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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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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조원 썼지만 부족하다…한국 복지지출, OECD 평균의 69%

정책이슈

우리나라의 2021년 공공사회복지 지출 규모는 337조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해 국내총생산(GDP)의 15.2% 수준이다. GDP 대비 공공사회복지 지출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가와 비교했을 때 다소 낮은 거로 파악됐다. 여전히 하위권이다. 그러나 지출 비중은 직전년도 기준 대비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OECD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OECD 사회 지출(Social Expenditure) 업데이트 2025’를 전날 공표했다. OECD 사회 지출 자료는 사회 보장 수준을 파악하고 국제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지표이다. 이는 사회보장 정책을 평가하고 수립하는 데 있어 주요한 근거로 활용된다. 공공사회복지 지출이란 일반정부지출 및 사회보험지출, 취약계층을 위한 교통통신요금 감면 등 공적 사회보장을 의미한다.자료를 살펴보면 2020년과 2021년 한국의 공공사회복지 지출은 각각 304조7000억원, 337조4000억원이다. 각각 그해 GDP의 14.8%, 15.2%를 차지했다. 직전년도와 비교하면 2020년에는 30.7%, 2021년에는 10.7% 사회복지지출이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한시 재난지원금, 공적연금, 의료비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복지부는 설명했다.2021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GDP 대비 우리나라의 공공사회복지지출 비중은 OECD 평균의 약 69% 수준이다. 그해 GDP 대비 지출 비중이 우리나라보다 작은 OECD 회원국은 멕시코(9.5%) 튀르키예(11.0%) 코스타리카(12.7%) 아일랜드(13.6%) 등 4곳뿐이다. 프랑스(32.7%) 오스트리아(32.0%) 핀란드(31.0%) 이탈리아(29.8%) 등 상위권 국가는 GDP 대비 지출 비중이 30% 안팎이었다. 다만, 2011∼2021년 공공사회복지지출 증가율은 우리나라가 연평균 12.2%로, OECD 평균(5.7%)의 약 2배에 달했다. 2021년 기준 9대 사회복지 정책 영역 가운데 보건(113조원) 노령(74조6000억원) 가족(34조3000억원) 순으로 지출 규모가 컸다. 이들 세 부문의 지출이 전체의 66%가량을 차지했다. GDP 대비 비중으로 따졌을 때 실업(1.4%) 주거(0.4%) 분야는 OECD 평균(각각 1.0%, 0.3%)을 웃돌았다.임혜성 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 사무국장은 “이번 발표를 통해 우리나라의 공공사회복지지출 수준이 여전히 낮지만, 최근 10년간 증가 속도가 빠른 점은 주목해야 한다”며 “이번에 공표된 OECD 사회복지지출을 심층 분석해 앞으로 우리나라 사회보장제도 운영에 필요한 개선과제 및 시사점을 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5.04.09 18:58

2분 소요
“150만원 돌려준다더니 되레 뱉으라네요”…과장광고 논란 휩싸인 세무 플랫폼

은행

#. 직장인 박모씨는 세무 플랫폼 삼쩜삼으로부터 세금 환급 예상액 230만2518원을 안내받았다. 하지만 실제 환급액은 138만718원으로 예상액의 60%에 그쳤다. 또한 삼쩜삼은 박씨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19만9000원을 받았지만 환급액이 줄면서 기존 이용료 대비 33.9%에 불과한 7만9373원을 환급해 줬다. 박씨는 “삼쩜삼이 제시한 예상 환급액이 많지 않았다면, 애초에 서비스를 이용할 생각도 없었을 것”이라며 “터무니없이 높은 예상액을 제시하며 소비자를 낚는 과장광고에 속아 쓰지 않아도 되는 돈을 지출한 기분”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택스테크 기업 자비스앤빌런즈가 운영하는 삼쩜삼이 과장광고로 고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정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광고 문구를 보고 개인정보까지 넣어 조회를 했지만, 예상보다 너무 낮은 환급액과 과다하게 높은 수수료율에 불만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환급액이 없거나 심지어 납부액이 생겼다는 사연도 나타났다. 경기 안산에 사는 직장인 최모 씨도 삼쩜삼으로부터 신규 환급금이 있으니 돌려받아 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처음에는 신경 쓰지 않았지만 ‘기한 내 미수령 시, 돌려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라는 문구를 보고 마음이 흔들렸다. 이후 삼쩜삼에서 환급 신청을 했지만, 결과는 ‘0원’으로 나왔다.블라인드 등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도 최 씨와 같은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 이용자는 “자영업하는 친구가 150만원 돌려받을 수 있다고 해서 서비스를 이용했는데 80만원을 뱉어냈다. 수수료 환불도 안 돼 화를 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세무사회 “이제 가족 정보까지 수집한다”삼쩜삼의 과장광고 논란에 세무사 등 관련 업계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한국세무사회는 “삼쩜삼이 사실도 아닌 세금 환급액을 제시하면서 소비자를 현혹하고 회원가입을 유도해 홈택스 등에 있는 개인정보를 획득한다”며 허위·과장 광고 등 법률위반 행위에 관해 자비스앤빌런즈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세무사회가 밝힌 소비자 피해사례는 다양했다. 근로소득자 A씨는 근로소득세 등 환급을 받을 수 있는 대상자가 아니었으나 ‘본인과 비슷한 조건의 고객들이 53만9661원 세금을 초과납부했으니 환급금을 돌려받아 가라’는 삼쩜삼의 광고에 환급 신청을 했다. 하지만 환급금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세무사회가 지적한 또 다른 문제는 삼쩜삼의 무분별한 개인정보 수집이다. 삼쩜삼이 가족환급을 광고하며 A씨에게 ‘가족 모두의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있으면 환급액이 생길 수 있다’라고 안내한 것을 문제 삼았다. ‘가족환급’은 삼쩜삼이 올해 5월 정식으로 선보인 서비스로, 가족 단위로 묶어 정산하면 환급액이 더 생길 수 있다고 홍보되고 있다.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제공하는 개인정보가 단순히 동의한 당사자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더 큰 문제라는 게 세무사회의 지적이다. 가족이라도 타인의 개인정보를 넘길 권한은 없다는 얘기다. 피해 사례 중에는 근로소득자나 자영업자가 아닌 청소년도 있었다. B군은 삼쩜삼의 환급 광고를 보고 정부의 코로나19 재난지원금과 유사한 것으로 오인해 회원 가입했다. B군이 개인정보를 뺏긴 것을 알고 뒤늦게 탈퇴했다고 세무사회는 전했다.삼쩜삼의 광고 논란은 지난해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불거졌다. 당시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은 “삼쩜삼이 세금 환급과 관련해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과장광고를 일삼고 있다”면서 “환급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까지 이용을 유도해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도록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세무사회는 올해도 세무 플랫폼 서비스의 과장광고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세무사회는 삼쩜삼뿐 아니라 최근 새롭게 세무 서비스에 뛰어든 토스, 핀다 등 핀테크 사업자들을 주민등록번호 무단 수집을 이유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 토스는 지난 5월 세무 플랫폼 세이브잇의 운영사인 택사스소프트를 인수했으며, 핀다도 앞서 4월 지엔터프라이즈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고 택스테크 시장에 발을 디뎠다.구재이 세무사회 회장은 “국가가 엄격하게 관리해야 하는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 개인정보와 국세기본법에 따라 비밀유지 규정까지 적용되는 소득, 의료 등 과세정보가 영리기업의 상업적인 목적에 아무렇지도 않게 수집되고 있다”며 “허위·과장광고를 자행하는 세무 플랫폼을 의법조치해 국민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삼쩜삼 “예상액 안내 문제없어…결과 따라 이용료 환불”삼쩜삼 측은 환급 광고의 환급세액이 과다하게 안내됐다는 비판에 대해선 일축했다. 안내된 금액은 고객들의 ‘평균 환급세액’이며, 조회를 거친 고객들의 액수도 정산이 완료되지 않은 ‘예상 환급세액’이라는 것이다. 삼쩜삼 관계자는 “실제로 환급금이 없거나 도리어 ‘납부’가 나오는 경우에는 서비스 이용료를 전액 환불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가족환급 등 개인정보 수집 관련 시비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개인정보 활용 동의는 가족들에 대한 것도 적법한 동의 절차를 거쳐 진행한다”며 “지난해 6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이후 지침에 따라 고객 주민등록번호는 모두 사후 파기하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광고가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광고 관련 사실관계 확인 요청이 최근 들어왔다”며 “사실관계를 빠짐 없이 확인해 잘 소명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2024.06.24 07:00

4분 소요
‘이제는 게임하면서 돈도 번다’…웹3.0 게임이 바꿀 미래 [스페셜리스트 뷰]

IT 일반

‘미래는 과거에서 온다. 그러나 직선으로 오지 않는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논할 때 사용되는 이 경구는 마치 웹3.0 시대에 좌충우돌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예견한 것 같다. 많은 노이즈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포함한 대부분의 산업은 웹3.0의 도래와 함께 또 한 번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웹1.0이 일방적인 생산-소비 구조에 그쳤다면 웹2.0부터는 쌍방향 네트워크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플랫폼에 종속된 구조였다. 웹3.0이란 이용자들의 데이터·개인정보 등이 플랫폼에 종속되는 것이 아닌 개인 소유이며, 이를 통해 데이터에 대한 주권이 사용자에게 주어지는 형태의 웹을 의미한다. 핵심 키워드는 ‘탈중앙화’와 ‘데이터 주권 회복’ 등이다. 웹3.0의 방향성은 명확하다. '정보의 인터넷'을 '권리의 인터넷'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물결은 생각보다 빨리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런 변화의 양상을 게임 산업을 통해 조명해 보고자 한다. 게임은 기술환경의 변화에 가장 민감한 산업이며, 웹3.0이 만들어가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장 빠르게 흡수해 변화하는 첨단 정보통신(IT) 산업이다. 웹3.0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특허청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은 세계를 바꾼 10대 발명품 중 2위를 차지했다. 3위가 개인용 컴퓨터이기 때문에 사실상 웹과 웹을 활용할 수 있는 도구 즉, IT기술이 순위를 차지한 셈이다. 참고로 1위는 ‘냉장고’가 차지했는데, 먹는 문제 다음이 웹이라는 사실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웹의 발전은 우리 삶을 혁신했다. 금융 투자를 예로 들어보자. 밀레니엄 이전, 웹1.0 시대에 투자자는 뉴스로 정보를 얻고, 증권사 객장을 방문해 종이에 원하는 종목과 주식 수를 써서 창구 직원에게 전달했다. 직원은 증권사 객장의 업무용 컴퓨터로 주식을 매매하고 그 결과를 투자자에게 통보했다. 투자 시장에서 웹2.0은 2000년대 초반에 도래했다. 당시 앞서가는 투자자는 PC에 ‘영웅문’ 같은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을 설치해 주식을 매매했다. 2010년대부터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한 번의 변화를 더 거쳤다. 홈 트레이딩 시스템이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으로 진화하며 터치 한 번이면 주식 매매를 할 수 있었다. 테헤란, 여의도, 종로 골목마다 즐비했던 증권사 객장 간판도 서서히 자취를 감췄다. 그동안 투자의 범위도 크게 달라졌다. 웹1.0 시대의 투자는 대체로 국내 주식시장에 한정돼 있었지만, 웹2.0 시대의 투자는 국경을 넘어 언제든 전 세계 온갖 상품을 포괄하게 됐다. 이제 바야흐로 웹3.0 시대다. 가상자산 지갑과 거래소를 통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물론, 각종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수많은 가상자산을 매매할 수 있게 됐다. 금융 투자에서 웹3.0 시대의 시작이 언제부터인지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다. 비트코인이 등장한 2009년을 지목할 수도 있겠지만, 국내 최초 가상자산 거래소가 설립된 2013년, 혹은 2016년의 활황장, 혹은 하루 거래량이 20조 원을 돌파하며 최초로 코스피 거래량을 넘어선 2021년 9월이나, 미국에서 최초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된 올해 1월에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하지만 다른 모든 역사적 구분이 그렇듯, 웹의 시기도 정확히 분절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웹3.0이 생각보다 갑자기, 거대한 존재감으로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다는 것이다. 웹3.0 이전의 게임 웹의 발전은 금융뿐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를 뒤바꿨다. 뱅킹, 쇼핑, 모빌리티, 커뮤니케이션 등 거의 모든 분야를 포괄한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웹 이전 시기, 게임은 ‘전자오락’이라고 불렸다. 플레이어들은 아케이드 기기나 게임 콘솔, PC 등 다양한 기기를 활용해 게임을 즐겼다. 오락실 아케이드 게임은 ‘테트리스’와 ‘갤러그’로 시작해 ‘스트리트 파이터’로 중흥기를 맞았다. 8비트, 16비트 게임 팩에 쌓인 먼지를 후후 불어 콘솔 슬롯에 꽂아 넣고 즐기던 ‘소닉’이나 ‘슈퍼 마리오’는 별세계였다. 1990년대 후반에는 PC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며 용산 전자상가가 대호황을 누렸다.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와 대항해시대를 구매하기 위해 천원, 만원짜리 쌈짓돈을 호주머니에 찔러 넣고 미로 같은 상가 골목을 헤매 다녔다. 모뎀으로 PC 통신을 사용하던 지금 40대, 50대들은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같은 PC 통신 동호회 게시판에서 출처 불명의 인디게임을 다운로드 해 즐겨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당시 모니터 뒤편에서 인디게임을 제작하던 무명의 청년들이 지금은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게임, IT업계의 거인으로 성장했다.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이르러 초고속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됐다. 이후 게임판에도 웹2.0의 바람이 불어왔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넥슨의 ‘바람의 나라’ 등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등장하며 게임판의 변혁을 이끌었다. 대중들에게 온라인게임이 익숙해진 것도 그즈음이다. 서서히 게임은 단순한 오락이 아닌 사회와 산업의 일부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많은 게임사들이 이 트렌드에 편승하지 못했다. 속도·인증·결제 등 게임 다운로드를 위한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구축하지 못했고, 여전히 패키지 게임을 온오프라인으로 판매했다. 이것이 불법 복제 등 문화 지체 현상과 맞물리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 그 시절을 목도한 업계 관계자들은 변화가 한 편으로 도태를 수반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게 됐다. 다시, 웹2.0 게임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또 한 번의 전기를 맞는다. 웹2.0 게임이 본격적인 게임 트렌드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도 그 시기다. ‘2G’, ‘와이파이’ 등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가능하게 하는 통신 기술이 판을 깔았고, 아이폰과 갤럭시가 대중적인 포터블 게임기 역할을 담당했다. 새 시대에 걸맞은 게임 유통 창구로는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양대 마켓이 자리매김했다. 온라인 ‘페이 투 플레이’(Pay to Play) 방식이 빠르게 자리를 잡았고, 게이머들은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어디에서든 게임을 다운로드 받아 즐길 수 있게 됐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컴투스 그룹은 이 시기에 ‘에어펭귄’, ‘제노니아’, ‘게임빌프로야구’, ‘컴투스프로야구’, ‘서머너즈 워’ 등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IP를 연이어 선보이며 모바일게임 시장을 개척했다. 이후 모바일게임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행한 ‘2022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2년 전체 게임 이용률은 74.4%에 달한다. 이 중 모바일게임 플레이어 비중은 57.9%다. 모바일게임의 소비자 지출도 2014년 2021년까지 급격히 상승했다. 그만큼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져 나왔고 시장 경쟁도 치열해졌다. 게임사들은 웹2.0에 걸맞은 새로운 소비자 접근 전략을 펼쳤다.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콘텐츠의 상당 부분에 액세스할 수 있는 ‘프리 투 플레이’(Free to Play) 방식이 그것이다. 게이머가 ‘서비스 이용자’라는 의미의 ‘유저’(User)로 불리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이다. 웹1.0 시절, 게임 콘텐츠는 책과 같아서 엔딩을 보고 나면 책꽂이로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웹2.0 시대의 게임은 생물이 진화하듯 끊임없이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며 유저와 함께 성장해 나간다. 게임사는 상품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플랫폼을 통해 게이머와 상호 관계를 맺으며 게임 콘텐츠의 유지 및 보수, 업데이트에 많은 역량을 할애하게 됐다. 이 시기를 지나며 ‘운영’은 게임사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며 사업적 가치가 됐다. 웹3.0 게임, 소외당한 유저의 소유권을 주장하다 웹3.0은 게임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본격적인 설명을 위해서는 웹3.0의 시작을 알린 ‘비트코인’의 탄생을 먼저 다루는 편이 좋겠다. 비트코인의 제네시스 블록(Genesis Block)은 2009년 1월 3일 저녁 7시 15분 5초에 생성됐다. 세계가 금융위기로 휘청거리던 시기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리먼 브라더스 파산의 여파는 중앙집권적인 금융 시스템과 글로벌 금융회사에 대한 불신에 불을 지폈다. 비트코인 창시자로 알려진 나카모토 사토시는 비트코인의 첫 생성 블록에 이렇게 적었다. ‘2009년 1월 3일 더타임스, 은행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을 앞둔 영국 재무장관’이라고 남겼다. 전통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조롱을 담은 것이다. 웹3.0이 기존 금융 시장에 대한 불안감에 기인해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 이견의 여지는 있다. 하지만, 웹3.0이 자산의 소유에 대해 확실한 보장을 원하는 팔로워들에 의해 성장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웹3.0은 게임 산업에 ‘소유권’이라는 화두를 몰고 왔다. 웹1.0, 웹2.0을 거치며 게이머는 객체에서 주체로 변화했다. 가령, MMORPG에서 게이머는 플레이어를 넘어 콘텐츠 그 자체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나, 그 중요성만큼 게임의 주인공으로 대우받지는 못했다. 조금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자. MMORPG 유저는 수많은 시간과 자본을 투입해 캐릭터를 성장시킨다. 그 과정에서 던전을 누비며 몬스터를 쳐부수고, 길드에 소속돼 유저들과 협동과 경쟁을 중심으로 다양한 상호작용을 펼친다. 특히 플레이어 간 전투(PvP)를 넘어 진영과 진영이 대립하는(RvR) 콘텐츠에서 살아남아 게임 서버를 주름잡았다고 하더라도 결국 실제로 손에 쥐는 것은 상처뿐인 영광이다. 게임 내에서 획득한 아이템뿐 아니라 유료로 구입한 아이템조차 소유권은 게임사에 있다. 유저는 게임사가 제공하는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템의 ‘사용권’만을 구매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법률적으로도 구매한 아이템은 ‘사유 재산’이 아니라 단지 ‘디지털 정보’에 해당한다. 실제로 게임 서비스가 종료되면 유저의 시간과 자본과 정성이 들어간 캐릭터도 영구 소멸한다. 만약, 게임 서비스는 계속되는 동안 현실의 유저가 소멸당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 게임 아이템은 남은 이들에게 ‘상속’조차 되지 않는다. 이처럼 게임의 주체가 주체로서 대우받지 못하는 아이러니는 게이머들에게 소외감을 주기에 충분했고, 게임 산업이 빠르게 웹3.0을 수용하는 촉매제가 됐다. ‘엑시 인피니티’가 게임 산업에 던진 파문 현재 시점에서 ‘웹3.0 게임’을 거칠게 정의하자면 ‘유저가 게임 내 자산을 실제로 소유할 수 있는 게임’이다. ‘게임 내 자산을 실제로 소유하게 된다’는 것은 게임 자산이 곧 ‘금융 자산’화 된다는 의미다. 이것을 게임과 탈중앙형 금융(DeFi)이 결합했다는 의미를 담아 ‘게임 파이’(Game-Fi)라고 부른다. 게임 파이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등장한 것은 2018년이다. 베트남의 스타트업 회사 스카이마비스(Sky Mavis)가 개발한 모바일 수집형 RPG, ‘엑시 인피니티’는 최초의 대중적 웹3.0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게임은 ‘엑시’라는 가상의 동물을 전략적으로 편성해 상대방의 엑시와 대전을 즐기는 단순한 콘텐츠로 인기를 끌었다. 이 게임의 특별한 점은 ‘엑시’ 3마리를 가상화폐를 통해 구입해야만 웹3.0 콘텐츠를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엑시는 대체불가능 토큰(NFT)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엑시는 게임 외부의 개인 지갑에 저장할 수 있으며, 다른 이더리움 주소로 전송할 수 있다. 또한 NFT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다른 플레이어와 거래도 가능하다. 엑시를 활용해 타 플레이어와 전투에서 승리하게 되면 ‘스무스러브포션’(SLP)과 ‘AXS’라는 블록체인 가상화폐를 획득할 수 있다. 이는 브리딩 시스템을 통해 새 엑시를 탄생시키거나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매매할 수 있다. 이 게임은 그리 뛰어나지 않는 게임성에도 불구하고 대성공을 거뒀다. 2021년 엑시 인피니티의 인기가 최고에 이르렀을 때는 일일 활성 사용자 수(이하 DAU)가 270만 명을 돌파했고, 더불어 스카이 마비스의 기업 가치는 약 30억 달러에 육박했다. 엑시 인피니티의 성공 원인은 단순하다. 기술적으로 유저에게 게임 내 자산을 소유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엑시 인피니티에서 활용되는 ‘SLP’와 같은 가상화폐는 분산원장기술(DLT)을 기반으로 데이터의 블록 안에서 나의 소유를 증명할 수 있다. 분산원장이란 은행 시스템과 같이 중앙에서 관리되는 중앙집중원장과 반대로 중앙 관리자의 제어 없이 분산화된 네트워크의 각 노드(개인)들이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하고 실시간으로 동기화하는 기술이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이 더해진다. 누군가 생성한 블록과 블록은 해시함수(Hash Function)를 이용해 하나의 체인을 이루게 된다. 실제 체인에서 중간의 고리가 빠졌을 때 전체 구조가 성립하지 않듯, 블록체인은 각 고리들이 논리적으로 서로의 존재를 증명하게 된다. 결국, 블록체인으로 생성된 게임 아이템은 명확하게 소유를 인정받을 수 있다.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 이후의 웹3.0 게임 찬란한 성공 뒤, 그림자가 드리웠다. 엑시 인피니티의 닫힌 게임 구조가 영원할 수 없다는 전망과 함께 SLP, AXS 코인의 시세가 낮아졌고 유저들이 보유한 게임 자산의 평가 가치도 폭락했다. 게임 자체의 사행성이 강하다는 언론의 평가가 기름을 부었고, 수익성이 저하되며 신규 플레이어 유입이 감소하는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이 발생했다. 엑시 인피니티는 짧은 시간 동안 흥망성쇠를 거쳤다. 하지만, 이 게임이 제시한 비즈니스 모델인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 정확히 표현하면, ‘페이 투 플레이 투 언’(P2P2E, Pay-to-Play-to-Earn) 비즈니스 모델은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게임 업계와 유저들에게 해일과도 같은 파문을 던졌다. 게임사가 아닌 유저가 주체가 되는 게임 경제, 그것이 지속 가능할 수 있을까? 게임사들은 이런 화두를 품고 페이 투 플레이 투 언 모델을 넘어 프리 투 플레이(Free-to-Play)와 플레이 투 언(Play-to-Earn)이 결합된 ‘F2P2E’(Free-to-Play-to-Earn) 모델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 모델은 웹2.0 모바일게임처럼 마켓에서 무료로 게임을 다운로드 해 즐기며(Free-to-Play), 무엇인가 가치를 창출(Play-to-Earn)할 수 있다. 또한 보다 오픈된 웹3.0 생태계를 구축하기에 용이하다. 2020년 무렵부터 수집형 RPG, MMORPG 등 여러 가지 장르에 이러한 토크노믹스(Tokenomics, Token+Economics)가 적용됐고 유의미한 성공 사례들이 도출되기 시작했다. 2022년 컴투스홀딩스에서 출시한 ‘워킹데드: 올스타즈’가 대표적이다. 워킹데드는 좀비 신드롬을 일으킨 스카이바운드 엔터테인먼트의 ‘워킹데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수집형 RPG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에서의 생존을 주제로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전개해 2022년 구글 플레이 ‘베스트 오브 어워즈’에서 ‘베스트 스토리’ 부문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워킹데드는 웹2.0 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했지만, 모바일게임의 생애주기와 맞물려 론칭 2년 차 성과일 지표는 출시 시기에 비해 떨어졌다. 하지만 이 게임에 토크노믹스를 적용하자 일일 광고 수익이 42% 증가했으며 일일 신규 사용자(DNU)는 40% 상승했다. 일일 활성 사용자(DAU)도 20% 높아졌다. 왜 이런 결과가 발생했을까?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소유효과’의 힘이다. 소유효과는 ‘동일한 물건이라도 자신이 소유한 것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습성’을 의미한다. 이 게임의 경제를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자. 워킹데드에 결합한 토크노믹스는 광고 수익 기반 바이백 시스템을 근간으로 하는 선순환 구조의 열린 시스템이다. 스마트 콘트랙트를 이용해 유저가 게임 내에서 광고를 시청해 얻는 수익만큼 엑스플라 게임스(XPLA GAMES)의 콘버트 풀(Convert Pool)을 통해 엑스플라(XPLA)가 게임에 공급됨으로써 게임 수익이 유저에게 환원된다. 한편, 유저는 게임 내에서 게임 재화를 모아 ‘키’를 제작하고, 그것으로 ‘금고’를 열어 ‘미지의 재화’를 획득할 수 있다. 미지의 재화는 게임 내 교환소에서 유저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아이템이나 캐릭터로 교환하거나 거버넌스 코인인 ‘XPLA’로 교환할 수 있다. 물론 XPLA는 여러 글로벌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시스템을 유저의 소유권을 존중한다는 의미를 지닌 ‘P2O’(Play to Own)라는 용어로 정의한다. 웹3.0의 핵심인 ‘소유’ 개념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플랫폼이 일방적으로 데이터 주권을 갖지 않고, 구성원 모두 참여하고 소유할 수 있는 공정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P2O의 방향이다. 웹3.0 게임의 기본, 토크노믹스와 확장성토크노믹스는 개별 게임의 장르와 특성에 맞게 설계된다. 이것은 게임 내 외부의 경제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한 작업이다. 게임 중심의 글로벌 메인넷 ‘XPLA’와 컴투스 그룹은 지난 20년 이상 웹2 게임의 서비스 노하우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하며 참여자 친화적인 기본 토크노믹스 모델을 구축했다. ‘GGR’(Gated Gameplay Rewards)은 유저의 실제 게임 플레이 여부를 확인하고 토큰 교환 재화를 제공해 왜곡을 방지하는 시스템이다. 다이나믹 리워드 얼로케이션 시스템(DRAS)은 인게임 유저의 플레이 기여도에 따라 보상을 차등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다이나믹 토큰 콘버전 시스템’(DTCS)은 유동적인 토큰 비율을 설정해 인게임 경제의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인게임 재화 가치의 급격한 변화를 막아주는 효과를 갖는다. 하지만 토크노믹스만으로 웹3.0 게임이 성공할 수는 없다. 단일 메인넷 생태계를 벗어나 다른 웹3.0 생태계와 폭 넓은 호환성도 갖춰야 한다. 마치 대운하를 건설하듯 바다와 바다를 연결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최대 블록체인 디앱(DApp) 생태계를 갖춘 이더리움과의 호환성은 매우 중요하다. XPLA는 이를 ‘이더리움 가상머신’(EVM) 기술을 탑재해 해결했다. 이를 통해 이더리움 네트워크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자바스크립트 라이브러리인 ‘web3.js’와 이더리움 생태계의 다양한 응용프그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XPLA 생태계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이더리움의 고유 프로그래밍 언어인 ‘솔리디티’를 기반으로 개발된 수많은 디앱을 XPLA 메인넷에서 구동할 수 있게 됐다. 확장성은 XPLA 뿐만 아니라,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내재해야 할 기본 소양이라고 생각한다. 블록체인은 무엇을 바꿀 것인가? 아직도 “블록체인으로 뭘 할 수 있는데?”라는 질문을 종종 듣는다. 하지만 이미 웹3.0은 웹2.0이 그랬듯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삶에 젖어 들어오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조폐공사가 발주한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 구축 사업’은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기존 플라스틱 카드형 운전면허증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가진 국가 신분증으로 공공기관, 은행, 편의점 등에서 본인확인 시 활용할 수 있으며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에서도 운전 자격을 증명할 수 있다. 탈중앙화 신원 증명 기술(DID)이 적용돼 신분증 사용 이력은 본인만 확인할 수 있도록 개인의 스마트폰에 저장되며, 중앙 서버에는 저장되지 않는다. 팬데믹 시기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 증명서 발급 서비스 '쿠브'는 우리 건강을 지키는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이 또한 국내 스타트업 블록체인랩스로부터 기부받은 기술을 적용했다. 질병관리청 측은 “DID를 접목해 증명서 위변조 가능성을 차단하고 최소 개인정보를 활용해 코로나19 접종 사실을 인증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아발란체와 함께 재난지원금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지원금 접수 절차부터 지급까지의 과정을 간소화하고 심사 지연이나 서류 제출 문제를 사전 방지할 수 있다. 모든 지원금의 흐름이 블록체인에 기록되어 투명하게 확인되는 것도 장점이다. 이 외에도 블록체인을 활용한 온체인 투표 시스템은 본격적인 직접 민주주의 시대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웹3.0은 디지털 경제를 이루는 철학과 인프라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IT·콘텐츠의 첨단에 자리잡은 게임 산업은 이 변화의 격류를 다른 어느 곳 보다 뜨겁게 체감하고 있다. 이 변화가 만들어 갈 미래에 게임 유저는 소비 객체에서 게임 생태계 형성의 주체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어갈 미래가 게임뿐만 아니라 콘텐츠 산업, 그리고 그 너머의 모든 참여자들에게 깜짝 놀랄만한 성장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필자는 이 새로운 웹 패러다임이 열어갈 미래가 지금보다 훨씬 투명하고 공정할 것으로 믿고 있다. 장종철 컴투스홀딩스 상무는_2003년부터 창세기전 IP로 유명한 소프트맥스에서 게임 경력을 쌓았다. 이후 2011년 (주)플루토게임즈에서 부사장을, 2013년 (주)크리콘에서 CEO로 재임했다. 이후 2015년부터 컴투스홀딩스에서 게임제작본부장을 거쳐 현재 블록체인 부문에서 부문장으로 재직 중이다. 정 상무는 컴투스 그룹이 2022년 웹2.0과 웹3.0을 아우르는 독자적인 블록체인 메인넷 엑스플라(XPLA)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2024년 상반기에는 XPLA 이용자 경험 개선을 위한 ‘The Next XPLA’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2024.03.23 07:00

14분 소요
[속보] 당정 “선지급된 코로나 재난지원금 8000억 환수 면제”

정책이슈

당정 “선지급된 코로나 재난지원금 8000억 환수 면제”

2023.10.29 12:44

1분 소요
‘소비심리 악화·경쟁 압박·고물가’…올해 유통업계 주요 키워드는?

유통

‘소비심리 악화’, ‘유통업태간 경쟁 압박’, ‘고물가’ 등이 올해 소비시장의 10대 뉴스로 꼽혔다. 대한상의공회의소가 22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상의회관에서 올해 유통업계를 결산하고 내년 유통시장의 변화와 판도를 조망하는 ‘2023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제조, 유통, 물류, 금융업계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대한상의가 유통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2022년 소비시장 10대 이슈'에 따르면 올해 최대 핫 이슈로는 '소비심리 악화(51.%)'가 선정됐다. 이어 ▶업태간 경쟁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30.7%) ▶고물가로 인한 출혈 압박(25.7%) ▶오프라인업태의 온라인 사업 진출(24.0%) ▶일상회복으로 온라인소비 둔화(21.3%) ▶배송 전쟁(20.0%) ▶가성비 탄단지의 편의점 도시락 인기(17.3%) ▶코로나 재난지원금(14.0%) ▶유통기업의 디지털전환 확산(13.3%)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논란(12.7%) 등이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도 소비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데다 고물가까지 겹치며 유통기업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경쟁은 심화됐다"며 "유통가의 키워드였던 디지털 전환과 대형마트 의무휴업 등 유통 규제는 기업과 사회의 숙제로 남게 됐다"고 말했다. 유통 전문가들은 내년까지 소비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그에 대한 대책들을 제시했다. 이 외에도 ▶상품의 차별화 ▶디지털기반 운영비용 효율 강화 ▶상권 특성에 맞춘 점포별 개성화 ▶MZ 소비트렌드를 위한 편의점 콘텐츠 확장 △멤버십 생태계 구축 등의 필요성이 제시되기도 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정치, 금융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내년에도 국내 유통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전사적인 디지털화를 통해 '고객 니즈 분석 및 맞춤형 상품·서비스 제공능력을 키우는 동시에 '비용 효율성 역량' 강화를 통해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를 공략해나가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2022.11.22 17:34

2분 소요
자영업자 살림 여전히 ‘팍팍’…코로나 지원금에도 대출 309조↑

은행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지급한 지원·보상금이 6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의 대규모 지원에도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코로나 전보다 300조원 넘게 증가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2020년 9월부터 올해 2분기까지 기지급됐거나 지급 중인 소상공인 대상 코로나 지원금과 보상금이 총 60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코로나 사태로 소상공인이 영업금지·영업제한 등으로 어려움에 처하자 지난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지원규모를 살펴보면 ▶새희망자금 2조8000억원 ▶버팀목자금 4조2000억원 ▶버팀목자금플러스 4조8000억원 ▶희망회복자금 4조2000억원 등 총 16조원이다. 또한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방역지원금을 지급했다. 1차 지원 규모는 1인당 100만원씩 3조5000억원, 2차는 300만원씩 10조7000억원 등 14조2000억원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손실보전금을 1인당 600만~1000만원씩 총 22조6000억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7월 법적 근거가 마련된 손실보상 제도를 통해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동안 지급된 손실보상금은 6조6000억원이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직전인 올해 4월 1∼17일 영업 시간 제한 등에 대한 사실상 마지막 손실보상금 8900억원까지 합하면 지원금은 총 60조3000억원에 달한다. 정부의 대규모 지원에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994조2000억원으로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말 684조9000억원보다 309조3000억원 늘었다. 이 중 사업자대출이 648조7000억원, 가계대출이 345조4000억원으로 2019년 말보다 각각 약 200조원, 109조3000억원 증가했다. 대출 잔액이 대폭 커진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가파르게 올라 한계 상황에 내몰리는 소상공인·자영업자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대출금리가 1.5%포인트 상승하면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이 10조8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올해 6월 말 자영업자 차주 306만8000명을 기준으로 산출한 것으로 1인당 평균 이자 부담은 351만원 증가한다. 대출금리 인상 폭에 따른 자영업자 1인당 이자 부담 증가액은 ▶0.25%포인트·59만원 ▶0.50%포인트·117만원 ▶1.00%포인트·234만원 등이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2022.10.2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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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취약차주 위한 채무조정 프로그램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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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정상화가 가능한 취약차주에 대한 핀셋 지원을 위해 기업대출 취약차주 대상 기업 포괄 채무조정 프로그램 신설과 가계대출 취약차주 대상 신용대출119프로그램 확대를 7일부터 시행한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최근 급격한 금리 상승과 경기 위축 등으로 인해 채무조정 및 금융지원이 필요한 취약차주가 확대됨에 따라 기존 은행권 공동 만기연장·상환유예 프로그램과는 별도로 추진하게 됐다. 이 프로그램은 신한금융그룹의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신한동행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우선, 정상화가 가능한 취약 기업대출 차주에 대한 빈틈 없는 지원을 위해 대상과 지원이 확대된 자체 기업 채무조정 제도인 ‘기업 포괄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기업 포괄 채무조정 프로그램’의 대상은 ▲코로나 19 관련 정부재난지원금 또는 손실보상금 수령 기업, 코로나19 금융지원 수혜기업 등 코로나 19로 인한 피해기업 ▲연체이력 보유기업 ▲기업 신용등급 열위기업 등이 대상이다. 지원방법으로는 ▲장기분할대환(최대 20년) ▲분할상환원금 유예(최대 2년) ▲이자 유예(최대 2년) ▲금리인하 ▲전문가 컨설팅 등 중소ㆍ소상공인 고객 맞춤형 채무상환프로그램을 제공하며 기존 중기힐링프로그램, 기업성공 프로그램도 활성화해 기업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가계대출부문에서는 기존 ‘신용대출 119 프로그램’을 확대ㆍ개선한다. ‘신용대출 119 프로그램’은 금융위원회 주관 은행권 공동 프로그램으로 실직, 폐업, 소득감소 등 경제적 환경 변화로 인해 정상적인 여신 거래가 어려운 개인 고객에 대해 고객별 상환 능력에 맞게 ▲만기연장 ▲상환조건 변경 ▲금리인하 등의 방법을 통해 선제적으로 채무조정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에 신한은행은 다중 채무자 범위와 만기연장 대상 확대 등 신용대출 119 프로그램 선정 대상을 확대하고 만기 시 일부 상환 없이 동액 연장 및 최장 10년 이내 장기분할상환 제도 신설 등 지원방법을 다양화한다. 또한, 지원 대상자에 대한 안내 프로세스도 강화해 많은 고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경기 악화와 금리 상승 등에 따라 채무 상환에 일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인, 소상공인, 중소기업의 연착륙을 위해 핀셋 지원을 준비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활성화해 은행의 사회적 책임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 공동 취약 차주 지원제도는 개인 부문으로 신용대출 119프로그램, 주택담보대출 프리워크아웃 프로그램, 원금상환유예제도와 개인사업자 119프로그램이 있으며 신한은행은 자체 기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중기힐링 프로그램, 기업성공 프로그램(CSP)을 운영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2022.10.0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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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소비 회복에 상반기 카드사용 일평균 3조…전년比 12.4% ↑

은행

올해 상반기 민간소비 회복에 따라 신용·체크카드 결제금액이 늘었다. 지급결제 시장 내에서는 모바일기기를 활용한 결제 행태도 두드러졌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중 국내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지급카드 이용규모는 일평균 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했다. 민간소비 회복에 따라 신용카드 이용규모는 일평균 2조3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체크카드 이용규모 또한 일평균 6120억원으로 9.0% 늘었다. 선불카드 이용규모는 일평균 14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8.1% 대폭 늘었다. 일부 기초자치단체들이 재난지원금 일부를 선불카드로 지급했던 영향이다. 결제형태별로는 대면결제와 비대면결제가 모두 확대됐다. 코로나19 지속에 따라 모바일기기 등을 통한 비대면결제 이용규모는 일평균 1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했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완화 등으로 대면결제 이용규모 또한 일평균 1조5000억원으로 8.6% 늘었다. 전체 결제 중 비대면결제 비중은 올해 상반기 41.4%를 기록했다. 접근 기기별 통계를 보면 모바일기기 등을 이용한 결제규모는 일평균 1조2700억원으로 12.6% 증가했고, 실물카드를 이용한 결제규모는 일평균 1조3470억원으로 5.9% 늘었다. 특히 모바일기기 기반의 비대면결제뿐 아니라, 대면결제를 할 때도 결제단말기에 실물카드 대신 모바일기기를 접촉하는 결제방식이 확산세를 지속했다. 소액결제망을 통한 계좌이체 규모는 일평균 92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7% 늘었다. 비대면 금융거래 선호 지속된 영향이다. 지난 2019년 12월 신규 가동한 오픈뱅킹공동망의 이체금액은 일평균 1조3000억원으로 그 규모는 크지 않으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어음‧수표 결제금액은 일평균 17조4000억원으로, 전자어음 등의 발행 축소에 따라 전년 대비 7.7% 감소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2022.09.28 12:01

2분 소요
토스뱅크, 5.5% 금리 ‘사장님 대환대출’ 사전 신청 시작

은행

토스뱅크는 최대 2년간 고정금리를 유지하는 ’코로나 피해 사장님 대환대출‘ 사전 신청을 받는다고 22일 밝혔다. ‘사장님 대환대출’은 2년간 최대 5.5%의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이다. 22일부터 29일까지 토스뱅크에서 사전 신청하면 30일부터 순차적으로 대출이 신청된다. 10월 중순부터는 5부제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대상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어 손실보전금 등 재난지원금, 손실보상금을 수령했거나 만기연장·상환유예를 받은 차주 가운데, 현재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 개인사업자다. 올해 5월 31일까지 취급된 대출에 한해 대환이 가능하다. 한도는 최소 1000만원 최대 5000만원이며, 고객들은 2년 거치 후 3년간 분할 상환한다. 2년이 지난 후 3~5년 차에는 은행채(신용등급 AAA 기준) 1년물에 2.0% 포인트 가산한 협약금리가 상한선으로 적용된다. 여기에 신용보증기금 보증료 연 1.0%는 일시 납입해야 한다. 또한 토스뱅크는 기존 대출 상환에 따른 수수료는 물론 신규 대출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도 전액 면제한다. 토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신용보증기금과 대환대출 서비스에 참여했다. 코로나19 사태와 글로벌 금리 인상 등으로 이자 부담이 가중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사장님 대환대출’은 고정금리 상품으로 기존에 고금리 대출상품을 이용하던 고객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코로나19를 맞아 어려움에 처한 사장님들의 대출이 크게 늘었지만, 최근 글로벌 금리인상으로 부담은 오히려 가중됐다”며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토스뱅크의 취지에 따라 신용보증기금과 함께 이번 대환대출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2022.09.2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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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장세, 내년까지 이어질 수도 [이종우 증시 맥짚기]

증권 일반

시가총액 1위와 2위 기업의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1위인 삼성전자는 주가가 전저점을 깨고 5만5000원대로 내려왔다, 반면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계속 상승해 50만원을 넘었다. 삼성전자는 코스피가 2300 밑으로 떨어졌던 7월 초와 주가가 비슷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그때보다 50% 높아졌다. 두 회사의 주가가 극명하게 갈린 건 업종이 처해있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특수를 누려왔다. 정부가 가계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 이 돈의 상당 부분이 전자제품을 비롯한 내구소비재에 사용됐다. 지금은 지원금에 의한 대규모 수요가 끝나서 수요가 뜸해진 상태다. TV를 한번 사면 최소 5년 이상 사용하기 때문에 중간에 수요가 줄어드는 기간이 있는 걸 생각하면 지금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 부품으로 사용되는 반도체의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 영향으로 올해 1분기에 세계 반도체 시장이 공급 초과로 바뀌었고 시간이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재고가 늘었다. 2분기 말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4.8주와 3.7주간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을 재고로 가지고 있었는데, 지난해 말 해당 수치는 2.3주에 지나지 않았다. 두 회사의 반도체 재고가 2018년 말과 유사한 수준까지 올라온 건데, 당시는 반도체 호황이 끝나고 불황으로 넘어오던 때여서 D램 가격이 2019년 한 해에만 48%나 떨어질 정도였다. ━ 2024년 반도체 경기 회복될 듯 시장에서는 내년 하반기에 이번 반도체 경기 둔화가 끝날 거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1분기에 반도체 초과 공급이 정점을 지난 후 2~3분기 동안 바닥 다지기를 거쳐 업황이 안정될 거로 기대하고 있다. 2019년 이후 반도체 가격에 큰 변동이 없었다. 코로나19 발생 직후 반도체 수요가 늘어났지만, 가격이 급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품 가격 상승 폭이 30%를 넘지 못했지만 주가는 코로나19 발생 직전 4만5000원대였던 삼성전자 주가가 최고 9만6000원이 될 정도로 크게 올랐다. 최근에 주가가 5만원대 중반으로 내려왔지만, 그중 상당 부분은 업황보다 주가가 더 많이 오른 부분이 사라지는 거로 봐야 한다. 당분간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주가가 빠른 시간에 상승으로 돌아서기 힘들다. 반도체는 변동이 큰 업종이다. 한번 상승하면 주가가 3~4배 정도 오르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반대로 한번 떨어지면 고점에서 40~50% 정도 떨어진다. 지난 2년동안 PC, 스마트폰, TV 등 전자제품 수요가 늘었기 때문에 내년에는 수요 증가가 크지 않을 것이다. 가전을 비롯한 내구소비재는 경기에 대한 민감도가 대단히 높다. 최근에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고, 가전제품의 성능 개선 정도도 빠르지 않은 걸 감안하면 반도체의 부진이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2차전지는 아직 큰 이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서 주가는 현재 이익보다 성장성에 의해 좌우된다. 2분기 이익 기준으로 LG에너지솔류션의 주당순이익배율(PER)이 840배, 삼성SDI가 28배를 기록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해당 수치가 각각 8.5배와 8.9배인 걸 감안하면 대단히 높은 수준이다. 성장성이 주가에 크게 반영된 결과다. 전기차가 2차전지의 가장 핵심적인 수요처이기 때문에 2차전지의 성장성은 전기차와 맞물려 있다. 전기차 시장이 매년 30% 가까이 늘어날 거로 전망되는 상황을 2차 전지에 대입해 보면, 2030년이 되기 전에 전 세계 2차전지 시장이 메모리반도체 시장보다 커질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2차전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2021년 297GWh에서 2025년에는 1,400GWh로 연평균 28%씩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계 2차전지 시장은 중국이 가격과 소재 경쟁력에서 가장 앞서있다. 제조 경쟁력은 우리나라가 강하고, 원천기술과 품질경쟁력은 일본이 더 낫다. 이렇게 한·중·일 3국이 각축전을 벌이던 2차전지 시장에서 큰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내에서 생산하지 않은 전기차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의 2차 전지업체가 미국시장에 참여하는 길도 봉쇄해 버렸다. 유럽 자동차회사들도 전기차 배터리 수급 문제와 전기차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배터리를 자동차회사가 직접 생산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이런 변화는 국내 2차전지 회사에 큰 기회가 될 것이다. 중국 2차전지 업체들이 미국 전기차 시장에 진출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미국시장이 한국, 일본 2차전지 업체들의 각축장이 됐기 때문이다. 일본 업체들이 소극적인 증설로 일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업체들이 미국시장에서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점유할 가능성이 높다. ━ 당분간 성장주 중심으로 움직일 전망 코스피가 한계를 드러냈다. 코스피가 2500을 넘은 후 힘이 급격하게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위로 올라가지도, 그렇다고 밑으로 크게 내려가지도 않는 상태가 상당 기간 계속될 거로 보인다. 올해 연말까지는 기본이고, 길면 내년도 상반기, 혹은 내년 전체도 지금 같은 움직임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 주식시장이 정체돼도 투자는 쉬지 않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시장은 다양한 시험을 계속한다. 그 과정을 통해 앞으로 어떤 종목을 주력으로 삼을 건지가 결정된다. 이번 2차전지 상승도 그 과정 중 하나다. 올해와 내년 국내외 경제가 좋지 못할 거로 예상됨에 따라 이익에 대한 기대를 줄였다. 대신 투자자들이 장기간에 걸친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첫 번째 주자로 2차전지가 선정돼 LG에너지솔루션이 크게 상승한 것이다. 앞으로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의 대세가 될 거란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는 이상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성장주에 대한 시장의 편애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주식시장이 큰 상승과 하락을 끝낸 후 성장주로 모이는 건 과거에도 많이 일어났던 일이다. 오래전인 1995년이 그랬고, 2019년에 바이오 주가 상승도 그 과정의 하나였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주가가 상승할지는 제2, 제3의 성장주가 나올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주자가 계속 나오면 주가가 추가로 상승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정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아쉬운 건 계속 출현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성장주는 시장이 선택하고 시장이 버린다. 어떤 업종이 다음 성장주로 선택될지, 아니면 아예 어떤 주식도 선택받지 못할지는 시장이 결정한다. 시장이 결정하는 걸 사람이 사전에 예측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최대는 성장주가 부상하는 초기에 해당 종목을 알아보는 정도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이종우 칼럼니스트

2022.09.2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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