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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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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엔비디아 H20 칩 中 수출 사실상 금지…AI 관세 전쟁 본격화

국제 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H20 칩에 대해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9일 미 정부로부터 H20 칩을 중국 수출 시 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또 14일에는 이 규제가 무기한 적용될 것이라는 통지를 받았다고 전했다.엔비디아는 H20 칩이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사용되거나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미 정부가 새 규제의 근거로 들었다고 설명했다.H20 칩은 연산 능력은 낮지만, 고속 메모리 및 기타 칩과의 연결성이 뛰어나 슈퍼컴퓨터를 만드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 칩은 미국이 안보를 이유로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규제해 오는 가운데 그동안 중국에 합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최고급 사양 AI 칩이다.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블랙웰보다 성능은 낮지만, 블랙웰에서 사용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장착돼 일부 성능이 개선됐다.특히,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지난 1월 저가형 우수 AI 모델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H20은 딥시크가 AI 모델 학습에 사용한 칩 중 하나로 알려졌다.이번 수출 제한 조치로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1분기(2∼4월)에 55억 달러(7조8567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재고, 구매 약정, 관련 충당금 등에 따른 비용이다.앞서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중국 기술 대기업이 올해 1∼3월 H20 칩을 160억 달러(22조8000억원) 이상 주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이는 지난 분기보다 40% 웃도는 규모로, H20 칩에 대한 수출 규제를 앞두고 주문이 급증했다. 엔비디아의 수조원대의 비용 발생은 이 같은 막대한 주문량을 사실상 공급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미 정부는 2022년 10월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칩 제조업체들의 중국 수출을 처음 제한한 데 이어 그 대상과 국가를 확대해 오고 있다.이에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1.3% 상승했던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3% 하락했다.앞서 지난 9일 미 공영방송 NPR은 트럼프 행정부가 H20 칩에 대해 중국 수출을 제한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이는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마러라고 만찬에 참석한 이후로, 황 CEO가 이 만찬에서 미국 내 AI 데이터 센터에 대한 새로운 투자를 약속한 뒤 방침이 변경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엔비디아는 지난 14일 미국에서 슈퍼컴퓨터를 생산하는 등 향후 4년간 파트너사들과 최대 5000억 달러(약 700조원) 규모의 AI 인프라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2025.04.16 10:50

2분 소요
“배민 서비스 해지”...자영업자, 포장 수수료 부과에 반발

유통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픽업(포장) 주문 서비스 전면 유료화에 나선 가운데, 자영업자(점주)들의 반발이 거세다.14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이날부터 포장 주문 서비스에 6.8%의 중개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앞서 지난해 7월 배민은 배달 중개 수수료를 기존 6.8%에서 9.8%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포장 주문 서비스도 유료화하기로 한 바 있다.그동안 배민은 신규 가입(지난해 7월 이후) 점주들을 대상으로 당초 계획보다 50% 낮은 3.4%의 포장 주문 수수료를 부과해왔다. 다만 오늘(14일)부터 기존 점주들에게도 포장 주문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이에 반발한 점주들은 배민 포장 주문 서비스 해지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배민 포장 주문 서비스를 해지했다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배민의 포장 주문 수수료 정책을 비판하는 글도 존재한다. 치킨집을 운영 중이라고 밝힌 한 점주는 “포장 주문이 월 200건 이상인데, 수수료 6.8%에 프로모션 비용과 세금 등을 내면 남는게 없다”며 “결국 포장 주문 서비스 해지했다”고 전했다.이외에도 “포장 서비스 해지하고 직접 전화 주문하는 분들에게 자체 할인을 해주는 게 더 마음 편하다”, “배민 서비스 완전히 탈퇴하는 것도 생각 중”, “포장은 최소 주문 금액도 없는데 6.8% 수수료 받으면 눈물만 난다” 등 배민 포장 주문 수수료 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점주들의 반응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이처럼 점주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지만, 회사 측은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장 주문 활성화로 주문량이 증가함에 따라 가게 이익률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포장은 배달비 부담이 발생하지 않아 업주 수익에 유리한 구조”라며 “포장 활성화를 통해 주문이 늘어나면 업주 입장에서도 가게 이익률이 개선되고 소비자도 혜택이 강화돼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 9월 포장 서비스에 신규 가입한 서울의 한 치킨집은 배달 주문 이익률(수익/매출)이 기존 79%에서 85.6%로 개선됐다. 포장 주문의 경우 당시 서울 지역 기준 배달비인 건당 3300원의 비용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한편 우아한형제들은 본격적인 투자 확대를 통해 현재 5% 수준에 불과한 배민의 포장 주문 비중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2025.04.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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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한발 늦었다?...'한 달에 30억원' 팔린 '중국 AI 이어폰, 美시장 침투

테크

애플이 올해 하반기 자사의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에 실시간 통역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중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인공지능(AI) 통역 이어폰이 미국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14일 연합뉴스가 중국 관영 매체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9.9달러(약 1만5000원) 등 저렴한 가격대의 통역 이어폰을 앞세워 미국 내 이민자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동시에 고급형 모델도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중국 국영방송인 CCTV에 따르면, 선전의 스타트업 '타임케틀'이 내놓은 AI 기반 통역 이어폰이 최근의 인공지능 붐을 타고 해외 주문량이 급증했다. 이 제품은 현재 17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북미 시장 점유율만 40%에 이른다. 특히 한국에서도 5년 이상 이 업체의 제품을 구매해 온 바이어가 올해 5000개를 주문할 계획이라고 전해졌다.타임케틀의 창업자인 톈리는 CCTV와의 인터뷰에서 "방향과 거리 정보를 활용한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개발해 불필요한 잡음을 제거하고 보다 정확한 통역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타임케틀의 비즈니스 미팅용 프리미엄 제품은 약 20만 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가성비를 앞세운 저렴한 모델들은 몇만 원대 가격으로 다양한 이민자층을 겨냥해 출시되고 있다.특히, 중국의 소매 체인 '미니소'를 통해 미국 시장에 출시된 9.9달러짜리 초저가 동시통역 이어폰은 소셜미디어 틱톡(TikTok)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출시 한 달 만에 200만 달러(약 30억 원)어치가 판매됐다.이보다 다소 높은 가격대의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브랜드 '앤커'가 출시한 24.99달러짜리 P20i 이어폰 역시 아마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언론들은 애플의 에어팟 통역 기능과 비교하며 "애플이 중국의 9.9달러짜리 이어폰을 따라 하는 것인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한편, 애플은 최근 에어팟에 보청기 기능을 추가한 데 이어, 실시간 통역 기능까지 도입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애플이 언어 장벽을 허물기 위해 에어팟에 통역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해당 기능은 올해 말 iOS 19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함께 추가될 가능성이 높으며, 아이폰과 에어팟이 연동해 양방향 실시간 통역을 지원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아이폰이 A언어를 B언어로 변환해 에어팟 사용자에게 전달하고, 반대로 B언어는 A언어로 변환되어 아이폰 스피커를 통해 상대방에게 들려주는 방식이다.CCTV는 타임케틀이 성공하기까지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전했다. 2019년 이 업체가 야심 차게 개발했던 휴대용 번역기는 음성 인식 오류와 느린 속도로 인해 판매 부진을 겪었고, 결국 대부분의 제품을 폐기해야 했다. 그러나 기술 혁신을 지속하며 AI 기반 통역 이어폰을 내놓았고, 현재는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애플이 실시간 통역 기능을 탑재한 에어팟을 출시하면서,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산 통역 이어폰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025.03.15 09:06

2분 소요
배민, 강남 일대 B마트 로봇배달 서비스 시작

유통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서울 강남 일대에서 무인 자율주행 로봇배달을 시작한다. 수년간 자체기술로 대학교·아파트 단지·쇼핑몰 등 제한된 공간에서 테스트를 진행한 배민은 사람과 차량이 자유롭게 오가는 이면도로를 누비는 고도화된 로봇 배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25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은 오늘부터 서울 강남구 논현동과 역삼동 내 일부 지역에서 배민B마트 로봇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우아한형제들은 2017년 ‘우리는 편리한 일상을 배달합니다’라는 비전을 갖고 배달로봇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래 2019년 건국대학교에서 국내 최초로 실외 배달로봇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 바 있다. 2020년에는 광교 앨리웨이 주상복합 단지에서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로봇배달 서비스를 제공했다. 2023년에는 ‘테헤란로 로봇거리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삼성동 코엑스에서 배달로봇으로 음식배달을 진행하면서 자율주행 로봇배달을 위한 기술과 데이터를 쌓았다.배민이 자체기술로 선보이는 로봇배달 서비스는 강남 지역 내 B마트 도심형 유통센터(PPC)를 중심으로 장보기, 쇼핑 서비스를 제공한다. PPC 기준 최대 1.5km 반경 내 300여개의 건물 입구까지 30분 내외로 배달 가능하다. 배민은 5월 이후 1000여곳 이상으로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로봇배달 서비스는 평일 오후 2시부터 오후 9시까지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는 강남 논현·역삼 로봇배달 권역에서 배민앱 B마트를 통해 주문할 상품을 담은 뒤 배달 방법에서 로봇배달만 선택하면 된다. 물품 수령 방법도 간단하다. B마트 PPC에서 상품을 적재한 로봇이 도착 100m 전 거리를 지나면 주문자에게 ‘곧 도착 알림’ 문자 메시지가 발송된다. 주문자는 로봇이 배달지에 도착했을 때 상품수령 페이지를 통해 로봇의 적재함을 열고 상품을 수령할 수 있다. 배민의 로봇배달 서비스는 운영인력의 현장 동행없이 무인으로 운영된다. 배민은 강남 테헤란로와 송파 방이동 지역에서 수년간 쌓은 자율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성능을 고도화했다. 배민의 배달로봇 ‘딜리’는 최대 20kg까지 물건을 적재할 수 있다. 운행 속도는 사람들이 빠르게 걷는 수준과 비슷한 1.5m/s다. 방진방수 IP54 등급으로 악천후 때를 제외하면 정상 운행이 가능하다. 장애물이 많고 복잡한 이면도로에서도 빠르고 안전하게 로봇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번에 투입되는 딜리는 총 4대로 배민은 주문량 및 권역 확대 상황에 맞춰 로봇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배민은 배달 수행 간 안전에도 만반의 준비를 기했다. 딜리는 카메라와 레이저 시각탐지·거리 측정 기술인 라이다(LiDAR)를 통해 주변 사물과 장애물을 빠르게 인식할 수 있다. 첨단 안전주행 알고리즘으로 갑작스러운 충돌에 대비할 수 있다.우아한형제들 황현규 로봇프로덕트전략팀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퀵커머스 시장에 자체 개발한 배달 로봇을 투입해 고객의 배달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로봇 기술과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라며 “향후 푸드 배달 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해 더 많은 고객이 로봇 배달의 편리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2.25 09:03

2분 소요
‘테이블오더 1위’ 티오더의 근거 있는 자신감[이코노 인터뷰]

유통

디지털 기술이 외식업계 운영 방식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테이블오더 시스템은 고객의 주문 방식을 혁신하며 자영업자의 운영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급성장한 이 시장에서 티오더는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테이블오더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티오더의 사업 비결은 무엇일까.티오더는 단순한 주문 시스템을 넘어 ▲판매시점 정보관리(POS·포스) 시스템과의 연동 ▲자동화된 메뉴 관리 ▲실시간 주문 및 결제 시스템 등을 지원하며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권성택 티오더 대표는 “설립 당시인 2019년과 비교하면 테이블오더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며 “2023년 대비 지난해 시장 규모는 약 120% 증가했고, 티오더의 신규 설치 대수도 2023년 14만대에서 지난해 33만대로 늘었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하지만 국내에 여전히 1000만 개 이상의 식당 테이블이 존재한다”며 “티오더가 지난 6년 동안 전체 경쟁 기업을 포함해서 약 7% 이상 진입을 했고, 아직도 90% 이상의 진출할 시장이 남았다”고 말했다.티오더가 1위 자리를 유지하는 핵심 요소는 지속적인 연구 개발(R&D)과 자영업자 맞춤형 솔루션이다. 권 대표는 “단순히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활용될 수 있도록 사용자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기술 개발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전체 비용의 40%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이런 배경 때문일까. 최근 배달의민족·토스·쿠팡 등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테이블오더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권 대표는 ‘근거 있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테이블오더 시장은 단순히 돈을 투자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라며 “하드웨어 안정성과 자영업자의 실질적인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실제 티오더는 현재 국내 13개 부가가치통신망 사업자(VAN·밴)와 100% 호환되며, 30개 이상의 포스 시스템과 연동해 운영의 편리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권 대표는 “태블릿 호환이라든지 자동화라든지 이런 경우의 수들이 수만 가지 이상이 있는데, 그런 이슈들을 티오더는 그간의 노하우로 모두 해결했다”고 말했다. 예측 가능한 비용 구조로 소상공인 돕는다최근 테이블오더 시장의 뜨거운 감자는 수수료 문제다. 시장이 성장하면서 일부 기업들이 높은 수수료를 부과해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티오더는 수수료 기반이 아닌 월 정액 방식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모델을 채택해 소상공인들의 비용 부담을 대폭 줄였다.권 대표는 “매출의 일정 비율을 떼어가는 방식이 아니라, 고정된 월 사용료를 통해 투명한 비용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자영업자들이 예측 가능한 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불필요한 수수료 문제에서 자유롭게 해준다”고 설명했다.더구나 소상공인들은 경기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권 대표는 “자영업자들은 주문량 감소와 운영 비용 증가로 인해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며 “티오더는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서비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나아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티오더는 서비스 비용을 낮추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권 대표는 “자영업자들이 경제적인 부담 없이 테이블오더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 중”이라며 “정부 차원의 스마트 상점 지원 사업과 협력하는 등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이블오더에서 ‘정보 전달 플랫폼’으로해외 시장 확대도 티오더의 핵심 전략 중 하나다. 권 대표는 “북미는 인건비 부담이 커서 테이블오더 시스템 도입 속도가 빠르다”며 “특히 미국의 팁 문화와 결합되면서 태블릿 기반 주문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티오더는 올해 말까지 북미 시장에서 8000대 이상을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한국 시장에서의 성장 속도보다 3배 빠른 수준이다.궁극적으로 티오더는 단순한 주문 시스템을 넘어 ‘정보 전달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 매장에서 수집된 고객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외식업체들이 보다 정밀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예컨대 특정 시간대의 인기 메뉴를 자동 분석해 추천하거나, 고객별 맞춤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또 테이블오더 시스템이 단순한 주문 기능을 넘어 고객과 매장 간의 커뮤니케이션 허브 역할을 하도록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할 예정이다.권 대표는 “정보 전달 플랫폼으로 발전한다는 것은 단순히 고객이 주문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서, 데이터를 활용해 매장의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앞으로는 외식업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문화 시설, 숙박업 등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2025.02.15 09:00

4분 소요
테무, 트럼프 관세 폭탄에 운영방식 변경…

경제일반

중국 온라인 쇼핑몰 테무가 상품 제조업체들에 판매 물량을 테무를 거치지 말고 직접 미국으로 배송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대중국 관세를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 테무가 중국의 상품 공급망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종전에는 판매 플랫폼인 테무가 가격 책정과 상품 배송, 마케팅 등 모든 것을 책임지고 해왔지만 앞으로는 판매자가 직접 미국으로 상품을 배송하는 방식(half-custody)을 채택한다는 것이다.이 경우 테무는 중국 공급망에 대한 통제권을 상당 부분 포기하게 되는 것이며, 제조업체는 배송을 직접 담당해야 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특히 대량 배송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를 얻기 힘든 데다 배송료 협상력이 약하고 물류 지원 능력이 없는 소규모 업체들은 미국 시장 판매를 포기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판매자가 상품 배송을 책임지는 방식은 아직 의무화되지 않았지만 테무는 판매자들에게 이러한 방식을 수용하는 업체를 우선시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새 방식은 작년 초에 도입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새 방식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앞서 테무의 경쟁사인 쉬인도 중국 내 제품 공급업체들에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옮겨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쉬인은 생산라인을 옮기는 업체에 대해 최대 30% 높은 조달 가격과 일정 주문량 보장 등의 인센티브도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서 수입되는 소액 상품에 대한 면세 조치를 일단 유지하기로 했지만 면세 혜택이 사라지면 저가 상품을 앞세운 테무나 쉬인 같은 중국 온라인 유통업체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제품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2025.02.12 11:30

2분 소요
쿠팡, 전남 장성 서브허브 구축에 150억 투자

유통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호남권 ‘로켓배송’ 확대를 위해 전라남도 장성군에 서브허브(물류센터에서 배송캠프로 상품을 보내는 중간 물류시설)를 구축하고 약 450명을 직고용한다. 이는 지난 10월 광주첨단물류센터가 운영을 시작하면서 늘어난 호남권 로켓배송 주문량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투자다. 로켓배송 주문이 늘어나면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이는 또 다른 투자를 불러오는 ‘선순환 효과’의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쿠팡의 배송 자회사 CLS는 17일 오전 전남 장성군청에서 장성군과 서브허브 신설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쿠팡 장성 서브허브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홍용준 CLS 대표, 이개호 국회의원(전남 담양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 김한종 장성군수 등이 참석했다.쿠팡 장성 서브허브는 150억원을 투자해 장성군 서삼면 용흥리 일대에 지어지며, 오는 2월 개소를 목표로 한다. 연면적 약 4000평 규모의 시설에 약 450명을 직고용할 예정이다.장성 서브허브가 담당할 배송권역은 광주광역시를 비롯해 나주시·순천시·여수시·목포시·무안군 일대를 아우른다. 다음 달부터 운영을 시작하면 전남권 로켓배송 권역이 더욱 넓어지면서 생필품과 식료품을 구하기 어려운 외지의 ‘식품 사막’ 현상 해소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뿐만 아니라 신규 고용을 포함해 지역 소상공인 제품 매입 확대 및 오픈마켓 입점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 효과도 기대된다.홍용준 CLS 대표는 “로켓배송의 확대가 지역 재투자로 연결되는 선순환을 이뤄 기쁘게 생각한다”며 “장성군민 대규모 채용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쿠팡의 장성 서브허브 투자는 최근 호남권 로켓배송 주문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쿠팡은 2026년까지 3조원을 투자, 지방 등 전국에 9개 물류센터를 건립해 운영한다는 방침을 지난해 초 발표한 바 있다. 그 중 하나인 광주첨단물류센터가 지난해 10월 운영을 시작하면서 광주 전남권 고객들의 로켓배송 주문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이에 쿠팡은 기존 물류센터 투자 계획과 별개로 서브허브 추가 투자 결정을 내린 것이다. 서브허브는 물류센터와 배송캠프를 잇는 ‘미니 물류센터’ 역할을 하는 중간 시설로 물류센터의 물동량을 분담하는 기능을 한다.지난해 11월 투자협약을 체결한 충북 진천군 서브허브 또한 남대전 물류센터 준공을 계기로 후속 투자 결정이 이뤄졌다. 앞으로 각 지역에 물류센터를 건립해 운영할수록 서브허브 같은 추가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을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2025.01.17 17:15

2분 소요
해외서도 먹히는 뿌링클...bhc, 태국 진출 첫해 웃는다

유통

bhc가 태국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하며 K-치킨의 글로벌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올해 1월 태국에 첫 진출한 bhc는 최근 랑싯(Rangsit)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퓨처 파크몰(Future Park Mall)에 11호점을 여는 등 1년도 되지 않아 방콕과 주요 위성 도시에 11개 매장을 개점하는 성과를 올렸다.12일 bhc에 따르면 12월 현재 기준으로 태국 매장 주문량은 70만건을 넘었고, 50만명 이상의 고객이 매장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말까지 누적 주문 건수는 100만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bhc는 대형 쇼핑몰에 매장을 입점시키는 전략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며 현지 고객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끌고 있다. 방콕 최대 쇼핑 단지 메가방나에 위치한 8호점은 태국 내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센트럴월드에 입점한 1호점은 평일과 주말 모두 긴 웨이팅(대기)이 있을 정도로 인기 매장으로 떠오르고 있다.또한 지난 10월 말 룸피니 지역의 신흥 핫 플레이스인 원 방콕에 오픈한 10호점은 11월 한 달 기준 매출 3위에 오르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현재 bhc는 태국 최대 배달 플랫폼과 독점 계약해 배달 전문 매장 3곳도 운영 중이다. 주택가와 오피스, 대학가를 중심으로 배달 시장까지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bhc는 태국에서의 성공 비결로 메뉴 현지화를 꼽는다. 태국에서는 홀 치킨 대신 조각 단위 메뉴를 선보였다. 닭 연골과 껍질을 활용한 현지 특화 메뉴 ‘뿌링클 치킨 스킨’과 ‘뿌링클 치킨 조인트’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태국 현지에서만 구매 가능한 ‘크리스피 뿌링클’은 현지의 습한 기후에 최적화된 바삭한 식감으로 개발돼 현지화 메뉴 중 매출 1위, 전체 메뉴에서도 오리지널 ‘뿌링클’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이 외에도 bhc 대표 메뉴 ‘뿌링클’은 치킨을 비롯해 사이드 메뉴인 ‘뿌링 치즈볼’, ‘뿌링 치즈스틱’, ‘뿌링 후렌치프라이’ 등과 함께 태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bhc 관계자는 “태국 시장 진출 전 철저한 시장 분석과 현지화 전략 덕분에 빠르게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며 “태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등 주변 동남아시아 국가로의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한편 bhc는 최근 캐나다 1호점과 대만 1호점을 새롭게 오픈, 태국 내 11개 매장을 포함해 해외 매장을 7개국 27개로 확장했다.

2024.12.1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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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뜨겁게 달궜다...무신사, 블프 누적 판매액 3654억

유통

무신사의 연중 최대 할인 행사 ‘무진장 24 겨울 블랙프라이데이’(이하 무진장 겨울 블프)가 역대 최대 판매액을 달성하며 막을 내렸다. 이상 기온·경기 불황·소비 침체의 ‘삼중고’ 상황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 나가고 있다.9일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 4일 자정 종료된 무진장 겨울 블프는 4000여개 입점 브랜드가 참여했으며, 온라인 스토어 기준 누적 판매액 3654억원을 기록했다.행사 종료 하루를 앞두고 지난해 무진장 겨울 블프 총판매액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약 21% 신장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판매된 상품 수는 730만개 이상이다. 행사 종료 직전인 4일 23시 59분께는 주문량이 급증하면서 초당 720개에 달하는 최다 판매 건수를 기록하기도 했다.행사 기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상품 순위에는 ▲노스페이스 남성 1996 에코 눕시 자켓 ▲디스이즈네버댓 퍼텍스T 다운 자켓 ▲드로우핏 프리미어 퓨어 캐시미어 발마칸 ▲비슬로우 오버사이즈 캐시미어 발마칸 ▲쿠어 벨란디 캐시미어 블렌드 발마칸 등 겨울용 아우터가 이름을 올렸다.단가가 높은 겨울 의류가 활발하게 거래되며 1인당 구매액(객단가)도 상승했다. 이번 행사의 객단가는 약 16만4000원이다. 지난 8월 열린 ‘무진장 여름 블랙프라이데이’의 객단가와 비교해 50% 높은 수준이다. 고객당 평균적으로 구매한 상품 수는 3.18개로 나타났다.‘무진장’을 콘셉트로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선보인지 3주년을 맞아 마련한 이벤트와 쿠폰 혜택 등 세일즈 지원책도 참여 브랜드의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 특히 구간별 거래액 달성 시 선착순 지급한 30% 할인 쿠폰은 총 11회에 걸쳐 3만3000장이 발행될 때마다 수초 이내에 동날 만큼 높은 호응을 얻으며 거래 활성화에 기여했다. 역대급 브랜드 라인업을 선보인 라이브 방송도 흥행을 거뒀다. 탄탄한 팬덤을 지닌 글로벌 브랜드 ‘나이키’, ‘아디다스’, 라이징 브랜드 ‘카키포인트’ 등 무신사 고객이 주목하는 인기 브랜드의 방송이 높은 관심을 얻었다. 총 25회로 편성된 무진장 라이브 누적 거래액은 약 95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시청자 수는 370만명을 넘어섰다. 회당 평균 15만명에 달하는 고객이 방송을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무진장 겨울 블프가 진행된 오프라인 매장에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행사 기간 ▲무신사 스토어 홍대 ▲무신사 스토어 대구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를 찾은 방문객 수는 누적 18만명에 육박한다.11월 22일부터 12월 4일까지 13일 간 무신사 스토어 홍대와 무신사 스토어 대구 거래액은 지난해 무진장 겨울 블프와 비교해 50% 이상 증가했다. 올해 9월 문을 연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 거래액과 합산하면 올해 무진장 블프의 오프라인 거래액은 전년 대비 130% 성장한 것이다.이 외에 시즌이 지난 아울렛 의류 및 패션 잡화를 균일가로 판매한 팝업 스토어도 매일 긴 입장 대기줄로 화제를 모았다. 2회차에 걸쳐 총 6일 간 진행된 ‘무진장 아울렛 팝업 IN 성수’는 누적 1만7000명이 방문, 14만개가 넘는 상품이 판매됐다.무신사 관계자는 “올해로 3주년을 맞은 무진장은 매년 규모와 혜택을 확대하며 대표적인 패션 할인 행사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올해도 고객들의 높은 관심과 호응을 바탕으로 실적 성장을 이뤘다”며 “무진장의 흥행으로 그간 주춤했던 겨울 상품 판매가 활성화되며 참여 브랜드의 매출 증대에도 기여하게 돼 더욱 뜻깊은 성과”라고 말했다.

2024.12.0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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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무이’ 양복장이 명장 전병원 “뒤늦게 경제학 전공한 이유는요”[대한민국 명장]

산업 일반

어머니 손에 이끌려 봉제 기술을 배우게 된 중학생 소년이 있다. 또래 친구들처럼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었던 이 소년은 현재 “양복 만드는 일이 천직”이라고 말하는 베테랑 ‘양복장이’가 됐다. 가을 정취가 물씬 느껴지던 지난 11월. 광주 동구에 위치한 ‘전병원양복점’에서 전병원 사장을 만나 중학생 소년이 국가가 인정한 최고의 ‘양복장이’가 되기까지의 스토리를 들어봤다. “기술자는 밥 안 굶는다”던 어머니 권유로 시작한 일‘멋쟁이 신사’. 양복점 문을 열고 들어오는 전 사장의 모습을 보고 처음 떠오른 단어다. 전 사장은 이날 스트라이프 패턴의 셔츠와 재킷을 매치한 차림새로 등장했다. 60대 남성이 시도하기 쉽지 않은 청록색 넥타이로 과감한 포인트도 줬다. 양복점 사장님다운 남다른 패션 센스라고 느껴졌다. 특히 이날의 착장에서 눈에 띄었던 것은 양복 재킷 왼쪽 옷깃에서 반짝이는 ‘대한민국명장 뱃지’였다. ‘대한민국명장 제586호’는 전병원 사장을 대표하는 수식어다. 전 사장은 7전8기(七顚八起)의 8번째 도전 끝에 이같은 영예를 이뤘다. 전 사장은 호남지역 최초이자 유일한 패션디자인 부문 명장(名匠)이다.전 사장은 “처음에는 대한민국명장 양장 직종이었으나 2011년 통폐합 돼 패션디자인 명장으로 바뀌었다”면서 “2011년에 바뀌고 난 뒤 대한민국 명장 패션디자인 직종에서는 유일무이한 명장”이라고 설명했다. 전 사장이 날 때부터 명장이었던 것은 아닐 터. 그가 처음 ‘양복장이’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가 궁금해졌다. 전 사장은 “전남 영광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광주에서 중학교를 다니다가, 상급학교에 갈 수 없는 가정환경이었다”면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어머니의 권유로 양복업에 입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어머니가 현명하셨다. 어머니 나름대로 발품을 팔아 자동차‧철공소‧자동차 정비업소‧이발소 등 어린나이의 아들이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곳을 살피다가 양복점에서 일을 배우게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전 사장은 “당시 어머니는 ‘기술자는 부자는 못돼도 밥은 안 굶는다’고 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기술 몽땅 알려준 감사한 스승님전 사장은 좋은 스승을 만난 것도 인생에 있어 큰 행운이었다고 말한다. 봉제 기술을 터득하고, 사업체를 차리기 위해선 재단‧영업 등 수련해야할 것들이 많았다. 이에 전 사장은 군대를 다녀온 뒤 재단을 배웠다. 전 사장은 “처음 재단을 배웠던 선생님이 저에게 몽땅 기술을 전수해줬다”면서 “그 선생님이 본인의 스승님께 배운 것들을 정리한 스케치를 줬고, 기술을 전수해준것뿐 아니라 자신의 자리까지 물려줬다”고 말했다. 광주 충장로 메인 거리에서 재단사가 되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최소 5년의 기간이 걸리는 과정이다. 하지만 전 사장은 선생님의 자리를 그대로 물려받아 1년반만에 ‘충장로 재단사’라는 칭호를 얻었다.호남지역에선 광주 충장로가 최고의 상가다. 서울로 치면 종로나 명동과 같은 중심지다. 충장로는 모두가 선망하는 지역으로, 이곳에서 일하면 최고의 기술을 가진 사람으로 통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전 사장은 “큰 나무 그늘에 큰 인물이 나온다고 생각한다”면서 “선생님들이 최고의 기술을 가졌기 때문에 저 또한 열정과 기술을 접목해서 발전할 수 있었고, 지금도 선생님들을 떠올리면 굉장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기술연마 자극 준 ‘울퉁불퉁 몸매’ 고객전 사장은 1972년 처음으로 양복 관련 기술을 배웠고, 올해로 53년이 됐다. 그간 다사다난한 일이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고 한다. 전 사장이 기술연마에 더욱 정진하도록 자극을 준 고객과의 일화다. 전 사장이 ‘충장로 재단사’ 라는 칭호로 활동한지 6개월 정도 됐을 때다. 전 사장은 보디빌딩 선수의 옷을 만들게 됐다. 울퉁불퉁한 근육과 굴곡이 많은 몸매에 맞는 옷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어렵게 양복을 만들어 냈는데, 손님의 몸에 제대로 맞지 않는 것이었다.이런저런 핑계를 대던 전 사장에게 그 손님은 “내가 체격이 평범하면 기성복을 사 입지 왜 여기 왔겠냐, 당신은 기술자의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당시 전 사장은 충격과 함께 깨우침을 얻었다. 이에 ‘기술로서 답해야 한다’는 말을 좌우명처럼 삼고, 마음을 다잡아 실력 향상에 매진할 수 있었다. 경제학 전공한 독특한 이력…양복시장 접목 과거 고등학교 진학을 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있던 전 사장은 뒤늦게 통신고등학교와 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했다. 특히 눈길이 가는 이력은 대학에서 경제학과를 전공했다는 사실이다. 그가 이 같은 이력을 외부에서 말하면 ‘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전 사장은 어린나이에 막연히 돈을 벌고 싶었고, 부자 되는 것이 꿈이었다. 이에 경제학과를 전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변동론 배우면서 어려울 때 어떻게 대처해야하고, 장사가 잘 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터득했다. 덕분에 양복점 운영을 하면서 지금까지 큰 어려움 없이 헤쳐 왔다고 말한다. 과거 전 사장이 처음 양복점을 오픈했을 때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한 달에 주문량이 180벌, 하루에 제일 많이 맡을 때가 35벌까지 였다. 당시 전 사장은 오전 7~8시에 출근해 자정이 넘어 퇴근하기 일쑤였다. 현재는 주문량이 많이 줄었다. 한 달에 15~30벌 정도 주문을 받는다. 양복 주문이 줄어드 것은 맞춤양복에 대한 선호도가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이다. 전 사장은 우리나라 경기 상황에 따라 국민들의 신체 변화가 생기고, 이에 따라 양복 시장도 변화하기에 기술 연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해방 이후 1960년~1970년대는 신체 노동을 하다 보니 등이 굽은 사람이 많다”며 “국민소득이 1만 달러 이하일 때는 신체적 노동을 많이 필요로 해, 등이 굽은 체형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1970년~1980년대 가면서는 조금 여유가 생겨 등이 굽고 배가 나온 S자 체형이 나온다”며 “국민소득이 1만~1만5000달러부터는 양복을 입기 시작하며, 1만5000~2만 달러면 중산층이 생기고 백화점이 생기고 맞춤복에서 기성복으로 트렌드가 바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시기가 1990년대로, 기성복이 대중화가 되고 맞춤 양복이 쇠퇴기로 빠졌다”고 설명했다. 전 사장은 그 시대 경제 상황와 생활양식에 따라 소비습관과 체형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에 맞는 패턴도 기술 연구를 해야만 따라갈 수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경제학을 공부가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전 사장은 이어 다시 맞춤양복의 시대가 다가올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전 사장은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에 간다고 하는데, 이때는 남들과는 차별화가 시작된다”며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가 오면 맞춤 양복이 개별화되는 시대가 서서히 돌아오고 있다”고 했다. 패션디자인 명장이 말하는 옷 잘 입는 노하우어머니 손에 이끌려 봉제일을 배웠던 중학생 소년은 2014년 국가가 인정한 ‘대한민국명장’이 됐다. 전 사장은 이 과정에서 희생할 수 밖에 없었던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전 사장은 “내가 명장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희생했던 가족들이 있었던 덕분”이라며 “명장이 되고 나니 딸·아들도 ‘우리아빠 명장이야’라고 자랑을 하더라, 명장 칭호는 가족들 희생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패션디자인 분야 최고에 오른 전 사장이 말하는 옷 잘 입는 노하우에 대해서도 궁금해졌다. 이에 대해 전 사장은 “옷 잘 입는 방법은 딱 한 가지, 거울 앞에 매일 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젊은 사람들은 ‘퍼스널 컬러’에 따라 자기 피부와 자기에게 잘 맞는 색상을 찾아가려고 한다”며 “그런 옷을 입고 거울 앞에서 포즈와 표정을 지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사장은 아직도 양복 만드는 일이 재밌다고 말한다. 그는 “예전에는 백화점 쇼핑을 많이 했고, 최근에는 충장로를 거닐면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거리에 가서 요즘 옷 트렌드를 살핀다”며 “TV에 나오는 패션쇼, 패션 전문 프로그램 등으로 트렌드를 읽는다”고 했다. 이어 전 사장은 “양복 만드는 일이 적성에 잘 맞고 다시 선택하더라도 양복 만드는 일을 선택할 것”이라며 “상상력이 많은 편이라, 창의적으로 생각한 아이디어를 옷에 접목 시키며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재밌다”고 했다. 이어 “고객들이 내가 만든 옷을 입고 만족하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끼며, 다시 태어나도 양복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전병원양복점에서 만들어진 양복은 ‘명품(名品) 양복’이라고 불렸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전 사장은 “내가 만든 양복이 ‘명장이 만든 명품’이라고 불렸으면 좋겠다”면서 “유명 브랜드의 옷이 아니라도 사고 싶고, 입고 싶고,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 옷이 명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4.12.0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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