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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계를 움직이는 최고경영자들

경제·산업계를 움직이는 최고경영자들



이슈메이커


SK㈜ 및 SK텔레콤 등기이사 내정된 최재원 부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 친동생)


“위기 타개 겨냥 5년 만에 경영 전면 복귀”


지난 17일 SK그룹이 눈에 띄는 인사를 했다. 그룹 후방에 있던 최재원(46) SK E&S 부회장 겸 SK가스 대표를 그룹 경영의 전면에 복귀시키기로 한 것이다. 이날 최 부회장은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와 주력 계열사 SK텔레콤 등기이사로 내정됐다.

후선 배치 5년 만이다. 그가 누구인가? 바로 최태원(49) SK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를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을 한다. 공통된 해석은 오너 친정체제 강화다.

최태원 회장-최재원 부회장 투톱 체제를 가동해 그룹 이미지를 쇄신하고 지배구조를 안정시켜 자신감을 회복하려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영 위기 타개를 명분으로 그룹 핵심에서 한발 비켜나 있던 최 부회장을 복귀시켜 오너 친정체제를 강화했다는 풀이다.

특히 그룹 주력사 SK텔레콤이 5년 만에 오너 경영으로 복귀했다고 분석한다. 이와 함께 고(故) 최종건-최종현 회장 등 선대 회장들이 구축했던 SK가(家)의 ‘형제 경영’ 전통도 자연스레 재현될 것으로 본다.



■ 최태원 회장과 투톱, 오너 친정체제 강화= 같은 맥락에서 최근 SK그룹 최고 의사결정 구조에는 ‘조용하지만 의미 있는’ 지각변동이 진행됐다는 해석도 있다.

최 부회장은 다음달 13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등기임원으로 정식 선임된다. 이에 앞서 손길승 전 회장이 지난해 12월 SK텔레콤 명예회장으로 선임됐다. 또 SK텔레콤 CEO에 최태원 회장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정만원 사장이 임명됐다. 이 같은 변화를 5년 전 일과 연결시켜 볼 필요가 있다.

최 부회장은 2004년 3월 분식회계에 대한 검찰 수사와 외국계 기관투자가인 소버린과의 경영권 다툼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SK텔레콤 부사장 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구속 수감 중이던 손길승 SK텔레콤 회장과 표문수 SK텔레콤 사장, 등기이사였던 최태원 SK 회장과의 동반 퇴진이었다.

5년이 지난 시점에서 보면 표 전 사장을 제외한 당시 경영진 모두가 복귀한 셈이다. 최 부회장은 2005년 10월 도시가스 부문 지주회사인 SK 엔론(현 SK E&S) 대표이사로 일단 경영일선에 복귀한다. 2006년 3월 말 SK E&S의 자회사인 SK가스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상당 정도 경영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해외사업 확충·신성장동력 발굴에 힘쓸 듯= 앞으로 그룹 내 그의 역할과 위상이 한층 커질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룹 지주회사인 SK㈜ 등기이사로 형인 최태원 회장을 도와 그룹 의사결정 과정에 깊숙이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그에게 그룹의 미래를 보장해 줄 ‘차세대 먹을거리’ 발굴을 기대하는 눈치다.

SK그룹은 내수기반은 튼튼하지만 뾰족한 성장동력이 없어 고민해 왔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SK㈜ 관계자는 최 부회장 발탁에 대해 “최 회장이 글로벌 성장전략 확보와 작금의 경제위기 돌파를 겨냥한 구원투수로 최 부회장 카드를 꺼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풍부한 글로벌 감각과 탄탄한 기획력을 갖춘 최 부회장은 SK그룹의 해외사업 기획과 신성장동력 발굴의 적임자”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 부회장이 지주회사 체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의사결정 체계를 강화하는 역할도 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부회장은 SK텔레콤에 근무해 통신사업 경험도 있다. SK텔레콤 내부 사정을 잘 알아 비상임 등기이사지만 경영에 깊숙이 관여할 것이란 분석. 그는 작년부터 SK그룹 글로벌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SK그룹의 숙원인 글로벌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작년 9월 모스크바 세계무역센터에서 열린 한·러 비즈니스 포럼에서 ‘한·러 에너지협력의 현재와 미래’란 주제 발표를 하는 등 국제 비즈니스 무대에도 얼굴을 알려왔다. 국내 대학을 나온 후 미국에서 다시 학사,석사를 따낸 유학파이기도 하다.



뉴 페이스




■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 내정자
현대건설 새 사장에 김중겸(59)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이 내정됐다. 경북 상주 출생으로 33년간 현대건설과 현대 계열사에서 근무한 정통 ‘현대맨’이다. 휘문고, 고려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1976년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건축사업본부 상무, 주택영업본부장(부사장) 등 요직을 거친 주택, 건축 분야 전문 경영자다. 현대건설의 새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 론칭을 주도했다. 2007년 1월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으로 옮긴 후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 받았다. 산업·외환·우리은행 등 현대건설 경영진추천위원회는 13일 후보자 4명 중 만장일치로 그를 새 사장에 내정했다. 다음달 정기 주총을 거쳐 정식 선임된다.



■ 김동수 수출입은행장
새 수출입은행장에 김동수(54)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이 13일 취임했다. 충남 서천 출신으로 덕수상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와이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행시 22회로 공직에 입문해 옛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장, 정책홍보관리실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등을 지냈다. MB정부 첫 해 최중경 전 차관에 이어 경제정책을 맡아 물가정책 등을 지휘했다. 김 행장은 취임 당일 “수출 확대를 위해 수출 기업과 중소기업 지원 활동에 주력하면서 에너지산업과 서비스산업에 이르는 미래 국가전략산업 발굴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또 “조선과 플랜트산업의 뒤를 잇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이를 수출산업화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순동 광고주협회장
이순동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이 한국광고주협회 신임 회장으로 선임됐다. 18일 광고주협회 회장단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협회 21차 정기총회에서 이 사장은 만장일치로 새 회장에 추대됐다. 그는 최근 사임한 민병준 전 회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2월까지 회장 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중앙일보 기자 출신인 그는 그동안 삼성전자 홍보실, 삼성그룹 홍보총괄 사장, 한국PR협회장 등을 지낸 광고홍보분야 전문가다. 그는 “광고주가 자유롭게 광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서 반기업 정서 해소에도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고동락한 직원들에 ‘주식 나눔’으로 보답
김관두 님프만 회장
“44년간 동고동락한 직원들에게 주식을 다 나눠주니 무척 기쁩니다.”

13일 경기도 남양주 소재 님프만 공장에서 열린 이 회사 창립 44주년 기념식장. 김관두(75) 회장의 표정은 여느 때보다 밝았다. 그는 이날 자신의 전 주식을 직원 등 40여 명에게 무상으로 나눠주겠다고 밝힌 것이다.

님프만은 이불·요·베개 등 침구세트 전문업체다. 그의 주식은 모두 5만8000주. 이를 직원 30명과 님프만 제품을 판매해 준 ‘고마운 10여 분(님프만 판매대리점)’에게 선뜻 나눠주기로 했다. “제가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이젠 배를 지켜왔던 분들에게 넘겨줘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어요. 그분들은 바로 회사 직원이죠.” 그의 소회다.

1주를 2만2000원 정도로 치면 약 12억7600만원의 큰돈이다. 직원 1인당 10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나눠주는 셈. 상장이 안 된 만큼 당장 현금이 필요한 직원에게는 회사가 되사 주도록 조치했다.

그는 작년 말 처음 그 뜻을 밝혔다. 서문환 대표에게 “칠십 평생 살아오면서 회사와 직원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 전 주식을 나눠주는 방안을 창립기념식 전까지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

서 대표는 “김 회장의 끔찍한 직원 사랑에 감격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김 회장의 이번 결정에는 가족의 힘도 컸다. 작년 말 아내 이계자(65)씨에게 “모든 주식을 직원에게 나눠주면 당신이나 아이들이 서운하지 않을까”라는 말을 꺼냈다. 이씨는 오히려“서운하다니요. 당신과 직원들이 이뤄낸 회사를 우리 아이들이 물려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큰딸 김도경(회사원)씨도 “아빠, 잘 생각하셨어요”라며 격려했다는 것. 자신을 잘 이해해 주는 아내와 큰딸이 고마울 따름이다. 또 그동안 회사가 큰 위기를 두 번이나 겪으면서 동고동락한 직원들에 대한 한없는 감사의 마음도 이번 결심의 배경이 됐다.

기념식에서 그는 자신이 쓴 『침구백과』 출판 기념행사도 가졌다. 『침구 산업에 관심을 가진 예비 창업자들에게 한국 침구 산업의 현황과 역사를 전달해 주고 싶었다』는 게 출간 취지. 님프만은 1965년 2월 범아사로 출발해 44년간 침구 산업 외길을 걸어왔다. 베개, 침대용·바닥용 이불, 요 등을 생산한다.



인 & 아웃




■ 김우중 전 대우 회장, 과거 사장단과 10년 만에 저녁 모임
김우중(73) 전 대우 회장이 그룹 해체 10년 만에 과거 사장단 40여 명과 함께 저녁 모임을 가져 주목을 받고 있다. 12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 서관 19층 중식당 휘닉스에서 두 시간 넘게 와인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했다. 윤영석 전 그룹 총괄회장, 서형석 전 ㈜대우 회장, 김태구 전 대우자동차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창립일(3월 22일)을 기념해 다음달 20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대우그룹 출범 42주년 행사’를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 참석자는 “김 전 회장은 요즘 건강을 추스르며 산책과 독서로 소일하고 있다”며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백기승 전 홍보이사는 “그냥 밥 한 끼 먹은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사업 재개 등을 거론할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 채동석 애경 부회장, 유통 3강에 도전장
애경그룹 유통부문 채동석 부회장이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소위 ‘유통 3강 체제’ 재편에 도전장을 냈다. ‘AK플라자’로 이미지를 변신하고 수도권 내 백화점 수를 7개로 늘리는 게 주요 전략이다. 그는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의 차남으로 유통·부동산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17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2013년까지 수도권 내 백화점을 현재의 3개에서 7개로 늘려 유통부문 매출을 지금의 2배 이상인 3조8000억원까지 높이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이를 위해 다음달 2일부로 구로본점과 수원점, 삼성플라자와 4월 개점하는 평택점 등의 애경백화점 명칭을 모두 ‘AK플라자’로 바꾼다. 인터넷 쇼핑몰도 삼성몰에서 ‘AK몰(www.akmall.com)’로 변경한다. 또 중국 쑤저우 유통업 진출, 경의선 홍대입구역 개발 사업도 구체화한다.



■ 김정태 하나은행장, 유로머니 최우수 PB은행상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최근 세계적 금융전문지인 ‘유로머니’로부터 5년 연속 국내 최우수 프라이빗뱅킹(PB) 은행으로 선정돼 17일 상을 받았다. 김 행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닐 오스본 유로머니 사장으로부터 최우수 PB은행상을 받았다. 김 행장은 수상 후 “한발 앞서 나가는 고객 서비스로 극심한 금융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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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원준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회장, 재선임
2월 19일 열린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정기총회에서 15대 회장으로 재선임됐다. 허원준 회장은 앞으로 2년 동안 협회를 이끌게 된다. 허 회장은 부산고와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1968년 한화그룹에 입사해 한화석유화학 기술실장과 대표이사를 거쳤다. 허 회장은 신년인사회에서 “지금 위기가 우리나라에는 오히려 유리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경제위기를 조기에 극복하는 데 석유화학산업이 앞장서 나갈 수 있도록 새로운 해외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수출선을 다변화하는 등 수출확대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성기영 경제산업 전문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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