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족 스포츠 폴로의 전당
어렸을 때 상류층 사립학교 학생들이 교복처럼 착용하던 폴로를 즐겨 입었다. 그 셔츠에는 말을 탄 채 스틱을 휘두르는 남자가 작게 수놓아져 있지만 그 무늬가 그냥 로고가 아니라는 사실은 나중에 알았다. 그 이미지는 아주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스포츠의 상징이기도 하다.
요즘 폴로가 갈수록 인기 레저 스포츠로 떠오른다. 상당부분 독특한 마케팅을 펼치고 나초 피게라스 같은 스타 플레이어가 영역을 초월한 매력을 과시하며 지칠 줄 모르게 노력해 온 덕분이다. 피게라스는 랄프 로렌 브랜드의 명예대사이자 모델이기도 하다. 로렌이 후원하는 블랙 워치 팀의 주장인 피게라스는 뉴욕 사교계와 패션계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그의 최근 동정(그는 뉴욕 상류사회 맨해튼-햄프튼스의 파티석상에 자주 초대받는다)은 가십 칼럼과 연예 잡지에 빠지지 않고 소개된다. 폴로 대변인을 자처하는 피게라스가 곳곳에 널리 얼굴을 내미는 까닭은 따로 있다. 폴로가 특권계층뿐 아니라 더 대중적인 주류 그룹까지 선호하는 스포츠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려는 더 큰 노력의 일환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폴로는 예전부터 지배계급에 인기가 높았다. 기록을 보면 최초의 경기는 기원전 600년께 페르시아에서 열렸다. 그 뒤 곧 귀족들에게 보급됐고 인도 아시아 대륙으로 건너가 왕과 신하들에게 사랑받았다. 식민지 시절 점령국 영국인들이 본국에 소개한 뒤에는 지주계급이 선호하는 여가활동으로 자리매김했다.
오늘날 폴로 경기가 열릴 때는 아직도 곳곳에서 파파라치의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 피게라스나 해리 왕자 같은 훤칠한 미남들, 그리고 출판재벌 피터 브랜트 같은 저명한 사교계 갑부의 지원은 그들에 매료된 타블로이드나 라이프스타일 잡지는 말할 필요도 없고 유명인과 사교계 명사들로 이뤄진 이름깨나 알려진 그룹의 관심을 모은다.
폴로는 어느 나라보다 인도·아르헨티나·영국·두바이에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한다. 이들 나라에서는 관광객 친화적인 학교와 리조트 덕분에 폴로가 더는 지주계급의 전유물이 아니다. 예컨대 인도의 자이푸르주는 폴로의 전통으로 유명하다. 1933년 팀을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고(故) 마하라자 만 싱 덕분이다.
자이푸르 라이딩&폴로 클럽은 폴로 경기를 배우고자 하는 현대인을 겨냥해 모든 비용이 포함된 집중 폴로 클리닉을 준비했다. 하루 350달러의 적당한 가격으로 객실, 식사, 일상 연습, 개인 교습, 그리고 가능할 경우 토너먼트 경기까지 모두 제공한다(jaipurpolo.com).
런던 교외로 40분 거리를 달려 49헥타르의 부지에 자리잡은 애스컷 파크 폴로 클럽&아카데미는 세계 최대의 폴로 연수원이다. 다양한 강좌가 마련됐으며 개인 또는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두 시간짜리 입문강좌와 목마 로봇을 이용해 스윙을 개선하는 클리닉이 대표적이다(www.polo.co.uk).
일부 휴양지는 최상의 폴로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을 겨냥해 5성급 호텔의 사치와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폴로 경기장의 손쉬운 접근성을 결합했다. 두바이의 마디나트 주메이라 리조트에 있는 두바이 폴로 아카데미는 초보자로부터 전문가까지 모두 아우르는 휴가 패키지를 마련했다(dubaipoloacademy.com).
인도 조드푸르시에 있는 아름다운 아르데코풍의 우마이드 바완 팰리스는 손님들을 위해 즉석 경기를 주선하거나 폴로 여행일정을 잡아준다(dubaipoloacademy.com).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있는 1500헥타르의 에스탄시아 비야 마리아에는 아름다운 아르헨티나 대초원을 배경으로 널따란 그라운드가 펼쳐져 있다. 말타기 기술을 연마하는 데 이상적이다(estanciavillamaria.com).
피게라스의 뜻대로 된다면 폴로는 머지 않아 과거 미국에서 누렸던 인기를 되찾게 된다. 1920~30년대 뉴욕 지역에서 평균 3만 명이 폴로 경기를 관람하곤 했다. “폴로는 하나의 스포츠로서 폭발할 시기만 기다리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산업”이라고 그는 말했다. “관건은 어떻게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도록 하느냐는 점이다.”
미국의 양대 행사 중 하나인 맨해튼 폴로 클래식은 2008년 거버너스 아일랜드에서 시작된 시범경기로 일반에 무료 개방된다. 지난해에는 해리 왕자와 피게라스가 경기를 펼쳤다. 또 하나는 햄프튼스 여름 사교모임이 빠뜨리지 않고 들르는 브리지햄튼 폴로에서 열리는 메르세데스-벤츠 폴로 챌린지다.
그 밖에도 볼 만한 무료 입장 경기가 적지 않다. 플로리다의 국제 폴로클럽에서는 1~4월 사이 블랙 워치 팀의 경기가 열린다. 시즌 내내 입장권을 무료 제공하며 일요일만 15달러를 받는다. 햄프튼스에서는 주중 경기를 무료 개방하며 토요일에는 자동차 대당 30달러만 받는다. 올해의 맨해튼 폴로 클래식은 6월 27일 열리는데 피게라스는 입장권 3만 장을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폴로의 홍보 캠페인을 기획한 명석한 두뇌들의 뜻대로 된다면 이 스포츠는 대중의 의식 속에 더 깊숙이 자리잡을 전망이다. 그들은 폴로를 귀족적이면서도 접근하기 쉬운 여가활동으로 포장하는 다양한 브랜드 확장전략을 구사한다. 랄프 로렌은 소규모의 블랙 워치 의류 브랜드를 전 세계로 확대하고 여성과 아동용 디자인도 도입할 계획이다.
폴로의 대중화 노력에서 아마 가장 중요한 사건은 피게라스가 올 시즌 ‘가십 걸’ 첫 회에 게스트 스타로 깜짝 출연한 일인 듯하다. ‘가십 걸’은 맨해튼 상류층 사립학교생들의 독특한 문화를 그려 마니아층을 형성한 TV 프로그램이다. 예상치 못한 팬 부대가 새로 생길지도 모른다. 다음 대형 시범경기에는 10대 소녀팬이 대거 몰려들지 않을까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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