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업계 세계 6위의 현대모비스가 그 위상에 맞는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 유럽 중동 미국 인도 등에서 생산기지 주변지역의 안전·환경·교육·장애 문제를 함께 풀어가고 있다. 북경 순의구 제1중학 부속 소학교에서 주니어 공학교실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국내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이다. 2013년 한 해 동안 2만2530명의 만 14세 이하 어린이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망 비중을 보면 초등학교 1학년이 28.6%, 2·3학년이 19.5%로 저학년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중국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중국에서 매일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어린이가 1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베이징에서만 하루 평균 30명의 어린이들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하지만 베이징 지역과 장쑤성(江蘇省) 지역의 학부모들은 한숨을 조금 덜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현대모비스가 베이징과 장쑤 지역에 시범적으로 투명우산을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만5000여개에 이어 올해도 북경모비스 등에서 3만개에 이르는 투명우산을 나눠주고 있다. 북경모비스는 지난 5월 제2기 투명우산 나눔식 행사에서 1만5000여개를 인근 지역 어린이들에게 전달했다. 또 소학교생과 교사 300여명을 초청해 북경모비스 모듈 공장 투어를 진행하면서 투명우산 나눔의 취지를 현지 사회에 소개했다.
현대모비스는 2010년부터 우천시 어린이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투명우산 나눔’을 실시하고 있다. ‘최고 품질의 안전우산’을 위해 경량 알루미늄과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해 제작했다. 우산 테두리가 불빛을 반사해 어두운 낮 시간 또는 밤길에 운전자가 어린이를 쉽게 발견토록 했으며 손잡이엔 비상용 호루라기를 달아 위급상황을 주변에 알릴 수 있게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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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어린이 빗길 안전걱정 해결
국내에선 매년 투명우산 10만여 개를 전국 초등학교와 어린이 시설을 대상으로 배포하고 있다. 올해까지 합하면 배포된 투명우산의 누적 개수는 60만개를 돌파할 전망이며 대상 초등학교도 전국 900개교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지난 5월 북경모비스 투명우산 나눔을 시작으로 6월 중에 상해모비스, 강소모비스, 무석모비스 등에서 총 2만7000여개의 투명우산을 나누어주었다”며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에 활용할 수 있도록 7분 분량의 ‘교통안전교육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국내에 배포했는데 이를 글로벌 언어로 바꾸어 해외 사업장에 배포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유럽·중동·미국·인도 사업장에서 재난 복구 성금 지원, 사회적 소외계층 지원, 중고물품 기부, 문화교류 지원 등 일반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면 사회책임 전담조직이 설치된 2010년 이후 현지 맞춤형으로 진화했다.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사회공헌은 경영이념과 사회공헌 철학이 반영된 ‘4대 무브(MOVE)’가 구심점이다. ‘세이프무브’(투명우산 나눔 활동), ‘그린무브’(현대모비스 숲 조성), ‘해피무브’(주니어 공학교실)에 2014년 새롭게 ‘이지무브’(장애아동 보조기구 지원)가 추가됐다.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사회공헌 강화는 자동차부품 분야의 국가 대표기업으로 도약하며 한층 무거워진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의미가 크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가 발표한 세계 100대 자동차부품업체 순위에서 6위에 올랐다. 2005년 이전만 해도 30위 안에도 들지 못했지만 1999년 자동차부품 전문업체로 탈바꿈한 뒤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와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한 덕분이다. 2011년 26조원대였던 연 매출은 지난해 36조원대로 늘어났다.
현대모비스의 글로벌화는 2002년 중국 베이징과 장쑤 지역 해외공장을 시작으로 가속화됐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27개 거점을 운영하는 한편 중국과 멕시코, 체코 등지에서 신공장을 건설하고 동시다발적으로 증산에 나설 예정이다. 세계 곳곳에 생산과 판매 거점이 생기다 보니 임직원의 지역적, 문화적 다양성과 함께 지역사회와 유대관계도 많아졌다. 2014년 말 기준으로 국내외 2만3000여 명 임직원 중 해외 임직원 수는 약 64% 수준인 1만5000여 명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11.2%가량 증가한 수치다.
사업 규모와 입지가 강화되는 만큼 현대모비스의 사회공헌도 글로벌화 됐다. 첨단기술 확보가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동력이라는 가치를 내걸고 사회공헌 활동에 접목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수익 창출이라는 기업 본연의 활동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건강성을 회복하고 유지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4대 무브의 특징은 기업 강점을 활용해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9개 법인이 있는 중국의 경우 4대 무브 가운데 세이프무브와 해피무브를 통해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어린이 교통사고 문제, 교육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중국에선 주니어 공학교실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교육열은 우리나라에 뒤지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급격한 경제 성장과 경쟁 심화에 따라 중국 학부모들의 자녀 교육열이 과열되고 있는 것. 중국의 사교육 시장 규모는 우리 돈으로 연간 180조원에 달한다. 국가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대도시 주요 학군의 부동산은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이공계 대졸 신입사원의 급여가 타 전공자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관영 통신사 신화사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한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초봉 중 이공계 전공자의 평균 초임은 월 4674위안(약 85만원)으로 전체 평균보다 37% 높았다. 이공계 진학을 위한 교육 수요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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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기업 장점 살린 프로그램 돋보여
제1기 투명우산 나눔식 행사가 실시되고 있다. 나눔 학교 선정에는 북경시 순의구 교육국도 함께 했다.현대모비스는 이처럼 중국에서 양질의 교육에 대한 요구와 특히 과학 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점을 고려했다. 그리고 국내에서 호응이 높은 주니어 공학교실을 중국으로 확대했다. 현대모비스 주니어 공학교실은 어린이들에게 과학의 원리를 쉽고 흥미롭게 전달해 과학 꿈나무를 육성하는 임직원 재능기부 과학수업이다. 지난해에만 국내 35개 학교에서 6109명의 어린이들이 주니어 공학교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주니어 공학교실 프로그램은 지난해 장쑤 지역을 시작으로 올해 베이징 지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 8일엔 베이징 순의구 제1중학 부속 소학교에서 160여명의 4~5학년생 어린이들이 참여한 가운데 수업을 진행했다. 현대모비스는 앞으로 하반기 3회, 그리고 내년부터는 6회에 걸쳐 정규 수업을 실시해 베이징 주니어 공학교실을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임직원들이 주니어 공학교실 강사로 참여하고 있는 반면 중국에서는 현지 대학생들이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과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현지의 어린이들과 쉽게 융화될 수 있는 강사단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 내 우수 인력 풀에 대해 현대모비스의 기업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취지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장쑤 주니어 공학교실에서는 옌청공과대학 자동차엔지니어링 학부생 10여 명이 강사로 참여했다. 올해 베이징에서는 북경교통대학교내 이공계 전공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30여 명의 대학생 강사단을 구성했다.
대학생 강사단은 본 수업에 앞서 ‘태양 에너지 자동차’ ‘장애물을 만나면 멈추는 자동차’ 등 주니어 공학교실 프로그램에 대한 이론과 강의 스킬 강좌도 받았다. 처음 접하는 실습형 과학교육에 대한 현지의 호응과 만족도는 높게 나타났다. 북경 공학교실에 지원한 한 자원봉사자는 “많은 아이들이 수업을 통해 과학에 대한 꿈을 키웠으면 좋겠다”라며 “앞으로의 수업이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현대모비스는 향후 상해모비스 등 중국 내 다른 법인으로 주니어 공학 교실을 확대시키는 한편 유럽 지역 법인까지 전파할 예정이다.
-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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