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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오피스 빌려 드립니다”

“모바일 오피스 빌려 드립니다”

닌텐도가 지금도 화투를 만들고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무리 좋은 화투, 고급 화투를 만들어도 매출 규모가 100억원을 넘지 않을 것이다. 화투 대신 닌텐도는 '오락(Entertainment)'을 사업 아이템으로 잡았고, 그래서 오늘날 소니와 더불어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모나미의 송하경 사장은 인터뷰 중간에 '닌텐도'를 언급했다. 그렇다면 모나미의 사업 아이템은 무엇일까? "일(business)을 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게 저희 목표입니다." 이미 모나미는 8000종에 이르는 무구류와 대부분의 컴퓨터 소모품을 공급하고 있다. 커피, 녹차, 과자류 등 사무실에서 먹는 식품도 아이템에 들어있다. 많은 사람이 모나미를 볼펜 만드는 회사로 알고 있지만 이미 모나미는 사무용품을 유통하는 회사다. 전체 매출(2900억 원, 2006년 기준)에서 자사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9%(850억 원)밖에 안 된다. 더 이상 모나미가 제공할 제품이 없을까? 만약 그렇다면 모나미는 더 이상 성장할 기회도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송 사장 눈에는 새로운 돌파구가 보였다. "사무실을 제공하는 겁니다. 사무실만 제공하면 사무실에서 일을 하면서 생기는 부산물은 저절로 저희 사업 아이템이 됩니다." 예컨대 회의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회의 자료를 프린트해야 한다.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있는 사람은 자료를 출력해야 한다. 고객을 만날 사람은 사은품을 준비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매출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나미 스테이션'을 구상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80개 점을 열 계획이다. 여기에는 기존 문구 및 사무용품은 물론 PC, 프린터, PDA 등 다양한 디지털 제품을 하이테크 전문 코너를 통해 운용하며, 재택 근무자 및 소호(SOHO), 사무 공간이 없는 사업자를 위한 모바일 오피스 사무 공간 서비스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다들 사무실이 있는데 굳이 그런 데 가서 일을 하고, 출력을 할까? "많은 사람이 같은 걱정을 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모바일 오피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문제는 그런 서비스가 없기 때문에 다들 집이나 커피숍, 비즈니스 센터 같은 곳에서 일하는 거죠. 직업도 점점 정규직과 비정규직, 상근과 비상근이 모호해져 가고 있습니다. 특히 비정규직 지식노동자, 영업직, 프리랜서 등 고용 형태가 늘어나면 모바일 오피스 수요도 늘게 됩니다." 모나미 스테이션은 기존 회사에서 하기 번거로운 일도 대신해 준다. 예를 들어 인쇄소에서 감당할 수 없는 다품종 소량의 인쇄물이나, 고도의 정밀도와 선명도를 요구하는 인쇄물 등을 맞춤 제작해 준다. 이를 위해 경기도 안산에 24시간 출력 및 디자인 서비스 센터인 초대형 '디자인 팩토리'를 만들고 있다. 출장이 잦은 직장인 또는 재택근무 직장인들에게 전국 80여 개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할 계획이다. 송 사장은 사무용품이나 사무지원 서비스 시장은 무한하다고 얘기했다. "미국에서 제일 큰 무구회사 2개를 합치면 매출액이 32조원입니다. 아직도 우리가 할 일이 많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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