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17

대한항공, 4년 ‘합병 마라톤’ 종지부

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나가 됐다. 지난 11월 29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과정 중 ‘마지막 관문’으로 통하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최종 승인’을 받아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EC의 최종 승인 발표 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신주 인수계약 거래종결일(납입일)을 기존 12월 20일에서 12월 11일로 앞당겼다. 신주인수 대금납입 완료 후, 아시아나항공은 대항항공의 자회사로 12일 편입됐다. 신주인수 인수합병(M&A)의 경우, 상법 제423조 제1항에 따라 납입기일 다음날 효력이 발생한다. 대한항공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수하는 아시아나항공 신주는 약 1억3158만주(지분율 63.9%)다. 인수 대금은 총 1조5000억원(기지급 선급금 7000억원)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 신주 인수를 마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최대 주주가 됐다. 대한항공은 2년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 체제로 운영하고, 오는 2027년 ‘통합 대한항공’으로 출범할 방침이다. 길었던 ‘합병 마라톤’4년간 이어진 ‘합병 마라톤’의 끝이 보인다. 대한항공이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결승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길고 길었던 마라톤의 출발선은 2019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입찰 공고를 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에 관심을 표했지만, 포기했다. 이 시기 창궐했던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항공업이 몸살을 앓았던 이유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지표에 관련된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기에 재실사를 요구했으나, 재실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다.이후 2020년 11월,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했다. 다음해인 2021년 1월 필수 경쟁당국 14곳에 신고를 착수했다. 국적 항공사는 기업결합 시 필수 신고 국가 9곳(한국·중국·미국·대만·베트남·태국·튀르키예·유럽연합·일본)과 임의 신고 국가 5곳(필리핀·말레이시아·호주·영국·싱가포르) 등 총 14개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양 사 합병을 위해선 무려 14개의 허들을 넘어야 하는 셈인데, 가장 먼저 합병을 승인한 국가는 튀르키예다. 튀르키예는 지난 2021년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이후 5월 대만·태국·필리핀이 기업결합 승인 및 심사를 종결했다. 9월에는 말레이시아가, 11월에는 베트남이 승인했다.2022년 2월에는 싱가포르가 양 사 기업결합을 승인했고,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는 같은 해 5월 양사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당시 공정위는 뉴욕과 파리 등 일부 노선의 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슬롯) 및 정부가 항공사에 배분한 운항 권리(운수권)를 떼어내는 조건을 달았다. 또 향후 10년간 물가상승률보다 높게 운임을 올리지 않도록 하는 운임 인상 제한도 내걸었다.이후 호주(2022년 9월)·중국(2022년 12월)·영국(2023년 3월)·일본(2024년 1월)·EU(2024년 11월)순으로 양 사 간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특히 EU 집행위원회(EC)가 내민 까다로운 조건은 기업결합의 복병으로 평가받았다. 앞서 지난해 5월 EC는 중간 심사보고서를 통해 양사 기업결합으로 인해 여객 및 화물 부문에서 독과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시간이 흘러 지난 2월 EC는 양사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EC가 내세운 합병 승인 조건으로 ‘유럽 중복 노선 이관’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부 매각’ 등이 있다.대한항공은 EC의 요구를 받아들여 유럽 4개 중복 노선은 티웨이항공에 넘겼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은 에어인천에 매각됐다. 이에 EC는 기업결합 최종 승인에 필요한 요건이 모두 충족돼 심사를 종결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업계에서는 양사간 합병이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EC가 합병에 있어 최대 복병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물론 안심하긴 이르다. 아직 미국 법무부(DOJ)의 독과점 소송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EC로부터 승인을 얻은 경우 DOJ가 소송을 제기할 확률이 희박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사실상 미국의 승인이 완료됐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DOJ는 다른 나라의 경쟁당국과 달리 기업결합 승인 여부를 공표하지 않는다. 승인하지 않을 경우만 합병 검토를 마친 뒤 독과점 소송을 제기한다. 즉, 합병에 대해 별도의 소송을 걸지 않는다면 승인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대한항공 관계자는 “미국 경쟁당국에 EU 경쟁당국의 최종 승인 내용을 보고한 상황”이라며 “올해 안으로 최종 거래종결 절차를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합 대한항공, 얼마나 커지나길었던 합병 진통 끝에 ‘통합 대한항공’이 탄생할 경우 대한항공은 국내 유일 ‘메가 캐리어’가 된다. 지난 10월 말 기준 대한항공(여객기 135대·화물기 23대)과 아시아나항공(여객기 68대·화물기 12대)이 보유한 항공기는 총 238대다. 지난해 말 기준 양사 실적을 단순히 합산 할 경우 매출 규모는 약 24조, 영업이익은 2조4000억원에 달한다.합병 후 규모의 경제를 갖추게 되는 대한항공의 글로벌 입지는 10위권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세계 항공운송 통계 2020’(WATS)로 가늠할 수 있다. IATA는 매년 WATS 보고서를 통해 세계 항공사의 운송 실적을 공개한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부터는 별도 순위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지난 2019년 유상여객킬로미터(RPK) 기준 세계 항공사 순위에서 대한항공은 28위(830억㎞), 아시아나항공은 42위(469억㎞)를 차지했다. RPK는 항공편 당 유상승객 수에 ㎞로 표시한 비행거리를 곱한 수치다. 두 회사 RPK를 단순 합산 할 경우 1299억km로, 이는 남미 최대 항공사 라탐함공 1220억km를 넘는 수치다. 라탐항공은 남미 최대 항공사다.국제선 여객 RPK 기준으로는 대한항공이 18위, 아시아나항공이 32위다. 이를 합치면 10위인 아메리칸 항공에 달하는 수준이다. 화물운송 실적으로는 대한항공이 6위 (74억1200만km), 아시아나항공이 25위(35억6700만km)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부문을 매각하더라도, 10위 이내의 글로벌 상위권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여객, 화물 분야에서 국내 최고 항공사였떤 만큼, 양사간 합병을 통해 대한항공은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우뚝 서게 됐다"며 "다만, 합병으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이 직면한 가장 큰 숙제인 만큼 이를 슬기롭게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024.12.16 05:00

5분 소요
“미국 심사 무난히 통과할 것”...대한민국 항공 산업, 지금부터가 시작

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해외 기업결합심사 중 가장 까다롭다고 하는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EU 경쟁당국은 최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및 유럽 4개 노선에 대한 시정조치를 전제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항공업계에 따르면 미국 경쟁당국 역시 2단계 심사를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 심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물론 미국 경쟁당국인 법무부의 심사를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3월 미국 법무부는 자국 저비용항공사(LCC) 제트블루와 스피릿항공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해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미국 법원은 법무부의 편을 들어 양사의 합병을 저지하는 판결을 냈다.마치 이러한 사례를 의식한 것 같다. 미국 법무부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대한항공은 독점 우려 노선인 인천발 로스앤젤레스(LA)·뉴욕·하와이·시애틀·샌프란시스코행 슬롯을 신생 LCC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에 양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막판까지 EU 경쟁당국 심사에서 쟁점이었던 항공 화물 사업 경쟁제한 우려도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부분 매각 결정으로 해소하려고 한다. 미국 법무부 심사에서도 무난하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미국 법무부의 심사까지 올해 안에 잘 통과한다면, 2024년은 대한민국 항공 산업 재편의 원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이러한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승인은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계기로, 우리나라 항공 산업은 체질 개선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첫 발걸음을 딛게 될 것이다. 애초에 2개의 대형항공사(FSC)와 9개의 LCC는 우리나라의 인구·영토·경제력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은 규모였다. 과당 경쟁으로 인한 지속적인 적자 누적, 수백에서 수천 퍼센트(%)에 이르는 항공사의 부채 비율만 봐도 알 수 있다. 인구가 1억명이 넘는 섬나라로 국내선 비중이 높은 일본도 한국보다 적은 수의 LCC를 운영 중이다.글로벌 항공 시장을 살펴보면 2개 이상의 FSC를 운영 중인 국가들은 대부분 인구 1억명 이상의 국가들이다. 인구가 5000만명 수준에 불과한 우리나라가 2개의 FSC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스탠다드 측면에서도 정상이 아니라고 볼 수 있겠다. 즉 국적사 통합은 경쟁력이 약화한 한국의 항공산업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첫 번째 발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미주 및 유럽의 주요 항공사들은 코로나 이전부터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해 항공 산업을 재편하고 기초 체력을 키워왔다. 각국 정부는 정책 및 금융 지원을 통해 자국 국적사의 경쟁력을 향상하는 데 주력했다.우리나라 역시 이제라도 국적사 통합을 통해 항공노선 네트워크의 최적화 및 항공기 운영의 효율화 등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다양한 운항 시간대 제공 및 환승 편리성 증대 등과 같은 소비자 편익을 강화해야 글로벌 경쟁체제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앞으로 우리나라 항공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통합 항공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대한민국 항공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늘 앞장서서 노력해야 할 뿐만 아니라, 무엇이 소비자를 위한 것인지 고객의 입장에서 고민해야 할 것이다.또한 정부는 대한민국 항공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불필요한 걸림돌이 없는지, 제도와 규제를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다른 해외 국가들과 같이 자국 항공 산업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코로나 사태 이후 보복 소비 심리로 우리나라 항공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하지만 대한민국의 항공 산업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이다. 코로나 엔데믹에 따른 여객 수요 회복이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대 국적사의 영업이익은 항공화물 가격 하락, 고정비용 증가, 불안정한 국제정세로 인한 3고(유가·환율·금리) 등으로 감소하고 있다. 향후에 지난 2년간과 같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확신도 없다.이번 국적사 통합을 통한 항공 산업 재편은 코로나 이후 시대의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 우리나라 항공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판가름할 시험대가 될 것이다. 단일 국적사 출범 및 항공 산업 재편을 통해 항공업계, 정부, 채권단 모두 각자의 이익만을 대변하기보다 힘을 합쳐서 대한민국의 항공 산업이 비상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길 기대해 본다. 황용식 교수는_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후 미시간주립대학교 대학원 신문방송학 석사, 럿거스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전문경영인학회장·민간항공경영연구소장·한국항공재단 사외이사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2024.03.01 15:00

3분 소요
12월 말까지 끝낸다...글로벌 톱10 항공사 출범 ‘초읽기’

산업 일반

“2024년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큰 과제를 완수하는 해가 될 것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을 연내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조원태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전혀 근거 없는 얘기가 아니다. 2020년 11월 시작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이 올들어 9부 능선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합 작업의 가장 큰 고비로 여겨졌던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기업결합을 사실상 허락했기 때문이다.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9부 능선 넘었다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올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필수로 받아야 하는 기업결합 심사 국가의 수는 1곳이다. 필수 심사 국가 14곳 중 13곳이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현재 대한항공이 승인받은 13개 국가는 ▲한국 ▲EU ▲일본 ▲중국 ▲대만 ▲튀르키예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호주 ▲필리핀 ▲영국 등이다. 필수 승인 국가 중 최종 판단을 하지 못한 국가는 미국뿐이다.앞서 지난 2021년 1월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따른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14개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한 바 있다. 대부분 조건 없이 기업결합을 승인하거나 심사·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를 종료했다.가장 최근인 2월 13일.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연합 경쟁당국인 유럽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 지난해 두 항공사의 합병에 제동을 걸었던 EC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유럽 4개(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등) 노선 슬롯 반납 등을 제시한 대한항공의 제안을 결국 받아들였다.시장에서는 EC의 이번 결정으로 “사실상 기업결합 심사가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에서 가장 큰 난관으로 여겨졌던 게 EC다. EC는 지난 2021년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인수합병을 반대한 바 있다. EC의 이같은 결정으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통합은 물거품 됐다.EC의 조건부 승인으로 대한항공이 넘어야 할 산은 딱 하나 남았다. 미국 법무부만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끝이다. 지난 2020년 11월 이후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 작업이 마무리되는 것이다.대한항공은 1조 5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로 올라설 계획이다. 이미 7000억원을 계약금 및 운영 지원금 형태로 아시아나항공에 지급한 상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2월 중으로 유상증자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주요사항 보고서(유상증자 계획 변경)를 통해 ‘EC가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함에 따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 대금 납일일이 기존 2024년 3월 31일에서 같은 해 12월 20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2023년 11월 2일 당사와 인수인 사이에 체결한 본건 거래 합의서에 따라 거래종결 기한을 연장한다”고 설명했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기존 2024년 4월 22일에서 2025년 1월 14일로 변경됐다. 버릴 건 버렸다...포기 모르는 조원태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수 있었던 배경으로 조원태 회장의 결단력을 꼽는다.대한항공은 해외 국가들의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알짜 사업 및 노선을 포기했다. 대표적으로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 슬롯(7개) 및 인천~런던 노선 운수권 반납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로마 및 파리 등 유럽 4개 노선 운수권 반납 등이다.이를 두고 실익 없는 기업결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이 이런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통합 항공사 출범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조원태 회장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좀처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조원태 회장은 지난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례 총회가 열린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블룸버그TV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조원태 회장은 “우리는 여기(아시아나항공 인수)에 100%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면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반드시 성사시킬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양사의 합병이 여전히 더 큰 이득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될 경우 글로벌 톱 10 항공사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두 항공사의 합산 매출액은 20조원을 넘어선다.대한항공은 조원태 회장의 주도하에 조속히 통합 작업을 완수할 계획이다. 기업결합 관련 작업 외에도 통합 항공사 출범을 위한 추가 작업 등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그룹 광고 계열사 이노션과 통합 항공사 관련 글로벌 캠페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항공업계 관계자는 “조건부라고 하지만 유럽 경쟁 당국이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작업에 청신호가 켜졌다”면서 “합산 매출 20조원이 넘는 초대형 항공사의 탄생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4.03.01 13:00

3분 소요
아시아나 항공 화물 매각 결정…

산업 일반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부 매각안을 가결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한고비를 넘겼다. 다만 남은 해외 경쟁당국의 까다로운 기업결합 심사가 예상되는 등 최종 합병을 위한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일 이사회를 열고 대한항공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에 제출할 시정조치안에 대한 동의 여부를 논의한 결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방안을 가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이사인 진광호 아시아나항공 전무가 최근 사임하면서 5명으로 진행된 이날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매각안에 대해 과반인 3명이 찬성했고, 반대는 1명, 나머지 1명은 기권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지난달 30일 화물사업 매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임시 이사회를 열었지만 8시간의 논의에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정회했다. 아시아나 이사회가 화물사업부 매각에 찬성함에 따라 대한항공은 EU 집행위원회(EC)의 조건부 합병 승인을 얻기 위해 ‘기업결합을 한 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시정조치안을 곧 제출할 계획이다. EC에 제출하는 시정안에는 인천~파리, 인천~프랑크푸르트, 인천~로마, 인천~바르셀로나 노선 등 자사 14개 유럽 노선 중 4개 노선 반납과 합병 후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안을 담을 계획이다. 앞서 EC는 유럽과 한국 간 주요 여객·화물 노선에 대한 경쟁제한 완화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EU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약 한 달 넘게 소요돼 내년 1월말 심사가 승인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라”하지만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화물사업을 살 수 있을 만한 국내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 저비용항공사(LCC) 4곳이 인수 후보 기업으로 거론되지만, 이 중 가장 대형업체인 티웨이항공은 인수 포기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기업들은 여객기 10대 미만의 중소형 LCC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인수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회사가 각국 경쟁당국이 요구하는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큰 항공사’로 평가받을지도 미지수다. 앞서 대한항공은 유럽과 미국노선에서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에 화물기를 대여하는 방식으로 각국 경쟁당국의 화물운송 독점 우려를 해소하려 했으나 EU 경쟁당국이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더 큰 회사’를 요구하며 논의가 중단된 바 있다.업계에서 추산하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가격은 5000억~7000억원 정도다. 여기에 인수 기업은 1조원가량으로 예상되는 화물사업 관련 부채도 맡아야 한다. ‘새우가 고래를 인수하는 모양새다’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경험이 적은 국내 LCC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며 “EU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해외 경쟁당국의 최종 합병승인이 나오지 않은 만큼 아직 예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남은 해외 경쟁당국 승인 쉽지 않을 것”EU로부터 승인을 얻는다 하더라도 남은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 결합 심사 과정에서 어떤 돌발 변수가 나올지 모른다. 지난 2020년 11월 산업은행의 통합 추진 발표로 본격화한 두 항공사의 합병은 대한항공이 올해 초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국 중 EU와 미국, 일본을 제외한 11개국으로부터 승인받으면서 성사를 눈앞에 뒀다.하지만 EU가 지난 5월 합병 시 유럽 노선에서 승객·화물 운송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표하며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EU의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미국과 일본이 같은 독과점을 이유로 제동을 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이에 대한항공이 미국, 일본 심사에서 합병 승인을 위한 추가 노선을 반납 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미국에서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LA)를 비롯한 주요 노선에 대해 여객과 화물 모두 줄이는 것이 유력하다. 앞서 대한항공은 영국 경쟁당국 승인 과정에서 히스로공항에 보유 중인 7개 슬롯을 영국 항공사인 버진애틀랜틱에 넘기기로 했고, 중국에서도 46개의 슬롯을 반납하기로 했다.대한항공은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위해선 미국 법무부(DOJ)와 시정조치 방안 협의를 통한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고, 일본의 경우 정식신고서 제출 후 내년 초 심사 종결을 목표로 아시아와의 합병을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고용승계 및 유지를 조건으로 화물사업부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대한항공은 고용승계 및 유지 조건으로 화물사업 매각을 추진하되 대상 직원에 대해 충분한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한편 원활한 합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은 이사회의 화물사업부 매각 결정에 반발하며 투쟁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혀 고용승계 관련 진통이 예상된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에 유동성 지원도 이뤄질 예정이다.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한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전환사채 발행을 허용했으며 EU가 기업 결합 심사를 승인할 경우 인수계약금 3000억원 중 1500억원을 이행보증금으로 전환, 인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로 했다.

2023.11.02 18:09

4분 소요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 1700%로 치솟아…재무체력 바닥[이코노 리포트]

재테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해외 경쟁당국 심사 결과 발표 지연에 따라 늦어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 상승과 수익성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합병이 표류하는 동안 재무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건전성은 취약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회사의 부채비율은 1741%에 이른다. 차입금의존도도 56%에 달해 인수사인 대한항공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781.4%까지 치솟았다가 4분기 환율 효과 등으로 순이익을 내며 1482%까지 대폭 낮아졌다. 낮아진 부채비율이 다시 오름세를 보인 건 올해 1분기부터다. 1분기부터는 부채비율이 1500%를 상회하다가 올 반기 1700%를 넘어섰다. 부채비율은 기업이 갖고 있는 자산 중 부채가 얼마를 차지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비율로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 100% 이하를 표준이라고 보며 단기채무 비중에 따라 200% 이하를 적정 부채비율로 보기도 한다. 항공산업의 경우 항공기를 리스하는 산업 구조의 특성 상 일반 기업보다 부채비율이 높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리스부채 역시 재무 지표의 발목을 잡는 부분이다. 올 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리스부채는 총 4조3379억원으로 나타났다. 리스부채에 대한 이자비용으로 올 상반기에 지출한 금액도 1115억원에 달한다. 이는 상반기 영업이익 2014억원의 절반에 이르는 금액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순손익 적자를 내게 한 원인이기도 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 3조254억원과 영업이익 2014억원을 거두며 선방했지만 60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뚜렷한 수익개선 방안이 부재한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증가를 막으려면 대한항공과의 합병이 빠른 시일 내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부담이 합병 과정에서 대한항공과의 합병 당위성을 증명하는 카드로 작용할 지 대한항공의 합병 부담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지는 미지수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위한 재무 개선에 대비하며 지표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 현금성자산 5조9651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한때 800%에 달하던 부채비율을 100%대로 낮췄다. 현금성자산이 늘어나면 아시아나항공 경영개선을 위한 조달 가능 자금도 많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당초 합병 승인 이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에 8000억원의 자금 지원 계획을 갖고 있었다. 기업결합만 승인되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을 낮추는 심폐소생술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경쟁당국의 합병 승인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자금기원 길이 막힌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적 체력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

2023.09.07 07:00

2분 소요
“플랜B 없다”…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3분기 마무리 가닥

재테크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동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합병이 장기화되면서 ‘무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KDB산업은행이 합병 무산에 대비하는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가운데 산업은행 측은 올 3분기 중 합병을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쳐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당초 예측과 달리 미국과 EU의 부정적 견해로 인해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총 14개국에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양국이 독점 심화가 우려된다며 사실상 합병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중 한 곳에서라도 승인을 받지 못하면 합병은 불가하다. 독과점 우려…슬롯 반환 요구까지 첩첩산중지난 2020년 11월부터 약 3년간 진행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 승인만을 앞두며 끝이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예상외로 합병 심사가 길어지면서 주관사인 KDB산업은행에 책임의 화살이 향하고 있다. 기업결합심사 승인은 양대 국적항공사 통합의 선결조건이다. 현재는 주요 14개국 합병 심사 중 11개국의 기업결합심사를 마쳤고 EU와 미국, 그리고 일본 세 곳이 남았다. 당초 8월로 예상됐던 EU의 심사 결과 발표도 한 차례 뒤로 미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면서 또 다른 암초에 부딪혔다. EU 지행위원회는 지난달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합병 심사 중단 및 기한 연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항공업계에선 최소 2개월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한다. 아직 심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은 세 국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인한 항공업계 노선 독과점을 우려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몇몇 국가들은 노선 운수권이나 슬롯 이전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합병을 승인한 영국의 경우에도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히스로 공항 17개 슬롯 중 7개 슬롯을 영국 항공사인 버진애틀랜틱에 넘기는 조건으로 승인 결정을 내렸다. EU 역시 영국처럼 다른 국가들에 자국의 항공사 노선을 반납하라는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지연되면서 인수로 인한 기대 효과를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팬데믹을 계기로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강화된 점이 변수”라며 “여기에 물류대란을 겪은 이후로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화물 영업의 통합에도 민감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해외 경쟁당국이 대한항공의 경쟁력 강화를 견제하는 한편 최대한 자국 항공사에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매각 불발 시 산업은행 책임 면하기 어려워합병이 무산되면 빅딜을 주도한 산업은행은 큰 후폭풍에 휩싸이게 된다. 이미 천문학적인 금액을 유동성 위기를 겪은 양사에 투입했는데 자금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에 매각하고 국민 세금을 회수해야 하는데 매각이 불발되면 책임론을 피할 수 없다. 앞서 산업은행은 HD현대그룹과 대우조선해양 합병 무산 전례로 질책을 받은 바 있어 그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해 약 3조6000억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합병 절차가 장기화되면서 신규 투자나 재무구조 개선이 어려운 아시아나항공에 ‘버티기 용’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양 사의 합병이 불발되면 산업은행은 공적자금 회수가 어려워진다. 만약 합병이 성사되지 않으면 산업은행은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도 산은의 출혈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아시아나항공이 산업은행에 낸 이자 비용만 1700억원에 이른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92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축소했다. 부채비율 역시 2013%로 전 분기(1780%)보다 악화됐다. 합병에 성공하더라도 슬롯 반환 등을 요구하고 있어 항공업계에서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항공사의 핵심 자산인 슬롯을 반납하게 되면 주요 시간대 공항을 이용할 권리가 사라지게 된다. 다른 그룹 계열사 합병을 모색하는 등 플랜B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그러나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플랜B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경한 입장을 표했다. 산업은행은 이전에도 빅딜을 주도했다가 EU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HD현대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으로 조선업계 양강 체계를 만들고자 했지만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매각에 실패했다. 당시에도 산업은행은 플랜B를 준비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들었다. 이번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도 당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무산 위기설’이 나오는 상황이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는 “합병이 불발되면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 위한 또 다른 인수자를 찾아야 하는데 현재로선 대한항공 이외에 마땅한 곳을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의 시그널들을 보면 유럽 당국이 합병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미경을 대고 깐깐하게 확인하고 슬롯 반납 등의 제약 조건들을 내거는 식으로 올 하반기에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2023.07.21 15:30

4분 소요
강석훈 회장 “산은, 부산 이전한다” 재차 강조…“KG, 쌍용차 인수”는 성과로

은행

강석훈 KDB산업은행장이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과 관련해 “수도권과 동남권을 두 축으로 대한민국 경제의 재도약이 필요하다”며 이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회장은 취임 1년 성과로는 가장 먼저 쌍용차(현 KG모빌리티)가 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은 점을 꼽았다. 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 등 산은의 산적한 과제도 많다고 설명했다. “본점 이전으로 조직 경쟁력 훼손 없을 것”20일 강 회장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은 회장 입장에서 지방 이전 계획을 수립하고 수도권과 동남권을 두 축으로 대한민국의 경제가 재도약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본점 이전 과정에서 산은 본연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조직의 경쟁력이 훼손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반기 중 마무리 될 ‘지방 이전 시 산은의 역량 강화방안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노조와 직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본점 이전 추진을 두고 직원들과 어떻게 하면 산은이 재도약의 기회를 삼을까 이야기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산은이 부산으로 가지 않는다는 옵션으로 대화를 할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저의 한계 내에서 직원들과 마음을 열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내부 이탈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있을 것”이라며 “산은의 임금이 시중은행과 비교해 차이가 있어 금융공기업의 직장 매력도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 이전 논의도 일정 부분 직원 이탈을 가져오는 요인”이라고 인정하고 “교육 제공 기회와 전문성 확대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KB그룹 새 주인 맞은 점 뜻깊은 성과” 강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1년 동안의 성과에 대해 “가장 뜻 깊은 성과를 꼽으라면 기업 구조조정”이라며 그 사례로 KG그룹의 쌍용차 인수를 먼저 들었다. 그는 “만년 부실에 허덕이던 쌍용차가 지난해 8월 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으면서 법정관리를 끝내고 정상화의 발판을 맞이했다”며 “이제는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바꾸고 신차 흥행을 발판으로 흑자 전환을 이뤘다”고 소개했다. 산업은행이 주채권단이었던 쌍용자동차는 지난해 기업회생절차를 종결짓고 KG그룹을 새주인으로 맞아 KG모빌리티로 재도약 중이다. 강 회장은 또 “취임 후 대우조선해양의 신속한 매각 원칙을 세운 지 3개월 만인 지난해 9월 한화그룹의 2조원 신규투자를 이끌어냈다”며 “이후 한화오션이라는 새 간판을 달았고, 재무구조 개선과 질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강 회장은 지난해 9월 원도 레고랜드 개발을 맡았던 강원중도개발공사의 회생 신청 사태에서 채권시장 혼란을 맊기 위해 13조6000억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화 프로그램을 가동한 점도 산은의 성과로 꼽았다. 대한한공·아시아나 항공 결합 등 과제도 언급 강 회장은 앞으로 산은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이 밝힌 과제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HMM 지분 매각 ▲KDB생명보험 매각 ▲한국전력 적자에 따른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하락 등을 꼽았다. 강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과 관련해 “현재 신고 대상 13개국 중 10개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끝났고,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의 결정만 남은 상황”이라며 “이르면 올해 3분기 중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만 심사기한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양대 국적 항공사의 통합이 아시아나항공의 근본적인 생존과 대한민국 항공산업 재편을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라며 “해외 경쟁당국 설득을 위한 대한항공의 적극적인 대응을 독려하고 정부 부처의 지원을 요청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HMM지분 매각과 관련해선 “지분처리에 대한 관계기관 협의를 끝내고 4월에 매각 자문사를 선정했다”며 “기업실사와 잠재매수자 물색 등 매각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컨설팅 최종 결론이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이를 통해 다수 전략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인수 의향을 묻고 연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KDB생명에 대해 강 회장은 “산은에 줄곧 아픈 속가락이었다”며 “다섯 번째 매각 도전이지만 올해 KDB생명 운용자산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는 등 매물로서 매력도가 높아졌고 대수의 원매자들이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강 회장은 “한전의 대규모 적자 누적으로 산은의 BIS비율이 올해 1분기 말 13.11%로 2020년 말보다 2.85%p 떨어졌다”며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바탕으로 자본확충에 노력을 다하고 있어 당국의 BIS 권고치 13%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3.06.20 17:00

4분 소요
'빅딜' 성공한 한화·카카오…마지막 관문 공정위 심사 넘을까

산업 일반

한화와 카카오가 각각 대우조선,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합병(M&A)에 성공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앞두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수직 결합’이라는 지점에서 심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지난해 12월 대우조선해양 주식 49.3%를 취득하는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을 포함한 8개국에 기업결합 승인 신고서를 제출했다. 유럽연합(EU)·일본·중국·싱가포르·튀르키예·베트남·영국 등 7개 해외 경쟁당국은 이미 승인 결정을 내렸고 현재 우리나라 공정위의 승인만 남은 상태다. 기업결합심사는 시장에서의 경쟁을 제한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심사·분석해 경쟁제한성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는 기업결합을 하고자 하는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의무가 발생한다. 기업결합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는 데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간 기업결합인 수평결합 ▲생산과 유통과정에 있어 인접한 단계에 있는 회사간 결합인 수직결합 ▲수평·수직결합 이외의 기업결합을 의미하는 혼합결합이 있다. 이 중 수직결합은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을 봉쇄하고 정보 독점력을 바탕으로 공동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경쟁제한성을 판단한다. 업계에선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기업결합 심사가 길어지면 기업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HD현대(현대중공업)가 대우조선 인수를 시도했을 때 유럽연합(EU)은 25개월 간 장기간 검토 끝에 승인 불가 결정을 내려 물거품이 된 바 있다. EU를 포함한 7개 국이 승인한 심사에 공정위가 제동을 걸자 이번 심사도 법정 기한인 이달 17일을 넘길 수 있다는 예측에 힘이 실린다. 심사 기간은 신고 후 30일 이내지만 12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기업결합심사를 앞둔 것은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최근 SM을 두고 치열한 인수 경쟁전을 벌이던 카카오가 최종 인수자로 결정되며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이전 인수자인 하이브와 SM은 동종 엔터 산업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 간 결합으로 수평결합에 해당한다. 그러나 카카오가 SM을 인수하면서 수직결합의 성격을 띠게 됐다. 공정위가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기업결합 심사 결과 역시 시간이 소요될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정위는 올해 1월부터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을 제정·시행해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독과점 여부 판단 기준을 강화했다. 독과점 판단 기준에 이용자 수와 이용빈도 등을 고려한 시장점유율 산정을 명시하는 내용이다. 카카오는 플랫폼 기업으로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해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중 카카오가 보유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으로 인한 경쟁제한성이 쟁점으로 떠오른다. SM이 제작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멜론에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등 불공정 거래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 간의 구체적인 사업 협력 방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수를 마무리한 이후에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SM 간의 사업 협력을 구체화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23.04.06 06:40

2분 소요
아시아나항공, ‘전사 기업 결합 TF’ 발족

산업 일반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의 해외 기업 결합 심사 승인을 위해 ‘전사 기업 결합 TF(태스크 포스)’를 발족했다고 27일 밝혔다. 해당 TF 팀장은 원유석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맡았으며, 임원 7명을 포함해 총 42명의 임직원으로 꾸려졌다. 전략기획본부장이 팀장이던 기존 TF를 보강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번 TF는 법무와 전략기획 부문이 주축인 총괄그룹과 여객, 화물, 재무, 대외협력 부문 등을 담당하는 지원그룹으로 운영된다. 총괄그룹은 해외 경쟁당국에 최종적으로 제출하는 문서를 취합‧검토하고 자문사와의 의견을 조율하는 등의 업무를 맡는다. 지원그룹은 해외 경쟁당국이 요청하는 자료 생성을 담당한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해외 경쟁당국의 2단계 심사가 시작돼 각 경쟁당국이 요청하는 자료가 점점 방대해졌다”며 “심사 대응 역량 강화에 주력하기 위해 대표이사 직무대행 중심 TF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실무 인력을 추가로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2023.03.27 08:58

1분 소요
대우조선 매각, 강석훈號 산은의 '빠른매각' 신호탄…남은 과제는

은행

‘강석훈호(號)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신호탄으로, 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빠른 매각’이라는 구조조정 원칙을 내세운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첫 성과다. 추후 아시아나항공·HMM·KDB생명보험 등에 대한 정리 작업은 남은 과제다. ━ 대우조선 매각으로 한 숨 돌려…‘헐값매각’은 논란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해 ‘스토킹호스’ 방식의 투자유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에 지난 27일부터 내달 17일까지 입찰의향서를 접수 받는다. 스토킹호스란 인수 예정자를 선정해 놓고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해, 입찰 무산 시 인수 예정자에게 매수권을 주는 방식이다. 앞서 산업은행은 우선협상자로 한화그룹을 선정했다. 지난 26일 한화그룹과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해 국내 제조업을 영위하는 대다수의 그룹에 투자 의향을 타진했고, 그 결과 한화그룹과 뜻이 맞았다는 게 강 회장의 전언이다. 산업은행은 거래 공정성 확보와 보다 좋은 투자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의 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경쟁입찰에 나섰다. 최종 투자자는 경쟁입찰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기술 등이 국가 핵심 기술인만큼, 해외기업에게는 입찰 자격을 주지 않을 예정이다. 국내 기업 주체로 외국인 자금이 재무적투자자(FI) 형태로 유입되는 것은 허용한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2001년 ‘워크아웃(재무개선작업)’ 졸업 후 현재까지 약 21년 간 산업은행의 품에 있던 대우조선해양이 새 주인을 맞게 된다. 그간 대우조선해양 경영 정상화와 매각에 실패한 산업은행의 ‘책임론’도 줄곧 거론됐다. 강 회장이 취임한 뒤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속도를 내, 산업은행 기업 구조조정의 가장 큰 숙제를 해결한 셈이다. 다만 4조원 대 공적자금이 들어간 대우조선해양을 2조원에 매각해, ‘헐값매각’이라는 비판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투입한 신규 자금은 한도 대출까지 포함해 약 4조1000억원이다. 손실은 3조5000억원으로 대손충당금이 1조6000억원, 주식 손상 규모가 1조8000억원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신규 투자유치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기업가치가 상승한 이후 주식을 매각하면 자금회수 극대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표류 중인 아시아나 합병, HMM·KDB생명 매각 속도내나 남은 구조조정 과제도 있다. 강 회장이 기업 구조조정에 ‘빠른 매각’이라는 원칙을 추가한 만큼, 남은 관리 기업에 대한 정리 작업 또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은 지난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이해당사자의 고통 분담,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이라는 기존 산은 구조조정 기조에 더해 신속한 매각 추진이라는 게 원칙”이라며 “매각이 가능할 때 바로 매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산은의 관리 기업인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한공의 합병은 미국·유럽연합(EU)·일본·중국·영국 등 5개국의 심사가 진행 중이다. 1년여의 시간이 지났으나 아직까지 해외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강 회장은 “미국의 판단이 가장 중요한데, 올해 안으로 판결이 나올 것 같다”며 “만약에 미국 판결이 나오면 유럽도 미국 판결에 준하지 않을까 예상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와 대한항공 합병이 성사되도록 각종 외교부·산업부·정부부처와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MM과 KDB생명보험 매각도 서두를 것으로 전망된다. 강 회장은 “HMM이 정상 기업이 되었기 때문에 조속히 매각하는 것이 맞지만 우리나라 전체 해운 산업의 그림에서 봐야 하기 때문에 정부 부처 간에 여러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재 금리가 과거보다 오른 상황으로, KDB생명보험 매각 여건도 좋아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해당 매각 작업도 준비 과정을 거쳐 곧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부적으론 ‘본점 부산 이전’을 두고 강 회장과 직원들 간 입장 차이를 좁히는 것도 과제다. 최근 산업은행은 10명으로 구성된 부산 이전 준비단을 꾸리면서 이전 작업을 본격화했다. 최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이 단장을 맡았고, 이들은 29일부터 이전 준비단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8일에는 최 부행장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부산 이전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직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앞서 지난 7일에도 강 회장 주도로 설명회를 계획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2022.09.29 15:57

3분 소요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MAGAZINE

MAGAZINE

1781호 (2025.4.7~13)

이코노북 커버 이미지

1781호

Klout

Kl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