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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창업 다이어리(15)] 온라인 ‘더 김치’ 운영하는 모델 홍진경

[스타 창업 다이어리(15)] 온라인 ‘더 김치’ 운영하는 모델 홍진경

17세 어린 나이에 고교생 수퍼 엘리트 모델로 데뷔한 홍진경(28)씨. 하지만 벌써 세월이 흘러 홍진경씨는 김치 회사인 (주)홍진경의 어엿한 대표가 되었다. 이 회사의 김치 브랜드는 ‘더 김치’다. 최근 연이은 김치 파동으로 김치업계가 꽁꽁 얼어붙었음에도 불구하고 ‘더 김치’는 지난 8월 본격적인 홈쇼핑 판매 이후 3개월 만에 3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CJ홈쇼핑에서는 전통 김치 브랜드들을 누르고 최고의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게 그의 자랑이다.

첫 번째 비법은 ‘노가리 육수’ 그가 김치 사업을 시작한 배경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가 집에서 직접 담근 김치를 먹어본 동료 연예인들이 먼저 “판매해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의를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유통전문 판매업 개인사업자 겸 인터넷 사업자로 등록해 ‘더 김치’ 홈페이지를 두 달 만인 지난해 5월 오픈했다. 투자비용은 홈페이지 제작비 등으로 1000만원이 들었다. 처음에는 주문이 한 달에 몇 포기일 정도로 소량에 불과했다. 그래도 그는 집에서 담그는 ‘엄마식 김치’를 고집하면서 경기도 안성의 김치공장에 생산을 맡겼다. 고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초기 주요 고객은 홍진경네 김치맛을 이미 알고 있던 주변 동료 연예인이 대부분이었다. 입소문을 타면서 방송국 PD, 디자이너 등으로 고객이 확대되더니 지난해 5월 우리 홈쇼핑을 통해 판매를 하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8월에는 CJ홈쇼핑 측의 홈쇼핑 판매 제안까지 받았다. 총 23회 방송에서 매회 방송 때마다 3000세트가 매진되는 대기록을 세우면서 효자상품으로 올라섰다. 인기 상품이 되면서 온라인 판매망이 더욱 확장돼 CJ홈쇼핑에 이어 인터파크 같은 굵직굵직한 인터넷 쇼핑몰과도 계약을 했다. 그가 1년5개월 동안 올린 매출은 총 40억원 선이다. 한 달에 생산하는 물량만 해도 240t에 달한다. 최근 일어난 중국 김치 파동 때문에 배추 같은 원재료의 생산비가 오르고, 또 ‘업체 김치’에 대한 인기가 식은 점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이른바 고품질 김치의 사업 전망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자신 있어 한다. 지금이 오히려 ‘기회’라는 얘기다. 그가 이처럼 빠르게 성장했던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맛에 대한 노하우를 확보하고 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더 김치’의 맛은 익은 상태에서도 겉절이처럼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그대로 유지된다. 시원하고 뒷맛이 깔끔한 게 장점이다. 그 맛의 첫 번째 비법은 바로 ‘노가리 육수’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노가리 육수로 제조한 김치에 대해 특허 출원까지 신청한 상태다. 노가리와 표고버섯, 양파, 다시마 등을 넣고 8시간 이상 푹 우려낸 육수로 양념을 한다고 한다. 여기에 김치가 숙성될수록 끈적끈적한 액즙이 나오는 대파를 빼고, 대신 집에서 김장을 담그듯이 쪽파를 썼다. 깔끔한 맛을 위해서다. 또 여름에는 부추, 겨울에는 갓을 추가해 김치의 깊은맛을 더했다. 화학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도 그만의 김치 제조 철학이다. 이번엔 마케팅 면을 살펴보자. 오프라인 매장 대신 홈쇼핑·인터넷 같은 온라인 판매망을 활용해 투자비용과 유통 마진을 대폭 줄였다. 특히 홈쇼핑을 통한 판매가 가장 효과적이었다. 그는 사먹는 김치에 식상한 소비자들을 겨냥해 “홍진경 김치는 집 김치’라는 점을 방송에서 유독 강조했다. 고가마케팅 전략도 눈에 띈다. ‘더 김치’의 소비자가는 홈쇼핑에서 10kg 기준 3만9900원, 인터넷에서 4만6000원인데 다른 김치제품에 비해 비싼 편이다. 하지만 독특한 조리비법으로 만든 고급김치로 인식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젠 나도 김치 박사 포장의 고급화도 ‘더 김치’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그는 “김치도 패션”이라고 말한다. 국내를 대표하는 문화상품인 김치에도 세련된 포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제품 포장팩에는 ‘the kimchi mother made’란 산뜻한 빨간색 로고가 뚜렷하게 새겨져 있다. 재료의 투명성도 판매에 한몫을 했다. 그의 홈페이지에 가보면 사용하고 있는 배추·무 같은 여러 재료의 국내 원산지를 자세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계절별로 재료도 다른 지방의 것을 쓴다. 배추를 예로 들면 봄에는 전라도 영암, 겨울에는 전라도 해남에서 가져온다. 그는 처음 김치 사업을 준비하면서 6개월 동안 좋은 재료의 생산지를 찾아 전국 팔도를 모친과 함께 누볐다. 이제는 김치 박사가 다 됐을 정도. 지금도 그는 배추 같은 재료를 원산지에서 사서 공장까지 같이 간다. 재료 수급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다. 그는 또 원산지 표기와 함께 김치를 담그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사진 등을 홈페이지에 걸어두고 있다. 제품에 대한, 손님들의 믿음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 홍 사장은 “최근 중국 김치 파동에도 불구하고 맞벌이나 싱글족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김치를 담가 먹는 대신 사먹는 경향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게 고급 김치 시장 전망을 밝게 해준다”고 밝힌다. 재기 넘치는 이벤트 아이디어로 고객 관리를 하는 것도 홍 사장만의 또 다른 노하우. 그는 김장철을 앞두고 ‘김치를 집에서 직접 담가 드립니다’란 전국 이벤트를 기획 중이다. 회사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은 다음에 추첨된 고객의 집에 그와 그의 모친이 직접 재료를 사 가지고 가서 김치를 담가 주는 특별 이벤트다. 김치를 문화사업으로 여기는 그는 이제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10월 기존 개인사업자였던 ‘더 김치’를 법인으로 전환해 (주)홍진경으로 만들었다. 앞으로는 일본·미국·프랑스 등으로 김치를 수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프랑스 왕립학교에서 ‘한국 문화와 김치’란 주제로 이벤트를 겸한 특강도 준비 중이다. 또 그는 12월 자매 브랜드인 ‘더 만두’의 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다.


홍·진·경 이 말하는 ‘온라인 ‘김치 제조&유통’ 노하우!

대표적인 온라인 쇼핑몰을 활용, 매출과 홍보 효과를 동시에 노려라 온라인 창업은 오프라인에 비해 투자비용이 10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어떻게 홍보를 하느냐가 관건이다. 독립적인 홈페이지를 구축했다면 대표적인 온라인 쇼핑몰과 제휴를 하라. 또 네이버·다음·야후 같은 유명한 검색엔진에 홈페이지를 등록하는 것도 잊지 말자.

발품을 팔아라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대박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 김치 재료나 공장·도매상·유통업체를 열심히 찾아다니며 확보해야 한다. 상인들의 노하우도 전수받아야 한다. 도매상들의 인터넷 카페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조건 좋은 택배회사를 잡아라 온라인 사업은 배송비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에 따라 이윤의 폭이 달라진다. 대형 홈쇼핑이나 대형 인터넷 쇼핑몰은 더 싼값에 배달해 줄 수 있는 특정 택배회사와 제휴해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걸 잊지 말자. 배송업체를 새로 개발할 때에는 각 택배회사의 지역 대리점을 찾아가 협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른 사업자와 공동 택배를 추진하는 것도 비용을 줄이는 노하우다. 파트너는 인터넷 창업 동호회 등에서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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