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는 집에 두고 이제 걸어다닐래

그 때문에 바우처는 지금 뉴욕과 허드슨 강을 사이에 둔 뉴저지주 호보켄에서 산다. 면적 3.3㎢인 호보켄은 미국에서 가장 걷기 좋은 도시 중 하나다. 모든 편의시설이 걸어서 몇 분 안에 있다는 점이 맘에 든다고 바우처는 말했다. 예를 들어 어느날 밤 아내가 멕시코 요리를 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그는 길모퉁이의 멕시코 식료품점까지 걸어가 식재료를 샀다. “어느 블록에나 식료품점, 술집, 식당이 있다”고 바우처는 말했다.
미국 주택시장은 2007년 거품이 꺼진 후 서서히 회복 중이지만 이젠 전통적인 도시가 아니라도 걸어 다니며 생활할 수 있는 곳에서 살기를 원하는 젊은층의 수요에 맞추려고 애쓴다. 지난 50년 동안 교외 주택지를 선호했던 부모와는 취향이 크게 다른 밀레니엄 세대(18∼34세)가 주택 구입 연령으로 진입하면서 교외 지역과 도시 둘 다 새롭게 진화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근 포트랜드주립대학과 미국 부동산협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엄 세대는 다른 어떤 세대보다 차를 몰기보다는 걷기를 좋아한다. 이 조사 결과는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에서 나타난 추세를 반영한다. 19세 중 운전면허를 가진 비율은 1983년 87%에서 2010년 약 70%로 줄었다.

그들이 걷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포트랜드주립대학 교수 제니퍼 딜에 따르면 무엇보다 재정적인 이유가 크다. 걷거나 자전거·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자동차보험료, 휘발유 값, 주차비를 절약할 수 있다. 밀레니엄 세대는 더 저렴하거나 더 빨리 목적지에 갈 수 있다면 그쪽을 택한다. 덤으로 환경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그 결과 식료품, 병원, 식당, 술집 등 필요한 모든 곳이 가까이 있는 곳으로 젊은 층이 몰린다고 딜 교수는 말했다. 인구조사에 따르면 2013∼2014년 미국의 도시 인구가 약 240만 명 늘었다. 대도시인 휴스턴, 애틀랜타, 오스틴의 인구가 상당히 늘었지만 아이다호주 보이시, 플로리다주 포트 마이어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 비치처럼 덜 알려진 도시도 같은 추세다.
샌프란시스코의 인구도 지난 1년 동안 약 6만4000명이 증가했다. 현지 부동산업자 린 피네건(51)은 베이 에어리어의 경우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IT 대기업 때문에 젊은층 인구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런 회사는 대부분 출퇴근용 셔틀버스를 제공한다. 피네건은 “젊은이들은 집에서 식당이나 술집, 세탁소까지 걸어갈 수 있기를 원한다. 그들은 모든 생활이 신속하고 즉시 이뤄지는 편의를 선호한다.”
피네건 자신도 그런 곳에 산다. 자주 다니는 치과병원과 단골 술집이 반 블록 떨어져 있다. 스타벅스, 페루·인도 식당, 대중교통, 은행도 걸어서 2분 거리다. 그 동네만 그런 것도 아니다. “샌프란시스코엔 걸어다니며 모든 용무를 볼 수 있는 구역이 많다.”
미국 부동산협회의 휴 모리스 국장에 따르면 도시 지역은 젊은 층이 몰려오자 복합용도 개발에 초점을 맞춘다. 수십 년 동안 교외 지역 확장에 매달렸던 부동산 개발 업자들이 이제 도시로 눈을 돌린다.
포트랜드에선 전 시장 새뮤얼 애덤스가 ‘20분 동네’ 캠페인을 시작했다. 20분 안에 필요한 모든 곳에 갈 수 있는 주택지 개발을 도모하는 운동이다. 댈러스 시청은 8차선 고속도로 위에 면적 2㏊의 클라이드 워런 공원을 조성했다. ‘업타운과 다운타운, 예술구역 사이에 보행자를 늘리고 대중교통, 자전거 사용을 증진해 좀 더 걷기 편한 도심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댈러스 시청 웹사이트는 설명한다. 모리스 국장은 워싱턴 DC에선 거의 모든 노면 주차장이 사라지고 그곳에 주택이 들어선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이자 조지워싱턴대학 부동산·도시학 교수인 크리스토퍼 라인버거에 따르면 교외 중심지도 더욱 도시화하는 추세다. 밀집 개발로 사무실 단지와 쇼핑몰을 허물고 그 자리에 아파트와 식당을 지어 걷거나 자전거로 다니기 편한 곳으로 만들려고 한다. 라인버거 교수는 “대도시와 교외 지역 둘 다 급속히 도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펜실베이니아대학을 졸업하고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에 사는 제이크 사이먼(22)은 차가 없다며 앞으로도 필요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어느 날 아침 그가 호보켄의 피어 A 파크에 앉아 있을 때 유모차를 끄는 젊은 여성들이 커피숍을 들락거리고 조깅족이 보도를 달렸다. 인근의 워싱턴 스트리트에는 유치원, 선탠 살롱, 제과점, 치과, 세탁소, 아시아 퓨전 식당이 즐비하다. 원하는 것을 가까이서 다 해결할 수 있다. 사이먼은 걷기 편한 도시에서 살면 많은 것을 탐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술집이든 꽃집이든 카페든 갈 만한 곳이 전부 멀지 않다.”
그런 젊은 층의 열의를 등에 업고 시 당국은 교외 지역의 도시화를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그러나 회의적인 측면도 있다. 최근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경제회복이 몇 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여전히 부모와 함께 사는 밀레니엄 세대의 수는 줄지 않았다. 세계적인 대침체가 시작되기 직전인 2007년 부모로부터 독립한 젊은 층이 71%였지만 지금은 약 67%로 줄었다.
또 밀레니엄 세대는 다른 세대보다 늦게 결혼한다. 그들이 도시 거주를 선호하는 것이 젊고 독신이기 때문일지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그들이 가정을 꾸리면 도시를 떠나 교외에서 살고 싶어 할 수도 있다.
IT 보안 컨설턴트인 하우케 바그츠는 조만간 호보켄을 떠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어느 날 그는 아이스 커피 한 잔을 사들고 다섯 살짜리 딸 한나를 태운 유모차를 밀며 동네 이곳저곳을 다녔다. 할 일이 많았다. 우체국에 들르고 식료품을 사고 세탁물도 맡겨야 했다. 그래도 한나의 낮잠 시간에 맞춰 집에 갈 수 있었다. 바그츠는 “모든 것이 가까이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 JULIA GLUM IBTIMES 기자 / 번역 이원기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산적 같은 비주얼로 드럼 치는 남자를 아시나요 [김지혜의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6/03/30/isp20260330000057.400.0.png)
![“오빠, 나 이러려고 만나?”... 한 번쯤은 공감했을 ‘그냥 필름’ [김지혜의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6/03/03/isp20260303000042.400.0.jp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단일빵집 첫 매출 2000억 돌파…빵지순례 부른 '맛있는 고집'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유재석이 왜 없냐”…팬들, 백상예술대상 후보 제외에 반발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트럼프 “미·이란, 이틀 내 추가 협상 가능성”…호르무즈 봉쇄 속 외교 재가동(종합)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 투자만으론 안 된다…해외 진출 전면에 선 AC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김건호 리센스메디컬 대표 “냉각기술, 피부·안과 이어 탈모까지 확장…내년 흑자전환”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