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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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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기업 양상만이 능사가 아니다 [최화준의 스타트업 인사이트]

전문가 칼럼

지난 몇 년간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배출된 유니콘 스타트업은 20여 곳으로 정체되어 있다. 이는 새로운 유니콘이 탄생하는 동안, 기업 가치 하락으로 유니콘 지위를 잃어버린 스타트업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동성 공급이 원활하던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국내 스타트업들이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다수의 유니콘이 등장했다. 이후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이익을 내지 못한 스타트업들의 기업 가치는 재조정됐다. 그 결과 많은 스타트업들이 유니콘 자격을 상실했다.반도체 스타트업 ‘레벨리온’과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가 작년에 새로운 유니콘 기업으로 탄생했지만, 업계는 같은 기간 동안 유니콘 신분이 박탈된 스타트업들이 더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한편에서는 바이오와 AI 산업에서 새로운 유니콘 스타트업들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몰락하는 유니콘 스타트업이 더 많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한때 국내 유니콘 스타트업 수를 열심히 집계하고 홍보했던 관계 부처들은 최근 침묵을 지키고 있다. ‘역대 최다’ 등의 수식어를 붙여가며 유니콘 스타트업 소식을 전했던 언론 매체들의 기조 역시 돌연 바뀌었다. 오히려 그들은 유니콘 스타트업 동향을 중심으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우려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유니콘 많은 것이 진정 좋기만 할까유니콘 스타트업 수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역동성과 잠재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이다. 이에 창업 생태계를 적극 육성하는 국가들은 자국 스타트업을 유니콘 수준까지 끌어올리고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프랑스는 2030년까지, 일본은 2027년까지 최소 100개의 유니콘 육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우리나라 역시 중소벤처기업부 주도로 초기 스타트업을 아기 유니콘으로, 아기 유니콘은 예비 유니콘으로 성장시키는 단계별 유니콘 육성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유니콘 스타트업 증가가 창업 생태계의 질적 성장으로 이어질까. 이에 대한 답을 얻으려면 유니콘의 정의와 특징을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니콘을 규정하는 정확한 개념은 다음과 같다. 유니콘은 ▲ 기업 가치 10억 달러(한화로 약 1조 4천억 원) 이상 ▲ 창업 10년 이내 ▲ 비상장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스타트업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이 중 창업 기업 연령 조건은 최근 제외되는 추세다. 이는 연구 개발에 오랜 시간이 필요한 스타트업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현재 기업 가치가 500조 원으로 가장 높은 스타트업인 스페이스X는 2002년 창업되었다. 유니콘의 등장은 창업 생태계가 안고 있는 장단점을 모두 보여준다. 성공한 스타트업의 상징과 같은 유니콘은 창업 생태계에 여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는 분명한 장점이다. 반면 이는 투자금 회수(Exit) 기회가 부족하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인수 합병(M&A)이 활발한 독일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성장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들이 유니콘 수준에 도달하기 전에 인수 합병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독일 스타트업 생태계로서는 더 많은 유니콘 스타트업 배출 기회를 놓친 것이다. 과연 이것이 부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빈번한 인수 합병 기회는 독일 스타트업 생태계가 역동성을 유지하는 비결이다.유니콘의 또 다른 조건인 비상장 기업이라는 부분 역시 주의 깊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이웃 나라 일본은 지난 몇 년간 정부 주도로 창업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였지만 유니콘으로 등극한 스타트업은 많지 않았다. 외견상 일본 창업 생태계가 성장에 실패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일본은 스타트업 성장을 위해 그로스 마켓(growth market)을 활짝 열어 두었다. 그로스 마켓은 상장 조건이 간편해서 중소기업들이 쉽게 진입하는 주식 시장이다. 혁신 기술을 보유한 일본 스타트업들은 그로스 마켓에 상장하고 기업 공개(IPO)를 통해 손쉽게 투자금을 유치한다. 이들은 기업 공개를 진행했기에 공식적으로는 더 이상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잠재력은 충분한 기업들이다. 유니콘 수보다는 기회 확대가 핵심해외 창업 생태계의 사례처럼 유니콘 기업의 증가가 창업 생태계의 질적 성장과 항상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유니콘 기업을 단순히 늘리기보다는 창업 생태계에서 기회를 넓히는 질적 성장에 집중했다. 특히 창업자와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 기회 확대가 창업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것임은 자명하다. 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의 자금 회수 유형에서 인수 합병 비율은 3% 미만에 불과하다. 반면 북미 지역은 25% 내외, 독일은 90%에 육박한다. 자금 회수의 또 다른 유형인 기업 공개 역시 우리나라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지난 몇 년간 국내 주식 시장에서 부실 기업이 많아지면서 정부는 기업 상장의 문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창업 생태계의 현황을 종합해보면 유니콘 스타트업이 늘어난 것은 투자금을 회수할 기회가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풍선 효과일 수 있다. 결국 국내 창업 생태계가 유니콘 수에 집착할 이유는 크게 없어 보인다. 오히려 창업 생태계에 충분한 기회가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유니콘 자격에 걸맞은 스타트업이 많지 않아도 괜찮다. 스타트업의 단계별 성장에 충분한 기회만 주어진다면, 국내 창업 생태계는 오늘날의 부진을 딛고 앞으로 전반적인 질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2025.05.19 09:00

4분 소요
‘미 관세 충격파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제조업 취업자 비중 역대 최저

경제일반

올해 들어 제조업 취업자 비중이 15.5%로 떨어지면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경기 개선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사라지면서 취업자 중 20대 비중이 60대보다도 낮은 추세가 지속됐다. 미국 관세 부과 조치의 영향이 본격화하는 2분기부터는 생산과 수출까지 충격파가 확산하면서 제조업 관련 경제 지표들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18일 국가통계포털과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올해 1∼4월 제조업 취업자는 월평균 439만5000명이었다.전체 취업자 중 제조업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5.5%였다. 이는 10차 한국표준산업분류 기준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산업화 시대 20%를 웃돌던 제조업 취업자 비중은 2000년대 중반 이후 16∼17%대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하락세가 본격화했다.연간으로는 2023년 처음으로 15.7%를 기록해 16% 아래로 내려왔고, 작년에도 15.6%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올해 들어서도 제조업 취업자 비중은 1월 15.8%, 2월 15.6%, 3월 15.4%, 4월 15.2%로 매월 하락하고 있다. 4월 제조업 취업자는 12만4000명 감소해 2019년 2월(15만1000명) 이후 6년 2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줄었다.지난해 제조업 경기는 나쁘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불황이 지속되던 반도체가 상승 사이클에 접어들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제조업이 살아났기 때문이다.다만 이 같은 경기 상황은 후행 지표인 고용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 고용 유발 계수가 낮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미룬 영향으로 풀이된다.실제로 1∼4월 제조업 취업자 중 20대(20∼29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10.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정년을 넘긴 60대(13.2%)보다도 더 낮은 수치다.문제는 향후 한국 경제 전반, 특히 제조업에 미국 관세 부과 조치로 인한 '충격파'가 예견돼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12일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도 관세를 매기고 있다.향후 반도체와 의약품에도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상호관세의 위험도 여전히 남아있다. 미국은 지난 4월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한국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정부는 앞서 2+2 통상협의를 통해 관세 발효를 7월로 늦추고 미국과 관세 폐지를 위한 협상에 들어간 상태다. 다만 현재도 다른 국가들처럼 10%의 보편관세는 적용되고 있다. 대미 수출 비중이 높고, 반도체와 자동차 등이 주요 수출 품목인 한국으로서는 글로벌 무역 위축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경기가 상대적으로 좋았던 상황에서도 부진했던 제조업 고용 지표 역시 향후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이미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달 발표한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존 1.6%에서 0.8%로 낮췄다.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 역시 1월 2.0%에서 지난달 1.0%로 석 달 만에 절반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과 정부 또한 향후 관세 영향 등을 반영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임을 여러 차례 시사한 상황이다.

2025.05.18 11:06

3분 소요
쿠팡의 시대, 오프라인 유통사가 살아남는 법 [스페셜리스트 뷰]

유통

지난 1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연간 주요 유통업체 매출 자료에 의하면, 온라인 유통 매출은 50.6%로 역대 최고 수치를 달성했다. 2023년 처음으로 온라인 유통이 오프라인 유통을 앞지른 이후, 이커머스(전자상거래)는 국내 유통시장에서 명실상부 주류로 올라섰다.특히 이번 기록은 단지 50%를 달성했다는 것을 넘어, 1990년대 유통시장 개방 이후 오프라인 유통이 국내 시장을 지배해 오다 왕위의 자리를 온라인 유통에 넘겨줬다는 유통의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 온라인 유통, 어떻게 발전해 왔나 현대적 유통시장에서 30년간 자리를 지켜온 오프라인 유통은 왜 무너졌을까? 온라인 유통의 발전은 크게 3단계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1단계는 2010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온라인 유통은 ▲네이버쇼핑 ▲G마켓 ▲11번가 ▲옥션 등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2000년대 오픈마켓과 TV홈쇼핑사, 종합쇼핑몰간의 경쟁은 결국 오픈마켓의 승리로 끝이 난 바 있다. 이후 오픈마켓은 시장을 점령하기 시작했다.2010년대의 온라인 유통 성공요인은 크게 가격과 상품 구색으로 볼 수 있다. 첫 번째, 운영 비용이 적은 이커머스의 상품 가격 경쟁력의 승리다. 사이버 공간에서 판매하는 온라인 유통은 점포와 재고 및 판매사원 비용이 필요한 오프라인 유통을 저렴한 판매 가격으로써 압도했다. 오픈마켓은 하나의 상품을 여러 판매자(셀러)가 판매한다는 점에서 타 온라인 쇼핑몰보다 경쟁이 심해 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무한정 진열이 가능한 사이버 공간을 이용한 상품 구색이다. 이커머스에서는 상품 판매를 할 때 상품 이미지와 상세페이지만 있으면 진열이 가능하다. 또 수십만 개의 상품도 보유할 수 있다. 그에 반해 오프라인 유통은 점포 공간의 규모에 맞춰 상품 진열을 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는 약 5만개, 창고형 할인점은 4000개, 슈퍼마켓은 5000개, 편의점은 1000개 정도다. 오픈마켓은 판매자 및 상품 등록이 간편해 오프라인 유통뿐만 아니라 온라인 유통에서도 상품 수에서 우위를 가졌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의 국내 오픈마켓 시장 및 사업자 자료에 따르면 2010년 대표 4개 플랫폼 매출은 10조원을 기록했고 2014년에는 15조원으로 성장세를 타고 있었다. 2단계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코로나19다. 2010년대 중반기에는 국민 라이프 스타일에 큰 변화가 있었다. 당시 한국은 인구 대비 스마트폰 보급률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2010년 스마트폰 보급률이 14%에서 2015년에는 87%로 늘면서 국민 필수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스마트폰의 사용은 상품 구매 행동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에는 직접 매장에 방문해 상품을 구매하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터치 몇 번으로 구매가 가능해졌다. 당시 새롭게 등장한 온라인 플랫폼은 쿠팡과 티몬, 위메프로 대표되는 소셜커머스 플랫폼이다. 이들은 스마트폰 쇼핑몰에 최적화된 UX(사용자경험)를 제공하며 젊은 고객에게 인기를 얻었다. 이런 변화는 기존 PC 이용 고객을 스마트폰으로 이끄는데 큰 공헌을 했고, 기존 오픈마켓과 종합쇼핑몰 등 온라인 쇼핑몰도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구축에 뛰어들게 했다. 소셜커머스 초기에는 음식점과 서비스업을 이용하는 여러 소비자를 모아 할인된 공동구매 쿠폰을 판매하는 비즈니스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점차 이용자 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되자 소셜커머스들은 오픈마켓 형태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2010년대 후반에는 국내 유통시장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에 큰 변화를 일으킨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했다. 전염병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은 소비자로 하여금 온라인 유통의 편리함에 눈을 뜨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 로켓배송 이전과 이후, 역사가 바뀌다3단계 성장의 핵심 요인은 빠른 배송과 멤버십 서비스라 할 수 있다. 국내 온라인 유통에서는 쿠팡이 소프트뱅크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아 '로켓배송'을 선보이며 공격적으로 물류센터와 배송시스템을 구축했다. 이후 식품 전문 플랫폼 마켓컬리가 '샛별배송'을 도입했다. 당시 쿠팡은 적자가 지속됐지만 투자는 멈추지 않았다. 이에 언론에서는 비판도 거셌다. 결국 지나고 난 이야기지만 이런 거침없는 투자가 쿠팡이 국내 1위 유통업체로 성장하는 중대한 터닝포인트가 됐다. 특히 국내 이커머스의 역사는 쿠팡의 로켓배송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켓배송이 있기 전에는 온라인 쇼핑으로 상품을 구매하면 택배를 통해 2~3일 후에 물건을 받았고 고객들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로켓배송 서비스 등장 전에는 소비기한이 있거나 바로 요리를 해야 하는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구매량은 많지 않은 편이었다. 반면 생활용품이나 가전, 의류 등 공산품 구매는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쿠팡의 로켓배송 서비스가 생긴 후 오전 주문 시 오후에 배송이 되기 시작했다. 저녁에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물품을 받아보는 혁신적 서비스의 등장이었다. 또한 쿠팡은 다양한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 이탈 방지에 나섰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사들의 멤버십은 할인 포인트 적립 수준에 그쳤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멤버십에 가입할 유인이 적었다. 쿠팡은 와우회원에 가입한 고객에게 ▲무료배송 ▲와우회원 할인가격 구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무료 이용 ▲쿠팡이츠 무료배달 ▲국제 축구 경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네이버 쇼핑도 쿠팡에 대응하기 위해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서비스를 만들어 넷플릭스, 네이버웹툰, N배송, 무료배송 등 여러 서비스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이처럼 3단계에 걸친 이커머스의 성장은 단계별로 강점이 업그레이드되며 쿠팡이라는 거대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을 만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끝났음에도 온라인 유통의 성장은 매년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티메프와 홈플 사태, 위기는 시작됐다온라인 유통이 성장하는 동안 오프라인 유통시장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주목할 점은 2000년대 국내 유통시장을 좌지우지했던 대형마트의 몰락이다. 2017년까지만 해도 1위를 차지하던 대형마트는 3위로 내려 앉았다. 백화점과 편의점은 간발의 차이로 1~2위를 차지했다. 전통적인 유통 대기업 이마트는 2024년 연 매출 29조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쿠팡은 2024년 매출이 41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유통사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오프라인을 상징하던 유통 강자 이마트가 온라인을 상징하는 쿠팡에 자리를 내주게 된 셈이다. 이커머스의 성장은 온·오프라인 유통기업을 가리지 않고, 유통사들을 위기에 빠트렸다. 실제 국내 유통시장은 대형 구조조정에 돌입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티몬과 위메프가 갑작스럽게 대금 결제를 미루다, 결국 기업회생에 들어갔다. 티몬과 위메프는 수년간 적자를 지속하면서 자기자본금을 모두 소진한 채 영업을 이어갔었다. 결국 1조3000억원의 판매자 대금을 결제하지 못한 채 현재는 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이다. 최근의 홈플러스 사태는 그 충격이 더 크다. 올해 3월에는 대형마트 2위 유통사인 홈플러스가 전격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홈플러스는 2015년 영국 테스코의 본사 회계 문제로 어수선한 시기를 틈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전격적으로 인수했다. 하지만 홈플러스 또한 적자 구조 개선에 실패하며 결국 오너 기업인 MBK가 '기업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심을 받은 채 기업회생에 돌입했다. 연 매출 7조원 규모의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은 시장과 소비자에게 충격이었으며, 한편으론 온라인 유통 시대에서 MBK가 대형마트에 대한 비전을 찾지 못했다는 걸 의미했다. 티메프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사태는 '유통 대기업도 망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고, 투자자와 판매자, 소비자 모두에게 유통사 신뢰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향후 국내 유통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유통사는 구조조정과 폐업이 이어질 것이다. 오프라인 유통, 네 가지 전략 필요 국내 유통시장의 대대적인 변화는 쿠팡이 만들었다. 쿠팡이 새롭게 도입한 빠른 배송과 멤버십 서비스, 다양한 콘텐츠 전략이 주요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쿠팡의 2025년 1분기 매출은 11조48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1%나 상승했다. 이는 쿠팡의 성장이 멈추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럼 오프라인 유통사는 어떤 변화와 대응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리는 이 문제를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 변화 ▲가격 경쟁 우위 ▲신선식품 방어 ▲소비자 구매 시간 비용 측면에서 분석해야 한다. 첫 번째는 국내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은 쇼핑 시간을 줄이고 즐기는 시간을 늘리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또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고 개인적인 취미나 자기 계발에 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개인의 실생활에서 시간에 대한 중요성이 매우 높아진 셈이다. 이런 변화를 반영한 대표적인 비즈니스로는 배달 플랫폼을 들 수 있다. 과거에는 가족들이 주말에 모여 대형마트에 방문해 쇼핑을 하는 문화가 대중화 됐었다. 하지만 이제는 쇼핑은 집이나 직장에서 간편하게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주말에는 나들이를 가거나 대형 쇼핑몰에서 즐기는 방향으로 변화한 것이다.이를 잘 간파한 백화점은 지역 핫플레이스 전략을 기반으로 맛집, 팝업스토어, 크리스마스 일루미네이션을 도입하며 즐기는 고객을 잡는 데 성공해 오프라인 유통 1위로 올라섰다. 이때 즐기는 쇼핑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선결돼야 하는 조건이 있다.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큰 점포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대형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이외에는 이러한 전략을 구사하기 쉽지 않다. 한때 대형마트가 체험형 매장을 도입하고도 성공하지 못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두 번째는 가격이다. 소비자 구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가격이라는 점은 마케팅 연구가 시작된 이래 가장 '진리'로 여겨지는 연구 결과다.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온라인 쇼핑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소비자는 가격을 최우선 고려 요인으로 선정했다. 이커머스의 기본 전략은 비용을 줄인 저렴한 판매 가격이다. 오프라인 유통사 입장에서는 과연 온라인 쇼핑이 가진 무기인 '저렴한 가격'을 이길 수 있을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온·오프라인을 모두 이용하는 옴니채널 소비로 바뀐 현재 시점에서 가격 경쟁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그리고 이 부분을 성공적으로 해낸 곳이 바로 국내 주요 유통사로 발돋움한 다이소다. 다이소는 상품 품질과 재고 문제로 한때 어려움을 겪었지만, 초저가를 유지한 채 점포 수를 늘리고 품질 개선을 이뤄내면서 지난해 매출이 4조원에 육박했다. 대형마트 분야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곳으로는 코스트코와 창고형 할인점인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있다. 매장에 선반 형태 진열을 도입해 시설 비용과 상품 수를 줄인 반면 용량은 늘려 객단가를 높이며 운영 비용을 대폭 감소시켰다. 이마트에서 트레이더스 점포 대부분이 매출 상위 점포에 포진한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유통 3사는 서둘러 부진한 마트를 정리하고 창고형 할인점으로의 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세 번째는 아직 쿠팡이 100% 정복하지 못한 신선식품을 지켜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의하면 지난해 온라인 유통 비중은 50.6%로 절반을 넘어섰다. 다만 식품은 오프라인 유통 시장 3분의 2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오프라인 유통사들 사이에서 핵심 시장이다. 더불어 그 범위를 신선식품으로 좁혀본다면 오프라인의 영역은 더욱 공고하다. 신선식품 특성상 냉장 물류 유통 비용이 많이 들고, 선도 관리도 어려운 편이다. 또 소비기한이 짧아 이커머스가 공략하기 쉽지 않은 카테고리다. 대부분의 상품 카테고리가 온라인 유통에 넘어간 데 반해 신선식품만큼은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다.최근 롯데마트에서는 식품전문유통점 그랑그로서리를 선보였고 이마트에서도 이마트 푸드마켓을 론칭하는 등 신선식품 강화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대형마트는 지체할 거 없이 빠르게 기존의 종합쇼핑 점포를 식품 중심 점포로 바꿔야 마지막 남은 신선식품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마지막 네 번째는 소비자 구매 시간과 거리를 잡아야 한다. 쿠팡이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로켓배송 덕분이다. 2일에서 3일 걸리는 택배 기간을 당일로 줄인 게 주요했다. 쿠팡이 쏘아 올린 빠른 배송은 생각보다 빠르게 펴지며, 쿠팡 와우멤버십 가입자 수가 2023년 기준 1400만명을 넘어서는 데 크게 일조했다. 인간은 편함과 즐거움, 행복을 추구한다. 그중에서도 편안함에 대한 욕구는 끝이 없다. 최근 기업형슈퍼마켓과 B마트가 협업을 통해 퀵커머스(즉시배송) 서비스를 확대했고 두 자릿 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뤄내는 중이다. 당일배송보다 더 빠른 즉시배송에 소비자들이 열광하고 있는 셈이다.결국 쿠팡이 사용한 빠른 배송 무기는 경쟁사인 오프라인 유통에서도 무기가 될 수 있다. 오프라인 유통사 쿠팡이 그랬듯, 업체들이 퀵커머스 배송에서 이용자 수와 매출 규모를 확장해 손익분기점을 넘는다면 유통시장의 큰 흐름은 다시 오프라인 유통사로 넘어올 가능성이 높다.오프라인 유통사들의 위기는 이제 생존의 문제가 됐다. 이제 더욱 본격적인 온라인 유통사들과의 경쟁이 기다릴 뿐이다. 오프라인 유통사들은 서둘러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과 리테일에 대한 니즈 변화를 읽어, 나름의 강점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 자신만의 영역을 탄탄히 지키고 다가올 긴 싸움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2025.05.18 10:00

8분 소요
‘7월 일본 대재앙설’ 뭐길래?...대지진 예언에 여행 취소 속출한다는 ‘이 나라’

경제일반

오는 7월 일본에 대규모 재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7월 대재앙설'이 확산하며 홍콩에서 연이어 일본 여행을 취소하고 있다.15일(현지시간)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홍콩 항공사인 그레이터베이항공은 지난 12일부터 오는 10월 25일까지 홍콩~일본 센다이 항공편을 주 4편에서 주 3편으로, 홍콩~도쿠시마 노선을 주 3편에서 주 2편으로 줄였다.항공사는 7월에 일본에서 대재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정보가 유포되며 항공권 수요가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홍콩은 풍수지리를 믿는 사람이 많은데 대재앙설을 걱정하는 여행객이 많다”며 “적자 노선이 늘어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감편을 결정했다”고 말했다.홍콩 사람들이 동요하는 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는 일본 만화 '내가 본 미래' 완전판에 나온 대재앙설 때문이다. '내가 본 미래'는 저자 다쓰키 료가 오래전 꿈에서 본 장면들을 만화로 그린 작품으로,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을 포함해 일본을 휩쓴 대규모 재해들을 예언이 맞으면서 화제가 됐다.어렸을 때부터 꿈 일기를 써 온 작가는 프레디 머큐리의 죽음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건을 꿈에서 봤다며 2011년 대재해가 온다는 꿈도 꿨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예언도 적중했다. 그는 만화에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나 2020년 4월 정점을 찍고 사라진다”고 했다.다쓰키는 2021년 20년 만에 복간하며 낸 완전판에서 올해 7월 재난이 발생하는 꿈을 꿨다고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책 띠지에도 '진짜 대재앙은 2025년 7월에 온다'고 적혀 있다. 그는 “최근 같은 꿈을 반복해 꾼다”며 “재해가 일어나는 날은 2025년 7월”이라고 적었다.다만 만화가는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며 차분한 대응을 촉구한 상태다.전문가들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정보가 아니기에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기쿠치 사토루 신슈대 지역방재센터장은 “정확한 정보인지 잘 확인해야 한다”며 “외출이나 관광을 자제할 게 아니라 일상에서 재해에 대비하며 평상시처럼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한편, 해당 예언이 홍콩 등에서 확산하면서 주일 중국 대사관은 일본에 거주하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대지진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주일 중국대사관은 지난 14일 홈페이지에 '지진 피해 주의 당부'라는 제목의 안내문을 통해 “ 일본 여행이나 유학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계획하고 부동산 구입도 신중하게 선택할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2025.05.1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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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한 희망을 상상하는 일, 그 오래고 깊은 사랑에 대한 한강의 기록들 [새로 나온 책]

△빛과 실 ‘역사적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하고 시적인 산문’이라는 선정 이유와 함께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의 신작 ‘빛과 실’(2024)이 문학과지성사 산문 시리즈 ‘문지 에크리’의 아홉 번째 책으로 출간됐다.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 ‘빛과 실’(2024)을 포함해 미발표 시와 산문, 그리고 작가가 자신의 온전한 최초의 집으로 ‘북향 방’과 ‘정원’을 얻고서 써낸 일기까지 총 열두 꼭지의 글이 작가가 기록한 사진들과 함께 묶였다. 작가는 삼십 년 넘게 ‘쓰는 사람’의 정체성으로,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라는 두 질문 사이의 긴장과 내적 투쟁을 글쓰기의 동력으로 삼아왔다. 그 숱한 질문들 속 작가는 “‘가장 깊은 겹이 언제나 사랑을 향하고 있던 게 아닐까’, 그것이 바로 ‘내 삶의 가장 오래고 근원적인 배음(背音)이 아닐까’”라며 묻고 답하기까지, 시차를 두고 쓰인 시와 산문, 일기와 사진이 새롭게 제 자리를 잡았다. ‘북향의 사람’(북향 방)으로 읽고 쓰는 동안, 종일 빛이 들지 않는 정원에 음지에서도 견뎌내는 식물들의 뿌리를 내리고 탁상용 거울 여러 개의 방향을 옮겨가며 햇빛을 붙드는 작가의 작고도 간절한 일상을 따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음의 구절이 떠오른다.“이 행성에 깃들인 사람들과 생명체들의 일인칭을 끈질기게 상상하는, 끝끝내 우리를 연결하는 언어를 다루는 문학에는 필연적으로 체온이 깃들어 있습니다”라는 구절이다. “글쓰기가 나를 밀고 생명 쪽으로 갔을 뿐이다”라고 작가는 말했다. 책장을 넘기면 흑면과 백면이 교차하며 맞닿은 글과 이미지가 서로에게 스미고 또 끌어당기며 작가의 방과 정원에 깃드는 빛과 그림자를, 이어지는 작가의 낮과 밤을 읽는 이로 하여금 좇게 만든다. 멀게는 사십여 년 전 유년의 기억이 저장된 중철 제본 노트에서 시작된 사랑, 따뜻한 생명에 대한 의문과 갈구가, 가깝게는 코로나19-팬데믹에 휩싸인 2020~2024년 북향의 방과 정원에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부드러움과 온기와 차가움과 통증을 느끼는’, ‘그 생생한 감각들’이 일기와 산문 속에서 오롯하다.작가는 “햇빛이 잎사귀들을 통과할 때 생겨나는 투명한 연둣빛이 있다. 그걸 볼 때마다 내가 느끼는 특유의 감각이 있다”고 말한다. 또 “식물과 공생해 온 인간의 유전자에 새겨진 것이리라 짐작되는, 거의 근원적이라고 느껴지는 기쁨의 감각이다”라고 표현했다. ‘시적인 산문’이란 한강의 언어가 ‘경계 없는 글쓰기’라는 형식과 만났을 때, ‘비로소 우리가 마주하게 된 세계는 생명의 경이와 눈부신 빛으로 가득하다고 전한다. △꼭 알아야 할 심리의 기술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선 넘는 발언을 일삼는 상대를 볼 때, 호락호락하지 않은 거래처 대표에게 계약을 따내야 할 때, 호감 있는 이성과 한 번 더 보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을 때. 꼭 시간이 지나고서야 할 말이 떠오른다. 비즈니스 심리 연구의 일인자인 저자가 최신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꼭 알아야 할 심리의 기술’ 101가지를 알려준다. △배우다!일상에서 마주치는 자연·사물·인물·철학 속에서 삶의 지혜를 한 수 배워가는 인문교양 에세이. 짧고 강렬한 문장으로 깊은 메시지를 던지며 독자에게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통찰을 제공한다. 어떤 때는 책에서, 어떤 때는 길거리에서, 어떤 때는 전혀 예상치 못한 한마디에서 스승을 만난다. 그리고 그 스승은 대부분 ‘실패’라는 이름으로 다가왔다. 이 책은 그런 ‘한 수’들의 기록이다. △원태연의 작사법원태연 작가의 시와 가사는 모두 그의 인생에서 나온 것이며 그는 모든 작품에 진심을 담기까지 실수와 후회, 반성과 깨달음을 반복하며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키워왔다. 원태연의 작품이 언제나 우리 가까이에서 섬세하게 감정을 살펴줄 수 있었던 그 이유, 그의 사람 냄새 나는 유쾌하고도 진중한 면모가 이 책에서 30년 만에 처음으로 드러난다.

2025.05.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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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넘을 '메가 스크린' 등장할까…롯데시네마-메가박스 합병 논의

시세/공시

국내 영화계 3대 멀티플렉스 중 2강인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최근 합병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8일 영화계와 일간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양측은 합병 논의를 물밑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두 회사의 합병 논의는 롯데지주와 콘텐트리중앙 등 각 그룹 본사에서 직접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합병 논의는 코로나19 팬데믹과 OTT 활성화 등으로 극장 산업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활로를 모색하던 중 그룹 최고위층의 의사가 반영되면서 시작됐다는 후문도 들려오는 상황이다.실제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극장 산업 위축으로 극장을 매각하는 등 여러가지로 자구책을 실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이에 양측은 합병 논의를 조만간 수면 위로 끌어올린 뒤 1년 여 동안 검토하면서 어떤 방법이 최선일지를 놓고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나타났다.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극장가가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가운데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합병이 성사된다면 국내 극장가 재편을 넘어 한국영화산업의 대대적인 재편이 예상된다.만약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합병이 성사되면 CGV를 넘어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로 등극하는데다 양사의 투자, 배급이 어떻게 개편되느냐에 따라 영화를 넘어 K콘텐츠 산업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과연 이제 닻을 올린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합병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뜨거워질 전망이다.한편 합병 소식이 전해진 8일 현재 롯데지주의 주가는 23,200원을 기록 중이다. 이는 전날보다 1.53%(+350p)오른 수치다. 롯데지누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함께 국내 우수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해외 현지에서 제품 전시회 및 수출·수입상담회를 지원하는 행사인 '롯데-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를 개최한다고 알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콘텐트리중앙 역시 9,750원을 기록하며 전날보다 3.72%(+350p)올라 상승세를 유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콘텐트리중앙은 최근 메가박스중앙의 297억원 규모의 전단채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에 대해 콘텐트리중앙은 "단기 자금 운영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25.05.0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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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물량 5년 새 2배 ‘껑충‘…작년 60억 건 육박

산업 일반

지난해 국내 택배 물량이 60억 건에 육박하는 등 5년 새 2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의 초저가 공세와 빠른 배송 경쟁 확대, 중고 거래 활성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다.5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택배 물량은 약 59억6000만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51억5000만건)보다 약 15.6% 증가한 규모다. 2019년(27억8000만건)에 비해 5년 만에 2.1배 증가했다.연간 택배 물량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14년 16억2000만건에서 2016년 20억4000만건, 2018년 25억4000만건 등으로 성장세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경제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2020년 이후에는 연간 20%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지난해 1인당 택배 이용 건수는 115.2건으로 집계됐다. 1인당 택배 이용 건수는 2023년부터 100건(100.4건)을 넘겼다.관련 업계는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한국 사업 확대가 택배 물량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한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마케팅이 물동량 증가를 이끌었다는 이야기다.또한 ‘당일 배송’, ‘새벽 배송’ 등 이커머스 업계의 빠른 배송 경쟁도 영향을 미쳤다. 배송 경쟁이 확대되면서 고객의 주문 배송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업체들이 유료 회원제를 확산하면서 무료 배송·반품 등 혜택을 잇달아 도입한 점도 택배 물량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이밖에 중고 거래의 확대로 편의점 택배를 비롯한 개인 간 택배 이용도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편의점 CU의 ‘알뜰택배’ 이용 건수 성장률은 지난 2022년 89.7%, 2023년 90.3%, 2024년 30.5%를 기록했다.국토부는 택배 물량을 원활히 처리하기 위해 민관 합동 전담조직(TF)을 구성했다. 도시 생활물류 인프라 확충으로 택배 배송 효율성을 높이고 종사자의 근로 여건을 개선, 교통체증과 대기오염 등의 사회적 문제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2025.05.0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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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우면 끝!”...마음의 빗장을 여는 ‘귀여움의 힘’ [스페셜리스트 뷰]

산업 일반

귀여움이 소비를 점령하고 있다. 거리를 걷다보면 도처에 귀여운 캐릭터가, 젊은이들의 가방 끝에는 복슬복슬한 인형 키링이, 물건을 고르는 사람들의 입에서는 '귀여워~!'라는 탄성이 새어나온다. 카페에서 노트북을 펴고 공부하는 카공족 대학생들의 노트북에는 어김없이 아기자기한 스티커가 잔뜩 붙어 있고,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가꾸(가방 꾸미기) 트렌드 저변에도 귀여움이 깔려 있다. 귀여움이 소비 생활은 물론 언어적으로도 사회문화적으로도 중요한 개념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귀엽다’는 말의 사용 빈도가 늘었다. ‘예쁘다’의 하위 호환 격으로 쓰이던 때도 있었지만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괜찮다’ 이상의 일반적이고 무난한 칭찬 표현으로 이해되기도 하고 때로는 예쁘고 멋진 것을 능가하는 최상급 평가 언어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아직도, 소비생활은 물론 언어적, 사회문화적으로도 귀여움이 지배하는 영토를 넓혀 가고 있음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면, 당신은 세상의 트렌드와 다소 비켜나 있거나 이 시대를 관통하는 궁극의 소비 감성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해도 좋다. 그렇다면 약간 조급한 마음을 갖고 바짝 다가앉기를 권한다. 귀엽다는 이유만으로 뭔가를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혹자는 ‘귀여움’ 하면 ‘베이비 스키마’를 먼저 떠올린다. 베이비 스키마 이론은 큰 머리, 큰 눈, 통통한 뺨, 짧고 두꺼운 팔다리, 통통한 체형 등 유아의 신체적 특징이 인간에게 긍정적인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즉, 이러한 생김새는 귀엽거나 껴안고 싶은 것으로 인식되어 다른 개체로부터 보살핌을 받는 행동을 유발한다는 이론이다.틀린 말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사람들이 귀엽다고 느끼는 대상은 다양하다. 우선 작고 천진한 아기나 아이들,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있겠고, 작년 초 열풍을 일으켰던 에버랜드 판다 푸바오 역시 귀여워서 사람들의 마음을 뺏었다.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포켓몬이나 산리오 캐릭터들은 물론, 다소 허술한 그림체와 스토리로 인기를 얻은 먼작귀나 망그러진곰, 최고심, 듀 가나디 같은 캐릭터들도 그렇다. 공고한 팬덤을 가진 아이돌이나 배우에게도 귀엽다는 감정은 적용된다. 여기까지 나열한 것은 모두 형태와 실체가 존재하는 것들이지만, 귀엽다는 감정은 대상 뿐 아니라 상황에 의해서도 촉발된다. 특히 Z세대 간이 설문을 통해 파악한 이들이 생각하는 귀여움이란 의도된 행동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순간에 포착되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악의 없는 작은 실수를 했을 때, 평소 완벽해 보이는 사람의 허술한 면을 봤을 때, 본심이나 진심을 숨기지 못하고 들켜버렸을 때 등이 해당하는데, 말하자면 솔직한 감정이 투명하게 드러나거나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꾸밈없는 모습을 드러내고 마는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이다. 완벽하지 않기에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게 하는 이런 순간들, ‘귀여움 모먼트(cute moments)’의 핵심은 바로 솔직함과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이다. 결국 귀여움이란 완벽하지 않은 순간에서 탄생하는 것이다. 소비의 언어와 함께 증가하는 ‘귀여움’의 감성중요한 건 저 귀엽고 무해한 것들이 지갑을 열어젖힌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괴로워서 어쩔 수 없이 그러는 게 아니라 기꺼이. 인기 캐릭터들은 특히 최근에 유통가를 중심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콜라보 상품의 매진과 팝업의 집객을 보장하는 최고의 마케팅 수단으로 대접받고 있다. 아이돌 팬덤은 마음의 지지와 응원을 보내는 것은 물론 최애의 앨범, 티켓, 굿즈를 매진시키는 강력한 구매력으로 마음을 증명한다. 귀여운 것은 마음만 사로잡는 것이 아니라 마치 햇볕처럼 지갑을 순순히 열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처음으로 귀여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걸 발견했던 건 2022년 가을이었다. 다음 해 소비트렌드 전망을 위한 분석을 진행하던 때였는데, 소셜빅데이터를 분석하던 팀원이 흥미로운 패턴을 발견했다며 보여주었다. ‘사다, 결제하다, 구매하다, 구입하다, 사고싶다, 지르다, 쟁이다..’ 등 사람들이 다양하게 사용하는 소비의 언어와 함께 언급된 감성어들 중 ‘귀엽다’의 언급량이 2020년 이후 두드러지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평범한 사람들이 뭔가를 사거나 선택하는 소비의 과정에서 말하는 감성어들은 특별하지 않다. 게다가 사람들의 생각이나 언어 습관은 어지간해서는 급격히 변하지 않기에 연관어 순위 Top 5 이내로 색다른 키워드가 진출하는 일도 흔치 않다. 그런데 2022년 소비의 언어와 함께 다니는 감성연관어 순위에서는 ‘귀엽다’가 4위로 나타났다. 소비나 구매 상황에서 습관처럼 빈번하게 사용되는 감성어들이지만, ‘귀엽다’가 무려 ‘괜찮다’를 제치고 Top 5 안에 이름을 올렸다는 건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 한국인들이 뭔가를 사거나 원하는 소비와 욕망의 메커니즘에 ‘귀엽다’는 감성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였다.그해 사람들이 귀여워서 산 것들을 살펴보니, 포켓몬빵, 노티드 도넛, 크록스 지비츠참 등이 최상위권에 나타났다. 특히 포켓몬빵과 함께 노티드는 캐릭터, IP 마케팅 전성시대의 신호탄을 쏘아올렸고, 요즘은 너무 흔하게 볼 수 있는 캐릭터 콜라보 상품들, 귀여운 굿즈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시초가 되었다. ‘귀여우면 끝’, 이제 거의 왠만한 사람들에게 상식적인 관용구가 되었다. 예쁘다는 말은 어느 정도 객관성을 띠는, 팩트가 기반이 되어야 하는 표현이다. 그러나, 귀엽다는 말은 팩트와 관계가 없다. 누군가는 귀엽다고 하는데 어떤 사람에게는 전혀 감흥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 귀여움이라는 감성은 매우 주관적인 것이어서다. 작년 초 중국으로 반환되기 직전까지 귀여움의 정점에 있었던 에버랜드 판다 푸바오에 대해서도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고 여태 그리워하는데, 누군가는 대체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가로젓지 않는가? 좋아하지 않아도 객관적으로 예쁘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귀엽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그래서 ‘귀여우면 끝’이라는 얘기는 ‘이미 마음을 줘버렸으니 끝’이라는 뜻이다. 지금은 대중적 관심이 다소 꺾였지만, 푸바오의 찐팬들이 품고 있는 그 열의에 대해 다시 떠올려 보자. 물론 외형의 귀여움으로 첫 마음이 열렸겠지만 이어서 그들은 깊은 마음을 줘 버렸다. 의인화에서 출발한 관계성 스토리, 그것을 충실하게 담은 콘텐츠가 그렇게 되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중국 선수핑 기지에는 수많은 판다가 있지만, 오직 푸바오만이 특별하다. 공감과 교감, 애정과 애착이 형성됐기에 푸바오는 이제 더 이상 ‘남의 판다’가 아니다. 마케팅 관점에서 말하면 나와의 ‘관련성(relevance)’이 생긴 것이다. 이 때부터 관계의 국면은 완전히 달라진다. 애견분양숍 유리장 속에 아무리 귀여운 강아지가 있다 해도 내 집에 이미 함께 살고 있는 반려견에 비할 바가 아닌 것과 같은 이치다.귀여움은 순간적으로 가볍게, 마음을 무장해제 하고 지갑을 여는 것도 사실이지만, 스토리텔링과 감정 이입을 통해 지속적 관계를 시작하는 데 마중물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실제 귀여움은 가까이하고 싶고 만지고 싶고 갖고 싶게 하는 마음, 즉, ‘접근 동기’를 높여주는 감성이라는 점이 이론적으로 입증돼 있다. 쇼핑몰에서 아기나 강아지 사진을 인터뷰 테이블에 놓으면 사람들이 더 기꺼이 설문에 응하는 경향이 있으며, 개와 함께 있으면 도움을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귀여움은 하필 지금, 대체 왜?흉폭한 성격을 지닌 곰이라는 동물은 테디베어를 통해 무방비하고 귀여운 존재로 거듭났고,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편안하고 안전한 감각을 상징하는 물건이 되었다. 전쟁의 공포와 경제 불황의 고통이 전 세계를 휩쓸었던 시기, 어린이들이 꼭 끌어안고 잠을 청하고 군대에 징집된 사람들이 집을 떠올리며 간직했던 곰인형은 잃어버린 일상의 평온함을 귀여운 생김새와 포근한 촉감으로 대신했던 것이다. 최근 귀여움의 인기가 급격히 상승한 배경에서 비슷한 맥락을 발견한다. 팬데믹 시기 경험한 일상의 무너짐, 그리고 그 이후 계속되고 있는 급격한 기술 변화,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초래되는 불안함이 귀여움의 부상을 부채질했다. 불확실성만큼 사람을 초조하고 힘들게 하는 것은 없다. 쓸모는 없지만 귀여운 것들을 사랑하고 곁에 두려하는 건 세상의 혼란스러움으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고 피폐해진 정서를 치유하려는 일종의 자기방어 기제의 일환일 수 있다. 깊이 생각하지 말고 편하게, 고민하지 말고 그냥 행복하게. 먼작귀, 망그러진 곰, 최고심의 세계가 그렇다. 무해하고 하찮은 것들에 대한 애정은 나를 해칠 수 있는 위협적 환경이나 관계를 차단하고, 미화된 기억 속에서 작은 행복을 주었던 과거 어떤 시절로 회귀하려는 관성을 낳는다. 어릴 적 좋아했던 것들에 여전히 열광하는 ‘어른이들’의 소비에는 이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세계에 대한 향수,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에 대한 갈망이 저변에 깔려 있다. 특히 어린 시절 풍성한 문화 경험은 당시 즐겼던 콘텐츠나 캐릭터 IP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고, 노스탤지어는 사람들이 과거의 경험을 재현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여 과거와 연관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게 만든다. 더 자유롭고 다양하게 캐릭터와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 Z세대와 알파세대는 어떨까? 이들의 유년 시절, 청소년 시절, 청년 시절에서 캐릭터나 콘텐츠 IP를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들이 지금 좋아하는 것, 지금 시간을 보내는 것, 지금 추억을 쌓는 것들이 20년 후, 30년 후에도 이들의 지갑을 열게 될 것이다. 필자는 20여년 간 리서치와 브랜딩, 마켓 인사이트(MI) 등 마케팅 직무를 두루 경험했으며 지금은 광고대행사 대홍기획에서 AP로 일하고 있다.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과 소비자를 분석해 왔으며, 알파부터 베이비부머까지 전 세대의 소비욕망을 분석한 도서 '세대욕망'(공저, 2024)과 소비를 불러 일으키는 귀여움 감성을 다룬 도서 '귀여워서 삽니다'(2025)를 썼다. 관찰과 직관, 데이터를 활용해 현상의 인과와 영향 그리고 패턴을 추적하고 밝혀내는 일을 즐긴다.

2025.05.05 09:00

7분 소요
“관세 충격 이미 반영됐다” 서학개미 선택은

증권 일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꺼내든 고율 관세 카드가 글로벌금융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무역 전쟁 당시보다 더 강도 높은 수입품 관세 부과를 예고했고, 이는 증시뿐 아니라 ▲통화정책 ▲수급 흐름 ▲투자 심리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미국 주식에 집중된 국내 개인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들은 이번 관세 이슈가 단순한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특히 최근 1~2년 사이 S&P500, 나스닥 등 미국 주식에 대한 장기 매수 포지션을 유지해 온 개인 투자자들은 이번 국면에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지, 보다 신중한 판단을 요구받는 상황에 놓였다.가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 소속 전문가들에게 서면 질의를 진행한 결과, 대다수 응답자는 관세 이슈의 1차 충격은 이미 주가에 일정 부분 반영됐다는 데 공감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관세 불확실성을 멀티플 하락 형태로 선반영했으며, 향후 주가 흐름은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변화와 실물지표 움직임에 좌우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관세는 반영됐다…이제는 구조적 대응의 시간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발 관세 충격은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앞으로 주식시장은 경제지표와 연준의 정책 기조 변화에 따라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 경제 실물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연준이 개입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오히려 ‘Bad is Good’ 심리가 시장을 지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김일혁 KB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신뢰 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주식시장은 멀티플 축소 형태로 관세 리스크를 선반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세안 진전과 고용지표 부진이 동시에 확인될 경우,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기대가 높아질 수 있으며, 이르면 5월부터 관련 조짐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락으로 기술주가 조정을 받았지만, 어닝시즌을 계기로 실적 기반 선별 매수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관세 충격이 하반기부터 실적에 본격 반영될 경우, 빅테크 중심에서 방어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전략이 필요할 수 있다”며 “특정 국가에만 의존하는 전략은 구조적 전환기에 취약할 수 있으며, 오히려 정책모멘텀이 뒷받침되는 유럽, 중국 등으로 시야를 넓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공통적으로 전문가들은 지금은 단기 이벤트보다 중장기 전략이 더 유효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자산 편중이 심한 서학개미일수록 이번 기회에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장 충격이 일단락됐다는 판단은 대응 전략에도 반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지금과 같은 국면에서는 ‘분산’과 ‘분할 매수’를 기반으로 한 장기적 시야의 재배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조 센터장은 “현재 포트폴리오가 특정 지역, 특정 자산군에 쏠려 있다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점검이 필요하다”며 “수익률 중심의 접근보다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구조적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지금의 가격 수준이 아니라, 다음 사이클을 버틸 수 있는 투자 구조를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권경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구조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분할 매수를 기본 전략으로 삼고, 자산군과 지역별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식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관세 회피와 정책 수혜…업종별·지역별 전략 재구성 필요업종 전략을 두고는 각자의 해석이 엇갈렸다. 관세 리스크에직면한 업종을 피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대가 있었지만, ‘어디로 이동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시각이 나타났다.권경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재는 관세 환경에 대한 대응력이 높다”며 “특히 고부가가치 기반의 기술 산업은 가격 전가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실적 방어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김일혁 KB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관세 회피 업종보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 흐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방산·사이버보안, 정보기술(IT)솔루션 등은 정책적으로 지원받을 가능성이 높고, 경기방어형 소비재나 배당주 역시 유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지역 전략을 둘러싸고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팬데믹 이후 과도하게 리레이팅(재평가)돼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반면 유럽은 재정 확대와 인프라 투자 여지가 남아 있고, 중국은 내수 회복과 민간 혁신 사이클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관세 자체보다 그것이 시장 구조와 투자자 심리에 남기는 영향이 더 중요하다”며 “시장의 구조적 변화 흐름을 읽고, 거기에 맞춰 리스크를분산하고 전략을 재정비하는 시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05.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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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관세 전쟁에 ‘롤러코스터’ 탄 증시 대응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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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꺼내든 고율 관세 카드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공포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증시는 하루가 다르게 출렁이고, 무역전쟁이 다시 점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은 개인투자자들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동학개미’와 미국 증시에 주로 투자하는 ‘서학개미’ 모두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지 고민이 깊어진 상황이다. 는 국내 주요 증권업계 전문가들과 관세발 충격이 개인투자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의 생존 전략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분석했다. 국내 증시는 역사적으로 저평가된 상태로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반면 미국 증시는 과도하게 오른 상태로 포트폴리오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공통적으로 트럼프발 관세 정책에 따른 단기 변동성에 너무 흔들리지 말고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정책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주목하며 중장기적인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우선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현재 저평가된 상황으로 관세 협상에 따라 향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과정에서 실적과 저평가 매력을 갖춘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은 역사적 저점인 0.8배 수준(12개월 선행 기준)에 불과하다”며 “향후 미국과의 무역 협상으로 관세 우려가 해소된다면, 우리 증시는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노동길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연구위원은 “중국을 제외하면 다른 국가들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통해 리스크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증시가 보수적으로 고려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으로 봤을 때 하방보다는 상방이 열려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국내 증시 투자 시 관세 영향이 적은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면서도 관세 피해를 받은 업종에서 고점 대비 크게 하락한 기업들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신 투자정보팀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조선사와의 협력을 원하고 있고, 방산은 글로벌 각국의 방위비 증가 압박에 우리나라의 새로운 수출주로 재평가받고 있다”며 “엔터·음식료·유통은 관세와 무관하고 경기 불황에도 견조할 수 있는 섹터”라고 짚었다. 이어 “반도체·자동차 등 美 관세 피해를 받은 업종은 이미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분할 매수가 가능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 실장은 “코스피 내 2차전지·헬스케어·소프트웨어·철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고점대비 주가가 많이 빠진 업종들 중에서 주가수익비율(PER)뿐만 아니라 이익 감소 우려까지 반영이 되며 빠진 업종들이라 향후 반등 시 더 강한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국내 증시의 경우 대선 모멘텀(상승 동력)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은 6월 3일 조기 대선이라는 차별적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며 “신정부 정책 기대감 및 추경 전망으로 관련 정책주가 단기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시선을 보냈다. 한 투자자문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정치 테마주들이 요동치고 있고 ‘정치 테마로 비싸진 주식이 더 비싸진다’고 막 투자를 하는데 절대 테마주 매매는 안 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분산·분할·리밸런싱 필요…재정‧통화 정책 ‘변수’미국 증시는 주요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과도하게 오른 상황으로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팬데믹 이후 과도하게 리레이팅(재평가)돼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관세 충격이 하반기부터 실적에 본격 반영될 경우, 빅테크 중심에서 방어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전략이 필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정 국가에만 의존하는 전략은 구조적 전환기에 취약할 수 있으며, 오히려 정책 모멘텀이 뒷받침되는 유럽, 중국 등으로 시야를 넓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관세는 어느 정도 증시에 선반영된 상태로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정책이나 연준의 통화정책의 향방이 미국 증시 흐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발 관세 충격은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앞으로 주식시장은 경제지표와 연준의 정책 기조 변화에 따라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혁 KB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관세 회피 업종보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 흐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방산·사이버보안·정보기술(IT)솔루션 등은 정책적으로 지원받을 가능성이 높고, 경기방어형 소비재나 배당주 역시 유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동학개미‧서학개미 모두 공통적으로 단기 증시 변동성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중장기적으로 분산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노 연구위원은 “동학개미는 급격한 투매보다는 변동성 방어 중심 전략이 필요하다”며 “방어주(필수소비재·통신·제약)나 내수주,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 낙폭과대 성장주(IT, 미디어 등)에 분산 접근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권경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서학개미는 단기 급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구조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분할 매수를 기본 전략으로 삼고, 자산군과 지역별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식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인해 혼돈에 빠진 증시에서 투자 원칙이나 대응 자세에 차이를 보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변동성 장세는 피할 수 없지만, 버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시기다”라며 “개인투자자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공포나 탐욕이 아니라 구조적 사고와 유연한 포트폴리오 조정 능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포는 기회다”라며 “비관적일 때 우량한 주식을 싸게 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05.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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