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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 여야 국회의원의 ‘비무장 예능’

Media - 여야 국회의원의 ‘비무장 예능’

현역 의원 출연해 물가·민심 등에 대한 퀴즈쇼 … 김구라·유정현 MC
JTBC 새 예능프로그램 ‘적과의 동침’ 제작발표회가 9월 9일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렸다. 여운혁 프로듀서와 출연진인 MC 유정현, 김영환 민주당 의원,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 MC 김구라(왼쪽부터).



여야 국회의원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9월 16일 밤 11시 첫 방송을 앞둔 JTBC 새 예능프로그램 ‘적과의 동침’에서다. ‘적과의 동침’은 여야를 대표한 국회의원 8명이 짝을 지어 물가와 역사, 민심과 유행 등에 대한 퀴즈를 푸는 프로그램이다. 진행은 JTBC 인기 예능프로그램 ‘썰전’으로 ‘정치 전문 예능인’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김구라와 정치인에서 방송으로 복귀한 유정현이 맡았다.

방송을 앞둔 9월 9일,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MC 김구라·유정현을 비롯해 김영환 민주당 의원,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과 연출을 맡은 여운혁 책임 프로듀서(CP), 방현영 프로듀서(PD)가 참석했다. 김구라는 “강용석·이철희와 함께 ‘썰전’에 출연하며 정치인들의 재미있는 모습을 발견했다”며 “근엄한 이미지 뒤에 숨겨진 정치인 본연의 모습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잘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난 후 1년여 만에 방송 활동을 시작한 유정현은 “국회의원을 하면서 잘하든 못하든 욕을 많이 먹었다”며 “국회의사당에서보다 즐겁고, 행복한 얼굴로 의원들을 만나게 돼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치퀴즈 토크쇼’를 표방하는 이 프로그램은 퀴즈와 토크를 통해 그동안 공개된 적 없던 정치인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국민에게 욕먹기 일쑤인 정치인들이 직접 민심과 소통할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연출을 맡은 여운혁 CP는 ‘남자셋 여자셋’ ‘강호동의 천생연분’ ‘느낌표’ ‘일요일 일요일 밤에’ ‘황금어장-무릎팍도사·라디오스타’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했다.

JTBC ‘닥터의 승부’ ‘신화방송’ ‘썰전’ 등도 여 CP의 작품이다. 여운혁 CP는 “정치인들이 대부분 나와 비슷한 또래인데 만나보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갑옷과 총을 내려놓고, 벌거벗은 정치인의 모습을 시청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시민 구성원으로서의 국회의원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부 코너로는 설문조사를 토대로 민심을 살펴보는 ‘민심 퀴즈쇼 왕정치’, 국회의원들의 최신 키워드 섭렵 여부를 알아보는 ‘정치 백치 스피드 퀴즈’ 그리고 ‘여의도 먹방-권력의 맛’ 등 총 세 가지다. 공동 연출을 맡은 방현영 PD는 프로그램의 포맷을 퀴즈쇼로 정한 것에 대해 “퀴즈라는 형식을 취했더니 경쟁심과 승부욕이 잘 드러났다”며 “분위기가 화기애애한 가운데 여야간의 대립 또한 묻어난다”고 전했다.

국회의원 출연진도 흥미롭다. 새누리당 김용태·박민식·김성태·남경필 의원과 민주당 김영환·민병두·우윤근·이언주 의원이 출연한다. 퀴즈쇼에서는 새누리당 의원 1명과 민주당 의원 1명이 한 팀을 이룬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정치는 국민 생활 속에 살아 숨쉬는 것인데 현재 국민과 국회의원 간 거리가 가깝지 않다”며 “정치인이기 전에 인간 김성태의 모습을 보여주며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 역시 “같은 국민인데 왜 예능인을 보면서 즐거워하고, 정치인을 보면 욕을 할까 생각해봤다”며 “예능 프로그램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한 팀으로 출연하는 장면이 나와 화제를 모았다.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도 인터뷰 섭외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김무성 의원의 경우 유정현 MC의 공이 컸다는 후문이다. 김구라는 “녹화 현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며 “박지원 의원은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좌중을 들었다 놨다 했다”고 말했다.

연예인 패널도 함께 출연해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한층 더 띄울 예정이다. 1회 방송에서는 정한용·조형기·김흥국·손진영이 출연했다. 제작진은 민감한 시기에 정치인들을 필요 이상으로 미화시키려는 의도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다고 했다.

여운혁 CP는 이에 대해 “예능 프로그램 특성상 미화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며 “다만 우리가 단점은 커버할 수 있어도 장점을 만들어 줄 수는 없다. 우린 기회의 장을 열어 줄 뿐, 결과는 본인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60년간 다퉈 온 여야가 프로그램을 통해 한 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건방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스타 정치인을 만들려는 목적이 아니라 국회의원들이 어떤 사람이고 무슨 일을 하는지 국민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낙선 후보 등 전직 국회의원들도 섭외할 예정이다.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국가정책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간접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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