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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거래 개인도 할 수 있다

외환거래 개인도 할 수 있다


Making Money Off Money

전에는 대형은행들만 외환거래를 했다. 그러나 이제는 개인들도 아주 복잡하고 리스크가 높은 외환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그것도 불과 2백50달러에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 1990년대 스스로 주식을 사고 팔았던 데이 트레이더 같은 사람들이 이제 대박의 꿈을 품고(반면 쪽박을 찰 수도 있다) 달러·유로 또는 엔의 향방에 대해 베팅을 하고 있다.

외환거래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놀랄 일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하루 1조2천억달러의 외환거래가 이뤄진다. 뉴욕 증권거래소의 하루 평균 거래 규모인 5백억달러를 훨씬 뛰어넘는 액수다. 온라인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십개의 회사들(뉴욕의 FXCM, 영국의 CMC 그룹 같은 중견회사들 포함)은 최대 1백개국의 투자자들이 자신들의 사이트에서 외환거래를 하며 그 거래량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몇년간 미국 고객들의 수는 증가세를 보였다. 뉴저지에 본사를 둔 게인 캐피털은 지난 1월 외환거래 경험이 적은 개인투자자들을 겨냥해 forex. com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했다. 게인측은 기존의 gaincapital. com 사이트에서는 해외 투자자들의 거래 비중이 75%에 달했지만 새 사이트에서는 미국의 초보 투자자들이 전체 거래의 4분의 3을 차지한다고 말한다.

외환거래가 갑자기 뜨는 이유는 뭘까. 미국은 독일이나 일본 같은 수출의존형 국가들에 비해 환율 움직임의 영향을 적게 받아 왔으며 미국 달러화는 세계의 기축통화였다. 그러나 달러 가치의 하락이 이제 큰 뉴스가 됐으며 투자자들은 뉴스에 끌린다.

더욱이 2000년 말 미국 의회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외환거래 웹사이트·광고·텔레마케팅을 규제할 권한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것은 주가가 침체기에 접어들려는 순간 때마침 투자자들이 외환거래에 좀더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개인들이 외환거래를 통한 수익의 기회에 눈을 돌리게 됐다”고 게인 캐피털의 최고경영자 마크 갤런트는 말한다.

외환거래의 장점(또한 함정)은 투자자가 적은 증거금으로 훨씬 더 큰 규모의 거래(레버리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1백 대 1의 레버리지를 제시하는 사이트들도 많다. 고객이 1천달러의 증거금을 납입하면 10만달러의 외환거래가 가능하다. 극단적인 경우 달러의 대 유로화 가치가 오르는 쪽에 투자했는데 실제로 달러가 1% 오르면 수익률은 1백%가 된다. 1천달러가 2천달러로 불어나는 것이다. 반면 예상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면 1천달러는 고스란히 날아간다.

외환거래의 리스크에 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외환이 장기적으로 주식보다 변동성이 작으며 예측하기도 더 어렵지 않다고 주장한다. 국가경제의 향방을 예측하는 척도인 통화가 하루에 25% 하락하거나 회계부정 스캔들에 휘말렸던 엔론 주가처럼 급격하고 완전하게 폭락한 적은 없다. 뉴욕에 있는 메들리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사산 가라마니는 개인의 외환투자를 “교육받은 사회의 자연스런 진화”라고 평한다.

그것은 소수의 견해다. 지난 3월 초 뉴욕에서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통화 동향 예측 모델들의 정확성이 동전 던지기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대형 소매 투자금융회사인 찰스 슈왑은 개인에게 외환거래를 서비스하거나 추천하지 않는다. “20~30개의 개별 종목을 모니터하는 것만도 개인 투자자로서는 어려운 일”이라고 슈왑의 글렌 매티슨 부사장은 말한다.

글로벌 외환거래는 아시아에서 월요일 아침에 시작돼 뉴욕에서 금요일 오후까지 지속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한주에 5일 이상 24시간 거래를 할 수 있다. 환율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외환거래에 쉽게 빠져든다. “지금은 벗어났지만 중독성이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빠져들던 시절이 있었다”고 유타주 프로보의 개인 투자자 존 샐즈먼은 말한다.

그는 여러해 동안 온라인으로 외환거래를 했다. 그에 따르면 성공적인 트레이더들은 거래동향의 수학적인 분석과, 중앙은행의 움직임, 고용성장, 정치적 변수에 관한 경제적 데이터를 다루는 법을 모두 익힌다. 그는 “마치 대학 신입생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외환거래는 아주 환상적인 시장이다. 주식은 상대가 되지 않는다.”

복잡한 시장과 레버리지의 위험 외에 외환거래에도 적지 않은 스캔들이 있었다. 2000년 12월 이후 CFTC는 웹사이트에서부터 텔레마케터까지 외환거래를 취급하는 업체를 상대로 57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피해 고객은 5천명, 손실 규모는 2억5천만달러를 넘는다. CFTC는 또 과대광고의 위험성에 관해 일반인들에게 여러차례 경고했다. CFTC 협력단속국의 대니얼 A. 네이선 국장은 “업체의 자금을 동결시켜 고객들에게 돌려주는 성과도 올렸다”고 말한다. 그의 충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조건이 좋다면 그 이유를 자문하라”는 것.

외환거래 사이트들은 고객의 과거 거래경력을 조사할 의무는 없지만 외환거래에 고위험이 따른다는 경고문을 게재한다. 그래도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깡통’을 차는 사람이 많다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샐즈먼은 “투자자들의 교체가 빈번히 이뤄지는 것 같다. 사람들이 몇개월 동안 눈에 띄다가 어느 순간부터 볼 수 없게 된다”고 말한다.

투자자 교체는 늘 일어난다. Global-View. com의 파트너 제이 마이슬러는 너무 높은 레버리지로 거래하면 한번의 돌발 사건으로 자금을 몽땅 날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마치 카지노에 간 듯 외환거래를 하는 사람들은 장기적으로 라스베이거스의 도박판과 똑같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며 말을 잇는다. “적절한 자금관리 등 하나의 사업을 하듯 외환거래에 임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다면 언젠가 외환거래가 일반인들의 투자대상으로 간주되는 날이 올까. 거기에 요구되는 시간과 기술을 감안할 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많은 트레이더들은 말한다. 그러나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주식시장이 달아올랐던 1990년대 중반에도 기술주에 관해 회의론자들은 똑같은 말을 했을 것이라고 게인의 갤런트는 말한다.

“외환거래가 대중화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시점엔 대형 중개업체들도 개인들에게 외환거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런던의 마권업자들은 외계인의 지구 착륙에서부터 크리스마스에 눈 올 확률까지 온갖 것에 대해 합법적으로 베팅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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