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본만 안 오나"…젠슨 황 ‘재팬 패싱’에 日 위기감 고조
글로벌 인공지능(AI) 혁명을 이끄는 미국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아시아 순방길에서 일본을 철저히 배제하면서 일본 현지에서 거센 위기론이 일고 있다. 엔비디아가 한국과 대만을 인프라 구축의 핵심 파트너로 격상시킨 반면, 일본 기업들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뒤처졌다는 상징적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황 CEO의 최근 아시아 방문 동선에 주목하며 “반도체 산업 내 일본의 경쟁력 약화뿐만 아니라, AI 혁명에서 완전히 뒤처질 수 있는 위험성을 시사한다”고 집중 보도했다.
황 CEO는 고향 대만을 찾아 2주간 머물며 TSMC·폭스콘 등 현지 기업가들과 잇달아 회동하고 연 1500억 달러(약 227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이어진 한국 방문에서도 2박 3일간 대기업 총수들과 회동하고 인기 예능 프로그램 녹화, 프로야구 시구에 나서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소화했다. 앞서 5월 중순에는 미국 기업인 대표단 자격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현지 시장을 직접 관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은 그의 빡빡한 아시아 일정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글로벌 AI 전장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일본 기업이 전무하다는 점도 패싱의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으며 엔비디아 칩을 대량 구매하는 반면, 일본 기업들은 구매 규모 면에서 경쟁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다. 최근 앤트로픽 등 유력 AI 스타트업들이 잇달아 일본을 찾았으나, 이 역시 공동 개발 파트너가 아닌 솔루션을 판매할 단순 ‘고객’으로 일본을 대하고 있다는 평가다.
엔비디아가 자율주행, 로봇, 차세대 데이터센터(AI 팩토리)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대만 미디어텍, 한국 SK그룹 등과 공동 혁신을 도모하는 것과 달리 일본 기업과의 협력은 후지쓰나 화낙 등 극히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닛케이는 “과거 애플이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혁명을 일으켰을 때 무라타제작소, 소니 등 일본 기업들은 애플 생태계에 편입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었다”면서 “황 CEO가 직접 찾아와 협력을 제안할 만큼 매력적인 기업이 없다는 사실은 향후 일본의 국부를 좌우할 심각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일본의 디지털 적자는 빠르게 불어나고 있으며, 2035년에는 IT 서비스 수입 확대에 따른 적자 규모가 18조 엔(약 17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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