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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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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스테이지] 뮤지컬 '광화문연가'…사랑은 착각, 인생은 현실

전문가 칼럼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나야 한다면, 그 순간 품어 가고 싶은 추억은 어떤 것일까. 오래 살다 보니 흐릿해진 지난 세월의 기억들 중 어떤 것이 가장 소중한 순간이며 누가 가장 애틋한 사람인지, 선명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뮤지컬 ‘광화문 연가’는 ‘죽음’이 결코 남 얘기가 아닌 사람들에게 ‘기억소환, 추억정산’을 부추기는 무대다. 첫사랑부터 학생운동, 입대, 결혼, 이별과 재회, 닥쳐올 죽음까지 온갖 기억을 소환하며 인생을 반추하게 한다. 이 추억여행을 아름답게 수놓는 선물 같은 BGM이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광화문 연가’ ‘소녀’ ‘사랑이 지나가면’ 같은 서정적인 옛날 노래들이다. 바로 이 노래들에 정서적 빚을 지고 살아가는 중장년 세대들도 그 노래들에 파묻혀 잃어버린 청춘의 기억을 그 감성 그대로 되살려보는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다. 1985년부터 이문세와 함께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한국 대중음악에 ‘팝발라드’라는 장르를 각인시킨 작곡가 이영훈. 뮤지컬은 2008년 세상을 떠난 그가 오랫동안 준비했던 마지막 꿈이었다고 한다. 2011년 그 유지를 받든 동명의 뮤지컬이 나왔지만, 초연 후 기억 속에 묻혔다가 2017년 CJENM이 새롭게 제작해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남들도 모르게 서성이다 울었지/ 지나온 일들이 가슴에 사무쳐/ 텅 빈 하늘 밑 불빛들 켜져 가면/ 옛사랑 그 이름 아껴 불러보네…눈 녹은 봄날 푸르른 잎새 위에/ 옛사랑 그대 모습 영원 속에 있네.’(이문세 ‘옛사랑’) 이 노랫말처럼, 중년의 작곡가 명우가 죽음 직전 마지막 1분 동안 새하얀 그랜드피아노 앞에 앉아 현재와 과거의 막을 걷어내고 자신이 만든 노래들을 더듬어가며 청춘과 함께 묻었던 ‘옛사랑’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다. 흥미로운 것은 애써 지나간 첫사랑을 찾아 나서지만, 정작 소중한 추억은 부인과의 사랑이었음을 깨닫는다는 ‘여심 저격’ 코드다. 기억 속 아름답게 포장되어 있는 첫사랑이란 건 실체가 모호한 환상이었을 뿐 오랜 세월 옆자리를 함께 하고 있는 사람이 진짜 내 기억의 집, 소중한 액자 속 주인공이라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젊은 날의 사랑 노래들이 총동원되는 것이다. 너무 착하고 훈훈하기만 한 판타지일까. 오히려 오랜 사랑타령의 주인공이 그저 환상이었을 뿐이라는 반전이 꽤 리얼하게 와닿아 서늘해지기도 한다. 우리 시대 이야기꾼 고선웅이 대본을 쓰고, 뛰어난 조형감각의 스타일리스트 이지나 연출이 만든 무대는 그들의 명성 그대로다. 장엄하고 압도적인 천국의 계단을 배경 삼아 시간 여행 안내자들의 유쾌한 추임새로 수십년의 세월을 넘나들며 3시간짜리 여행을 결코 무겁거나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간다. 주인공 ‘명우’역의 윤도현, 엄기준, 강필석은 물론, 시간 여행 안내자 ‘월하’역에 혼성 트리플캐스팅된 차지연, 김호영, 김성규가 전혀 다른 분위기로 서사를 이끄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중년과 청년의 명우가 듀엣을 부르는 뭉클한 순간 등 적절히 편곡된 노래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자연스럽게 심금을 울린다. 특히 1막 엔딩의 ‘그녀의 웃음소리뿐’ 대합창은 작곡가에게 보내는 장엄한 송가로 울린다. 2030대 여성들이 대다수인 다른 뮤지컬 공연장과 달리, 40대 이상도 상당수 객석을 차지하는 풍경이 훈훈하다. 지난 공연들에선 남녀노소 일제히 기립해 국민가요 ‘붉은 노을’을 함께 부르던 커튼콜이 특별한 감흥을 선사했지만, 코로나19 탓에 굳건히 마스크를 쓰고 묵묵히 박수만 칠 수밖에 없는 것은 아쉬움이다. 이 또한 우리 인생의 지나간 기억 한 페이지로 남게 되겠지만. 유주현 중앙 컬처&라이프스타일랩 기자 yjjoo@joongang.co.kr

2021.08.07 12:55

3분 소요
[단독] “도·자·킥 거부”…배달의민족, ‘일반인 배달’ 제한

유통

“저희 매장은 도자킥(도보‧자전거‧킥보드) 배달 안 받아요”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운행 수단에 따라 ‘배민 커넥터’ 활동을 제한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피자 메뉴가 있는 업장에서만 배차 제한이 가능했지만 업주 요구에 따라 일반 매장에서도 운행 수단을 거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오는 6월 1일부터 도입될 ‘배민1(1콜1배달)’을 앞두고 배달 서비스 질을 높이려는 업주들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 운송수단 배차제한 동의하면…도자킥 거부 7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최근 모든 입점 업체에서 배차 수단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분류는 두 가지다. ▲자동차‧오토바이를 사용하는 커넥터와 오토바이 라이더 ▲도보‧자전거‧킥보드(도자킥)를 이용하는 커넥터다. 각각 운송수단을 선택적으로 제한할 순 없고 묶음 분류 전체에 따라서만 제한이 가능하다. 사실상 도자킥 커넥터를 거르기 위한 시스템이다. 업주들에게 알려진 신청 방식은 간단하다. 입점 업체 자영업자들이 고객센터에 전화해 ‘운송수단 배차제한에 '동의’하면 영업일 기준 1~3일 뒤부터 도자킥 커넥터들엔 배차가 가지 않는다. 배민 측은 신청 업주들에게 안내를 통해 “운송수단이 줄어드는 만큼 배차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고지하고 있지만 적잖은 업주들이 배차 제한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배달의 질’ 때문이다. 일부 입점업체들은 그동안 도자킥을 활용한 커넥터들이 늘어나면서 배달 서비스 품질 저하를 호소해왔다. 이들 대부분이 일반인 아르바이트 배달원이기 때문. 전문 라이더가 아니다 보니 길을 헤매거나 보온·보랭 백을 갖추지 않아 음식의 질을 떨어뜨리는 경우도 적잖았다. 킥보드 배달의 경우 신호 위반 등 관련 규제나 시민 의식이 성숙돼 있지 않아 ‘막장 배달’ 문제가 여러 번 논란이 됐다. 배차 수단을 바꾼 한 음식 점주는 “도보도 없어지고 봉지째 가져가서 자전거에 걸고 배달 가는 커넥터도 없어지고 가게 앞에 서 있다가 3분 만에 다시 와서 언제 나오냐고 다그치는 커넥터도 없어졌다”며 “몇몇 잘해준 커넥터가 못 받게 돼 미안하지만 일단은 스트레스에서 해소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배달 시간도 빨라져서 좋다”고 덧붙였다. 일부 도자킥 커넥터들은 6일부터 달라진다던 ‘배민커넥터 배송대행 약관 일부 개정’이 운행 수단 제한을 설정할 수 있는 거였냐며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배민은 앞서 일반 커넥터들에게 배차 추천 방식 변경으로 인한 약관 일부 개정에 대해 안내했다. 해당 개정안 골자는 ▲배달건의 특성에 따라 가장 빠르게 배차될 수 있는 커넥터에 배차 추천 ▲고객에게 가장 좋은 품질의 음식을 배달할 수 있는 커넥터에 배차 추천 등이다. 일반 커넥터는 “결국 배차 추천방식을 변경해 도자킥을 걸러내는 시스템이었냐”며 분노했다. 다른 커넥터는 “배달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토바이 배달로만 돌릴 순 없을 것”이라며 “결국 이런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해도 나중에는 업주들이 도자킥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20시간 시간제한’ 줬다 풀었다…오락가락 업계에서는 배민의 오락가락한 정책 변경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민은 전업 배달대행기사 말고도 누구나 ‘아르바이트’ 식으로 배달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배민커넥터를 지향해 왔다. 배민커넥터 등록자는 최근 6만여명으로 증가했고, 이 가운데 실제 배달 아르바이트를 꾸준히 펼치는 이들은 1만명 정도다. 배달기사 한 명이 한 건만 배달하는 ‘단건 배달’ 방식이 배달업체 경쟁 요소로 떠오르면서 배달원 확대가 그만큼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배민은 신규 커넥터가 배달 주문을 처음 수행하면 3만원 보너스를 주는 등 적극적인 유인책을 펼쳤다. 하지만 일반 커넥터들이 많아지면서 배달을 전업으로 하는 라이더들에게 상대적으로 물량이 배차되지 않자 일반 커넥터들에게 ‘20시간 시간제한’을 뒀다. 전업보다 부업의 형태를 지향한다는 애초 취지를 살린다는 이유였다. 그러다 다시 지난달 24일부터 이들에 대한 근무제한시간을 풀고 24시간 근무가 가능토록 변경했다. 일각에서는 일반 커넥터들에 규제를 풀어주는 듯하면서 뒤로는 점주들이 운행 수단을 선택할 수 있게끔 시스템적으로 꼼수를 쓴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배민에서 활동 중인 한 커넥터는 “5월은 비수기라 콜이 빠지겠지만 배민1이 정식 론칭하면 단거리 배달 부분은 어떻게 케어하겠냐”며 “모든 정책이 한달짜리”라고 꼬집었다.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기 보단 가맹점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부분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런 운행 수단에 대한 설정을 하게되면 배민 측이 안내하고 있는 것처럼 배차지연으로 인한 또 다른 불만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며 “고객보단 가맹점 케어에 방점이 찍힌 정책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배민 측도 새로운 정책이 도입된 것이라기보다 특정 업주가 안내했을 경우 운송 수단 제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배민 관계자는 “주로 피자(부피), 면류(시간)를 판매하는 업주들이 어쩌다가 자전거나 도보처럼 음식의 상태나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라이더가 배정됐을 경우 다른 라이더 배정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배민 전체 주문 중 배민라이더스에서 일어나는 주문은 5%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아 영향력이 낮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체앱 주문의 95%는 업주들이 배달앱 수단을 이미 결정하는 형태”라며 “배민 커넥터들이 소속되어 있는 배민라이더스에 대한 주문은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2021.05.07 17:55

4분 소요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의 따뜻한 연말] 어머니 사랑으로 보듬고 한목소리로 “위 러브 유”

헬스케어

20년 지구촌 가족 보살펴 온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에 각국 대사·각계각층 인사·시민 등 8500여 명 참석… 사랑·위로·화합 통해 행복 더욱 넓혀가기로 다짐 다시 추운 계절이다. 이맘때마다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해 20년간 이어져 온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의 따뜻한 희망 노래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사)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와 (재)국제위러브유(이하 위러브유)가 주최한 제20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가 12월 2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됐다.위러브유는 유엔 DGC(전 DPI·공보국) 협력단체로, 어머니의 사랑으로 70억 인류에게 행복을 전한다는 목표 하에 세계 51개국 106개 지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글로벌 복지단체다. 세계 경제와 사회 구조가 급변하면서 교육·의료·주거·생계 등 개개인의 상황에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맞춤형 복지’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민 맞춤형 복지행정을 실행하는 데 관심을 쏟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이런 가운데 위러브유의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는 민간 차원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각국 외교관과 법조계, 정·재계, 교육계, 문화예술계, 체육계 등 각계각층 관계자들이 모이는 자리다. 이 행사는 맞춤형 복지를 위한 국제 교류의 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이날도 라오스·피지·코트디부아르·베트남·에티오피아·네팔·요르단 등 각국 대사 및 외교관들이 참석해 자국의 상황을 설명하고 필요한 내용을 교류했다. 보건복지부·서울시·세종병원·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는 행사를 후원했다.위러브유는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 다문화가정과 복지소외가정 211세대에 생계비와 의료비를 지원하고, 울진·영덕·삼척의 태풍 피해민을 돕는다. 해외에서는 방글라데시·캄보디아·라오스·요르단·칠레·볼리비아·모잠비크 등 18개국 난민과 이재민, 취약계층을 지원한다. 강원도 삼척, 경북 영덕과 울진의 경우 지난 10월 태풍 미탁으로 교량 유실, 도로 파손, 도심 침수 등 큰 피해를 당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 복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추위까지 겹쳐 주민의 고통이 가중하면서 위러브유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콘서트 당일은 흰 눈이 펑펑 내리기 전날로 매서운 한파가 찾아왔다. 찬바람이 몰아친 날씨에도 8500여 명이 모였다. 행사 시작 3시간여 전부터 관객들은 줄을 섰다. 가족·친구와 함께 온 이들은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즐겁게 사진을 찍고 담소를 나눴다. 초대권을 들어 보이며 “콘서트 기대돼요~”라며 활기찬 걸음으로 행사장에 입장하는 관객들의 모습에서 열띤 분위기를 예감할 수 있었다. 관객들과 함께한 행사장 안은 그야말로 열기로 가득했다. 잠실실내체육관의 원형 좌석과 1층 플로어까지 관객들로 가득 찼다. ━ 추위도 막지 못한 사랑의 열기 행사는 김병찬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1부 기금 전달식과 배우 김성환이 진행을 맡은 2부 사랑의 콘서트로 구성됐다. 장길자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바쁜 일정 속에서도 참석해 준 각국 대사·외교관·가수·성악가·배우·아나운서, 후원과 협찬을 해준 정부부처·지방자치단체, 각 기관과 기업·단체·위러브유 회원, 현장에 함께한 수혜 가족 등 모두에게 빼놓지 않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장길자 회장은 “콘서트를 통해 지구촌 이웃들의 어려움을 도우며 지내온 세월이 벌써 20년이 흘렀다”며 “우리의 작은 노력이 세계 평화에 기여해 세상을 더 따뜻하고 평화롭게 만들 수 있도록, 지구촌 곳곳에 사랑의 노래가 울려 퍼져 세계인의 마음을 사랑으로 채우고 위로할 수 있도록 위러브유가 더욱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어두운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오듯이 이 세상은 어둡고 힘든 것만은 아니다. 그동안의 괴로움과 고통을 잠시 내려놓고 사랑의 노래 함께 부르며 밝고 희망찬 미래를 향해 함께 일어서 달라”는 당부와 함께 “모두 힘내시고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는 격려도 빼놓지 않았다.현장에는 실베스트르 쿠아시 빌레 주한 코트디부아르 대사, 캄라 링나손 라오국가건설전선 부의장, 티엥부파 주한 라오스 대사, 조레티 다쿠와콰 주한 피지 부대사 등 각국 대사와 각계각층 인사들이 참석해 20년을 차곡차곡 쌓아온 사랑의 손길에 박수를 보냈다.실베스트르 쿠아시 빌레 코트디부아르 대사는 “이날을 맞아 그동안 전개해 온 위러브유의 복지 활동을 되돌아봤다. 눈부신 성장을 이룬 배경에는 희생이 수반되기 마련”이라며 “위러브유의 성장 배경에도 희생적인 사랑의 마음이 동반됐으리라 생각한다. 미래세대와 현세대의 복지 발전에 기여하는 위러브유에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 가능한 발전은 혼자서 이룰 수 없고 함께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전 세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넓은 어머니의 마음과 같은 포용적인 사회 구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티엥 부파 라오스 대사는 “위러브유가 라오스 댐 붕괴 사고 당시 어려운 환경에 있는 이들을 도와준 것에 너무나도 감사하다.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회원들의 열정과 사랑을 보니 얼마나 보람된 일을 하는지 느껴진다”고 감동을 표현했다.아스터 요셉 에티오피아 참사관은 “어머니의 마음은 무조건적인 사랑이라 할 수 있는데, 위러브유가 그런 어머니의 사랑으로 활동하니 지속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이번 콘서트가 각 나라의 대표자들을 모으는 자리이기에 한 국가에서 재난이 발생하면 다른 나라에서 도와줄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며 뜻깊은 행사라고 평가했다.구란가 다스(인도)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나라마다 정치·경제·사회적인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각국에 맞는 봉사활동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이런 자리가 필요하다”며 “나아가 대화로 끝나지 않고 그것을 실천한다는 것이 더 중요한데, 위러브유는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 연예인들은 재능기부로 나눔과 봉사 ‘교감’ 2부 사회를 맡은 배우 김성환의 구수한 입담은 관객들에게 끊임없는 웃음을 줬다. 그는 “가수·성악가로 구성된 출연진들의 아름다운 기부로 콘서트가 아름다운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면서 “세계 각지에서 펼쳐지는 구호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약자 복지 증진에 관심을 기울이길 소망한다”며 행사의 의미를 되새겼다.위러브유의 마스코트라 할 수 있는 새생명합창단의 노래와 율동으로 시작한 사랑의 콘서트는 재능기부로 참석한 가수와 성악가들의 무대로 꾸며졌다. 소프라노 박미혜·강민성, 바리톤 오유석, 가수 정수라·이용·김종환·리아킴·이승훈·윤태규가 열정적이며 품격 있는 무대를 선사했다.‘잊혀진 계절’의 주인공인 이용은 변치 않는 목소리로 열창하며 지나간 가을을 다시 추억하게 했다. 이용은 “지난해보다도 열기가 뜨겁다. 노래하고 환호받고, 좋은 일에 도움까지 줄 수 있어 최고의 보람을 얻었다”며 “여러분의 활동도 너무 감동적이다.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가 40년, 100년이 되기까지 함께할 것이다. 앞으로도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가 나를 계속 ‘이용’해 줬으면 좋겠다”고 감사를 전했다.이어 성악가들의 풍성한 음색과 클래식한 선율이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 ‘아름다운 나라’ ‘볼라레(Volare)’ 등 감미로우면서도 힘 있는 노래는 관객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다.박미혜 서울대 교수는 “한국에서 시작해 세계 여러 나라의 어려운 이들을 돕고 사랑을 나누는 활동에 작게나마 동참할 수 있어 기쁘다”고 인사했다. 강민성은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 계속 봉사와 나눔을 실천해주시길 응원한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참여하는 오유석은 “이처럼 귀한 자리는 한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나와 너’가 아닌 ‘우리’니까 가능한 것”이라며 “우리라는 이름으로 힘을 합쳐 더 멋진 일을 이루시길 바란다”고 덕담을 전했다. 이승훈은 직접 기타를 연주하며 ‘비오는 거리’ ‘위러브유’ 등을 불러 따뜻함을 선사했다. 이승훈은 “뭔가 20년을 지속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러면서 많이 성장했다”며 “나도 곁에서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윤태규는 “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처음으로 정장을 차려 입었다”며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는 인구가 0%가 되는 날까지 위러브유와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이승훈과 윤태규는 지난달 위러브유의 김장 나누기 행사 때도 참석하는 등 해마다 함께하며 묵묵히 나눔의 손길에 동참하고 있다.딸 리아킴과 함께 무대에 오른 가수이자 시인인 김종환은 “위러브유의 콘서트에 출연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여러분의 함성이다. 지칠 때 이런 함성을 들으면 얼마나 큰 힘이 솟는지 모른다”며 “아프고 소외되고 불편한 세계 방방곡곡의 사람들에게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매번 보이지 않게 일하는 스태프들에게도 밝은 미소와 웃음이 가득하다. 그들이 참 친절하고 다정하고 마음씨 곱다는 것을 느낀다. 모두가 이렇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참여하는 것이 감명 깊다”고 덧붙였다. 리아킴은 “내가 오히려 응원을 받고 간다”며 “여러분과 함께라면 어떤 힘든 일도 다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 모두가 하나 된 자리 콘서트의 피날레는 정수라가 맡았다. 정수라는 올해도 예외 없이 환호와 열정이 넘치는 강렬한 무대를 만들었다. “매년 기쁜 마음으로 참석하는데 무대에서 내려올 때의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렇게 희망을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며 “자선공연에 많이 참여해봤지만 이 무대는 매번 또 오고 싶다. 관객들이 사랑으로 하나 되는 콘서트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여러분과 함께 직접 봉사에도 참여해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 느끼며 돕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객석을 아름답게 수놓은 휴대폰 플래시 불빛들은 이날의 열정과 감동을 대변했다. 각국 외교관과 각계각층 인사들, 수혜 가족들, 위러브유 회원 등 모두가 ‘어머니 사랑을 나누자’는 마음으로 하나였다. 서울시 일대 다문화가정, 한부모가정, 독거노인가정 등 수혜 가족들은 모처럼 바깥나들이에, 가족처럼 따뜻하게 보살펴주는 회원들의 손길에 시종일관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개그맨 심재욱은 “가족이야말로 삶의 가장 큰 힘이다. 위러브유가 어머니의 사랑, 가족의 사랑으로 봉사한다는 점이 활동을 지속해 올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이 콘서트에 와보라고 하고 싶다”고 감동을 표현했다. 위러브유의 복지행사에 늘 함께해 온 배우 최예진도 “어머니 마음은 세월이 지나도 무한한 사랑을 느끼게 한다.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고 모두들 건강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행복하게 콘서트를 즐기는 모녀가 눈에 띄었다. 엄마 이경온(51)씨는 위러브유의 20주년 콘서트가 더욱 각별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동안 헌혈하나둘운동,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 같은 활동에도 참여하고, 주변에서 다발성골수종이라는 희귀질환으로 고통받던 이웃이 위러브유의 지원으로 건강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오늘 도움받는 분들도 힘들고 외로울 때가 있지만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주시면 좋겠다. 이렇게 돕고자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힘내시기 바란다.”진로상담교사인 딸 이혜인(23)씨는 “진로를 고민하는 이들을 보면 자존감이 낮은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하지만 이렇게 각박한 세상 속에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용기 내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가족과 함께 참여한 이민우(19)군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자리에 오게 돼 기쁘고 보람차다. 위러브유의 클린월드운동 자원봉사에도 참여했는데, 거리를 청소하기 전과 깨끗하게 변화된 후의 모습이 달라 정말 마음이 뿌듯했다”면서 “이제 성인이 되니 더 열심히 봉사에 참여할 것”이라며 웃었다.이번 콘서트에서는 위러브유가 복지의 근간인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 실천하는 ‘클린액션(Clean Action)’ 환경사랑캠페인도 함께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관객들은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행사장으로 왔고, 일회용 야광봉 대신 개인 휴대폰 플래시나 손전등을 흔들었다. 또 일회용 컵 대신 개인용 컵과 텀블러를 사용하는 등 환경사랑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위러브유의 슬로건인 ‘어머니의 사랑’을 실천하려 실생활에서부터 온실가스 감축에 힘쓰는 모습이 귀감이 됐다.행사 내내 함께한 김병찬 아나운서는 “20년은 단순한 세월이 아닌 역사다. 무수히 많은 눈보라와 비바람이 날렸지만 세월이 켜켜이 쌓여 큰 나무가 됐다”며 “모든 것을 아우르기에 진실하고 지속 가능한 것이 어머니의 마음인데, 이처럼 최고인 어머니의 마음으로 낮은 곳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여러분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새생명 사랑의 콘서트는 2000년 서울 정동이벤트홀에서 처음 개최한 이래 20년간 계속되고 있는 대규모 자선콘서트다. 위러브유가 매년 봄에 개최하는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와 함께 양대 복지행사다. 걷기대회는 매년 4~5월쯤 개최된다면 콘서트는 따스한 손길을 더욱 필요로 하는 연말 즈음에 열린다. 두 행사 모두 올해까지 20회를 맞았다.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에는 22만4000여 명,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에는 현재까지 16만8500여 명이 참여했다. ━ 인류 복지 위한 희망 노래는 계속된다 위러브유는 콘서트를 통해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어려운 이들을 돕고 지원해 왔다. 물 부족 국가에는 물펌프와 저수조 지원, 전쟁난민들에게는 의약품과 식료품 지원, 지진이나 태풍 같은 재난 피해지역에는 식량과 식수 등 필수품 제공과 무너진 교량 건립에도 힘을 보탰다. 교육이 낙후된 곳에는 학교를 건립하고 교육시설을 지원했다.정수라·인순이·유열·김조한·이용·구창모·전영록·윤태규·이승훈·소찬휘·한혜진·노사연·이무송·김종환·리아킴·이광조·해바라기·벤·차지연·소프라노 박미혜와 한경미 등 가수·성악가·뮤지컬 배우·영화배우·탤런트 등이 재능 기부로 참여해 가족·희망·사랑과 관련한 노래를 열창했다.콘서트에는 각국 대사, 외교관과 그 가족들도 함께해 감동을 나눈다. 2018년에는 요르단, 페루, 방글라데시, 라오스 4개국 주한 대사를 비롯해 10개국 외교관 가족이 동참했다. 아델 모함마드 아다일레 주한 요르단 대사는 “우리는 국제 차원의 협력과 협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며 난민들을 수용하고 있는 요르단의 상황을 설명하고, 이들에게 실질적이며 가치 있는 지원을 제공하는 위러브유의 노력에 감탄과 존경을 표했다.콘서트를 통해 지원받은 이웃들은 “어느 누구에게도 어려움을 호소할 길 없는 힘들고 막막한 상황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적장애가 있는 두 아들을 키우는 장애인 가장 장모(50)씨는 의료비를 지원받은 뒤 “어려운 이들에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는 정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감사해했다.6세 아이의 폐렴과 비싼 병원비에 애태우던 다문화가정 주부 왕모(34)씨도 “예상치 못한 지원에 정말 고맙다”면서 본인은 물론 자녀들도 이런 봉사활동에 동참해 남에게 도움 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소방관인 남편과 자녀를 인명 구조의 고귀한 사명에 떠나보낸 가족들은 “순직한 소방관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 준다는 점이 고맙다. 콘서트에는 처음 와봤는데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기뻐했다.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를 이끌고 있는 장길자 회장은 지구촌 이웃들에게 다음과 같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새생명 사랑의 콘서트는 지구촌의 아픔과 슬픔을 사랑의 노래로 위로하며, 어머니의 마음으로 승화해 서로 사랑하고 위로하고 연합하는 화합의 장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그 행복을 더욱 넓혀갈 것입니다.” ━ 세계 각국의 메시지 “위러브유는 지역사회 모든 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거리 환경정화부터 지역사회 활성화에 이르기까지 필라델피아 지역사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빈곤 퇴치에도 매우 중요한 파트너다.” - 자레드 솔로몬(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하원의원)“랑게느 필로투 초·중등학교를 위한 도움은 아이들에게 함께 사는 법을 일깨워주었다. 아이들은 위러브유가 기증한 도서관에서 함께 공부하고 생활하며 서로 어떻게 배려해야 하는지를 배우고 있다.” - 아르만두 조아웅 무템바(모잠비크 마푸투시 교육)“자원봉사자들을 통해 범세계적으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수많은 이들을 위해 의료비와 생계비 지원 등 아낌없는 후원을 베풀어주신 데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하시는 모든 일이 성공하기를 응원한다.” - 후안 카를로스 아르테아가(엘살바도르 교육부 교육지원국장)“엊그제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20주년이 됐다. 어려운 지역, 도움을 필요로 하는 지역, 재난 당한 지역 등 구석구석 빠지지 않고 찾아가 인류를 위한 봉사를 해 온 여러분의 정성과 사랑이 우리 지구를 따뜻하게 하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내년에도 더 많은 도움을 인류에게 해주시길 부탁드린다.” - 배우 이순재“제20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위러브유는 남들이 하지 않는, 하기 힘든 곳들을 찾아다니는 봉사단체다. 무엇보다 어머니의 눈으로 보기 때문에 그런 행보, 사랑을 펼치지 않는가 생각한다. 앞으로도 사각지대에 가장 먼저 달려가 많은 일을 하는 기관이 되기를 기원한다.” -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장“(헌혈하나둘운동 현장에서) 위러브유의 봉사를 직접 목격한 바 있다. 많은 봉사자들이 활동하는 모습, 단결된 모습에서 정말 힘을 느꼈다. 존경스럽다.” - 박기홍 대한적십자사 강원혈액원장-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2019.12.1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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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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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 … 국내 다문화·복지소외가정 200세대와 해외 20개국에 난민 구호·교육 지원 # 세계은행은 세계빈곤보고서를 통해 절대 빈곤층이 세계 인구의 10%에 달한다고 밝혔다(2018년 9월).# 스웨덴의 비영리 단체 ‘글로벌 챌린지스 파운데이션(GCF)’은 연례 보고서 ‘2018 글로벌 재앙 위험(Global Catastrophic Risks 2018)’에서 인류가 직면한 9가지 재앙 위험을 발표했다. 그중 하나가 ‘기후변화’다. 지구 평균기온의 상승폭이 3℃ 이상이 되면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의 낮은 곳에 거주하는 인구 10억 명 이상이 이주해야 한다.# ‘생태계 붕괴’도 큰 위협이다. GCF 보고서는 오염이나 서식지 파괴가 생태계를 위협한다고 분석했다. 만약 생태계가 회복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면 담수가 부족해지고 토양의 질이 떨어지면서 생물 다양성을 해친다.# 세계자연기금(WWF)이 지난 10월 말 발표한 ‘2018 지구생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0년 동안 척추동물의 개체수가 60% 감소했다. 또 지난 50년 동안 아마존 열대우림의 20%도 사라졌다.유엔과 국제사회의 최대 공동목표인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UN SDGs) 17개 항목 중 마지막은 ‘글로벌 파트너십 활성화’다. 이 파트너십은 빈곤, 질병, 난민, 분쟁, 기후변화, 생물 다양성 같은 인류 보편적 사회문제와 환경 및 경제 문제에 대한 나머지 목표들을 이루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인류가 처한 난제를 해결하려면 국제기구, 정부, 기관, 시민사회가 서로 협력해야 하기 때문이다.이 같은 추세에 맞춰 국제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지구촌 가족의 일’로 여기고 다자간 협력을 이끌어내는 단체가 있다. 바로 글로벌 복지단체인 (재)국제위러브유와 (사)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이하 위러브유)다. 위러브유는 각국 외교관들과 간담회·세미나·포럼을 개최하고 국제회의 참석 등을 통해 글로벌 복지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 고취에 힘쓰는 한편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어 지구촌의 협력을 모색해왔다. 지난 11월 25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위러브유가 개최한 제19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는 10개국과 함께한 화합의 장이었다. 위러브유는 이번 콘서트를 통해 국내 다문화가정과 복지소외가정 200세대에 생계비와 의료비를 지원했다. 행사에 참석한 수혜자들에게는 기금 증서와 함께 올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이불을 전달했다. 또 해외 20개국에 난민 구호 및 교육 시설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 같은 온정은 지구촌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참석한 1만여 명의 사람들이 만들어낸 사랑의 결실이다.2000년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 첫 무대가 열린 이후 지금까지 위러브유는 심장병·희귀난치병 등을 앓는 어린이들과 소년소녀가장·한부모가정 같은 복지소외 가정과 다문화가정에 희망을 심어줬다. 각종 재난과 질병, 빈곤 등으로 고통을 겪는 세계인들에게도 의료비·생계비 지원, 긴급구호 활동, 물펌프와 정수시설 설치, 교육시설 지원 등 다양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이날 콘서트 현장에는 주한 페루 대사를 비롯해 요르단·방글라데시·라오스 대사와 이집트·터키·이라크·캄보디아 등 각국 외교관, 한국 외교부 기후변화대사를 포함한 정치·경제·교육·문화·법조계 등 각계각층 인사들과 시민들이 함께했다. 그 외 페루에서 두베를리 로드리게스 티네오 대법관과 라오스 정부기관인 라오국가건설전선(LFNC)의 소목 캉사다 부의장이 콘서트에 참석했다.김병찬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1부는 개회사와 축사, 기금 전달식 순으로 진행됐다. 장길자 국제위러브유 회장은 개회사에서 “우리나라도 보릿고개 시절을 겪으며 지독한 가난으로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때의 우리처럼 세계 인구의 10%가 절대 빈곤과 재난,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오늘 사랑의 노래가 삶의 힘이 되고 자립과 희망을 북돋우는 영원한 응원가가 됐으면 한다.” 이어진 축사에서 아델 모하마드 아다일레 주한 요르단 대사는 “전 세계의 기아, 학대, 장애, 자연재해 등은 국제사회의 단합된 노력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며 “위러브유가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감탄을 자아낸다”고 말했다. 아비다 이슬람 방글라데시 대사는 지난 9월 자국의 주요 강들이 범람해 수많은 주택과 건물이 파손되고 농작물 피해를 입었다며 “위러브유의 지원이 기후난민들에게 희망을 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캄수와이 케오달라봉 라오스 대사는 “올해 아타프주 사남사이 지방의 수력발전 댐 붕괴로 고통받은 라오스인들에게 도움을 준 위러브유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위러브유는 라오스의 수해 현장으로 달려가 무료급식캠프를 운영했다. 한 달간 밤낮없이 총 4만1000여 명분의 식사를 제공했다. 또한 가족을 잃고 두려움과 불안에 떠는 아이들을 위한 ‘위러브유 학교’를 개설해 200명이 넘는 어린이들을 돌보는 등 총체적 봉사로 이재민들에게 희망과 웃음을 되찾아줬다. 콘서트에 참석한 유연철 외교부 기후변화대사도 “세계 각국 NGO들이 위러브유를 통해 기후난민 문제 해결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내가 힘들고 외로워질 때 내 얘길 조금만 들어 준다면/ 어느 날 갑자기 세월의 한복판에 덩그러니 혼자 있진 않겠죠/ 큰 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한마디 지친 나를 안아주면서/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는 그 말을 해 준다면…” 노사연의 ‘바램’ (김종환 작사, 작곡) 중에서# 영국 골드스미스대학의 행동과학 전문가 패트릭 페이건의 연구에 따르면 라이브 공연을 단 20분만 관람해도 웰빙의 감정은 21%, 자존감과 타인과의 친밀감은 각각 25%씩 상승한다. 정신적 자극은 무려 75%나 올라간다.2부 사랑의 콘서트는 연륜 있는 입담을 가진 배우 김성환 씨가 이끌었다. 재능 기부에 앞장선 성악가 박미혜와 강민성, 가수 이용·이승훈·김종환·리아킴·윤태규·정수라, 뮤지컬 배우 차지연이 출연해 뜨거운 무대를 연출했다. 출연진의 열창에 ‘교감’하고 ‘공감’하는 관객들의 반응은 감동 그 자체였다. ‘잊혀진 계절’의 가수 이용 씨는 “그동안 8000회 정도 무대에 섰는데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는 정말 최고로 좋은 무대”라며 “남을 돕는 일이 얼마나 좋은지 해본 사람만 안다”며 미소 지었다. 관객의 호응을 보면 그의 말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콘서트에 참석한 사람들이 이웃을 돕는 데 얼마나 정성을 다할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또 관객들은 공연을 함께 즐기는 사람들에게, 또 이 자리를 함께하지 못한 이웃에게 “위 러브 유”를 공연 중간중간에 외치며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전했다. 지난해에 이어 출연한 성악가 박미혜(서울대 음대 교수) 씨는 깊고 풍성한 음색으로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과 ‘그리운 금강산’을 선물했다. 그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데 사랑을 나누고 전하는 일이야말로 행복”이라며 “나눔을 실천하는 이 사랑의 콘서트는 감동적”이라고 소감을 전했다.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캣츠걸’로 5연승을 차지했던 차지연 씨는 “좋은 일을 하는 분들의 진심 어린 응원과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다”며 한 편의 뮤지컬과 같은 열정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에티오피아에서 봉사하며 희망과 사랑을 전했다는 정수라 씨는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사랑이 필요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깨달았다”며 “1년에 한 번은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고 다짐했다. 얼마 전 가수로서는 최초로 문예지의 신인문학상에 당선돼 시인으로 등단한 김종환과, 그의 딸 리아킴 씨는 올해도 함께 무대에 올라 아름다운 화음을 들려줬다. 김종환 씨는 “올 한 해를 돌아보면 수많은 일이 있었는데 그중 오늘 무대가 가장 보람된다”며 “이곳에서 마음의 양식을 얻고 더 착해져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한 해를 마무리하는 콘서트에서 관객들은 그동안 건넸던 손길에 정성이 부족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고 받았던 감사에는 겸손으로 답하며 새해를 다짐하는 듯했다. 회사 동료들과 함께 온 박영성(51) 씨는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살아간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라며 “세상살이가 힘들어도 모두가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살면 좋은 세상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콘서트장을 찾은 대학생 오은주(20) 씨는 “진심이 담긴 활동에 감동받아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 같다. 나 역시 함께하면서 더욱 성장하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위러브유는 누구나 존중받는 세상, 모두가 평화롭고 행복한 지구촌을 만든다는 목표로 국가와 인종·언어·종교·문화를 초월해, 고통받는 이웃을 ‘어머니의 마음’으로 돕는다. 시리아 난민과 이라크 내전 피해민들에게는 식료품과 의약품을 지원했고, 집중호우가 쏟아진 일본에서는 대피소 청소와 구호품 지원으로 이재민을 위로했다. 이외에도 네팔과 에콰도르 지진, 필리핀 태풍, 인도네시아 지진해일 등 세계 각국의 재난 구호에 앞장섰다.국내에서도 포항 지진피해민돕기 무료급식봉사를 비롯해 세월호 침몰사고 무료급식봉사, 태안 기름유출사고 피해복구와 성금 지원, 대구 지하철 화재참사 무료급식봉사, 삼풍백화점 붕괴현장 자원봉사, 전국 홍수·태풍·폭설 피해 복구 등에 발 벗고 나서며 이웃과 사회에 희망을 심는다. ━ 2018년 11월 위러브유의 글로벌 파트너십 활동 12일: 위러브유가 클린월드운동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세계 시민의 의식 개선과 환경보호 동참을 이끌어낸 공로로 ‘그린애플상(Green Apple Awards)’을 수상했다.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위러브유는 ‘그린애플환경상’ 국제 글로벌 부문 은상을 받았다. 이 상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영국왕립예술협회(RSA), 영국 환경청이 공식 인정하는 유럽 최고의 친환경상이다.16일: 유엔이 주최한 ‘국제 관용의 날’ 기념행사에 위러브유 대학생이 발표자로 초청됐다. 유엔본부에서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맞아 진행된 ‘변화를 위한 크리에이터(Creators for Change)’ 행사에서 미아 콜먼(미국 멤피스대학) 씨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인도주의 활동을 하는 위러브유를 소개하며 관용을 주제로 세계인에게 메시지를 전했다.22일: 지구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세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위러브유가 환경리더 위촉식을 갖고 환경장학금을 수여했다. 위러브유의 환경복지운동인 ‘전 세계 클린월드 운동’을 활성화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보전의 기틀을 다지려는 취지다. 장길자 국제위러브유 회장은 미국, 페루, 필리핀, 남아공 등지에서 온 14명의 대학생들을 환경리더로 위촉했다. “지구촌의 재난재해를 예방하고 더 큰 불행을 막는 데 보탬이 되겠다는 의지를 가진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며 “인류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서정현 뉴스위크 한국판 기자

2018.12.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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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인기 끄는 창작뮤지컬 3선 - 작품성·흥행성 갖추고 국내 시장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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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 뮤지컬 시장은 불황에도 성장세를 보였다. 시장의 성장을 주도한 것은 라이선스 뮤지컬이었지만 대형 창작뮤지컬 ‘광화문연가’가 전체 티켓 판매 10위 안에 드는 등 예년에 비해 창작뮤지컬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졌다. 현재 공연하고 있는 창작뮤지컬 중 주목할 만한 작품 세 편을 소개한다.코난 도일의 인기 추리소설 『셜록홈즈』에서 캐릭터와 사건의 아이디어를 차용해 창작한 뮤지컬 ‘셜록홈즈’는 지난해 창작 초연으로서는 이례적인 흥행을 거둔 작품이다. 지난해 한국뮤지컬대상에서 극본상·작곡상·작품상 등 세 개 부문을 수상했다. 뮤지컬 시리즈로 기획한 세 편의 작품 중 첫 작품인 ‘셜록홈즈-앤드슨가의 비밀’은 영국의 명망 있는 가문인 앤더슨가(家)에서 벌어진 괴사건을 다룬다. 크리스마스 이브 때 앤더슨가에서 두 발의 총성이 울리고 루시 존스가 사라진다. 루시 존스는 앤더슨가의 유일한 상속자인 아담 앤더슨의 아내이다. 그녀를 찾기 위해 앤더슨가의 세 남자가 비밀리에 셜록홈즈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앤더슨 가문의 쌍둥이 형제, 아담과 에릭 앤더슨 그리고 둘 사이에서 갈등하는 루시 존스 사이에는 어떠한 비밀이 있었던 것일까.판소리와 록 음악의 조화뮤지컬 ‘셜록홈즈’는 세 가지 다른 장르의 양식을 조합했다. 기본 이야기 틀은 쌍둥이 형제와 루시 존스의 삼각관계로 하는 멜로물의 구조를 띠고 있다. 홈즈가 치밀한 계획을 파헤치고, 한 남자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자신까지 희생한 지고지순한 사랑이 밝혀진다. 유산을 둘러싸고 삼촌과 아담 앤더슨이 정치적인 갈등을 빚고, 이 이야기들이 추리극이라는 형태로 벌어지면서 극은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추리 과정은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되는데, 사건을 이해하기 쉽도록 매우 지능적으로 구성됐다. 그리고 기벽을 가진 홈즈의 캐릭터나 홈즈의 친구 와트슨을 여성으로 설정하는 등 원작을 새롭게 비튼 구성도 흥미롭다. 이번 앙코르 공연은 무대를 중극장으로 옮겨 원래 작품의 스케일이 충분히 살아날 수 있도록 했다. 소극장에서의 초연 공연은 작품의 규모와 맞지 않아 우겨 넣은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송용진, 조강현, 방진의 등 초연 때 활약했던 멤버들을 거의 그대로 볼 수 있고, 셜록홈즈 역에 김도현, 쌍둥이 와트슨 형제 역에 테이 등이 추가 캐스팅 됐다. 5월 13일까지 숙명아트센터 씨어터S에서 관람할 수 있다.국내에 있는 두 개의 뮤지컬 시상식 중, 2011년 한국뮤지컬 대상에서 ‘셜록홈즈’를 주목했다면, 더 뮤지컬 어워즈는 ‘서편제’에 극본상,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한 다섯 부문의 상을 안겼다. 초연 공연에서는 작품에 대한 평단의 호평에도 관객의 호응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이번 재공연에서는 달라진 무대와 캐스팅으로 새롭게 다가간다.‘서편제’는 100만 관객을 모은 한국영화의 대표작인 바로 그 영화를 토대로 만든 뮤지컬이다. 전국을 떠돌며 소리를 하는 소리꾼 유봉과 그의 딸 송화, 의붓아들인 동호가 우리의 소리를 지켜나가며 겪는 예술혼과 한을 노래한다. 원작에서처럼 유봉은 더 좋은 소리를 위해 송화의 눈을 멀게 하고, 동호는 아버지의 강압에 이기지 못하고 떠난다. 뮤지컬에서는 동호를, 전통적인 소리에 몰두하는 아버지와 대척점에 있는 인물로 강조한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록 음악에 심취한 동호는 아버지의 뜻을 저버리고 뛰쳐나가 록 밴드의 일원이 된다. 그는 자신이 하는 록 음악 속에 우리의 소리가 배어 있음을 느낀다. 판소리와, 록 음악의 충돌과 조화는 음악적으로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눈먼 송화가 부르는 소리는 대립을 뛰어넘어 모든 것을 초월하는 예술의 경지를 보여준다.판소리를 중요 소재로 하지만 판소리 뮤지컬은 아니다. 극중 장면에서 판소리가 나올 뿐 극을 이끌어가는 뮤지컬 넘버는 윤일상이 작곡한 팝과 록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이다. 이번 앙코르 무대는 규모를 키워 대극장으로 이동했다. 무대도 달라진다. 초연 공연과는 달리 오케스트라를 무대에 배치하는 등 시각적으로도 음악을 강조했다. 연출 이지나, 극본 조광화, 음악감독 김문정 등 국내 최고의 뮤지컬 스태프들이 손을 잡았다. 초연에서처럼 소리꾼 이자람과 뮤지컬 배우 차지연이 송화 역으로 나와 우리 소리의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초연 때 동호모 역을 맡은 이영미가 이번에는 송화로 출연한다. 새롭게 부각된 동호 역에는 김다현, 한지상, 임병근이 서로 다른 동호의 매력을 보여준다. 4월 22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2000년대 중반 국내 공연계에는 ‘맘마미아’가 흥행하면서 기존 곡들로 뮤지컬을 만드는 주크박스 뮤지컬의 열풍과 함께 7080세대의 열풍이 불었다. 두 가지 트렌드를 결합한 뮤지컬이 바로 2004년 제작된 ‘달고나’였다. 뮤지컬 ‘달고나’는 1970~80년대 가요를 뮤지컬 넘버로 가난했지만 정겨웠던 과거를 회상하게 해주면서 성공적인 주크박스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 초연 이후 벌써 8번째 앙코르 공연을 하고 있다. 초연 무대는 소극장이었으나, 무대도 대극장으로 커졌고, 새로운 곡들이 추가되는 등 변화를 거쳤다. 추억을 찾아가는 여행이라는 컨셉트만은 변하지 않았다.추억을 찾아가는 여행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다 홈쇼핑 구성작가가 된 세우가 추억이 깃든 구형 타자기를 홈쇼핑에 내놓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우가 구형 타자기를 보며 추억에 빠져들면서 관객들을 과거로 안내한다. 이야기의 큰 줄기는 세우와 지희의 사랑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둘 사이의 관계에 집중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추억을 상기시키는 에피소드가 큰 재미를 준다. 집집마다 TV가 없던 시절 만화가게에 몰려가 TV를 보던 기억, 고교 시절 이모 옷을 몰래 빌러 입고 성인 영화관에 숨어들어갔던 기억, 여자친구에게 잘 보이려고 동네 깡패들에게 덤비다 실컷 두들겨 맞았던 기억, 대학 MT에서 좋아하는 후배에게 고백을 못해 애를 태웠던 기억 등 비록 직접적인 경험은 아니지만, 나의 누이나 형들이 들려주었던 경험을 무대에서 만나게 된다. 추억을 이끄는 것은 송창식의 ‘담배가게 아가씨’,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노래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노래들이 에피소드들과 어우러져 추억을 되살린다. TV 시청이나 영화 촬영 장면은 연극성을 살려 무대극이 주는 재미를 준다. 주인공 세우 역에는 트로트 가수 박현빈이 캐스팅된 것이 이채롭다. 영화배우를 꿈꾸는 세우의 삼촌으로는 홍록기가 캐스팅 됐고, 세우의 첫사랑 지희 역에는 오진영과 문진아가 더블캐스팅 됐다. 5월 13일까지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2012.03.0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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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AL] 뮤지컬 디바 차지연 바람

산업 일반

지난 5월 8일 방영된 MBC TV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는 마치 임재범이란 가수의 재기 무대인 듯했다. ‘왕의 귀환’이라는 수식이 지나치지 않을 만큼 그의 공연은 화려했다. 그때 부른 ‘빈잔’은 세간의 화제가 됐다. 그 무대에서 또 한 명의 가수가 이목을 끌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임재범의 목소리를 더욱 빛나게 해준 백 코러스의 주인공. 마치 영혼을 부르는 듯한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누구일까?방송이 끝난 뒤 네티즌들의 손길이 분주해졌다. 뮤지컬 배우 차지연(29)이었다. 그녀는 2006년 뮤지컬 ‘라이온 킹’을 시작으로 데뷔해 ‘드림걸즈’ ‘선덕여왕’ ‘서편제’ ‘몬테크리스토’에서 주연급으로 출연했다. 올해는 ‘서편제’의 송화 역으로 ‘뮤지컬 어워드’ 여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요즘 그녀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차지연은 임재범의 ‘그대는 어디에’를 리메이크 한 곡으로 가수로 데뷔했다. 그 노래는 순식간에 디지털 음원차트 정상에 올랐다. 뮤지컬 무대에서 쌓은 내공과 탄탄한 보컬 실력, ‘임재범 효과’로 불리는 특수까지 겹치면서 그녀는 가장 주목 받는 가수 중 한 명이 됐다. 뮤지컬 무대에 이어 가요계의 샛별로 떠오른 차지연이 걸어온 길이 궁금해졌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6월 19일까지 일요일을 빼놓곤 매일 뮤지컬 ‘엄마를 부탁해’에 출연한단다.옥주현, 바다, 시아준수, 이지훈 등 톱 가수가 뮤지컬 무대에 진출한 경우는 많지만 거꾸로 뮤지컬 배우가 가요계에 진출한 경우는 흔하지 않다. ‘노래를 부른다’라는 점에선 같지만 사실 뮤지컬 배우와 가수 사이엔 큰 간극이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뮤지컬 작품은 주어진 시간 내에 배우가 감정의 변화를 조절하지만 가수는 3~4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쏟아내야 하잖아요.” 차지연은 ‘나는 가수다’에 출연해 “짧은 순간이었지만 많은 걸 배웠다”고 말한다. “편곡의 힘도 알게 됐고 짧은 시간 무대에서 모든 것을 토해내는 가수의 고통도 실감했거든요.” 임재범의 ‘빈잔’ 피처링은 뜻밖에 찾아온 기회였다. “녹화를 불과 이틀 앞두고 전화 연락을 받았어요. 녹화 당일, 노래는 즉흥적으로 불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임재범씨 목소리에서 나오는 카리스마가 장난 아니잖아요. 제 노래를 제대로 못할 정도였어요.”그녀는 뮤지컬 무대에서 함께 활동하는 옥주현(31)을 자신과 비교하는 일이 많아져 부담스럽단다. 두 사람 모두 파워풀한 가창력에다 가수와 뮤지컬 무대를 넘나들면서 함께 활동하는 까닭이다. 지난해에는 ‘몬테크리스토’의 여주인공으로 더블캐스팅 됐고 뮤지컬 어워드 여우주연상 후보에 함께 오르기도 했다. 지난주에도 ‘나는 가수다’를 통해 두 사람의 라이벌 관계가 다시 부각됐다. 옥주현이 ‘나가수’에서 부른 ‘천일 동안’과 차지연의 ‘그대는 어디에’가 음원시장에서 1, 2위를 다투었기 때문이다. “옥주현 언니와 저를 비교해주면 저는 감사하죠. 언니는 가수로도 뮤지컬 배우로도 이미 인정을 받았잖아요. 언니랑은 평소 서로 문자도 주고받을 정도로 친해요. ‘나는 가수다’에서도 잘하리라 믿어요.”뮤지컬 무대에는 성악과 출신으로 클래식한 목소리를 내는 배우가 많다. 하지만 차지연은 태생부터가 조금 다른 듯하다. 그녀의 외조부는 판소리 고법 인간문화재 송원 박오용 옹이다. 세 살 때부터 그의 공연을 따라다녔고 중학교 때는 잠깐 판소리를 배웠다. “13년 동안 북을 치면서 소리를 들었다”고 그녀가 말했다. 그녀가 올해 ‘서편제’의 송화 역을 맡았을 때는 마치 고기가 물을 만난 듯했다. “국악은 자연스레 제 몸에 배어있다고 생각했어요. 마지막 7분가량 심봉사가 눈뜰 때 판소리를 하거든요.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부분인데 처음엔 너무 두려운 대목이었어요. 명창들도 어렵다고 하는 그 대목을 어떻게 소화할까, 숨어서 눈물도 많이 흘렸지요.”판소리에 익숙한 환경이었지만 본래부터 그녀의 꿈은 가수였다. 고등학교 시절 대전에서 상경해 7년 동안이나 가수가 되려고 기획사를 전전했다. 하지만 번번이 쓴 잔을 마셨다. “내 길이 아닌가보다 후회도 많이 했어요. 그럴 때마다 노래방으로 달려가 3시간씩 노래를 했는데 휘트니 휴스턴의 팝부터 최진희, 패티김 노래까지 가리지 않고 불렀죠. 그때 임재범의 그대는 어디에, 유익종의 해바라기, 조관우의 늪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요. 아프고 힘든 시간을 음악이 치유해줬어요.”그녀는 2006년 라이온킹에 출연한 뒤 프로듀서 하광훈을 만나면서 가수의 꿈을 키웠다. “리메이크를 하게 되면 꼭 임재범의 ‘그대는 어디에’를 부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지요. 예전부터 많은 버전으로 불렀는데, 이번엔 절제되고 담백한 느낌을 살리자고 했어요. ‘나가수’ 때문에 부각돼 앨범까지 냈다고 하는데 급작스럽게 만들어진 건 아니에요.”평소 차지연의 목소리는 “팝가수 같다”는 평을 많이 듣는다. 그녀는 2009년 ‘드림걸즈’에 출연하면서 대중에게 많이 알려졌다. “한때 플라멩코 슈즈를 들고 스페인으로 떠날 계획까지 짰어요. 그런데 마침 ‘드림걸즈’ 제작진에서 전화가 왔더라고요. 에피 역을 맡아달라고요.” 그 배역을 소화하려고 그녀는 한 달 만에 15kg 살을 찌웠고 적극적으로 뮤지컬 무대에 뛰어들었다. 거기서 선보인 그녀의 폭발적인 가창력이 아직까지도 화제를 모은다. 하지만 웬만한 유명세가 아니라면 뮤지컬 배우에겐 누구에게나 ‘원죄’ 같은 것이 있다. “요즘 티켓파워라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제아무리 훌륭한 배우라도 잘 알려지지 않으면 활동에 제약이 있거든요.”그녀에게 올해의 뮤지컬 어워드 무대는 더욱 각별하다. 얼마 전에 세상을 등진 뮤지컬 ‘서편제’ 제작자 피앤피컴퍼니 조왕연 대표를 향해 바치는 무대라서다. “저를 서편제에 캐스팅해주시고 힘들고 어려울 때 많이 의지했던 분이에요. 무대를 정성껏 준비해서 마지막 가시는 길을 편하게 해드리고 싶어요.” 서편제에 대한 그녀의 애착은 대단한 듯하다. “창작뮤지컬 서편제는 우리 소리를 가지고도 대중이 얼마든지 호흡할 수 있도록 세련되게 만들어졌어요.” 그녀는 “공연을 하며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나를 비우는 법을 배웠고 그때마다 관객이 그 빈 부분을 채워주셨다”고 덧붙였다. 차지연은 요즘도 커튼콜이 되면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울지 않겠다고 다짐해도 관객의 진심 어린 눈빛과 박수를 받으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동이 밀려와요. 내 연기와 노래를 사랑해주시는 데 너무나 감사합니다.”그녀는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에 자주 섰지만 유명제작사의 뮤지컬만을 선호하진 않는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를 끝내고 나서 올해에도 대형제작사에서 러브콜이 이어졌지만 모두 거절했다. “요즘엔 ‘내가 뮤지컬 배우로서 이런 배우였으면 좋겠다’라는 그런 욕심이 들어요. 한 이미지, 한 장르에 머물지 않고 뭔가 뮤지컬 배우로서 파격을 시도하고 싶거든요. 남자 동성애를 다룬 2인극 ‘쓰릴미’나 ‘헤드윅’같은 작품은모두 남자가 하는데 여자는 할 수 없을까요? 무대에서 예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저도 극을 하고 싶어요.” 현재 그녀가 공연 중인 ‘엄마를 부탁해’도 뮤지컬이라기보다는 한편의 음악극에 가깝다. “손숙, 김성녀 같은 대 선배님들과 언제 제가 공연을 해보겠어요. 연기 말고도 정말 많은 걸 배웁니다.” 그녀의 그런 열정 덕분인지 ‘엄마를 부탁해’는 공연 예매순위에서 3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누린다.하지만 그녀는 아직 배가 고프다. 당분간 뮤지컬 배우와 가수일을 병행해 갈 생각이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영화도 해보고 싶단다. “박찬욱, 홍상수, 김기덕 감독님의 영화를 무척 좋아하거든요. 작은 역할이라도 그 현장에 꼭 서보고 싶어요.” 그래도 여전히 그녀의 가장 큰 자양분은 음악인 듯하다. “힘들고 아팠던 시간에 나를 위로해준 건 음악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지금의 무대에 섰고요. 제 목소리로 엄마의 품처럼 아늑한 음악을 들려주는 게 꿈이에요. 소망이 있다면 제 이름을 건 콘서트를 꼭 열고 싶어요.”

2011.06.08 15:35

5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