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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 그저 그런 동남아 골프 여긴 차원이 다르다

[GOLF] 그저 그런 동남아 골프 여긴 차원이 다르다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하이퐁은 골퍼들에게 보석 같은 곳이다. 겨우내 선선한 날씨를 자랑하며 국제규격을 갖춘 코스가 즐비하다. 서비스도 한국 명문 클럽 못지않다.
현대 엠코가 건설한 송지아 G&CC.

하이퐁은 수도 하노이에서 동쪽으로 100㎞가량 가면 나타나는 베트남 최대 항구 도시다. 인구 170만 명의 북부 교역 중심지로 하노이, 호찌민에 이어 베트남 3대 도시로 꼽힌다. 19세기 베트남을 식민 지배했던 프랑스가 항만을 건설하면서 급속히 발전했다. 지금도 홍카이·몽카이·빈 등 베트남 내 항구들과의 교역은 물론 러시아·중국·프랑스 등과 무역이 활발하다.

하이퐁은 베트남과 교역하는 국내 기업인들에게도 친숙한 곳이다. 한국에서 하노이로 가는 물품은 대부분 하이퐁 항구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포스코, LG 등 하이퐁에 진출한 한국 기업만 30곳이 넘는다.

하이퐁의 하이(Hai)는 바다 해(海), 퐁(phong)은 막을 방(防)을 뜻한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온난한 계절풍이 한낮의 뜨거운 열기를 식혀준다. 그래서 연중 평균 기온도 23~24도 정도다. 1월 평균 기온은 15도 안팎이다. 1월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호찌민에 비해 4계절이 뚜렷하다. 겨울이 되면 선선한 날씨를 선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이유다. 하이퐁이 관광지로 주목 받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베트남 최고의 관광 명소이자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인 ‘하롱베이’와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하롱베이의 하롱은 ‘용이 내려왔다’는 하룡(下龍)을 의미한다.

하이퐁은 하노이-하이퐁-하롱베이를 잇는 북부 관광 삼각주의 중심이다. 하노이에서 하롱베이까지 가는 데는 자동차로 족히 4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중간 지점인 하이퐁에 거점을 두는 관광객이 많다. 이 밖에도 하노이와 하이퐁을 잇는 고속도로가 건설 중이고 하이퐁 공항에 국제노선까지 들어설 예정이어서 하노이 못지않은 관광 거점이 될 전망이다. 하이퐁은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관광자원 개발에 한창이다. 다양한 인센티브로 외국인 투자자들을 적극 끌어들이고 있다. 골프장 건설이 대표적이다. 호찌민에 비해 서늘한 기후와 산악지형까지 갖춘 하이퐁엔 명문 골프장이 많다. 대표적인 곳이 칠린스타G&CC다.

칠린스타 클럽하우스 전경.


베트남 북부의 명문 ‘칠린스타’
2003년 11월 개장한 칠린스타는 베트남 최초의 5성급 36홀 골프장이다. 클럽하우스에서 내려다보이는 그림 같은 절경이 하롱베이 못지않다. 동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프장이라는 찬사가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칠린스타 골프장은 전 홀이 국제기준에 맞춰 설계됐다. 칼스버그 마스터스 베트남 오픈 등 PGA투어가 열리기도 했다. 골프전문지 <골프 다이제스트> 에서 선정한 각국의 베스트 코스 가운데 베트남의 2위 코스에 뽑힌 바 있다.

칠린스타 골프코스는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호주의 IGCS사가 설계와 시공을 담당했다. 특히 티 구역과 페어웨이 잔디는 어떤 기후조건에도 견딜 수 있는 호주산 윈터그린 버뮤다를 심었다. 페어웨이에서 떨어지는 잔디 뗏장도 부드러워 샷감이 좋다. 그린엔 퍼트의 정확도를 시험하는 티프이글 잔디를 깔았다. 그린이 빨라 숙련된 골퍼들도 노련미를 발휘해야 스코어를 유지할 수 있다.

밸리 코스는 광활하고 시원한 느낌을 주며 코스와 호수가 잘 어우러진다. 짧은 파4홀들의 경우 곳곳에 해저드와 벙커가 도사리고 있어 코스 공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힐사이드 코스는 암벽 사이를 뚫고 가며 색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거듭하며 북부 베트남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클럽하우스엔 시원한 생맥주는 물론 베트남의 명물 쌀국수가 일품이다. 김치볶음밥과 한국 라면 등 한식도 놓쳐선 안 될 먹을거리다.

캐디들의 서비스는 과잉 친절로 보일 정도로 섬세하다.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오빠’라는 칭호는 기본이고 한국어로 그린의 높낮이를 알려준다.



자연과 한국 기술이 어우러진 ‘송지아’
하이퐁엔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만큼 한국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골프장도 만날 수 있다. 한국 기업 참빛그룹이 운영하는 피닉스 골프장이 대표적이다. 최근 눈길을 끄는 한국계 골프장은 지난 12월 10일 현대 엠코가 선보인 송지아G&CC다. 송지아G&CC는 정규홀 18홀, 퍼블릭 9홀을 갖춘 27홀 골프장, 326야드에 이르는 드라이빙 레인지, 5성급 수준의 호텔 객실과 서비스 레지던스, 럭셔리 빌라와 타운하우스를 갖춘 복합 레저단지다. 100만㎡가 넘는 면적의 이 리조트가 위치한 곳은 다름 아닌 하이퐁 시내 한복판이다.

골프장을 둘러싼 입지도 남다르다. 하이퐁을 가로지르는 두 개의 강, 지아강과 목강이 모이는 일급 상수원 지역을 끼고 있다. 애초 상업지구로 허가 나기가 불가능해 보이는 곳이다. 현지에서 만난 석인영 송지아리조트 대표는 “골프장 유치를 위해 베트남 정부에서 알짜배기 땅을 내놓았고 우리도 한국의 명문 클럽인 해비치 리조트 건설에 들였던 비용 이상을 쏟아부었다”며 “베트남 최고의 명문 클럽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석 대표의 자신감은 골프장 코스에서 엿볼 수 있다. 정돈된 페어웨이 잔디와 전략적으로 짜인 코스 설계는 한국 최고의 명문 클럽 못지않다. 특히 강과 호수를 따라 홀들이 배치돼 어느 곳에 가도 탁 트인 경관과 시원한 강바람을 만날 수 있다.

정규홀은 크게 리버와 오션 코스로 나뉜다. 리버 코스는 지아강과 호수를 낀 홀들로 이뤄져 있다. 호수를 가로질러 티샷을 보내야 하는 파3 홀들은 남다른 긴장감을 준다. 홀마다 도사리고 있는 벙커들은 꽃잎 모양으로 조성돼 색다른 볼거리다. 목강을 낀 오션 코스는 베트남 골프장에서 보기 힘든 조경으로 눈길을 끈다. 갈대 숲, 수경식물, 열대초화류 등 2000여 종 넘는 식물이 야자수와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골프채는 렌털이 가능하고, 필요한 용품들도 클럽하우스 내 골프숍에서 구입할 수 있다. 골프아카데미를 갖추고 있고, 현지 프로의 필드 레슨도 가능하다. 300야드가 넘는 드라이빙 레인지를 통해 실전 못지않은 연습을 할 수 있다.



때묻지 않은 신흥 명문 ‘도손CC’
도손은 항구 도시 하이퐁에서 해변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휴양지다. 베트남 마지막 왕이 머물렀다는 별장이 있고, 카지노까지 갖추고 있어 현지인에게도 인기가 높다. 도손CC는 도손의 아름다운 해변을 따라 설계된 신규 골프장이다. 지난해 문을 열어 아직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현재 18홀을 선보이고 있고 아직도 코스 주위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하지만 라운드와는 별도로 도손의 때묻지 않은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코스에서도 자연친화적인 홀이 즐비해 흥미진진한 도전감을 맛볼 수 있다. 잘 정돈된 페어웨이에 서면 코코넛 야자수가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것을 만날 수 있다. 페어웨이가 넓지만 바닷가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바람이 강할 땐 한 클럽 길게 공략하는 것이 요령이다. 홀마다 벙커가 많아 전략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갈 수 있다. 곱기로 유명한 차이나 비치 모래가 벙커를 채우고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벙커나 러프에 들어가면 채가 잘 빠지지 않아 곤욕을 치른다. 바닷바람이 셀 때는 바람막이가 필요할 정도로 싸늘한 편이다. 하지만 2인승 전동카트가 필드까지 들어갈 수 있어 날씨에 상관없이 체력적인 부담이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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