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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시대에 병뚜껑 통화가 웬 말

비트코인 시대에 병뚜껑 통화가 웬 말

2005년 카메룬의 양조업체가 병뚜껑 속에 경품을 표시해 놓으면서 맥주병 뚜껑이 거래수단으로 사용되기 시작됐다.
인류 역사상 병뚜껑으로부터 조개껍데기, 파르메산 치즈에 이르기까지 현금 대신 사용된 거래수단은 숱하게 많았다. 비교 사이트 Gocompare.com은 핀테크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비트코인, 비접촉식 신용카드, 애플 페이 같은 대안 결제방식이 부상하는 요즘의 결제방식을 조사해 현금 대용품 리스트를 작성했다.

일례로 이탈리아 은행 방코 에밀리아노는 파르메산 치즈를 개인 융자 담보물로 받아 농민이 농산물을 판매할 때까지 필요한 자금을 수혈해준다. 농민이 부도를 낼 경우 은행은 원판형 치즈 개당 300달러 시세로 치즈를 매각한다. 놀랍게도 1억8700만 달러어치의 치즈를 금고에 보관하던 이 은행은 세 번이나 치즈 도둑들의 공격을 받았다(2009년의 가장 최근 범행까지 모두 미수에 그쳤다).

리스트에 오른 또 다른 거래수단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휴대전화 통화 시간의 거래에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통신·결제 업계에 잘 알려진 현금 대용품이다. 이는 탄자니아·나이지리아·가나 같은 나라의 통화 가치를 크게 떨어뜨리는 초인플레와 일정 부분 관계가 있었다. 통화시간을 보내는 선불카드와 앱 거래는 아프리카 대륙 내 모바일 통화의 필요성을 크게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아프리카 모바일 통화 혁명의 성격은 보다폰·사파리컴의 엠페사(Mpesa)로 가장 널리 알려졌다. 이는 21세기의 위대한 기술발전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그 밖에 조사된 대안 통화로는 전차(tea bricks, 벽돌 모양으로 압축한 차), 병뚜껑 등이 있다. 병뚜껑은 2005년 카메룬의 한 양조장이 판촉 수단의 일환으로 병뚜껑 속에 경품을 표시하면서 유통됐다. 라이벌 업체들이 따라 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거의 모든 뚜껑에 경품이 새겨졌다. 경품은 공짜 맥주부터 스포츠카까지 다양했다. 당첨된 뚜껑이 맥주 한 병 값인 1달러 가치를 지니면서 사람들은 그 뚜껑을 상품과 서비스 교환수단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 이언 앨리슨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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