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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는 어디로-5대 산업 재도약 기회 잡을까? - 조선·철강·정유는 침체 속 반등 모색 환율·해외 경기 만만치 않아

한국 경제는 어디로-5대 산업 재도약 기회 잡을까? - 조선·철강·정유는 침체 속 반등 모색 환율·해외 경기 만만치 않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선 적부두. 2015년 국내 자 동차산업은 ‘흐린 가운데 맑음’이 이어질 전망이다.
야구팀이 이기려면 9명이 모두 잘해야 한다. 설령, 일부가 슬럼프에 빠져도 절반 이상만 잘하면 승률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9명 모두 슬럼프에 빠진다면? 최근 한국 경제 사정은 팀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슬럼프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력 산업이 대부분 어렵다. 조선, 기계·플랜트, 철강, 석유·정밀화학, 가전·전자부품, 섬유·의류, 통신기기·컴퓨터, 반도체, 디스플레이산업의 하향세가 뚜렷하다.

그나마 전망이 괜찮은 분야는 수출의 주력인 반도체와 자동차다. 반도체와 자동차의 수출 호조는 2015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해외 생산비중이 커지면서 환율 리스크에서 벗어난 것이 긍정적이다. 5년째 침체인 조선산업은 2015년에 바닥을 확인하는 것을 위안으로 삼을 만하다. 2014년에도 수출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증가 속도는 뚝뚝 떨어진다. 우리나라 수출 증가율이 2012년 -1.3%, 2013년 2.1%, 2014년(1~9월) 2.9%에 그친 것은 주력 산업의 부진 영향이 컸다.
 전자 업계의 새로운 격전지 백색가전
삼성전자를 충격에 빠뜨린 스마트폰 시장은 2015년에도 그리 신통치 않을 전망이다. 미국의 IT 리서치 업체 가트너는 2015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2014년 36%에서 2015년 17%로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산업의 성장률 둔화가 빨라지며 중저가 제품의 경쟁이 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김록호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2015년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4년 대비 11% 성장에 그친 13억만대가 될 것”이라며 “중저가 스마트폰의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 로컬업체들의 글로벌 점유율 확대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로컬업체들의 부상은 자국 시장 성장에 기반하고 있는데, 중국외의 지역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 사업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다. 브라이언 투헤이 SIA 최고경영자는 “2015년에도 반도체사업은 호황을 맞을 것”이라며 D램뿐 아니라 아날로그 반도체등 거의 모든 반도체 제품군의 매출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기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어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백색가전 시장은 새로운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인 GfK와 유로모니터 등에 따르면 세계 가전시장 성장률은 2014년 6.7%, 2015년 7.1%, 2016년 7.5%로 성장세가 점점 높아 질 전망이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는 고가품 소비가 늘고, 동남아·아프리카 등지에선 저가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체 가전시장이 활기를 찾는 분위기다. 또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그리드 기술이 적용되면서 원격조종, 자동 절전이 가능한 첨단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점도 수요를 창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게다가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정체되면서 전자 업체들은 가전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15년 가전시장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5년 국내 자동차산업은 ‘흐린 가운데 맑음’이 이어질 전망이다. 해외 주요 국가의 완만한 경기 회복과 중국 등 신흥국에 대한 수출 규모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는 호재다. 이와 달리 내수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입차 판매 증가가 지속되고 예상이 불투명한 환율은 복병으로 남아있다. 호재와 악재가 반복되는 가운데 현대·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생산 대수(해외 포함)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 증가와 르노삼성의 대미 수출 증가가 예상돼서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중국의 호황은 지속될 전망이지만 유럽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유가 하락에 따라 러시아 시장이 감소 추세이고 남미 역시 정정 불안 등으로 큰 폭의 수요 증가를 예상하기 어렵다.

2015년 한국의 조선산업은 세계 1위(수주물량 기준)를 중국에 내주면서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와 증권 업계는 2015년 역시 조선 업황의 회복이 더딜 것으로 전망한다. 기존 저가 수주의 영향으로 수익성 개선이 어렵고, 신규 수주도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에서다. 이에 따라 조선사들은 구조조정과 고부가가치 소량 생산체제로 전환해 건조량을 줄이고 감소한 생산을 고부가가치 선박수출로 상쇄한다는 전략이다.
 조선은 1분기에 바닥 다질 가능성
2014년 조선산업은 예상하지 못한 유가 하락으로 치명타를 입었다. 오일 메이저의 원유 생산과 시추설비 투자 보류 혹은 취소로 가뜩이나 어려웠던 국내 조선사의 매출과 이익에 짙은 그늘이 드리워졌다. 이렇게 급변한 시황에 조선 업체들은 에너지 시장의 흐름에 맞춰 LNG운반선 등 천연가스 관련 선박 수주를 늘리며 대응했지만 대규모였던 해양플랜트 물량 감소를 만회하기 어려웠다. 천연가스 개발이 본격화할 2015년 조선 시황을 좌우할 핵심은 LNG운반선이다. 최악이었던 해양플랜트도 천연가스 플랜트 발주가 늘어나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형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2014년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 업체의 부진은 저가 수주한 선박건조 공사 손실충당금에 플랜트 사업부의 대규모 적자가 더해진 결과”라며 “2015년 1분기가 바닥을 확인하는 시점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15년 국제 철강 수요는 여전히 부진할 전망이다. 세계철강협회 경제분과위원회는 2015년 철강 수요량이 올해보다 2% 늘어난 15억9000만t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2015년 경제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세계 철강 소비 증가율이 미약한 상황이 지속돼 2015년 철강산업 경기는 올해보다 더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수익성 악화는 더 큰 문제로 꼽힌다.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도 철강 업체들에겐 돈이 안 되는 상황이다. 한때 영업이익률 20%를 넘나들던 포스코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5%대로 쪼그라들었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 때문이다. 호재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2015년 하반기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고 제품 가격이 상승해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박성봉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하락한다는 점은 2015년 철강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한다.

석유화학, 특히 정유 업계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2014년을 보냈다. 2015년은 더 어려울 전망이다. 정유사의 2015년 실적 전망도 국제 유가 추이와 관련이 깊을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정유사의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는 2015년 국제 유가 하락세를 예상하는 전망과 궤를 같이 한다. 대표적으로 골드먼삭스는 ‘유가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의 성장둔화 등으로 2015년 2분기까지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배럴당 70달러, 브렌트유는 80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유에서 나오는 나프타 등을 원료로 하는 석유화학 업계는 국제 유가 하락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유가 하락은 원재료 비용 감소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유가 하락이 장기간 이어지면 판매하는 제품 수요가 줄어들어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객사 입장에서는 원가 하락이 제품가 하락으로 이어질 때까지 제품 구입을 미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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