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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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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아성 잇는 HK이노엔 ‘컨디션 스틱’ [2023 상반기 소비자 만족 브랜드 대상]

바이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는 동안 수많은 브랜드가 사라졌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만든 기업도 많았다. 다른 결과는 다른 판단에서 나왔다.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고 끊임없이 혁신한 브랜드는 흔들리는 경기 속에서도 살아남았다. 기업과 브랜드를 향한 소비자들의 믿음은 견고했기 때문이다.브랜드는 어떻게 생존할까. 정해진 답은 없다. 하지만 변화를 반복하며 살아남은 브랜드의 공통점은 있다. 소비자 만족이 기업 경영의 핵심이라는 가치를 믿었다는 점이다.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2023 상반기 소비자 브랜드 대상은 이런 기업들에 주어졌다. 소비자의 마음을 얻은 기업들은 도전과 변화로 소비자의 요구에 끊임없이 응답했다.사랑받는 브랜드는 시장 환경 변화에도 기민하게 반응했다. 소비자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데 사회적 가치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불황에도 더 건강하고 편리한, 지속가능한 삶을 지향했다. 이런 가치를 함께 좇은 기업들이 소비자 만족 브랜드 대상에 이름을 올린 이유다. HK이노엔의 짜 먹는 숙취해소제 ‘컨디션 스틱’이 숙취해소제 1위 브랜드 ‘컨디션’의 아성을 잇고 있다.컨디션 스틱은 젤리·스틱 제형의 숙취해소제다. 알약이나 가루 형태의 숙취해소제를 먹기 힘들어하거나. 숙취해소제 특유의 향을 부담스러워하는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HK이노엔이 지난해 3월 출시했다.HK이노엔은 자사의 숙취해소제 제품인 ‘컨디션’에 상큼한 맛을 더하고, 휴대성을 강화해 컨디션 스틱을 완성했다. 이 회사는 컨디션 스틱을 출시한 후 올해 5월까지 2600만포를 출고됐고,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 한해 전체 출고량의 85%에 육박하는 1200만포 이상의 제품을 내보내며 공급 규모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컨디션’의 브랜드 파워도 컨디션 스틱이 흥행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컨디션은 헛개나무열매와 새싹보리, 사양벌꿀 등을 넣은 제품으로, 30여 년 전 출시돼 숙취해소제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컨디션 스틱은 간편한 제형과 브랜드 파워라는 장점을 살려 HK이노엔의 실적에도 기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K이노엔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56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 올린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33%가량 늘었다.영업이익이 늘어나는 데 효자 역할을 한 것이 컨디션 스틱을 비롯한 컨디션 제품군이다. 컨디션 제품군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1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3% 늘어난 것으로, 1분기를 기준으로 분기 최고 매출이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사그라들며 술자리가 늘어난 점도 컨디션이 많이 팔린 데 영향을 줬다. HK이노엔은 음료와 환, 젤리 제형의 컨디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데, 모든 제품군이 매출을 키우는 가운데 특히 젤리 제형인 컨디션 스틱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HK이노엔은 스틱형 숙취해소제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컨디션 스틱을 홍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 20대, 30대를 대상으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전통 소주 브랜드인 ‘원소주’를 론칭한 박재범을 모델로 발탁했다.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는 아르기닌과 비타민B군을 추가한 컨디션 스틱도 새롭게 내놨다.

2023.07.03 16:00

2분 소요
“미국선 3만종 인데”…‘비상약’ 파는 편의점, 5년째 왜 ‘13종’일까

유통

편의점들이 안전상비약을 판매한 지 10여년이 흘렀다. 편의점업계는 지난 2012년 약사법 개정으로 24시간 연중무휴 점포에서 13종의 약 품목을 판매한 데 이어 2018년부터 품목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벌써 품목 확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지도 5년여가 흘렀지만, 현실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상태다. 업계는 복약 지도가 필요 없는 안전상비약 품목으로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약사회는 관리 문제를 이유로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 24시간 불켜진 편의점…코로나19에 타이레놀 17%↑ 20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약 10년 전인 2012년 약사법 개정으로 24시간 연중무휴이면서 일정한 교육을 수료한 편의점에서는 타이레놀 등의 해열제, 판콜 등 감기약, 훼스탈 등 소화제, 파스 등 총 13개 품목의 판매를 허가했다. 24시간 영업으로 심야 긴급하게 의약품이 필요할 때도 구매가 간편할 뿐만 아니라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장점 때문이다. 실제 편의점 CU에 따르면 전국에서 가장 약국이 많은 수원시(530여곳)에서도 편의점이 약국보다 63%가량 더 많다. 편의점 안전상비약의 취급 규모도 2019년 기준 435억원으로 도입 초기인 2013년 154억원보다 18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기준으로 편의점 안전 상비의약품 공급금액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 기준 443억4600만원으로 2020년 456억6700만원 대비 13억2100만원(3.0%) 소폭 줄었다. 단일 제품으로는 일반의약품은 해열진통제로 흔히 쓰이는 알약 형태의 타이레놀이 편의점에만 212억400만원어치가 공급돼 2020년 181억7000만원 대비 약 17%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의 148억3500만원과 비교하면 43% 급증했다. 소비자들도 편의점 등 24시간 무휴 점포에서 상비약 구매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경실련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편의점 등에서 상비약 구매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97.4%에 달했다. 향후 품목 확대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90.2% 응답자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편의점산협회에 따르면 약국이 문을 닫는 밤 11시부터 오전 8시까지 편의점 안전 상비의약품 구매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명절 연휴 또는 휴일 편의점 안전 상비의약품의 매출은 평일보다 절반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공익적 역할 활용돼야” vs “부작용, 복약지도 문제” 편의점 안전 상비의약품 판매의 사회적인 편익과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에도 품목 확대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실정이다. 세계적인 흐름으로 봐도 미국은 슈퍼마켓이나 마트에서 판매하는 약이 약 3만개에 이른다. 가까운 나라 일본도 마트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약이 2000개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나라가 여전히 13종에 그치는 이유는 대한약사회(이하 약사회)와의 의견 충돌 때문이다. 약사회는 오남용과 부작용, 의약품 관리문제, 복약지도의 문제점으로 지난 2018년부터 편의점의 안전 상비의약품 품목 확대를 지속적으로 반대해오고 있다. 약사회는 심야 약국 운영이나 병의원과 약국을 연계한 당번 운영을 제도화로 국민 불편을 해결할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다만 업계에서 다시 편의점 안전 상비의약품 취급 품목 확대의 목소리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자가 검사키트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식약처는 자가진단키트 공급을 위해 전국 5만여개 모든 편의점을 대상으로 자가 검사키트의 판매를 일시적으로 허용한 바 있다. 정부는 코로나19의 위급한 상황에서 편의점의 공적 인프라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소비자들의 긴급상황에서 약국이 아닌 편의점에서 약을 구매하는 경험을 하면서 공익적 역할에 대해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경실련이 지난 2018년 보건복지부에 요청한 안정 상비의약품 확대 품목은 제산제, 지사제 등을 포함한 20여개 품목이다. 일반의약품처럼 특별한 복약 지도가 필요 없고 이들의 용법을 가시성 높게 디자인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올해 초 국회에서도 국내공항과 항만시설에서도 기초적인 안전 상비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상비약 규제 완화를 촉구하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비상약을 판매할 수 있는 약국 또는 24시간 편의점이 입점하지 않았더라도 여객이 상주하는 공항과 항만시설에서 비상약 판매가 가능하게 하는 '약사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발의된 것이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관계자는 “안전 상비의약품이 편의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 수준으로 품목확대는 편의점과 약국의 경제적 이권이 아닌 소비자 후생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전국 최대 오프라인 거점인 편의점 인프라를 활용해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에는 동네 약국을 대신해 해열진통제, 소화제, 감기약 등 안전 상비의약품도 충분히 준비되어 있다”며 “지역주민의 이용 편리성, 위해 의약품의 회수 용이성 등을 고려해 심야 및 공휴일에도 국민이 안전 상비의약품을 구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2022.11.20 15:01

3분 소요
경영학 교수,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 도전장 내밀다

스타트업

“몇 년 만에 연매출 수백억 신화”, “고졸이 대박집 사장이 되기까지”, “유명 대기업에 수백억 투자받은 비결”, “스타트업, 나처럼 하면 성공한다”…. 창업 관련 기사를 수놓는 미디어의 헤드라인이다. 가시밭길을 밟아온 창업가의 역경 드라마를 소개하고,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지 장밋빛 전망을 늘어놓는 식이다. 스타트업의 숱한 곡절을 생생하게 목격한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전 디캠프 센터장)는 창업 시장이 일률적으로만 묘사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창업가의 성공에 손뼉만 치고 끝낼 게 아니라, 그들의 혁신 비법을 우리 사회가 함께 공유하자.” 가 ‘김홍일의 혁신우혁신’을 연재하는 이유다. 창업 요람의 리더 역할을 하던 VC 대표가 스타트업 CEO를 만나 진중한 질문부터 가볍고 짓궂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를 살릴 새 성장 동력을 찾을지도 모를 일이라서다. 열다섯 번째로 만난 창업자는 하이의 김진우 대표였다. 스타트업 하이는 요즘 뜬다는 디지털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다. 디지털치료제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질병이나 장애를 예방하고 관리, 치료하는 신묘한(?) 기술이다. 먹기 힘든 쓴 약을 억지로 먹지 않아도 되고, 수술의 공포감을 느끼지 않고도 질환을 낫게 하니 환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치료제다. 1세대 치료제인 합성 신약, 2세대 바이오 의약품에 이어 3세대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국내에선 허가된 디지털치료제는 아직 ‘0(제로)’, 상용화가 급히 풀어야 할 난제다. 하이는 범불안(정서)장애, 인지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마비말장애(신경언어장애) 등 4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이 2개 더 있다. 이중 범불안장애 디지털치료제인 앵자이렉스는 임상 3상을 마치고 확증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올해 안에 임상 시험을 거쳐, 내년엔 식약처에 엥자이렉스의 품목허가를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의 가치와 성장성은 시장이 증명하고 있다. 2020년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현재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대구 교육청과 협업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진행했고, KMI한국의학연구소 전국 7개 건강검진센터에 정신건강검사 서비스 ‘마음검진’을 제공하게 된 것도 하이가 거둔 실적이다. 가 복합 창업 생태계 허브인 디캠프 프론트원에서 김진우 하이 대표를 만났다.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김홍일 대표) : 하이는 정확히 어떤 회사인가요. 김진우 하이 대표(김진우 대표) : 한마디로 디지털치료제 전문기업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하이는 디지털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정신 질환을 치료하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치료제를 개발 중입니다. 기술을 통해 인류의 건강한 삶과 행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김홍일 대표 : 디지털치료제를 낯설어하는 독자도 많습니다. 김진우 대표 : 하이가 개발한 치매 예방 챗봇 새미톡의 예를 들어볼까요. 작동 방식은 간단합니다. 친구와 편하게 카카오톡 대화를 나누듯 AI와 대화를 나누면 됩니다. 그사이 프로그램이 어르신의 상태를 진단함과 동시에 인지능력도 끌어올릴 수 있죠. 김홍일 대표 : 정말 쉽네요. 다른 치료제는 어떤가요. 김진우 대표 : 마음정원은 2030 청년세대의 불안장애를 다루는 앱인데요. 이 역시 간단합니다. 메시지가 담긴 텍스트를 읽고 본인의 목소리로 녹음하게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자기대화를 통해 긍정적 경험을 키우고 자신에게 더욱 집중하고 사고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김홍일 대표 : 역시 간단한 방법이군요. 김진우 대표 : 사용법이 간단한데도 장점은 뚜렷합니다. 알약이나 주사를 수백만 명에게 한방에 배포하긴 어렵지만, 수백만 명이 스마트폰 앱을 다운로드하거나 게임에 접속하는 일은 어렵지 않으니까요. 김진우 대표는 코로나19 시대와 맞물려 디지털치료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불안, 우울, 불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국민이 늘고 있어서다. 실제로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1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 이상은 외로움을 느꼈다. 대면 활동이 줄면서 위기 상황에서 도움받을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인 사회적 고립도는 34.1%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정신적인 상처는 우울증 같은 질환으로 번진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로 불리듯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인데도 한국 사회에선 의사 등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를 꺼린다. 우울한 감정이 정신이 유약한 것이라는 편견 때문일 수도 있고, 감기처럼 한번 왔다가 자기가 극복하면 쉽게 낫는 병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사회적 편견이나 불이익을 우려해 치료를 고려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이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간 병을 더욱 악화하기 마련이다. 하이가 개발 중인 치료제처럼 누구나 접근하기가 쉽다면 이런 문제를 단숨에 해결할 수 있다. 김홍일 대표 : 약물이나 수술 대신 모바일 앱이나 웨어러블, 가상현실(VR) 등 디지털 기기를 통해 질병을 치료한다. 말로는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정말 효과가 있는지를 두고 고개를 갸웃할 사람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김진우 대표 : 글로벌 시장에서 디지털치료제 기업 피어테라퓨틱스가 나스닥에 상장해 상당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이미 미국 FDA에선 승인받은 치료제가 여럿입니다. 국내에서도 식약처 허가를 받는 제품이 곧 나올 거고요. 소프트웨어가 환자의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금세 증명될 겁니다.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결과가 수치로 드러나고 있어요. 김홍일 대표 : 왜 이런 낯선 방식을 택했는지도 궁금합니다. 김진우 대표 : 과학기술은 인류에게 많은 행복과 풍요를 가져다줬습니다. 동시에 역기능도 만만치 않았죠. 건강 측면을 따져 봐도 그래요. 아무래도 과거보단 몸을 덜 움직이게 된 경향이 있습니다. 아무리 사양이 높은 컴퓨터도 스마트폰도 운동에 대한 지식은 줄 수 있어도 운동을 대신할 순 없으니까요. 저는 과학기술이 병도 주고 약도 줬으면 했습니다. 김홍일 대표 : 마치 의사나 개발자의 꿈처럼 들립니다. 실제로 김진우 대표는 다른 명함을 갖고 있잖아요. 대학교 교수, 그것도 경영학 전공입니다. 학자로서도 상당한 업적을 이룬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험난한 사업가의 길에 뛰어들었습니까.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진우 대표 : 인생 3모작 시대잖아요. 교수도 정년이 있는데, 제 미래를 모색해야 했죠. 그리고 무엇보다 삶에 후회가 없었으면 했어요. 누군가에게 제대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 디지털치료제, 의사-환자 연결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지금이야 교수 창업이 캠퍼스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김 대표가 학교에 교원 창업 신청을 통해 하이를 창업하던 때(2016년 12월)는 그렇지 않았다. ‘논문을 위한 연구’에 몰두하는 한국 캠퍼스의 문화는 창업에 도전하는 교수를 두고 ‘연구는 안 하고 딴짓한다’고 수군대기 일쑤였다. 정부도 산학협력이 중요하다고 입으론 얘기하지만, 막상 교수가 창업에 나선다고 하면 속물로 보는 게 현실이다. 간혹 창업에 도전하더라도 원천 기술을 갖춘 이공계 교수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점에서 김진우 대표의 교수 명함은 눈에 띈다. 김진우 대표는 1994년부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내에선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분야를 이끈 선구자로도 유명하다. HCI는 사람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최종 목표는 컴퓨터 시스템을 쓰는 데 있어서 최적의 사용자경험(UX)을 만들어내는 거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국내의 내로라하는 기업에 UX 관련 기술을 자문하기도 했다. 김홍일 대표 : 교수 창업은 본인이 꾸린 연구팀의 연구 성과를 사업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영학 교수가 바이오 기업을 창업했다는 점에서 유별난 케이스인데요. 김진우 대표 : 당연히 팀 멤버 중엔 바이오 관련 전문가가 있죠. 창업가의 특기가 UX라는 점이 의아하다는 의견이 있는데, 사실 디지털치료제에 UX는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예요. 김홍일 대표 : 치료제면 의학적인 요소를 더 강조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김진우 대표 : UX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이해해 제품에 담아내느냐가 관건입니다. 사용자경험이 신통치 않으면 아무리 효과가 좋은 치료제일지라도 손을 대길 꺼릴 겁니다. 매일 같이 지루하게 반복되는 어떤 특정 루틴을 지속하게 만드는 재미와 힘이 부족할 테니까요. 아무리 좋은 치료제를 만들어도 안 쓰면 ‘말짱꽝’입니다. 처방해도 안 먹는 약처럼 말입니다. 제가 연구한 HCI와 UX는 이런 측면에서 크게 기여할 수 있죠. 김홍일 대표 : 하이의 디지털치료제가 기관과 협약을 맺고 현장에서 쓰이는 경우가 몇 차례 있었습니다. 고객의 실제 반응도 좋았나요. 김진우 대표 : 고객의 모든 피드백이 소중했지만, 유독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습니다. 어떤 기관에 치매 관련 디지털치료제인 새미톡을 시범적으로 쓰게 했습니다. 어느 날 새미톡의 시스템로그를 봤는데, 실증 기간이 끝나고서도 2년간 매일 아침 30분씩 쓴 고객이 있더라고요. 수소문 끝에 그분을 찾았는데, 팔순을 앞둔 할머니셨어요. 김홍일 대표 : 새미톡의 경험이 정말 유용했나 봅니다. 매일 아침 30분씩 실행할 만큼요. 김진우 대표 : 우리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써준 것도 참 감사했고, 그 이유도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답변이 간단했습니다. “새미톡이 아니면 이 코로나 시기에 누가 나랑 같이 아침마다 30분씩 얘기해주겠어.” 그때 느꼈죠. 아, 우리 팀이 제대로 가고 있구나. 치료제가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으니까요. ━ 치매, ADHD도 디지털로 고친다 김홍일 대표 : 이쯤 되니 디지털치료제가 허가받고 시장에 나와서 범용적으로 쓰이는 세상은 어떨지 참 궁금합니다. 김진우 대표 : 당장은 기업 전반에서 니즈가 있을 겁니다. 특히 요샌 중대재해처벌법이 산업계 핫이슈잖아요. 안전·보건 의무를 소홀히 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경영책임자가 처벌을 받게 되죠. 김홍일 대표 : 디지털치료제가 중대재해처벌법과도 연관이 있나요. 김진우 대표 : 직장 내 사망사고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신체적인 사고가 아니에요. 의외로 정신질환 같은 정신 관련 이슈가 비중이 더 크죠. 김홍일 대표 : 이제 기업 경영진이 직원의 정신건강을 관리해야 하는 시대가 됐군요. 김진우 대표 : 하이는 직장인이 회사에서 느낄 수 있는 불안과 우울 같은 정신질환 여부를 조기에 측정하고 예방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소방관이나 군인, 경찰 같은 스트레스 강도가 심한 업종도 마찬가지고요. 김홍일 대표 : 하이의 행보가 더 바빠지겠군요. 교수와 대표를 함께 하는 게 힘들진 않나요. 김진우 대표 : 디지털치료제는 태동하는 산업이잖아요. 제게 역할이 준다는 것만 해도 참 감사한 일입니다. 김홍일 대표 : 김진우 연세대 교수는 UX 전문가로 성공했는데, 사업가로선 어떻습니까. 하이의 김진우 대표는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김진우 대표 : 아직 제품을 시장에 내놓진 못했지만, 전 성공했다고 판단합니다. 저를 비롯한 하이팀을 보고 있으면 특히 그래요. 2년간 개발팀 직원이 한명도 퇴사하지 않았거든요. 다들 다른 회사 가면 굉장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귀한 인재인데도, 하이에 남아있는 걸 보면 우리가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김홍일 대표 : 코로나19에 따른 무력감과 상실감이 깊은 생채기로 남아있는 국민이 많습니다. 하이의 가치 있는 디지털치료제가 빨리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기대가 큽니다. 김진우 대표 : 지금은 디지털치료제 시장을 미국이 주도하고 있지만, 몇 년 후엔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한국에선 가장 공부 잘하고 똑똑한 친구들이 의사가 되고, IT 개발자가 되지 않습니까. 이런 인재가 한국 디지털치료제 산업의 경쟁력이 될 겁니다. 저 역시 기대가 큽니다. ━ 기자가 본 김진우 대표 인터뷰 사진 촬영을 하던 도중 김진우 대표가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냈다. 한 눈에 봐도 두께가 만만치 않은 전문가가 쓸법한 제품이었다. “사진 찍는 걸 좋아 합니다. 실력은 미천하지만, 잘 찍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딱딱하고 재미없기로 유명한 경영학을 전공하는 백발의 교수는 셔터를 누르며 감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 대표가 마음의 병이 얼마나 쉽게 오고, 또 얼마나 무서운지를 설명할 땐 왜 하이가 만들어졌는지 이해했다. 마음이 아프다는 이유로 병원을 찾는 이가 많지 않은데, 접근성과 편리성이 강점인 디지털치료제를 통해 어떻게든 고치고 싶었던 거다. 현장엔 디지털치료제를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는데도 김 대표는 이 생소한 개념을 알기 쉽게 풀어냈다. “우리 감기에 걸리면 어떻게 하나요. 병원에 가서 약을 타거나 주사를 맞죠. 디지털치료제도 똑같아요. 아파서 병원에 가고, 의사가 진단하고, 소프트웨어를 처방하는 거죠.” 물론 디지털치료제 시장이 실제로 무르익으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원격의료 이슈도 해결하지 못했고, 건강보험 수가산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다. 그래도 김 대표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장애물은 있겠지만, 디지털치료제 도입은 거대한 물결이라고 봅니다. 하이도 이 흐름에 기여하겠죠. 하이는 디지털치료제가 만든 새로운 안녕입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2022.04.24 09:00

8분 소요
셀트리온, 화이자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제네릭 라이선스 확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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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이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복제약을 생산하고 글로벌 시장에 공급한다. 셀트리온은 지난 1월 확보한 MSD의 '몰루피라비르' 라이선스에 이어 화이자의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까지 2종의 먹는 치료제 제네릭 라이선스를 모두 확보하게 됐다. 셀트리온은 UN 산하 국제의약품특허풀(MPP)과 화이자社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 복제약 생산을 위한 라이선스인(License-in) 계약을 완료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의 원개발사인 화이자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 확대를 위해 국제기관 MPP를 통해 중저소득국가 판매를 허용하는 비독점 라이선스를 부여한 데 따른 것이다. 전 세계 다수의 제약사가 의향서를 제출해 12개국 35개 사에만 라이선스가 부여됐다. 국내는 2개사가 라이선스를 취득했으며 완제의약품 공급사로는 셀트리온이 유일하다. 라이선스를 취득한 기업은 원료의약품(API) 또는 완제의약품 공급을 담당하게 된다. 셀트리온의 경우 완제의약품 공급에 대한 라이선스를 취득해, 완제품 개발과 생산은 계열사인 셀트리온제약에서 맡고 셀트리온이 해외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셀트리온그룹은 빠른 시일에 개발을 마치고 상업화에 돌입한다는 목표로 개발 계획 수립을 마쳤다. 향후 제품 생산은 cGMP 시설인 셀트리온제약 청주공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기준 국제기관을 통해 중·저소득 국가에 공급될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복제약 시장은 약 1조7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그룹은 이번 라이선스 계약을 바탕으로 최대 95개에 이르는 중·저소득 국가에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제네릭 의약품을 생산·공급할 계획이다. 화이자의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는 알약 형태의 경구형 항바이러스제다. 화이자의 자체 임상 2/3상 시험 결과에서 입원과 사망 확률을 위약군 대비 89%까지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비롯한 EU 등 세계 주요 국가에서 사용 승인을 획득하고 현재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먹는 치료제 접근성 확대를 위한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자체 진행 중인 흡입형 칵테일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내면서 개발-공급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코로나19 대응 태세 구축에 나서게 된다. 셀트리온은 최근 흡입형 항체치료제의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했다.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인 CT-P63을 추가한 '흡입형 칵테일 코로나19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유럽 국가에 제출하며 본격적인 임상시험에 본격 돌입했다. CT-P63은 개발 과정에서 이미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등 주요 변이에서 강한 중화능을 보였고, 자체적으로 실시한 오미크론 변이 대응 시험에서도 중화능을 확인했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이번 화이자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제네릭 라이선스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내 그룹사의 케미컬 의약품 제조 기술력과 공신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개발 중인 흡입형 칵테일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의 글로벌 임상에도 속도를 내 최단기간 내 중간 결과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2.03.1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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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中, 화이자 경구 치료제 '팍스로비드' 조건부 수입 등록 승인

차이나 포커스

(베이징=신화통신) 다이샤오허 기자 = 중국 당국이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경구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수입 등록을 조건부 승인했다.11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에 따르면 입으로 먹는 알약 형태인 이 치료제는 코로나19 증상을 겪고 있는 환자 중 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큰 환자, 특히 만성 신장 질환, 당뇨병, 심혈관 질환, 만성 폐 질환 등 중증 고위험 환자와 고령 환자 치료에 사용될 예정이다.한편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팍스로비드 시판승인 취득자에게 관련 의약품에 대한 추가 연구 및 후속 연구 결과의 제출을 요구했다.

2022.02.1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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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승인받은 코로나19 치료제…누가 쓸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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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를 투약할 수 있는 환자 범위가 늘었다. 20일 식품의약안전처(식약처)는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베클루리주(성분명 렘데시비르)를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에서 중등증의 성인과 몸무게 40㎏이 넘는 12세 이상 소아 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도록 긴급사용 승인했다. 식약처는 앞서 성인과 12세 이상이거나 몸무게가 40㎏을 넘는 소아 중 보조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 또는 폐렴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베클루리주를 허가했다. 하지만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12세 미만이거나 몸무게가 40㎏을 넘지 않는 소아 환자에게 코로나19 치료제를 투여할 수 없어 베클루리주 투약 범위를 변경 허가한 바 있다. 이번 긴급사용승인으로 중증 또는 폐렴이 있는 입원 환자는 연령과 상관없이 베클루리주를 처방받을 수 있고,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 중등증 성인 환자와 몸무게가 40㎏이 넘는 12세 이상 소아 환자에도 이 치료제를 투약할 수 있게 됐다. ━ 국내 코로나19 치료제는 3개…'먹는 치료제'는 1개 현재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코로나19 치료제는 총 3개다. 길리어드의 베클루리주,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성분명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 등이다. 이 중 베클루리주와 렉키로나주는 각각 2020년 7월 24일, 2021년 2월 5일 식약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팍스로비드는 21일 기준 긴급사용승인만 얻은 상황이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는 국내 토종 기업 중 유일하게 허가기관에서 정식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치료제다. 고위험군 경증환자 중 나이가 50세를 넘겼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 등에 주로 처방한다. 기저질환은 비만(BMI 지수 30 초과), 만성 신장질환(투석 포함), 만성 간질환, 면역 억제(암치료, 골수이식 등), 심혈관계 질환, 만성호흡기계 질환, 당뇨병, 고혈압 등이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국내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 중 유일한 '먹는 치료제'다. 렉키로나주를 투여할 수 없는 일부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는 치료제이기도 하다. 경증, 중등증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아이 등이 대상이다. 팍스로비드는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는 경증, 중등증 환자 중 성인과 소아(12세 이상, 40㎏ 이상) 환자에 투여할 수 있다. 렉키로나주는 12세 이상인 소아를 임상 대상에 포함하지 않아 처방할 수 없다. ━ 코로나19 치료, 약국에서 알약으로 간단히 팍스로비드의 사용 범위는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먹는 치료제'를 투여할 수 있는 기준 연령을 낮추는 등 감염병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21일 정부는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투약 대상을 현재 65세 이상에서 60세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급격히 확산한 오미크론 감염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먹는 치료제' 투약 연령을 65세에서 60세 이상으로 낮추고 요양병원, 요양시설, 감염병전담병원으로 공급기관을 넓히겠다"며 "내주에 환자 개인별 진료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가동되면 처방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코로나19 검사 방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스스로 진단검사가 가능한 신속항원검사 방식을 선별진료소에 도입해, 검사 속도를 빨리할 것"이라며 "해외유입 확진자를 줄이기 위해 입국관리를 강화하고 격리자를 대상으로 유전자증폭 검사에 더해 신속항원검사를 추가로 실시하겠다"고 했다. 선모은 기자 seon.moeun@joongang.co.kr

2022.01.2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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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긴급사용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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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27일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국내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했다. 이 약은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된 먹는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다. 환자는 알약을 5일 동안 먹는 방식으로 복용한다. 이번 결정은 지난 22일 질병관리청으로부터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승인 요청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긴급사용승인은 감염병 대유행과 같은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제조·수입자가 국내에 허가받지 않은 의료제품을 공급하는 제도다. 식약처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따른 먹는 치료제 도입의 필요성을 비롯해 안전성·효과성 검토 결과와 9인의 외부 의학 전문가로 구성한 자문회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안전관리·공급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긴급사용 승인 결정을 내렸다. 팍스로비드는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이 생성되는 것을 막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코로나19 치료제다. ‘니르마트렐비르’와 ‘리토나비르’ 두 개의 정제가 함께 포장된 제품으로 실온 보관이 가능하다. 이 약은 연령, 기저질환 등으로 중증 코로나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중등증의 성인·소아(12세 이상, 체중 40Kg 이상) 환자가 복용 대상이다. 1회 복용 분은 니르마트렐비르 2정과 리토나비르 1정으로 환자는 닷새 동안 하루 2회를 복용하면 된다. 코로나19 진단 후 증상이 발현된 후 5일 안에 가능한 한 빨리 투여해야 한다. 임부는 약물의 유익성이 위해성을 웃돌 때 투여하도록 되어 있으며, 수유부는 약물 투여 후에는 수유를 중단해야 한다. 식약처는 체내에서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팍스로비드의 특성상 오미크론을 포함한 각종 변이 바이러스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팍스로비드는 시험관 실험에서 델타 변이 등 오미크론을 제외한 각종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가 확인됐다. 화이자는 긴급사용승인 후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시험 결과를 제출할 예정이다. 강필수 기자 kang.pilsoo@joongang.co.kr

2021.12.2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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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랠리에 '8만전자' 회복한 삼성전자, 장 초반 약보합

증권 일반

삼성전자 주가가 8만원 초반대에서 약보합을 기록하고 있다. 27일 오전 9시 14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거래일 기준)보다 0.50%(400원) 내린 8만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4일 산타 랠리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약 4개월 만에 8만원대를 회복한 뒤 27일 장 초반 횡보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공포가 완화되면서 증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삼성전자는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인 부산 에코 델타 시티(Eco Delta City)에 미래형 스마트홈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주관하는 에코델타시티는 부산 강서구 일대 11.8㎢의 부지에 3만 세대 규모로 조성되는 스마트시티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홈 분야 혁신기술 사업자로 참여한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늘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안전관리·공급위원회'를 열고 코로나19 먹는 알약(경구용) 치료제의 국내 도입 여부를 오늘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 치료제를 국내에 도입할지가 오늘 중 결정될 전망이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2021.12.2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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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코로나19 첫 경구용치료제 ‘팍스로비드’ 긴급사용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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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가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를 긴급사용승인(EUA)했다. FDA는 22일(현지시간) 화이자가 제조한 항바이러스 알약 ‘팍스로비드’를 가정용으로 긴급 사용하는 것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팍스로비드는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복제되는 것을 방해하는 기전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중증에 빠지는 상황을 막아준다. 팍스로비드는 기존에 존재하던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리토나비르와 화이자가 개발한 항바이러스제 니르마트렐비르를 함께 복용하는 방식으로 처방되며 의사 처방전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다. FDA에 따르면 병원 밖에서도 팍스로비드 알약을 복용할 수 있는 사람은 코로나 감염 시 입원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에 속하는 성인과 12세 이상 소아 환자다. 허가 대상에는 노인을 비롯해 비만과 심장병 등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포함됐고 몸무게 40㎏ 이상이어야 이 알약을 복용할 수 있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 측은 “팍스로비드의 허가는 경구용 알약으로 만들어진 코로나19에 첫 번째 치료제로, 세계적인 대유행을 막기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며 “새로운 변종이 출현하며 팬데믹 상황이 중대기로에 놓인 가운데, 중증 진행 위험이 높은 환자들이 항바이러스 치료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화이자가 진행한 임상 연구에 따르면 팍스로비드는 항체치료를 받지 않은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입원 또는 사망 비율을 위약 대비 88% 감소시켰다. 항바이러스 방식의 작용기전으로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지만 아직 공개된 연구결과는 없다. 팍스로비드는 국내에서도 빠르면 연내 승인이 날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미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승인 심사를 진행 중이다. 최윤신 기자

2021.12.2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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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승인 눈 앞’ MSD 경구 치료제, 우려 여전…게임체인저는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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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머크(MSD)사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인 몰누피라비르의 미국 내 긴급사용승인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이 약의 효능과 부작용 등에 전문가들의 우려가 뒤따르며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란 기대감은 낮아지고 있다. 30일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항균제자문위원회(ADAC)는 몰누피라비르의 긴급사용 승인을 권고했다. 23명의 자문위원 중 13명이 찬성, 10명이 반대했다. 최종 긴급승인은 FDA가 결정하는데, 통상 자문위의 권고안을 수용해 승인 가능성이 절대적이다. 뉴욕타임스는 “이 알약이 며칠 안에 승인될 수 있으며, 연내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전제하더라도 몰누피라비르가 얼마나 ‘게임체인저’의 역할을 할지 미지수다. 우선 기존 치료제에 비해 효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몰누피라비르는 ‘경구용’ 의약품으로 복용이 편리하다는 게 최대 장점이지만, 임상 결과를 살펴보면 기존 치료제에 비해 효능이 떨어진다. 임상 2상 중간결과 발표 당시 위약군 대비 입원‧사망률을 50%가량 낮추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실제 FDA 심사 과정에서 2상 전체 결과를 따져 본 결과 3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경증 환자용 의약품 중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70%대 효능에 비해 확연히 부족한 수준이다. 반면 기대를 모으는 건 ‘변이에 대한 대응’이다. 아직 데이터가 존재하진 않지만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하는 ‘항바이러스’ 기전이기 때문에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에서 주로 나타나는 변이들에 유효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우려는 ‘부작용’이다.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공격하는 몰누피라비르의 작용 기전을 고려할 때 잠재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몰누피라비르는 바이러스의 복제를 차단하는 데 집중했던 기존의 항바이러스제와 달리 바이러스 복제과정에 필요한 리보핵산(RNA) 구조 속으로 침투해 바이러스의 부작용을 일으켜 무력화‧사멸을 유도한다. 이 때문에 슈퍼 돌연변이 및 장기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권고안에 반대표를 던진 자문위원들은 몰누피라비르의 잠재적인 돌연변이 유발 효과가 우려된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언급했다. FDA의 승인이 이뤄지더라도 사용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릿저널에 따르면 찬성 의견을 낸 전문가들 중 일부는 잠재적인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고, 특히 ‘고위험군’ 중 ‘백신 미접종자’로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FDA의 긴급사용승인이 이뤄지면 몰누피라비르의 국내 도입도 신속히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에서 중환자 발생을 최소화화기 위해 경구용 치료제 40만4000명분에 대한 선구매를 추진했다. 지난 9월 몰누피라비르 20만명분에 대한 구매 약관을 체결한 바 있다. 정부는 국내 도입 시기를 내년 2월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FDA의 긴급사용승인이 있더라도 국내 도입을 위해선 식품의약품 안전처의 안전성 및 유효성 심사 및 허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최윤신 기자

2021.12.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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