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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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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선언 5년, 中 ‘우한’을 다시 찾다[특파원 리포트]

차이나 포커스

이데일리 미국과 중국 특파원이 현지에서 보고 느낀 생생한 경제·산업 분야의 이야기를 격주로 연재한다. 중국 중남부 지역 후베이성의 성도인 우한(武漢), 최근 중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자율 주행 산업을 취재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택시를 이용하면서 만났던 기사들은 대부분 질문에 성의껏 대답하며 친절하게 응대하는 모습이었다. 문득 궁금한 것이 생각났다. “우한에서 코로나가 발생한 지 한참 됐는데, 요즘 분위기는 어떤가요?”라고 묻자 쓸쓸하게 웃더니 “네 뭐 그렇죠…”라며 말끝을 흐린다. 지난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지 5년, 강산이 절반 정도 변할 만큼 길다면 긴 시간인데 아직도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화창한 날씨, 벚꽃 흐드러졌지만…마스크는 아직지난 3월 하순 찾은 우한은 봄철 벚꽃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전 세계에서는 ‘코로나 발원지’라는 낙인이 찍혔으나 원래 우한은 벚꽃으로 유명한 도시다. 우한은 마치 우리나라의 춘천처럼 긴 강과 호수들이 어우러진 수변 도시다. 이중 하나의 호수인 둥후(東湖)에는 수많은 벚꽃 나무가 있는데 봄만 되면 장관을 연출한다. 고작 호수 하나일 뿐인데 들어가는 입장료만 60위안(약 1만2000원)이다. 평일 오후 시간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둥후는 벚꽃 경치를 즐기려는 인파들로 붐볐다. 우한은 젊은이들이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우한은 인구가 1300만명대로 중국 8위 수준의 대도시다. 이중 10% 가량이 대학생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중국 최고 명문대 중 하나인 우한대(이곳 캠퍼스 역시 벚꽃으로 아주 유명하다), 이공계 명문인 화중과기대를 비롯해 우한이공대, 화중사범대, 중난재경정법대 등 80개 이상 대학교가 우한에 밀집했다.화창하고 온난한 날씨, 도로나 관광지에서 몰려다니는 젊은 대학생들까지, 지금 우한에서 코로나19 발원지의 모습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올해 초 중국과학원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는 새로운 박쥐 코로나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밝힌 적이 있지만 실제 생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듯했다.하지만 우한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곱지 않다. 우한으로 출장을 갈 계획이라는 이야기에 지인들은 하나 같이 “코로나 나온 곳 무서워 어떻게 가나”라는 반응이었다. 우한에서 일하고 있는 한 한국인 주재원 역시 “예전에는 우한을 아무도 몰랐는데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가 됐다”라고 푸념하듯 말했다.겉으로는 활기가 넘쳐 보이지만 우한 시민들에게 코로나의 흔적은 남아 있다. 어색하게 말을 흐린 택시 기사도 그랬고 벚꽃을 즐기러 온 인파 중 마스크를 쓴 관람객들의 모습이 그랬다. 아직도 우한의 지하철을 타면 절반가량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게 현지 교민들의 전언이다. 아무래도 은연중에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방어 인식이 남아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이다.국제사회에서는 우한이 코로나19 발원지라고 지목하며 비판하고 있지만 우한 사람들은 약간 다른 생각이다. 한국인 주재원은 “우한 사람들은 ‘우리가 희생해서 적극 방역에 동참했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우한은 코로나19 발생 후 도시를 폐쇄하는 등 강력한 방역 조치를 했는데 이게 우한 시민들의 희생에서 비롯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전 세계에서 날아오는 비난을 버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시진핑 ‘영웅의 도시’ 치켜세워, 경제 규모 지속 성장코로나19를 일선에서 맞선 것에 대한 공로일까. 팬데믹이 지난 후 우한은 중국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2020년 3월 우한을 방문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약 2년 3개월만인 2022년 6월 이곳을 다시 찾아 ‘영웅의 도시’라며 치켜세우기도 했다.우한은 현재 중국 자율주행 분야에서 선도 도시로 꼽힌다. 우한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9월 처음 국가 지능형 커넥티드카 시험 시범구를 만들고 관련 사업을 본격 육성하기 시작했다. 2022년 8월에는 안전요원이 없는 완전 무인 택시가 영업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때까지 자율 주행은 택시 등에서 일부 상용화가 이뤄지기는 했으나 조수석에 사람이 타서 전반적인 상황을 통제하곤 했다. 그런데 우한에서 최초로 완전 자율 주행이 가능한 택시가 다니게 된 것이다. 지난해 완전 무인 자율주행차를 타고 도시 중심부와 공항 고속도로를 오갈 수 있는 서비스도 처음으로 시작했다.자율 주행 사업에 적극 참여한 기술기업 바이두는 현재 이곳에서 1000여대의 무인 로보택시를 운영 중이다. 우한에서 자율 주행 차량을 찾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우한은 중서부 지역에선 충칭·청두와 함께 국가 인공지능(AI) 혁신 선도 도시로 지정됐다. 우한대·화중과기대 등에서 AI 관련 학과를 신설해 교육 기반을 확장하는 것이 내용이다. 2021년엔 서비스업 확대 개방 종합시범구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중부 지역 주요 도시의 마스터플랜(2021~2035년)에 대한 중국 국무원의 설명을 보면 우한은 가장 중요한 도시로 지목했다. 중부 지역의 중심 도시이자 경제·과학기술 혁신의 중심지로서 허브 기능과 경제 중심 기능을 갖춘 유일한 도시라는 평가다. 우한의 국내총생산(GDP)는 2023년(2조17억위안) 처음 2조위안을 돌파했고 지난해 2조1100억위안으로 전년대비 5.2% 성장했다. 지난해 중국 전체 성장률(5.0%)을 웃도는 수준이다.우한은 최근 직할시로 승격을 추진 중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중국에서 직할시는 성과 동격인 일급 행정구역이다. 현재 베이징·상하이·톈진·충칭 4곳뿐이다. 중국의 다섯 번째 직할시 후보는 우한을 비롯해 난징·시안·쑤저우 등 다양하지만 코로나19를 견딘 우한의 성장세를 주목할 만하다.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딛고 성장한 우한의 사례는 우리나라에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 오로지 수도인 서울에 모든 인프라가 집약된 우리나라는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큰 숙제를 안고 있다. 인구·영토와 내수 규모 등에서 중국이 한국을 웃돌고 있지만 우리 또한 적절한 지역 특성화 계획을 통해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025.04.12 06:01

4분 소요
8명 다친 돌진 사고...‘급발진’ 주장에도 ‘운전자 과실’ 결론

자동차

경기 수원에서 발생한 전기차 택시 돌진 사고를 수사해 온 경찰이 60대 택시기사를 검찰에 넘겼다. 급발진이 아닌, 운전자 과실에 의한 사고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개인택시 운전자 A씨를 최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위반(중과실, 중상해) 등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A씨는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11시 45분쯤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인근 이면도로에서 자신이 몰던 기아 EV6로 주차돼 있던 렉스턴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어 인근에 있던 보행자 4명을 잇달아 치었다. 또 주변에 정차된 차량 3대를 더 충돌한 후, 1번 국도까지 나가 주행 중이던 카니발 차량과 부딪혀서야 멈춰섰다.이 사고로 보행자와 차량 탑승자를 포함해 총 8명이 다쳤으며, 이 중 70대 B씨는 전치 20주의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A씨는 조사 과정에서 차량이 갑자기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급발진을 주장했다. 그는 당시 택시의 기어를 ‘D’(주행) 모드에 두고 오토홀드 기능을 작동시킨 상태였으며, 조수석 머리받이를 분리 중이었다고 진술했다.그러나 경찰은 차량 사고기록장치(EDR)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 의뢰한 결과, A씨가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차량 자체에도 급발진 등의 기계적 결함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아울러 사고 당시 차량의 후면을 촬영한 CCTV 영상에서도 제동 시 점등되는 미등이 켜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경찰은 A씨가 조수석 쪽으로 상체를 기울인 불안정한 자세에서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잘못 밟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판단을 바탕으로 경찰은 A씨의 운전 부주의에 무게를 두고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경찰 관계자는 “객관적 증거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브레이크를 가동한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며 “차량 이상 여부도 확인되지 않아 운전자 과실에 의한 사고로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2025.03.21 18:17

2분 소요
부동산 시장 들썩이자 ‘토허제’ 재지정…강남3구‧용산구 전체 아파트로 확대

정책이슈

최근 서울 강남 지역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자 정부와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다시 지정하기로 했다. 부동산 시장 불안 조짐이 나타나자 가격 안정화에 나선 것이다. 토허제를 적용하는 곳은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의 전체 아파트다. 오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약 6개월 간 지정하고 필요하면 지정 기간 연장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계기관 회의를 개최하고 이런 내용이 담긴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같은 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국토교통부와 서울특별시·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 관계자가 참여했다. 핵심은 토허제 재지정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강남·서초·송파·용산구의 전체 아파트에 토허제를 우선 지정하고 향후 시장 과열 양상이 지속될 경우 인근 지역 추가 지정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압구정, 여의도·목동·성수동 및 신통기획 단지 등 서울시 내 현행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시장 과열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 허가구역 지정을 유지한다. 대출 관리 강화도 안정화 방안에 포함됐다.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금융, 가계대출도 엄격하게 관리할 방침이다. 현재 월별, 분기별로 가계대출 관리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여기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지역별 가계대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서울 주요 지역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취급 점검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다주택자나 갭투자자와 관련한 가계대출을 금융권이 자율규제를 바탕으로 보다 엄격히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당초 오는 7월로 예정됐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자금대출 보증비율을 낮추는 계획도 2개월 앞당겨 5월에 시행한다. 투기 수요에 의한 과열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추가적으로 검토한다. 디딤돌 대출 등 정책대출 증가세가 서울, 수도권 주택시장을 과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대출금리 추가 인상 등을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한다.이 밖에 국토부‧서울시가 합동점검반을 가동해 이상거래와 집값담합 등을 집중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편법대출과 허위신고 등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대한 기획조사를 단행하고 자금출처를 수시로 조사한다는 것이다. 이는 투기수요와 불법행위를 차단해 주택시장의 거래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조사 결과 불법이 의심되는 행위는 국세청과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에 즉시 통보해 강력히 조치할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주택공급도 확대할 방침이다. 도심 내 핵심 공급수단인 정비사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재건축‧재개발 관련 법률 제‧개정을 국회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사업장별 최대 50억원 규모의 저리 초기사업비 융자도 이번달부터 실시한다. 2년간 11만호 이상 공급을 목표로 추진 하는 신축매입약정은 정부와 지자체 상설 협의체를 가동하고 수도권 공공택지 미분양 매입확약 등을 통해 공공택지 주택공급도 조기화 할 예정이다. 지방의 준공후 미분양 주택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직접 매입하는 계획도 예정대로 3000호 매입을 추진한다. 오는 21일 매입공고를 실시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매입도 검토할 계획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박상우 장관은 “정부의 최우선 정책목표는 국민 주거안정 실현”이라며 “시장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투기 수요를 근절하는 등 책임감 있는 시장관리와 실효성 있는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규제는 불가피할 경우 최소한으로 사용해야 하지만 독점이나 투기 등으로 시장이 왜곡될 경우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규제 혁파 등을 통해 민간 차원의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시장의 비정상적인 흐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5.03.19 11:09

3분 소요
2월 은행 가계대출 ‘다시 증가’…“대출취급 재개·이사철 영향”

은행

은행권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2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3조3000억원 늘어난 114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올해 1월 감소세를 보이다 2월 들어 다시 증가 전환한 것이다.2월 주담대는 907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3조5000억원 늘었다. 증가폭 또한 전달 1조7000억원보다 늘었다. 한은 측은 은행권 대출 취급 재개, 이사철 자금수요 등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해석했다.기타대출 잔액은 235조1000억원으로 전달보다 2000억원 줄었다. 지난 1월 2조 1000억원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폭은 축소됐다. 1월 상여급 지급 등 계절 요인이 소멸되면서 감소폭이 축소됐다.박민철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2월 전세대출은 1조2000억원 증가해서 2022년 2월 이후 가장 큰 수치를 기록했다”며 “2023년 하반기에 전세가격이 크게 하락한 뒤, 전세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역전세 현상이 서울 지역에서 해소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월 신학기 이사 수요 등이 맞물리며 주택 관련 대출이 증가했는데 올해 1~2월 전체로 보면 월평균 1조원 중반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전반적인 가계대출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추후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가계대출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박 차장은 “기본적으로 금리 인하는 시장금리 하락 통해 가계 차입 비용 낮추는 요소인만큼 가계대출을 확대 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가계대출에는 금리 이외에도 주택시장 상황, 정부 거시건전성 정책 금융권 대출 태도 등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금리가 가계대출에 미치는 영향은 금리수준이 전반적으로 내려가면서 비선형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는 유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들의 2월 기업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3조5000억원 늘며 133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대기업 대출은 전월보다 4000억원 증가했다. 일시차입했던 운전자금이 상환되면서 증가 규모가 전월 6조1000억원과 비교해 상당폭 축소됐다. 중소기업대출은 전월보다 3조1000억원 증가했다. 일부 은행의 정책성 대출 취급 확대 등으로 중소법인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회사채는 순발행 규모가 3조원으로 전월 1조8000억원과 비교해 규모가 확대됐다. 연초 기관들의 투자 수요가 양호한 가운데 차환을 위한 선조달 및 일부 기업의 해외투자 수요 등의 영향이다. CP·단기사채는 전월 일시 조달했던 운전자금이 상환되면서 1조6000억원 순상환 전환했다.

2025.03.12 12:01

2분 소요

여행

푸른 동해를 품고 있는 울진을 찾는 관광객들이 더욱 편하고 저렴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동해중부선 개통에 맞춰 울진군은 10일부터 '관광택시' 서비스를 운영한다. 관광택시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숙련된 택시 기사들이 관광 안내를 겸해 주요 명소를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맞춤형 서비스다. 가족, 친구, 연인 등 다양한 형태의 관광객이 각자의 취향에 맞는 여행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울진군은 푸르른 금강소나무숲길과 아름다운 동해바다, 온천 등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함께 성류굴, 죽변해안스카이레일, 왕피천케이블카 등 군 전역에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이번 관광택시의 등장은 더욱 환영받고 있다.이용요금은 기본 4시간에 8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중 관광객은 3만 2천 원만 부담하며, 나머지 비용은 울진군이 지원한다. 추가 이용 시 1시간당 관광객 8천 원, 울진군 1만 2천 원을 부담해 최대 8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용을 원하는 관광객은 이용일 3일 전까지 울진군청 홈페이지 통합예약시스템 또는 문화관광과로 예약하면 된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관광택시 서비스가 지역 관광 활성화와 관광객 편의 증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관광객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홍성철 기자 thor0108@edaily.co.kr

2025.03.11 17:41

1분 소요
“반도체 침체 → 미분양 폭탄”...평택, 5년 만에 ‘미분양 관리지역’ 재지정

부동산 일반

경기도 평택시가 4년 10개월만에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재지정됐다. 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이달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평택시를 신규 지정한다고 밝혔다. 평택의 미분양 주택은 올해 1월 기준 6438가구로, 지난해 1월(361가구)의 18배로 급증했다. HUG는 미분양 가구수가 1000가구 이상이면서 '공동주택 재고 수 대비 미분양 가구 수'가 2% 이상인 시·군·구 중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한다.평택은 지난 2018년 5월부터 2년 가까이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가 부동산 호황이 경기 외곽지역과 지방으로 퍼진 2020년 6월 제외됐다. 이후 4월 10개월이 지나 다시 관리지역이 된 것이다.평택 미분양은 지난해 1월만 해도 361가구 수준이었으나 올해 1월 6438가구로 18배 급증했다. 경기 지역 전체 미분양의 42.5%가 평택에 집중돼 있는 셈이다.평택 미분양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는 반도체 산업 불황이 꼽힌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공장 건설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11∼12월 청약을 진행한 단지들은 미분양을 피하지 못했다.평택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 인근 A아파트의 1·2순위 청약 땐 864가구 모집에 신청자가 94가구에 그쳤다. B아파트 역시 1·2순위 청약 때 1933가구를 모집했으나 신청자는 312명뿐이었다.주택건설협회는 "경기 지역 미분양이 1년 새 2.2배 급증하는 등 지방 미분양이 수도권 지역까지 확산하는 추세"라며 "미분양이 전이되는 것을 단절하기 위해 과세 '주택 수 제외 과세특례' 적용 지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2025.03.07 15:09

1분 소요
65세 이상 택시운전사, 자격검사 대폭 강화한다

정책이슈

정부가 만 65세 이상 고령의 버스·택시·화물차 등 사업용 자동차 운수 종사자의 운전능력 평가를 강화한다. 19일 국토교통부는 고령 운수종사자의 운전능력 검증을 강화하는 내용의 여객자동차·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과 관련 행정규칙을 오는 20일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개선 대상인 자격유지 검사는 고령 운수종사자의 운전 관련 인지반응 평가를 위해 2016년 버스를 시작으로 순차 도입된 제도다.버스·택시·화물차 운전자 중 만 65∼69세는 3년마다, 70세 이상은 매년 이 검사를 받아야 한다. 통과하지 못하면 더는 일로써 운전을 할 수 없다.자격유지 검사는 현재 신호등, 표지판 등 전체 7개 항목 중 2개 이상에서 최하인 5등급(불량)을 받으면 부적합으로 판정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여기에 더해 사고 발생 관련성이 높은 시야각, 도로 찾기, 추적, 복합 기능 등 4개 항목 중 4등급(미흡)이 2개 이상 나와도 부적합이 된다.특히 시야각·도로 찾기·추적·복합 기능 등 사고 발생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4개 항목이 중점 평가 대상이 된다. 기존에는 검사 항목 전체를 기준으로 부적합 여부를 판단했지만, 앞으로는 사고 위험성이 높은 항목의 평가 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뀐다.의료기관에서 시력·혈압·혈당 등 8가지 항목에 대해 신체검사를 받고 자격유지 검사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한 의료적성검사 관련 규정도 강화한다.현재 버스를 제외한 택시·화물차 운전자는 자격유지 검사 대신 의료적성검사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나 앞으로는 제한이 생긴다. 최근 3년 안에 큰 사고를 냈거나 75세 이상일 경우 등은 반드시 자격유지 검사를 받도록 한다.이번 행정규칙은 정기 자격유지 검사의 부적합 판정 기준을 높이고 재검사에도 횟수 제한을 둔다. 이 검사를 대체할 수 있는 의료적성검사에도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를 도입하고 종사자의 자발적 건강 관리를 유도한다.이들 검사는 매년 100명중 1∼2명만 탈락할 정도라서 변별력 논란이 불거진 데 따라 제도를 개선해 교통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2025.02.19 16:22

2분 소요

정책이슈

경남 밀양 출신 연세대학교 재학생 원모(22)씨는 이번 설 연휴 고향에 내려갈지 고민이다.12·3 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구속 같은 정치 얘기로 집안이 시끄러워질 걸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려서다.지난 17일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만난 원씨는 "탄핵 촉구 집회에 나갔을 때도 아빠한테 '그런 데 나가지 말고 방에 있어라'라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받았다"며 "'이게 다 민주당 때문'이라고 하니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택시 기사 김원택(71)씨도 수원 사는 아들이 설에 찾아오는 게 고민이라 했다.김씨는 "아들은 윤 대통령 때문에 국격도 떨어지고 주식시장도 박살 났다고 말한다. 그런 말을 하지 말라고 혼내니 도리어 큰소리를 치더라"라며 "윤 대통령이 불쌍하지도 않은지…"라고 말을 아꼈다.대체공휴일 지정으로 긴 설 연휴가 다가오고 있지만 현 시국을 생각하면 그리 달갑지 않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과 정치적 견해 차이로 갈등이 생길까 걱정된다는 것이다.네티즌 사이에서는 '가족이 모이면 뉴스 틀지 않기', '신문은 안 보이는 곳으로 치우기' 같은 '설 행동 강령'마저 공유되고 있다. '수능 잘 봤는지·취업했는지·언제 결혼하는지 묻지 않기' 같은 명절 지침의 2025년 판인 셈이다. 비상계엄으로 시작된 현 정국 상황에 대한 연령별, 지역별 인식 차는 실제 수치로도 나타난다.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서울과 인천·경기에서는 53%와 63%로 절반이 넘었지만, 대구·경북(TK)에서는 34%에 그쳤다.18∼29세와 30대 등 MZ 세대의 경우 각각 61%, 63%가 탄핵에 찬성했지만, 이들의 부모 격인 60대와 70대 이상은 41%와 37%로 큰 격차가 났다.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해선 가정에서부터 서로 다른 입장을 인정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2025.01.19 09:53

2분 소요
美 젠지세대는 이제 인플루언서를 원하지 않는다[스페셜리스트 뷰]

전문가 칼럼

‘욜로가 죽어간다.’(YOLO is dying.) 지난 6월 미국 CNN이 세상에 내보낸 한 기사의 제목이다. 지난 몇 년간 두드러진 과소비적·과시적 트렌드인 ‘욜로’(You Only Live Once·인생은 한 번뿐)가 빠른 속도로 사그라지고 있으며, 이 같은 움직임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는 내용이 담겼다. 욜로의 빈자리는 ‘요노’(YONO)가 대신하고 있다. ‘You Only Need One’(필요한 건 하나뿐)의 준말로, 절약을 기반으로 하는 합리적 소비 트렌드를 일컫는다. 하지만 요노는 짠내만 가득하던 과거의 절약과는 사뭇 결이 다르다. 환경과 윤리를 생각하는 가치소비, ‘무지출 챌린지’와 같은 놀이적 성향, 소득 증대를 위한 재테크 노력 등이 그 안에 두루 녹아 있기 때문이다.요노 소비 트렌드의 전 세계적 확산인당 10만원이 훌쩍 넘는 ‘파인 다이닝’(Fine Dining)과 ‘오마카세’(주방특선요리), 값비싼 외제차와 각종 명품, 고급 와인과 위스키에 열광하고 이를 자랑하듯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공유하는 ‘욜로족’이 한순간 소비 트렌드의 뒤편으로 물러났다. 이제는 나만의 집밥 레시피와 편의점 간편식, 국산 중고차와 낡은 생활용품, 무알콜 맥주와 금주가 자랑거리인 ‘요노의 시대’다.구인구직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2024년 8월, 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젠지(GenZ)세대 537명에게 추구하는 소비 형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1.7%가 소비를 최소화하는 요노를 지향한다고 답했다. 욜로를 추구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5.9%에 불과했다. 앞선 2023년 소비 성향 조사에서는 57.3%가 절약 소비를, 42.7%가 당장의 행복을 위한 소비를 한다고 응답했다. 요노 소비가 확대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요노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의 증가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자신의 적은 지출을 자랑하며 검소함과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저소비 코어’(Underconsumption Core) 트렌드가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일례로 미국 젊은 층이 많이 즐기는 SNS인 틱톡(TikTok)에서는 ‘Deinfluencing’(디인플루언싱)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1억50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디인플루언싱은 SNS 유명 인사인 인플루언서를 앞세워 진행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반대 개념으로, 이들이 주도하는 노골적 소비주의를 지양하고 합리적 소비문화를 지향하는 모든 활동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신조어다. 이러한 디인플루언싱을 해시태그한 게시물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는 것은 곧 미국 젠지세대가 요노로 나아가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미국과 함께 G2를 이루는 중국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시장분석기관 샤오바오가오(晓报告)가 2023년 경제·소비·생활 수준이 최상위권인 소위 ‘1선 도시’에 거주하는 1000여 명의 청년층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제품 구매 시 ‘가성비와 실용성을 가장 많이 고려한다’는 응답이 각각 68.4%와 55.9%로 1·2위를 차지했다. 요컨대 요노가 전 세계적 소비 트렌드로 떠오른 것이다.분야를 가리지 않고 침투한 요노 소비요노 소비 확산 추세는 국가뿐만 아니라 분야도 가리지 않는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에 따르면, 2023년 외식산업 매출지수는 1분기 86.91에서 4분기 73.67을 기록했다. 매출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 감소 업체가 증가 업체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지수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곧 외식이 감소하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집밥과 간편식에 대한 선호도는 점점 높아지는 모양새다. 기업형 슈퍼마켓인 GS더프레시의 2024년 1~7월 식료품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8.2% 증가했으며, 롯데슈퍼도 15%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편의점 CU의 2023년 간편식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9.7%p 증가했으며, GS25의 간편식 매출도 2022년 41.2%에서 2023년 51%로 크게 늘었다.미국의 경우 대형마트 매출액이 기대 이상으로 늘었다. 월마트(Walmart)는 2024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 증가했으며, 순이익도 약 34억3000만달러 늘어났다. 월마트 측은 저렴한 생필품을 찾는 소비 성향의 확산과 부유층 고객 방문 증가가 성장의 핵심 원동력이라고 분석했으며, 한 발 더 나아가 7000개 품목의 가격을 더욱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미국의 또 다른 대형마트인 타깃(Target)도 요노 소비족의 발길을 사로잡기 위해 5000개 품목의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맞불을 놨다.중고 소비도 점점 늘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의 2024년 1분기 패션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두 배 늘어난 640억원을 기록했는데, 구매자 중 78%가 M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NH농협은행이 개인 고객 3200만 명의 금융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24년 상반기 20·30대의 수입차 구매 대수는 재작년 같은 기간 대비 11% 감소했지만, 국산차와 중고차 구매 대수는 각각 34%, 29% 증가했다. 대중교통 이용 양상도 변화했다. 서울시의 교통 이용 통계에 따르면, 버스의 하루 평균 이용 건수는 2020년 390만 건에서 2023년 440만 건으로 증가했지만, 택시는 76만 건에서 57만 건으로 약 25% 감소했다. 특히 20·30대의 택시 이용 건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증명하듯 NH농협은행은 2024년 상반기 20·30대 택시 이용 건수가 21% 줄었다는 고객 소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다른 연령대 평균인 3%보다 크게 높은 수치로, 요노 소비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선택하는 경향도 커졌다. 2024년 9월 여신금융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체크카드 발급 건수는 재작년 동기 대비 약 92만8000장 늘었다. 같은 기간 이용액 역시 4605억원가량 증가한 27조5537억원을 기록했다. 이 또한 요노 소비 트렌드 확산과 궤를 같이한다. 국내 신용카드 플랫폼 기업 카드고릴라가 지난 10월 1일부터 21일까지 3347명을 대상으로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6.8%가 ‘과소비가 우려돼서’를 꼽았으며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최대한 받기 위해’와 ‘계획적 소비’를 택한 응답자도 각각 17.5%, 15.8%를 차지했다. 과소비 자제, 절세 혜택 극대화, 합리적 소비 등 요노 소비의 주요 덕목을 실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짠내 나는 절약에 즐거움을 더하다돌이켜 보면 욜로는 MZ세대의 카르페디엠(Carpe Diem·현재를 즐겨라)적 소비 행태를 대변하는 용어로서 상당 기간 큰 힘을 발휘해 왔다. 미국의 유명 래퍼 드레이크가 2011년 발표한 곡의 가사에서 처음 등장한 말이니, 이때부터 따지면 그 영향력이 10년 넘게 이어져 온 셈이다. 2020년대 들어서도 청년층의 절반 가까이가 스스로를 욜로족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불과 2~3년 사이, 그들의 생각은 정반대로 바뀌었다. 어떻게 이런 급선회가 가능했던 것일까.2020년부터 장장 3년여 간 이어진 코로나19 사태가 핵심 분수령이었다. 전 세계적 어려움을 이겨 내기 위해 각국이 시장에 푼 막대한 자금은 엔데믹 국면에 접어든 뒤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 나날이 높아지는 물가를 잡기 위해 당국은 높은 금리를 유지해야 했으며, 자국 우선주의 확대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환율이 치솟았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 함께 이어지는 ‘3고’(高)가 MZ세대를 덮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려면 소비를 줄이고 여유 자금을 늘려야 했지만, 욜로 소비의 관성과 팬데믹에 따른 보복 소비(Revenge Spending)의 힘은 생각보다 강했다. 물가 상승과 잔고 감소가 동시에 진행됐으며, 임금 인상률은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했다. 통계청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6% 증가했지만 39세 이하 가구주의 평균 소득은 1.9% 상승하는 데 그쳤다. 결국 욜로족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요노 소비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었다.흥미로운 점은 오늘날의 요노 소비가 과거의 절약 행태와는 양상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불과 10년 여 전까지만 해도 절약이라 하면 천장에 걸어 놓은 굴비 쳐다보고 밥 한술 뜨는, 그야말로 짠내 풀풀 나는 자린고비식 소비를 의미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돈을 최대한 아낀다는 지향점은 같지만, 절약을 실천하는 방식이 한결 가벼워지고 즐거워진 것이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살펴보면 이른바 ‘거지방’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해당 채팅방에 들어가면 기간을 정해 소비를 전혀 하지 않는 도전인 ‘무지출 챌린지’를 실천하는 불특정 다수가 한데 모여 있다. 이들은 점심 도시락을 싸서 다니거나 탕비실에 비치된 커피를 적절히 활용하는 모습을 인증하며 절약을 하나의 놀이처럼 즐긴다.매일 특정 앱에 들어가 출석 체크를 하고, 스마트폰 잠금 화면을 광고로 바꾸고, 하루 몇 걸음 걷기 같은 지정된 운동을 하며 작은 포인트를 차곡차곡 모아 현금화하거나 기프티콘으로 교환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기성세대에게는 ‘몇 원도 못 건지는 궁상’일 수 있으며, 요노 소비족 사이에서도 ‘디지털 폐지 줍기’라고 불릴 만큼 실제로도 보상이 크지 않다. 하지만 비교적 풍족한 시대를 살아온 MZ세대에게 이 같은 행위는 참신한 경험인 동시에, 절약을 실천한다는 자기만족을 실감할 수 있는 ‘즐거운 절약 미션’이다.일시적 유행 넘어 장기적 소비 패턴으로아무리 즐거운 마음으로 요노 소비를 실천한다고 하더라도, 진심이 깃들지 않는다면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MZ세대의 요노 소비에는 여러 모양의 진심이 존재한다.MZ세대 특유의 성향은 그들이 요노 소비를 꾸준히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큰 에너지다. MZ세대는 개개인의 개성과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며, 이를 자기계발로 연결시키려는 경향이 짙다. 이런 측면에서 요노 소비는 절약이라는 덕목과, 부의 축적을 위한 재테크 학습 및 도전을 내재화하는 데 있어 큰 힘이 되는 발판으로 작용한다.또 요노 소비는 자원 고갈·환경오염·기후위기라는 전 세계적 공통 과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태기 좋은 수단이기도 하다. 욜로 시절처럼 원하는 물건을 모두 구매하는 맥시멀리즘을 추구하는 대신 꼭 필요한 물건을 신중하게 고르고 구매하는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행위 자체가 곧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가치소비이기 때문이다. MZ세대가 요노 소비를 외부에 자랑스럽게 공유하는 또 하나의 배경이다.경기 침체는 장기화되고 있고, 미래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대비하지 않으면 미래를 향한 불안감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으며, 이는 곧 현재의 행복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진다. 여기에 더해 제품의 고품질화와 다기능화·구독 경제의 성장·미니멀 라이프의 확산·친환경 소비의 확대 등이 갈수록 유기적으로 결합되고 있기에 요노 소비는 일시적 유행을 넘어선 장기적 소비 패턴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정부·기업·소비자 모두가 요노 소비의 보편화에 대비한 각자의 경제 전략을 심도 있게 궁리해야 하는 이유다.강진우 문화칼럼니스트

2024.12.28 10:00

7분 소요
티맵 지분 빠진 진짜 '우버 택시' 온다...우버, 내년 초 UT 지분 전량 인수

산업 일반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Uber)가 우티(UT)의 티맵모빌리티 지분을 전량 인수한다. 우티는 지난 2021년 4월 우버와 티맵모빌리티가 각각 51%, 49%씩 출자해 설립된 합작법인이다. 우버는 티맵모빌리티가 보유하고 있는 49% 지분을 사게 된다. 인수는 내년 초 티맵모빌리티 주주 승인을 거쳐 완료되며, 승인 즉시 우버는 UT의 지분 전량과 운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우버 택시는 상반기 기준 이용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인수에는 국내 시장에서의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삼는다.우버는 지난 3년 반 동안 SK스퀘어 계열사인 티맵과 협력해 왔고, 이번 인수 이후에는 우버만의 글로벌 전문성과 기술력이 더 과감하게 투입될 예정이다. 우버 모빌리티 아태지역 총괄 대표 돔 테일러(Dom Taylor)는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한국 시장에서 모빌리티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상생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이용자들에게 더욱 향상된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고 기사들의 수익 창출 확대에 집중하며 신뢰받는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번 인수 이후에도 우버, SK스퀘어, 티맵모빌리티 간의 협업은 지속될 예정이다. 우버 측은 한국 지형에 최적화된 맵핑(mapping) 기술 등 국내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협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4.12.2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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