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숨까지 일하겠다”
“마지막 숨까지 일하겠다”
A Mogul in Full 섬너 레드스톤의 재산은 보통 10억 달러대 갑부의 8~9배다. 그는 지난 1월 자신의 바이어컴 제국을 분할했다. 그 후 82세의 나이에 대형 미디어 회사를 하나도 아니고 둘씩 거느리게 됐다. 하나는 CBS사다(CBS 네트워크·쇼타임, 그리고 인기 라디오 대담프로 진행자 하워드 스턴이 근무했던 CBS 라디오). 또 하나는 분할 후의 바이어컴이다(MTV·니켈로디언, 파라마운트 영화사 등등). 레드스톤은 압도적인 지분을 보유하며 양사의 회장 자리를 지켰다. 그는 2005년 연봉·보너스 등의 보수를 모두 합쳐 양사로부터 2440만 달러를 받았다. 그런 레드스톤도 평범한 남자에 불과하다, 몇 가지 사소한 측면에서는. 그는 42세의 전직 교사 폴라 포투나토를 두 번째 부인으로 맞았다(“가장 성공한 합병”이라고 레드스톤은 말했다). 레드스톤은 그 부인과 함께 가끔 베벌리 힐스의 자택에 둘러쳐진 담장으로 다가가 이웃집 개들에게 먹이 주기를 좋아한다. 그냥 재미 삼아 하는 일이다(그렇다고 그의 이웃인 실베스터 스탤론이 애완견을 돌보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요즘 그의 마음속을 어지럽히는 온갖 생각을 훌훌 털어버리기에 좋은 소일거리다. 두 회사 모두 주가가 계속 미끄러져 내린다. 바이어컴을 둘로 분할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주가 띄우기였는데도 말이다. 딸 샤리(52)를 후계자로 키우는 중이지만 자신이 이 세상에서 마지막 숨을 내쉬기 전까지 은퇴는 어림없는 일이라고 레드스톤은 못박는다. 그의 후계 구도 때문에 올해 집안싸움이 생겼다. 그의 아들 브렌트가 섬너와 샤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브렌트는 그들이 자신을 따돌렸다며 가족재산 중 10억 달러를 요구했다. 한편 케이티 쿠릭이 곧 CBS에 합류하게 된다. 그녀는 전통적인 저녁 뉴스 형식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정밀 검사를 받았다. 동시에 CBS는 회사를 떠난 스타 하워드 스턴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CBS 방송망을 불법적으로 이용해 자신의 새 직장 시리우스를 홍보했다는 주장이다. CBS는 시리우스가 스턴에게 지불한 보너스 2억 달러를 내놓으라고 요구한다(스턴은 그 소송을 ‘개인적인 원한’이라고 비난했다). 게다가 수퍼스타 TV 제작자이자 할리우드 연예인 매니저 브래드 그레이도 있다. 지난해 바이어컴은 그를 파라마운트 영화사 회장으로 영입했다. 쇼비즈니스 업계에서 가장 막강한 자리 중의 하나다. 하지만 그레이는 확대되는 할리우드 도청 추문에서 갈수록 컴컴한 구석을 드러내는 중이다. 드러나는 전모의 주인공은 악당 사설탐정 앤서니 펠리카노다(불법도청 취미가 있다고 알려졌다). 거기에 그레이를 포함한 업계의 실력자 몇 명, 그리고 그들의 막강한 변호사들이 조연을 맡았다. 사설탐정은 이 변호사들 밑에서 일했다.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레드스톤은 그레이를 향한 무조건적 지지를 표명했다. “브래드의 인격에 절대적이고 확실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브래드가 처음 우리 회사에 영입됐을 때 펠리카노 사건에 관해 우리에게 할 이야기는 모두 털어놓았다… 브래드가 불법적인 일은 고사하고 무엇이든 부적절한 행동에 관여했다면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레드스톤이 뉴스위크와 인터뷰를 한 이틀 후, 그리고 그가 그레이 등과 만찬을 한 다음 날인 지난 4월 14일 뉴욕 타임스 1면에 그레이와 펠리카노의 관계를 더 상세히 밝힌 기사가 실렸다. 레드스톤은 그 후 그래도 그레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를 읽었지만 여전히 내 생각을 바꿀 만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고 그는 밝혔다. 다음은 레드스톤과의 인터뷰 발췌문. 샤리를 후계자로 키우는 중인데 어떻게 돼가나. 샤리가 아주 열심히 노력한다. CBS와 바이어컴 양사의 이사진을 구성하고, 양사의 목표를 설정하는 데 주된 역할을 했다. 전략적인 문제는 톰 프레스턴이나 레슬리 문베스와 상의한다. 딸이 아주 일을 잘한다. 현재 하는 만큼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이 관여할 것이다. 회사 내부 사람들은 그녀를 어떻게 보나. 우려가 있는가. 그들이 내게 말해주겠나. 애초에는 많은 우려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보기에 사내에서 아주 많이 사랑받는다. 내 아내도 마찬가지다. 우리 집 여자 두 명이 회사에서 아주 인기가 높다. 혹시 사망하기 전에 자리를 딸 샤리에게 넘겨줄 가능성은. 내가 어떻게 보이나.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35분간 자전거를 타며 운동을 한다. 그 후 수영장을 여러 번 왕복한다. 영양섭취와 운동에도 아주 철저하다. 내 평생 지금보다 더 몸이 좋았던 기억이 없다. 최근 7kg 정도 살을 뺐다. 왠지 아나? 굶주린 고양이가 살찐 고양이보다 오래 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차라리 굶주린 고양이가 되겠다. 내가 물러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아들 브렌트의 소송은 어떻게 생각하나. 결정 과정에서 따돌림당했다고 주장하며 이제 자기 몫의 재산을 내놓으라고 하는데. 소송은 걱정하지 않는다. 절대적으로 100% 영양가 없는 소송이다. 새 CBS나 바이어컴에 아무런 영향도 못 미친다. 그러나 나는 고통을 느낀다. 내 딸에게도 고통임을 안다. 그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그 아이 엄마에게도 분명 고통이다. 브렌트의 자식들에게도 아픔을 줄지 모른다. 9·11 테러 영화인 유니버설 영화사의 ‘유나이티드 93’이 4월 말 개봉된다. 하지만 이미 너무 충격적이라는 평을 받는다. 바이어컴 산하 파라마운트 영화사의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9·11 테러 5주년 약 한 달 전인 8월 초에 개봉된다. 이런 영화를 보기에는 당시의 충격이 아직 너무 생생하다고 보는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용의 대부분이 영웅담이다. 사람들이 뿌듯하게 느낄 만한 이야기들이다…. 따라서 이 영화가 큰 호응을 얻으리라 기대한다. 올리버 스톤이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CBS와 새 바이어컴 양사의 주가가 모두 떨어졌다. 바이어컴 분할 목적이 주가 띄우기였는데. 뜻대로 되지 않은 이유는. 처음부터 분할 효과는 전적으로 신뢰하지만 주가를 끌어올리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주가는 회사 실적에 따라 움직인다. 그리고 이 회사들이 제대로 실적을 올리게 되려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아주 많다. 단지 주가 때문이었다면 바이어컴을 분할하지 않았다. 우리는 이 회사들을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잘 키울 만한 자금능력·전략능력·영업능력을 가졌다고 본다. 분명 다른 [미디어] 복합기업들의 주가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 그런 회사들은 가만히 앉아 기다리지만 나는 앉아서 기다리는 데 만족하지 못한다. 변화하는 세계에의 적응이 내 책임이라고 생각하며 세상은 변한다. 1년 내에 그 회사들의 실적이 정상궤도에 오르리라고 생각한다. 새 바이어컴이 물려받은 파라마운트 영화사는 흥행실적에서 경쟁 영화사들에 밀려났었다. 지금은 전망이 어떤가. 그 영화사는 상승세를 탔다. 최근 개봉한 영화 ‘달콤한 백수와 사랑 만들기’(Failure to Launch)는 예상의 배에 달하는 [입장권 판매] 실적을 올렸다. 5월에는 ‘미션 임파서블 3’가 개봉된다. 잭 블랙 주연의 ‘나초 리브레’(Nacho Libre)가 그 뒤를 잇는다. 그 다음에는 올리버 스톤 감독의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선보인다. 지금은 파라마운트에 인수된 드림워크스가 제작했던 영화가 있다. ‘드림 걸스’(Dream Girls)라는 영화로 제이미 폭스, 비욘세, 에디 머피가 주연하는데 내가 알기에는 아주 대단한 영화다. 따라서 과거의 파라마운트는 존속하며 그 어느 때보다 전성기를 구가할 것이다. CBS의 최고경영자 레슬리 문베스, 새 바이어컴의 최고경영자 톰 프레스턴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나. 아마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둘 다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나도 말리지 않는다. 두 사람은 스타일이 약간 다르다. 톰은 좀 더 느긋한 성격인 듯하다. 그는 아주 경이로운 경영진을 구성했다. 훌륭하게 일을 했다. 레슬리는 불도저형 쪽인 듯하다.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TV 프로그램을 보유한다. 프로그램에 관해서는 본능적인 감각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둘 다 승리자다. 그리고 둘 다 승리를 원한다. 그들의 투지는 엄청나다. 나는 승리자를 좋아한다. 둘 다 승리자가 돼야 한다. 그들은 자기 사업의 어떤 분야에서든 서로 경쟁할 권리가 있다. 다만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행동으로 상대방을 망하게 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경쟁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두 경영자 모두 자신의 일 중 월스트리트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부분은 좋아하지 않는 듯하다. 기업분석가들에게 브리핑하는 일은 분명 TV 프로그램 선정에 비하면 따분해 보인다. 내 말이 옳은가. 나는 [기업분할 전] 바이어컴에서 그런 일들을 모두 했다. 그리고 이 친구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다. 하지만 아주 잘 해내고 있다. 4월 초 CBS는 NBC ‘투데이’쇼의 케이티 쿠릭을 댄 래더의 후임으로 CBS 뉴스 사업부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그녀가 TV의 저녁뉴스 시간대를 활성화시킬지 모두 궁금해 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선 케이티 쿠릭의 ‘CBS 이브닝 뉴스’ 영입은 아주 혁신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저녁뉴스 시간대는 내 관심사가 아니다. 내가 관심을 갖는 대상은 ‘CBS 이브닝 뉴스’다. 쿠릭은 분명 그 프로그램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한 일이 한 가지 더 있다. [NBC의] 아침 뉴스 프로그램이 타격을 받은 만큼 우리의 아침 뉴스에 유리하다는 사실이다. 당국은 재닛 잭슨의 ‘니플게이트’ 등 CBS의 ‘낯 뜨거운’ 프로그램들에 총 4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지난 3월에는 ‘FBI 실종수사대’(Without a Trace) 1회 분이 360만 달러의 벌금을 맞았다. 정부의 이런 내용 규제 압력을 어떻게 생각하나.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미국인들이 무엇을 보고 들어야 할지 정부가 판단해서는 절대 안 된다. 최근의 ‘FBI 실종수사대’의 규제 건도 마찬가지다. 자녀를 더 엄격히 감시하라고 부모들에게 경고할 목적이었다. 하지만 낯 뜨거운 섹스 장면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도 규제를 받았다. 한 마디로 정부가 이 일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하워드 스턴이 5억 달러로 알려진 돈을 받고 시리우스 위성 라디오로 떠난다고 발표한 후 몇 달 동안 CBS 라디오에 남아 있었다. 그동안 시리우스에서의 계획을 거침없이 떠벌린 듯했다. 어째서 그가 새 직장으로 옮긴 후인 2월까지 기다렸다가 소송을 제기하고 시리우스가 그에게 주식으로 제공한 2억 달러의 보너스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는가. 하워드 스턴은 우리 방송을 이용해 경쟁사를 광고했다. 광고를 내보내면 돈을 받아야 하는데 우리는 받지 못했다. 그는 그렇게 하도록 대가를 받았다. 그것은 그가 [시리우스에서] 받은 보너스가 말해준다. 고소를 미룬 이유는 우리는 경솔하게 소송에 뛰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발을 들여놓았으니 끝장을 볼 작정이다. 그가 방송에서 한 행동뿐 아니라 우리의 방송을 남용한 결과 얻은 보너스도 소송 사유다. 우리는 승리를 거의 확신한다. 내 말이 믿기지 않거든 레슬리에게 물어보라. 차진우 jinch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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