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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워 피플 (79) 닉 우드먼 고프로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 - 서핑 즐기다 액션카메라 만든 만능 스포츠맨
- 글로벌 파워 피플 (79) 닉 우드먼 고프로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 - 서핑 즐기다 액션카메라 만든 만능 스포츠맨

극한스포츠를 중심으로 다양한 스포츠와 레저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리는 영상을 촬영하는 데 가장 많이 이용되는 카메라다. 대당 200~400달러로 가격도 합리적이다. 스포츠와 활발한 야외활동을 하는 젊은이들이 고프로에 열광하는 이유다. 올림픽을 비롯한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면 고프로의 제품은 날개 돋친 듯 팔린다. 자동차나 자전거 전시회가 열려도 고프로는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이다.
모자·팔뚝 등에 카메라 달고 직접 촬영
놀라운 것은 이런 장면이 바로 눈앞에서 벌어지는 듯 화면이 생생하다는 점이다. 상당수는 이런 장면이 1인칭으로 펼쳐진다. 남이 나를 찍어준 게 아니라 내 눈앞의 모습을 내가 찍은 것이다. 1인칭 시점으로 게임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런 장면은 카메라를 들고 남을 찍은 게 아니라 바로 내 모자나 팔뚝, 가슴 등에 장착하고 내가 움직이는 대로 카메라가 따라서 움직이며 찍은 것이기 때문이다. 액션 카메라의 장점이다.
고프로의 창업자인 닉 우드먼(40)은 액션카메라의 개발자·생산자이자 가장 열렬한 소비자이기도 하다. 프로슈머(제조자와 소비자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인 셈이다. 실리콘밸리에서 두 차례에 걸쳐 닷컴기업을 창업했다가 실패한 그는 2002년 재충전을 위해 세계 일주 서핑 여행을 떠났다가 액션카메라 창업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호주에서 그는 자신이 활기차게 서핑을 하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스페인 내전(1936~39), 중·일전쟁(1937~45),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포함한 제2차 세계대전(1939~45), 1차 중동전쟁(1948~49), 제1차 인도차이나 전쟁(1946~54) 등을 취재한 전설적인 전쟁사진 기자인 로버트 카파(1913~1954)가 남긴 이런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찍은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당신이 충분히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이다(If your pictures aren’t good enough, you’re not close enough).’
사진기자들에게 금과옥조로 인용되는 유명한 말이지만 실제로 피사체에 충분히 가깝게 다가가기란 쉽지 않다. 단순히 의지나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다. 기술적인 문제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우드먼은 아마추어 사진가가 쓰는 일반적인 카메라 장비로는 자신의 모습을 충분히 가깝게 찍을 수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문 사진가가 쓰는 장비가 있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취미로 사진을 찍는 일반인은 구입할 엄두를 낼 수가 없었다. 우드먼은 무릎을 쳤다. 전문 사진가가 스포츠나 액션 장면을 찍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전문적인 사진 앵글을 제공해주는 카메라 시스템을 개발하면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창업 아이디어는 지극히 간단한 곳에서 나놨다. 카메라를 끈으로 손목에 묶는 방법이었다. 그는 이 끈을 이용해 기존의 카메라 모델을 자신의 손목에 묶은 뒤 직접 파도를 타면서 자신이나 친구들의 모습을 찍었다. 그는 호주와 인도네시아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5달 동안 시험한 뒤 귀국해 서핑용 카메라 개발에 나섰다.
결과는 놀라웠다. 고프로의 액션카메라 제품은 2004년 시장에 첫 출시된 이후 판매가 매년 2배 이상으로 증가해왔다. 2013년 9억850만 달러의 매출과 6060만 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창업주인 우드먼은 2013년 미국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1426명의 억만장자 가운데 가장 어린 자수성가형 창업기업인의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6월에는 나스닥에 상장을 했다. 그러면서 우드먼의 재산은 단박에 2배로 불어 39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의 젊은 창업자 중 재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사람으로 기록됐다.
미국의 젊은 창업자 중 재산 가장 많이 늘어

우드먼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당시 서핑에서 열정을 바칠 대상과 인생의 목표를 발견한 것 같았으며 열정은 내 인생 최대의 가이드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열정이 머무는 곳이 곧 몸 바칠 곳”이라며 “열정은 인생의 진로를 일러준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교 시절 미식축구와 야구 같은 팀스포츠를 그만두고 서핑과 무선조종 비행기와 관련 기계에 빠졌는데 이 모든 것이 지금 고프로의 중요한 부분이 됐다”라고 말했다.
우드먼은 미국 벤처 세계에서 특출한 인물로 통한다. 실패를 지나칠 정도로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사실 실리콘밸리에선 실패가 오히려 훈장이다. 창업자들은 자신이 지금까지 어떤 창업을 해서 실패했는지를 자랑스럽게 이력서에 쓴다. 실패를 어리석음의 이력이 아니라 도전의 이력, 벤처기업 운영 노하우 취득의 이력으로 봐주는 진취적인 문화 덕분이다. 실패를 경험할수록 앞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더욱 큰 것으로 쳐주기도 한다. 그래서 실리콘밸리 벤처인들은 자신의 실패 이력을 경력의 일부로 내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우드먼은 예외다.
그는 속으로 실패를 엄청 두려워했다. 그에게 실패는 트라우마였다. 고프로를 창업하기 전에 그는 두 차례의 스타트업 실패를 경험했다. 첫 창업은 엠파워올닷컴(EmpowerAll.com)이라는 업체였다. 2달러 이하 짜리 전자제품을 파는, 일종의 전자제품 천원숍이었는데 제대로 시작도 해보기 전에 문을 닫았다.
그 다음이 닷컴 열풍이 최고조에 달했던 1999년 창업한 펀버그(Funbug)였다. 현금 경품을 주면서 이용자를 모으는 게임과 마케팅 플랫폼이었다. 이 사이트는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우드먼이 절대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제공했다. 벤처 자본금을 조달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그는 당시 창업계획을 짧게 공시했음에도 닷컴붐의 와중에 390만 달러의 투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개인 자산회사의 기술 부문 애널리스트로 잠시 근무하는 동안 만났던 사람들이 엔젤 투자가로 나섰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2001년 4월 그는 두 손을 들었다. 이용자를 모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파산은 당시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초라한 창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될 정도였다. 우드먼은 “실패를 좋아할 사람은 없으며 특히 젊은이인 나를 믿고 투자해준 분들의 돈을 날렸다는 사실이 너무도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에 실패했으면 내 아이디어가 정말로 훌륭한지를 곰곰 생각 해야 한다”라고 충고했다.
실패의 공포가 완벽주의자로 만들어
우드먼은 “나는 고프로가 펀버그처럼 공중분해 될까봐 너무도 두려웠다”며 “그래서 1인 기업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트럭 기사부터 영업직원, 제품 디자이너, 고객지원 담당부터 제품 모델까지 자신이 직접 했다. 그는 이를 “건설적인 공포”라고 표현하며 “내가 경험한 닷컴붐과 참담한 추락의 부산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또 다시 실패하면 세상을 등질 생각까지 했다”고 털어놓았다. 실패의 공포가 그를 완벽주의자로 만든 셈이다.
일부에선 우드먼이 자신의 개인 관심사를 사업에 옮겨 놀면서 일한다고 여긴다. 하지만 그의 설명은 다르다. 고프로 창업 당시 그는 경비를 아끼기 위해 부모의 집으로 이사를 했으며 하루 20시간씩 주 7일을 일했다. 개인적으로 쓰는 비용이나 시간은 있을 수도 없었다. 창업 초기 그는 그야말로 개인 생활은 모두 포기했다. 그는 이렇게 극단적인 생활에 4년 간 몰두했다. 몇 시간씩 일어나지도 않고 자리에 앉아 플라스틱을 녹이고 붙였으며 재봉틀로 여기에 쓸 끈을 만들었다.
“우드먼은 엄청나게 열정적이며 존재감이 크다. 일단 목표를 잡으면 무조건 앞을 보고 달린다. 그가 ‘이렇게 하겠다’라고 말하면 그건 조만간 실현된다고 믿어도 된다.” 리버우드 캐피털이라는 벤처펀드에서 고프로의 창업 자금을 지원한 엔젤투자가인 마이클 마크스의 말이다. 자신의 취미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를 비즈니스로 만드는 것은 피를 말리는 노력임을 우드먼은 잘 가르쳐준다.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에게 우드먼이 두고두고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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