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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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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벤처 1세대 이해진·김범수의 고군분투 [EDITOR’S LETTER]

전문가 칼럼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CA협의체 공동 의장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최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는데요, 이유는 건강 때문입니다. 김 창업자는 카카오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발판 삼아 핀테크 등 신사업을 적극 펼치다 ‘골목상권 침해’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카카오뱅크 등 자회사 분할 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논란,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톡 먹통’ 사태 등 각종 악재가 연이어 터지며 위기에 몰리자 2023년 11월 구원투수로 경영 전면에 다시 나섰었습니다. 김 창업자는 추락한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쇄신을 진두지휘했는데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의 시세조종 사건으로 지난해 7월 구속됐습니다. 100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긴 했지만 김 창업자에게 수감 생활은 감당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업계에 따르면 ‘왜 여기에 있어야 하는지’라며 무척 괴로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방광암 초기 진단도 이때의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로서는 체질 개선과 인공지능(AI) 등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과제를 속도감 있게 해결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에 최고 사령관이 자리를 비우게 됐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카카오의 경쟁사인 네이버의 이해진 창업자는 9년 만에 경영 일선으로 돌아옵니다. 3월 26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돼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할 예정입니다. 이 창업자는 2017년 3월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내려온 데 이어 2018년 등기이사직도 내려놓고 글로벌투자책임자로서 해외 사업을 챙겨왔습니다. 일본의 국민 메신저가 된 ‘라인’ 성공 이후 ‘제2의 라인’을 만들기 위해 해외 시장을 개척해 왔는데요, 이번 의장 복귀는 녹록지 않은 국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네이버는 검색 포털로는 압도적 1위지만 요즘 대세인 영상에서는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해외 플랫폼에 밀리며 고전하고 있고, AI 사업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국내 대표적인 IT 벤처 1세대인 이해진·김범수 창업자의 행보는 국내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어려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카톡이 아직은 국내 포털과 메신저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젊은 이용자들을 잡지 못해 성장 동력이 꺼져가고 있다는 우려가 큰 데다가 이를 메울 미래 먹거리를 내놓지 못하면서 위기에 처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여기에 정부가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 사업자가 자사 우대·끼워팔기 등 4대 반경쟁행위를 한 경우 상당한 과징금을 물리는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플랫폼법), 혐오 표현, 저작권 침해 등 불법 콘텐츠에 대해 정부 요청에 따라 삭제하도록 하고 알고리즘을 투명화하는 ‘온라인서비스이용자보호법’(가칭) 등 규제법들을 추진하고 있어 사업 환경이 더욱 나빠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미국은 AI개발을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며 진행했던 ‘AI 행정명령’을 폐지했고, EU 등도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진흥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습니다.이해진·김범수 창업자는 이런 국내외 도전을 돌파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는데요, 꼭 풀어내길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방향도 규제에서 진흥으로 전환해야 할 겁니다. 그래야 전 세계에서 자국 포털과 메신저를 쓰는 유일한 나라라는 자부심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2025.03.22 06:00

3분 소요
동남아에 불고 있는 데이터센터 건설 붐…한국도 배워야 [동남아시아 투자 나침반]

전문가 칼럼

우리는 지금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가 없으면 살아가지 못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한 활동을 위해 끊임없이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어디인가 저장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하루에 생성되는 데이터의 양은 얼마나 될까? 2024년 전세계에서 하루에 새로 만들어졌던 데이터의 양은 무려 4억274만 테라바이트(TB, Terabytes)라고 한다. 그리고 2025년에는 4억6300만 TB가 매일 쌓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속도를 감안하면 노트북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1TB의 하드디스크가 매일 5억개 이상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때 어마어마한 양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사용하는 데이터는 사실 개인용 컴퓨터가 아닌 데이터센터라는 곳에 저장된다. 우리가 네이버 또는 구글 서비스를 쓰거나 유투브에 비디오를 업로드 할 때 저장되는 공간은 데이터 센터내의 저장장치인 것이다. 데이터 센터는 더 나은 인터넷 서비스와 통신을 지원하는 서버·데이터 스토리지 시스템·네트워킹 장비를 수용하기 위해 지어진 대규모 시설이다. 이를 통해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등의 인기있는 온라인 활동은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과 AI와 같은 첨단 기술도 구현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 부지…안정적인 전력 등 갖춰져야 데이터센터가 제대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전력 및 물 공급, 각국과 연결되는 해저 케이블의 활용 가능성 그리고 재해 가능성이 낮아야 한다. 이중에 하나만 문제가 발생해도 인터넷 서비스에 이상이 발생한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데이터센터는 이런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선진국에 건설되곤 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건설 트렌드가 바뀌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데이터센터 투자가 가장 활발한 지역이 있다. 바로 동남아시아다.필자가 자카르타 인근에 공장을 짓기 위해 공단을 두 군데 방문한 날이 있었다. 파트너사에서 이미 두 달 전에 방문을 했었고 공장 건설을 위한 지역을 다시 논의하기 위해 투어를 했다. 두 곳의 공단에서 좋은 위치는 이미 데이터센터 회사들에 의해 계약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공단내의 빈 구역이 데이터 센터로 인해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 계약한 회사들은 우리가 이름만 들으면 아는 글로벌 IT 기업들이다.아시아·태평양(APEC) 지역에서 2023년과 비교하면 2024년에 13%이 데이터센터 용량이 늘어나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2023년과 비교하면 2024susdpafu 1.5배의 건설계혹이 확정된 것을 보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는 기존 인터넷 검색에 비해 최소 4~5배의 처리 용량을 필요로 하고 있다. 향후 5~7년 간 동남아시아의 데이터센터 수요는 매년 20%씩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동남아시아에 데이터 센터 및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22억 달러(3조2000억원), 아마존은 112억달러(16조5000억원), 이미 90억달러(13조 3000억원)을 투자한 구글은 추가로 이지역에 10억달러(1조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동남아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 늘어나는 이유는… 동남아시아에서 데이터 센터 건설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는 3가지다. 첫 번째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경제이다. 지금까지 연 15%가 넘는 성장성을 보여온 동남아시아 디지털 경제는 2030년까지도 약 2배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6억명이 넘는 인구와 향후에도 5%가 넘는 성장성이 그 배경에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데이터 주권이다. 데이터센터는 상대적으로 작은 토지에 대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진다. 사무용 또는 주거용 빌딩과 달리 그 공간에 비싼 기계장치가 가득차 있다고 생각하면 단위당 투자금액이 매우 높으며,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는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라는 타이틀을 달았을 경우 최첨단 산업으로 분류된다. 그래서 동남아시아 각국 정부는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극적이고 그 정책 중 하나가 데이터를 자국내에 두어야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한국기업이 동남아시아에 서비스를 할 경우 데이터를 한국 내에 저장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그 데이터를 국경밖으로 가져올 수 없어 그 지역의 데이터 센터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추세로 가고 있다. 세 번째는 미중 갈등으로 인한 데이터 보관장소의 이동이다. 2020년 네이버가 홍콩 보안법으로 인해 데이터 백업센터를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옮긴 적이 있다. 미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틱톡 등 중국기업들조차 중국이외 지역의 데이터 저장지로 동남아시아를 선택하고 있다. 이 세가지 요인으로 인해 동남아시아의 데이터 센터 사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기업의 동남아시아 AI 데이터센터 진출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이뤄졌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투자증권 인도네시아법인(KISI)과 한국투자금융그룹이 주도했다. 데이터센터는 위치가 매우 중요한데 이는 향후 부동산 부지 가격상승 효과도 함께 투자수익으로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많은 데이터센터가 강남에 위치하고 있는 것을 보면 위치가 향후 수익률에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다. 이 데이터센터는 자카르타 중심지에서 약 2576평의 토지에 지상 18층 규모의 빌딩으로 건설된다. 총 프로젝트 비용 은 3억달러(4400억원)로 이중 자본금액은 1억달러(1600억원)로 한국투자금융그룹 계열의 한국투자리얼에셋이 50%의 지분을 가지고 나머지 지분은 인도네시아 대표적 대기업인 시나르마스가 투자한다. 프로젝트 부채 1억 9000만달러(2800억원)도 한국투자금융그룹이 주도적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 데이터센터는 LG CNS와 시나르마스의 합작법인이 운영할 계획이며 LG 그룹의 최첨단 AI 데이터 센터 기술이 모두 적용될 예정이다.스타트업의 성장에는 관련 인프라의 확충이 매우 중요하다. 관련 인프라도 함께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한국기업들도 신사업 기회를 찾길 바란다.

2025.01.18 07:00

4분 소요
尹 정부에 뭇매 맞던 ‘토종플랫폼’...탄핵 집회서 '소통 창구' 역할 톡톡

산업 일반

윤석열 정부로부터 잦은 질타를 받았던 토종 플랫폼 카카오·네이버가 이번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과정에서는 시민들을 똘똘 뭉치게 하는 소통 창구로 떠올랐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지난 2022년 10월에 발생한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으로 서버가 다운되면서, 정부로부터 질타를 받은 바 있다. 특히 카카오는 윤 정부의 집중적 견제를 당한 기업이기도 하다. 카카오 그룹 총수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시세 조종 혐의로 구속까지 당했고, 윤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카카오택시를 특정해 ‘독과점 행위 중에서도 아주 부도덕하고 반드시 정부가 제재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이어, 탄핵 소추안까지 진행되면서 카카오와 네이버의 위치가 바뀌었다. 마치 ‘미운 우리 새끼’ 취급을 받던 토종 플랫폼들이 긴박한 국내 정보와 시민들의 집회 참여 정보를 빠르게 제공하는 ‘고마운 플랫폼’이 된 것이다.카카오톡 오픈채팅은 집회 참여자들을 뭉치게 하는 역할을 했다. 실제 비상계엄 선포가 일어난 지난 3일 저녁에는 관련 주제의 오픈채팅방이 잇달아 생성되고, 수천 명이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도 주목한 ‘윤석열 탄핵 촛불에 참가한 영유아와 보호자를 위한 키즈버스’도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통해 참가자들이 모였다. 국회 앞에 모여 집회를 벌인 사람들을 위한 선물도 카카오를 통해 전해졌다. 카카오 커머스에 따르면 집회가 열린 7일과 14일 양일간 핫팩과 핫초코, 유자차 등 따뜻한 음료 제품이 포함한 편의점 품목 매출이 평소보다 3배가량 급증했다. 관련 제품이 급증하자 집회 양일에는 카카오 톡딜의 실시간 선물 순위에 핫팩부터 에너지바, 핫초코 등이 1~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카카오 커머스 관계자는 “평소 실시간 선물 순위 상위에는 음료 제품이 이름을 올리지만, 집회가 있던 날에는 이례적으로 핫팩이 실시간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또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상황, 탄핵 소추안에 실시간 국내 뉴스, 국회 상황 등을 살펴보기 위해 시민들은 네이버를 찾은 것으로 분석됐다. 웹사이트 분석 업체 인터넷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부터 15일까지 네이버는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 64.31%를 차지했다. 전달 같은 기간 네이버는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 59.29%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5%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네이버가 이 조사에서 60%대 중반 점유율을 기록한 것은 2022년 이후 2년 만이다. 한편 카카오와 네이버는 윤석열 탄핵 소추안 표결이 진행한 12월 7일과 14일에 급격히 늘어날 트래픽에 대비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트래픽 관리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했고 네이버 역시 비상상황 대비 근무 체제를 운영했다. 두 기업은 관련 비상 인원을 평소보다 더 확충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2024.12.18 16:22

2분 소요
저성장 시대, 데이터로 나침반 설정하기[순화동필]

전문가 칼럼

데이터는 비즈니스에서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성장은 더디지만 소비자 행동은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시장과 소비자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때 데이터는 필수적이다. 특히 기업 자원의 효율을 높여야 하는 저성장 시대에서는 데이터로 시장 변화와 트렌드를 파악하고 고객을 이해한다면 의사결정의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내부의 고객 행동 데이터, 매출 데이터 등을 확보할 뿐 아니라 설문 조사 등을 통해 외부에서도 데이터를 수집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전략을 세우기도 한다.데이터 조사, '효과적인 질문'이 필요하다데이터가 넘쳐나는 시대에 굳이 설문을 통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얻어야 할까. 혹자는 이 부분에 대한 의문을 던질 수도 있다. 그러나 설문은 소비자의 생각과 감정을 직접 듣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빅데이터 분석만으로는 알 수 없는 특정 행동에 대한 솔직한 의견이나 동기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 중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며 설문 데이터로 인사이트를 찾는 것은 성공 확률을 높이는 직관적이고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그러나 막상 설문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기업도 많다. 기업이 설문 데이터를 성장 자원으로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설문지 작성 단계에서 좋은 질문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작정 궁금한 것을 묻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가설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질문을 만들어야 한다. 질문과 보기를 편향되게 구성하면 데이터 자체에 오류가 생기므로 중립적인 시각을 유지하며 설문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데이터 수집 후에는 불성실한 답변이나 문항 간 논리에 맞지 않는 응답은 걸러내는 것이 데이터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더 큰 문제는 고민과 노력 끝에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하더라도 분석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데이터 전문가가 아니라면 전문 분석 툴(Tool)을 쓰기 어려울뿐더러 엑셀이나 스프레드시트를 사용하더라도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린다. 간단한 만족도 조사에서 점수와 함께 그 이유를 주관식 답변으로 받았어도 텍스트를 하나하나 분류하려면 많은 노동력과 기술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주관식 답변을 그저 훑어보기만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서 기업들은 설문조사가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여길 수 있다. 기업 성장에 필수된 데이터 활용분석 과정에서의 어려움으로 데이터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때는 구성원이 관련 스킬을 함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툴을 도입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유효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픈서베이가 운영하는 플랫폼은 설문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에 특화된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실시간 시각화와 인공지능(AI) 기술까지 제공한다. AI 기술 중 텍스트 분석 기능은 주관식 응답을 감정이나 주제로 분류해주므로 전체 데이터의 경향성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다.이러한 도구를 사용하면 객관식 응답과 같은 정형적인 데이터는 물론, 텍스트와 같은 비정형 데이터 분석도 쉬워진다. 또 데이터 전문 지식이 없는 실무자도 쉽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이 직접 묻는 설문으로 고객의 니즈를 더 정확히 파악하고 제품·서비스를 개선하거나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등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단순히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큰 영향을 준다. 특히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기업 역량은 시장의 변화에 더욱 민첩하게 대응해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저성장 시대에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는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데이터 활용을 위한 툴의 도입과 활용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데이터 활용 역량 내재화와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서도 정확한 나침반을 갖고 성장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황희영 오픈서베이 대표

2024.12.08 10:01

3분 소요
카카오뱅크 인증서, 가입자 1400만명 돌파

은행

‘카카오뱅크 인증서’가 가파른 고객 성장세를 기반으로 금융권 대표 인증서로 발돋움한다.카카오뱅크는 자체 인증서 서비스인 ‘카카오뱅크 인증서’의 가입자 수가 출시 1년 6개월 만에 1400만명을 돌파했다고 10일 밝혔다. 누적 발급 건수는 2000만건을 넘어섰다.‘카카오뱅크 인증서’는 고객이 카카오뱅크 모바일 앱에서 발급받은 인증서를 활용해 금융 거래와 각종 인증 및 전자서명을 간편하게 수행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뱅크가 은행권 내 인증서 후발 주자임에도 출시 1년 반 만에 빠른 속도로 1400만명의 이용자 수를 확보할 수 있었던 데는 편의성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인증 보안 기술력과 높은 안전성이 주효했다.카카오뱅크 인증서는 휴대폰 본인확인 및 공동 인증서로 금융·공공기관 홈페이지에 접속할 필요 없이, 카카오뱅크 앱에서 생체인증 혹은 PIN 인증을 통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카카오뱅크 인증서 발급 고객이라면 각종 공공기관 및 민간 기업의 홈페이지·앱 내에서 회원가입이나 로그인과 같은 본인확인이 필요할 경우, 카카오뱅크 인증서를 통해 인증이 가능하다. 금융거래 및 전자계약 등 전자서명이 필요한 순간에도 카카오뱅크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다.카카오뱅크는 안전한 인증서 사용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고도화된 보안 체계와 인증 기술을 인증서에 적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인증 관련 주데이터센터와 재해복구센터를 이중화했으며, 24시간 상담센터와 실시간 모니터링 및 장애 대응체계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특히 카카오뱅크 인증서는 고객의 카카오뱅크 자체 금융거래에도 사용되는 인증 수단인만큼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의 인증 및 보안 기술과 운영 노하우가 집약돼 있다. 카카오뱅크는 신분증 촬영 및 인식, 안면 인증, 무자각 인증 등 금융 인증·보안 솔루션을 모두 자체 제작해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이상금융거래탐지 시스템(FDS)도 운영해 도용 및 금융 사기 등 이상징후가 발견될 경우 즉각적인 인증 차단 조치를 통해 안전성과 신뢰도를 높였다.현재 카카오뱅크 인증서는 ▲국세청 홈택스 ▲정부24 ▲국민연금공단 등 공공기관과 ▲메가박스 ▲G마켓 ▲지그재그 ▲멜론 등 다양한 민간 분야에서 본인 인증 및 전자서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고객이 보다 많은 곳에서 편리하게 인증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범위와 제휴처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카카오뱅크는 올해 4월에는 금융권 최초로 ‘사업자 인증서’ 발급 서비스를 선보이며 인증 사업 범위를 개인사업자 부문으로 확대했다. 매년 인증서 발급을 위해 사업자가 부담해야했던 발급 수수료도 무료화했다. 지난 6월에는 카카오와 함께 모바일 신분증 민간 개방 참여기업으로 선정되며 인증·보안 기술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향후 카카오뱅크는 고객이 카카오뱅크 모바일 앱을 통해 행정안전부가 제공하는 모바일 신분증을 발급받고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현할 예정이다.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오픈 당시 공인인증서가 아닌 자체인증을 도입해 편리한 모바일 뱅킹과 인증 체계에 대한 인식 전환을 이끌어냈듯이, 인증서 분야에서도 혁신을 지속해 금융소비자의 모바일 이용 편익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한편,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뱅크 인증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카카오뱅크 인증 API에 필요한 정책과 개발 가이드를 공개하고 있으며, 제휴에 필요한 절차도 안내하고 있다.

2024.09.10 09:42

3분 소요
프라이버시 포기보단 범죄 감내…텔레그램 창업자 체포와 ‘뉴 노멀’ [한세희 테크&라이프]

전문가 칼럼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가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텔레그램에서 이뤄지는 아동 성착취물 같은 불법 콘텐츠 공유와 거래를 방치 내지 공모한 혐의 등으로 조사받고 있다.텔레그램은 흔히 보안이 철저한 메신저로 알려져 있다. 몇 년 전 한국에서 카카오톡과 밴드 등에 대해 이른바 ‘검열’ 논란이 일었을 때, 많은 사람이 텔레그램으로 이동하는 ‘메신저 이민’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금도 정치인이나 기자 등이 많이 사용한다. 두로프를 체포한 프랑스에서도 정치인들은 텔레그램을 많이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현재 텔레그램은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티나 소셜 미디어에 더 가깝다. 한 그룹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최대 20만 명이고, 규모가 큰 대화방에서도 원활한 대화와 파일 공유가 가능하다. 주식이나 코인 투자하는 사람들의 대화방이 주로 텔레그램에 몰려 있다.텔레그램은 철통 보안?‘보안이 강하다’라는 건 무슨 의미일까? 오가는 대화가 모두 암호화돼 메시지를 수신하는 사람만 자신의 단말기에서 해독해 볼 수 있고, 서버에는 암호화된 데이터만 남아 경찰이 압수수색해도 무슨 소리인지 알아볼 수 없는 메신저라면 보안이 강하고 프라이버시를 잘 보호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이를 종단 간(end-to-end) 암호화라고 한다. 수신자만 해독할 수 있는 암호화된 메시지를 전송하기 때문에 해커가 중간에 가로채거나, 사법기관이 영장을 갖고 서버를 압수수색해도 메시지 내용을 파악할 수 없다.텔레그램은 제한적으로만 이런 보안 기능을 제공한다. 종단 간 암호화되는 대화를 하려면 ‘비밀 대화’ 기능을 따로 켜야 한다. 일대일 대화에만 적용되고, 단체 대화에서는 쓸 수 없다. 텔레그램에서 우리가 하는 대화는 대부분 종단 간 암호화되지 않은 일반 대화이다. 비밀 대화 기능을 찾기도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 카카오톡에도 일반 채팅과 다른 ‘비밀 채팅’이 있다. 텔레그램의 보안은 사실 카카오톡이나 라인과 비슷한 수준이다. 더욱 강한 종단 간 암호화를 제공하는 메신저로는 왓츠앱·애플 아이메시지·시그널 등이 있다.‘텔레그램은 보안이 강하다’란 인식을 심은 것은 이들의 보안 기술이 아니라 정책이다. 이 회사는 세계 어디서든 경찰의 수사 요청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여러 나라 데이터센터에 데이터를 분산 저장해, 한 나라에서 발부한 영장만으로는 전체 내용을 파악할 수 없게 했다고 한다. 권력과 싸우는 기업인창업자의 행적을 보면 이런 행보가 이해되기도 한다. 두로프는 22살이던 2006년 러시아판 페이스북인 ‘브이콘탁테’를 창업했다. 이 플랫폼을 1억명이 쓰는 국민 소셜 네트워크로 키워냈다.하지만 2012년 러시아 반정부 시위 참여자들의 온라인 그룹을 폐쇄하라는 당국의 명령을 거부한 후 정부와 갈등을 빚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당시 친러 대통령에 반대해 시위에 나선 사람들의 정보도 넘기기 거부했고, 푸틴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지난 2월 사망했다)의 계정을 막으라는 요구도 듣지 않았다. 갈등 끝에 결국 두로프는 2014년 브이콘탁테를 떠났다. 그러면서 해외로 이주, 그 전 해에 창업한 텔레그램 사업에 집중했다. 브이콘탁테 지분을 판 돈은 텔레그램 사업의 기반이 됐다.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최우선에 두는 텔레그램의 방침은 독재에 항거하는 민주화 활동가뿐 아니라 음란물과 마약을 거래하고 저작권 침해 콘텐츠를 퍼뜨리는 범죄자나 ISIS 같은 테러리스트에게도 활동 공간을 열어줬다. 국내 ‘N번방 사건’이나 최근 일반인 딥페이크 음란 영상 공유도 텔레그램을 무대로 일어났다. 청소년이 마약을 구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텔레그램은 손안의 ‘다크 웹’이란 말도 듣는다.그럼에도 두로프는 “프라이버시 보호는 테러리즘 같은 안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그는 “경찰이 접근할 수 있는 백도어를 만들면 곧 테러리스트도 이를 이용할 수 있게 돼 결국 사용자 전체가 위험해진다”고도 했다.텔레그램의 이런 입장은 여러 나라 사법기관을 당혹스럽게 했다. 글로벌 플랫폼을 개별 국가에서 통제하기란 쉽지 않다. 텔레그램에 대한 불만은 쌓여 갔고, 결국 두로프는 텔레그램에서 일어나는 범죄를 공모한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범죄 예방 vs 프라이버시텔레그램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운영 기업이 얼마나 책임을 갖고 관여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릴 수 있다. 하지만 플랫폼의 일부에서 일어나는 행위를 이유로 플랫폼 기업 경영자를 인신 구속하고 공모를 추궁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는 정도를 벗어난 국가 권력의 과잉 행사인가? 아니면 커가는 디지털 플랫폼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뉴 노멀’이 다가온 것일까?프랑스가 두로프에 공모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면,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플랫폼 규제의 새 장이 열린다. 한국 경찰도 텔레그램에 방조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페이스북·왓츠앱·아이메시지 등 다른 플랫폼에서도 범죄는 일어나니, 이번 일이 선례가 돼 플랫폼 기업 경영자는 상시적 체포 위험에 놓일 수 있다. 텔레그램만큼 정부에 비협조적인 기업은 많지 않지만, 다른 기업에도 자사 플랫폼에서 일어난 범죄가 콘텐츠 관리의 ‘실패’인지 ‘방조’인지 구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활발한 참여가 플랫폼 서비스의 핵심인데, 바로 그것 때문에 교도소 담장 위를 걷게 된다.독재 국가 정부가 같은 이유로 플랫폼 기업 경영자나 현지 대리인을 체포하거나 사용자 정보를 요구할 수도 있다. 그럴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러시아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허위 정보 유출’ 혐의로 폐쇄됐다. 테러리스트와 범죄자로부터의 위험만 쏙 골라내 제거하는 방법은 없다는 점에서 고민은 깊어진다.

2024.09.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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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밀집한 데이터센터…주민 몰래 인‧허가, 반대 여론↑

부동산 일반

데이터 수요가 늘면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건설과 관련한 잡음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집중 현상 때문에 데이터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도심 주민들과의 마찰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가 내놓은 ‘2023년 하반기 데이터센터 시장 보고서’를 보면 2023년 하반기 기준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수도권 시장의 점유율은 77%로 나타났다. 정부는 데이터센터를 전국으로 분산하기 위해 부담금 할인 등 각종 혜택을 제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경기도‧인천 등 수도권 이외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신설하면 전기 시설부담금 50%를 할인하기로 한국전력 기본공급약관 시행세칙을 개정했다. 우리나라에서 데이터센터를 지을 때 전기를 끌어오는 송전선이 평균 3㎞ 수준인데, 이를 위한 공사비가 45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비용은 시설부담금 형태로 청구된다. 여기에 50%를 할인받으면 새 데이터센터를 짓는 기업은 평균 20억 원가량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절감할 수 있게 된다.지방 지자체들은 데이터센터 유치에 팔을 걷고 나섰다. 전라남도 해남의 대규모 민관협력 도시개발 사업 ‘솔라시도’에는 1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집적화 단지인 RE100 데이터센터파크를 조성한다. 총사업비는 약 10조원에 달한다. 솔라시도 RE100 산업 용지에는 2037년까지 40MW급 데이터센터 25개 동이 들어설 예정이다. 경상북도 포항에는 국내 최초의 육양국(국가 간 연결된 해저 광케이블을 지상 통신망과 연결해 주는 중간기지 역할) 연계 데이터센터 캠퍼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1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강원도는 춘천시에 데이터센터 집적 단지 ‘K-클라우드 파크’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데이터센터 분산에 나서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수도권 전력 사용량의 폭증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을 기준으로 2032년까지 접수된 데이터센터 관련 전력수전예정통지는 8만564㎿(1247건)이다. 이는 같은 해 9월 기준 전국 147개 데이터센터 계약전력 1916㎿의 42배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10년 안에 전력 수요가 40배 이상 늘어날 것이란 뜻이다. 이 중 60%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쉽게 완화하지 않고 있다. 데이터센터에 입점할 업체들이 도심에서 접근성이 좋은 곳을 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개발 이익이 크다는 점도 놓칠 수 없는 이유다. 실제 총사업비 3500억원이 투입된 경기도 하남의 데이터센터(IDC)의 경우 글로벌 인프라 투자운용사인 맥쿼리가 1조원에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가 IT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설이지만, 시설 임대나 건물 가치 상승 등 부동산 투자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투차처”라며 “카카오나 네이버처럼 자기 사업을 위해 데이터센터를 직접 짓는 정도가 아니라면 단순히 정부 혜택을 조금 더 받기 위해 지방 건립을 계획하는 곳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밀스레 짓는 데이터센터, 주민들 반대로 마찰 도심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서 주민들과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전자파나 소음, 열섬 현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주민들이 마을 인근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상당수 기업이 데이터센터 건축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도 주민들의 불안을 부채질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데이터센터 관련 정보는 기업 보안 사항으로 다뤄지면서 인허가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듣지 않기도 한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에서도 이런 문제로 데이터센터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일산 덕이동 309-56 외 3필지에는 GS건설이 지하2층~지상5층 규모로 데이터센터를 지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발하면서 착공이 중단된 상태다. 데이터센터 건립 예정 부지 인근 500m 이내에는 1만 세대 이상이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고 초·중·고를 포함한 학교 10개가 위치하고 있다. 이기영 탄현동총비상대책위원회(탄현비대위) 위원장은 “이곳에 데이터센터를 지으면서 주민들의 의견은 묻지도 않았고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준 적도 없다”며 “고양시와 대기업은 절차대로 진행했다고 하지만 사회적 책임에서 등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열섬현상으로 인한 온도상승과 전자파 피해, 소음 공해 등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이는 증명하기도 어렵고 데이터센터가 건립되면 되돌릴 수도 없다”고 우려했다. 실제 사업이 무산된 사례도 있다. 효성그룹은 계열사가 보유한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창고 부지에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지으려 했지만, 주민 반대로 지난해 9월 사업 철회서를 제출했다. 지난달에는 경기 김포시 데이터센터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김포시청 앞에서 미국계 데이터센터 업체인 디지털리얼티(DLR)의 센터 착공을 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네이버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데이터센터 설립을 추진하다 주민 반발에 부닥치자, 세종으로 옮겼다.

2024.07.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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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산업이  불러온 건설사 미래 먹거리 ‘데이터센터’…시공에서 개발까지

부동산 일반

인공지능(AI) 산업이 건설사들의 사업 지형을 바꾸고 있다. 비디오 콘텐츠 소비가 증가하고 클라우드와 ‧생성형 AI 사용자가 늘면서 데이터센터 필요성이 커지자, 건설사들이 이 새로운 먹거리에 주목하고 있다.데이터센터란 서버‧네트워크‧스토리지 등 IT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장비를 한 건물에 모아 통합 관리하는 시설을 말한다. 글로벌 IT 기업인 구글(Google)의 경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자사의 데이터센터를 ‘인터넷이 사는 곳’이라고도 부른다.사업에 따라 운영 방식도 달라진다. 구글처럼 기업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면서 자체 인프라를 통해 데이터를 관리하는 곳을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Enterprise Data Center)라고 부른다. 이밖에 여러 조직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Colocation Data Center)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가 운영하면서 사용자는 인터넷을 통해 리소스를 임대해 사용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Cloud Data Center)가 있다.MS‧아마존‧네이버‧카카오…데이터센터 필요성↑주목할 것은 생성형 AI의 등장 등 전 세계 데이터 사용량이 폭증하면서 더 많은 데이터센터가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국내 데이터센터 수도 꾸준히 늘어났다. 2000년 기준 53개에 불과했던 데이터센터는 2022년 기준 187개로 확대됐다. 2025년에는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216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아마존은 2023년 인천 서구에 연면적 4.4만m² 규모의 자체 데이터센터 신축 허가를 승인받아 향후 5년간 총 7조 8000억원의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MS는 2020년부터 부산에서 자체 데이터센터 가동을 시작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2022년 3월 서울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네이버는 지난해 11월 초대형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카카오는 경기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 서버 12만대를 보관할 수 있는 규모의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을 준공했다. 이밖에 NHN클라우드와 룩셈부르크 본사를 둔 지코어가 함께 인천에서 AI 데이터센터를 공동 운영하기로 했다.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7월 이후 2032년까지 국내에서 1200개 이상 데이터센터가 추가로 지어질 계획이다. 건설사가 데이터센터 시공만 수행하더라도 2029년까지 최소 11조 8020억~18조 964억원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만약 개발까지 사업을 추가할 경우 시장 규모는 22조8000억원에서 많게는 약 58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 가운데 보안 IT 이해도나 산업 발전, 보안 유지나 자연재해 안전성 등 다양한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의 데이터센터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건설사, 시공 넘어 개발까지 확장건설사들도 데이터센터 시공에 머무르지 않고 개발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지난 1월 GS건설이 준공한 ‘에포크 안양 센터’다. 데이터센터 개발사업 가운데 건설사가 최초로 참여했다. 시공을 넘어 개발과 운영까지 사업을 확장한 첫 번째 사례다. GS건설의 자회사 지베스코자산운용은 이 사업의 기획, 투자 운용 및 사업 관리를 수행했다. 여기에 또 다른 자회사 디씨브릿지를 통해 에포크 안양 센터의 운영에 일부 참여한다. GS건설은 디벨로퍼로 데이터센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 2021년 5월 데이터센터 영업과 운영 서비스를 담당하는 디씨브릿지를 설립한 바 있다.허윤홍 GS건설 대표는 준공식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GS건설은 데이터센터 전체 밸류체인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AI와 데이터 시대에 부응하고자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밖에 현대건설은 네이버의 데이터센터 ‘각 세종’, NH통합IT센터, 부산 글로벌 데이터센터 등을 시공했다. 지난해 수주한 안산 시화공단 국가산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는 13.2% 수준의 지분투자를 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4년 3월 준공한 이지스 하남 데이터센터의 시공을 담당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시공과 개발에 한정하지 않고 냉각시스템과 같은 기술에도 투자하면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건설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정비사업의 경우 많은 건설 원가를 포함한 공사비, 조합과의 갈등처럼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데이터센터 사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익성도 좋고 사업 추진이 수월하다”며 “정비사업 불황인 지금 건설사들이 신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그렇다고 건설사들이 다른 사업을 포기하면서까지 데이터센터에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건설사가 주택‧토목‧플랜트 등 기존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주력 사업은 그대로 남겨두면서 추가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진행할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건설사의) 단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의존도는 낮기 때문에 준공‧임대 후 매각 시점까지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충분하다”며 “장기간 보유하며 임대수익을 인식하기보다는 일정 기간 후 매각하고 다음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2024.07.26 06:00

4분 소요
김범수 부재 책임질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누구?

IT 일반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최근 ‘SM엔터테인먼트(SM) 시세 조종’ 혐의로 구속되면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카카오는 김 위원장 구속과 관련해 “현재 상황이 안타까우나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경영 쇄신 차원으로 지난 3월 선임된 정신아 대표는 보스턴 컨설팅그룹과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 네이버를 거쳐 지난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아 인공지능(AI)·로봇 등의 선행 기술, 모바일 플랫폼·게임·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IT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며 IT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기여했다. 정 대표는 10여 년간 벤처캐피탈(VC) 분야에서 성공 경험을 쌓으며 스타트업의 창업부터 성장, 유니콘까지 각 성장 단계에 대한 분석 및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웠다. 커머스·광고 등 카카오의 다양한 사업과 서비스에 대한 깊은 인사이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대표는 카카오그룹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CA협의체에서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김 위원장의 부재 속에서 쇄신 작업과 함께 AI 서비스 등 신성장 동력 확보 및 글로벌 사업 확장을 홀로 진두지휘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6월 AI 전담 조직 ‘카나나’를 꾸리는 등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나, 취임 이후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카나나는 ‘카나나 알파’와 ‘카나나 엑스’ 두 가지 조직으로 구성됐다. 카나나 알파는 AI 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카나나 엑스는 AI 서비스 개발을 중심으로 한다. 두 조직은 하나의 팀처럼 일하며 시너지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올해 안에 카카오만의 차별화된 AI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지난 6월 11일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열린 ‘프레스 밋업’ 행사에서 카카오의 AI 투자 전망에 관한 질문에 “애플을 보면서도 생각했는데 결국 AI시대에는 먼저 치고 나가는 사람이 꼭 ‘위너’는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지금까지 싸움은 어쩌면 언어 모델의 싸움이었다”며 “이제 애플이 나오면서 결국 사용자가 쓸 수 있는 의미 있는 서비스로 넘어가는 게임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카카오도 ‘가장 나다운 해답’을 찾는 AI 서비스를 고민 중”이라며 “연내에는 정말 카카오다운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또 “카카오의 차별점은 4870만 명이 카카오톡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것”이라며 “AI에서 결국 카카오가 잘할 수 있는 것은 관계 기관과 사용자들에게 정말 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AI 경쟁에서 뒤진 것으로 평가됐던 애플은 지난 7월 10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파크 본사에서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24를 열고 아이폰을 비롯해 애플의 기기들에 적용되는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발표한바 있다.

2024.07.25 08:47

3분 소요
카카오式 ESG 활동…‘약속과 책임’ 보고서, 무슨 내용 담겼나

ESG

카카오가 2023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성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0일 밝혔다. 카카오는 2021년부터 다양한 ESG 활동을 담은 보고서를 매년 발간하고 있다. ESG 보고서 ‘2023 카카오의 약속과 책임’은 기업 사이트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이번 보고서에는 ▲카카오에 대한 소개 ▲ESG 프레임워크와 중점분야 이행 현황 ▲환경·사회·거버넌스 영역별 지속 가능 경영 성과 ▲ESG 데이터 등으로 구성됐다. 회사는 다섯 가지 ESG 중점분야로 ▲사람을 향한 기술 ▲사회 문제 해결 ▲신뢰받는 카카오 ▲함께 성장하는 내일 ▲지구를 위한 노력 등을 선정했다. 보고서엔 각 영역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다.환경 영역에서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소개한다. 카카오는 204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하는 ‘2040 넷제로’를 목표로 삼고 있다. 회사는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추진하면서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건립했다.제주 오피스에서는 제주 지역에서 생산된 풍력 발전 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판교 오피스에서는 태양광 발전 에너지를 수급한 식이다. 회사는 이런 활동을ㄹ 통해 2022년 대비 2023년 재생 에너지 사용량을 22배로 확대했다. 2023년 9월 완공된 카카오데이터센터 안산에서는 에너지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친환경 솔루션을 적용하는 등 에너지 절감 노력을 인정받아 건축물 에너지 효율 1+등급을 인증받기도 했다.친환경 이커머스를 강화를 위한 활동도 전개했다. 재생 원료를 사용한 제품에 부여하는 친환경 국제 재생 표준 인증인 GRS(Global Recycled Standard)를 획득한 바 있다. 회사는 향후 카카오메이커스와 카카오프렌즈에서 자체 개발하는 상품에 재생 원료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카카오메이커스 ‘새가버치 프로젝트’를 통해 다 쓴 물건을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자원 순환을 실천하고 있다.사회 영역에서는 소상공인 및 이해관계자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활동과 다양한 사회 분야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이 보고서에 소개됐다. 카카오는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단골시장 사업’을 진행했다. 소상공인 지원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3년에 대통령상을 받았다. 또 판로를 찾지 못한 농수산물이 제값에 판매될 수 있도록 돕는 카카오메이커스의 ‘제가버치 프로젝트’는 누적 판매액 약 300억원을 달성했다. 카카오같이가치에서는 재난 발생 시 모금함을 운영하고 있다. 튀르키예 지진 지원 모금에는 총 127만 사용자가 참여해 47억원이 모금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자 쇄신의 노력도 강화하고 있다. 건전한 기업문화와 윤리 경영을 위해 ‘준법과 신뢰 위원회’를 설립하였으며, 지속 가능성 관리 및 상생을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카카오는 S&P 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 지속가능성 평가’에서 동일 산업군 내 국내 유일 2년 연속 상위 1%를 달성했다.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월드 지수(DJSI)에 3년 연속으로 편입되기도 했다. 국제환경기구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가 발표하는 탄소정보공개 관련 환경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A’를 획득했다. 카카오는 ESG 보고서와 함께 ‘안정성 보고서’와 ‘다양성 보고서’도 발간하고 있다.권대열 카카오 CA협의체 ESG 위원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ESG 경영을 꾸준히 강화해 이용자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얻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2024.06.10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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