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지노는 OK! 인터넷 도박은 NO!
유럽 국가들 독점 사업 보호하려 외국 온라인 업체 진입 막아 지난 9월 15일 프랑스 경찰은 오스트리아의 온라인 도박회사 임원 두 명을 체포했다. ‘무모하게 성업 중인 돈 게임’으로부터 프랑스를 보호하려는 취지였다. 미국·덴마크·핀란드·독일·헝가리·네덜란드·스웨덴 등은 온라인 도박을 규제하는 조치를 내놓으면서 똑같은 도덕적 명분을 내세웠다. 국민을 도박의 죄악에서 구하겠다는 말이다. 문제는 이들 국가 모두가 자국에선 합법적인 도박을 허용한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도박 산업을 노골적으로 장려하기까지 한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최근 몇 달간 유럽연합(EU)은 이들 나라(물론 미국은 제외)가 상품과 용역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EU 법규를 어겨가면서까지 자국의 독점 도박사업을 보호하려 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도박은 세계에서 가장 규제가 심한 산업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 결과 예외없이 특정 지역에서 번창하는 도박산업이 생겨난다. 다른 곳에선 그 도박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국가나 주 정부가 민간 카지노 회사에 영업권을 제공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라스베이거스나 애틀랜틱시티). 아니면 아예 정부가 도박 사업체를 독점적으로 운영하기도 한다(예컨대 독일의 경우 국영 회사가 16개 주 전체에서 도박 사업을 한다). 유럽에선 국가가 독점 운영하는 카지노와 복권 사업이 연간 317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미국에선 민간 카지노 회사도 거의 같은 수입을 올린다. 런던의 법률회사 애들쇼 고더드에서 인터넷 관련 법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폴 레니는 이렇게 말했다. “대규모 복권사업을 장려하고 사람들을 도박에 끌어들이면서도 도박이 사회의 도덕적 토대를 위협한다고 말하면 어불성설이다. 서로 모순된 이야기다.” 온라인 도박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자유로운 교역을 보호하는 EU 법에 포함된 예외조항을 지적한다. 그 조항은 회원국이 사회의 도덕적 기초를 보호하는 조치를 하도록 허용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그 조항을 이용해 영국 온라인 스포츠 도박 업체 래드브로크스의 자국 진입을 막았다. 인터넷을 통한 도박은 사기행위를 적발하거나 도박 중독을 감시하기가 더 어렵다는 이유였다. 프랑스 정부도 지난 9월 오스트리아의 인터넷 도박회사 bwin. com의 공동 대표 노이베르트 토이펠버거와 만프레드 보드너를 체포할 당시 비슷한 논리를 내세웠다. 두 사람은 보석으로 풀려나 현재 재판을 기다린다. 유럽베팅협회의 디디에르 듀윈 사무총장은 이 같은 조치는 그들에게 역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EU의 기본적 권리조차 빼앗는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했다. 그럼에도 규제의 어려움은 여전히 남는다. 테사 조웰 영국 문화부 장관은 최근 30개국 대표단 회의를 개최하고 인터넷 도박 규제 방법을 모색했다. 그러나 회의 참가자들은 최근 미국 정부의 온라인 도박 금지가 도박산업의 음성화를 불러온다는 데에만 동의했다. 영국은 나름대로 전략을 마련 중이다. 쉽게 말해 온라인 카지노를 영국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이다(이 경우 영국의 규정과 세제가 적용된다). 그러나 영국이 몰타와 같은 곳과 경쟁할 방법은 거의 없다. 몰타에선 규제가 느슨할 뿐 아니라 세금도 4.7%에 불과하다. 설령 영국에 온라인 도박의 중심지를 세운다 해도 도덕적인 문제를 해결하거나 프랑스·독일 등 경쟁국으로의 자금 유출을 막기는 어렵다. 프랑스와 독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국 도박산업의 이권을 지키려 한다. 프랑스의 국영 도박 업체 파리 뮈튀엘 위르뱅(PMU)과 라 프랑세즈 데 줴(FDJ)는 2005년 169억 유로를, 독일의 도박시장은 290억 유로를 벌어들였다. 인터넷이 통제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중국만 봐도 허구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EU는 중국처럼 강력한 조치를 취할 배짱이 없다. 지난해 10월 미국의 인터넷 도박 금지법이 발효되면서 bwin. com, PartyGaming, Holdings 888 등 유럽의 주요 인터넷 도박 업체들은 유럽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에 훨씬 더 기대야 한다. 휴대전화나 쌍방향 TV로 도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가 세계적으로 약 2300개에 이르면서 어림잡아 330만 명의 유럽인이 수시로 온라인 도박을 한다. 개별 국가가 EU와의 법률 싸움에서 승리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지상에서의 도박이 온라인 도박을 막기엔 역부족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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