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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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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도’ 배경이었던 창덕궁 인정전, 3월 내부 특별 개방

정책이슈

유네스코 세계유산 창덕궁의 대표 건물인 인정전이 3월 한 달 동안 내부를 특별 개방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해설사와 함께 인정전 내부를 관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20일 밝혔다. 영화 ‘사도’의 촬영 배경이 된 세트장(전북 부안)이 아닌, 실제 창덕궁 인정전 내부를 무료로 관람할 기회다.‘어진정치’를 의미하는 인정전은 창덕궁의 으뜸 전각, 즉 정전(正殿)이다. 왕의 즉위식이나 신하들의 하례, 외국 사신 접견 등 국가의 중요하고 공식적인 의식을 치렀다. 왕권을 상징하는 건물이다. 조선 태종 5년(1405년) 처음 세워졌다가 선조 25년(1592년) 임진왜란 당시 불탔다. 광해군 때 중건된 이후 순조 3년(1803년)에 일어난 화재로 인한 재건, 그리고 철종 8년(1857년)에 보수공사 이후 지금에 이르렀다.인정전 외관은 2층 건물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층 구분 없는 통층 형태다. 천장 중앙에는 구름 사이로 봉황 두 마리를 채색해 그려 넣어 공간의 권위와 화려함을 극대화했다. 내부 깊숙한 곳에는 왕의 자리인 어좌, 그 뒤편에는 왕이 다스리는 세계를 상징하는 해와 달, 다섯 봉우리를 그린 일월오봉도가 있다. 순종이 1907년 창덕궁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수리해 전등, 유리창, 커튼 등 근대적 요소도 확인된다.평소 바깥에서만 감상하던 인정전 내부를 더욱 가까이에서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이번 특별 관람 프로그램은 매주 수·목요일에는 기존 정규해설과 연계하여 한국어와 외국어로 진행된다. 매주 금·토·일요일은 궁궐 내 관원들의 업무 공간이었던 궐내각사를 탐방하는 '창덕궁 깊이보기(궐내각사)' 심화해설과 연계해 한국어로 운영된다. 인정전 내부 관람은 회당 20명으로 제한된다. 수·목요일은 정규해설 관람객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20명씩 순차 입장한다. 금·토·일요일은 궁능유적본부 통합예약 누리집을 통한 사전 예약자(15명) 및 현장 접수자(65세 이상 어르신 대상, 회당 선착순 5명)가 참여할 수 있다. 비가 오면 인정전 내부 관람은 취소될 수 있다. 다만 기존 해설 프로그램은 정상 운영된다. 참가비는 무료다.

2025.02.20 17:04

2분 소요
“야말? 옵니다” 바르셀로나 韓 방문, 2년 전처럼 ‘파국’은 없다

국제 이슈

FC바르셀로나가 오는 8월 방한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유럽 팀들의 한국 방문이 파국을 맞은 바 있어 우려가 잇따르지만, 이번 방한은 이미 확정적인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한국에서는 2022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방한 이후 해외 유명 팀들의 친선전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자주 보였다. 탈 없이 빅클럽을 초청해 흥행까지 잡은 경우도 많지만, 협상 과정에서 파국을 맞은 적도 있었다.2년 전 ‘코리아 투어 2023’이란 이름으로 울버햄프턴(잉글랜드), 셀틱(스코틀랜드), AS로마(이탈리아)의 방한을 추진하다 엎어진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세세한 경기 일정까지 먼저 나왔지만, 주최사가 계약금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행사가 빠그라졌다.바르셀로나도 지난해 5월 한국 방문을 추진했는데, 결과적으로 무산됐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당시 바르셀로나는 2023~24 스페인 라리가 최종전 경기 일정 등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방한을 취소했다. K리그 일정과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 등 문제도 지적됐다.주최사가 해외 팀의 방한을 성황리에 끝낸 경험이 없으면 세간의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지난 17일 프로모터사 디드라이브 측은 바르셀로나와 지난해 11월 본계약 체결 이후 절차를 밟는 단계라고 밝혔다. 투자사와 티켓 판매 대행사 등 친선전 개최에 필요한 계약을 어느 정도 마친 상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대전료까지 바르셀로나 구단에 지급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함슬 디드라이브 대표는 본지를 통해 “해외 프로모터가 한국에 대한 이해 없이 (바르셀로나의 한국 방문을) 진행해 실패한 적이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 모 업체가 진행하다 엎어진 사례였다”며 “이런 부분의 염려를 바로잡고자 이번 유치는 국내 축구전문가들과 처음부터 함께했다. 바르셀로나는 한국 축구계의 프로토콜을 존중하며 한국 축구전문가와 운영 및 모든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함슬 대표는 바르셀로나 구단으로부터 아시아 지역 에이전트로 임명된 인물이며 2023년 스페인축구협회장의 서울시 방문을 이끌기도 했다. 물론 바르셀로나가 프리시즌에 한국을 찾는 터라 주축 선수들이 빠지는 등 ‘싱거운 매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함슬 대표는 라민 야말, 하피냐 등 세계적인 스타가 오냐는 물음에 “그렇다. 온다”고 단언했다. 후안 라포르타 바르셀로나 회장도 최초로 한국 땅을 밟을 예정이다.현지에서도 바르셀로나의 방한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스페인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는 같은 날 “오는 여름 바르셀로나의 두 차례 한국 친선 경기 일정이 확정됐다”고 조명했다. 매체는 바르셀로나가 FC서울과 첫 경기를 치르고, 전북 현대 혹은 수원 삼성과 두 번째 친선전을 가지는 것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디드라이브 측에 따르면, 이번 2경기는 8월 1~6일 사이에 열릴 예정이며 K리그 팀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세계적인 명문 팀인 바르셀로나가 8월에 한국 땅을 밟는다면, 통산 세 번째 방한이다. 바르셀로나는 2004년 수원 삼성과 친선전에서 0-1로 졌고, 2010년에는 K리그 올스타와 맞붙어 5-2로 이겼다. 두 번째 방문 당시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두 골을 터뜨리며 국내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이번에도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축구 팬들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김희웅 일간스포츠 기자

2025.02.19 10:19

3분 소요
美 국방장관, 한국 방한 보류

국제 경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동북아시아 지역 방문 때 한국은 건너뛰고 일본을 방문한다. 5일(현지시각)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스틴 장관이 7일 캘리포니아주에서 개최되는 레이건 국방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일정을 소화한 뒤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라이더 대변인은 "오스틴 장관의 13번째 인도·태평양 방문인 이 일정은 역내에서 미국의 동맹·파트너십을 강화하고 평화, 안보, 번영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진전시키기 위한 국방부의 역사적 노력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앞서 오스틴 장관은 내주부터 일본과 한국을 잇달아 방문해 미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일본 교토통신이 보도했다.그러나 이날 해외 방문 발표에서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미 국방부 관계자는 오스틴 장관의 방문 일정과 관련한 연합뉴스의 서면 질의에 "이번에 오스틴 장관이 한국에 방문하는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뉴스맥스 등은 오스틴 장관이 당초 방한을 추진했으나 계엄 사태 이후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보고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고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함에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또한 그에 따른 한국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오스틴 장관의 대화 상대방인 김용현 한국 국방부 장관의 사임 등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앞서 4∼5일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4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제1차 NCG 도상연습(TTX)도 계엄 사태 여파 속에서 무기한 연기됐다.라이더 대변인은 향후 NCG 일정을 묻는 말에 "아직 업데이트로 제공할 게 없다"라면서 "한국에서의 이벤트를 고려할 때 이것(일정 연기)은 신중한 조치로 보인다"고 밝혔다.한편, 라이더 대변인은 한국의 계엄 사태와 관련한 주한미군 태세 변화 여부를 묻는 말에는 "군 태세에는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이어 "우리는 여러 레벨에서 한국 국방부와 접촉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고는 있지만, 작전적으로나 물리적, 안전 측면에서 (이번 사태에 따른) 주한 미군에 대한 어떤 중대한 영향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그는 또 주한 미군 장병들이 자유롭게 외출하는지를 묻는 말에는 "내가 알기로는 그렇다"고 답변했다.

2024.12.06 10:09

2분 소요
‘비상 계엄’ 여파에...외교 일정 줄줄이 차질

국제 이슈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외교 일정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4일 스웨덴 총리실 대변인실은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의 방한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웨덴 총리실 대변인실은 “우리는 12월 3일 밤 동안의 상황 전개를 주시해왔다”며 “최근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한국 방문을 연기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을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외교장관 및 국방장관과 함께 당초 5일부터 7일까지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였다.이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의 방한도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교도통신은 일한의원연맹 회장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한국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인해 한국 방문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일한의원연맹 간부들과 방한해 양국 교류 증진을 위한 기념사업 개최 및 윤 대통령 면담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모두 무산된 셈이다.한국과 미국의 제4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제1차 NCG 도상연습(TTX)도 연기됐다. 양국은 4∼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NCG 회의 및 TTX 연습을 진행할 계획이었다.국내 외교부 고위 당국자들의 출장 일정도 잇따라 단축되거나 취소됐다.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당초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닷새간 스페인과 독일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늦은 오후 일정을 앞당겨 귀국한다. 스페인 방문을 계기로 4년 만에 재개될 예정이던 한·스페인 전략대화도 연기됐다.강인선 외교부 2차관 역시 출장이 보류됐다. 강 차관은 당초 이날부터 오는 7일까지 원자력 분야 협력 방안 논의를 위해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이 예정돼 있었다. 외교부는 전 재외공관에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국내 정치 상황에 동요되지 않고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라는 지시가 담긴 지침을 내렸다.외교부 당국자는 “주요국을 포함해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외교활동과 관련해서는 차질 없도록 계속 협력하고 관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2024.12.04 18:42

2분 소요
韓 찾은 외국인 관광객, '선불카드 와우패스'에 엄지척

유통

“명동 사설 환전소를 이용할 생각으로 미리 환전을 하지 않고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와 보니 한국은 카드 사회더라고요. 해외에서의 신용카드 사용은 꺼려졌기에 무척 당황했습니다. 호텔에 짐을 맡기고 잠시 생각에 빠졌는데, 로비에 설치된 와우패스의 무인 환전 키오스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명동을 방문하지 않고도 갖고 있는 외화로 선불카드를 발급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환전까지 가능해 여행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한 외국인 관광객의 와우패스 후기다. 최근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이들을 위한 전용 올인원 선불카드 ‘와우패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그들의 실제 사용 후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국내 외국인 관광객 1위 선불카드 와우패스를 운영하는 오렌지스퀘어는 실제 외국인 관광객으로부터 입수한 생생한 와우패스 사용 후기를 13일 공개했다.한국의 보편화된 캐시리스 상황에 당황한 외국인 관광객이 와우패스 덕분에 여행 및 쇼핑을 즐길 수 있었단 후기가 많았다. 외국인 관광객 다수는 외화를 들고 입국해 원화로 환전을 하는데, 정작 한국은 현금을 취급하지 않는 매장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호텔, 지하철역 등에 위치한 와우패스 무인 환전 키오스크에서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제주도에서 택시를 이용했는데 원화가 없어 곤란을 겪었던 외국인 관광객도 있다. 그는 택시를 타고 카지노를 방문했는데, 외화만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카지노에 설치된 와우패스 무인 환전 키오스크를 발견했고, 이를 이용해 환전 및 택시비 지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이 두 사례는 와우패스가 결제부터 환전까지 가능한 올인원 선불카드인 데다 자체 무인 환전 키오스크를 운영하고 있기에 가능했다. 와우패스는 무인 환전 키오스크를 이용해 여권 스캔 등의 과정을 거치면 손쉽게 발급할 수 있다. 또 사설 환전소가 밀집해 있는 명동이나 은행 등을 방문하지 않아도 외화를 원화로 환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무인숍을 비롯해 무인 키오스크를 활용하는 매장이 많은 한국에서 쇼핑이 어렵지 않았다는 관광객의 후기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한 일본인 관광객은 와우패스를 이용해 무인 편의점을 이용할 수 있었다며 SNS에 사진과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종종 야간 무입숍 이용 시 국제 신용카드 사용이 불가한 경우가 있다.와우패스는 택시에 놓고 내린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가방을 직접 찾아주기도 했다. 해당 관광객은 한국어 소통이 불가능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와우패스 콜센터는 그의 결제 내역 등을 바탕으로 택시회사에 연결해 문제를 해결했다. 매장의 실수로 결제 등이 잘못됐을 때에도 그들을 대신해 결제 취소 및 환불 등의 절차를 진행했다. 이처럼 와우패스는 한국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신해 소통 및 문제 해결 등에 앞장서는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이는 와우패스의 다국어 콜센터가 존재하는 이유다.또한 와우패스는 방한 외국인 전용 선불카드로 국내 카드 가맹점 어디서든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앱 내 가계부 기능을 통해 결제 관련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앱 내에서 잔액을 원화 외에 각 국가의 화폐 가치로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여행 경비 계산 등에 유용하다는 외국인 관광객의 후기가 흘러나온다.특히 결제 내역을 앱에서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 점은 최근 외국인 MZ관광객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앱 내 결제 내역을 캡쳐해 여행의 순간을 기억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었다.아울러 와우패스를 사용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한국 방문 전부터 SNS 등을 통해 와우패스와 소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여행 전 미리 한국의 날씨와 옷차림, 관광 명소, 맛집 등에 대한 정보를 묻거나, 업로드된 콘텐츠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와우패스는 각 국가별 SNS를 해당 국적의 원어민 직원이 직접 관리, 소통하고 있다.이에 한국 여행을 잘 마친 외국인 관광객은 자신의 SNS를 활용해 와우패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고 있다. 와우패스 사용 후기를 담은 영상이나 직접 그린 그림을 공유하는가 하면, 직접 와우패스 관련 미니어처를 만들거나 만화를 그리기도 했다.오렌지스퀘어 관계자는 "와우패스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감동을 선사하자는 기업 미션을 실현 중"이라며 "외국인 관광객이 직접 남긴 사용 후기와 이를 받아들이는 와우패스의 자세에서 그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2024.06.13 14:14

3분 소요
尹, 모레부터 사우디·카타르 국빈 방문…韓 정상 중 최초

정책이슈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1일부터 4박 6일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국빈 방문 형식으로 잇달아 방문한다.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최상목 경제수석은 1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일정과 의미를 소개했다.우리나라 정상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국빈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김건희 여사도 순방에 동행한다.에너지와 건설 부문을 중심으로 중동의 핵심 협력국인 이들 국가와 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새로운 협력 영역도 발굴하겠다는 구상이다.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도착, 다음 날부터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 및 오찬 등 국빈 일정을 시작한다.윤 대통령은 22일 양국 경제인 300명이 함께하는 한·사우디아라비아 투자 포럼, 23일 양국 과학자가 참여하는 한·사우디아라비아 미래기술파트너십 포럼, 우리 건설기업의 현지 진출 50주년을 기념하는 한·사우디아라비아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 등 다양한 경제 관련 행사에도 참석한다.투자 포럼을 계기로 에너지, 첨단산업, 금융, 문화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양국 기업과 기관 간 수십 건의 양해각서(MOU)도 체결될 예정이다.23일에는 현지 왕립대학교인 킹 사우드 대학 강연도 예정돼 있다.윤 대통령은 마지막 날인 24일 ‘사막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포럼 행사에 주빈으로 참석, 경제·투자 파트너로서 한국의 매력을 설명하고 한국과 중동 간 협력 관계를 주제로 사회자와 대담한다.윤 대통령은 카타르 도하로 이동, 25일까지 머무르면서 국빈 방문 일정을 이어간다.25일 카타르 군주(에미르)인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와 정상회담을 하고 국빈 오찬을 함께한다.윤 대통령은 한·카타르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관계자를 격려할 예정이다.양국 기업인 약 300명이 LNG, 수소, 태양광 등 에너지 분야 경제 협력을 심화하고 첨단기술, 보건, 문화 등 신산업 협력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이밖에 한국관이 설치된 도하 국제원예박람회, 중동 교육 허브를 자처하는 카타르 ‘에듀케이션 시티’ 방문 등의 일정도 소화한다.윤 대통령은 25일 늦은 오후 귀국길에 올라 26일 오전에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번 순방 의미를 ▲중동과 협력 관계 재설정 ▲인프라 협력 고도화 ▲에너지 안보 강화로 꼽았다.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는 중동 지역에서도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핵심 협력국이라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이들 국가에 대한 우리의 에너지 의존도는 원유 38%, 가스 21%에 이른다.빈 살만 왕세자가 국가적 프로젝트로 주도하고 있는 신도시 사업인 ‘네옴시티’ 등 중동 인프라 건설 사업에 국내 기업들도 대거 참여하고 있다.최 수석은 “첨단제조 기술력과 산업발전 경험을 보유한 우리나라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공격적으로 산업 다각화 전략을 추진하는 중동 국가에 최적의 파트너”라며 “에너지, 건설 등 전통적 협력 분야와 함께 전기차, 조선, 스마트팜, 문화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 지평을 넓히겠다”고 말했다.인프라 협력 고도화와 관련해서는 “잠시 위축된 중동 인프라 사업들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전 세계가 각축을 벌이는 중동 메가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이 진출하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윤 대통령은 또 두 국가와 정상회담을 통해 안정적인 원유와 가스 공급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국제 에너지 시장 안정을 위한 중동 국가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최 수석은 전했다.최 수석은 작년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양국이 맺은 300억달러 규모의 MOU 이행 상황과 관련해 “여러 기업 간에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대체로 정상 추진 중”이라며 “지난번과는 별도로 추가적인 MOU와 계약 논의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윤 대통령 경제외교를 뒷받침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130명, 카타르 59명 등 대규모 국내 경제사절단도 동행한다.사우디아라비아 사절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사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 주요 그룹 대표들이 포함됐다.우리 수출 주역인 중소·중견 기업이 사절단의 70% 이상으로 에너지, 건설 외 디지털, 금융, 의료, 문화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 기업이 참여한다.대통령실은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로 중동 긴장이 치솟은 가운데 이번 순방이 이뤄지는 것과 관련해 상대국들이 방문을 예정대로 소화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표해왔다고 밝혔다.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대방은 우리가 일정을 바꾸거나 취소하지 않고 반드시 이번에 상호 계획한 대로 와줬으면 좋겠다는 강한 입장을 먼저 피력해 왔다”며 “크게 순방 일정(검토)에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김 차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정상회담에서 안보 정세에 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윤 대통령의 순방을 통해 사우디, 카타르와 실질적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역내 평화를 진작하고 우리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편,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음 달 하순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국 결정을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막판 경쟁 중인 데 대해서는 “정작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우리 정부 간에 엑스포 문제는 한 마디도 나눈 적이 없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는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23.10.1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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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대통령’ 아르노 회장, 정지선 회장과 회동…비공개 일정도 관심

유통

글로벌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총괄회장이 21일 오전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방문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와 함께 아르노 회장을 직접 접견 했다.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찾았다. 아르노 회장과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현대백화점면세점과의 협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정 회장은 아르노 회장에게 현대백화점의 현황 설명과 함께 루이비통 입점을 적극 검토해줄 것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노 회장은 1층 루이비통·티파니·불가리 매장, 셀린느 팝업 매장과 6층 루이비통 맨즈, 디올 맨즈 매장을 50분가량 둘러봤다. 아르노 회장은 곳곳을 둘러본 후 오후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더현대 서울까지 방문할 예정이다.아르노 회장은 2019년 10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지난 20일 방한했다. 이번엔 딸이자 크리스찬 디올의 CEO인 델핀 아르노도 동행했는데, 딸과 함께 소비자들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방한에 나선 아르노 회장은 전날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 매장과 면세점을 시작으로 팝업스토어 ‘디올 성수’를 찾았다. 이후 잠실 롯데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현장을 둘러본 후 갤러리아 명품관까지 방문했다. 아르노 회장의 ‘비공개’ 일정도 관심사다. 아르노 회장은 21일 리움 미술관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노 회장은 홍라희 전 리움 미술관 관장과 오랜기간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자리에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아르노 회장은 현대차 등 재계 오너들과의 만남을 가질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방한이 코로나19 기간동안 한국 명품 시장이 전 세계 10위 시장으로 성장하자 한국 시장을 직접 챙기기 위한 현장행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해 7월 마이클 버크 루이비통 회장 방한이 예고된 바 있지만 코로나19 영향에 돌연 취소된 바 있다.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품 소비 시장 규모가 168억달러(한화 약 21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24% 성장했다. 인구수로 환산하면 1인당 325달러(약 40만원)로 중국과 미국의 1인당 지출액인 55달러, 280달러를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LVMH가 보유한 브랜드의 실적도 뛰었다. 루이비통코리아의 국내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 2021년 매출은 에르메스와 샤넬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4681억원으로 전년(1조467억원) 대비 40.2% 증가했다. 지난 2019년(7846억원)과 비교하면 87.1%나 늘었다.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의 2021년 매출도 6139억원으로 전년(3285억원) 대비 86.8%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1047억원에서 2115억원으로 102% 늘었다.한편 아르노 회장은 루이비통·디올·펜디·셀린느·티파니앤코·모엣샹동 등 명품을 보유한 LVMH의 수장이다. ‘명품 대통령’으로도 불리는 그의 재산 보유액은 올해 2월 기준 2137억달러(약 213조원)에 달해 전 세계 1위로 테슬라의 일런머스크를 제쳤다.

2023.03.2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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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냉각·PF 부실화에 건설株도 한 달간 14% 하락

증권 일반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침체에 건설주가 맥을 못 추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로 떠오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 우려가 커지면서 전망도 어둡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간(9월 19일~10월 19일) 주요 건설주 7개의 평균 하락률은 14.68%에 달한다. 코스피200 건설 지수도 같은 기간 4.70% 빠졌다. 건설주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건 금리 인상 여파에 부동산 시장 매수 심리가 줄어들면서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 주간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27% 떨어졌다. 2012년 6월 11일 -0.36% 이후 10년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부동산 침체 분위기는 고스란히 주가로 이어지고 있다. 종목별로 보면 한 달 새 동부건설(-20.02%)이 가장 많이 하락했다. 건설 대장주인 현대건설도 17.55%나 빠졌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19일까지만 해도 4만3300원에 거래됐지만 전날 3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태영건설(-18.77%), GS건설(-15.48%), 대우건설(-11.44%), HDC현대산업개발(-9.87%), DL이앤씨(-9.66%) 등 모두 줄줄이 하락했다. 최근 중동 특수 기대감이 컸던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MBS)의 11월 방한이 무산됐다는 소식도 타격을 줬다. 세계 최대 스마트시티 건설 프로젝트인 ‘네옴시티'(NEOM City)’ 건설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들면서다. 국내 부동산 시장 냉각으로 건설사들은 해외 수주 등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었다. 그러나 방한 무산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돼 현대건설은 지난 10월 17일 하루에만 7.31% 하락했다. 전망도 좋지 않다. 레고랜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채무 불이행 사태로 불안 심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대출 자체가 어려워 자금 조달이 막혔고 시행사 보증 등 부동산 사업 진행 전반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지방 건설사 등 부도는 시간 문제라는 소문까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앞서 강원중도개발공사(GJC)는 2020년 레고랜드 건설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특수목적회사(SPC) 아이원제일차를 설립하고 205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CP)를 발행했다. 그러나 아이원제일차가 부도 처리됐다. 이번 사태로 지방자치단체가 보증한 기업어음(CP)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회사채 등 자금 흐름이 얼어붙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올해까지만 해도 이미 벌여놓은 사업이 많아 사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이 냉각된 데다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내년부터는 진짜 고비가 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에 건설주 주가가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금리 급등으로 인한 주택시장 우려 증가로 건설업종 주가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라면서 “빈 살만 방한 취소 보도 등으로 단기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ABCP에 대한 보증 의무 불이행 등으로 시공사 유동성 고갈 우려가 커졌고 건설주는 약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홍다원 기자 daone@edaily.co.kr

2022.10.2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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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 코인도란] 바다이야기 트라우마?…‘글로벌 대세’ P2E게임, 한국선 못한다

가상화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적격 투자 대상 자산에 비트코인이 들어가는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코인 관련한 투자 정보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500만 ‘코인러’를 위한 핵심 투자 정보를 정리해 드립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1998년 한국은 파산 직전이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인의 피가 섞인 세계적인 기업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몇 달 뒤, 그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함께 방한해 김 대통령을 만났다. 김 대통령은 직설적으로 물었다. IMF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 수 있느냐고. 그는 “첫째가 브로드밴드, 둘째도 브로드밴드, 셋째도 브로드밴드”라고 답했다. 동석한 게이츠 회장의 답도 같았다. 김 대통령은 “반드시 한국을 브로드밴드 강국으로 세우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되물었다. “그런데 브로드밴드가 뭐요?” 브로드밴드가 초고속인터넷이라는 사실조차 몰랐던 대통령이지만, 이것이 한국의 미래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만남 다음주에 대통령령이 발표됐다. 국가 정책으로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구축을 시작했다. 그 인프라 위에서 수많은 IT 벤처기업이 쏟아져 나왔다. IT 벤처기업은 굴뚝산업과 금융산업을 대신할 새로운 국부 창출의 전략이 됐다. 그림자도 있다. ‘벤처’, ‘닷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폭등했다. 벤처 특유의 모험정신은 한탕주의로 변질돼 갔다. 기술력보다는 머니게임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했다. 버블 속으로 뛰어든 개미들은 투자금을 모두 잃고 시장에서 떨어져 나갔다. 하지만 버블 뒤에 살아남은 기업들이 2010년을 전후한 인터넷 서비스 시대를 열어젖혔다. ‘네카라쿠배(네이버ㆍ카카오ㆍ라인ㆍ쿠팡ㆍ배달의민족)’의 싹은 모두 버블에서 잉태됐다. 만약, 버블의 후유증이 두려워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구축에 신중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과연 한국이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 단 3년8개월만인 2001년 8월 23일, IMF에서 빌린 돈을 모두 갚을 수 있었을까. ━ 국내에선 무슨 일이=P2E 게임은 바다이야기? 2006년의 유물이 2021년 혁신의 발목을 잡는다. ‘바다이야기’ 원죄에 가로막힌 P2E(Play to Earn·플레이하며 돈 버는) 게임 얘기다. 바다이야기는 2004년에 출시된 국산 아케이드 게임이다. 심각한 중독성과 도박성으로 당시 정부의 제재를 받고 대표이사가 구속됐다. 게임으로 큰 돈을 잃고 자살하는 사람이 나오는 등 사회적 이슈가 됐다. 당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허술한 심의로 이런 사행성 게임이 시장에 나왔다고 판단, 2006년 정부는 게임과 관련한 사전심의를 전담하는 게임물등급위원회(현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를 만들었다. 그때 이후로 환금성이 있는 게임은 국내에선 불법이다. 원칙은 단순한데 게임이 발달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블록체인 기반 게임은 ‘토큰이코노미’를 바탕에 깔고 있다. 어떤 게임의 성공이 오롯이 개발사의 몫일까. 아니다. 게임에 참여해 시간과 돈을 소비한 유저들의 몫도 상당하다. 이들이 게임의 세계관을 완성하고 생태계를 구성한다. 다만, 이들의 기여에 대해 공정한 보상을 해 줄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블록체인 게임에서는 ‘기여자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 가능하다. 게임을 하면서 특정 게임 토큰을 채굴할 수 있다. 이렇게 채굴한 토큰을 가지고 게임력을 강화하는 아이템을 구입하거나, 거래소에서 돈으로 바꿀 수도 있다. ‘P2W(Pay to Win·이기기 위해 돈을 쓰는)’ 게임에 지친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 P2E 게임이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2006년 바다이야기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P2E 게임이 불법이다. 게임위는 사행성을 이유로 블록체인 게임의 등급분류를 거부해 왔다. 업계에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심의 기준을 마련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법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처음 블록체인 게임이 심의 신청을 한 것이 2019년이다. 2년이 넘도록 제도를 만들지 않고 방치한 게임위 덕분(?)에 블록체인 게임은 여전히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취급을 받고 있다. 이 와중에 나트리스라는 개발사가 꼼수를 부렸다. 게임위가 사전 심사하지 않는다는 자율등급분류제도의 허점을 노렸다. 게임위 몰래 국내 첫 P2E 게임인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이하 무돌 삼국지)’를 출시했다. 게임에서 정한 미션을 완료하면 50개 가량의 무돌코인을 얻을 수 있는데, 이를 탈중앙화 거래소(클레이스왑)에서 클레이(KLAY)라는 코인으로 교환해 빗썸이나 코인원 등에서 현금화할 수 있다. P2E 게임의 등장에 유저들은 열광했다. 지난달 28일 3855명에 그치던 일간활성사용자수(DAU)가 이달 9일엔 22만3281명까지 치솟았다(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게임위가 뒤늦게 나섰다. 사행성 조장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지난 10일 나트리스 측에 등급분류결정 취소 예정을 통보했다. 나트리스는 12일 공식 카페를 통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무돌 삼국지를 둘러싼 논란에 P2E 게임을 금지한 게임위에 비난이 쏟아진다. 게임 아이템 거래는 불법이지만 실제로는 중개 사이트를 통해 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진다. 사행성이 더 짙어보이는 확률형 게임 아이템은 놔두고 글로벌 대세가 되고 있는 P2E 게임만 막는 건 불공정하다. 나가아 한국 게임산업의 경쟁력이 규제 때문에 꺾이지 않을까도 우려된다.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14일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올 3분기까지 매출은 2조8209억원, 영업이익은 2조5939억원이다. 올해 납부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액만 1조원에 육박한다. 천대받는(?) 와중에서도 올린 성과다. 이석우 대표는 “자체적으로 따져보니 업비트 거래량의 2배가 넘는 금액이 해외 거래소로 나가 거래되고 있다”며 “한국 거래소로 제한해 독점을 따지는 게 맞을지 한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독점 논란이 불거질 정도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보자면 업비트의 점유율은 크지 않다. 2018년엔 세계 1위 거래량을 자랑했지만, 이후 정부 눈치에 성장의 기회를 놓쳤다. 그래서 앞으로는 글로벌 진출로 승부를 보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두나무의 미래 비전은 “모든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와 손 잡고 NFT 사업 글로벌 진출을 선언했다. 내년에는 미국에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BTS를 비롯한 다양한 소속 아티스트의 지식재산권(IP) 기반 콘텐츠 상품을 NFT로 발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두 회사는 피를 섞었다. 지난달 초 두나무는 하이브에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7000억원을 투자했다. 동시에 하이브도 같은 방식으로 두나무에 약 5000억원을 투자했다. ━ 해외에선 무슨 일이=‘산타랠리’는 없다? ‘산타랠리’는 올까. 산타랠리는 크리스마스를 전후, 연말과 신년 초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코인 시장에서 산타랠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 싶다. 5만달러는 견고한 지지선에서 단단한 저항선으로 변한지 오래다. 코인을 둘러싼 거시 경제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 블룸버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기조와 그에 따른 암호화폐 거래량 감소세가 반복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암호화폐 시장 조정기가 쉽사리 끝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이라더니 최근 비트코인은 대안 투자처가 아닌 나스닥 기술주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고립된 시장에서 최근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가 활발해 지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유동성 감소가 우려될 때 기관들이 가장 먼저 던지는 자산이 비트코인이기 때문이다. 월가의 유명 투자자인 리치 번스타인은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최근 비트코인 하락은 불확실성의 급증으로 기관들이 연말 전 비트코인에 대한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매도하면서 일어났다”며 “시장이 위축되면 자산운용사들은 (비트코인처럼) 가장 위험한 자산을 먼저 처분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사실상 주식보다 3~4배 정도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원한 강세론자’로 불리는 갤럭시디지털의 대표 마이크 노보그라츠조차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의 조정이 계속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등 대형주가 부진하면서 내년 1월 초까지 횡보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경우 4만2000달러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격이 하락하면 비관론이 넘쳐나게 마련이다. 존 컨리프 영란은행 부총재는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이론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제로 가치’까지 떨어질 수 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모든 것을 잃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자국 통화가치가 폭락하고 있는 터키에서는 비트코인이 가치보존을 위한 대안이다. 터키 리라화 대비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올라섰다. 터키 인구의 3%에 달하는 270만명이 비트코인을 소유하고 있다. 대통령의 금리 인하 정책의 영향으로 터키 리라화는 올 들어 55%, 지난 30일간 37% 가치가 떨어졌다.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대표는 터키의 통화위기를 보도한 기사를 공유하며 “통화가치 하락에 따른 도산, 자금통제, 임금과 가격통제 등 공포행진이 진행되고 있다”며 “너무 늦지 않게 비트코인의 필요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나마 코인 가격 상승을 기대해 볼 만한 업계 이벤트는 역시 기관투자자의 시장 참여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된다면 유의미한 기관 자금의 시장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는 어렵겠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7일 그레이스케일과 비트와이즈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 2건에 대한 승인을 내년 2월로 연기했다. 지난 5월 ”비트코인을 소량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 레이 달리오가 최근 ”이더리움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는 현금 가치가 떨어지는 환경에서의 대안”이라며 “현금이 최악의 투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년간 비트코인의 거품에 대해 회의적이었지만 올해는 마음을 바꿔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2위 암호화폐인 이더리움까지 매수했다. 실제로 이더리움은 최근 약진하고 있다. 17일 기준 전체 코인 시장에서 점유율이 21.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의 시장 점유율이 연초 약 70%에서 현재 40.5%까지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 위클리 코인=썬의 부재, 트론(TRON)의 운명은? 가장 탈중앙화된 암호화폐를 꼽으라면 단연 비트코인이다. 노드수가 이더리움에 밀린다고 하지만, 이더리움에는 창시가 비탈릭 부테린의 존재감이 너무 강하다. 부테린 스스로 자신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생태계를 만들어가려고 한다. 비트코인이 가장 탈중앙화된 건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의 부재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사토시의 부재로 완성됐다. 17일 트론(TRON) 창업자인 저스틴 선이 트론재단 대표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트론 블록체인 프로토콜은 내가 재단 대표를 사임하면서 본질적인 탈중앙화의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단에서 사임한 뒤 그레나다와 같은 국가에서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를 홍보하는 활동에 전념할 것”이라며 “트론재단 운영직에선 물러나지만 트론 브랜드에 대한 홍보는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보는 계속한다고 했지만 그의 부재가 트론재단과 트론 가격에는 악재로 작용할 듯 싶다. 홍보와 영업에서만큼은 저스틴 선의 입지는 독보적이다. 언론 플레이에 능하며, 투자자와 소통하고 시장 호재를 뿌리는데 재능이 있다.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과의 점심 경매를 낙찰받으면서 그 비용을 능가하는 홍보 효과를 거뒀다. 초기 ‘이더리움 소스를 복분했다’는 비난에도, 트론이 한때 시가총액 7위 코인에 오른 건 온전히 저스틴 선 덕이다. 홍보ㆍ마케팅 능력을 차치하고, 트론이라는 플랫폼으로만 보자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애초 플랫폼의 특성이 없다. 설립 초기에는 콘텐츠 기반의 엔터테인먼트 산업 시스템 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뒀다. 이후 비트토렌트와 스팀(현 하이브)를 인수하면서 생태계를 확장했다. 그러나 이후 디파이(탈중앙화금융)가 유행할 때는 “트론은 디파이 플랫폼”이라면서 방향을 틀었고, 최근 NFT가 뜨자 NFT 기반 플랫폼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다른 신생 프로젝트가 자신들만의 강점을 내세워 입지를 굳히는 사이, 트론은 유행 메타에 편승해 ‘진정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론 계열에서 유난히 디파이 해킹이 빈번한 것도 트론 플랫폼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저스틴 선 자신이 미국과 중국 양쪽 정부의 눈밖에 났다. 중국 공안의 출국금지 명단에 올랐다거나, 비트토렌트 등 인수와 관련해서 미국 당국이 수사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럼에도 트론이 이 정도의 네임 밸류를 얻게 된 것은 8할이 저스틴 선 덕분이다. 그가 재단에서 손을 떼는 건 악재에 가깝다. 탈중앙화 정신에 따라 트론이 스스로 커야겠지만 현실이 녹록치 않다. 트론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83억달러다. 그간 부진에 등수가 24위까지 밀렸다. 강력한 구심점마저 잃은 상황에서 트론이 생태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이번 주는 뭘 봐야 할까=물가가 계속 발목 잡을까 20일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결정한다. 시장은 기존 연 3.85%로 동결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경기 둔화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들 경우엔 어떨까.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듯 싶다. 23일에는 미국의 1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공개된다. 11월 PCE 물가지수는 5.7%가 예상된다. 앞서 지난달 발표된 10월 PCE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상승하며, 1990년 1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11월은 10월보다 더 올라간다는 얘기다. PCE 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비해 더 많은 품목을 집계하는 지표로 연준이 물가 상황을 파악할 때 활용한다. 미국 PCE가 예상치를 넘어설 경우 물가 상승과 이에 따른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다. 비트코인 시세에는 좋을 게 없다. ※필자는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의 대표이자, 유일한 기자이자, 노동자다.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경제 뉴스를 해석하는 능력(어려운 말로 ‘미디어 리터러시’)을 키워주는 유튜브 채널 ‘알고란’을 운영하고 있다. 코인ㆍ주식ㆍ부동산 등 가릴 것 없이 모든 투자 자산에 관심이 많다. 시장 무서운 줄 잊고 레버리지로 투자하다 큰 손실을 본 후, 생계형 기자 모드로 전환했다(독자분들도 신용 거래는 조심하셔라. 여기 반면교사가 있다). 최근 “졸업했다”는 사람들의 인증샷에 항상심(恒常心)이 흔들리고 있다. ‘배 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 심정에 무리하다간 ‘퇴학’당하기 십상이다. 구독ㆍ좋아요ㆍ알림설정은 사랑이다. algorantv365@gmail.com 고란 알고란TV 대표

2021.12.19 20:00

9분 소요
[항공산업 숨통 틔우기 나선 정부] 해양진흥공사 따라 ‘항공진흥공사’ 출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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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에서 진흥 중심으로 전환 목적… ‘비용의 사회화’ 지적도 한국항공진흥공사가 연내에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항공산업 진흥을 위한 별도 기관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물류·관광 등 국가전략 산업의 기반인 항공산업이 흔들리고 있어서다. 항공산업은 2018년 전체 수출입화물의 30.2%(금액 기준)를 실어 날랐고, 내외국인 관광객 94.6%의 이동을 담당하는 등 국가 산업을 떠받쳐 왔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과 갈등으로 일본편 수요가 줄었고,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까지 발원하면서 사상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 이에 정부는 별도 기관 신설로 항공기 리스 등 금융을 지원하고 인바운드(외국인 방한객) 유치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나서 항공산업 진흥을 위한 별도 기관 신설을 주도하고 있다. 항공산업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지난해부터 불거진 항공산업 위기에 대응해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는 등 항공산업 경쟁력 제고를 추진해 왔다.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사태가 악화하자 지난 2월 17일에는 항공사에 대한 긴급융자를 골자로 한 ‘항공분야 긴급 지원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경영학과)는 “국토부가 항공산업 대책을 전문성 있게 추진할 조직을 신설하려는 것”이라면서 “그동안 조직 신설 논의는 꾸준히 있었다”고 말했다. ━ 위기의 항공산업 지원할 기관 설립 검토 신설 기관은 한국해양진흥공사와 유사한 형태인 한국항공진흥공사(가칭)가 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2018년 7월 설립된 한국해양진흥공사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해운산업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가 해운 산업 재건을 위해 설립을 추진, 정부가 지원한 기관으로 국토부가 추진하는 신설 기관과 닮은 점이 많다. 실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2월 10일 국내 10개 항공사 최고경영자(CEO)와 가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해운산업 금융지원을 위해 설립된 해양진흥공사와 같은 방식의 항공산업 금융지원을 연내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지원 기관 설립 추진은 항공산업의 유래없는 위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의 여파가 심상치 않다. 국토부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여객 감소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당시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2002년 12월 터진 사스는 발병 4개월 후인 2003년 3월 항공여객이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고, 메르스는 국내 발병 한 달 뒤인 2015년 6월 12.1% 감소했다. 이번 코로나19는 한달 만에 32.2%의 항공여객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연초 주 546회 중국을 오가던 국내 항공사의 운항 횟수는 2월 첫째주 380회로 30% 가량 줄어든데 이어 2월 셋째주 126회로 77% 줄었다. 코로나19의 지역 감염이 확인된 동남아 일부 지역의 노선도 감축하는 추세다. 여행 심리도 급격히 위축돼 중국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항공권 예약 취소·환불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1월 26일~2월 12일 국내 항공사 환불액은 대한항공 1275억원, 아시아나항공 671억원, 제주항공 225억원, 진에어 290억원, 이스타 190억원, 에어서울 40억원, 티웨이 227억원 등 총 2918억원에 달했다.여기엔 지난 7월부터 이어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여파도 한몫했다. 일본이 수출 규제 등 경제 보복 조치를 펴면서 일본행 여행 수요가 줄자 항공업계는 중국과 동남아를 대안으로 삼았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이 하늘길마저도 막힌 셈이다. 지난해 12월 일본행 국제선 여객은 전년 동기 대비 39.4% 감소했다. 여기에 환율이 오르며 항공기 리스료(외화부채) 부담이 커졌고, 유가가 오르며 운항 원가도 올랐다. 항공사의 비용 원가 중 유류비 비중은 17~18%로, 유가 10% 상승 시 영업이익률은 평균 2.5%포인트 줄어든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35년간 항공사에 일했지만 지금이 가장 큰 위기”라고 말했다.한국항공진흥공사가 출범하면 우선 항공기 도입 관련 공적 보증 등 항공 금융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항공업계는 매월 렌탈료를 내는 운용리스를 주로 채택해 해외 항공사에 비해 높은 임대료를 내고 있다. 이는 재무구조 악화 및 신규 투자 제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국내 항공사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대한항공, 아시아나, 제주항공, 에어부산 각각 862%, 909%, 331%, 525%로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 영업이익률은 각각 0%, -1.7%로 일본의 JAL(14%)이나 중국의 에어차이나(11%)와 비교해 낮았다.국토부는 이미 ‘항공기 공적보증’을 신설해 항공사가 항공기 구입 시 차입금리, 또는 운용리스 시 리스 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항공기 도입 시 항공사에 대한 신용보증을 서 보증금이나 리스료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항공사의 리스 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신용보강 방안을 설계하는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국해양진흥공사가 해운사의 신규 선박 도입 과정에서 채무보증을 서는 것과 유사한 형태라고 보면 된다”면서 “한국항공진흥공사의 주요 업무가 될 것”이라고 했다.또 한국항공진흥공사는 향후 국가차원의 항공 생태계를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중국·아랍에미레이트(UAE)·싱가포르 등은 이미 항공산업을 저성장 시대 핵심 동력으로 지정해 항공사 보조금 등 국가 차원의 지원을 쏟고 있다. 동북아 항공 시장이 꾸준한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동북아 항공시장은 2025년까지 매년 6% 넘는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한 항공사 CEO는 “국내 항공산업은 4~5년을 주기로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항공진흥공사를 통한 면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 “기관 설립 대신 관광기금 등 기존 지원 활용해야” 그러나 일각에선 항공사의 위기를 국가가 지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다. 산업 변화를 세비 지원으로 막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해양진흥공사 기금 조성에만 1조3500억원 규모의 국유 재산이 출자됐는데, 정작 산업 경쟁력은 제자리걸음”이라면서 “해운업계 위기로 구조조정된 인력을 재고용하는 효과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해양진흥공사에서 투자보증 부문을 맡고 있는 김종현 본부장이 대표적인 해운 업계 출신이다. 김 본부장은 한진해운 파산 전 컨테이너선 운영본부장(전무)을 역임했다.신설 기관의 설립 대신 이미 조성된 기금을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경영학부)는 “한국항공진흥공사를 만든다고 가정할 경우 기금 조성부터가 업계엔 부담일 수 있다”면서 “항공편 이용 시 여행객들로부터 1만원씩 받아 조성한 관광진흥개발기금(관광기금)을 항공사 등에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관광기금은 여행업과 숙박업계 지원에 쓰이고 있다. 한편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별도 기관 신설과 관련해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면서 “항공기 리스 관련 보증은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2020.02.2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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