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이 기업지도를 바꾼다 (2) 현대백화점
유통이 기업지도를 바꾼다 (2) 현대백화점
한국 백화점들이 2년째 역성장하고 있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이 저마다 전략으로 판을 흔들고 있다. 그 중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수도권 최대 규모의 백화점인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오픈 하고 백화점을 구매의 공간에서 체험, 충전의 공간으로 바꾸며 의미 있는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콘텐트 디벨로퍼(Developer·개발자)다.” 올 초 업무보고에서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한 말이다. 현대백화점이 콘텐트 강화를 전략으로 삼아 최근 의미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월 13일부터 전국 18개 점포에서 월리 캠페인을 선보여 한달 동안 신규 고객 3만2800명이 늘었다. 전년 대비 42% 증가한 수치다. 포브스가 만난 김인호 교수는 이를 두고 “백화점 확대 전략의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김인호 교수는 17년간 현대백화점에 근무하다 현대유통연구소 소장으로 퇴직했다. 현대백화점 벤치마킹, 선진 사례 도입을 주도하고 현대백화점 30년사를 집필한 인물 중 한 명이다. 지금도 성균관대 겸임교수, 가든파이브 대표, 컨설팅 회사 BUSINESS INSIGHT 파트너 등 다양한 현장 활동을 하며 유통업계 전반을 연구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 그 중에서도 현대백화점의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변화와 주요 전략을 잘 알고 있고 관심도 여전하다.
한국 백화점 업계는 최근 온라인 쇼핑, 대형 할인점, 편의점과 경쟁하고 있다. 백화점 3사(롯데 신세계 현대)는 저마다의 전략으로 꺾인 성장 그래프를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탈(脫)이냐 확(擴)이냐의 기로에서 신세계와 롯데는 탈, 현대는 확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김인호 교수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예로 들었다. “이전에는 백화점이 패션의 중심이었지만 판교점은 ‘생활의 완성’이란 코드로 백화점의 개념을 확장했습니다.”
150개 식품관에 900개의 브랜드가 입주한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수도권 최대인 9만2578㎡의 규모로 지어졌다. “백화점이 성장기에서 정체기에 접어들었어요. 다들 저마다의 전략을 보이고 있죠. 신세계와 롯데의 아웃렛 진출은 성공적인 것 같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이른바 통과형 쇼핑을 체류형 쇼핑으로 바꾸는데 전략을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백화점 업에 더 집중하되 넓히는 데 주력하는 거죠.” 백화점 업계는 2년 연속 역성장하고 있다. 김 교수가 말한 통과형 쇼핑은 2~3시간, 체류형 쇼핑은 반나절 이상 백화점에 머무르며 쇼핑, 식사를 병행하는 형태를 말한다.
판교점은 백화점이 ‘UX(User experience)플랫폼으로 진화한 첫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우선 해외 유명 브랜드 1호 점 입점을 주요 전략을 삼았다. 덕분에 컵케이크 전문점 ‘매그놀리아’와 뉴욕 브런치 카페 ‘사라베스 키친’, 그리고 덴마크의 대표 음료 체인점 ‘조앤더주스’와 함께 프리미엄 식재료 전문점 ‘이탈리(EATALY)’ 등의 브랜드를 유치했다. 백화점 옥상에는 회전목마를 설치했고 영업면적을 포기하면서 구축한 국내 최초의 ‘현대 어린이 책 미술관’도 만들었다. 백화점의 가치를 ‘소비’가 아닌 가족과 함께 즐기고 ‘충전(REFRESH)’하는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화장품 편집매장 ‘앳 뷰티’에선 피부 및 건강에 최적화된 건강 주스와 스파 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매장을 구매가 아닌 경험, 휴식 공간으로 진화시켰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지난해 8월 오픈 후 100일 만에 매출 2100억원 돌파, 1000만명 고객 돌파 기록을 달성했다. 구매 고객수는 400만명, 그 중 절반이 10KM밖에서 찾아왔다. “현대백화점의 콘텐트 경쟁력 덕분”이라는 게 김인호 교수의 분석이다. 김 교수는 현대백화점과 함께 우리나라 백화점 비즈니스 전략은 일본의 전략을 상당 부분 참고했다고 말한다. 일본의 세이부(SEIBU) 백화점은 탈 전략을, 확 전략은 이세탄(ISETAN), 미츠코시(MITSUKOSHI) 백화점이 취했는데 한국의 신세계 백화점은 과거에 세이부 백화점과 업무 제휴를 통해 운영 전략을 스터디했다는 것이다. 세이부 백화점은 할인점 세이유를 만들었고 이후 PB상품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지금의 무인양품이다. 신세계 역시 백화점에서 이마트 그리고 PB브랜드 JAJU를 만들었다. 세이부가 인터콘티넨탈 일본의 대주주, 신세계 역시 웨스틴조선호텔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도 닮았다. “현대백화점은 이세탄 백화점과 미츠코시 백화점을 스터디했습니다.” 이후 이 두 백화점은 합병해 미츠코시이세탄그룹으로 외연을 확장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규모를 확장하는 데 집중했다. 그레이스 백화점, 울산 주리원 백화점을 인수했고 천호점, 미아점을 오픈 했다. 이어 광주 송원백화점을 인수해 현대백화점 광주점으로 위탁 경영했고 현대백화점 목동점 오픈에 이르렀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 초반까지는 확실히 규모의 확 전략이었어요. 2000년 대 들어 다시 전략을 고민했고 미국의 럭셔리 백화점 ‘니만마커스(Neiman Marcus) 백화점’에 가서 그들의 전략을 집중 스터디했습니다. 니만에서 배운 ‘럭셔리’가 현대백화점 도약의 키워드였습니다. 이후 현대 본점에 루이비통을 입점시켰어요. 당시 CI도 금강개발산업에서 현대백화점으로 바꿨어요. 최근엔 다시 DEPARTMENTSTORE도 떼어냈더군요.” 니만마커스 백화점을 스터디 할 당시 정지선 회장(당시 차장)도 동행했다. 현대백화점은 니만마커스 백화점이 다양한 럭셔리 브랜드를 입점시켜 성장한 것에 주목했다.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 관계 관리)을 위해 고객 리워드 프로그램도 당시에 도입했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으로 알아요.” 김 교수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럭셔리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할인점 진출도 미뤄왔다. 대신 ‘고품격 백화점’ 이미지도 지키면서 판매 채널도 다각화하기 위해 진출한 게 현대홈쇼핑이다.
이후부터 지금까지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없었다. 대신 고품격은 퇴색했고 백화점에 대한 인식도 변했다. 럭셔리의 소비 패턴은 과시, 모방, 동경, 일상화인데 경제 발달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럭셔리는 최상위 브랜드를 제외하곤 이제 일상화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유통이 발달하면서 소비자들은 ‘백화점 가격은 적당한가?’를 따져 묻기 시작했다. 백화점은 수수료제로 운영되고 팔리지 않은 재고 상품에 대한 처리 비용을 가격에 포함시키는 구조라 가격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 신세계나 롯데가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 자기시장 잠식)을 감수하고서라도 아웃렛을 통해 제품 재고를 소진하려는 이유다. 이를 통해 백화점 가격도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기 때문.
김인호 교수는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을 두고 “시간이 지난 후 현대백화점의 성장사를 돌아보면 판교점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판교점은 ‘백화점은 구매’라는 접근이 아닌 ‘백화점은 충전이고 경험이다’는 식으로 백화점 개념을 탈바꿈 한 것이다. 그래서 콘텐트를 강화한 것이다. 판교점은 규모가 큰 것이 아니라 콘텐트가 풍부하다는 시각으로 봐야 한다.” ‘객노백로 현상’이란 말이 있다. 백화점 고객이 늙으면서 백화점도 늙어간다. 이는 앞서 현대백화점이 도입한 CRM 때문이다. 고품격에 매달리다 보니 20% 고객이 80% 이익을 준다는 논리에 빠져 20% 고객에 집중했던 것이다. 그 사이 신규 고객을 놓쳐 버리는 우를 범했다. 신규 고객을 누가 데려갔을까? 김 교수의 말이다. “SPA 브랜드다. 트렌디한 패션 그리고 가성비를 선호하는 젊은이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토요일에 현대백화점에 가보라. 대부분 고객들의 머리가 희다. 또 한가지는 아버지는 직장 잃고 아들은 구조조정 또는 청년 실업 당한 가계의 증가다. 기업 경기가 나빠지면서 상여금이 사라지고 있는 점도 백화점엔 우울한 소식이다. 조사에 따르면 상여금의 15% 정도를 백화점에서 소비하기 때문이다.”
젊은 고객을 불러들이는 데 좋은 방법은 콘텐트다. 최근엔 패션과 함께 ‘식(食) 콘텐트’가 대세다. 현대백화점은 식품관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판교점도 가장 강조하는 문구가 ‘국내 최고 수준의 식품관’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기본적으로 현대백화점 DNA가 슈퍼마켓이기 때문”이라 답했다. 현대백화점 모태가 금강 슈퍼마켓이란 점을 지적한 것이다. 1970년대 유통 근대화라는 관점에서 정부에선 근대화 체인을 지정했다. 중동 현대건설에 납품할 기업을 선정하기 위해서다. 현대는 이 당시 압구정과 울산에 금강 슈퍼마켓을 운영했고 압구정 금강 슈퍼마켓에선 고급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고급 식재료에 대한 판매 경험이 많았다. 이후 1985년 압구정 슈퍼마켓은 현대백화점 본점으로 변신했고 지금까지 식품관은 현대백화점의 자랑이자 주요 전략이다. 판교점 식품관 역시 기존 국내 최대 식품관인 신세계 센텀시티(8,600㎡)의 1.6배 규모로 축구장(7,140㎡) 2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으로 만들었다. 판교점엔 ‘현대식품관’이란 BI도 처음 적용했다.
판교점은 수도권 최대 규모의 문화센터(480평)와 함께 백화점 최초로 전 층에 F&B 매장을 갖췄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판매기획팀 최지환 팀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관과 체험형 매장 등 차별화된 콘텐트를 무기로 금년 목표인 8천억을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 오픈과 함께 올 초부터 콘텐트 개발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고객들에 ‘행복’과 ‘기쁨’을 주기 위해서다. ‘구매’에서 ‘체험’으로 차별화 전략을 시도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이 우리 백화점 업계에 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지 지켜볼 일이다.-
- 유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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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백화점 업계는 최근 온라인 쇼핑, 대형 할인점, 편의점과 경쟁하고 있다. 백화점 3사(롯데 신세계 현대)는 저마다의 전략으로 꺾인 성장 그래프를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탈(脫)이냐 확(擴)이냐의 기로에서 신세계와 롯데는 탈, 현대는 확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김인호 교수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예로 들었다. “이전에는 백화점이 패션의 중심이었지만 판교점은 ‘생활의 완성’이란 코드로 백화점의 개념을 확장했습니다.”
150개 식품관에 900개의 브랜드가 입주한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수도권 최대인 9만2578㎡의 규모로 지어졌다. “백화점이 성장기에서 정체기에 접어들었어요. 다들 저마다의 전략을 보이고 있죠. 신세계와 롯데의 아웃렛 진출은 성공적인 것 같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이른바 통과형 쇼핑을 체류형 쇼핑으로 바꾸는데 전략을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백화점 업에 더 집중하되 넓히는 데 주력하는 거죠.” 백화점 업계는 2년 연속 역성장하고 있다. 김 교수가 말한 통과형 쇼핑은 2~3시간, 체류형 쇼핑은 반나절 이상 백화점에 머무르며 쇼핑, 식사를 병행하는 형태를 말한다.
판교점은 백화점이 ‘UX(User experience)플랫폼으로 진화한 첫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우선 해외 유명 브랜드 1호 점 입점을 주요 전략을 삼았다. 덕분에 컵케이크 전문점 ‘매그놀리아’와 뉴욕 브런치 카페 ‘사라베스 키친’, 그리고 덴마크의 대표 음료 체인점 ‘조앤더주스’와 함께 프리미엄 식재료 전문점 ‘이탈리(EATALY)’ 등의 브랜드를 유치했다. 백화점 옥상에는 회전목마를 설치했고 영업면적을 포기하면서 구축한 국내 최초의 ‘현대 어린이 책 미술관’도 만들었다. 백화점의 가치를 ‘소비’가 아닌 가족과 함께 즐기고 ‘충전(REFRESH)’하는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화장품 편집매장 ‘앳 뷰티’에선 피부 및 건강에 최적화된 건강 주스와 스파 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매장을 구매가 아닌 경험, 휴식 공간으로 진화시켰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지난해 8월 오픈 후 100일 만에 매출 2100억원 돌파, 1000만명 고객 돌파 기록을 달성했다. 구매 고객수는 400만명, 그 중 절반이 10KM밖에서 찾아왔다. “현대백화점의 콘텐트 경쟁력 덕분”이라는 게 김인호 교수의 분석이다.
과거에는 이세탄, 니만마커스백화점 전략 벤치마킹
현대백화점 역시 규모를 확장하는 데 집중했다. 그레이스 백화점, 울산 주리원 백화점을 인수했고 천호점, 미아점을 오픈 했다. 이어 광주 송원백화점을 인수해 현대백화점 광주점으로 위탁 경영했고 현대백화점 목동점 오픈에 이르렀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 초반까지는 확실히 규모의 확 전략이었어요. 2000년 대 들어 다시 전략을 고민했고 미국의 럭셔리 백화점 ‘니만마커스(Neiman Marcus) 백화점’에 가서 그들의 전략을 집중 스터디했습니다. 니만에서 배운 ‘럭셔리’가 현대백화점 도약의 키워드였습니다. 이후 현대 본점에 루이비통을 입점시켰어요. 당시 CI도 금강개발산업에서 현대백화점으로 바꿨어요. 최근엔 다시 DEPARTMENTSTORE도 떼어냈더군요.” 니만마커스 백화점을 스터디 할 당시 정지선 회장(당시 차장)도 동행했다. 현대백화점은 니만마커스 백화점이 다양한 럭셔리 브랜드를 입점시켜 성장한 것에 주목했다.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 관계 관리)을 위해 고객 리워드 프로그램도 당시에 도입했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으로 알아요.” 김 교수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럭셔리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할인점 진출도 미뤄왔다. 대신 ‘고품격 백화점’ 이미지도 지키면서 판매 채널도 다각화하기 위해 진출한 게 현대홈쇼핑이다.
이후부터 지금까지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없었다. 대신 고품격은 퇴색했고 백화점에 대한 인식도 변했다. 럭셔리의 소비 패턴은 과시, 모방, 동경, 일상화인데 경제 발달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럭셔리는 최상위 브랜드를 제외하곤 이제 일상화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유통이 발달하면서 소비자들은 ‘백화점 가격은 적당한가?’를 따져 묻기 시작했다. 백화점은 수수료제로 운영되고 팔리지 않은 재고 상품에 대한 처리 비용을 가격에 포함시키는 구조라 가격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 신세계나 롯데가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 자기시장 잠식)을 감수하고서라도 아웃렛을 통해 제품 재고를 소진하려는 이유다. 이를 통해 백화점 가격도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기 때문.
김인호 교수는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을 두고 “시간이 지난 후 현대백화점의 성장사를 돌아보면 판교점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판교점은 ‘백화점은 구매’라는 접근이 아닌 ‘백화점은 충전이고 경험이다’는 식으로 백화점 개념을 탈바꿈 한 것이다. 그래서 콘텐트를 강화한 것이다. 판교점은 규모가 큰 것이 아니라 콘텐트가 풍부하다는 시각으로 봐야 한다.”
‘구매’에서 ‘체험’으로 차별화 전략 승부수
젊은 고객을 불러들이는 데 좋은 방법은 콘텐트다. 최근엔 패션과 함께 ‘식(食) 콘텐트’가 대세다. 현대백화점은 식품관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판교점도 가장 강조하는 문구가 ‘국내 최고 수준의 식품관’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기본적으로 현대백화점 DNA가 슈퍼마켓이기 때문”이라 답했다. 현대백화점 모태가 금강 슈퍼마켓이란 점을 지적한 것이다. 1970년대 유통 근대화라는 관점에서 정부에선 근대화 체인을 지정했다. 중동 현대건설에 납품할 기업을 선정하기 위해서다. 현대는 이 당시 압구정과 울산에 금강 슈퍼마켓을 운영했고 압구정 금강 슈퍼마켓에선 고급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고급 식재료에 대한 판매 경험이 많았다. 이후 1985년 압구정 슈퍼마켓은 현대백화점 본점으로 변신했고 지금까지 식품관은 현대백화점의 자랑이자 주요 전략이다. 판교점 식품관 역시 기존 국내 최대 식품관인 신세계 센텀시티(8,600㎡)의 1.6배 규모로 축구장(7,140㎡) 2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으로 만들었다. 판교점엔 ‘현대식품관’이란 BI도 처음 적용했다.
판교점은 수도권 최대 규모의 문화센터(480평)와 함께 백화점 최초로 전 층에 F&B 매장을 갖췄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판매기획팀 최지환 팀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식품관과 체험형 매장 등 차별화된 콘텐트를 무기로 금년 목표인 8천억을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 오픈과 함께 올 초부터 콘텐트 개발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고객들에 ‘행복’과 ‘기쁨’을 주기 위해서다. ‘구매’에서 ‘체험’으로 차별화 전략을 시도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이 우리 백화점 업계에 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지 지켜볼 일이다.-
- 유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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