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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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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규 부사장, 만성적자 하림산업 구원투수 될까

유통

흔들리는 기업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수장 교체다. 국내 한 기업은 최근 6년간 5명의 수장을 신규 선임했다. 현재 기업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다. 지난 2019년부터 식품 사업 부문 대표를 별도로 선임하며 가정간편식(HMR) 사업에 공들이고 있는 하림산업의 얘기다. 이 회사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종합식품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계속된 대표 교체…1년 버티기 힘들다하림산업은 하림지주의 100% 자회사로 지난 2012년 설립된 식품 전문 기업이다. 하림산업은 2019년과 2023년에 각각 하림식품, HS푸드를 흡수합병하는 등 지속적으로 식품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현재는 부동산 개발 사업과 함께 식품 제조업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하림산업 식품 제조업의 핵심 브랜드로는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고가 라인 ‘더(THE)미식’이 있다.하림산업의 특이점은 최근 대표이사 교체가 잦다는 것이다. 부동산 개발 사업 부문을 이끌고 있는 김기만 대표는 건재했지만, 식품 사업 부문 대표가 임기 1년 내외로 교체됐다. 지난 2019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총 5명의 인사가 하림산업 식품 사업 부문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하림산업을 거쳐 간 대표는 이강수(선임일 2019년 12월)·윤석춘(2021년 1월)·허준 직무대행(2022년 1월)·민동기(2023년 2월) 등이다.현재 하림산업 식품 사업 부문은 올가홀푸드 대표 출신인 강병규 부사장이 맡고 있다. 아직 공시가 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강 부사장이 김기만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하림산업 관계자는 신규 선임된 강병규 대표에 대해 “식품 부문 부사장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선임 배경이나 업무 개시 시점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하림산업의 잦은 대표 교체 이유는 회사 실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하림산업의 감사보고서(2017~2023년)를 살펴보면 회사 매출은 매년 증가세를 보였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림산업의 영업손실 규모는 2016년 116억원에서 지난해 1096억원으로 10배가량 늘었다. 제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 얘기다.사실상 하림산업은 자체 생존이 불가능한 상태다. 운영 자금도 없어 그룹 계열사로부터 돈을 빌려 쓰는 실정이다. 하림지주가 지난 한 해 하림산업에 출자한 금액은 총 1300억원이다. 하림지주는 올해 1월에도 300억원의 자금을 하림산업에 수혈했다. 하림그룹 계열사인 NS홈쇼핑은 지난달(10월) 하림산업에게 시설투자자금 명목으로 280억원을 분할 대여한다고 공시했다. NS홈쇼핑은 지난달 1차로 180억원을 하림산업에게 빌려줬다. 나머지 100억원은 내년 1월에 대여한다는 것이 NS홈쇼핑의 계획이다. 흑자 전환 DNA, 위기의 하림에도 적용될까문제는 이 같은 자금 수혈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하림산업이 현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식품 부문 사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하림산업의 부동산 개발 사업은 하림그룹 및 계열사의 사옥과 공장 건설 공사 등 대부분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다.김홍국 회장도 식품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그는 지난 10월 서울 성수동에 마련된 용가리 치킨 25주년 기념 팝업스토어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미식’ 브랜드는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투자를 지속해 라인도 증설하고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새로 부임한 강병규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하림산업 내부에서도 강 부사장에 대한 기대감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까르푸, 올가홀푸드, CJ올리브영 등을 거친 유통 전문가이기 때문이다.특히 강 부사장이 올가홀푸드에서 이룬 성과는 만성 적자로 허덕이는 하림산업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강 부사장은 최근까지 대표로 있던 올가홀푸드의 경영 실적 흑자 전환을 이뤄낸 인물이다. 그는 2018년부터 올가홀푸드를 맡아 이듬해(2019년)부터 손실을 줄여갔다. 대표 취임 3년차인 2020년에는 매출 771억원, 영업이익 13억원, 당기순이익 5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강 부사장 체제의 하림산업 식품 사업 부문은 신규 브랜드 등 제품 라인업 확장으로 HMR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하림산업은 지난해에만 스트릿푸드 브랜드 멜팅피스와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 등 2개의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며 HMR 라인업 확장에 집중해 왔다.하림산업 관계자는 “HMR 사업의 경우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제품 라인업을 계속해서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4.11.17 10:02

3분 소요
“소비자가 판단할 것”…하림 ‘이정재 라면’ 성적표는

유통

하림산업이 야심 차게 내놓은 프리미엄 브랜드 ‘더(THE)미식’ 라면이 시장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출시간담회 때 직접 라면 삶기 시연을 보였을 정도로 라면 사업은 김 회장이 엄청난 애착을 보인 사업이다. 또 배우 이정재를 모델로 쓰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도 진행했다. 하지만 들인 공 대비 성과가 미진하다. 더미식 라면은 판매 초기부터 일반 라면 대비 가격대가 1000원에서 1500원가량 높아 고가 전략이 결국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었다. 또한 업계에서는 하림이 국내 라면시장 공략의 맥을 애초에 잘못 짚었다고 지적한다. 힘 빠진 기세…점유율 1% ‘굴욕’하림산업은 2021년 10월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더미식의 첫 제품 ‘장인라면’을 내놨다. 봉지당 가격은 2200원이다. 신라면 한 봉지 가격이 950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출시 당시 하림 측은 장인라면에 대해 자연재료를 그대로 사용했고 면 반죽 시에도 닭 육수를 넣었다고 했다. 야채 스프도 다른 일반 라면보다 1.5배 더 넣었다고 강조했다. 원가가 높다보니 자연스레 가격도 높게 책정됐다는 얘기다. 초기 소비자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장인라면은 출시 초기 두 달 만에 500만개를 팔아치웠다. 이정재를 앞세운 광고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예능프로 제품간접광고(PPL) 등 출시 초반부터 마케팅에 힘을 주며 초기 반등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갈수록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지주의 식품 사업군에서 라면군 매출액은 2022년 134억원, 지난해 208억원을 기록하며 매출이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 상반기 라면군 매출은 72억원에 그쳤다. 전분기(48억원) 대비 15% 감소한 수치다. 장인라면의 봉지당 가격이 다른 라면의 2배 수준임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매출이다. 이런 기세라면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라면사업이 오히려 역성장 중인 셈이다. 라면시장 전체로 봐도 점유율은 1%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라면시장 총 매출액은 2조3898억원이다. 전문가들은 하림산업이 라면시장 공략법을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특히 가격 조정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라면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다른 상품보다 가격 저항이 심한 품목 중 하나다. 농심이 몇년 전 출시한 프리미엄 라면인 ‘신라면 블랙’도 출시 초기 높은 가격대로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만큼 국내 라면시장에서 고가 전략은 구사하기 쉽지 않은 편이다. 국내 라면 판매는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편의점 ▲온라인 쇼핑몰이 주요 경로다. 특히 판매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나 SSM에서는 라면을 4~5개씩 묶는 패키지 형태로 판매한다. 장인라면의 4개입 가격은 7000~8000원 수준이다. 일반 라면 5개입 가격이 4000~5000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싸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농심의 신라면 블랙의 4개입 가격도 5000~6000원 수준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를 방문한 소비자들은 카트에 여러 상품을 담다 보니 총비용을 줄이기 위해 습관적으로 가격대가 조금이라도 낮은 저렴한 상품을 바구니에 담는 편”이라며 “라면은 판매대에서 4~5개입 상품의 가격이 모두 보이는 만큼 가격 비교도 쉽다. 다른 라면을 두고 장인라면을 바구니에 담기 위해서는 가격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부분을 소비자들이 찾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라면 상품의 경우 주요 판매처에서 가격 비교가 쉬운 만큼 높은 가격을 책정할수록 판매에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히트작 넘기엔 부족, 가격 조정 나설까하지만 하림이 라면 제품 가격 조정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이미 김홍국 회장은 더미식을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더미식의 다른 간편식 가격도 다른 제품들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김홍국 회장은 2022년 더미식 즉석밥을 출시하면서 “제품 가격은 올라가겠지만 지불 용의는 소비자의 판단 영역”이라며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우수한 품질을 앞세운 프리미엄 상품을 원하는 수요층이 분명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처럼 더미식을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선언한 만큼 향후 가격대 조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이 매우 보수적이라는 점도 하림의 라면사업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 소매점 판매 통계에 따르면 최근 4년(2020~2023년)간 판매량 순위인 톱(Top)10 라면은 약간의 순위 변동만 있을 뿐 똑같은 제품들이 차지했다. Top10 라면 중 빨간국물 베이스의 봉지라면은 ▲신라면 ▲진라면 ▲안성탕면 ▲삼양라면 등으로 모두 수십년간 사랑받은 히트작들이다. 장인라면이 이들 라면들을 제치기에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라면업계 한 관계자는 “라면은 국내를 불문하고 전 세계 소비자들의 입맛이 매우 보수적인 편이라 새 제품이 시장에서 자리잡기란 쉽지 않다”며 “하림산업이 라면 제조 설비 등에 많은 비용을 투자한 만큼 당장 가격 조정에 나서기는 쉽지 않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이런 부분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11.17 09:01

4분 소요
[2024 100대 CEO] LNG 사업 확대로 실적 순항

산업 일반

줄어드는 인구 속 갈수록 부진한 내수는 식품업체들의 고민일 수밖에 없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해운업인 팬오션 인수에 나선 배경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지난 2015년 약 1조원의 자금을 투입, 해운사 팬오션을 인수한 뒤 그룹의 핵심 회사로 성장시켰다. 특히 하림그룹은 팬오션을 인수하면서 곡물 구입·운반부터 축산·가공, 유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 구조를 갖추게 됐고 대기업 집단으로 올라서는 발판을 삼았다. 이런 가운데 팬오션은 지난해 여러 악재들이 겹치며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을 냈다. 또한 올 초에는 오랜 숙원 중 하나였던 HMM(옛 현대상선) 인수가 최종 무산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글로벌 해운물류기업으로 도약하려는 꿈이무산되고 만 것이다. 다만 김 회장은 인수 무산 아쉬움을 뒤로하고 팬오션 성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특히 팬오션은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꾸준히 확장 중이다. 이와 관련 이달 팬오션은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친환경 고효율 LNG 운반선 1척을 인수하며 관련 경쟁력을 강화했다. 팬오션은 앞으로도 이 시장 확대를 위해 꾸준히 LNG선 선대 증가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한편 팬오션은 올해 발틱 건화물선 운임 지수(BDI) 시황 상승 기조에 따라 사선(소유한 배)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실적이 급등하고 있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팬오션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13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컨테이너 부문의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수준으로 회복됐다. 또 탱커 시황 강세도 지속돼 예상보다 호실적을 냈다. 이런 가운데 KB증권은 올해와 내년 팬오션의 연간 영업이익이 4000억원을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B증권은 관련 보고서에서 “홍해사태 장기화에 따른 컨테이너선, 탱커선 시황 호조, LNG선 선대 증가를 고려할 때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상향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밝혔다.

2024.08.26 14:10

2분 소요
HMM 품을 돈 마련하려면…팬오션 유상증자에 쏠린 눈

증권 일반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옛 현대상선)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본계약 체결을 위해서는 ‘자금 조달력’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보유자금이 많지 않은 하림이 HMM의 인수금액을 감당하기 위해 팬오션 유상증자를 고려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주목된다. 자금 조달력 우려 일파만파…답은 팬오션?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6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HMM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 계열사 등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인수전이 한창 진행되고 있던 초기부터 하림의 자금 조달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림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인수자금을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관련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지자 최근 김홍국 하림회장은 직접 나서서 “자금 우려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김 회장은 HMM 인수와 관련해 한 매체를 통해 “이중삼중으로 자금준비를 하지 않았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HMM의 몸값은 6조4000억원으로, 하림 측은 전체 인수금액 중 2조원가량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하림은 신한·우리·KB국민은행과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 등으로부터 총 3조원이 넘는 인수금융 대출 확약서를 받은 상태다. 2억원을 대출받는다고 가정하면 나머지 4조4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남은 자금 중 상당 부분은 HMM 인수 주체인 팬오션의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림그룹은 HMM 경영권 지분의 57.9%에 대한 인수 주체로 팬오션을 내세워 인수대금을 팬오션 유상증자와 인수금융, 선박 유동화 등으로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하림그룹은 3조원 수준의 유상증자로 자금을 확보하고 이외에도 양재 물류단지 등 금융기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6500억원, 분양 수입 3조8000억원 등으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처럼 하림그룹이 최대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팬오션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팬오션은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향후 매도인인 한국산업은행 및 한국해양진흥공사와 본건 거래 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 진행 예정이나 본 공시 시점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본건 거래 계약 체결을 전제로 당사의 유상증자 추진 여부 등이 구체적으로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 하겠다”고 밝혔다. 하림 참여 여력 부족·팬오션은 신용등급 하락 우려2023년 3분기 기준 하림지주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662억원으로 팬오션 유상증자를 결정한다 해도 참여할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3조원가량을 팬오션 유상증자로 조달한다고 가정했을 때 하림 측은 유상증자 금액으로만 1조6400억원가량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팬오션의 상황도 여유롭진 않다. 팬오션은 2023년 9월말 별도 기준 4600억원에 불과한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 2조4000억원, 단기성차입금 6000억원으로 차입을 확대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 실제 한국신용평가(한신평)과 한국기업평가(한기평) 등 신용평가사들은 HMM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팬오션에 대해 인수자금 조달에 따른 재무부담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한신평은 보고서를 통해 “실질적인 재무 부담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인수 금액과 자금조달의 방안, 주주 간 계약 내용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면서도 “만약 주주 간 계약상으로 팬오션이 HMM의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팬오션 자체의 재무 부담은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기평도 “고가치 선박에 대부분 선박금융이 설정돼 있는 등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기는 어려워 유상증자가 주요 자금 조달 방안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도 팬오션의 유상증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팬오션의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팬오션의 목표주가를 4500원으로 하향 제시하면서 “HMM 인수 우선협상자 선정으로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대규모 영구채 발행 및 유상증자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유상증자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규모 증자 자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또한 “하림지주의 팬오션 지분은 54.7%인데 별도기준 보유 현금성자산이 610억원에 불과해 증자 시 지분율이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HMM의 8조원 수준의 순현금은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딜의 성공 여부, 인수 가격, 조달 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가의 상승 여력을 제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림의 무리한 인수에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HMM해원연합노동조합을 중심으로 HMM의 현금성 자산을 노리고 인수에 뛰어든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HMM의 10조원에 달하는 유보금을 하림그룹이 유용할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떠오른 것이다. 이에 하림측은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이 사실처럼 유포되고 있다”며 “HMM이 보유한 현금 자산은 현재진행형인 해운 불황에 대응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게 그룹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못박았다.

2023.12.30 10:29

4분 소요
하림, HMM 인수해 팬오션과 합병? 규모의 경제 이룰까

증권 일반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 HMM(옛 현대상선)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해지면서 초대형 국적선사 탄생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종적으로 인수에 성공할 경우 팬오션과 시너지 효과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HMM 인수전이 하림의 승리로 판가름 났다. KDB산업은행(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HMM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하림그룹을 선정했다. 하림그룹은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 지분 57.9%(3억9879만156주)에 대한 인수 희망가로 6조4000억원의 입찰금액을 써내 최종 낙점된 것으로 전해진다. ‘새우 삼킨 고래’…글로벌 국적선사 5위 겨냥HMM 인수가 마무리되면 하림그룹은 재계 순위 27위에서 13위로 올라선다. 자산총액 25조8000억원인 HMM을 인수해 17조원인 하림그룹의 자산규모가 42조8000억원까지 불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시장 전반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림그룹은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내년 초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인수 과정에서 하림의 자금력 문제 등이 불거졌음에도 HMM 인수를 단행한 건 팬오션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다. 팬오션은 하림그룹이 지난 2015년에 인수한 벌크선사다. 표준화된 형태의 화물들을 운반하는 컨테이너선과 달리 벌크선은 포장하지 않은 화물을 그대로 적재할 수 있는 화물전용선을 말한다. 이번 인수를 통해 하림그룹은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을 고루 갖춘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 있게 된다. 하림그룹 지주사 하림지주는 지난 19일 입장문을 내고 “협상을 잘 마무리하고 본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벌크 전문 해운사인 팬오션과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안정감 있고 신뢰받는 국적선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HMM과 팬오션은 컨테이너-벌크-특수선으로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으며 양사가 쌓아온 시장수급 및 가격변동에 대한 대응력이라면 어떠한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황도 충분히 타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글로벌 1·2위를 다투는 덴마크의 머스크와 스위스의 MSC와도 견줄 만한 국적선사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현재 HMM은 글로벌 컨테이너 시장에서 점유율이 3% 수준으로 8위에 안착해 있다. 1위인 MSC와 2위인 머스크의 점유율을 합산한 30%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하림은 HMM의 규모를 키워 글로벌 5위 컨테이너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하림그룹은 그간 벌크선 사업을 영위하면서 해운업 운영 경험을 쌓아왔다. 비록 초대형 컨테이너선 운영 경험은 없지만 정성 평가에서도 해운업 운영 경험 등에서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익 창출력 확대는 긍정적…내년도 업황 등 고려해야일각에서는 하림그룹이 최종 인수에 성공한 뒤 HMM과 팬오션을 합병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을 통해 국제 해운 네트워크를 공유해 영업망을 확대하고 연료비 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회사는 추후 HMM과 팬오션의 합병이나 사업구조의 인위적인 조정이 있을 거란 추측에 대해서 일축했다.하림은 “하림그룹은 기본적으로 계열사간의 독립 경영과 선의의 경쟁을 촉진하는 경영원칙을 갖고 있다”며 “인수합병을 통해 하림그룹의 계열사가 된 많은 회사들이 사료부문(천하제일사료·선진·팜스코), 닭고기 부문(하림·올품·한강식품), 돼지고기 부문(선진포크·하이포크)에서 이전 회사명, 브랜드, 제품 등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팬오션과 HMM이 시너지를 내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하림그룹의 신용도 영향을 평가하는 보고서를 내고 팬오션이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을 인수한 효과를 확인하기까지 업황 등을 고려할 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평가했다. 한신평은 사업 측면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제고와 수익 창출력 확대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비우호적인 컨테이너 업황 전망을 감안하면 사업다각화 효과가 발현되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년도 해운업황의 악화가 예상되는 것도 문제다. 올들어 팬오션 실적은 운임지수 하락 및 물동량 둔화 등 업황 악화로 위축됐다. 2024년도 벌크선 업계 시황도 2023년도에 비해 더욱 부진할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내년도 팬오션의 영업이익이 올해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보는 분석도 나왔다. KB증권은 2024년 팬오션의 영업이익은 3306억원으로 전년 대비 22.2%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31.8% 하회하고, KB증권의 기존 전망을 23.8% 밑도는 수치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2024년에는 2023년만큼 중국이 철광석과 석탄의 수입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가 낮아 벌크선 시황에 대한 우려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2023년 연중 악화된 컨테이너선 시황이 2024년 온기에 걸쳐 영업손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2023.12.30 09:29

3분 소요
하림그룹 “HMM 유보금, 해운불황에 대응…배당도 최소화”

증권 일반

#하림그룹이 인수한 #HMM의 유보금을 해운 불황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추후 HMM을 #팬오션과 합병하거나 인위적으로 사업구조를 조정하는 것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26일 팬오션·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본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의혹이나 부당한 추측들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우선 하림그룹은 HMM의 유보금은 해운 불황에 대응하고 미래 경쟁력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림은 “글로벌 해운사에 비해 선대 규모 및 보유 현금이 월등히 적은 HMM은 불황에 대비하며 경쟁력을 키우는데 보유 현금을 최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게 하림그룹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하림이 HMM 인수 후 배당금을 통해 이익의 상당수를 가져갈 거란 의혹에 대해서도 “불황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HMM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배당은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하림그룹은 과거 팬오션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M&A 이후 5년 동안 배당을 하지 않은 전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후 HMM과 팬오션의 합병이나 사업구조의 인위적인 조정이 있을 거란 추측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하림은 “하림그룹은 기본적으로 계열사간의 독립 경영과 선의의 경쟁을 촉진하는 경영원칙을 갖고 있다”며 “인수합병을 통해 하림그룹의 계열사가 된 많은 회사들이 사료부문(천하제일사료·선진·팜스코), 닭고기 부문(하림·올품·한강식품), 돼지고기 부문(선진포크·하이포크)에서 이전 회사명, 브랜드, 제품 등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림은 영구채 전환 유예를 통해 추가 배당금을 받을 의도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영구채 전환과 관련한 의견을 충분히 마크업(제시)했으며, 향후 본계약 체결 과정에서도 논의할 예정이라는 방침이다. 하림은 “예비입찰 단계에서부터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 해소를 통한 이해관계자 보호를 위해 일정 기간 영구채 전환 유예와 관련한 의견을 제시했으며 이는 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3.12.2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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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과 한 배 타자…하림 주가 ‘쑥’‧팬오션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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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하림 주가도 고공행진 하고 있다. 반면 하림그룹 내 HMM 인수주체인 #팬오션은 대규모 유상증자 우려로 주가가 고꾸라졌다.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하림 주가는 전일보다 29.93% 오른 4905원에 마감했다. 하림 주가는 지난 19일 역시 상한가로 마감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상한가다. #하림지주의 주가도 전일 대비 10.14% 오른 8800원에 장을 닫았다. 이들 회사 주가에는 HMM 인수 소식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8일 장 마감 이후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지분 57.9%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JKL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HMM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하림은 재계 27위에서 13위로 오르는 것은 물론 초대형 국적선사로 거듭나게 된다.반면 하림그룹 소속 해운사인 팬오션의 20일 주가는 전일보다 2.32% 내린 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팬오션 주가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 이후 이틀 연속 내리막길이다. 벌크선사 팬오션은 하림그룹이 2015년 인수해 지분 54.72%를 보유 중이다. 이번 HMM 인수 주체로는 팬오션이 나설 예정이다. HMM 인수 가격은 6조4000억원인데, 이에 팬오션은 인수자금 확보를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부담감에 주가가 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유상증자는 팬오션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이 높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일부 증권사에선 부정적 전망을 제시한 리포트도 나왔다. 대신증권은 팬오션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사실상 중립을 뜻하는 ‘마켓퍼폼’(Marketperform·시장수익률)으로 하향했다.이 리포트에서 대신증권은 목표주가 또한 기존 7000에서 4500원으로 낮췄다. 이 가격은 20일 종가인 4000원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리포트 발행 시점인 지난 18일 팬오션 주가가 4555원인 점을 고려하면, 당시 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을 목표가로 제시한 셈이다.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림그룹의 인수 주체인 팬오션은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 영구채 및 유상증자, 그리고 자산 유동화 등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팬오션 유상증자로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한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향후 세부 계약 조건에 대한 협상을 거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내년 상반기 중 거래를 종결할 계획이다.

2023.12.2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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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새 주인’된 하림, 9부능선은 넘었지만…남은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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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HMM(옛 현대상선) 인수전이 하림(136480)의 승리로 끝이 났다.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011200)이 7년만에 ‘새 주인’을 맞이하면서 하림그룹은 재계 순위 13위권에 오르게 됐다. 하지만 무리한 자금조달로 인한 부담과 앞으로 남은 기업결합 심사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림그룹의 지주사인 하림지주(003380)는 입장문을 내고 “팬오션(028670)-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18일 밤 HMM 경영권 매도인 측으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당초 예상보다 발표가 지체되면서 일각에서는 유찰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본입찰에서 6조4000억원의 입찰금액을 써낸 하림이 HMM의 새 주인으로 최종 낙점됐다. 본계약을 체결하면 자사 벌크 전문 해운사 팬오션과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하림이 기업 규모가 더 큰 회사를 인수하면서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인수전이 한창일 때부터 하림의 자금력 문제는 불거졌다. 하림이 HMM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새우가 고래를 삼킨 셈’이라는 평가가 나온 까닭도 여기에 있다. HMM은 올해 4월 기준 자산 총액 25조8000억원에 달하는 대기업이지만 하림은 1조6000억원에 불과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인수를 위해선 JKL파트너스에 자금력을 기대야 한다.부족한 대금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하기 때문에 향후 하림이 감당해야 할 금융비용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하림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함께 유가증권 매각과 영구채 발행, 선박 매각 등으로 2조~3조원대 자금을 조달할 전망이다. 금리를 8%대로 가정했을 때 하림이 1년에 갚아야 할 이자만 2000억~3000억원에 달한다. 하림이 HMM을 연내 인수한다 해도 직접적인 시너지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된다. 해운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10~20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오간다는 특징이 있다. 침체기에 접어든 해운 경기를 넘어서야 하는데 이를 버티려면 재정건전성도 바탕이 되어야 한다. HMM도 지난 2011~2019년까지 약 10년간 적자 상태를 면치못했으며 결손금도 4조원에 달할 정도였다. 당초 HMM 매각을 두고 ‘졸속 매각’이라고 비판해온 HMM 노조의 반발이 거세 협상 과정에서의 난관도 예상된다. HMM해원연합노조는 사측과 진행 중인 단체협약 협상 결렬을 통보하고 파업에 나설 방침이다. 노조는 매각 절차를 중단시키기 위해 투쟁하겠다는 입장이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운영 경험이 없다는 점도 극복해야 할 문제다. HMM은 글로벌 컨테이너선사 중 초대형선 보유 비율이 가장 높다. 하림은 정성 평가에서 해운업 운영 경험 등에서도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림이 지난 2015년 인수한 종합해운기업 팬오션을 운영해온 것은 맞지만 인수 이후에도 경쟁력을 유지 및 확대하려면 지속적인 투자와 운영 능력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내년 초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지을 예정인 하림에겐 기업결합 심사라는 관문도 남았다. 팬오션과 HMM의 합병으로 경쟁당국이 독점 우려를 제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림지주는 “하림그룹은 앞으로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를 갖고 매각측과의 성실한 협상을 통해 남은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협상을 잘 마무리하고 본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벌크 전문 해운사인 팬오션과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안정감있고 신뢰받는 국적선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3.12.1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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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적자에도  HMR 도전 멈추지 않는 까닭 [‘하림’ 김홍국의 뚝심]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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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식품기업’을 향한 하림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김홍국 하림 회장이 중견 닭고기 전문업체를 넘어 자신의 철학을 반영한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으면서다. 다만 시장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어 과연 김 회장의 ‘뚝심 경영’이 빛을 발할지 눈길이 쏠린다. ‘가족의 힘’으로 식품 사업 이끌어김 회장은 맨손으로 국내 축산업계 1위 업체를 일군 자수성가 경영인으로 유명하다. 그를 식품 사업으로 이끈 것은 ‘가족의 힘’이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외할머니가 사준 병아리 10마리로 농장주가 되는 꿈을 꿨다. 이후 닭과 돼지를 번갈아 사고팔면서 18세 때 자본금 4000만원으로 양계장을 차린다. 1978년 황등농장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농업 사업에 나서게 됐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1982년 돼지와 닭 가격이 폭락하면서 빚더미에 앉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언스트&영 최우수 기업가상 시상식이 열린 모나코에서 김 회장은 “돌이켜보면 항상 위기는 기회였고 1%의 가능성만 있으면 도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주변의 반대가 있더라도 오너는 뚝심 있게 밀어붙일 필요가 있기 때문에 항상 외로운 자리”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HMR 시장에 뛰어든 것 역시 ‘가족’이 배경이 됐다. 그는 “네 아이, 다둥이 아빠다. 어느 아빠나 그렇듯 제 아이들이 정말 사랑스럽다. 하지만 면을 먹으면 볼이 빨개지는 증상이 나타났던 넷째 아이와 라면을 두고 실랑이를 벌였다”라며 “아이들에게 마음 놓고 먹일 수 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자연 식재료로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방법을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마음 놓고 먹일 수 있는 음식을 만들고 튼튼해지고 볼이 빨개지지 않게 음식을 만드는 나트륨 등 인공감미료(MSG)가 아닌 진짜 재료로, 제대로 된 맛으로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 잡을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아토피로 고생하는 막내딸을 위해 2021년 10월 첨가물이 없는 ‘더미식 장인라면’ 출시에 이어 지난해 5월 즉석밥, 올해 튀김 전문 ‘멜팅피스’, ‘더미식 냉동만두’ 등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제품을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 어린이식도 제대로 만들어 보자는 마음에 ‘푸디버디’ 브랜드도 10월에 론칭했다. 엇갈리는 시장 반응…누적된 적자가 발목다만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하림의 끊임없는 프리미엄 HMR 시장 도전에도 적자가 지속되자 업계는 이 같은 사업 전략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하림지주는 지난해 말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엔에스지주를 흡수합병하면서 하림산업을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지난해 3월 주주 간 주식교환 방식으로 엔에스쇼핑을 자회사로 편입했고 10월 엔에스쇼핑을 엔에스지주와 엔에스쇼핑으로 인적분할했다. 이후 엔에스지주와 합병하면서 하림산업, 글라이드를 하림지주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까지 경영실적이 악화일로를 걸어왔던 만큼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실제 하림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461억원으로 전년(217억원) 대비 112.7%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89억원에서 868억원으로 확대됐다. 당기순손실 역시 638억원에서 1165억원으로 늘어났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하기 시작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하림산업의 영업손실은 이어졌다. 2016년 116억원에서 2017년 104억원으로 주춤한 뒤 ▲2018년 119억원 ▲2019년 148억원 ▲2020년 294억원 ▲2021년 589억원으로 매년 적자폭이 커졌다. 지난해에는 8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내기도 했다.김 회장의 야심작인 ‘더미식’이 론칭한 2021년은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되기도 했다. 더미식은 고품질 식재료를 사용한 프리미엄 간편식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라면·즉석밥·짜장·냉동 볶음밥·냉동만두 등을 연이어 출시한 데 이어 ‘더미식 장인라면’은 유명 배우 이정재를 모델로 기용해 홍보에 나섰다. 출시 직후 두 달여간 500만봉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현재 시장 점유율은 1% 내외로 알려져 있다. HMR 후발주자로서 차별화를 위해 프리미엄 전략을 고집하고 있지만 경쟁사보다 비싼 가격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들하다는 평가다. 제품들이 출시될 때마다 하림산업은 신선하고 고품질 재료로 만들었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특히 국물이 들어간 제품에는 자연 재료를 깊게 우려냈다는 문구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에 해당 제품의 가격을 경쟁사 제품보다 1.5배까지 높게 책정하고 있다. 김 회장은 제품 개발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직접 홍보에 나설 정도로 HMR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하림산업이 출시한 가정간편식 제품 가운데 시장에서 단단한 입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제품은 아직 없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프리미엄 전략이 통할지 모르겠다”라며 “좋은 품질과 맛을 강조하는 건 좋지만 가격 정책이 시 장 점유율 확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2023.11.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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