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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북부의 미래 기술과 전문 인력 양성 책임진다

경기 북부의 미래 기술과 전문 인력 양성 책임진다

PHOTOS BY OH SANG MIN
머지않아 ‘인서울대’는 옛말이 될지도 모른다. 서울 명문 4년제 대학을 나와도 취업난에 시달리는 것이 현실이다. 대학 이름보다는 취업률과 교육 성과가 더 우선시되면서 서울 밖의 실속 있는 강소대학이 주목 받는다.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서정대학교도 그중 하나다. 서정대는 최고의 실무 전문가로 구성된 교수진과 뛰어난 시설을 바탕으로 전문 직업교육에 매진하는 한편, 높은 교육 역량으로 지역 개발에도 앞장선다.

지역 대학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해당 지역 개발이다. 소위 ‘인서울대’라 불리는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못지 않게 지역마다 위치한 전문대학교의 역할은 막중하다. 지역 전문대가 활성화돼야 그 지역 산업이 발전하고, 일자리가 창출되고 인재가 자라나는 선순환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전문 대학 없이는 모든 학생들이 교육을 받기 위해 서울로 상경하고 그 외 지역은 공동화·노령화하는 사태를 피하기 어렵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보면 예외 없이 명문대 못지 않게 지역 전문 대학도 발달했다.

서정대는 지난해 전문 대학 최초로 ‘스마트 창작터’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스마트 창작터’는 중소기업청 창업진흥원이 지원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웹 콘텐트·소프트웨어 등 유망 지식서비스 교육·창업 인프라 우수기관만이 이 지원사업에 선정된다. 서정대의 전문지식 교육 역량을 인정받은 셈이다. 서정대는 지난해 1기 창업팀 12개를 배출한 데 이어 올해에도 2기 창업팀 12개를 선정해 육성 중이다.

사실상 스타트업 불모지였던 경기 북부 지역에 처음으로 창업의 싹을 틔웠다. 서정대 측은 “경기도 북부는 창업 인프라가 부족한 편인데 스마트창작터 선정을 계기로 잠재력을 확인했다”며 “서정대가 지역창업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 아이템도 섬유 클러스터가 있는 양주 지역의 특성에 주목해 버려지는 옷감을 활용한 사업, 학교 다문화가정센터와 연계해 이주여성·노동자들이 손쉽게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한 온라인 교육콘텐트 등 지역 특색을 살릴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불합리한 평가에 굴하지 않고 자체 장학금 마련해
(왼쪽부터) 2011년과 2012년 경기북부지역 자동차정비 산업기사 시험에서 최종 합격자는 전원 서정대 자동차과 학생이었다. 수많은 대회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애완동물과는 과 설립 이래 동일학과 전국취업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첨단기술 인력 양성은 지역 개발과 일자리 창출에 중요한 요소다. 서정대는 고용노동부·경기도 양주시와 함께 3D프린팅 기술인력 양성교육을 실시한다. 교육비와 재료비 등이 모두 무료로 진행되며, 아울러 과정을 수료한 경우 수료증과 함께 훈련 수당이 지급된다. 시 관계자는 “신성장 동력으로 급부상중인 3D프린팅 기술은 관련 분야에서의 높은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일자리 창출 효과도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3D프린팅 관련 산업이 양주시의 미래산업을 선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서정대가 지역 사회에 하는 공헌은 많다. 지난 6월엔 가평군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운영자로 선정됐다. 위생안전식단개발과 식사 지도·교육개발 활동을 통해 가평 일대 어린이들의 식생활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서정대가 맡았다. 또 올해 초엔 가평군과 전문기술인력 양성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주민과 구직자 및 산업체 근로자·군인 등 지역 주민에게 평생교육을 제공하기로 했다. 양주출입국관리소의 이민자 조기적응 프로그램을 위탁운영하고, 전국 최초로 가평군 군부대 간부들을 대상으로 인성교육을 실시했다.

이처럼 지역 사회의 협력 요청이 쏟아지는 것은 모두 서정대 전문교육 프로그램의 우수성 덕분이다. 서정대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전체 취업률 96%를 달성했다. 건강보험 가입자 수로 취업률을 산정한 2010년과 2011년엔 2년 연속 수도권 대학 취업률 1위를 차지했다. 2012년과 2013년에는 한강 이북 대학 취업률 1위였으니 8년 연속 전문대학 취업률 최상위권을 기록한 셈이다.

간호학과는 대형 종합병원과 협약을 체결하여 질 높은 임상실습을 진행한다. 2014년과 2015년 간호사 국가시험에서 응시 학생 전원이 합격했다.
물론 취업률만이 교육 우수성을 평가하는 지표는 아니다. 서정대는 타 대학과의 차별화를 위해 2012년부터 단지 취업률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취업의 질에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산업기사 및 국가자격증 취득, 경진대회 수상을 업무 능력 지표로 설정하고 철저히 관리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소방공무원·응급구조사·간호사·산업기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합격자 수 1위 또는 최고 합격률을 기록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기능장·기사·산업기사 등 자격증을 취득한 학생 수는 누계 2만675명을 기록했다.

뛰어난 실적의 밑바탕엔 명장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수준 높은 교수진이 있다. 서정대는 관련분야 최고 수준의 실무 전문가를 교수로 초빙해 차별화된 직업교육을 실시한다. 조리명장 문문술 교수, 자동차정비명장 김웅환 교수, 미용명장 정매자 교수로 구성된 국내 유일 ‘명장 트로이카’는 서정대의 자랑이다. 다른 학과에도 산업기능장 및 기술사·명인 또는 해당분야에서 기능장을 보유한 10년 이상의 실무경험을 지닌 전문가들이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정대는 지난 8월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E등급을 받았다. 기준치를 상회하는 교지확보율(159.3%)과 교사확보율(131.5%), 졸업생 취업률, 학생 충원률, 장학금지급 등 정량지표는 환산점수 100만점에 91.9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취득했지만 평가위원의 주관에 따라 값이 달라질 수 있는 정성평가에서 실적에 비해 훨씬 낮은 46.5점에 그친 탓이다.

대학 구조개혁 평가는 전국 대학가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교수신문이 전국의 대학교수 1180명을 대상으로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92.5%가 ‘대학을 구조개혁하기보다 교육부를 개혁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응답했을 정도다. 권진헌 전국거점국립대교수회연합회장은 지난 11월 26일 개최된 ‘대학구조개혁법 개선인가 개악인가’ 토론회에서 “국립대와 사립대를 막론하고 교수들이 대학구조개혁에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며 “대학 정책이 대학의 자율성과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현재 정책은 거꾸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대 의대 교수였던 김홍용 서정대 총장은 어려움을 마다 않고 교육경영자의 길을 택했다.
교육을 잘 한다는 이유로 재정 지원을 해놓고 정작 구조개혁 평가에선 낮은 점수를 주는 웃지 못할 사태까지 벌어졌다.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D등급을 받아 내년까지 재정 지원이 중단되는 대학 53곳 중 19곳이 교육부의 특성화사업이나 학부교육 선도대학사업에 선정돼 올해 정부 예산 529억원을 받는다. 현실과 괴리된 구조개혁 평가로 인해 많은 대학이 높은 등급을 받으려 학과를 통·폐합하면서 적지 않은 학생들이 피해를 받기도 했다. 대학 구조개혁 평가 등급이 낮다고 해서 대학 재정이 불안하거나 교육 역량까지 낮은 것은 아니라는 방증이다.

서정대는 2016학년도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 대출 제한 조치에 따라 대상 신입생들에게 대체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소득분위에 따라 입학 시 60~100만원, 매 학기 40~50만원의 대체 장학금을 지급한다. 기회균형 선발전형으로 지원해 입학한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엔 1학년 연 480만원, 2·3학년 때는 연 240만원의 장학금을 수여한다. 서정대 측은 “2016학년도 정시 1차는 입시제도 변경 및 대학구조개혁 평가 결과 발표로 인해 커트라인이 지난해에 비해 낮아질 것”이라며 “우수 교수진이 지도하는 선망 학과에 상대적으로 쉽게 합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수험생들의 많은 지원을 바란다”고 밝혔다.

- 이기준 뉴스위크 한국판 기자
 모든 교육은 인성에서 출발한다
아동청소년보육과는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린다. 특히 야간 산업체 위탁생들의 경우 군인들을 중심으로 청소년 지도에 관심이 높다.


서정대 아동청소년보육과, 아동·청소년부터 군 간부까지 아우르는 인성지도 상담과정 특화시켜서정대학교 아동청소년보육과는 2014년 신입생 모집을 시작해 2016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이 학과는 현 정부의 보육정책에 호응하기 위해 인성 및 감성에 특화된 심화 보충학습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자체 개발한 감성영어 프로그램과 인성지도상담과정을 특화시켜 지난 7월말 발효된 인성교육법에 발 빠르게 대처했다. 모든 교육은 인성을 기반으로 출발해야 아동학대 등의 사회문제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성과는 하계 방학기간을 이용해 경기북부지역의 군부대 초급간부와 장교들을 대상으로 ‘인성지도상담사’ 과정을 운영한 것이다. 지난 7~8월 중 4회에 걸쳐 무료로 인성지도상담 과정을 운영해 총 180여 명의 군 간부들이 장병들의 인성 지도 및 상담 능력을 갖추도록 기여했다. 최근 군부대에서 빈발하는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이 인성교육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주로 인간학·행복론·갈등관리·상담기법 등으로 구성됐다.

서정대 주변 군부대 3곳은 전군 최초로 민간기관인 서정대 군사회연구소의 인성교육을 통해 초급간부 및 지휘관들의 인성지도 및 인성상담 능력을 함양하고 사고예방에 앞장서는 부대가 됐다. 뿐만 아니라 서정대 군사회연구소에서는 지난 전반기 동안 인근 군부대 여군 간부 및 지휘관을 대상으로 좌담회와 상담활동을 전개해 학·군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앞으로도 서정대는 군 초급 간부 및 지휘관들을 대상으로 인성교육과 상담기법 등을 지속적으로 전수해 군 장병들의 밝은 병영생활에 기여할 계획이다. 서정대 군사회연구소측은 “이번 교육을 이수한 대부분의 초급 간부 및 초임 장교들은 교육이 병사들을 통솔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며 “군에서 실시하는 교육은 딱딱하고 무미건조한데 반해 서정대의 교육은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실무 위주라 좋았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또한 아동청소년보육과의 ‘방과 후 프로그램 지도사’와 ‘감성영재지도사’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방과 후 프로그램 지도사는 기존의 아이돌보미 역할을 너머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 아동의 지능을 높일 수 있는 놀이를 곁들이는 출장형 학습지도다. 감성영재지도사 프로그램 역시 스파르타식 공부 개념을 탈피, 아동들이 즐겁게 노래 부르고 실험하고 뛰노는 가운데 영어와 과학 지식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도록 뇌 과학을 접목해 영재성을 자극하는 방식이다.

아동청소년보육과는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린다. 특히 야간 산업체 위탁생들의 경우 군인들을 중심으로 청소년 지도에 관심이 높다. 특화된 인성 프로그램으로 우수 교사와 탁월한 지도자들을 배출하면서 취업에 대한 젊은 층의 고민을 해소하기 때문이다. 취업은 공·사립 어린이집교사, 방과 후 교사, 청소년지도사 등 다양한 분야로 가능하다. 김예림 아동청소년보육과 학부장은 “아동학과 청소년학 등의 학문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인성 및 감성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선행학습을 실시해 취업률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기준 뉴스위크 한국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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