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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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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교통∙지리 ‘트리플 프리미엄’, 음성 부동산 떠받친다

산업 일반

수도권과 접해 있어 준수도권으로 분류되는 충북 음성이 산업과 교통, 지리를 모두 아우르는 ‘트리플 프리미엄’ 호재를 업고 국내 경제의 핵심 축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산업, 교통 등 부동산 가치와 직결되는 굵직한 개발호재가 계획되면서 부동산 시장도 덩달아 뜨거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음성에 계획된 첫 번째 프리미엄인 산업은 ‘펜타 클러스터’로 손꼽히는 ▲배터리 ▲반도체 ▲바이오 ▲수소 ▲식품 등이다. 주요 분야는 시스템 반도체 후공정(패키징)으로 DB하이텍과 네패스 등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이 입주해 있다. 그 외 배터리 분야 강자인 JR에너지솔루션, 더블유씨피, 대보마그네틱, 렉쎌 등도 모두 음성 산업을 떠받치고 있다.바이오 산업에서는 유한양행이 2025년 600억원 투자 협약을 맺었다. 연성정밀화학도 1,500억원 투자를 예고했다. LG생활건강도 음성에 물류 허브 기지 구축센터를 구축 예정이다. 수소 에너지 산업도 빼놓을 수 없다. 성본 산업단지에 수소제품시험평가센터 건립돼 있으며 국내 유일의 액화수소 검사지원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아워홈, 신세계푸드, 풀무원 등 국내 대표 대기업이 음성에서 식품 산업군을 조성하고 있다. 이처럼 음성이 펜타 클러스터로 거듭나면서 이를 뒷받침할 교통호재도 뒤따르고 있다. 청주 북이에서 제천 봉양까지 이어지는 충청내륙화고속도로는 총 연장 57.8km로 1~4공구로 나눠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음성군이 속한 1공구가 지난해 완공되면서 교통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여기에 더해 세종-포천고속도로 세종~안성 구간이 내년 개통되면 용인, 성남, 위례, 구리 등 수도권 주요 도시로 접근성도 크게 우수해질 것으로 보인다.이밖에도 ‘중부내륙선 지선’이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면 KTX를 이용해 경북 문경부터 충주, 이천 부발 등으로 이동이 편리해진다. 이로써 수도권에서 충청권으로 출퇴근도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탄~청주 등을 잇는 수도권 내륙선 철도, 충북선 철도 고속화 등 굵직한 개발호재도 계획돼 있어 교통 인프라는 더욱 우수해질 전망이다.음성의 트리플 프리미엄을 완성하는 특장점은 지리적 특성이다. 한반도의 중앙에 위치한 음성은 경부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국도, 지방도 등 개발호재를 제외하고도 교통 인프라가 이미 잘 갖추어져있다. 전국 각지로 3시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다. 또한 산과 들, 하천 등이 잘 어우러져 있다. 산업, 농업 등 다양한 산업에 적합한 지리적 장점을 지니고 있다. 역사적으로 봐도 조선시대에 군사적 요충지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음성향교와 같은 문화유산도 많이 남아있다.이처럼 충북 음성이 트리플 프리미엄을 토대로 또 다시 한반도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음성이 가진 지리적 특성과 산업, 교통 등의 개발호재 모두 부동산 가치를 끌어올리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충북 음성에서 4~5월 두 달간 이뤄진 아파트 매매 거래는 직전 2개월 거래량보다 25% 증가해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예고된다. 특히 올해 5월 거래된 95건은 최근 수도권에서도 부동산 시장이 ‘핫’한 과천시(90건)를 웃도는 수준이다.지역을 대표할 만한 단지들의 입주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지역의 신흥 거주 핵심지역으로 꼽히는 성본산업단지는 ‘음성푸르지오 마크베르(644가구)’가 상반기 입주에 들어갔다. ‘음성푸르지오 센터피크(875가구)’, ‘음성 우미린 풀하우스(1,019가구)’가 연내 입주에 돌입한다. 이러한 대규모 신축 아파트 공급은 단기적으로는 가격을 안정화 시킬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꾸준한 인구 유입으로 인해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때문에 지금이 내 집 마련과 투자의 적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성본산업단지가 위치한 대소면 인구는 올해 6월 기준 1만8,567명에 달해 매월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며, 2023년 말 보다는 무려 20.6% 늘었다.합리적 가격에 브랜드 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어 전세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지역 내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서울은 1시간대, 평택항은 약 50분, 세종∙대전은 1시간 등 주요지역으로 접근성이 빼어난 성본산업단지 내 최고급 아파트 전세가 전용 84㎡기준 1억원대 중반”이라며 “개인, 법인 등 입주를 원하는 문의가 꾸준하다”고 말했다.부동산 전문가는 “충북 음성이 가진 한반도 중앙이라는 지리적 특성 위에 큼지막한 산업, 교통 관련 개발호재가 속속 진행되면서 음성이 경제 발전의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교통이나 산업이 개발되는 만큼 부동산 시장도 덩달아 뜨거워지고 있어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랜드마크 아파트를 선점하려는 움직임도 많다. 특히 입주가 한꺼번에 몰려 있는 지금이 저가 매수의 가장 좋은 타이밍일 것"이라고 귀뜸했다.

2025.07.24 10:17

3분 소요
한양증권 품은 KCGI, 종합금융사 도약 할까

증권 일반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한양증권 인수를 위한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과하며, 종합금융그룹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로써 한양증권은 창립 70년 만에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게 됐다.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6월 11일 금융위원회는 KCGI의 한양증권 대주주 변경을 승인했다. KCGI는 한양학원으로부터 한양증권 지분 29.59%를 2203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한양학원은 산하 건설사인 한양산업개발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한양대학교병원의 경영난 등으로 자금난을 겪어 한양증권 매각을 추진했다. 이어 2024년 8월 2일, 한양학원은 KCGI를 한양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OK금융그룹의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와 국세청 세무조사 등 복합적인 변수로 난항을 겪었다. KCGI는 올해 1월 금융위에 대주주 변경 신청서를 냈다. 그러나 인수자금 투자자인 OK금융그룹으로 한양증권이 되팔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심사가 수개월 지연됐다. OK그룹은 대부업 불법영업과 부동산 부실채권 등으로 여러 차례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에 더해 국세청이 KCGI에 세무조사를 진행하면서 올해 4월 금융위 심사는 ‘올스톱’됐다. KCGI가 OK그룹의 우선매수권을 없애고 최소 5년 동안 한양증권을 책임지고 경영하겠다는 의사를 금융당국에 전달하면서 승인은 급물살을 탔다.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는 6월 4일 KCGI로의 대주주 변경 승인안을 의결했고, 이어 금융위는 6월 11일 정례 회의를 열어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로부터 약 10개월 만이다.이번 인수는 단순한 증권사 인수·합병(M&A)을 넘어, KCGI의 금융업 확장 전략의 핵심 포석으로 평가된다. KCGI는 한양증권 인수를 통해 운용·증권·사모펀드(PEF)를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KCGI가 한양증권 인수를 통해 KCGI자산운용, KCGI대체투자운용과의 시너지를 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KCGI는 2021년 6월 케이글로벌자산운용(현 KCGI대체투자운용)을 설립하고, 2022년 12월 메리츠자산운용(현 KCGI자산운용)을 인수했다.행동주의 펀드서 종합금융사로 도약 할까KCGI는 강성부 대표가 2018년 설립한 사모펀드 운용사다. KCGI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증대를 표방하며 행동주의 투자를 전개해 왔다. 한진칼·오스템임플란트·DB하이텍 등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통해 ‘강성부 펀드’라는 별칭으로 알려졌다. KCGI의 향후 행보에 따라 단순한 증권사·자산운용사 조합을 넘어, 향후 계열 확장을 통한 종합금융사 체제 전환 여부에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강성부 대표가 사실상 ‘제2의 박현주’를 꿈꾸며, 자산운용업에서 출발해 증권·보험 등으로 영역을 넓힌 미래에셋그룹과 비슷한 길을 가겠다는 구상을 하는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앞서 한양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28위의 중소 증권사이지만, 증권사 사업권 프리미엄이 붙고 채권과 부동산 PF 등에 경쟁력이 있어 우량 매물로 주목받았다. 올해 3월 말 별도기준 자기자본이 5210억원으로 부동산 PF 직접 조달도 가능한 수준이다. 한양증권은 최근 조직 개편과 체질 개선에도 나섰다. 부동산 PF 관련 인력을 감축하고 조직을 재정비해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IB 역량 강화를 도모하고 있으며, 최근 IB 총괄 담당으로 김기형 전 메리츠증권 사장을 영입했다.한양증권은 6월 이사회를 통해 김병철 KCGI자산운용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하기로 했다. 그는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출신으로 신한투자증권 대표직을 거쳐 온 뒤 2023년 7월부터는 KCGI자산운용 대표를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 신임 대표의 리더십 하에 한양증권이 향후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리테일 영업 강화 ▲디지털 플랫폼 구축 ▲신규 금융 서비스 진출 등 사업 다각화를 거쳐 중형 증권사로의 도약을 꾀할 것으로 보고 있다.앞서 한양증권은 올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김 대표를 사내이사로 조건부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양학원과 KCGI 측이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서의 거래가 완료되면 선임 효력이 발생하는 방식이다. 당시 주총에서 정태두 KCGI 부대표는 기타비상무이사로, 강승수 DS투자파트너스 대표와 황록 법무법인클라스한결 고문은 사외이사로 조건부 선임됐다. 지난 2018년부터 한양증권을 이끌었던 임재택 현 한양증권 대표는 8년여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나 고문을 맡을 예정이다. 한양증권 사명도 변경할 계획이다. KCGI 증권이 유력하다. 다만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하기에 시간은 소요될 전망이다.업계 관계자는 “연이은 금융회사 인수를 통해 KCGI가 명실상부한 ‘금융지주형 사모펀드’로 진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의 기업구조조정 중심 투자에서 벗어나,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새로운 유형의 PEF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5.06.22 09:00

3분 소요
사모펀드 도입 20년...시장 ‘메기’인가 vs ‘약탈’인가

증권 일반

우리나라에 사모펀드(PEF·Private Equity Fund)가 도입된 지 20년이 흘렀다. 2004년 사모펀드 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후, 국내 사모펀드 시장은 급성장하며 주요 기업의 ▲경영권 인수 ▲구조조정 ▲신사업 확장 등에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과거 재무적 투자자(FI) 역할에 머물렀던 사모펀드는 이제 전략적 투자자(SI)와 유사한 행보를 보이며 적극적으로 경영에 개입하고 있다.그러나 사모펀드의 역할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국내 기업지배구조(Governance) 개선과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약탈자적 행태가 기업의 장기적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PEF 규모는 지난 2023년 말 기준 ▲1126개 ▲약정금액 136조 원 ▲투자이행액 99조원으로 지난 20년간 급격히 성장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서 PEF가 투자비 회수(엑시트)를 한 기업 135개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투자 시점과 엑시트 사이 기간에 해당 기업들의 가치는 평균 35%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기업 가치와 몸값을 높이는 PEF의 순기능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뜻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PEF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PEF가 인수한 기업을 매각해 얻는 투자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기업 사냥꾼’이라는 인식이 여전해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2년 해외 PEF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겪은 트라우마를 갖고 있어 사모펀드에 대한 인식이 더욱 좋지 않다. DB하이텍 소액주주 연대는 지난해 행동주의 펀드로 알려진 ‘KCGI가 고의로 DB하이텍의 경영권을 위협해 단기 차익을 얻고 주주들에게 손실을 줬다’며 회사를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롯데렌탈 노조도 지난해 말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로의 매각을 반대하고 나섰다. 투자금 회수 과정에서 구조조정과 임금감축 등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끝내는 재매각으로 차익 실현을 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PEF에 대한 이런 우려는 국내 대형 PEF 운용사인 MBK가 영풍과 함께 지난해 9월 고려아연의 지배권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하자 더 커졌다. 고려아연 실제 오너가(家)인 최씨 일가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퇴진시키겠다는 취지로, 재계 체계를 정면으로 뒤집는 행보로 풀이됐다. MBK가 핵심 소재 공급망을 책임지는 고려아연을 중국에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휘말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기도 했다. ‘기업 사냥꾼’ 인식 여전…질적 성장·소통 강화해야 하지만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대한 논평을 통해 ‘MBK의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자본시장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거버넌스포럼은 “공개매수는 고려아연뿐 아니라 저평가된 국내 상장사들이 가진 다양한 권리가 재평가될 기회를 제공하며, 이번 공개매수가 이사 선임과 주주제안, M&A 등 주주의 다양한 권리를 환기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최근 국내에 기업 가치 제고,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는 행동주의 전략을 활용하는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이를 기업의 장기 성장을 저해하는 ‘경영권 간섭’으로 보고 경계하고 있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은 공개적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기치로 내건 사모펀드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결할 것이라는 시각을 보내기도 한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최근 NH투자증권이 발간한 ‘경영권 분쟁, 금융 선진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이라는 보고서는 ‘행동주의 전략을 내세운 사모펀드가 기업의 잘못된 행태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면서 해당 기업 지배구조가 정립되고 주주 가치를 높이려는 변화를 보인 사례가 많다’고 소개했다. JB금융그룹과 KT&G가 적대적 M&A 경험 후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된 사례로 꼽힌다. 한앤컴퍼니(한앤코)의 남양유업 인수는 ‘오너 리스크’를 덜어낸 사례라는 시각이 나온다. 남양유업 창업주인 홍원식 전 회장은 대리점 갑질, 요구르트 허위 홍보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 기업 이미지가 추락하자 2021년 한앤코에 회사를 처분했다. 한앤코 관리 아래 남양유업은 지난해 3분기에 2019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PEF는 M&A 시장에서 중요한 자금 공급원 역할도 한다. PEF를 가장 활발히 활용한 대기업으로 꼽히는 SK그룹은 M&A 등 주요 거래에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여 협업 파트너로 삼는 전략으로 재무 리스크를 줄여왔다. 또한 자금난을 겪던 태영그룹은 지난해 8월 사모펀드 연합체인 ‘IMM컨소시엄’에 국내 1위의 폐기물 처리업체 에코비트를 2조700억원에 넘겼다.이 밖에 사모펀드운용사(PE)의 전문성을 활용, 연관 업종의 기업을 인수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볼트온 전략’과 ‘글로벌 진출’ 등을 통해 새 성장 활로를 만들어주기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PE는 전문적인 기관 투자자(LP) 등의 철저한 감시·감독을 받기 때문에 기업 내에서 제왕처럼 군림하는 오너와 대비하여 합리적으로 경영하고 일탈 행위를 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무적인 어려움이 있는 대기업의 사업부를 인수, 그룹의 구조조정을 돕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며 “성장자본 투자(그로스 캐피탈), 벤처 투자 등에 있어서는 은행 등 기존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시드 머니를 제공하는 등 국가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PE가 국내 산업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질적 성장 추구와 함께 대외 소통을 강화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박용린 자본시장 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PE는 제도 도입 취지에 부응하는 성장과정을 나타냈다고 볼 수 있으나, 추가적 도약을 위한 과제 해결이 필요하다”며 ▲출자자 유형 다변화 ▲피투자기업 수익성 제고를 위한 오퍼레이션 밸류업 역량 강화 ▲해외투자 확대와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지역적·글로벌 브랜드 구축 ▲대외소통을 위한 업계 공동 노력 강화 등의 과제를 제시했다.

2025.02.11 09:00

4분 소요
밸류업 외치고도 중복·분할 상장 발목

증권 일반

국내 기업들이 '밸류업(Value-Up)'을 외치면서도 물적분할 후 신규 상장을 강행하자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이 주주 가치 제고를 주장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최근 몇년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주사의 핵심 계열사 분할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2023년 DB하이텍은 팹리스 사업부를 분할해 신설 법인 DB글로벌칩을 설립하며 물적분할을 강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주주 보호 조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논란을 빚었다. 지난해 두산그룹 역시 두산에너빌리티를 인적분할해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를 신설하고 이를 두산로보틱스에 합병시키는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했으나, 가격 산정 문제와 주주들의 강한 반발로 계획을 철회했다.상장 예정인 대기업 계열사들…'밸류업 역행' 지적최근 증권업계에서는 물적분할 후 상장까지 이어지는 ‘모자 중복상장’이 이뤄질 경우, 모회사 주식의 지분율이 희석돼 기존 주주들의 이익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경우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밸류업 정책의 핵심인 주주가치 제고와 지속 가능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특히 올해 상장을 준비 중인 LG CNS와 DN솔루션즈, LS그룹 계열사들의 IPO들은 중복상장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알짜 사업부의 분리 상장은 결국 지주회사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소액주주들은 기업들이 이러한 행보가 모회사의 가치를 희석시키고 기존 주주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밸류업 목표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물적분할 자체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물적분할은 1998년 기업 효율성을 높이고 외부 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긍정적 의도로 도입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물적분할이 본래 취지와 달리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방식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대주주가 기업을 지배하는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보니 소액주주들의 권리가 차별받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소액주주는 일종의 동업자에 가까운데, 이들을 무시하고 소모품처럼 여기는 풍조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물적분할 시행세칙 개정했지만…'면죄부' 역할?금융당국은 물적분할로 인한 주주 보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 9월 상장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했다. 개정안은 물적분할 기업이 5년 이내 상장을 추진할 경우, 모회사가 기존 주주와의 소통 등 보호 노력을 충실히 이행했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그러나 이 규정은 5년이 지나면 주주 보호 장치를 마련하지 않아도 상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면죄부 역할을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대표적인 사례로 지난해 HD현대그룹은 HD현대마린솔루션 설립 후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충분히 제시하지 않은 채 상장을 추진해 논란을 일으켰다.DB하이텍 역시 주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5년 내 상장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물적분할을 강행했다.지난해 11월 IBK투자증권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시장의 중복상장 비율은 약 18%로 ▲일본(4.38%) ▲대만(3.18%) ▲미국(0.35%) 등과 비교했을 때 최소 4배가량 높다. 이는 해외 시장에서 주주가치를 보호하고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논의가 중요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는 상장사가 중복상장을 제거해 주주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타 이머징 마켓인 대만, 중국과 비교하면 국내 중복상장 비율은 비정상적 수준"이라고 평가했다.해외 선진시장에서는 물적분할 대신 인적분할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데다, 소액주주들의 권리 보장에 힘쓰고 있다. 미국의 전자제품 회사 델(Dell)은 자회사 VM웨어를 상장한 뒤 주주들에게 1주당 0.44주의 자회사 주식을 지급하며 모회사의 지분 가치 하락 논란을 사전 차단했다. 제약회사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 역시 지난 2023년 5월 켄뷰(Kenvue)를 분사하는 대신, 주주들에게 7% 할인된 가격에 자회사 주식을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일본 도쿄거래소 역시 유가증권 상장규정 제601조에서 '주주 권리의 내용과 행사에 부당하게 제한되는 경우 상장폐지를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물적분할로 인한 중복 상장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들이 중복 상장의 이유와 효과를 구체적으로 공시하도록 요구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상장 유지가 어렵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인적분할 시 자사주 활용을 제한하는 등 일부 개선책을 내놓고 있다. 또한 물적분할 관련 공시 기준을 강화하고,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하는 경우 모회사 일반주주(대주주 제외)에게 공모신주 중 20% 범위 내에서 우선배정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따라서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밸류업은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고 개선시키는 건데 복수 상장은 그걸 저해하는 요인"이라며 "이익을 복수 공시하게 될 경우 과대 계상을 야기할 수도 있고, 기업 가치도 중첩돼 할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5.01.21 08:00

4분 소요
KB증권, ‘밸류업 지수’ 활용 투자 프리셋 2종 선보여

증권 일반

KB증권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에 맞춰 투자자들이 나만의 스타일로 편집해 투자할 수 있는 다이렉트인덱싱 신규 프리셋(투자전문가들이 사전 제시하는 예시 포트폴리오) 2건을 선보였다고 27일 밝혔다.한국거래소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일환으로 지난 24일 '밸류업 지수'를 발표했다. 기업들의 자발적 기업 가치 제고 노력을 지원하고 투자 활성화를 이끌기 위해 개발된 지수로, 코스피·코스닥 10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시가총액 등 외형 요건 외에도 질적 요소를 기준으로 고르게 종목을 선별해 채택했다. 오는 11월에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지수 선물도 상장된다.KB증권은 ‘밸류업 지수’ 100개 종목 내에서 개인이 원하는 종목을 골라 투자할 수 있도록 ‘KB증권 다이렉트인덱싱’을 활용한 프리셋을 제공했다. ‘코리아밸류업지수 시총 Top10 압축 전략’과 ‘코리아밸류업지수 구성종목 내 저평가된 퀄리티 종목 찾기’ 등 2건이다.시총 Top10 압축 전략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시가총액 순으로 10개 종목을 선별, ‘밸류업 지수’의 흐름과 연동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저평가된 퀄리티 종목 찾기는 DB하이텍, 파마리서치, 종근당 등 각 산업군 내 저평가&퀄리티 종목군을 선별한 새로운 프리셋이다.KB증권 관계자는 “이들 프리셋을 통해 관심있는 투자자들이 관련 상품 출시 전에도 ‘밸류업 지수’로 편입된 종목을 선별해 다양하게 포트폴리오로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4.09.2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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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대표 상장사 100곳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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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일환으로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시장평가 및 투자유도’를 위한 지수가 공개됐다. 한국거래소는 24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이하 밸류업 지수)의 구성종목 및 선정기준을 발표했다. 거래소는 전산 테스트가 완료되는 30일부터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실시간 지수를 제공할 예정이다. 밸류업 지수의 기준시점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원년 초일인 올해 1월 2일이고, 기준지수는 1000포인트다. 구성종목은 100종목으로 유동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지수가 산출되며, 개별종목의 지수 내 비중 상한은 15%로 제한된다. 또 연 1회 (매년 6월 선물만기일 다음 거래일) 정기변경을 실시한다. 밸류업 지수 종목 선정방식은 ▲시장대표성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 질적 요건을 도입해 종목을 선별했다. 우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400위 이내, 시총 약 5000억원 이상 기업이어야 시장 대표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수익성은 최근 2년 연속 적자기업 또는 최근 2년 손익 합산시 적자 기업은 제외된다. 주주환원은 최근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을 실시해야 한다. 시장평가는 최근 2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산업군별 순위비율 상위 50% 이내 또는 전체 순위비율 상위 50% 이내이다. 거래소는 이들 요건을 충족한 기업 중 자본효율성을 평가해 산업군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우수한 기업 순으로 최종 100종목을 선정했다.밸류업지수 구성종목의 산업군별 분포를 보면 정보기술(24개), 산업재(20개), 헬스케어(12개), 자유소비재(11개), 금융/부동산(10개), 소재(9개), 필수소비재(8개), 커뮤니케이션(5개), 에너지(1개) 등이다. 거래소는 전체 산업군 대표종목이 고르게 편입돼 한국 경제·산업구조를 적절하게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또 유가시장과 코스닥시장 종목 수 비중은 약 7 대 3의 비율로 구성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조기에 공시한 기업들은 수익성, 시가총액 순위, 유동성 등의 최소 요건만 충족하면 최우선적으로 편입시켰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조기에 공시한 12개 종목 중 메리츠금융지주, 키움증권, DB하이텍 등 3개 종목은 특례를 적용하지 않고도 지수에 편입됐다. 반면 수익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콜마홀딩스, 완화된 시가총액 순위 요건(700위 이내)도 충족하지 못한 에프앤가이드·에스트래픽·디케이앤디·DB금융투자는 편입되지 못했다. 질적요건 도입·상대평가 방식 채택 코스피200, KRX 300 등 기존 대표지수와 차별점은 질적요건과 비중상한제 도입이다. 거래소는 “기존 대표지수와 달리 밸류업 지수만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질적요건을 도입해 시총 상위기업이라도 배제가 가능하다”며 “개별종목의 지수 내 비중상한을 15%로 제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초대형주의 지수 내 비중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시가총액(시총) 등 외형요건 외에 객관적으로 적용 가능하고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다양한 질적요건을 평가지표로 채택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선정기준 적용 시 특정 산업군에 편중되거나 소외되지 않고 고르게 편입될 수 있도록 ‘상대평가 방식’을 채택했다”고 강조했다.밸류업지수 기대 효과에 대해 정 이사장은 “자본효율성, 주주가치 제고 성과 등 질적지표를 반영한 밸류업지수 개발을 통해 한국 증시에서 기업가치를 중시하는 선순환 구조 정착을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지수상품 개발 및 투자 활성화를 통해 한국 자본시장 재평가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상장기업에게 지수 편입 및 유지에 대한 동기를 제공해 주주환원 및 자본효율성 제고 노력의 확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공시기업 특례 편입, 산업군별 주가순자산비율(PBR) 상대평가 적용 등을 통해 기업가치 우수 기업뿐만 아니라, 향후 가치성장이 기대되는 기업도 적극 편입시킨다는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조기공시기업 특례편입, 표창기업 특례편입, 공시이행기업 우대편입 등을 통해 점차 공시기업 중심으로 전환할 예정”이라며 “PBR 절대수치가 낮더라도 산업군내 50% 이내이면 지수편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기금 등 기관 참여를 확대하고 상품화 촉진, 신규 투자수요 창출을 위해 코스피 200 지수 등과 차별화를 강화한다”고 말했다. 한편, 거래소는 11월 중으로 지수선물과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장할 예정이다. 또한 업계 수요에 기반한 다양한 지수를 순차적으로 개발하고, 지수 개발과정에서 확인된 시장수요를 적극 고려해 후속지수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발표할 계획이다.

2024.09.2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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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쇼크’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株↓ [증시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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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에서 인공지능(AI) 칩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10% 급락하면서 국내 반도체 대장주도 일제히 하락세다. 앞서 TSMC가 실적 전망을 하향하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22일 오전 9시 50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100원(1.42%) 내린 7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3.06% 내린 16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이 외에 #한미반도체(-6.67%), #리노공업(-6.03%), #동진쎄미켐(-2.93%), #DB하이텍(-0.49%) 등 다른 반도체주도 주가가 내리고 있다.엔비디아의 급락은 미국의 금리인하 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TSMC가 실적 전망을 낮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18일 TSMC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메모리 제외)의 성장률을 '10% 이상'에서 '약 10%'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성장률 전망치도 '약 20%'에서 '10%대 중후반'으로 내렸다.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자체 설계한 AI 칩 제조의 대부분을 TSMC에 맡긴다.이에 엔비디아는 전장보다 10% 급락한 762달러(105만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월 21일 이후 가장 낮은 주가이며, 낙폭은 2020년 3월 이후 가장 컸다. 이 밖에 반도체 주요 종목인 AMD(―5.4%), 마이크론(―4.6%), 인텔(―2.4%), 퀄컴(―2.4%) 등의 주가도 하락했다. 그 결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4.1% 내림세를 기록했다.

2024.04.2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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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네이버·KB’ 지난해 기부 TOP3…‘100억 클럽’ 가입 37곳[이코노미스트 데이터랩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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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서 ‘ESG경영’(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은 점점 보통명사로 바뀌고 있는 모양새다. 그만큼 ESG경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매김 중이다. 이 중에서도 사회적 책임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데이터 중 하나가 바로 기부금이다. 웬만한 대기업에서는 매년 기부금을 어느 정도로 했는지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 등에 해당 금액을 기재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주요 기업들의 지난 한 해 기부금은 이전 해보다 늘었을까, 줄었을까. 이코노미스트 데이터 랩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최근 2년 간 기부금 변동 현황을 살펴봤다. 국내 주요 대기업은 2021년 대비 2022년에 당기순이익(순익)은 감소했지만 기부금은 오히려 늘려 사회적 책임에 더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다. 주요 대기업 400여 곳의 기부금 변동 현황을 살펴보니 2021년 대비 2022년 사이 순익은 9조원 가까이 줄었지만 기부금은 오히려 500억원 이상 늘렸다. 2021년과 2022년에 기부금이 1000억원을 넘는 곳에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가운데, 지난해 기부금이 100억 원을 넘는 이른바 ‘C-100 클럽(Club)’ 기업은 37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30곳은 최근 2개년 연속 기부금이 100억원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7곳은 2022년 기부금 규모가 100억원을 상회했다. 이코노미스트 데이터 랩은 ‘국내 주요 대기업 2021~2022년 기부금 변동 현황’을 조사했다. 대상 기업은 국내 상장사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지정한 82개 대기업에 속한 비상장사 및 주요 은행 등 총 5000곳이다. 1차로 5000개 기업 중 매출 규모에 상관없이 지난해 영업이익이 500억원 이상 되는 기업 418곳을 먼저 선정했다. 영업이익이 500억원 이상되는 418곳 중에서도 기부금을 정기보고서 등에 공개한 389곳을 최종 조사 대상 기업군에 포함했다. 기부금 액수는 2021년과 2022년도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보고서 등을 참고했다. 기부금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 조사 결과,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389곳의 2021년 매출 규모는 1626조4769억원이었지만 2022년에는 1956조6069억원으로 1년 새 20.3%나 덩치가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0조2750억원에서 182조278억원으로 1조7528억원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1% 정도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순익은 157조3942억원에서 148조6391억원으로 8조86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이런 와중에도 기부금 지출은 1조8078억원에서 1조8653억원으로 1년 새 575억원 이상 증가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의 2021년 대비 2022년 회사 곳간은 다소 줄었지만 기부금은 더 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좀 더 앞장섰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있는 대목이다.실제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389개 기업 중 2021년 대비 2022년에 기부금을 늘린 곳은 245곳으로 63%나 차지했다. 조사 대상 기업 10곳 중 6곳은 기부금을 늘린 셈이다. 반면 144곳은 기부금 다이어트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부왕은 삼성전자…증가율 1위 교보생명이번 조사 대상 400여 곳 기업 중 지난해 기부금이 100억원을 넘는 기업은 37곳이었다. 여기에는 한국전력공사(한전)처럼 지난해 기부금이 365억4700만원으로 100억원을 넘겼지만, 영업손실을 본 기업은 제외됐다. 한전의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33조9085억원 수준이었다. 앞서 파악된 37개 기업 중 지난 한 해 기부금이 1000억원 이상인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기부금은 사업보고서 기준 2203억900만원이다. 이는 2021년 기부금 1954억5700만원 보다 248억5200만원 많은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조9931억원에서 25조3193억원으로 20.9%나 감소했고, 순익 역시 30조9709억원에서 25조4187억원으로 17.9%나 하락했다. 영업이익과 순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사회적 책임과 직결되는 기부금 지출을 오히려 더 늘린 셈이다. 삼성전자의 최근 10년간 기부금 지출 금액은 2조8800억원 이상으로 3조원에 근접했다. 2013년에는 4052억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지출한 것을 비롯해 ▲2014년(3157억원) ▲2015년(3748억원) ▲2016년(3345억원) 등 3년 간 매년 3000억원대 상당의 기부금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2017년(2504억원) ▲2018년(2500억원) ▲2019년(2878억원) ▲2020년(2547억원)에도 2000억원대 기부금을 유지했다. 삼성전자 다음으로는 네이버가 773억6800만원의 기부금을 내며 2위를 차지했다. 네이버는 지난 2021년에도 902억9700만원으로 삼성전자 다음으로 기부금 규모가 컸다. 하지만 네이버의 기부금은 2021년 대비 2022년에 129억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순익이 1조5247억원에서 1조921억원으로 1년 새 28.4% 줄면서 기부금도 10% 넘게 깎인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와 네이버를 제외하고 2022년 기부금이 500억원이 넘은 기업은 KB국민은행(622억2200만원)과 SK하이닉스(577억2800만원) 두 곳이다. KB국민은행은 영업이익이 2021년 3조4897억원에서 2022년 4조3289억원으로 24% 증가했다. 순익도 2조5633억원에서 2조9082억원으로 13.5%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익 모두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기부금은 거꾸로 131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12조1833억원에서 7조7709억원으로 37.1% 감소했다. 순익은 9조5672억원에서 2조7904억원으로 70.8% 고꾸라졌다. 순익이 크게 감소했지만 기부금은 1년 새 22억원 정도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순익이 70% 넘게 줄어든 것을 고려해보면 기부금은 상대적으로 덜 줄인 셈이다. 2022년 400억원대 기부금을 지출한 곳은 6곳으로 조사됐다. ▲LG생활건강(485억8700만원) ▲포스코(479억6000만원) ▲현대자동차(461억3800만원) ▲하나은행(422억8300만원) ▲우리은행(421억4500만원) ▲신한은행(407억6200만원)이 이들 그룹군에 포함됐다. 이들 기업 중 현대자동차와 우리은행은 2021년 대비 2022년 기부금이 50억원 이상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의 2021년 기부금은 380억원인데 1년 새 81억원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343억원에서 기부금이 78억원 늘었다. 200억~300억원대 기부금을 낸 곳은 11곳이다. 300억원 넘게 기부금을 쓴 곳으로는 교보생명(389억4700만원)이 나홀로 이름을 올렸다. 교보생명은 2021년 기부금이 72억7500만원으로 100억원 미만 수준이었지만 2022년에 기부금을 크게 늘려 300억원대 기업군에 포함됐다. 이외 200억원대로 기부금을 쓴 그룹은 ▲삼성디스플레이(276억2100만원) ▲HMM(266억8900만원) ▲기업은행(263억2800만원) ▲삼성생명(252억4700만원) ▲SBS(246억600만원) ▲기아(243억6500만원) ▲두나무(229억921만원) ▲강원랜드(224억3600만원) ▲SK E&S(223억4500만원) ▲LG화학(200억2300만원) 등이다. 앞선 기업 중 HMM은 2021년 기부금 규모가 7100만원으로 1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2022년 260억원이 넘는 기부금을 기록하며 증가율이 3만7490.1%에 달했다. 2022년 기부금 규모가 100억원대를 보인 곳은 모두 16곳이다. 이 중 150억원 이상 기부금을 썼다고 보고한 곳은 6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는 ▲카카오(182억9900만원) ▲에스케이엔무브(172억1600만원) ▲에스케이트레이딩인터내셔널(161억원) ▲현대모비스(156억4800만원) ▲한국가스공사(154억6700만원) ▲포스코인터내셔널(153억7800만원) 등이 속했다. 이외 100억원대 기부금을 지출한 곳은 ▲E1(138억7400만원) ▲CJ제일제당(133억4600만원) ▲하나금융지주(133억3300만원) ▲장금상선(126억9700만원) ▲아모레퍼시픽(123억500만원) ▲SK(122억8200만원) ▲SK텔레콤(114억4200만원) ▲KT(105억7600만원) ▲이마트(101억6900만원) ▲SNT모티브(100억7700만원) 등이다.기부 100억 클럽 제외 7곳…KT&G·호반건설·S-Oil 등이번 조사 대상 기업에 포함된 389곳 중 2021년 기부금이 100억원이 넘는 곳은 2022년과 마찬가지로 37곳이다. 하지만 이 중 7곳은 2022년에 기부금이 100억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케이티앤지(KT&G)의 2021년 기부금은 401억7800만원이었지만, 2022년 52억350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다만 KT&G는 2021년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등에 상생협력기금 350억원을 출연한 바 있다. 2022년에는 이 출연금액분만큼 기부금이 빠지면서 하락율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 ▲호반건설(2021년 기부금 209억8400만원→2022년 기부금 4억8400만원) ▲S-Oil(177억3300만원→70억5300만원) ▲현대건설(135억7600만원→82억300만원) ▲쌍용씨앤이(125억5600만원→80억500만원) ▲DB하이텍(102억100만원→50억9700만원) ▲NH투자증권(100억3700만원→31억6400만원) 등도 2021년에는 기부금이 100억원을 넘겼지만 2022년에는 100억 클럽에서 제외됐다.한편 이번 조사 대상 400여 곳의 2021년 기준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1%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수치는 2022년에도 거의 대동소이했다. 순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2021년 1.1%에서 2022년에는 1.3%로 1년 새 0.2%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기부금이 100억원 이상되는 기업 중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이 10%를 넘긴 곳은 4곳 있었다. SBS는 2022년 영업이익 1433억원을 기록했고 기부금은 240억원을 냈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이 17.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생명은 2146억원이 넘는 영업이익 중 250억원 이상을 기부금으로 내며 11.8%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도 4282억원이 넘는 영업이익 중 11.3%를 기부금으로 썼다. 강원랜드도 지난해 영업이익은 2179억원을 훌쩍 넘겼는데 이중 10.3%를 사회적 책임에 해당되는 기부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웰푸드는 2022년 기부금이 100억원에 못 미쳤지만, 808억원이 넘는 영업이익 중 10%에 해당하는 80억원 상당을 기부금으로 지출했다.

2023.1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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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기 상장’으로 모회사 주가 하락…“배당 등 주주환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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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에 상장된 최대주주 기업의 주가가 자회사 상장 전 올랐다가 상장 이후 하락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기업들의 ‘쪼개기 상장’이 기존 회사 주주의 가치를 훼손시키고 있는 만큼 주주들을 위한 보호 방안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모회사의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선 배당과 자사주 취득 등 주주환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22 한국거래소와 흥국증권 등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코스피에 신규 상장한 계열사의 최대주주(모회사) 기업 주가 수익률은 상장 전 오르다가 상장 이후 하락했다. 계열사 상장 전에는 기대감이 모회사로 몰리지만 자회사가 상장하고 나면 재료가 소멸되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셈이다. 자회사 상장일을 기준으로 6개월 전 모회사 평균 (절대) 주가수익률은 -7.7%, 3개월 전은 -3.1%를 기록했다. 상장 이후 3개월은 -12.5%, 6개월 후는 -20.4%, 12개월 후는 30%까지 하락했다. 자회사 상장 이후 ‘모회사 디스카운트’ 이어져 이중 하락폭이 가장 컸던 회사는 카카오다. 특히 카카오페이 상장 이후 카카오는 -59.8% 하락했다. 카카오는 대표적인 쪼개기 상장으로 논란이 된 회사다. 카카오는 유동성이 폭발하던 시기 카카오게임즈(2020년 9월), 카카오뱅크(2021년 8월), 카카오페이(2021년 11월) 등 연달아 자회사 쪼개기 상장에 나섰다. 이후 카카오 주가는 3년 간 맥을 못 추고 있다. 꾸준히 하락하면서 16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12%(50원) 하락한 4만3150원에 장 마감했다. 카카오가 꾸준히 주력 계열사를 상장시키면서 ‘모회사 디스카운트’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지난해 10월 코스닥 상장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가 이를 철회했다. 시장 상황도 좋지 않았지만 ‘쪼개기 상장’으로 카카오게임즈 주주들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외에도 물적분할로 상장했을 때 모회사의 주가 하락폭이 더욱 컸다. 알짜 자회사를 떼어내서 상장하는 만큼 기존 주주의 가치가 훼손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대표적인 사례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2월 분할 이후 1년여 만에 IPO를 추진했다. 분할 당시 LG화학의 매출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차지하는 비중도 41%에 달했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 성장 가능성에 투자했던 주주들이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손해를 입었다. 한때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 주식)’였던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16일 기준 51만3000원으로 반토막 났다. 가장 최근 상장한 두산로보틱스도 같은 수순을 밟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상장 전까지는 기대감에 두산 주가가 올랐지만 두산로보틱스 상장 이후 재료가 소멸되면서 두산 주가는 빠졌다. 두산은 지난 9월 15일 14만9100원까지 올라 종가 기준 52주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산로보틱스 상장 당일 19% 이상 하락하면서 16일 기준 8만3600원으로 내려앉았다. 자회사 상장 이후 43%나 하락한 셈이다. 반면 상장한 자회사들의 주가 흐름은 긍정적이었다. 특히 새로 상장한 당일 주가 수익률은 86%에 달했다. 3개월 이후 85.3%, 6개월 이후 81.9%, 12개월 이후 52.9%로 꾸준히 상승했다. ‘신장개업 효과(신규상장 주식의 초기 주가 강세)’가 반영된 것이다. 또 2019년 이후 신규 상장한 30여개의 기업 중 15개에 달하는 기업이 현재 코스피200에 편입돼 있다. 시가총액과 공모 규모가 큰 만큼 대형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물적분할 과정에서 주주보호 방안 충분해야” ‘쪼개기 상장’ 논란이 커지고 모회사 주가가 하락하면서 정부는 소액주주 권리 보호를 위해 비상장사의 ‘쪼개기 상장’을 제한하는 법적 장치를 만들었다. 법무부는 주식매수청구권 제도를 개선해 물적분할을 반대하는 주주의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비상장사가 분할회사 총자산액의 10%를 초과하는 물적분할을 진행할 경우 이를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한다. 소액 주주들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해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입기 전 보유 주식을 처분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그럼에도 물적분할은 여전히 자본시장의 화두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DB하이텍 소액주주와 행동주의펀드 KCGI는 DB하이텍의 물적분할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DB아이엔씨가 계열사 물적분할과 합병을 통해 막대한 현금이 필요한 지주사 전환을 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들도 자회사 SK온의 중복 상장을 반대하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자회사 상장은 대체로 모회사 주가에 도움이 되질 않았다”면서 “투자 수요 분산과 구주매출보다는 신주 모집 형태를 취하면서 모회사 주주의 직접적인 이익이 부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주주들이 물적분할에 적대적인 이유는 핵심 사업의 물적분할, 해당 법인 상장으로 인한 ‘이중 상장 디스카운트’, 상장 과정에서 모회사 주주에 대한 보상 전무 등으로 꼽힌다. 물적분할 그 자체로 부정적인 것이 아니지만, 물적분할 과정에서 주주보호 방안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따라서 증권업계에서는 모회사가 자회사를 상장시킬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적극적 배당, 자사주 소각 등 적극적인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물적분할을 추진하려는 상장 기업은 주주보호방안을 마련해 일반 주주를 설득하는 등 이전보다 더 많은 비용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최 연구원은 “모회사 주가에 도움이 되는 자회사 상장의 키는 ‘구주 매출’, ‘배당 혹은 자사주 취득 재원 확보’ 등이라고 짚었다.

2023.10.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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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연, 소액주주연대와 ‘자사주 소각 캠페인’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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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자 권익보호 비영리 단체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이 소액주주연대와 함께 자사주 소각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실질적인 주주환원인 자사주 소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많은 상장사들이 주주환원을 명분으로 자사주 매입을 하고 있지만, 진정한 주주환원은 자사주 소각으로 이어져야 실효성이 있다”며 자사주 소각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명분으로 삼았던 주주환원의 실질적 효과는 소각이 뒤따르지 않으면 사실상 없었다는 지적이다. 이어 “대다수 상장사들은 주주 공동의 자금으로 매입한 자사주를 지배주주 우호세력에게 매각 및 교환을 통해 경영권을 방어하거나, 인적분할 등에 사용해 경영권을 강화하는 등 지배주주의 지배권 강화를 위해 악용하고 있어서 나쁜 의미로서의 자사주 마법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자사주가 주주환원이 아니라 지배주주의 이익에 악용되고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정 대표는 “자사주와 관련한 법령 등 제도의 공백과 여론의 낮은 관심도가 핵심적인 원인”이라며 “금융위원회 등 당국에서 자사주 제도의 문제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제도적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한투연은 인증기반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αCT)의 전자성명서 작성 기능을 활용해 자사주 소각을 촉구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의견을 결집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증 받은 주주들이 간편한 전자서명으로 자사주 소각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다수 주주들이 참여한 주주연대가 사측에 자사주 소각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현재 한투연 주도로 #DB하이텍, #DI동일, #한국조선해양, #엑세스바이오, #삼목에스폼, #씨젠, #조광피혁, #한국경제TV, #엔씨소프트, #한국알콜, #SK, #KISCO홀딩스, #국보디자인 등 다양한 종목의 소액주주연대가 자사주 소각 캠페인에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투연에 따르면 자사주가 총주식의 10%가 넘는 기업은 196개 종목이며 그중 40%가 넘는 종목은 조광피혁(46.6%), 일성신약(44.2%), 부국증권(42.7%), 텔코웨어(42.0%)다.

2023.09.2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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