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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들은 실력보다 평판 챙겨

큰손들은 실력보다 평판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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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회사를 운영하며 30억원대 재산을 모은 김석환(59)씨. 얼마 전 그는 한 PB와의 ‘잘못된 만남’으로 낭패를 봤다. 2~3년 후 은퇴해 아내와 전원생활을 계획했던 김씨는 재산을 안전하게 관리해줄 전문가가 필요했다. 하지만 김씨가 만난 PB는 안전한 자산관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PB는 상담 때마다 ‘기회는 흔치 않다’며 주식과 펀드 등 위험자산 투자를 적극 권유했고, 김씨는 마지못해 올해 초 5억원을 주식과 국내외 펀드 등에 투자했다. 처음 얼마간은 투자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하며 상황이 좋았다. 하지만 국내외 증시가 급락하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투자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 시작한 것. 점점 손실이 커져 불안해진 김씨는 몇 번이나 PB에게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지만 그때마다 돌아오는 답은 ‘지금은 조정기간이며 조금만 기다리면 다시 오를 것’이란 말뿐이었다. 참다 못한 김씨가 ‘다시 오를 것이란 근거가 뭐냐’고 묻자 PB는 그날부터 매일 e-메일로 전문용어가 가득한 증시 리포트를 보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결국 김씨는 투자원금의 절반가량을 손해본 채 주식과 펀드를 모두 청산했고, PB와도 연락을 끊었다. 김석환씨는 “손해를 본 것보다 신의를 저버린 것이 더 괘씸하다”며 “애당초 PB를 잘못 선택한 내 잘못이 크다”고 후회했다. 현재 국내 금융권에서 활동 중인 PB는 1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자산관리 서비스가 가능한 관련 자격증(FP, IFP, AFPK, CFP 등) 소지자는 무려 10만여 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 많은 PB가 모두 고객이 만족할 만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김씨의 경우처럼 어떤 PB를 만나느냐에 따라 고객의 미래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PB를 만나야 소중한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까. 베테랑 PB들은 “PB의 자질이나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객과의 궁합”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PB라고 해도 고객과 투자 성향이나 성격, 가치관 등이 판이하게 다를 경우 자산운용 성과나 인간관계 등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강남센터 팀장은 “궁합이 좋은 부부가 금실도 좋듯이 PB와 고객도 투자 성향이나 가치관이 같아야 좋은 성과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거래가 잦은 거액 자산가들이 PB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바로 이 ‘궁합’이다. 외환은행 삼성노블카운티 WM센터 박주용 팀장은 “금융권에서 VIP 대접을 받는 거액 자산가들은 PB의 실력보단 성격과 인간관계 등 평판부터 챙긴다”며 “자산가들은 직·간접적으로 재테크 경험이 많기 때문에 무엇보다 자신과 잘 맞고 신뢰할 수 있는 PB들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궁합이 잘 맞는 PB를 찾아 나서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투자 성향이나 재무 상황부터 파악하는 것이다. 투자 성향이 공격적인지 보수적인지 또는 위험을 얼마나 감수할 수 있는지 알아야 자신과 잘 맞는 PB를 고를 수 있고, 제대로 된 자산관리 처방전도 받을 수 있다.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팀장은 “흔히 사람들은 PB를 만나면 자산관리가 척척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PB는 자산관리 조언자이지 결정권자가 아니다”며 “모든 결정권은 고객 자신에게 있고, 결과에 대한 책임도 고객이 져야 하는 만큼 스스로 투자 성향이나 재무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투자 성향을 파악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연령이다.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가졌다고 해도 50대 이상의 은퇴 준비자라면 안전 투자 성향으로 스타일을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은퇴 이후나 노후를 감안하지 않고 투자 성향대로 자산을 관리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주용 팀장은 “연령대에 따라 투자 성향도 크게 달라져야 한다”며 “50~60대의 고객이라면 적극적인 자산운용을 하는 PB보다는 안전 투자 성향의 PB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금융회사마다 PB 주특기 달라
PB를 선택할 때도 몇 가지 요령과 기준이 있다. 무턱대고 아무 금융기관이나 찾아가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보다 쉽게 찰떡궁합 PB를 찾고 싶다면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금융회사부터 찾아가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금융회사의 성격에 따라 PB들의 투자 성향이나 주특기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은행 및 보험회사에 종사하는 PB가 안전 투자 성향에 가깝다면 증권회사의 PB는 공격 투자 성향에 가깝다. 자산관리 방법도 증권회사의 PB는 주식·펀드 등 투자상품 중심으로, 은행과 보험회사의 PB는 예금·보험 등 안전자산 위주로 운용하는 경향이 짙다. 삼성증권 PB연구소 정복기 소장은 “최근엔 겸업화로 금융업종 간 성격 구분이 많이 희석됐지만 여전히 종사하는 금융회사에 따라 PB들의 주특기가 다르게 나타나곤 한다”며 “고객들도 이 점을 고려해 PB를 선택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PB를 선택하기 전에 직접 1 대 1 상담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히 실적이나 브랜드만 믿고 PB를 선택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박승안 팀장은 “첫인상이 중요한 것처럼 서로 마음이 통할 수 있는지, 고객과 직원 이상의 오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는 직접 만나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라며 “가능하다면 여러 번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장황하게 금융상품만 설명하는 PB는 피하는 것이 좋다. 좋은 PB라면 나무보단 숲을 볼 줄 알아야 하며, 자신의 성과보다 고객의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 정복기 소장은 “좋은 PB라면 숲을 볼 줄 알아야 한다”며 “시장상황과 상관없이 새로 나온 금융상품만 팔려는 PB는 하수”라고 말했다. ‘관리하는 고객과 자산이 많다’거나 ‘관리하는 고객이 돈을 많이 벌었다’고 자랑하는 PB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 관리 고객이 많으면 많을수록 물리적으로 자신에게 돌아오는 서비스는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PB라면 고객 비밀 유지 등 준법기능은 기본이다.


투자성향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 전망을 어떻게 보나? 1)둘 다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다 4 2)경제는 나아지겠지만 주식시장은 현 상태 유지할 것이다 3 3)둘 다 별 변화가 없을 것이다 2 4)둘 다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다 1

주식투자 경험이 있나? 1)주식투자, 주식형 펀드 모두 한 적이 없다 1 2)경험은 없지만 관심을 갖고 살펴보고 있다 2 3)직접투자 경험은 없지만 주식형 펀드는 해봤다 3 4)직접 투자한 경험이 있다 4

선호하는 금융상품의 특징은? 1)원금이 보존되면서 일정 수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상품 4 2)원금 보존에 약간 위험이 있어도 시중금리보다 약간 높은 수익률이 가능한 상품 3 3)원금 손실 위험이 있어도 시중금리보다 꽤 높은 수준의 수익률이 가능한 상품 6 4)위험이 상당히 높은 반면 기대수익률도 상당히 높은 상품 9

장기적으로 투자에 기대하는 연평균 목표수익률은? 1)연 15% 이상 4 2)연 13~15% 3 3)연 10~13% 2 4)연 10% 이하 1

현재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보험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1)필요 없다 7 2)생명보험·암보험 같은 보장성 보험이 필요하다 5 3)교육보험·종신보험 같은 저축성 보험이 필요하다 3 4)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대비책이므로 둘 다 필요하다 1

다음 네 가지 투자방안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 1)위험을 최소화하고 원금을 보호 1 2)저위험 저수익 상품과 고위험 고수익 상품을 적절히 안배 2 3)위험과 수익률 모두 높은 상품을 선택하되 상대적으로 위험이 적은 상품 투자 3 4)위험과 수익률이 모두 높은 상품 투자 4

정년퇴직까지 25년 남았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1)지금 당장 정년에 대비할 필요 없다 5 2)퇴직 후에도 현재와 같은 생활수준 유지를 위해 필요금액을 매월 적립한다 3 3)평소 절약해 남는 돈은 모두 저축한다 1 4)과감한 투자를 한번 제대로 한다 7

예상치 못한 1억원이 생긴다면 어디에 투자하겠는가? 1)유망하다고 알려진 벤처기업 주식에 전액투자 4 2)3~4가지 주식에 분산투자 2 3)은행 주식 펀드 등에 비슷한 비율로 분산투자 1 4)소형 아파트를 구입해 임대수익과 매매차익을 동시에 기대 3

경품 이벤트에서 1억원을 받을 수 있는 후보 5명 중 1명으로 뽑혔다. 후보 자격을 다른 사람에게 1500만원에 팔 수 있다면? 1)권리를 판다 7 2)팔고 싶지만 많이 고민하게 될 것이다 1 3)권리를 팔지 않겠다 5

주식에 1000만원을 투자했는데 다음날 10% 하락했다면? 1)1000만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7 2)좀 더 지켜본다 5 3)주식을 팔고 은행 예금에 든다 3 4)손실을 만회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투자금을 모두 회수한다 1

총점별 투자성향 : 0~6점 원금보존형, 7~12점 보수투자형, 13~23점 안정투자형, 24~34점 중립투자형, 35~45점 적극투자형, 46~57점 공격투자형


자료 : 하나대투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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