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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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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 MAU 1200만 달성…작년 말 대비 15% ↑

카드

신한카드가 통합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200만을 돌파했다고 19일 밝혔다.신한카드가 제시한 통합 MAU는 신한카드 결제앱인 ‘신한플레이(pLay)’와 더불어 자동차금융앱 ‘신한마이카(MyCar)’, 온라인 쇼핑앱 ‘신한카드 올댓(Allthat)’ 등의 월간 이용 지표다.신한카드의 작년 말 통합 MAU는 1059만명 수준으로 플랫폼 기반의 차별화된 활성화 전략을 통해 올해 10월 현재 통합 MAU는 1210만명으로 작년말 대비 약 15%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신한카드의 대표 디지털 플랫폼인 신한플레이는 혁신적 결제 기술과 마이데이터 기반의 소비·자산 관리 서비스, 디스커버 컨텐츠 서비스 강화 등에 힘입어, MAU가 880만으로 작년 말 대비 약 9.5% 증가했다.특히, 신한플레이는 금융권 최초로 도입한 모바일 오프라인 간편결제 서비스인 ‘신한플레이 터치결제’를 비롯해 바코드·QR·근거리무선통신(NFC) 등 결제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해외 결제 솔루션 다각화를 위해 신한플레이 앱에서 비자(VISA)·마스터(MASTER)·UPI 카드 해외 NFC 결제 서비스, 중국 및 동남아 지역에서 결제 가능한 해외 QR결제 서비스와 더불어 최근 삼성페이를 통한 해외 NFC 결제 서비스 등도 론칭했다.또한 신한플레이는 마이데이터에 기반해 본인의 소비 성향, 자산 현황 데이터에 따른 최적의 맞춤 금융 상품·서비스 추천 이외에도 신분증·인증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카드사 첫 코레일 예매 서비스를 오픈하고 연말까지 SRT 예매 서비스 오픈 예정이다.신한마이카 MAU의 경우 신차·중고차·렌터카·리스 구매 정보, 자동차 관리, 내차고, 카뮤니티 등 자동차 종합금융 플랫폼에 걸맞는 다양한 서비스에 힘입어 작년 대비 33% 증가해 200만을 기록했다. 국내 카드사 쇼핑 플랫폼 중 유일하게 비회원에게 오픈한 개방형 플랫폼 ‘신한카드 올댓’ MAU 역시 작년 대비 23% 성장한 130만을 기록했다.신한카드는 이번 MAU 1200만 달성을 기념해 다채로운 미션형 이벤트를 진행한다.신한플레이·신한마이카·신한카드 올댓 회원이면 참여가 가능하며, 첫 번째 미션은 신한플레이에서 이벤트 ‘응모하기’ 누르기, 두번째 미션은 신한카드 올댓의 6개 인기상품을 확인하고 가장 기대되는 상품을 찜하기, 세번째 미션은 신한마이카 내 인기있는 자동차에서 관심 차량의 별을 클릭해 노란색 별을 등록하면 완료된다.행사 기간은 이번 10월 19일부터 10월 31일까지로 행사 기간 동안 3가지 미션을 모두 수행한 고객 전원에게는 마이신한포인트 100포인트가 제공된다. 또한 추첨을 통해 1200명에게는 마이신한포인트 1000포인트를, 120명에게는 GS칼텍스 5만원 주유권을, 12명에게는 올댓 히트상품인 골드카드 1.875g가 제공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신한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MAU 1200만 달성은 데이터 기반의 전략과 고객 니즈에 맞춘 디지털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다”며 “향후에도 고객을 위한 차별화된 디지털 경험을 더 많이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23.10.1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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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일반

국내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새로운 정부 출범 전에 마무리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동차시민연합은 13일 '중고차 시장 활성화와 소비자 후생증진 방안'에 대한 시민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중기부는 생계형 적합업종 심위원회의 기존 판단을 고려해 신정부 출범 전 사업조정 심의회에서 조속한 마무리가 필요하다"며 "소비자와 국민권익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결정해줄 것을 정부에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열고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기아·한국GM·쌍용자동차·르노코리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가능해졌다. 건국대학교 권용수 교수는 "중고차 시장은 불투명한 가격이나 허위매물 등의 문제로 소비자 신뢰가 매우 낮다"며 "중소기업 적합업종과 본질적 유사성을 지닌 생계형 적합업종, 사업조정 제도의 남용적 활용은 이중 규제의 가능성과 비효율성 등을 안고 있어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대덕대학교 이호근 교수는 "수입차 브랜드는 연식 5~6년 내의 인증 중고차를 판매하고 있는데, 국내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 제한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개방으로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고, 중고차의 잔존가치 평가의 전문화·체계화를 이루며 오픈 플랫폼을 통한 중고차의 품질·평가·가격 산정을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은경 컨슈머워치 사무총장은 "소비자들은 직거래에 따른 불편과 사기 거래에 대한 위험으로 중고차 시장을 외면해왔다"며 "중고차 시장이 대기업에 개방되면 가격대·성능별로 다양한 제품 시장이 펼쳐질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민교통안전협회 김기복 회장은 "중고차업계의 상생안보다 소비자의 상생안이 중고차 시장 활성화의 최선"이라며 "소비자들은 중고차 시장이 불투명·낙후됐다고 생각하며 대기업 진출을 통해 보호받고 선택권을 보장받길 원한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 황의관 책임연구원은 "중고차 적합업종 제도와 사업조정 제도가 이중 규제로 작동할 경우 대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의 문제와 소비자의 선택권에 대한 문제가 함께 발생하게 된다"며 "이 자체를 위헌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중복 적용에 따른 문제를 감안해 합리적인 입법 대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좌장인 성신여대 허경옥 교수는 "이번 완성차업계의 시장 진출로 소비자 선택권과 편익 및 거래 안전성 측면에서 기대되는 긍정적 효과를 최대화할 필요가 있다"며 "중소업체들과의 상생을 위한 완성차업계의 보유 기술 정보와 노하우 전수 등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기상 대표는 "대통령인수위와 중기부에 압도적 소비자의 요구를 담은 중고차 시장 전면 개방 촉구 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라며 "소비자 선택권과 시장 경쟁에 의해 해결되는 전면 개방만이 해법"이라고 촉구했다. 이지완 기자 lee.jiwan1@joongang.co.kr

2022.04.13 15:16

2분 소요
3년째 공회전만…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 연내 결론날까

산업 일반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 여부가 연내 결정될지 미지수다. 완성차업계와 중고차업계의 중고차시장 개방과 관련한 상생안 마련이 또다시 무산되면서다. 해당 사안은 소상공인생계형적합업종 특별법 절차에 따라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에 3년째 지속된 중고차시장 개방 여부가 해를 넘길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주관으로 진행된 중고차시장 개방을 위한 중고차매매업계와 완성차업계 간 상생협약이 지난달 말 결렬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기부는 "연내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 개최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계형적합업종 심의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하여 15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에 따라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은 결정된다. 다만 사안에 따라 몇 차례 논의가 더 필요할 수도 있어 연내에 결론이 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의 진출이 제한됐다. 하지만 2019년 2월 지정 기간이 만료돼 기존 중고차 업체들은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다. 생계형 적합업종이란 대기업 등의 무분별한 사업확장에 대응해 다수의 소상공인이 영위하는 업종·품목을 지정해 대기업 등의 진입 및 확장이 제한되는 업종을 뜻한다. 하지만 동반성장위원회는 같은해 11월 중고차 매매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에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업계는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지만 기존 중고차매매업계의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이후 업계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중고자동차매매산업 발전협의회를 통해 일정 부분 합의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두 업계는 시장점유율을 4년간 단계적(2021년 3%→2022년 5%→2023년 7%→2024년 10%)으로 제한하는 인증중고차 형식으로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허용하는데는 동의했다. 하지만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중고차업계는 완성차업계가 제한된 시장점유율 내에서만 중고차를 매입하고 나머지 매물은 공익플랫폼을 통해 중고차업계에 넘겨야 한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반면 완성차업계는 신차 구매 소비자가 기존 차량 매입 의사를 밝힐시 소비자 후생 차원에서 완성차업체가 이를 매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3년 유예 등 중고차업계의 주장으로 논의가 진전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 "중고차시장 소비자 피해는 계속돼, 대기업 진출 필요"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4월 2~5일간 전국 20~60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중고차 시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에는 56.1%가 긍정적이라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16.3%에 그쳤다. 완성차 업체의 진입을 긍정하는 이유로 응답자의 56.3%가 '혼탁하고 낙후된 중고차시장을 투명하고 선진화시킬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실제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작년 기준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 거래 건수는 250만대를 웃돈다. 같은 기간 신차 거래량(190만5000대)보다 1.32배 많은 수치다. 그만큼 중고차 매매 시 발생하는 소비자의 피해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372 소비자 상담센터'에 접수된 지난해 중고차 관련 소비자 피해는 총 5165건에 달한다. 계약 이후 피해 비율은 76.8%(3967건), 계약 단계에서 발생하는 피해는 20.4%(1053건), 단순문의 등 기타는 2.8%(146건)로 나타났다. 이중 계약 이후 시동 꺼짐, 부품 하자 등 '성능상태 불량'이 2447건(47.4%)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등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 편익 차원에서 중고차시장을 개방해 대기업의 진출을 가시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도 거세다. 지난달 11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성명서를 통해 "올해가 가기 전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결론을 조속히 내려야 한다"며 "심의위원회는 권한과 역할을 충분히 발휘해 기존 중고차업계와 대기업이 모두 조화롭게 상생할 수 있는 결정을 내놓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지난 2년 동안 완성차 및 중고차업계, 소비자,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두 취합한 만큼 결정을 지연시킬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임수빈 기자 im.subin@joongang.co.kr

2021.12.06 20:00

3분 소요
[2016 한국의 뜨는 스타트업은] ‘빌려주고, 골라주고, 지켜주는’ 서비스 주목

스타트업

국내외에서 스타트업 열풍이 뜨겁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첨단기술이 속속 등장하면서 일자리가 줄어든 영향이 적지 않다. 취업전선에서 밀려난 우울한 청춘이 기웃거리기도 하지만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층의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때문에 투자할 곳을 찾는 돈도 흘러 넘친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선순환 구조를 갖출 조짐도 보인다. 창업과 투자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다만, 기존 업종과의 갈등, 정부의 탁상행정식 규제와 지원, ‘쉬운’ 분야로의 창업 편중 등은 고민거리다. 지난해에는 O2O·핀테크 기반의 생활밀착형 서비스가 각광을 받았다. ‘먹고 자고 노는’ 분야의 스타트업이 주목을 받았다. 올해는 ‘빌려주고, 골라주고, 지켜주는’ 분야의 스타트업이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베이비붐 시대다. 세계적으로 기업의 신생아 격인 스타트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구촌 어디에서나 노트북 하나 들고 창업의 길로 들어서는 젊은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실제 중국에서만 지난해 365만 개의 스타트업이 생겨났다. 하루에 1만 개씩 회사가 생긴 셈이다.IT 기술의 발달로 과거보다 스타트업에 손쉽게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세계적인 첫 벤처 붐인 ‘닷컴버블’ 당시 자본의 10분의 1만 있으면 창업을 할 수 있다. 클라우드서비스를 이용하면 비싼 서버를 두지 않아도 데이터를 필요한 만큼 빌려 쓸 수 있다. 다양한 공개 소프트웨어로 쉽게 인터넷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다.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 등 소프트웨어 유통 플랫폼 덕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글로벌 판매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를 활용해 글로벌 마케팅도 쉽게 벌일 수 있다. ━ 중국에선 하루에 1만개의 스타트업 생겨 최근의 스타트업은 성장도 빠르다. 창업 초기 과정을 학습할 수 있는 스타트업 캠프가 늘었고, 전문 엑셀러레이터의 도움을 받기도 쉬워졌다. 초기 엔젤 투자와 크라우드펀딩으로 창업 자금을 모으기도 어렵지 않다. 과거보다 50배 많은 인터넷 사용자와 120배 빨라진 인터넷 인프라가 깔려 있다.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되고 국경을 넘나드는 온라인 구매가 일상이 됐다. 그만큼 넓고 빠른 시장이 열려 있다.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가 잘 깔린 국내에서도 스타트업 창업 열기가 뜨겁다. 카카오·쿠팡·우아한형제들 등 모바일 기반의 서비스가 성공 스토리를 만들었다. 여기에 영감과 자극을 받은 각종 스타트업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스타트업 창업 수는 2010년 이후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에는 약 3만 개의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창조경제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지만 정부의 창업지원 정책도 스타트업 활성화에 한몫했다. 모태펀드를 통해 지난 10년 간 약 380개 벤처캐피털 펀드를 지원하는 등 창업 초기 자금을 지원하면서 마중물 역할을 했다.창업을 지원하는 공간도 늘고 있다. 특히 서울 테헤란로의 1세대 벤처기업이 판교 등으로 이전한 빈자리에 D캠프·스타트업 얼라이언스·마루180 등 스타트업 지원 허브와 수십 개의 스타트업이 둥지를 틀었다. 지난해에는 구글이 스타트업 지원 공간인 ‘캠퍼스 서울’을 대치동에 2000㎡ 규모로 열었다. 네이버는 개발자 대상의 창업 육성공간인 ‘D2 스타트업 팩토리(D2SF)’를 마련했다. D2SF는 서울 강남역 부근에 1000㎡ 규모로 자리를 잡았다. 이들 공간은 각종 행사와 강연 용도로 쓴다.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VC) 사무실로도 활용한다.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보이는 또 다른 청신호는 초기 투자 회사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성공한 창업자 출신의 스타트업 투자자가 엑셀러레이터나 마이크로VC로 나서는 사례가 늘었다. 본앤젤스벤처파트너스·프라이머·매쉬업엔젤스·퓨처플레이·K큐브벤처스·더벤처스가 대표적이다. 이들이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자이자 멘토로 나서 잠재력이 있는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다. 스타트업 투자자는 단계별로 투자금액 상한선을 정해놓고 있다. 엑셀러레이터·엔젤투자는 보통 3억원 미만, 초기 기업 대상 마이크로VC는 주로 3억~5억원 규모로 투자한다. 그 이상의 규모는 전문 VC가 담당한다.창업자의 면면도 다양해졌다. KAIST·서울대·포스텍 등 국내 명문대 출신에 해외 유학파 출신 창업자가 가세하는 추세다. 김범석 쿠팡 CEO가 대표적인 사례다. 유학파 창업자는 주로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 문화나 기술을 국내에 접목시키면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최근에는 보스턴컨설팅그룹·맥킨지 등 경영컨설팅 업체나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 출신의 인재가 스타트업계로 이동하는 움직임도 관측된다.해외 투자자의 관심도 커졌다. 해외 투자자로부터 거액을 투자 받은 스타트업이 늘었다. 쿠팡은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 11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옐로모바일·네시삼십삼분 등은 포메이션8과 텐센트로부터 각각 1000억원 넘는 투자를 받았다. 알토스벤처스·사이버에이전트벤처스·500스타트업 등 해외 벤처캐피털도 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대형 투자 사례가 늘수록 해외 투자자의 관심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 한국식 갈라파고스 규제 곳곳에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면서 개방형 혁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삼성전자가 스타트업 루프페이를 거액에 인수한 건 상징적인 사건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5월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국민내비 김기사’를 서비스하는 록앤롤을 626억원에 인수했다. 올 들어선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을 서비스하는 로엔을 인수하면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지금까지는 모든 기술을 직접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최근엔 M&A를 지렛대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삼성 GIC 데이비드 은 사장은 올해 1월 샌프란시스코 팔로알토 사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실리콘밸리에서 37건의 투자를 단행했으며 이 중 80%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아모레퍼시픽과 SK는 관련 업종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개방형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9월 뷰티 하드웨어 스타트업 웨이웨어러블에 투자했다. 국내 차량공유(카셰어링) 서비스 업계 1위 쏘카는 최근 SK로부터 590억원을 투자 받았다. SK는 쏘카 지분 20%를 확보했다. 올해에는 SK네트웍스와 협업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중고차 업체 SK엔카와 자동차 정비·수리 업체 스피드메이트, SK엔크린 등 차량 관련 업체들과 연대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우선 활용 가능한 모험 자본과 다양한 분야의 경험 있는 창업자가 부족하다. 특히 ‘시리즈B’ 이상의 대형 투자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통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엔젤투자와 시리즈A·시리즈B의 단계로 이뤄진다. 엔젤투자는 아이디어의 프로토 타입이나 베타 버전을 만들기 위한 단계에서 진행된다. 정식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투자가 시리즈A다. 시리즈B는 정식 제품이나 서비스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단계에서 필요한 자금이다. 국내에서는 규모가 큰 시리즈B 단계의 투자가 아직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가보지 않은 길’의 곳곳에서 잡음도 생기고 있다. 이른바 ‘헤이딜러 사태’가 대표적이다. 서울대 재학생들이 창업한 온라인 중고차 경매 업체 헤이딜러는 설립 1년여 만에 누적 거래액 300억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국회에서 온라인 경매 업체도 일정 규모의 주차장 등을 갖추도록 요구하는 자동차관리법이 통과되면서 영업 자체가 불법이 됐다. 엉뚱한 법 개정으로 스타트업이 문을 닫게 되자 ‘한국식 갈라파고스 규제’에 대한 원성이 높아졌다. 급기야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신교통·물류사업 12개사 대표를 만나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스타트업은 지금까지 없던 서비스를 들고 나오는 사례가 많다. 이 과정에서 기존 규제와 마찰이 빚어지는 경우가 잦다. 또 유사 업종의 기존 사업자와의 갈등도 생긴다. 자동차 공유 서비스인 우버가 택시 업계의 반발을 사고, 불법 논란에 직면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배달의민족·카카오대리·콜버스도 비슷한 진통을 겪었다. 기존 규제를 고집하면 새로운 스타 기업을 키우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신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백지에서 꼭 필요한 규제만 유지하는 쪽으로 규제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안 되는 것만 열거하고 나머지는 뭐든지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정부 규제 전반을 바꿔야 새로운 창업 기회를 늘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이 같은 논란은 최근 스타트업의 트렌드와도 관계가 깊다. 프랜차이즈 창업에 트렌드가 있는 것처럼, 스타트업도 유행을 탄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화두는 O2O(Online To Offline, 온라인-오프라인 연계)다. 기존의 오프라인 사업 영역에 걸쳐지는 부분이 있는 만큼 관련 규제에 걸리거나 오프라인 사업자의 반발을 사 ‘밥그릇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2010년대 초반에는 모바일 개발사와 SNS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이 많았다. 그러다 지난해부터는 O2O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가 잇따라 투자자의 관심을 모았다. 사실 O2O 서비스는 정의가 불분명하고 경계도 명확하지 않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O2O로 볼 수 있는지 정확하게 답하기 어렵다. 그러나 O2O 범주의 기업이 투자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건 분명하다.지난해 국내 스타트업 중에서는 숙박·음식점 관련 서비스 업체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직방·여기어때·야놀자 등은 대규모 투자 유치로 성장 가능성을 키웠다. 중소형 숙박 정보와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각각 100억원, 1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부동산 중개 앱 직방과 다방도 투자금 유치와 함께 A급 모델 경쟁을 펼친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원룸, 투룸 중심의 부동산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용자 수를 빠르게 늘려왔다. 직방은 누적 다운로드 수 1000만 건을 돌파했다. 다방은 600만 다운로드를 넘겼다. 또한 ‘먹방’의 인기와 함께 식신·망고플레이트·다이닝코드 등 맛집 검색 앱도 입소문을 타며 경쟁에 합류했다. ━ 지난해 음식·숙박·콘텐트·뷰티 스타트업 인기 화장품을 비롯한 뷰티 업종 벤처기업도 투자금을 끌어 모았다. 연예인이 동영상으로 화장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우먼스톡은 최근 일본계 벤처캐피털 사이버에이전트와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총 20억원을 유치했다. 화장품에 대한 사용자의 평가를 토대로 순위를 매기는 애플리케이션 ‘글로우픽’의 개발사 글로우데이즈도 일본계 투자사 자프코아시아와 SL인베스트먼트·신한캐피탈로부터 총 15억원 규모의 초기 투자를 유치했다. 이 밖에 ‘언니의 파우치’를 운영하는 라이클과 화장품 판매 업체 비투링크가 대규모 투자를 받아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각종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 동영상 콘텐트가 인기를 얻으면서 콘텐트 관련 서비스도 주목 받았다. 모바일 광고와 웹드라마를 제작하는 메이크어스가 202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프로 게이머들이 소속돼있는 게임 전문 MCN 업체 콩두컴퍼니는 20억원을 투자 받았다. 이 외에도 트레져헌터가 157억원, 샌드박스네트워크와 비디오빌리지가 각각 10억원, 6억원을 투자자로부터 받았다.올해도 생활 밀착형 O2O 서비스가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빌려주고, 골라주고, 지켜주는’ 서비스가 소비자와 투자자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제품을 빌리거나 돈을 대출하는 서비스가 대거 등장하고 있다. 핀테크와 빅데이터 기술이 발전하면서 ‘취향 저격형’ 서비스도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1인가구가 증가하고 흉악 범죄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면서 안전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핀테크와 모바일 기기의 보편화로 보안의 중요성도 어느 때보다 커졌다.- 함승민 기자 sham@joongang.co.kr

2016.01.24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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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3.0시대(4) 수입차 딜러업계] ‘폼 잡기’ 끝나고 ‘레드오션’ 시작됐다

자동차

지난해 수입차 판매 수는 19만6359대. 수입차 브랜드의 한국법인뿐 아니라 딜러사의 매출도 급증했다. 하지만 모두가 웃는 것은 아니다. 치열한 경쟁 탓에 할인 판매에 나서며 제살 깎아먹기 현상도 나타난다. 딜러사업에 뛰어든 재계 2·3세들이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1. 지난 3월 조현준 효성 사장은 이탈리아 고급차 브랜드 마세라티와 페라리의 국내 수입·판매사인 FMK 지분 100%를 200억원에 인수했다. 기존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렉서스와 함께 프리미엄 수입차까지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딜러사 역할을 넘어 수입으로 사업을 확대했다는데 의미가 크다. 효성은 지난해 수입차 판매로 6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FMK 매출(1099억원)을 합하면 7000억원이 넘는다. 이에 앞선 2월 아주그룹 계열인 아주네트웍스는 볼보의 서울·수도권 지역 7번째 딜러로 선정됐다. 올 하반기 경기 일산 전시장·서비스센터 오픈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 강서지역과 경기 안양지역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아주그룹은 렌터카와 자동차 할부 금융업뿐 아니라 수입차 부품 판매 등 자동차 전반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2. 수입차업계 그림자도 짙다. 자동차수입사(임포터)와 딜러사의 깎아 팔기, 일부 임포터들의 판매 압박, 과도한 서비스 비용 책정 등이다. 이 때문에 딜러사들의 차량 판매 영업이익률은 채 3%가 되지 않는다. 판매가격이 내리면 소비자에게 이득일 것 같지만 결국 부메랑으로 날아온다. 차량의 할인 폭이 커지면 중고차 가격도 함께 내린다. 또 판매에서 이윤을 남기지 못한 딜러사는 서비스센터에서 부품가격이나 공임비를 부풀려 적자를 보전할 수밖에 없다. 임포터의 판매 압박이 딜러들의 ‘치킨 게임’으로 이어져 나타난 현상이다. 딜러업계에선 “딜러사와 영업사원의 마진을 깎아 임포터만 배불리는 구조” “우리는 갑-을 관계도 안 되는 갑-정 관계”라는 목소리가 나온다.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수입차 판매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2011년 10만대 판매 시대를 열더니 지난해 19만6359대까지 올라섰다. 점유율은 13.9%다. 올 1분기엔 5만8969대가 팔리면서 점유율이 32.7%까지 늘었다. 올해 수입차 판매량이 25만대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재계에서는 수입차 점유율 확대를 ‘장기 트렌드’로 보고 있다. 다양성, 연비, 가격 등 3박자가 주효하기 때문이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다양한 엔진과 폭넓은 라인업을 갖춘 것이 수입차의 장점”이라며 “국내 업체 승용차 모델의 10배인 500종의 수입차가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연비·디젤엔진 차량이 많이 출시된 점도 수입차 열풍의 이유다. 구매 가격은 비싸지만 유지비가 덜 든다. 최현재 유안타 증권 스몰캡팀장은 “자유무역협정(FTA) 효과 등으로 수입차와 국산차의 가격차이가 꾸준히 줄고 있고 수입차의 최대 약점이었던 AS인프라 부족 문제도 규모의 경제 효과로 해소되고 있다”면서 “특히 젊은층이 수입차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어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수입차는 2중 유통구조를 갖추고 있다. 임포터는 본사로부터 차량을 수입하고, 판매는 임포터가 선정한 딜러사가 맡고 있다. 이를 ‘딜러판매 방식’이라고 한다. 수입차 시장이 팽창하면서 임포터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13개 수입차업체(25개 브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9조7034억원. 이는 국내 시장점유율 2위인 기아차의 국내 매출(9조 4855억원)을 뛰어넘은 수치다. 특히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폴크스바겐 등 독일 브랜드 3사 모두 매출 2조원을 넘었다. ━ 시장 커지자 중견기업 속속 진출 딜러사 또한 덩치가 커졌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는 지난해 1조266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 1조원을 넘는 딜러사의 첫 등장이다. 수입차 관련 종목의 주가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4월 17일 한국거래소 종가기준, BMW코리아의 최대 딜러인 코오롱모터스를 자회사로 둔 코오롱글로벌은 BMW 판매에 힘입어 올 들어 주가가 166.77% 급등 했다. 수입차 딜러사 가운데 유일한 상장기업인 도이치모터스도 BMW와 미니 딜러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주가가 15.0% 뛰었다. 자회사 천일오토모빌을 통해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판매하는 천일고속과 도요타를 판매하는 LS네트웍스의 주가 역시 각각 115.40%, 10.51% 올랐다.이처럼 몇 년 새 국내 수입차시장이 부쩍 성장하면서 딜러사업을 확대하거나 신규 진출하는 기업이 속속 늘고 있다. 사실 수입차 판매 그 자체로는 수익성이 높지 않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충분한 매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현금 유동성이 높다. 수입차 딜러사가 기업의 현금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금융이나 부동산, 중고차시장 등에도 진출하거나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1987년 수입차가 개방된 후 시장은 대기업 몫이었다. 한성자동차와 효성물산을 시작으로 한진·두산·금호·동부·삼환·SK 등 굴지의 대기업이 직접 뛰어들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전후로 대부분 철수했다. 재벌그룹·대기업의 수입차 대리점 진출에 비판적인 여론도 한몫 했다. 이들이 수입차 딜러업계의 1세대라면 이후 진출한 기업이 2세대다. 주로 자동차산업과 관련 있는 중견 기업과 지방 유지들이 많다. 현재 전체 딜러사는 전국적으로 200개가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대기업으로는 효성·코오롱·아주·GS 등이 꼽힌다. 최근 시장이 살아나면서 CJ계열의 CJ오쇼핑과 SK그룹의 SK네트웍스도 수입차 판매사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딜러사 오너는 “수입차 시장에 진출한 대기업에 대해 논란이 있긴 하지만 이들은 시장이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딜러사업은 전시장과 서비스센터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투자수익률(ROI) 또한 낮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본력이 받혀주는 회사가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현재 수입차 판매 사업에 적극적인 대기업은 코오롱과 효성이다. 섬유산업에 이어 수입차 시장에서도 라이벌로 급부상하고 있다. 코오롱은 이웅렬 그룹 회장이 외제차 수입자유화 직후인 1987년부터 BMW 차량 판매 사업에 나섰다. BMW 예찬론자로 알려져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BMW 딜러사 중 시장지배력 1위다. 효성에선 조석래 회장의 3형제가 모두 수입차 사업에 적극적이다. 최근 페라리와 마세라티 수입판매사를 인수해 코오롱과의 간격을 좁혔다. GS그룹은 센트럴모터스를 통해 렉서스를, GS엠비즈를 통해 폴크스바겐을 판매하고 있다. 2003년 설립된 센트럴모터스는 허만정 LG 공동창업자의 5남인 허완구 승산 회장의 장녀 허인영 승산레져 대표가 지분 18.67%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GS그룹의 장손인 허준홍 GS칼텍스 상무도 각각 11.92%와 10.11%를 보유하고 있다. GS칼텍스가 99.89% 지분을 확보한 GS엠비즈는 수입차 판매 사업 외에 GS오토오아시스(차량 정비업)와 GS카넷(중고차 판매사업) 사업을 펼치고 있다. 범 아주그룹 3세들도 수입차 업종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창업주 문태식 명예회장의 손자들이다. 아주그룹의 아주 네트웍스는 지난 2013년 3월 유케이 모터스가 반납한 재규어·랜드로버 강북·한남 지역 딜러권을 확보하면서 수입차 판매에 나섰고, 지난해에는 인천지역 딜러권도 얻었다. 올해 2월엔 볼보의 서울·수도권 지역 딜러사로 선정됐다. 아주그룹은 2011년부터 아주모터스를 통해 한국GM의 수도권 동부 권역과 제주지역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수입차와 국산차를 동시에 판매하는 유일한 업체다. 아주그룹의 자동차 사업엔 문규영 회장의 외아들인 문윤회 아주모터스 이사가 참여하고 있다. 동생 기업인 신아주그룹의 문재영 회장도 자동차 사업에 열심이다. 상봉터미널 운영, 부동산 개발이 주력이지만 2012년 아우토플라츠를 세워 폴크스바겐 서울지역 딜러사로 합류했다. 문 회장의 아들인 문경회씨가 주도해 대표까지 맡았지만 지난해 경영에서 물러났다. ━ KCC정보통신·극동유화도 참여 중견기업에선 KCC정보통신과 극동유화가 리더 격이다. KCC홀딩스의 자동차부문 계열사 KCC오토그룹은 2004년 혼다 딜러사로 시작해 10년 만에 메르세데스-벤츠·재규어·랜드로버·포르셰·혼다·닛산·인피니티 등 7개 브랜드로 영역을 확대했다. 보유 전시장만 20곳이 넘는다. 이주용 회장의 차남인 이상현 KCC오토 부회장이 책임지고 있다. 극동유화그룹은 지난해 수입차 시장 판매의 8%를 점유한 탄탄한 딜러사다. 포드·링컨 딜러사인 선인 자동차와 아우디 딜러사인 고진모터스에이어 지난해 선진모터스가 재규어·랜드로버 신규 딜러로 선정됐다. 수입차 판매 사업은 장홍선 극동유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장인우 대표가 이끌고 있다. <130쪽 기사 참조> 부산에 연고를 둔 천일고속도 수입차 딜러사업에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2008년 자회사 천일오토모빌을 통해 재규어·랜드로버 공식 딜러로 자동차 판매 사업을 시작했다. 천일고속 창업자인 박남수 회장의 장손 박치현 천일오토모빌 대표가 이끌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의 최대 딜러로, 지난해 매출 2123억원을 거뒀다. 덕분에 주식은 지난 한 해 115.40%나 상승했다. 천일 오토모빌은 최근 마세라티의 서울 서초와 대구 딜러로 선정됐다. 화장품 제조업체인 참존도 수입차 판매를 하고 있다. 아우디 딜러인 참존모터스와 벤틀리 딜러인 참존오토모티브, 람보르기니 딜러인 참존임포트가 참존의 계열사다. 참존모터스와 참존임포터는 김광석 참존그룹 회장의 장남 김한균 대표가, 참존오토모티브는 차남 김한준 대표가 맡고 있다. 브랜드에서 알 수 있듯이 슈퍼카, 프리미엄 카 전문 딜러그룹으로서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여성의류 업체 크레송의 신봉기 대표도 지난해 영국 최고급 수제 스포츠카 브랜드인 애스톤마틴을 병행수입하는 크레송오토모티브를 설립했다. 고 신용관 크레송 회장의 장남으로, 2011년 신 회장의 별세로 크레송을 맡아 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영국 애스톤마틴 본사가 기흥인터내셔널을 한국 내 공식 딜러로 선정하면서 상황이 난처해 졌다. 이밖에 볼보자동차의 부산·경남딜러 아이언모터스 김민규 대표도 2세 경영인이다. 김용근 회장이 2013년 아들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지난해 문을 연 부산 해운대 볼보전 시장은 국내 볼보차 전시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일진그룹도 일진자동차를 통해 혼다를 판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차녀인 허승은씨와 그의 남편 김윤동 대표가 대주주다. 학습지를 만드는 교학사도 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 공식딜러인 교학모터스의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양철우 회장의 자녀가 수입차 사업을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M&A로 덩치 급성장, ‘메가 딜러’ 출현 하지만 수입차 판매업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통상 딜러는 판매와 함께 서비스 시설 투자도 요구되는데,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구축비용이 만만치 않다. ‘강남에 제 건물 없이 딜러 하기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특히 임포터들이 영업활동 반경을 고려하지 않고 딜러 수를 늘리면서 딜러들 사이에 실적을 위해 ‘고무줄 할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때에 따라서는 인센티브 지급 분을 미리 할인에 녹여내기도 한다. 이 사이 수익은 줄고, 결국 누군가는 쓰러져야 끝나는 제로섬 게임이 펼쳐진다. 수입차단체 관계자는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IT기업이 현지화에 주력 하는데 반해 글로벌 자동차기업은 돈벌이에 급급하다”며 “2~3년 임기의 외국인 CEO는 금의환향을 꿈꾸며 단기성과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본사의 판매 압박이 지속되면 브랜드 자체는 물론 시장 전체의 질서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다.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딜러사에겐 곤혹스럽다. 국산차에 비해 비싼 보험료와 수리비는 ‘혹 덩어리’처럼 따라붙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딜러사 대표는 “딜러사들이 서비스 공임을 높게 받는 것이 아니라 임포터가 들여오는 부품가격 자체가 상당히 비싸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차 브랜드의 경우 서비스 전체 비용 중 부품가격이 80% 수준”이라며 “딜러사가 서비스가격을 조절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은데도 가격 불만이 나오면 늘 딜러사들이 총알받이가 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 때문에 딜러사들은 ‘메가 딜러’를 목표로 삼는다. 여러 수입차 브랜드를 한 회사에서 취급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메가 딜러인 펜스케, 오토네이션 등은 지속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우면서 규모의 경제를 갖춰나가고 있다. 여러 수입차 브랜드를 취급할 경우 임포터와 협상력을 높이는 한편 각 계열사와 판매, 서비스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통상 임포터와 딜러사는 전형적인 ‘갑을 관계’”라며 “여러 브랜드를 취급할 경우 가격 협상 등에서 상대적으로 목소리를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딜러사들은 지방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방에서의 수입차 판매량이 높아지며 전시장이나 서비스센터를 늘리고 있는 것. 또 일부 실적이 미진한 딜러사들이 내놓은 사업권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딜러사 모집이 나오면 많은 딜러사들이 달려 들어 경쟁한다”며 “최근에는 딜러사가 전면에 나서 홍보를 강화하는 등 자사 이미지 메이킹 전략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2015.04.2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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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베트남을 찾아라’-미얀마 | 유선하 스카이인터내셔널 사장 - 자존심 강한 미얀마인 존중해야 백전백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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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력은 확실하지만 미얀마의 기업 환경은 아직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세계은행이 매년 발표하는 ‘Doing Business’ 2015년판에 따르면 미얀마의 기업 환경은 조사대상 189개국 중 177위다. 지난해보다 한 단계 올라섰지만 동남아 주변국인 말레이시아(18위)·태국(26위)·베트남(99위)·인도네시아(114위) 등에 한참 뒤쳐진다. 열악한 인프라가 가장 큰 이유다. 사회주의 전통에 따른 미얀마 특유의 폐쇄성도 한 몫 한다. 지난해 10월 외국인 투자를 늘리려 미얀마 정부가 외국인 투자 금지 및 합작 대상 완화를 발표했지만 수많은 행정규제는 여전히 외국인에 우호적이지 않다. 문이 좁아도 뚫을 방법은 있는 법. 얼마 전 미얀마 최초의 케이블카 건설 사업을 따낸 한국인 사업가가 있다. 유선하(67) 스카이인터내셔널 사장이다.“미얀마 불교 유적지인 짜익티오를 오가는 1200m 길이의 케이블카입니다. 사업 규모(200억원)는 크지 않지만 미얀마인들에게 일종의 성지로 여겨지는 곳을 외국인이 개발한다는 점 때문에 현지에서 관심을 많이 받았죠. 내년 1~2월쯤 완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원래 짜익티오에 오르려면 트럭을 개조한 버스를 타고 한 시간 정도 협곡을 올라가야 하는데 케이블카로 접근성이 좋아져서 짜익티오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미얀마인의 불교 성지를 외국인이 개발 짜익티오는 미얀마인이라면 평생 세 번은 찾아간다는 대표적인 불교 유적지 중 하나다. 해발 1102m 정상에 있는 황금바위를 보러 매년 300만명 이상의 순례객이 찾는다. 절벽 가장 자리에 아슬아슬하게 올려져 있는 바위 꼭대기 위에 올라선 7m 높이의 불탑이 장관을 연출한다. 대구 팔공산의 갓바위를 연상하면 된다.2011년 군부 독재 시대가 끝나면서 본격적인 경제개발에 착수한 미얀마 정부는 국민적 관광지인 짜익티오를 새로 단장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그중 일부인 케이블카 건설을 유 사장이 따낸 것이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업을 외국인이 따낸 것도 큰 화제거리였지만 ‘50+10+10(50년 운영, 10년 단위 2번의 재계약 가능)’이라는 계약 기간과 1에이커(약 4047㎡)당 100달러에 불과한 임대료도 매우 파격적이었다. “1990년대 초부터 미얀마에서 여러 사업을 진행했어요. 주로 미얀마 농산품을 수입하고, 플라스틱 원료를 수출했죠. 군부가 아웅산 수지를 가택 연금한 시기였으니 살벌한 분위기였습니다. 한국과 미얀마의 무역 규모가 100만 달러도 안 될 때였으니까요. 사업하는 저도, 미얀마 바이어도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였죠. 하지만 그때부터 가깝게 지낸 이들이 지금은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고위 공무원이나 국영기업 대표가 됐습니다. 20년 넘게 미얀마에 공을 들인 보람을 느끼죠.”상사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 유 사장은 일찌감치 베트남·아르헨티나·슬로베니아(당시 유고) 등 전 세계를 누비며 현장을 배웠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는 공식 스폰서였던 코오롱의 올림픽 홍보부장으로 공산권 국가의 올림픽 참가를 측면 지원한 경험도 있다. 코오롱 아르헨티나 지사장을 거쳐 1993년 법인장으로 미얀마에 첫 발을 디딘 그는 미얀마의 잠재력을 높이사 사표를 내고 아예 눌러 앉았다. “사실 미얀마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아시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 중 하나였습니다.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식 사회주의와 미국 등 서방의 경제 제재로 아시아 최빈국으로 전락한 상황이었지만 제가 본 미얀마는 달랐어요. 상사 법인장으로 일했으니 온갖 사업을 다 건드려봤죠. 실패도 많이 했지만 가능성만큼은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나라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원유·천연가스 등 지하 자원은 물론 지리적 조건이나 노동생산성도 훌륭하니까요. 체제의 문제만 해결된다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죠. 예상보다 개방이 늦어졌지만 어쩌면 미얀마 경제의 도약은 지금부터 시작인 거죠.”그는 20년 넘게 미얀마에 머물면서 4년간 한인회장을 맡기도 했다. 터줏대감이나 마찬가지다. 그는 최근 일본과 중국 등이 미얀마 시장 개척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한국만 뒤쳐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한국과 마찬가지로 미얀마도 일본의 지배를 받았죠. 여전히 반감은 있지만 일본은 이후 수십 년간 이 나라에 온 정성을 쏟으면서 구애를 해왔습니다. 경제 개방 이후 가장 적극적인 것도 일본이죠. 미얀마는 한국과 같이 차량이 우측통행을 하지만 좌측통행을 하는 일본·영국처럼 상당수 자동차의 운전석은 오른쪽에 있습니다. 일본 중고차를 대거 들여왔기 때문이죠. 당시 시장에 뛰어든 한국 업체도 있었지만 일본에 밀렸습니다. 서방 경제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중국과 살가운 일본은 환영을 받는데 한국은 아직 아닙니다. 미얀마 시장을 뚫으려는 국내 은행들이 계속 지점 개설에 실패하는 이유도 이런 점에서 찾을 수 있죠.”유 사장은 경제 교류가 확대되려면 미얀마가 한국에게 가진 서운한 감정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얀마는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에 쌀을 지원한 국가 중 하나다. 그는 “미얀마 고위층 중에 ‘어려울 때 도와줬는데 한국은 잘 살게 되고 나서 우리를 외면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한국은 아직도 잘못된 인식에 갇혀 미얀마의 가치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집도 없고, 전기도 안 들어오는 다큐멘터리 속 불쌍한 후진국으로만 생각하는 거죠. 도움의 대상이 아닌 투자의 파트너로 존중하지 않으면 돈을 싸 들고 와도 환영 받지 못합니다. 한국이 아니어도 투자할 나라는 넘쳐나니까요.”미얀마는 현재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중이다. 공급이 모자라 수도인 양곤 시내 월세 가격은 서울이나 도쿄보다 비싸고, 호텔 숙박비도 원화로 하루에 30만~40만원을 호가한다. 시내에 있던 한국식당들이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외곽으로 자리를 옮겼을 정도다. 외국인 투자자가 엄청나게 몰려든 탓이다. 유 사장은 “지가 등 투자 비용이 크게 증가해 늦은 감이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진출에 성공하려면 미얀마 역사에 대한 정확한 이해, 외국인 투자법 관련 지식이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식민 지배했던 일본은 적극 구애로 미얀마 마음 얻어 “미얀마는 영국 식민지가 되기 전인 18세기 동남아시아 최대의 왕국을 형성했던 나라입니다. 양곤에 있는 골프장 8개 중에 5개는 1800년대 말에 지어진 겁니다. 조선 말엽쯤에 이미 골프를 칠만큼 번성했던 거죠. 대국의 후손이란 자존심이 대단합니다. 예전에 미얀마에 진출하고 싶다며 찾아온 한 사업가에게 아는 공무원을 소개했는데 면전에서 ‘그 정도(투자금)는 서울 아파트 한 채 팔면 마련한다’며 무시하듯 말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후진국이니 내가 돈을 좀 풀면 뭐든 될 것’이란 생각으로는 뭘 하든 백전백패입니다. 외국인 토지 소유 규정이나 투자 제한 업종 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고요.”유 대표는 뇌물 등 비정상적인 루트보다는 파트너와의 신뢰를 쌓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미얀마는 우리와 같은 우랄 알타이 어족입니다. ‘엄마’ ‘아빠’는 미얀마에서도 발음과 뜻이 같습니다. 사람들의 행동이나 사회 분위기도 꼭 우리나라 1960~70년대와 닮았죠. 여러모로 정이 갑니다. 얼마든지 가까워질 수 있다는 뜻이죠. 돈과 투자를 논하기 전에 먼저 마음의 문을 여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2015.04.1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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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 新사업의 숨은 함정 ⑦ ‘천사도 꺼리는 곳(살인적 경쟁 분야)’에 달려드는 바보

산업 일반

자기 과신으로 경쟁자 폄하 … 엉성한 계획 밀어붙이다 역풍 일일지구 부지외호(一日之狗 不知畏虎).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말이다. 영어에도 비슷한 표현이 있다. 천사도 가기 두려워하는 곳에 바보가 달려든다(Fools rush in where angels fear to tread). 신사업도 마찬가지다. 뭐든 잘 될 것 같고 당장이라도 돈벼락이 내릴 것 같다. 허나 신(新)사업이 그 분야 기존 업체에게는 이미 익숙한 구(舊)사업이라는 데에서 비극이 시작된다. 신사업 시장은 임자 없는 무주공산이 아니라 살인적인 경쟁(Cut-throat competition)이 벌어지는 격전장인 것이다.지금은 한풀 꺾였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열기가 뜨거웠다. 정부는 돈을 풀고, 학계는 북을 쳤으며, 민간은 몸을 던졌다. 우리나라 주요 기업치고 신재생에 한 다리 걸치지 않은 기업이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각 기업의 사업계획을 들여다 보면 마치 똑같은 참고서를 베낀 것처럼 거기서 거기다. 더욱이 우리보다 훨씬 먼저 출사표를 던진 미국과 유럽의 전통 강자들을 어찌 상대한단 말인가.신사업을 기획할 때 현존하는 혹은 잠재적인 경쟁자의 존재를 간과하는 유아독존식 오류가 종종 발생한다. 일명 ‘베이비 독(Baby dog) 바이러스’. 초심자의 용기만으로 성공을 기대하는 것은 그야말로 순진한 발상이다. 베이비독 판별법은 간단하다. 자신의 역량은 과대 평가하고, 경쟁 위협은 무시한다는 것이다.경쟁자들의 왼뺨을 때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굳이 복잡한 게임이론에 기대지 않아도 상황이 훤히 그려진다. 그러나 신사업 기획에 취하다 보면 이 점을 놓치기 쉽다. 이른바 ‘희망적 사고(Wishful thinking)’에 끌려 경쟁분석을 소홀히 하고 공연히 벌집만 건드리는 재앙을 부를 수 있다.1980년대 패션시계라는 새로운 콘셉트로 세이코·시티즌 같은 일본 전자시계 업체들의 공세를 이겨낸 스위스의 스와치(Swatch) 그룹. 이 회사는 ‘두 번째 별장은 가지면서 왜 두 번째 시계는 갖지 않으세요?’라는 광고 슬로건을 사용하면서 ‘두 번째 시계(Second watch)’의 약자를 따 사명으로 채택했다.그런데 내친 김에 핸드백·스카프 같은 명품 패션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게 화근이었다.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이탈리아의 터줏대감들이 가만 있을 리 없었다. 실수를 깨달은 스와치는 1년여 만에 패션시장에서 슬그머니 발을 뺏지만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 프라다·구찌 같은 패션 강자들을 시계 시장에 초대하는 역풍을 자초한 것이다.버드와이저 맥주로 유명한 앤호이저 부시(Anheuser-Busch)는 1979년에 스낵사업에 뛰어들었다. 맥주와 스낵 간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이다. 그런데 술집과 비행기 기내 스낵시장을 넘어 본격적으로 소매시장에 진입하자 끔직한 일이 벌어졌다. 감자칩으로 유명한 프리토레이(Frito-Lay)를 필두로 한 경쟁기업들의 무자비한 물량·가격 공세를 맞은 것이다. 결국 앤호이저 부쉬는 1996년에 스낵 사업을 내려놓고 P&G에 매각하고 만다.베이비독들은 기를 쓰고 덤벼도 될까 말까 한데 누가 봐도 엉성한 계획을 밀어붙인다. 이름하여 ‘플랫랜드(Flatland) 바이러스’다. 플랫랜드란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신학자였던 애드윈 애보트의 소설 제목으로 2차원의 평면세계를 뜻한다. 평면적인 사고의 함정은 상상력에 제한을 가하고 이분법적이고 편협한 해결책으로 몰아간다는데 있다. 현실에서 플랫랜드에 빠지는 대표적인 두 가지 경우를 살펴 보자.우선 ‘NIH(Not Invented Here) 신드롬’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직접 해결해야 직성이 풀리는 일종의 나르시시즘을 말한다. 지금은 역사에서 사라진 즉석 카메라의 대명사 폴라로이드는 누구보다도 먼저 디지털 시대의 도래를 내다보고 진작에 ‘디카’개발에 뛰어든다.그러나 자신의 주 특기인 렌즈와 광학기술 외에도 디지털 신호처리, 소프트웨어, 스토리지 등까지도 직접 개발하려다 보니 출시가 늦어지고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쇠락해가는 아날로그와 경쟁력 없는 디지털 사이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2001년 파산의 길로 접어든다.다음으로 허술한 비즈니스 모델. 비즈니스 모델은 레고처럼 각 블록들이 긴밀하게 맞물려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많은 베이비독들은 치밀한 고민 없이 그저 사다 붙이는 식으로 접근하는 우(愚)를 범한다. 일례로 단거리 저비용항공 시장에서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을 벤치마킹 한 수많은 기업이 번번이 실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우스웨스트의 비즈니스 모델에는 전략·인사·재무·운영·생산·서비스 등 각 기능이 제 각각의 이유를 갖고 유기적으로 일체화돼 있다. 따라서 한두 가지 눈에 띄는 에피소드를 갖고 편의적으로 벤치마킹 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최근에 타계한 베트남의 독립 영웅 보구엔지압(武元甲) 장군의 말을 빌자면 경쟁자들은 의외의 시간·장소에서 의외의 방법으로 공격해 올 수 있다. 따라서 비즈니스 모델 설계 단계부터 이미 경쟁자의 대응을 핵심 변수로 고려해야 한다. 홀리데이인과 월마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플랫랜드에서 한 차원 더 나아가 경쟁을 사전에 예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했기 때문이다.홀리데이인은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비즈니스 호텔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창조했고, 월마트는 땅값이 싼 교외지역에 박리다매형 대형 할인점이라는 새로운 유통모델을 개척했다.개방형 지식사회, 아웃소싱 능해야A부터 Z까지 필요한 역량을 모두 다 갖추고 신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사업 속도를 높이고 창조적 아이디어를 수혈 받기 위해 시스코의 A&D(Acquisition & Development)나 P&G의 C&D(Connect & Development) 전략처럼 외부 지식재산을 활용할 것을 권한다. 나인시그마(NineSigma)·이노센티브(InnoCentive)·유어앙코르(YourEncore)·옛투닷컴(Yet2.com) 등 개방형 혁신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도 참고할 만하다.닭·소·풀 중 2개를 묶어 보라고 하면 서양인들은 대개 닭과 소를, 동양인들은 소와 풀을 묶는다고 한다. 서양은 속성, 동양은 관계를 중시한다는 말이다. 신사업을 기획할 때도 ‘속성’과 ‘관계’ 측면을 함께 고려하는 등 좀 더 입체적인 사업기획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완성차 업체라면 신사업 후보로서 ‘속성’이 유사한 중장비 사업과 함께 승용차 이용자들과의 ‘관계’에 착안해 정비, 렌탈, 중고차 매매, 텔레매틱스 시장 등을 함께 고려해 봄직하다.

2013.11.20 16:01

4분 소요
SUSTAINABILITY - 무인항공기가 피자를 배달한다?

유통

농업용·상업용 무인기의 잠재력을 확신하는 투자자들 많아 무인항공기는 평판이 좋지 않다. TV에서 자주 보듯이 수천㎞ 떨어진 곳으로 날아가 미사일을 쏘는 이미지 때문이다. 그러나 무인항공기의 용도는 전쟁 외에도 많다. 무인항공기 기술이 무해한 활동에도 적용되는 경우가 갈수록 늘어난다. 이런 기술은 극지방에서 떠돌아 다니는 얼음덩어리(부빙)을 관측하거나 피자를 배달하는 것 같은 일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일부 벤처자본가에 따르면 무인항공기 기술은 매력 있는 차세대 투자 상품이 될 수 있다. 핫메일과 스카이프 창업에 투자한 벤처자본가 팀 드레이퍼는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무인항공기는 우리의 모든 필요사항을 예견하고 인간의 개입 없이 그 일을 해내려는 회사들에게 적합하다. 피자 배달부터 개인 쇼핑까지 모든 일을 무인항공기로 처리할 수 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무인항공기 관련 신생업체에 4000만 달러 이상을 쏟아 부었다. 지난해 전체 무인항공기 투자의 두 배 이상이다. 민간용 무인항공기 매출은 2020년까지 8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무인항공기 신생업체 드론디플로이의 CEO 마이크 윈은 폭스 비즈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무인항공기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그 용도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분야는 농업이다. 농민들이 무인항공기를 사용하면 소출 예측이나 자원 관리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윈은 광업과 석유 생산 또는 고압선 관리, 심지어 개인 쇼핑에도 무인항공기가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우리가 겉만 핥고 있을 뿐”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피자 배달 무인항공기가 실제로 등장하려면 아직 수 년은 걸릴 것이라고 윈은 말했다. “앞으로 몇 년 동안은 개방된 환경에서 무인항공기를 사용하기가 불가능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아직은 기술이 그만큼 믿을 만하지 않다. 현재로선 모터바이크를 타고 다니는 배달부보다 무인항공기가 더 낫다고 말할 수 없다.”물론 우리가 진입하고 있을지 모르는 이런 ‘무인항공기 경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부는 우리의 모든 움직임이 관측되고 측정돼 스프레드시트에 입력되는 ‘감시 사회’가 올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에서 일하는 앨리 봄은 블로그에 올린 글에 이렇게 썼다.“데이터 보존 기간의 제한이 없으면 정부나 다른 무인항공기 사용자들이 일반 시민에 관한 개인 정보를 수집하기는 시간 문제다. 동선과 행동 패턴, 일자리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찾아가는 친구와 의사, 시위, 정치행사, 교회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몰라도 정부가 수집한 정보를 며칠 안에, 길어도 몇 주 안에 삭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한 가지 목적으로 무인항공기로 수집한 정보가 다른 목적이나 해로운 용도로 사용되지 않도록 확실히 보장하는 일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일반인이나 피자 가게가 무인항공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시기는 아직 멀은 듯하다. 원격 조종되는 무인항공기는 대개 약 1만~1만2000달러로 중고차 가격과 비슷하다. 게다가 그 비행기를 원격 조종하는 인력도 필요하다. “더구나 날씨나 파손행위로 못 쓰게 될 때에 대비해 보험을 들거나 새 비행기로 교체하는 비용도 상당할 것”이라고 한 관계자는 말했다. 지금 당장은 이런 의문이 든다. 피자를 배달해준 무인항공기에 팁을 줘야 하나?

2013.11.18 16:55

2분 소요
CAR - ‘세 꼭지 별(벤츠 엠블럼)’ 달고 오니 호텔 VIP 부럽지 않다

산업 일반

수입차 업체의 애프터 서비스가 진화한다. 그동안 AS는 수입차의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판매량 급증에 따라 업체들이 발 빠르게 AS 확충에 나섰다. 중년 여성 둘이 안락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눈다. 등받이를 한껏 뒤로 젖히고 발을 받침대에 올린 모습이 무척 편안해 보인다. 한 여성이 네일아트를 서비스 받는다며 일어섰다. 다른 여성은 카페 직원에게 아이스 카페라떼와 디저트를 주문하고서 잡지를 펼쳤다. 또 다른 남성은 항공기 일등석 급 좌석이 설치된 별도 공간에서 영화를 보고 있었다.고급 호텔이나 피트니스 센터쯤 될까. 이곳은 서울 방배동 우면산 아래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방배 서비스센터다.예성희 벤츠코리아 이사는 “수입차 업계에서 처음으로 5성급 호텔 컨시어지(맞춤 응대 직원) 서비스를 도입했다”며 “차가 들어오는 순간부터 나갈 때까지 알아서 관리해줘 고객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차를 타고 센터 입구에 들어서면 카메라가 차량 번호와 고객 정보를 조회해 과거 정비 내역을 컨시어지 팀에 전달한다. 차는 주차요원이 지하 정비소로 입고해준다.고객은 1층 창구에서 상담을 마치고 정비가 이뤄지는 동안 2층에서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층마다 대기한 컨시어지 직원들이 고객의 표정을 살핀다. 컴퓨터와 프린터·팩스 같은 사무용 기기도 구비했다. 점심 시간에는 고객 전용 식당에서 식사할 수 있는 무료 식권이 제공된다.수입차 업계가 커지는 시장 규모에 맞춰 애프터 서비스(AS)를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 전문 리서치 회사 마케팅인 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수입차를 사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AS다. 품질·옵션·연비에 대한 만족도는 국산차보다 높았지만 비싼 AS 비용과 긴 대기 시간이 수입차 구매에 결정적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실제 수입차를 소유한 이들은 AS에서 비용보다 시간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답했다. 수입차를 살 때 이미 어느 정도 비용을 감안하지만 ‘비용 대비’ 만족스런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불만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AS 만족도는 재구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수입차 회사들은 서비스센터와 전문 인력을 확대하며 고객 지키기에 열심이다.수입차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BMW코리아는 BMW 서비스센터 34곳, 미니 서비스센터 9곳에 제주 통합 서비스센터, 도곡 패스트레인 통합 서비스센터(서울 도곡동)까지 총 45곳을 운영한다. 도곡 패스트레인 통합 서비스센터는 예약 없이 가벼운 정비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서울 강남 지역에 집중된 고객 수요를 소화하기 위해 5월에 문을 열었다. 정비가 이뤄지는 작업대 워크베이는 총 700개가량 보유하고 있다. 1100여 명 서비스 인력 가운데 국가 공인기능장은 35명으로 수입차 업계에서 가장 많다. BMW코리아는 올해 서울 영등포와 양재, 경기도 안양, 울산 등지에 서비스센터를 신설해 52곳으로 늘린다고 밝혔다.벤츠코리아는 전국 31개 서비스센터와 425개 워크베이를 각각 39개, 529개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충북 청주 임시 센터와 서울 논현 센터를 열었고 광주·대구 센터와 서울 동대문 센터의 개점을 앞두고 있다. 또 경기도 안성시에 520억원을 투자해 부품물류센터를 세우고 있다. 경기도 이천에 있는 기존 물류 센터의 3배에 달하는 1만8300㎡ 규모로 내년 6월에 완공되면 부품 보유 물량이 50% 증가할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울산·대구·제주 등지로 서비스센터 확대다른 수입차 업체들 역시 앞다퉈 서비스센터를 늘리는 모습이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전국 23개 서비스센터를 29개로 늘릴 계획이다. 최근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성수 서비스센터에 이어 올해 울산과 경남 마산, 충남 천안, 제주센터가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김지연 폴크스바겐코리아 대리는 “새로 여는 서비스센터는 경정비 시설과 일반 수리, 판금·도장 설비를 갖춰 간단한 수리에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렉서스 서비스센터 21곳, 도요타 서비스센터 14곳을 운영하는 한국도요타는 지난해 렉서스 일산(경기도 고양)·수원, 도요타 대구·대전 서비스센터를 새로 열었다. 아우디 코리아는 20개 서비스센터에서 3곳을 추가하고 180명 서비스 인력을 290명으로, 173개 워크베이를 26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 당일 배송, 서울·경기 지역 당일 2회 배송이 목표다. 한 수입차 딜러 관계자는 “수입차 서비스센터는 딜러가 직접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 딜러들이 AS 투자를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서비스센터 한 곳당 정비 등록 차량이 적을수록 고객의대기 시간은 줄어든다. 현재 도요타가 1794대, 렉서스가 2519대로 적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센터를 늘리고 인력을 보충하면 등록 대수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최근 문을 연 서비스센터는 고객 서비스의 질을 한층 높였다. 편히 쉴 수 있는 고객 전용 라운지는 기본이다. 벤츠코리아는 방배 센터 외에도 각 센터마다 특색 있는 고객 전용 공간을 제공한다. 서울 논현 센터에는 비즈니스 라운지와 카페테리아가 있다. 서울 목동 센터에는 고객 전용 미니극장, 마사지 의자를 설치했다.일산 센터는 고객 대기실을 북 카페처럼 꾸몄다. 강원도 원주 센터는 PC 전용 존, TV 전용 존, 카페테리아 등을 지역 주민에게 모임 장소로 개방한다. 부산 해운대 센터에서는 간편한 식사와 전문 바리스타가 만든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차를 출고하기 전 실내·외 세차 서비스도 제공한다.폴크스바겐코리아 성수 서비스센터는 7층 규모에 30개 워크베이를 갖춰 월 3000대가량을 정비할 수 있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포드코리아 광주 서비스센터는 4층 규모로 각 층에 개별 상담실을 설치했다. 고객 라운지에서는 다과와 음료수를 제공한다. BMW코리아 경기도 분당 전시장에서는 신차 상담부터 AS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이 곳에서는 70개 워크베이에서 월 5000여 대 차량 정비가 이뤄진다. 전시장 2층은 패션·꽃꽂이·사진 강좌 등을 들을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꾸몄다. BMW코리아 부산 광안리 센터는 여성 전용 라운지와 키즈 존이 있어 여성 고객에게 인기다. 서비스센터 주민 사랑방으로 공개하기도전문 인력을 늘리기 위한 교육도 활발하다. 한국도요타는 서울 성수동 도요타 교육센터에서 일본 특유의 ‘카이젠(개선)’ 시스템에 따라 종합 교육을 한다. 영업과 마케팅 교육, 일반 정비, 판금·도장 기술 교육이 이뤄진다. 이곳에서 배출한 교육생이 지난해 말 기준 8000명을 넘었다. 이곳 자랑 중 하나가 고객 서비스 스튜디오 ‘카이젠 도조’다.한국 도요타 관계자는 고객이 차량을 입고해서 인도하는 과정까지 모든 단계를 가상으로 경험할 수 있어 실무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 단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 교육 강사를 길러내는 ‘딜러 자체 기술 교육 매니저’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한국도요타의 AS는 국내에서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11월 마케팅인사이트가 조사한 ‘수입차 AS 만족도’에서 1000점 만점에 렉서스가 837점으로 1위, 도요타가 824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2위는 832점을 받은 혼다였다.벤츠코리아는 독일 본사에서 인증 받은 강사에게 서비스 교육을 받는다. 2002년 국내 출범과 함께 서울 성산동 트레이닝 센터에서 교육을 시작했다. 경기 수원 화성 트레이닝 센터는 수입 차량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 전문 강의실과 특수 공구를 구비했다. 벤츠코리아는 승용차와 상용차 교육을 모두 하는 것이 특징이다. 2006년 독일 선진 자동차 교육 시스템을 도입해 대학 졸업생들을 상대로 25주 동안 실습 교육을 한 뒤 현장에 투입한다.업체들은 더 높은 기술 수준을 선보이기 위해 기술 경진대회를 열거나 대학과 협력해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폴크스바겐코리아·한국도요타·벤츠코리아는 매년 서비스·기술 경진대회를 연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세일즈 컨설턴트, 서비스 어드바이저, 마스터 테크니션, 파츠 어드바이저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직원의 수준을 평가한다.뿐만 아니라 올해부터 두원공과대학·인하공업전문대학·한국폴리텍대학과 산학협동 인재양성 프로그램 협약을 맺고 차세대 인재 발굴에 나섰다. 자동차학과 학생 가운데 프로그램 참가자를 선발해 3개월 동안 폴크스바겐 기술 아카데미에서 집중적으로 교육한다. 현장 인턴십 프로그램을 한 뒤, 우수 학생에게 직원 채용 시 특전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벤츠코리아는 매년 코리아 테크마스터 대회에서 선발한 각 분야별 최고 직원에게 글로벌 테크마스터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글로벌 테크마스터에서 유지 관리 정비사 세계 2위, 서비스 어드바이저 세계 2위를 수상해 팀 성적 4위를 달성했다. 한국도요타는 도장 기술자들이 경진 대회를 준비하면서 스스로 연구에 몰두해 아시아 지역 최초로 정비할 때 100% 수용성 페인트를 사용하는 성과를 얻었다.수입차의 AS가 좋지 않다는 일반적인 인식이 있지만 마케팅인사이트 조사에서는 실제 수입차 소유자의 39%가 국산차보다 수입차의 AS가 낫다고 답했다. 이는 무상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유상서비스나 부품 가격에 대한 불만은 여전히 높다.한 수입차 업체 CEO는 “제대로 된 순정 부품을 쓰면 비용이 비쌀 수밖에 없다”며 높은 부품 가격을 비판하는 시선에 난색을 표했다. 그는 “당장 AS 비용을 국산차 수준으로 낮추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보증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돈 이상의 가치를 선사한다”고 말했다.포드코리아 보증 기간 5년으로 확대BMW코리아는 지난해 10월 ‘BMW 고객 서비스 평가단’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서비스 받은 고객이 이를 평가하는 프로그램이다. 콜센터 외에 ‘BMW 인보이스 핫라인’도 개설했다. 부품 가격과 수리 범위가 적정한지 온라인 상으로 문의하면 답변해주고, 수리 과정에 잘못이 있을 경우 환불 처리까지 담당한다. ‘BSI(BMW Service Inclusive)’는 신규 차량을 구매하는 모든 고객에게 보증 기간과 별도로 구입 후 5년 혹은 주행거리 10만㎞ 이내에서 소모품 교환과 정기 점검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엔진오일, 에어 필터, 마이크로 필터, 스파크 플러그, 브레이크 오일, 브레이크 패드, 브레이크 디스크, 앞 유리 와이퍼 블레이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여행·출장 기간 동안 차를 맡겨 놓으면 점검해주고 5년 넘게 BMW를 보유한 고객에게 매년 찾아가는 무료 점검 서비스도 제공한다. 서비스센터와 인천·김포공항 간 무료 셔틀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또 BMW가 운영하는 중고차 거래 웹사이트를 이용해 중고차를 사면 12개월 무상 보증 서비스, 24시간 긴급 출동 서비스 같은 신차 구매 고객에게 주어지는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아우디코리아는 뉴 A8 구입 고객에게 긴급 출동으로 차를 견인할 때 발생하는 숙박비와 교통비를 지원하는 ‘모빌리티 서포트 서비스’와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차를 가지러가고 정비 후원하는 곳에 배송해주는 ‘픽업 앤드 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벤츠코리아 논현 센터와 일산 센터 역시 픽업 앤드 딜리버리 서비스를 하고 있다.폴크스바겐코리아는 주행거리와 관계없이 출고 후 3년간 보증수리, 무상 점검, 소모성 부품 교환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플러스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다른 나라에서 폴크스바겐의 보증 기간이 2년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조건이다. 또 구입 후 3년이 지난 차를 소유한 고객에게 주요 소모품을 2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포드코리아는 2013년 형 포드·링컨 고객에 한해 일반 부품의 보증 수리 기간을 5년 혹은 주행거리 10만㎞로 확대했다. 3년 혹은 6만㎞ 이내 차량 고객에게는 소모성 부품을 무상 제공한다.

2013.09.1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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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올해 최강자는 BMW 520d 디젤차가 가솔린 압도

자동차

2012년은 수입차 ‘대중화의 원년’이라 할 만하다. 다양한 소형차와 디젤차가 40대 미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시장 확대와 더불어 현대·기아차의 지속적인 선전으로 한국은 세계 자동차 업계의 중요한 시장으로 떠올랐다. 글로벌 불황에도 무서운 성장세를 보인 올해 수입차 시장을 키워드로 되돌아 봤다.10ㆍ10 10만7725대(1~10월 기준). 올해 수입차가 최단기간에 10만 대를 돌파했다. 9월 누적 시장 점유율은 10.1%. 시장 개방 25년 만에 전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었다. 달리는 자동차 10대 중 한 대가 수입차란 얘기다. 1987년 한국은 메르세데스-벤츠 차량 10대를 들여오면서 수입차 시장의 빗장이 풀렸다. 25년 동안 시장이 만 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올해는 연초부터 판매 신기록 달성이 이어졌다.1~10월 모두 전년 동월 대비 판매대수가 늘었다. 3월에 시작된 월 1만대 판매 기록은 8개월 동안 계속되고 있다. 윤재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2012년 예상 판매대수인 12만대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87년 이후 전년 대비 판매량이 감소한 때는 외환위기가 닥친 97년(1만 315대→8136대)·98년(8136대→2075대) 두 해 뿐이다.3만4497대올해 가장 많이 팔린 상위 10개 모델의 총 판매대수다. 전체 판매대수의 32%를 차지한다. BMW 520d가 2010·2011년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한 벤츠 E300(4744대)을 제치고 1위(6505대·1~10월 기준)에 올랐다.520d은 연비 19.9km/ℓ,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 토크 39.8kg·m로 디젤차 세계의 ‘공공의 적’이라 불릴 만큼 고효율과 파워를 자랑한다. BMW 5시리즈의 가솔린 모델인 528i 역시 3072대를 판매해 5위에 올랐다.‘베스트 셀러10’가운데 BMW가 3대, 벤츠·도요타·폭스바겐이 각각 2대, 그리고 아우디 A6 3.0 TDI 콰트로가 새롭게 진입하며 남은 한 자리를 꿰찼다. 배기량은 2000cc 이하 7대, 2000cc~3000cc 2대, 3000cc 이상 1대다. 연료 방식은 디젤이 5대로 가장 많았고 가솔린이 4대, 하이브리드(도요타 프리우스) 1대다. 가격대는 3000만원대 4대, 4000만~5000만원대 2대, 6000만원 이상 4대로 나타났다. 수요와 공급의 ‘윈-윈’2012년은 수요와 공급이 선순환하는 윈-윈의 해였다. 소비 트렌드의 변화, 수입차업체들의 대중화 전략이 맞물려 시장 확대를 견인했다. 새로운 고객으로 떠오른 20·30대 젊은층은 비싼 차 대신 작고 효율적인 차를 선호한다. 배기량 2000cc 이하 수입차는 올해 점유율 49.4%를 기록하며 2000cc~3000cc인 차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기존 프리미엄 소형차 시장을 이끌던 폭스바겐과 미니뿐 아니라 BMW, 벤츠 등 주요 브랜드들이 다양한 소형차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가격 경쟁력 역시 수입차의 대중화에 큰 몫을 했다. 지난 3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되면서 미국에서 수입·판매되는 승용차의 관세가 8%에서 4%로 낮아졌다. 2016년 1월1일부터는 아예 관세가 없어진다. 2014년 7월1일부터는 유럽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의 관세가 철폐된다.FTA 효과에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와 수입차 업체들의 할인 마케팅이 더해져 중저가 수입차 판매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3000만원 이하 수입차 판매대수는 2336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298대 늘었다. 2010년과 비교하면 1534대 늘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장기적으로 가격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독일차 4강 체제전체 수입차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각 업체의 희비는 엇갈렸다. 2012년 역시 독일 3사(BMW·벤츠·폭스바겐)의 약진이 돋보였다. 올해 10월을 기준으로 BMW는 4년 연속 브랜드별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같은 독일 태생인 벤츠, 폭스바겐이 뒤를 이었다. 여기에 아우디까지 경쟁에 가세해 ‘4강 체제’를 굳혔다.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몇 년동안 이어져 온 추세지만 올해 역시 독일차의 절대적 권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베스트 셀링 카 10대 가운데 8대가 독일차다. 윤재성 전무는 독일차가 한국에서 승승장구하는 것에 대해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윤 전무는 “시장이 계속 확대되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브랜드를 알린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디젤차가 발달한 것 역시 성장을 이끄는 요인이다. BMW는 2009년부터 디젤차를 전략적으로 출시하며 점유율을 넓혀왔다.도요타의 귀환독일차의 강세와 미국·일본차의 약세는 2008년부터 형성된 수입차 시장 판도다. 올해 새롭게 나타난 변화라면 도요타의 귀환을 들 수 있다. 동일본 대지진, 엔고 등으로 악재를 겪던 도요타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5073대 늘어 BMW를 제치고 판매 증가율 1위에 올랐다. 도요타 캠리의 올해 판매대수는 4640대로 지난해와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지난 9월 도요타는 렉서스의 6세대 ES 모델을 출시하며 다시 도전장을 냈다. ES 시리즈는 2009년 도요타가 한국에 들어오기 전 강남을 휩쓸며 ‘강남쏘나타’라는 별칭을 얻은 베스트 셀러다. 11월에는 새 모델인 올 뉴 LS을 내놓고 독일차와 진검 승부를 벼르고 있다.지난 1월 한국을 방문한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대지진으로 도요타는 새로 태어났다”며 “연비가 좋고 편안할 뿐 아니라 고객이 기뻐할 수 있는 자동차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후 12년 만에 새롭게 출시된 스포츠카 86은 도요타의 반전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디젤차50대 50. 아니 50대 45다. 그야말로 디젤차가 ‘대세’다. 전년보다 1만7000여 대 판매량이 늘어 점유율 50.3%로 가솔린차(45.2%)를 눌렀다(하이브리드카 4.5%). 고유가 시대에 디젤차가 인기를 끄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지만 그 성장속도에 입이 벌어진다. 2008년 가솔린차의 점유율은 82%, 디젤차는 16%에 불과했다.디젤차가 인기를 끄는 가장 이유는 뛰어난 연비다. 디젤차의 연비는 가솔린차와 비교해 30% 정도 높다. 폭스바겐 골프 1.6TDI는 리터당 23.3km의 연비를 자랑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적이고, 중고차 가격이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시끄럽고 공해가 심하다’는 부정적인 인식도 점차 바뀌고 있다. 올해 수입차 가운데 디젤차는 100여 종으로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8.6%의 힘현대차는 올해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 ‘리브 브릴리언트(Live Brilliant)’를 발표하면서 ‘Brilliant’의 한국어 뜻을 규정짓지 않았다. 세계 어디서나 같은 이미지로 고객에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다.지난 11월 미국에서 연비 논란이 거세게 일었음에도 현대·기아차는 1~3분기에 역대 최고 글로벌 점유율을 기록했다. 미국 시장 조사기관 JD파워는 11월18일 현대·기아차의 올 1~9월 글로벌 점유율이 8.6%라고 발표했다. 도요타·GM·폭스바겐·르노닛산에 이어 5위다. 2010년 글로벌 점유율 8.1%을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이런 현대·기아차의 성장이 오히려 국내에서는 수입차 시장을 성장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은 판매대수와 관계없이 한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CEO를 앞세워 현대·기아차의 ‘앞마당’으로 돌진해왔다.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 사장,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카를로스 곤 회장, 미국 포드의 앨런 멀랠리 회장, 토스텐 뮬러 위트비스 롤스로이스 CEO가 잇따라 방한한 것이 한국 시장의 위상을 말해준다.

2012.12.1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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