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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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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창 아닌 야외로”…‘2030 주린이들’ 핫플 성수로 모인 까닭은 [가봤어요]

증권 일반

“주식 투자 얘기는 딱딱하다고만 느껴졌는데, 오히려 자기성장의 목표를 탐색하는 기회라는 걸 느꼈어요.“5월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오후 6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연무장길에 들어서자 높이 6미터에 달하는 30여그루 나무 숲이 빼곡이 둘러싼 공간이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의 네 번째 브랜드 경험 프로젝트인 ‘N2, NIGHT’ 팝업 스토어다. 일찌감치 주식 투자에 눈뜬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가 이른바 ‘주린이’(주식+어린이)가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실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20대 투자자 비율은 지난 2019년 6.2%에서 2022년 12.7%로 2배가량 상승했다. NH투자증권은 자신들이 지향하는 가치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대신, MZ세대들이 체험을 통해 그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브랜드 팝업 공간을 오픈했다. ‘N2’는 MZ 투자자들이 친근하게 부르는 ‘엔투’를 브랜딩에 적극 반영해 만든 캠페인 이름이다. 30여그루의 나무와 잔디밭에 설치된 캠핑카와 해먹, 빈백 등에서 자유롭게 사람들이 쉬고 있었다. 중간 커다란 건물 입구에 들어서면 아파트 10층 높이 크기로 설치된 초대형 LED화면에서 ‘N2, NIGHT’를 소개하는 영상이 흘러나왔다. 이 공간은 ‘N2 NIGHT BARN’이자 ‘N2, NIGHT’의 메인공간이다. N2로고를 활용한 조형물과 LED바 등의 다양한 요소로 건물 외관을 꾸몄다. 자가진단 테스트를 통해 4가지 체질 중 자신의 체질과 관리법을 알아보고 자신의 체질에 맞는 음료와 디저트를 제공받는 자기성장을 위한 체질별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자가진단테스트에 참여한 20대 여성 A씨는 “평소 성수동에 나들이를 자주 오는데, 증권사가 하는 팝업이라 해서 신기해서 신청하게 됐다”며 “기존 주식 투자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었는데오히려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이날 오후 6시부터는 힐링나이트가 진행됐다. 명상 테라피 전문가가 15분간 리딩 명상, 싱잉볼 명상, 아로마 명상 등을, 이후에는 신선한 재료들로 만들어진 샐러드와 독일식 통밀 건강빵과 함께 1시간 코스의 힐링 프로그램이 이어졌다.힐링나이트에 참여한 40대 남성 B씨는 “원래 NH투자증권을 이용하고 있는데 휴대전화 알림으로 투자 강연을 한다고 해서 와봤다”라며 “평소에는 투자 강연만 찾아다니는데 자가진단부터 체험프로그램까지 할 수 있어 색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낯설고 딱딱한 투자 문화…팝업 통해 친숙하게 바꿔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5월 30일 기준 성수동에 오픈한 'N2 나이트' 팝업스토어에는 3만8000명의 방문객이 찾았다. 6월 첫째주까지 방문객 4만명 돌파가 예상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브랜드 팝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고객경험 제공을 통해 브랜드 공감을 이끌어낼 것”이라며 “지속적인 N2만의 차별화된 오프라인 경험을 제공해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권사들은 팝업 스토어를 잇따라 열며 체험형 콘텐츠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는 기존 4050세대 고객들이 아닌 MZ세대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이들 세대가 추구하는 간편성·유익성·참신성 등에 걸맞는 서비스와 마케팅을 선보이며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22년부터 이어진 증시 활황에 MZ세대를 주축으로 한 개미투자자들이 있었다는 걸 부정하기는 어렵다”라며 “MZ세대가 소비 주축인데다 투자 활동을 이끌어내기 위한 증권사들의 노력이 계속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4.06.02 07:01

3분 소요
현대모비스, 자회사 지아이티 지분율 상승한 이유는? [이코노 리포트]

산업 일반

국내 최대 차량진단·검사장비 업체 지아이티(GIT)에 대한 현대모비스의 지분율이 35%p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아이티가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면서 대주주인 현대모비스의 지분율에도 영향을 미쳤다.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지아이티 지분율은 45.87%에서 80.54%로 34.67%p 상승했다. 지난 2015년 현대모비스에 인수된 지아이티는 국내 최대 자동차 진단·검사장비 업체로 차량기록자가진단장치(OBD)와 전자제어장치(ECU) 데이터 등을 주로 다룬다. 해당 분야가 자율주행 등 미래차 시장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 내에서도 지아이티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이처럼 지아이티에 대한 현대모비스의 지분율이 상승한 것은 지아이티가 자사주를 매입했기 때문이다. 지분율은 주주총회에 참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인 ‘유통 주식’ 중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얼마만큼의 지분을 갖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대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숫자가 변하지 않더라도 자사주 취득의 결과로 유통 주식수가 줄었다면 대주주의 지분비율이 상승한다.즉 지아이티가 자사주를 매입하며 장외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전체 주식이 줄어든 것이 현대모비스의 지분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 지아이티는 지난해 자사주 499만여주를 1098억원에 매입했지만 현대모비스가 보유하고 있는 지아이티 주식 423만여주에는 변화가 없었다. 지아이티가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이 깊다. 지아이티 소액주주들이 회사를 상대로 주주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히는 등 불만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당근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실제 주주들은 지난해 지아이티가 현대모비스에 편입된 이후 상장 지연과 성장 둔화 등 여러 문제에 봉착하는 등 주주가치가 크게 훼손됐다며 회사 측을 강하게 압박했다.지아이티는 이를 감안해 장외 거래가보다 비싸게 자사주를 매입했다. 주당 2만2000원꼴로 당시 장외 거래가격(7900~1만7000원)을 크게 상회했다. 당시 회사측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2023.03.18 11:00

2분 소요
연휴 끝낸 코스피 2700 회복, 진단키트株 강세 [마감시황]

증권 일반

코스피가 설 연휴 이후 첫 거래일 상승하면서 2700선을 회복했다. 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4.48포인트(1.67%) 오른 2707.82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 투자자는 1355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848억원, 기관이 507억원 각각 순매도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시가총액 상위 항목은 희비가 엇갈렸다. 국내 ICT 대장주 네이버는 3.39% 올랐다. 카카오는 0.12% 소폭 반등했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6% 오르면서 상장 3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이날 LG엔솔 종가는 47만7000원으로 공모가(30만원)보다 59% 높다. LG엔솔 모회사인 LG화학 주가는 5.95% 올랐다. 특히 진단키트주인 에스디바이오센서가 29.92% 급등했다. 정부가 고령자를 제외한 개인들은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하라고 진단체계를 개편하면서 진단키트주들이 급등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국내 코로나19 자가검사용으로 허가받은 자가검사키트를 생산한다. 반면 넷마블은 2대 주주인 CJ ENM이 주식 절반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식에 8% 넘게 급락했다. 매각 대금은 SM엔터테인먼트 지분 매입에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피마셀이었다. 반면 가장 많이 떨어진 항목엔 제이콘텐트리, 넷마블이 이름을 올렸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8.73포인트(2.15%) 오른 891.60으로 마감했다. 투자자별로 보면 개인이 480억원, 외국인이 234원 사들였다. 반면 기관은 홀로 693억원 팔아치웠다. 시가총액 상위 항목은 대부분 상승했다. 셀트리온 3형제는 3% 이상 동반 상승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3.04%, 셀트리온제약 5.57%, 셀트리온 3.97% 각각 올랐다. 씨젠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실적이 늘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16.36% 급등했다. 반면 게임주인 펄어비스는 1.80%, 위메이드는 0.17% 빠졌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많이 상승한 종목은 26.69% 오른 네이처셀이다. 반면 네오위즈홀딩스와 컴투스홀딩스는 나란히 12.62% 떨어지면서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홍다원 기자 hong.dawon@joongang.co.kr

2022.02.03 16:16

2분 소요
文대통령 연휴 첫 일정된 ‘진단키트'…주가 랠리 이어질까

증권 일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정부의 방역체계 변동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진단키트’ 기업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실제 설 연휴 시작과 함께 확진자가 급증하자 자가진단키트의 ‘쇼티지’ 가능성이 대두되는 등 진단키트 기업들의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 30일 문재인 대통령은 SD바이오센서 오송공장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이 설 연휴 첫 현장 일정으로 진단키트 기업을 방문한 것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 대응을 위해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한 신속항원검사를 확대하면서 진단키트 수요가 급증, 수급 불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14일 오미크론 대응 방역체계 전환을 발표하면서 감염 고위험군부터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하고 나머지는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해 확진 여부를 판정하도록 했다. 29일부터 전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현장 방문에서 “마스크와 달리 (자가검사키트는)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 충분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전혀 사재기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쇼티지 우려가 없더라도 현재의 상황은 진단키트 기업들의 매출엔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문 대통령이 방문한 SD바이오센서 오송공장은 키트 공급확대를 위해 주말을 포함해 설 연휴 5일 중 4일 간 생산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 회사 뿐 아니라 다른 진단키트 기업들의 상황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최근 자가검사키트 제조업체 3곳과 자가검사키트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자가진단키트를 생산하는 기업들의 주가는 연휴를 앞두고 급등했다. 지난 28일 SD바이오센서는 10% 상승마감했고, 휴마시스는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식약처와 협약한 3곳 외의 진단키트 기업들도 주목받았다. 같은날 수젠텍도 26.32%의 큰폭의 상승을 보였으며 씨젠(3.42%)과 랩지노믹스(11.21%) 등의 주가도 올랐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오미크론 대응이 본격화하며 진단키트 수요는 커지고 있다. 덴마크는 취약시설 대상으로 무료 진단키트를 공급하고, 영국은 필수인력 10만명에게 매일 신속 검사키트를 제공하는 등의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진단키트 기업들의 올해 호실적 전망이 나온다. 이지수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6일 리포트에서 “SD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안정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보였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오미크론 변이의 전세계 확산에 따라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전세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북미 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국가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윤신 기자

2022.01.30 17:00

2분 소요
포모증후군에 빠진 ‘나’… 내 투자우울증은 몇점?

재테크

직장인 김민수(33)씨는 최근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금리가 낮아도 안전한 은행 예적금으로 돈을 관리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이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얘기를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 연 1% 남짓한 이자만 바라보다가는 고수익을 올리는 남들보다 뒤처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이유였다. 결국 만기된 예금을 해지하고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주식투자에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고 시작도 늦은 감이 있다고 생각한 김씨는 스스로 주식관련 영상도 찾아보고 기업 분석도 시작했다. 장기투자보다 투자기간을 짧게 보고 사고파는 단타투자 중이다. 김씨는 “요새는 회사 일보다 어느 종목을 사고팔아야 하는지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돈을 벌면 더 벌어야 한다는 걱정이 들고 잃으면 그날은 잠이 오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투자에 대해 ‘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되어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을 가지는 증상을 보인다면 포모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 말은 미국의 투자 전략가 패트릭 맥기니스가 사용한 마케팅 용어였지만 최근 주식과 코인 등의 투자붐이 일면서 나만 소외되는 불안증상을 뜻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가 됐다. 이 증후군은 투자생각에 잠을 못 이루거나 신경질·소화불량·식욕부진·조울증 등 일종의 정신적 스트레스다. 포모증후군 확산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호황과 코인 광풍에 편승해 한탕 수익을 내기 위해 투자하는 20~40대 젊은층이 늘어나면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주식 개인투자자 중 30대 이하 개인투자자 수는 전년보다 103.3% 증가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 1분기 암호화폐 거래소(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의 신규 가입자(249만5289명) 중 20대가 32.7%, 30대는 30.8%이었다, 투자자 10명 가운데 6명은 2030인 셈이다. 여기에 불안정한 경제환경도 한몫한다. 최성진 동명대 심리학과 교수는 “경제적으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지며 젊은이들은 박탈감을 경험했는데 박탈감은 일종의 상실감, 상실에 대한 반응은 우울이다”라며 “경제적인 우울감이 주식과 코인에 빠져들게 했다”고 분석했다. 포모증후군을 겪는 투자자들이 투자 원금까지 잃게되면 대출과 같은 빚투를 통해 중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올 1분기 비트코인과 주식투자 중독 관련 상담은 1362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59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충분한 돈을 벌어야 한다는 걱정도 늘어나는 것도 증후군이 늘어나는 요인이다. 글로벌 시장 및 여론조사 업체 칸타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포함한 25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한국인은 돈(53%), 시간(20%), 열정(19%), 정보(7%), 공간(1%) 순서대로 응답했다. 응답자 절반 이상이 돈을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선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포모증후군이 의학적 질병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리적·신체적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코노미스트는 최성진 한국건강심리학회 이사(동명대 상담심리학과 교수)에게 포모증후군을 척도를 알 수 있는 투자우울증과 투자우울증을 진단할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의뢰했다. 지난 2주동안 얼마나 자주 일어났는지 체크하고, 결과를 점수화해 우울증 정도를 파악한다. 본인의 해당사항을 각 항목별로 점수를 매기면 되는데 발생한 일이 없으면 0점, 2~6일은 1점, 7~14일 2점, 거의 매일은 3점이다. 결과가 0~4점이면 ‘우울하지 않은 상태’, 5~9점 ‘약한 우울’, 10~14점 ‘중간 정도 우울’, 15~19점 ‘심한 우울’ 20~27점 ‘극심한 우울’로 분류한다. 이 점수가 우울증의 객관적인 지표가 될 수는 없지만 만약 20점 이상 점수가 나왔다면 자신의 심리상태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포모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없을까. 최성진 교수는 “나만 돈을 벌지 못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쪽에 치우친 얘기만 듣는 다거나 돈을 벌지 못한 이유에 대한 화살을 나에게 돌리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젊은세대는 충동적인 심리와 바라보는 시야가 좁다보니 중독에 쉽게 빠질 수 있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금주 교수는 “많은 정보를 변별해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한다”며 “스스로가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닌지 자가진단해보고, 과도한 정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건전한 취미활동 등을 만들어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2021.06.29 18:17

3분 소요
[경제·경영 대가가 건네는 ‘인생 나침반’ 나를 사랑하는 힘(5)] 인생에서 최선의 헤징은 재미있는 일 추구

전문가 칼럼

리처드 세일러 교수, 개인·사회가최선의 결정 내리도록 돕는 시스템 연구 저성장·양극화·고령화로 대별되는 뉴노멀의 시대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디지털 변혁으로 생산성이 증대되고 있지만 삶이 축복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어디에서 와서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고 있고, 종착역이 어딘지 모르고 살고 있다. 올바른 ‘나’를 세우고 디지털 세상을 똑바로 살아갈 수 있는 버팀목은 없을까. 경제·경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대가들의 가르침을 인생의 나침반으로 삼아 나의 가능성을 파악하고 잠재력을 끌어 올려보는 건 어떨까. 나를 방해하는 수많은 유혹에서 나를 지키는 힘도 키워보자. 혼돈의 시대 자아를 재발견하는 여정을 떠나는 이유다. 특별한 사람들을 위하며 특별한 연설을 할 때 프리젠테이션 스킬이 요구된다. 누구나 흥미를 보일 눈요기거리로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청중이 좋아하지 않을까? 멋진 글쟁이가 있듯 멋진 화술가도 있다.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 교수는 한국인에게 인기가 높다. 베스트셀러 책을 여러 권 내놓은 덕이 크다. 이 그의 대표작이다. 그는 시카고 대학의 졸업식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전에 동영상을 튼다. 세계적인 첼리스트가 나온다. 그의 이름은 요요마. 프랑스 태생의 중국계 첼리스트다. 이제 나이 지긋한 그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음악을 통해 희망을 전하고 있다. 그는 예술이 많은 사람에게 희망의 문을 열어준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를 보며 사람들은 음악을 떠나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으로 부러워할 수 있다.“요요마는 좋겠어요. 그는 자신이 자랑스럽고 떳떳하겠죠. 뭐하나 잘하는 자기만의 능력이 있는 사람이 각광받는 시대잖아요. 나 같은 경우는 잘하는 것이 단 하나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요. 아직 못 찾은 거 같아요. 있기는 하는 거겠죠? 그래서 나는 내 자신을 종종 비하하기도 해요.” ━ 바이올린 연주는 평범했던 요요마 자존감 수업이 필요한 것 같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없는 것에 집중해서 이런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이 아닐까? 못 찾아서 그런 것이지, 잘하는 것이나 장점이 없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지 않을까? 동영상은 요요마와의 인터뷰 내용을 담았다. 그는 3살에 바이올린으로 음악을 시작했는데 바이올린에서 그냥 평균적인 아이의 연주보다 좋은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바이올린으로 3년 간 고군분투하는 시기를 보낸 후 어느 날 누군가 그에게 첼로를 줬는데, 그는 바이올린보다 이상하게 첼로를 훨씬 더 즐겼다. 그는 첼로에 특별한 소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자신의 소명으로 인식했다. 그는 여기저기에서 멋진 연주를 하며 상당한 인기를 얻는다. 연주에 몰두하면서 공연을 하던 어느 날 첼로를 두고 택시에서 내린 일화는 유명하다. 첼로의 어마어마한 가격은 둘째 치고 신동이 연주하던 보물이 사라지자 많은 사람이 당황했다. 결국 방송을 통해 첼로를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왜 택시를 탔느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그는 조용히 말한다. 자신은 유명 인사가 아니고 그냥 첼로를 하는 사람이라고. 우리나라에도 요요마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그는 천재 첼리스트로 불린다. 세일러 교수는 동영상을 보여준 후 이렇게 말을 시작한다.“같은 음악가인데 그는 바이올린에서는 평범했죠. 그런데 6살에 첼로를 기가 막히게 연주하게 된 걸 보세요. 나는 이 동영상을 통해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여러분의 첼로를 찾으세요.”학생들의 귀가 솔깃해진다. 그는 사람의 흥미를 부추기는데 일가견이 있는 교수였다.“내가 교수가 된 것은 학문을 좋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나는 나의 기질을 잘 알죠. 나는 직업을 선택하는 데 우선 내가 하기 싫은 직업군부터 제거했습니다. 나는 복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누군가 이런 걸 해라 뭐 그렇게 시키는 게 싫어요. 그래서 자가진단을 한 후에 나는 비즈니스계에 몸을 담을 사람이 아니란 결론을 내렸습니다. 민간 분야에서는 시키면 다 해야 하잖아요. 정부 쪽은 사기업보다 덜하지만 그래도 시키면 해야 하는 건 비슷하죠. 음, 그래서 나의 자유를 건드리지 않는 학계를 선택한 것입니다. 그곳이 나를 방해할 곳이 아니라고 믿은 거죠.”그는 상당히 솔직했다. 그는 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가르치는 일과 연구를 하게 된 연유에 대해서도 설명을 곁들였다. 학위를 받고 교수가 된 몇 년 후에 그는 그저 그런 평범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 “사람들을 관찰하는 게 재미있었다” “내 논문 지도교수조차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게 기대할 만한 게 크지 않다고 말했어요. 사실 나는 경제학이 따분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재미가 있는 게 있어요. 사람들을 관찰하는 겁니다. 사람들의 행동방식이 전통 경제학 이론과 전혀 다르더라고요. 사람들은 경제학 이론대로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어요.”그는 자신의 지도교수였던 사람을 예로 들며 그가 산 포도주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는데 그것을 팔지 않고 그냥 마시더라는 이야기를 한다. 자기 같으면 그 포도주는 팔고 다른 포도주를 사서 마셨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세일러는 사람들의 재미있는 행동에 대한 관찰 결과를 목록으로 만들어 본다. 사람들은 실제 똑똑한 전통 경제학자들이 보기에 바보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싸게 하나 얹어준다는 말에 ‘1+1 상품’을 사고 막상 쓸 데가 없어 친구에게 공짜로 나눠준다. 좋은 정보라는 친구의 말에 솔깃해서 주식을 왕창 샀다가 돈을 날리기도 한다. 합리성과 거리가 먼 행동이다.세일러 교수의 이야기를 들으니 잘하는 일의 목록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 경우 자신이 할 줄 아는 모든 일을 나열한 재고 목록을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가 말했던 교육이나 기술을 생각해 보라. 대학·지방대학 등의 고등교육기관에서 습득한 기술, 부모 또는 다른 역할 모델로부터 습득한 기술, 일 또는 커리어를 통해 습득한 기술, 책을 읽거나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시행착오를 거치며 스스로 습득한 기술 등을 모두 작성해 보자. 이런 것은 모두 귀중하며 자기에게 어떤 희망의 기쁨을 선사해 줄 수 있는 대상이다. 설사 기술이 그만큼 전문화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써놓은 기술의 목록은 새로운 세상을 여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 ━ 잘하는 일의 목록 만들어라 다음 단계는 세일러 교수가 말한 자신의 약점을 아는 것이다. 만일 자신이 공과대학생에게 요구되는 분야의 문외한이라면 그런 쪽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 경우 목표는 2가지 목록을 들고 개선이 필요한 항목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 때 잘 못하는 일을 굳이 잘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흔히 우리는 잘 못하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먹고 살기 위해서는 참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과연 그 선택이 우리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끝까지 할 수 없는 일을 아무리 붙잡고 있어도 우리는 그 일을 잘하는 것은 물론, 굉장히 잘할 수 있을 가능성도 작아진다. 그래서 나름 이런 결론을 내려 보자. 현재 가지고 있는 결점이나 약점을 부정하려고 하거나 숨기려고 하지 말고 온전히 인정하자. 그 결점과 약점을 장점으로 개선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져 보자. 장점을 인식하고 스스로 행복할 만한 충분한 이유와 권리가 있음을 자각하자. 인생은 마라톤이다. 단거리 경주가 아닌 장거리 경주로 인생을 보다 길게 내다보고 우리가 가진 문제나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노력을 한다면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내가 뭘 가장 즐겼는지 아시나요. 내 동료 교수들이 내가 만든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행동 목록을 보고 내게 매우 화를 내는 것을 즐겼습니다. 경제학에 따르면 우리는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합리적 주체여야 하죠. 비용과 효용을 정확히 파악해 대안 중 최선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런 합리적 주체를 호모 에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는 비현실적 가정이죠.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들은 합리적 주체라기에는 비이성적인 행동을 너무 많이 합니다. 젊은 시절 그들을 화나게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동안에 사실 그런 일로 내가 제대로 생계를 이어갈지 걱정이 되더군요. 바로 그 순간 나는 내 일생의 가장 큰 발견을 하게 됩니다. 두 명의 이스라엘 심리학자와의 만남은 나의 세계에서 신세계의 발견 자체였습니다. 물론 그 심리학자들에 대해 다른 경제학자들은 털끝만큼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각자의 운명은 그렇게 다른가 봅니다.”대니얼 캐너먼과 고(故) 아모스 트베르스키는 그에게 필요한 열쇠를 주었다. 다른 경제학자들이 전혀 관심이 없는 분야에서 경제학자들에게 반란을 일으키는 힘을 불어 넣은 것이다. 2017년 세일러가 오래 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캐너먼에 이어 노벨경제학상을 받으면서 비주류로 불리던 행동경제학이 주류경제학에 편입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 행동경제학은 이미 대중에게 인기를 얻은 분야이다. 그들은 스탠퍼드에서 만나 심리학과 경제학을 연계하는 실험을 하며 행동경제학의 싹을 틔웠다. 그 때가 세일러의 나이 32살이 되던 해였다.“여러분들은 오늘 졸업식에서 내가 귀에 듣기 좋은 말을 할 거라 생각합니까? 열심히 하면 뭐든지 이룰 수 있다고 하는 그런 상투적인 말말입니다. 미안한데 사양할래요. 오히려 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나는 학생들에게 차갑고 잔인한 가능성을 고려할 것을 상기시킵니다. 심리학에서 ‘바탕이 되는 통계(base rate)’를 들먹여서 미안한데요. 세상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여러분이 결혼해서 이혼할 확률은 반반입니다. 사업을 해서 성공할 확률은 훨씬 낮지요. 여러분 이런 승산을 기억해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내가 나만의 연구를 시작할 때 그게 성공한다거나 50%의 승산 가능성이 있거나 해서 시작했다고 생각하세요? 그렇지 않습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그럼 그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행동경제학 연구에 뛰어든 것일까? 그는 그의 판단이 상당히 이성적이었다며 그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한다.“내 경우 기회비용이 거의 없었어요. 나는 유명한 경제학자도 아니었어요. 그저 평범했죠. 잃을 명성이 없잖아요. 가진 게 없는데 뭘 잃겠어요. 대신 내가 할 과제가 너무 재미있다고 생각되더군요. 누군가 재미에 근거해 직업을 선택하는 게 이성적이냐고 반문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보다 이성적인 게 있나요. 재미라는 것은 위험을 피하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헤징 수단입니다. 재미있는 것을 한다면 결과가 어떻게 되든 좋은 기초 공사를 할 수 있어요. 뛰어놀 마루는 깔아 놓는 것이죠. 반대로 매 단계가 힘들다고 한다면 부자가 된들, 세속적으로 성공을 한들 그게 할만한 가치가 있나요? 물론 그건 가치관의 차이입니다.”그는 분명히 유교적으로 부와 성공을 쫓는 동양적 기성세대의 사고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인물이다. 서양 사람들은 의외로 소소한 일상의 가치에서 행복을 느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저마다 다르리라. 그는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요요마, 빌게이츠, 마이클 조단이 될 수 없다면서 즐기고 싶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일을 시작하라고 학생들에게 권유한다. 사람들이 첫 직장을 선택할 때는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누군가는 매력적이지 못한 일을 ‘안 한다’고 버틸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인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일단은 채용해주는 곳에 취업을 결정한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첫 직장에서 1년 이내에 퇴직을 고민하게 된다. 과연 여기서 일하는 게 최선일까? 지금 이 직장을 나가면 패배자가 되는 게 아닐까. 그렇게 속을 끓이면서 두 번째 명함을 가지기 위해서 도전할 것이냐, 지금 이대로 남아 싫어하는 일이라도 내일을 위해 참을 것인가 고민한다.“이제 행동경제학이 상당히 말이 되는 학문이 되었고 경제학 전공 교수들을 약 올리기도 어려워졌으니 다른 선율을 내는 나의 첼로를 찾는 여정을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어쩌면 그게 다른 소명일수도 있지요.” ━ 자유주의적 온정주의자의 의미 있는 세계 그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인간 본연의 심성에 대한 진지한 통찰을 하고 싶어 하는 학자이다. 세일러 교수는 경제위기나 저성장의 원인을 ‘정책 운영자나 기업인 개인’의 문제로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인간과 집단의 비합리성이 구조적으로 누적돼 만들어진 ‘경로의존성’의 결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일러 교수가 말하는 ‘잘못된 행동’의 원인은 경로의존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경제 주체는 비합리적이기 때문에 언제나 오류를 저지르며, 가장 합리적인 선택보다는 과거에 해왔던 익숙한 선택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잘못된 경로를 따르는 경향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세일러는 ‘선택 설계자’로서 경제 주체들이 경로의존성의 길만 밟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조언을 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 그게 그의 소명이다.그래서 세일러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정책이나 의사를 결정하는 개인이나 특정 기업인이 잘못을 저질러 경제적 어려움이 초래됐다는 설명은 맞지 않다. 오히려 여러 집단의 실패와 비합리적 선택이 누적돼 ‘경로의존적’으로 진화돼온 오류가 저성장이나 경제 위기 등의 근본 원인에 가깝다. 따라서 경제정책 운영자들은 인간과 집단의 불완전성을 고려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세일러 교수의 관점이다. 세일러 교수는 경제 분석에서 가장 주요한 것은 인간 본연에 대한 치열한 통찰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대부분의 국가가 내놓는 규제와 기업의 정책이 불완전하다고 본다. 유명한 저작 도 이 관점에 기초해 쓴 작품이다. 그는 규제는 완전한 공정성이 아니라 특정 집단과 주체의 이익에 봉사하기 위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 정책도 고객들로부터 불공정성의 원흉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출 압박에 시달리는 제조 업체가 급하게 할인 정책을 편다고 하자. 이전에 정가로 구매한 고객들은 비난할 수 있다. 그러면 기업 평판은 하락하게 된다. 그래서 세일러 교수는 기업이나 정부가 갑작스럽게 시장에 개입하기보다는 대중의 심리 조절 단계를 통해 ‘부드러운 개입인 넛지’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팔꿈치로 넌지시 쳐서 사람들이 알아채도록 하는 넛지의 기술 말이다. “여러분 자유주의적 온정주의자(Liberarian Paternaist)가 되면 공공정책을 합리적으로 펼칠 수 있습니다. 자유주의자로 무조건 시장을 가만 내버려 두거나 시장개입주의자로서 강제하지 않고, 경제 주체들이 옳은 선택을 하도록 틀을 만들어 조정할 수 있거든요.”만약 교통사고로 사람이 죽는다고 하자. 자동차 번호판에 특별한 서명을 한 경우에만 장기이식을 한다고 인정하는 경우 장기이식은 많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서명을 한 경우에 장기이식을 반대하는 경우로 인식한다고 하자. 그러면 더 많은 사람이 죽더라도 장기이식으로 생명을 담보할 수 있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 우리가 어떤 정책의 틀을 짜느냐에 따라 선택의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자유주의적 온정주의자로서 많은 사람이 안정된 은퇴를 하기를 바랍니다. 퇴직연금에 쥐꼬리만큼 가입하거나 가입하지 않는 경우를 보면 안타깝죠. 월급이 오르면 자동으로 퇴직연금에 더 많이 가입하게 해서 저축률을 높이는 방법을 사용해야 사람들이 노후에 편안한 삶을 살지요. 사람들에게 유인을 통해 제대로 행동하게 하려면 그들의 관성을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도 월급이 깎이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그러니 월급이 증가할 때 퇴직연금이 느는 식으로 설계를 해야 반발을 줄일 수 있죠. 그런 시기에 저축률을 늘려야 합니다.”실제로 퇴직연금 가입자들 대부분은 기존 옵션을 변경하려는 시도를 거의 하지 않는다. 저축률을 높이기 위한 계획을 시작하도록 어떻게든 자극할 수 있다면, 더욱이 그것을 자동적으로 이루어지게 할 수 있다면, 관성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친구로 작동할 것이다. 세일러 교수는 맺음말을 하면서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지켜야 할 세 가지 규칙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그것을 기억하기를 바란다. 똑똑한 사람의 현명한 향기가 물씬 풍긴다.“먼저 여러분들은 사람들과 사회가 분별력 있는 선택을 쉽게 하도록 정책을 설계하는 것을 도울 수 있어야 합니다. 인생이란 게 굴곡이 있잖아요. 내려가는 상황에서 최선의 헤징은 삶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다른 헤징과 다르게 투자은행에 수수료를 낼 필요도 없으니 얼마나 좋은 방법인가요. 인생에서 여러분 자신의 첼로를 발견하는 데 시간이 늦어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입니다. 어떤 것도 인생에서는 늦는 것은 없어요. 그게 여러분이 여러분 스스로를 인정하고 즐기는 인물로, 나아가 참사랑으로 이끄는 길입니다.”눈을 감고 그의 연설을 듣는데 어디선가 첼로 소리가 들려온다. 마치 청정 숲을 거니는 듯한 개운함과 감동을 준다. 우리는 투자에서부터 자녀 교육, 식생활, 우리가 옹호하는 신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항에 대해 선택을 한다. 문제는 부적절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우리가 인간인 이상 그런 경우를 피할 수는 없다. 우리를 실수로 이끄는 갖가지 편견에 취약한 것은 기정사실이다. 이러한 실수들 때문에 교육과 투자, 의료보험, 신용카드, 가족, 심지어는 지구환경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결정을 내린다면 큰 일이 아닌가. ━ 부적절한 선택 하는 경우 많아 그렇게 되면 선택의 잘못으로 세상은 더욱 어둡게 된다. 세일러 교수는 우리 자신과 사회에 최선이 되는 결정을 보다 쉽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할 수 있음을 생생한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행동경제학자들이 나타난 것은 30여 년 정도 됐다. 행동경제학의 원리를 사회 문제에 적용하기 시작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운 좋게도 새로운 사고방식에 열려있는 경제학자들은 상관없어 보이는 요인을 적용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어떻게 더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세일러 교수처럼 말이다. 역경을 이겨 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부터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나를 사랑하는 법을 이야기 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좋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차선은 있는 것이고 그런 삶을 살면서 경험의 자아와 기억의 자아가 즐거워하는 선택을 하자.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고 목표를 너무 많이 가지지 말고 선택의 우선순위를 정하자. 우리의 훈련과 가치가 그런 선택에 도움을 주리라. 일단 선택을 하면 열정을 가지고 매사에 임하자. 그래야 내가 비참해지지 않고 나를 온전히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연세대(경제학과)와 미국 미시간주립대(파이낸스 석사)를 졸업했다. 행시(재경직) 34회 출신으로 재무부·재정경제원·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에서 관세·물가·복지·국제금융·통상 등의 분야에서 일했다. 저서로는 등이 있다.

2018.03.2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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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산층이 ‘철밥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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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학 쿠쿠전자 사장 이름 앞엔 2014년 내내 ‘대박’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쿠쿠 전기밥솥이 중국인관광객의 필수 쇼핑품목으로 자리했고, 8월 코스피 상장으로 그는 단박에 6500억원대 주식부자가 됐다. 2014년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 가운데 단연 화제는 쿠쿠전자였다. 8월 6일 상장 첫날 18만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개장 10분 만에 상한가인 20만7000원에 도달했다. 공모가 10만4000원의 두 배가 된 것이다. 2013년말 비상장사이던 쿠쿠전자의 순자산가치(3568억원)는 이날 2조292억원에 달하며 코스피 전체 상장기업 100위권에 올랐다. 구자신 쿠쿠전자 회장을 비롯한 쿠쿠전자 대주주 일가의 보유 지분(구본학 사장 33.1%, 동생 구본진 14.36%, 구자신 회장 9.32%) 가치도 그만큼 상승했다. 최대주주인 구본학 사장의 주식가치는 2014년 12월 3일 종가(20만2000원) 기준으로 6550억원을 넘어섰다.쿠쿠전자의 ‘대박 상장’은 사전에 진행된 공모주 청약에서 경쟁률 175대1에 4조4631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리며 일찌감치 예상됐다. 국내 전기밥솥 시장 점유율 68%, 중국시장에서의 폭발적 매출 증가세 때문이다. 쿠쿠전자는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전 세계 35개국에 진출해 있다. 해외매출 비중은 2011년 6%에서 2013년 10%로 성장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제품력·애프터서비스 차별화를 강점으로 내세워 명품 밥솥으로 자리 잡았다. 2014년 중국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60% 이상의 신장률을 보였다. 2014년 3분기 매출 1442억원 중 중국 시장 매출이 400억원을 차지했다. 최근엔 홍콩, 마카오, 베트남 등에도 진출해 동남아시장을 확대하고 있다.쿠쿠전자는 구본학 사장의 부친 구자신 회장이 금성사의 밥솥사업을 인수해 1978년 세운 성광전자가 전신이다. 구 회장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과 10촌간이다. 설립이후 1998년까지는 주로 LG전자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납품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쿠쿠(CUKCOO)’라는 자체 브랜드를 론칭했고 이후 전자밥솥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04년 밥솥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점유율은 더욱 높아졌고, 2013년엔 매출 5088억원, 당기순이익 574억원을 달성했다. 규모가 커지자 최근엔 동양매직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 렌털사업·중국시장 강화로 내수부진 극복 구본학 사장은 1969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학 회계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회계사로 근무했다. 1996년 기술연구소인 쿠쿠홈시스 해외영업팀장으로 입사해 2006년 사장에 취임한 그는 평소 “쿠쿠 브랜드로 제품을 내놨을 때 대기업 백그라운드 없이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못 판다는 회의론이 컸지만 나는 ‘제품만 좋으면 삼성 매장에도 들어가고 LG에도 들어가니 더 많이 팔 수 있지 않겠느냐’고 오기로 말했고 지금 현실이 됐다”고 말한다.구 사장 취임 이후 쿠쿠전자는 ‘세계일류상품’ 전기압력밥솥 부문에서 8년 연속 선정됐다. 수출규모가 연간 500만 달러 이상이며 세계 시장점유율 5위 이내 및 5% 이상인 제품을 대상으로 정부가 공식 인증한다. 쿠쿠전자 마케팅팀 관계자는 “밥솥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투자가 있기에 가능했다”며 “해외에서도 쿠쿠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인지도 확대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최근 사업다각화에 나서며 몸집을 더욱 불리고 있다. 밥솥뿐 아니라 공기청정 기능이 포함된 제습기, 정수기, 비데 등 다양하다.이 같은 확장은 쿠쿠전자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다. 최근 와이파이와 근거리무선통신(NFC) 등을 탑재한 전기밭솥을 출시한 것도 IT를 결합한 기술력의 성과다. 소비자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간편하게 밥솥 요리부터 자가진단과 고장점검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2014년 9월엔 중국에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했다. ‘풀스크린 액정표시장치(LCD) 6인용 밥솥’으로, 밥솥에 터치 슬라이드 방식을 적용해 화면을 보면서 메뉴를 넘길 수 있는게 특징이다. 간편하게 작동이 가능하고 취사, 예약 기능은 물론 요리법을 볼 수도 있다. 가격은 54만8000원으로, 중국 중산층 이상을 겨냥했다.쿠쿠전자의 지속적인 성장은 내수부진의 극복 여부다. 국내 밥솥 시장은 고가 제품군 증가로 평균판매단가는 상승했지만 5년 전부터 연간 220만 대 안팎의 판매에 머물며 성장세가 한풀 꺾인 상태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전 부문의 경우 내수비중이 약 90%로 절대적”이라며 “내수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이를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이미 2003년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한 바 있는 쿠쿠전자는 중국 시장 개척에 더욱 매진한다는 전략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 전기밥솥 생산량은 2013년 기준으로 약 2억1000만 대를 기록했으며 최근 5년 간 연평균 9.6%의 지속적인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구 사장은 “중국 밥솥업체들이 따라오는 속도가 매우 빠르고 위협적이다. 상위계층 위주인 중국 소비자의 저변을 넓히는 것이 과제”라고 강조한다. 최근 타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쿠쿠전자에 날개를 달아줬다. 업계에서는 FTA에 따른 전기밥솥 관세율 인하로 중국 시장에서의 수익이 더 늘고, 시장 점유율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쿠쿠전자는 중국 현지법인을 통해 중국어 음성 안내 기능이 탑재된 전기밥솥 출시, 중국 내 블로거 지원, AS센터 24개 지점 운영 등을 통해 현지 맞춤형 전략을 펼치고 있다.국내 시장에서는 정수기, 전기레인지 등 렌털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쿠쿠전자는 이미 2014년 3분기 기준으로 70만 개의 렌털 계정을 확보했다. 코웨이(200만 개), 청호나이스(80만 개)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2014년 3분기까지 연매출은 855억원이다. 최근엔 수도권 일대 렌털사업 조직과 중앙기술연구센터를 이전하기 위해 서울 마곡지구 업무 용지를 230억원에 분양받기도 했다. 구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자주 강조한다. “밥솥 전문으로 출발했다고 밥솥에만 머문다면 오히려 밥솥을 지키는 것조차 위험해질 수 있다. 사업 다각화를 우려하지만 잘 하면 된다.

2014.12.26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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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일반

험한 자본시장, 대가의 지혜를 나침반으로『시장을 뒤흔든 100명의 거인들』저자 켄 피셔 역자 이건·김홍식 출판사 비즈니스맵 / 02-728-0270 값 2만8000원저자 켄 피셔. 벤저민 그레이엄과 함께 초창기 투자이론을 만들어낸, 성장주 투자의 대가 필립 피셔의 아들이기도 하다. 글로벌 투자 회사 피셔 인베스트먼트 설립자며, 2009년 현재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281위 부자’ ‘세계 647위 부자’다.그가 유명한 이유는 아버지와 부자라서만이 아니다. 시장을 분석하는 그의 날카로운 혜안 때문이다. 켄 피셔는 그만의 폭넓은 시각으로, 미국 시장을 뒤흔든 100명의 거인을 엄선해 그들의 다양한 인생, 심지어 사생활까지 생생히 조명하고 있다.이 책은 무소불위의 힘과 엄청난 자금을 휘두르며 시장의 기틀을 놓은 거인들, 새로운 기법을 도입해 시장을 발전시킨 혁신가들, 시장을 자신들 마음대로 주무르던 사기범과 투기꾼 등 11개 카테고리로 나누어 인물을 소개한다.저자는 ‘제럴드 로브’라는 인물은 활동하던 당시는 물론 오늘날까지도 단기투자의 귀재로 평가 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미숙한 투자자를 속여 수수료를 뜯어먹는 약삭빠른 장사꾼이라고 말한다.투자 타이밍을 귀신처럼 잘 맞췄던 에드슨 굴드, 내부자거래를 최초로 시도한 다니엘 드루, 운 좋은 사나이 ‘다이아몬드’ 짐 브래디, 폭락 직전 기막힌 시점에 시장을 빠져나간 버나드 바루크 등 시장을 뒤흔들며 엄청난 부를 거머쥔 흥미진진한 인물이 여러 명 등장한다.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배울 만한 교훈을 정리함과 동시에 그들의 확고한 원칙과 뛰어난 기술을 소개하며 부를 이룬 비결을 상세히 분석해 준다.이 책은 이런 ‘100인의 거인들’의 투자전략은 물론 자본시장의 흐름과 월스트리트의 형성과정을 이해함으로써, 독자에게 몸소 체험하지 않고도 험한 길을 피해 갈 수 있는 지혜를 알려준다. 또한 더욱 놀라운 것은 미국에 산업혁명이 도입되기 전, 유럽의 로스차일드 가문에서부터 시작해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약 2세기에 걸친 자본시장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 주고 있다는 점이다.올해 2월 자본시장통합법이 발효된 이후, 우리나라 금융시장에도 시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볼 때 이 책은 자금, 외환, 채권부터 주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다룸으로써 방향을 잡지 못하는 투자자들에게 자본시장의 본질을 이해하는 안목과 천금 같은 나침반이 될 만하다. 황필선 지역연구센터 연구원·pshwang@joongang.co.kr빈곤층에 파이 만드는 법을…『휴머노믹스』저자 페터 슈피겔 역자 홍이정 출판사 다산북스 / 02-702-1724 값 1만5000원 파이가 하나 있다. 어떻게 나눌까? 똑같이 나누자니 모두 배가 부르지 않고 차등을 두자니 싸움이 난다. 이때 누군가 의견을 낸다. “일단 몇 명이 배불리 먹고 힘을 내 파이를 더 만들자”는 것이다.그래서 몇 명은 배를 주리며 더 큰 파이를 기다린다. 결과는? 더 큰 파이가 만들어져도 배고픈 사람은 계속 배고플 뿐이다. 이 책 『휴머노믹스』는 성장이냐 분배냐 하는 오랜 문제에 새로운 답을 제시한다.답은 “파이 만드는 법을 알려주자”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교육과 재원이다. 인도의 집중적인 SW교육 결과 지식산업이 팽창했고, 전 세계 투자자들이 앞을 다퉈 중국에 연구과제를 준다. 재원도 해결할 수 있다.‘담보’ 대신 ‘계획’으로 돈을 빌려주는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이 성공 사례다. “모든 개인은 삶의 경영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결국 자신의 삶은 자신이 책임지도록 하자는 얘기다. 자신의 삶을 책임지고 싶어도 이를 방해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자는 얘기로도 들린다.최나리 지역연구센터 인턴기자·skfl0226@naver.com여행처럼 살고 싶다 두 아줌마의 유럽 8개국 여행기대한민국 아줌마 두 명이 떠난 알뜰 유럽 여행기다. 그리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체코 그리고 헝가리의 골목을 누비는 자유여행…. 단체여행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행의 충만함을 생생히 담았다. 저자들은 이동하기 편리한 순서대로 동유럽의 진수를 볼 수 있는 곳을 찾아가고 소개한다. 아줌마의 감각을 총동원해 ‘트래블 팁’ ‘여행 준비물’ 등의 코너를 통해 유용한 유럽여행 실용 정보도 수록했다.■ 이영순, 이명희 지음■ 디지털북스 02-447-3157 / 1만3500원인재 경영의 원칙 당신의 회사는 직원의 야망을 지지하는가?인재 경영으로 유명한 유니레버의 부회장과 HR분야 전문 컨설턴트가 손을 잡고 쓴 ‘사람 잘 쓰는 법’에 대한 책이다. 우선 자가진단부터 해보자. 조직의 구성원에게 비전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었는가? 팀워크를 다져주는 공식적인 훈련이 있는가? 성공은 축하 받는가? 비즈니스 목표에 구성원의 포부가 충분히 담겨 있는가? 회사는 개개인의 야망을 알고 지지하는가? 답이 영 시원치 않다면 이 책을 참조해 보라.■ 압 아이겐휴이스 외 지음, 이준승 외 옮김■ 청림출판 02-546-4341 / 1만5000원공짜경제학 공짜 점심은 있다‘공짜 점심은 없다’는 정설에 비춰보면, 도발적인 제목의 책이다. 저자는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이다. 공짜경제란 무엇인가? 저자는 상품을 공짜 또는 매우 저렴하게 주면서도 수익을 추구하는 새롭고 다양한 사업방식이라고 규정한다. 단순히 마케팅 차원에서 공짜로 나눠주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다. A라는 물건을 공짜로 주는 것은 A를 많이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B와 C와 D의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공짜경제다.■ 나준호 지음■ 원앤원북스 02-2234-7117 / 1만5000원가게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손님이 줄 서는 대박 가게의 비밀아주 운이 좋은 경우를 제외한다면 준비 없는 창업은 100전 100패다. 정말 잘 준비하고 열심히 해도 성공은 보장 받지 못한다. 특히 자영업자 비율이 25%에 달하는 우리나라는 더욱 그렇다. 이 레드오션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없을까? 컨설팅을 맡은 1000곳의 전년 대비 매출 평균 신장률이 187%에 달한다는 일본의 창업컨설턴트에게서 그 힌트를 들을 수 있을까? 때론 코치의 말 한마디가 선수를 확 바꿔놓기도 한다.■ 도미타 히데히로 지음, 이우희 옮김■ 토트 02-338-0117 / 1만2000원지금 당장 환위험을 관리하라 키코의 악몽, 남 얘기가 아니다지난해와 올해 『지금 당장 ~하라』시리즈는 연이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는 ‘환위험’이다. 저자는 기업 환위험 관리 및 컨설팅 업체의 대표다.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의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는 일반적인 전망 속에 외환시장은 불규칙적으로 요동칠 것이다. 늘 그렇듯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기업의 애를 태울 것이다. 그렇다고 과도한 환헤지는 키코의 악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 당장 필요한 책이다.■ 이성열 지음■ 한빛비즈 02-325-5508 / 1만8500원

2009.11.0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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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들은 실력보다 평판 챙겨

산업 일반

# 무역회사를 운영하며 30억원대 재산을 모은 김석환(59)씨. 얼마 전 그는 한 PB와의 ‘잘못된 만남’으로 낭패를 봤다. 2~3년 후 은퇴해 아내와 전원생활을 계획했던 김씨는 재산을 안전하게 관리해줄 전문가가 필요했다. 하지만 김씨가 만난 PB는 안전한 자산관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PB는 상담 때마다 ‘기회는 흔치 않다’며 주식과 펀드 등 위험자산 투자를 적극 권유했고, 김씨는 마지못해 올해 초 5억원을 주식과 국내외 펀드 등에 투자했다. 처음 얼마간은 투자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하며 상황이 좋았다. 하지만 국내외 증시가 급락하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투자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 시작한 것. 점점 손실이 커져 불안해진 김씨는 몇 번이나 PB에게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지만 그때마다 돌아오는 답은 ‘지금은 조정기간이며 조금만 기다리면 다시 오를 것’이란 말뿐이었다. 참다 못한 김씨가 ‘다시 오를 것이란 근거가 뭐냐’고 묻자 PB는 그날부터 매일 e-메일로 전문용어가 가득한 증시 리포트를 보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결국 김씨는 투자원금의 절반가량을 손해본 채 주식과 펀드를 모두 청산했고, PB와도 연락을 끊었다. 김석환씨는 “손해를 본 것보다 신의를 저버린 것이 더 괘씸하다”며 “애당초 PB를 잘못 선택한 내 잘못이 크다”고 후회했다. 현재 국내 금융권에서 활동 중인 PB는 1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자산관리 서비스가 가능한 관련 자격증(FP, IFP, AFPK, CFP 등) 소지자는 무려 10만여 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 많은 PB가 모두 고객이 만족할 만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김씨의 경우처럼 어떤 PB를 만나느냐에 따라 고객의 미래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PB를 만나야 소중한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까. 베테랑 PB들은 “PB의 자질이나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객과의 궁합”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PB라고 해도 고객과 투자 성향이나 성격, 가치관 등이 판이하게 다를 경우 자산운용 성과나 인간관계 등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강남센터 팀장은 “궁합이 좋은 부부가 금실도 좋듯이 PB와 고객도 투자 성향이나 가치관이 같아야 좋은 성과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거래가 잦은 거액 자산가들이 PB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바로 이 ‘궁합’이다. 외환은행 삼성노블카운티 WM센터 박주용 팀장은 “금융권에서 VIP 대접을 받는 거액 자산가들은 PB의 실력보단 성격과 인간관계 등 평판부터 챙긴다”며 “자산가들은 직·간접적으로 재테크 경험이 많기 때문에 무엇보다 자신과 잘 맞고 신뢰할 수 있는 PB들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궁합이 잘 맞는 PB를 찾아 나서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투자 성향이나 재무 상황부터 파악하는 것이다. 투자 성향이 공격적인지 보수적인지 또는 위험을 얼마나 감수할 수 있는지 알아야 자신과 잘 맞는 PB를 고를 수 있고, 제대로 된 자산관리 처방전도 받을 수 있다.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팀장은 “흔히 사람들은 PB를 만나면 자산관리가 척척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PB는 자산관리 조언자이지 결정권자가 아니다”며 “모든 결정권은 고객 자신에게 있고, 결과에 대한 책임도 고객이 져야 하는 만큼 스스로 투자 성향이나 재무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투자 성향을 파악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연령이다.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가졌다고 해도 50대 이상의 은퇴 준비자라면 안전 투자 성향으로 스타일을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은퇴 이후나 노후를 감안하지 않고 투자 성향대로 자산을 관리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주용 팀장은 “연령대에 따라 투자 성향도 크게 달라져야 한다”며 “50~60대의 고객이라면 적극적인 자산운용을 하는 PB보다는 안전 투자 성향의 PB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금융회사마다 PB 주특기 달라 PB를 선택할 때도 몇 가지 요령과 기준이 있다. 무턱대고 아무 금융기관이나 찾아가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보다 쉽게 찰떡궁합 PB를 찾고 싶다면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금융회사부터 찾아가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금융회사의 성격에 따라 PB들의 투자 성향이나 주특기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은행 및 보험회사에 종사하는 PB가 안전 투자 성향에 가깝다면 증권회사의 PB는 공격 투자 성향에 가깝다. 자산관리 방법도 증권회사의 PB는 주식·펀드 등 투자상품 중심으로, 은행과 보험회사의 PB는 예금·보험 등 안전자산 위주로 운용하는 경향이 짙다. 삼성증권 PB연구소 정복기 소장은 “최근엔 겸업화로 금융업종 간 성격 구분이 많이 희석됐지만 여전히 종사하는 금융회사에 따라 PB들의 주특기가 다르게 나타나곤 한다”며 “고객들도 이 점을 고려해 PB를 선택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PB를 선택하기 전에 직접 1 대 1 상담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히 실적이나 브랜드만 믿고 PB를 선택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박승안 팀장은 “첫인상이 중요한 것처럼 서로 마음이 통할 수 있는지, 고객과 직원 이상의 오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는 직접 만나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라며 “가능하다면 여러 번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장황하게 금융상품만 설명하는 PB는 피하는 것이 좋다. 좋은 PB라면 나무보단 숲을 볼 줄 알아야 하며, 자신의 성과보다 고객의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 정복기 소장은 “좋은 PB라면 숲을 볼 줄 알아야 한다”며 “시장상황과 상관없이 새로 나온 금융상품만 팔려는 PB는 하수”라고 말했다. ‘관리하는 고객과 자산이 많다’거나 ‘관리하는 고객이 돈을 많이 벌었다’고 자랑하는 PB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 관리 고객이 많으면 많을수록 물리적으로 자신에게 돌아오는 서비스는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PB라면 고객 비밀 유지 등 준법기능은 기본이다. 투자성향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 전망을 어떻게 보나? 1)둘 다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다 4 2)경제는 나아지겠지만 주식시장은 현 상태 유지할 것이다 3 3)둘 다 별 변화가 없을 것이다 2 4)둘 다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다 1 주식투자 경험이 있나? 1)주식투자, 주식형 펀드 모두 한 적이 없다 1 2)경험은 없지만 관심을 갖고 살펴보고 있다 2 3)직접투자 경험은 없지만 주식형 펀드는 해봤다 3 4)직접 투자한 경험이 있다 4 선호하는 금융상품의 특징은? 1)원금이 보존되면서 일정 수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상품 4 2)원금 보존에 약간 위험이 있어도 시중금리보다 약간 높은 수익률이 가능한 상품 3 3)원금 손실 위험이 있어도 시중금리보다 꽤 높은 수준의 수익률이 가능한 상품 6 4)위험이 상당히 높은 반면 기대수익률도 상당히 높은 상품 9 장기적으로 투자에 기대하는 연평균 목표수익률은? 1)연 15% 이상 4 2)연 13~15% 3 3)연 10~13% 2 4)연 10% 이하 1 현재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보험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1)필요 없다 7 2)생명보험·암보험 같은 보장성 보험이 필요하다 5 3)교육보험·종신보험 같은 저축성 보험이 필요하다 3 4)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대비책이므로 둘 다 필요하다 1 다음 네 가지 투자방안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 1)위험을 최소화하고 원금을 보호 1 2)저위험 저수익 상품과 고위험 고수익 상품을 적절히 안배 2 3)위험과 수익률 모두 높은 상품을 선택하되 상대적으로 위험이 적은 상품 투자 3 4)위험과 수익률이 모두 높은 상품 투자 4 정년퇴직까지 25년 남았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1)지금 당장 정년에 대비할 필요 없다 5 2)퇴직 후에도 현재와 같은 생활수준 유지를 위해 필요금액을 매월 적립한다 3 3)평소 절약해 남는 돈은 모두 저축한다 1 4)과감한 투자를 한번 제대로 한다 7 예상치 못한 1억원이 생긴다면 어디에 투자하겠는가? 1)유망하다고 알려진 벤처기업 주식에 전액투자 4 2)3~4가지 주식에 분산투자 2 3)은행 주식 펀드 등에 비슷한 비율로 분산투자 1 4)소형 아파트를 구입해 임대수익과 매매차익을 동시에 기대 3 경품 이벤트에서 1억원을 받을 수 있는 후보 5명 중 1명으로 뽑혔다. 후보 자격을 다른 사람에게 1500만원에 팔 수 있다면? 1)권리를 판다 7 2)팔고 싶지만 많이 고민하게 될 것이다 1 3)권리를 팔지 않겠다 5 주식에 1000만원을 투자했는데 다음날 10% 하락했다면? 1)1000만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7 2)좀 더 지켜본다 5 3)주식을 팔고 은행 예금에 든다 3 4)손실을 만회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투자금을 모두 회수한다 1 총점별 투자성향 : 0~6점 원금보존형, 7~12점 보수투자형, 13~23점 안정투자형, 24~34점 중립투자형, 35~45점 적극투자형, 46~57점 공격투자형 자료 : 하나대투증권

2008.07.2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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