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전남 영광 법성포 - 하늘이 내린 굴비의 고장
- [Travel] 전남 영광 법성포 - 하늘이 내린 굴비의 고장

전남 영광 법성포. 조기의 집산지다. 봄에는 알이 통통하게 밴 조기가 잡힌다. 그리고 굴비로 다시 태어난다. 법성포가 ‘하늘이 내린 굴비의 고장’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소금·바람·갯벌 등 법성포의 자연 환경이 조기가 굴비로 태어나는 데 적합하다는 것이다.
법성포 사람들이 참조기라 부르는 조기는 민어과 어종이다. 참조기와 비슷한 어종으로 부세(수조기)·흑조기·황강달 등이 있다. 특히 참조기와 부세는 생김새가 비슷해 구분하기 쉽지 않다. 참조기는 머리 부분에 다이아몬드 형태의 골질 판이 있지만 부세는 없다. 또 참조기는 암회색 바탕에 옆줄 아래는 황금색을 띠는 데 반해 부세는 전체적으로 황금색이다.
봄철 알 밴 조기 많이 잡혀그런데도 일반인이 구별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조기는 한·중·일 바다에서 살지만 일본 사람들은 잘 먹지 않는다. 또 중국에서는 ‘참조기’보다 부세를 더 좋아해 양식을 하기도 한다. 부세는 참조기보다 크다.
법성포 굴비는 ‘밥도둑’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최고의 밥반찬으로 친다. 법성포 앞에서 잡히는 참조기는 알이 꽉 차있을 뿐만 아니라 지방이 풍부해서다. 조기는 따뜻한 제주 남쪽 바다에서 겨울을 보낸 뒤 봄이 오면 산란을 위해 북으로 방향을 튼다. 3월 말에서 4월 초면 법성포 앞 칠산 바다에 이르는데, 이것이 ‘칠산 조기’다. 운 좋게 칠산 바다를 지나면 연평도 너머 압록강 앞바다까지 도달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추자도 인근 바다가 가장 큰 조기 어장이 됐다. 고깃배들이 조기의 북상을 기다리지 않고 남쪽 바다로 달려가기 때문이다.
법성포는 사시사철 조기 말리는 풍경이 이어진다. 현재 150여 곳의 조기굴비 가공업체가 있다. 특히 봄이 되면 법성포는 알밴 조기로 성황을 이룬다. 조기 말고 다른 고기를 알아주지 않는 법성포 사람들은 그냥 ‘알배기’라 부른다.
사시사철 조기 말리는 풍경 볼만하지만 올 3월 중순까지 법성포 알밴 조기는 귀하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조기가 수십 년 만에 가장 많이 잡혔다. 그때 뱃사람들은 ‘내년 알배기가 드물 것’이라고 말들 했다.” 영광굴비특품사업단 허충석 전무의 말이다. 알밴 조기 가격도 크게 올랐다. 조기철은 봄 가을로 나뉜다. 봄에 잡히는 알배기가 가을 것보다 50% 가량 비싸다. 실제 위판장 경매 낙찰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부쩍 올랐다. 160·135·100마리 상자에 각각 14만~15만원·28만~30만원·70만~75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가을에 비해 2배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법성포에서 이름이 알려진 굴비 음식점은 일번지식당(061-356-2268), 명가어찬(061-356-5353)이다. 4인 기준 8만원 밥상차림이 기본이다. 굴비가 특화된 밥상이라기보다는 전라도 해안가의 산물을 내놓는다. 구운 조기와 삶은 굴비가 각각 나온다. 주말에 가면 번잡하다. 예약하는 게 좋다. 전라도에서 굴비정식으로 유명한 곳은 순천의 청해한일정식(061-741-5555)이다. 제대로 말린 굴비가 1인당 1마리씩 나온다. 녹차물에 밥을 말아 그 위에 쭉쭉 찢은 굴비를 얹어 먹는 맛이 별미다. 가격은 2인 기준 5만원 선이다. 굴비는 한 두름(20마리) 단위로 판매된다. 크기가 큰 놈은 10마리가 한 두름이다. 올 봄 법성포의 알밴 조기 가격은 비싸다. 한 두름(20마리 기준)에 8만~9만원 선에 팔리고 있다. 보통 길이 21~22㎝ 정도의 생물 조기를 말린 것이다. 영광굴비특품사업단(061-356-5657), 범진유통(061-356-3007)에서 구입할 수 있다.

법성포에 가면 볼만한 게 또 있다. 서해를 마주하고 있는 영광의 해안도로는 일몰 시간 대에 아름답다. 특히 법성포에서 백수면에 이르는 백수해안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그만이다. 법성포 앞은 갯벌이 잘 발달돼 있는데, 만조를 이루는 때가 아니면 육지인 것 마냥 봉긋 솟아 있다. 밀물이 들 때 갯벌 사이 갯고랑으로 잿빛 바닷물이 스멀스멀 들어오는 풍경은 생소하면서 신기하다. 바다를 처음 보는 이라면 강물로 착각할 수도 있다. 해넘이 동안 법성포 앞은 갯고랑 사이로 밀려오는 황금빛 물결과 함께 금빛으로 물든다.
한 세대 전만 해도 포구의 풍경은 이렇지 않았다. 영광 앞바다에 방파제를 쌓은 결과 밀물이 내륙 깊숙이 들어오지 못하고 육지에서는 황토가 밀려와 적체되면서 개펄이 만들어졌다. 개펄이 쌓인 탓에 수심이 얕아 법성포구에는 큰 배들이 들어올 수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배는 목포수협 위판장으로 직접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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