가르쳤다. 매우 현명하고 꼭 필요한 가르침이었다. 솔직히 그런 가르침이 없었다면 지금 나는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 사람은 과거 속에서 살아갈 수 없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번역 정경희

2015.06.01 15:53

6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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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 오바마 “좌절 이해하지만 폭력은 안 돼” 세인트루이스 대배심은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비무장 흑인 청소년 마이클 브라운을 사살한 백인 경찰 대런 윌슨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그 결정이 알려지면서 격렬한 시위로 퍼거슨의 거리가 혼란에 빠지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오바마는 미국 국민이 대배심의 결정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법치 위에 세워진 나라다. 대배심의 결정에 동의하는 미국인도 있고 크게 실망하거나 격분하는 미국인도 있다.”오바마는 시위대에게 평정심을 촉구한 뒤 희생된 청소년의 아버지가 쓴 성명서를 대독했다.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고 건물을 파괴하는 행위는 결코 해결책이 아니다. 대배심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내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 바란다. 그 희생이 놀라운 변화로 이어지길 원한다.”그 다음 오바마는 경찰 쪽에 초점을 맞췄다. “경관들은 매일 목숨을 걸고 우리를 위해 봉사한다. 그들은 너무도 힘든 일을 감당하고 있다. 경찰은 앞으로 임무를 수행할 때 지역사회를 적대시하지 말고 지역사회와 손잡고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마지막으로 오바마는 퍼거슨 사태가 “미국이 하나의 국가로서 당면한 더 폭넓은 문제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법집행 기관과 흑인 지역사회 사이에 불신의 골이 너무도 깊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 중 일부는 “인종차별”이라고 오바마는 말했다.“이건 퍼거슨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전체의 문제다. 개선된 점도 많지만 아직도 문제가 남아 있다. 흑인 지역사회가 이런 문제를 일부러 만들어내는 건 아니다.” ━ 터키 - 에르도안 “성평등은 섭리에 어긋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성평등’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자와 여자가 동등할 수는 없다. 그렇게 취급하는 건 자연섭리에 어긋나는 일이다.” 에르도안은 11월 24일 여성과 민주주의 협회가 이스탄불에서 주최한 국제 학술대회인 여성과 정의 정상회의의 기조연설에서 그렇게 말했다.청중에는 자신의 딸도 포함돼 있었다. 에르도안은 “임신부에게 남성과 똑같은 근로조건을 적용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기에게 모유를 먹여야 하는 어머니가 남자와 똑같을 수 없다. 공산 정권처럼 남성이 하는 모든 일을 여성도 똑같이 하도록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여성의 여린 본성에 반하는 처사다.”에르도안은 이슬람교에선 “여성의 역할을 어머니로 규정한다”고 주장했다. 또 여권운동가들은 자신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그들은 모성의 개념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내가 그들에게 이런 말을 해도 아무 소용없다.”에르도안은 과거에도 성별 문제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내 비난을 샀다. 그는 낙태와 제왕절개술을 목청 높여 반대하며 터키 여성이라면 최소한 자녀 3명은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녀평등에 관해 이야기한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에도 한 행사에서 에르도안은 “남자와 여자가 평등하다는 것을 나는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터키의 여권운동을 이끄는 피나르 일카라칸은 지난해 어느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에르도안은 갈수록 독재적으로 변해 간다. 그가 대통령 자리에 있는 한 여성의 입지가 더 나빠지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 러시아 - 푸틴 “냉전의 고립주의로 돌아갈 생각 없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은 러시아에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반군 지원 때문이다. 이제 러시아는 경제제재의 타격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런데도 러시아는 냉전 시대의 고립주의로 돌아갈 생각은 없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말했다. 푸틴은 11월 23일 관영 타스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철의 장막의 폐해는 우리가 더 잘 안다”고 말했다.“다른 나라들의 역사에도 세계와 단절되는 고립 정책을 추구하다가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른 사례가 있다. 나라가 쇠락하고 붕괴한 경우도 있었다. 우리는 절대로 그런 길을 가지 않을 것이다. 그 누구도 우리를 에워싸는 장벽을 세울 수 없다.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푸틴은 EU와 미국의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인정했다. 특히 러시아 경제를 지배하는 에너지 부문에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나 푸틴은 석유·천연가스 대량생산 능력을 갖춘 나라에겐 그런 제재가 ‘양날의 칼’이 된다고 지적했다.“현대 세계는 상호의존적이다. 따라서 제재, 유가의 급락, 통화가치의 하락이 유독 우리에게만 부정적이거나 비참한 결과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앞으로 문제가 더 많아지면서 상황이 악화될 것이다. 러시아만이 아니라 석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나라를 포함해 우리의 파트너 국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유가의 하락 말이다. 유가 하락은 무엇보다 미국이 셰일오일과 셰일가스를 추출하면서 발생했다. 그런 생산의 손익분기점은 어느 정도일까? 미국의 지역에 따라 다를 것이다. 배럴 당 65달러에서 83달러 사이가 손익분기점일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유가는 배럴 당 8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따라서 셰일가스 생산의 수익성이 없어지고 있다.” ━ 유럽연합 - 프란치스코 교황 “유럽은 영혼을 잃어가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약 사반세기 전 유럽연합(EU)을 “문명의 횃불”이라고 부르며 격찬했다. 그러나 바티칸에서 20개월을 지낸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월 25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 연설에서 완전히 다른 견해를 피력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약 1300년 만에 처음 선출된 비유럽 출신 교황이다)는 유럽의회 의원 700명 앞에 서서 EU를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EU가 낡고 관료주의적이며 자아도취적인 정책으로 유럽을 “초췌한 노인”으로 만들었다며 개탄했다.올해 77세인 프란치스코는 유럽 대륙을 “생식력과 활력을 잃은 할머니”로 묘사하며 “서서히 영혼을 잃어가고 있다”고 질타했다.프란치스코는 유럽이 공공지출을 통제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유로존 정책의 “획일성”의 볼모가 됐다고 말했다. “통합을 획일성으로 간주하는 잘못된 개념이 민주주의 체제의 활력을 손상하고 각종 기구와 정당들 사이의 풍요롭고 생산적이며 건설적인 상호작용을 약화시킨다.”프란치스코 교황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부추기는 서방의 “일회용 소비문화”가 인간의 권리, 특히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권리를 짓밟는다고 말했다. “우리 모두는 사람들을 소비재로 취급하는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로 전락할 위험에 처했다. 그 결과 어느 한 사람이 그 기계에 유용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냥 버려진다.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의 말기에 처한 사람들, 버려지고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노인들, 낙태되는 태아들이 그 예다. 너무도 슬픈 일이다.”마찬가지로 해로운 것은 EU의 가혹한 이민정책이라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말했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려다가 풍랑을 만나 익사한 수천 명의 죽음에 “유럽의 단합된 조치”가 필요하다고 그는 역설했다. “지중해가 거대한 공동묘지가 되도록 내버려 둘 순 없다.”

2014.12.0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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